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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헌터는 임대 아파트에 산다-244화 (245/260)

244화

지호는 정확히 열세 번을 세었다.

변칙적으로 날아드는 모든 공격은 정확히 지호의 목 윗부분을 노리고 있었다. 여왕의 영향은 곳곳에서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고, 현실과 환상은 더더욱 괴리감을 일으키며 지호의 감각을 교란했다. 그 속에서 거의 유일하게 또렷한 도준우의 형체가 지호를 현실에 붙들어 맸다.

보현은 보이지 않았다. 그가 한 차례 멀어졌다 돌아온 것으로 미루어 추측할 때 보현을 안전한 곳에 두고 왔으리라 기대할 수 있었다. 지호는 자기 손으로 보현을 해치는 최악의 사태를 경험하지는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안도했다.

“너를 편하게 해 달라고 했다.”

몰아치던 공격이 잠시 멈추었을 때 준우가 내놓은 말은 엉뚱했다. 지호는 저도 모르게 편해지려면 그를 괴롭히는 괴이쩍은 그물이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들이 사라지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고도 생각했다. 피아가 뒤섞이고 타인의 감정을 자신의 것으로 인지하며 생물보다는 사물에 가까워지는 순간들이 반복된다. 그리고 그 교차는 대단히 빨랐다. 지호는 눈 한 번 깜빡이는 사이에도 몇 번이나 무생물의 경계를 오갔다.

몸을 빼앗길 때마다 변이가 단계적으로 이루어진다. 몸의 주도권을 여왕이 쥘 때마다 더욱더 괴물의 형상에 가까워졌다. 지호는 이제 머리 아래로는 사람이라고 부를 수 없는 자신의 신체로는 눈도 돌리지 않은 채 힘겹게 질문했다.

“언니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지?”

무엇에서 버틴다는 말인가? 지호는 질문의 요지를 파악하지 못해 헤매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도준우의 공격이 머리를 노렸고, 관자놀이를 후려치며 눈을 찌를 때는 진짜로 실명하는 줄 알았다. 안구에 거의 닿을 뻔했던 공격은 낯선 부속지 때문에 실패로 돌아갔다. 도준우는 날갯죽지에 얻어맞아 바닥에 처박혔고, 지호는 자기 등 뒤로 움직이고 있는 낯선 신체 부위에 당황했다. 어깨와 등 근육을 움직여 날개를 펼친 후에는 더더욱 할 말이 없었다.

다 깨진 아스팔트에서 몸을 일으킨 도준우는 어이없다는 듯 지호를 돌아보았다. 특수반의 트랩이 지호를 짓누름과 동시에 여왕의 힘에서부터 도준우를 지켜 주는 역할도 병행하고 있어 가능한 전투였다. 준우는 재차 지호가 여왕에게 얼마나 잠식되었는지 가늠하기 위해 질문했다.

“놈의 상태는 어떠냐?”

“먹히고 있어.”

다른 이의 고통이 자신의 것인 양 몸이 불타는 기분이었다. 지호는 그의 머리를 씹어 먹으려는 아가리를 봄과 동시에 괴성을 지르며 물러났다. 여왕의 감각이 지호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지호의 등에서 솟아난 날개가 젖은 피막을 말리려는 듯이 파드드 떨리기 시작하자 김 반장은 특수반원들 주변의 방벽 담당 헌터들에게 소리쳤다.

“충격에 대비해. 뭔가 온다!”

뭐가 오느냐는 질문이 나오기 전에 지호의 날개가 한 차례 펄럭였다. 동시에 거기 존재하던 모든 이들이 고꾸라졌다.

그 도준우마저 무릎을 꿇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버텨야 하는 강제적 지배였다. 지호는 반쯤 허공에 떠 있었고, 날개는 하늘을 날기 위한 용도보다는 어떤 힘을 발산하기 위한 용도로 쓰이는 듯이 꿈틀거렸다. 준우는 여태 그가 노리고 있던 유일한 급소에서 눈을 떼며 힘겹게 몸을 바로 세웠다.

