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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희망이되다-1화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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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나라는 놈의 진실

4월의 어느 봄날 이제막 회사를 마친 사람들이 몰려 나오기시작하는 시간.. 나는 급히 만나자는 연락을 받고 서울 시내.. 지혜와 자주약속을 잡았던 그 커피숍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화장기 없는 얼굴에 모자를 눌러쓴 지혜앞에 이제막 앉아 급히 오느라 목이 말라 지혜앞에 놓여있는 투명한 물잔의 물을 거의 바닥에 조금 남을 만치 마시고 잔을 내려놓는다

“헤어지자..”

그러자 대뜸 그녀는 나의 얼굴을 보자 마자 인사도 없이 말을 건네고 나는 그런 그녀의 말에 잠시 멍해진다

잔인하다 ..

이제 막 추운 겨울이 지나고 조금은 살만하게 따뜻한 봄날이 왔는데....

그렇게 따뜻한 봄날 .. 느닷없이 공장에서 잔업을 준비하던 나를 불러내 잔업도 하지 못하게 해놓고는 고작 한다는 말이 헤어지자니.. ..

나는 덤덤하게 말을 하는 지혜의 시선을 피한채 음악이 흘러나오는 카페의 하얀색의 탁자위에 올려진 방금 내가 물을 들이킨 그  물잔을 본다

올것이 온건가..

하긴.. 지혜가 나같은 놈이랑 계속만난다는 것이 말이 안되지..

잠시.. 아니 잠시랄 것도 없이 숨이 두어번 쉬어지는 시간이니 우리가 지난 2년간 만난 시간에 비하면 찰라의 시간이였을지 모른다

그런 아주 짧은 시간에 잠시의 고만을 하고 나는 바로 입을 뗀다

“그래.. 그렇게 하자...”

그녀의 말에 물잔에 있던 내시선을 밑으로 내려 고개를 숙이며 대답을 하는데.. 문뜩 내손가락에 지혜가 나와 연인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면 억지로 내손에 끼워준 커플링이 눈에 들어오고.. 나는 그것을 급히 빼낸다

하지만 끼워진지 오래된 탓인지.. 잘 빠지지 않고.. 나는 입술을 악물고는 손가락의 살이 까지는 고통도 모른채 그것을 억지로 빼낸다

그렇게 억지로 반지가 손가락을 빠져나오자 살이 까져 내손가락에서는 피가 나고 금색의 그 반지에 나의 피가 묻어있는 것이 눈에 들어와 나는 탁자위에 냅킨을 뽑아 반지에 묻은 피를 닥아내서는 이내 고개를 들며 그 반지를 그녀 앞에 내놓는다

“가져가 .. 니가 해준거잖아..”

나의 말에 무뚝뚝하기만한 지혜의 큰눈에 순간 눈물이 맺히고 작고 하얀 얼굴에 유난히빨갛게 보이는 그녀의 입술이 천천히 열린다

“나쁜새끼.. ”

나쁜새끼..

내가 왜.. 먼저 헤어지자고 한 것은 지혜너인데.. 왜 내가 나쁜 새끼가 되야 하는 건가..

그런데.. 나는 정작 그녀의 그말을 따지지 못한다

“미안해.. ”

짧은 나의 말.. 그녀의 욕에 대한 나의 어울리지 않는 대답이다

그러자 이내 지혜의 눈에 한웅큼 맺혀있던 눈물이 하얀 그녀의 볼살위를 흐른다

참.. 안탑깝다..

나는 언제고 부드럽고 살이 많은 그녀의손살을 손등으로 쓸어서 느낀느 것을 좋아 했다.. 그리고 나 때문에 혹은 다른 이유로 그녀의 눈에 눈물이 흐를때면 아무리 내가 화가 나있어도 그녀의 볼에 흐른 눈물을 닥아내주고는 했었다

미안해..

그래 늘 미안했다

지혜를 사귀고 나는 늘 그녀에게 해준 것이 없이 받기만했다

만나서 밥을 먹거나 영화를 보거나 혹은 쇼핑을 해도 늘 대학생안 그녀의 지갑에서 돈이 나와야 했고 나는 비록 최저임금만 받는 공장이지만 직장에 다니는 난 늘 받기만했었다

남자와 여자의 관계를 떠나 사람과 사람의 관계라도.. 그러면 안되는거 아닌가.. 남이 두 번 내면 내가 한번은 내야 하는것인데..

하지만 나는  홀할머니를  작은 단칸방에서 모시고 사는  가난한 삶속에 찌들어 있는 볼품없는  찌질한 스물셋의 청춘이였다

그러니 솔직히 늘 나의 가난이 지혜에게는 미안했었다 그게 내잘못이 아닌데..

“갈게..”

더 이상 내가 그녀의 볼에 흐르는 눈물을 닥아주지 않고 그져 그녀의 젖은 볼을 바라만 보자 그녀는  짧은 말을 하고 내가 탁자위에 내놓은 반지는 급히 챙기고는 일어서는데 그녀의 급한 손이 물이 얼마 남지 않은 물잔을 넘어 트리고 얼마 남지 않은물이 하얀색의 탁자위에 쏟아진다

그리고.. 그렇게 지혜는 가버렸다

나는 멍하니 앉아 제목도 무슨 내용인지도 알수 없는 커피숍에서 흘러 나오는 팝송을 들으며 앉아 있다

한참만에 내앞에 지혜가 없다는 것.. 그리고 그녀가 헤어지자는 말을 하고 가버렸다는 것이 실감이 나고 나는 짧은 후회를 한다

지혜가 가장 좋아했던말..

