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사랑받기만을 원했던 공작가의 영애 나디아 잉그램. 집안의 강요로 안하무인에 오만하고 제멋대로인 에드윈 R. 엘란츠 후작과 정략결혼을 하게 된다. 결혼 생활을 어떻게든 받아들이려던 중, 그녀는 옛 연인이자 에드윈의 기사인 아실 쿠르쉬드와 재회하게 되는데…. 조용하길 바랐던 결혼 생활은 두 남자 사이에서 위태해져 간다. *** “다른 놈과 뒹굴고 온 건 아니겠지? 정액 냄새가 나는데.” “…그, 그럴 리가 없잖아요!” 드레스 안으로 아실의 정액이 무릎 근처까지 흘러내리고 있었지만 나디아는 단칼에 부정했다. 아무렇지 않은 척하느라 식은땀이 다 날 지경이었다. 얼굴을 마주 보는 춤이 아니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녀는 집요하게 달라붙는 시선을 피하며 이 주제가 조용히 넘어가기만을 바랐다. “그럼 내 건가?” 그가 즐거운 기색으로 쉴 새 없이 추잡한 말을 귓가로 흘려 대고 있었다. “그래, 지난 새벽에 즐거웠지? 사생아 걱정하지 않고 맘껏 싸지를 수 있는 상대라는 건 좋군. 어때, 지금 흘러내리고 있나?” 나디아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일러스트: PYR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