내가 해줄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녀가 좋아하는말을 해주는것뿐이였는데 그말이라도 자주 해줄걸.. 하는 후회 말이다

하지만 이제 헤어졌으니 그말을 할필요도 할이유도 없어졌다 그런데도 나는 탁자위에 쏟아진 물에 손가락을 가져가 그말을 쓴다

‘지혜야 사랑해’

그리고는 한참을 물로쓴 그글씨를 멍하니 보다 이내 손바닥으로 그것을 지우려고 하다간 이내 멈칫한다

왠지 이걸 지우면 내가 지혜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 되어 버리는 것 같다.. 그럼.. 아직은 안되는것인데..

아직은 내가 마음속 깊이 그녀를 사랑하고 있는데.. 비록 지금방금 그녀와 헤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 아직은 그녀를 사랑하는데..

지우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탁자에 글씨를 그대로 둔채 카페의자에서 일어난다

“어쩐일이냐.. 네가 ...이렇게 일찍 오고..”

평소 공장에서잔업을 하고 오는 시간보다 두시간이나 일찍 와버린 원룸..

문을 열고 들어서자 물에만 밥에 김치하나를 상에 올려놓고는 티비도 불도 켜지 않은채 아직은 창가에 희미하게 들어오는 저녁해에 기대 식사를 하던 할머니가 들어온 나를 보고는 놀라 일어나 묻고 나는 얼른 방에 불부터 켠다

“오늘 잔업이 없어서요.. 근데.. 할머니 이게 뭐에요.. ”

나는 눈에 들어오는 밥상을 보자 마자 짜증부터올라온다

“아..하하 이거.. 하루종일 늙은이가 하는일없이 빈둥대다보니 밥맛이 있어야지..해서 물에 말아서 한술뜨려던 참인데.. 그나저나 석진아 너 배고프지 내가 얼른 밥을 ...”

할머니의 말이 나오지만 나는 그말이 들리지 않는 듯 할머니 앞에 차려진 상앞으로 걸어가서는 상위에 있는 밥그릇을 낙아 채듯 들고는 그대로 씽크대에 엎어 쏟아버린다

“왜 이렇게 드세요.. 제가 가져오는 월급으로 사는게 힘들어요?”

나는 화가나는 것을 간신히 참으며 할머니께 등을 보인채 말을 한다

“아니야.. 내가 밥맛이 없어서 그랬지.. 원참 애도.. 알았다 그럼 금방 밥해서 같이 먹자.”

“지금밥해서 언제 먹어요.. 할머니 우리 오늘 외식해요.. ”

변명하듯 말을 하는 할머니에게 나는 돌아서선 말을하고는 이내 벽옷걸에 걸려진 할머니의 외투를 집아 들어 억지로 할머니에게 입힌다

억지로 외식은싫다는 할머니를 모시고 간 동네 입구쪽에 있는장어집..

할머니는 장어집 메뉴판에 붙어있는 메뉴판을 보고는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든다

“아휴..  이 비싼걸 먹자는 거야.. ”

“고기를 안드시니..그렇죠..”

“아휴..난 이것도 싫다..너무 비싸.. 이놈아 여기서 한끼 먹을 거면 우리 한달치 식비야.. 그만두고 어서 일어나자 돈이 어디있다고.. ”

할머니는 아무래도 안되겠다고 생각이 드는지 이내 자리를 챙겨 일어서려 하는것을나는 다시 할머니 손을 잡고는 그대로 자리에 앉힌다

“있어요.. 그동안 할머니 이거 사드릴려고 용돈 모아놓은 것이 있으니 걱정말고.. 드세요..”

“용돈? 니가 무슨 용돈.. 한달에 고작 십만원 가져가는 용돈에서 모아봐야 얼마나 모은다고..”

“제가 뭐 돈쓸일이 있나요..담배도 안피고.. 술도 잘 안먹는데 근데 진짜  할머니 나 오늘 이거 안주해서 소주 한잔 먹어도 되겠죠?”

“소주? 니가 왠일이야..  술이라면  남이 권해 어쩔수 없이 먹는놈이 .. ”

“그냥 먹고 싶어서요..가끔 저도 술이 먹고 싶을 때가 있어요 할머니.. ”

나의 말에 할머니는 내가 억지로 앉혔지만 그방이라도 일어날 것처럼 하고 있던 엉덩이를 이내 자리에 붙인다

“그래.. 너도 사내놈이니..술생각이 날때도 있겠지.. 그러자 그럼 오늘 장어먹자꾸나..이 할머니도 너몰래 자금자금 모아 놓은 돈이있으니 그럼 내가 우리 손주 술사준다고 생각하고 먹자 그러니 네가 낼생각은 하지만 네가 무슨돈이 있다고..”

하고는 할머니는 식당 수저통에서 수저를 꺼내 놓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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