“여왕의 부속지를 어떻게…….”

그의 시야로 보이는 풍경은 살벌했다. 멀지 않은 곳에서 여왕의 신체를 뜯어먹는 포식자들이 잔치를 벌이고 있었으니까.

의식이 없는 와중에도 여왕은 자기를 물어뜯는 포식자를 사냥하기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도플갱어가 일정 부분 계획을 성공시켰다는 사실까진 이해했지만, 저기에서 무얼 어떻게 하려는지까진 알기 어렵다. 여왕과 포식자들 주변을 날파리처럼 날아다니는 무언가가 보였으나 그것들을 자세히 살필 시간이 없었다.

준우는 재차 떨리며 위로 올라가는 날개를 보고 절망에 가까운 감정을 느꼈다. 두 번째로 죽음에 가까운 경험을 하며 퀸 패러사이트의 것이 될 때도 비슷한 기분을 느꼈다. 지독한 무력감. 그때에는 보현을 지킬 수 있었지만, 이번만큼은 어떻게 해도 방법이 보이질 않았다.

지호가 느리게 입을 열었다.

“하얀 여왕…….”

준우는 그 와중에도 의문을 느끼며 자세를 낮추었다. 지호를 통해 드러난 여왕의 정신체도, 멀지 않은 곳에서 보이는 여왕의 본체도 백색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몸이다.

지호의 입이 느릿하게 열리며 그 눈 속에서 붉은빛이 휘몰아치기 시작한다. 다시 여왕의 도래. 준우는 익숙한 절망 속에서 다가올 고통에 대비했다.

쐐애액. 바람을 가르는 익숙한 소리. 지호의 머리 위로 아는 그림자가 내리꽂혔다. 펼쳐지던 날개가 도로 구겨지며 지호의 몸이 바닥을 데굴데굴 굴렀다. 부딪친 것 역시도 마찬가지로 바닥을 굴렀으나 그대로 쓰러지거나 넘어지는 대신 요령 있게 몸을 일으키는 것이 보였다.

“준우 형!”

도준우는 황당함을 느꼈다. 균열에서 변이된 어린 소년이다. 여기서 튀어나올 녀석이 아니기도 했다. 그가 질문하기도 전에 재차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준우는 위를 올려다보지 않을 수 없었다. 신체 계열 능력자의 그 좋은 눈으로도 거의 알아볼 수 없을 만큼 까마득한 높이에서 괴물들이 낙하하고 있었다. 박 팀장은 힘을 제어하느라 곧 터져도 이상치 않게 시뻘게진 얼굴로 아래를 가늠했다.

“알파 팀의 공인된 전술이죠. 상대의 감각 밖에서 공격하라.”

그는 중얼거리며 부근에 떠 있던 괴물 중 하나에게 신호했다. 몸의 가장 날카로운 부위를 하단에 둔 채, 그를 허공에 띄워 주던 힘이 반대로 속도를 붙이는 상황 속에서 괴물들은 괴성을 질러 댔다. 박 팀장의 능력으로 이지호 헌터 부근에 직격하는 괴물 포탄들. 준우는 그들이 균열 내부에 살아남아 목숨만 부지하던 생존자들이란 사실을 알아챘다.

날아든 것들은 지호의 머리 같은 급소가 아닌 날개를 노렸다. 승환이의 실패 이후로 몇 차례나 노려진 날갯죽지는 대여섯 번째 공격에 찢겨 나갔다. 인간의 것 아닌 괴성이 울리며 균열 밖 여왕의 본체 역시 충격받은 것처럼 굳었다. 때를 노려 포식자들이 달려드는 것이 보였다.

여왕의 힘이 약해진 것이 여실히 느껴졌다. 몸을 짓누르던 압박감이 덜해지자 준우는 김 반장 쪽을 돌아보았다.

“이게 도대체?”

“그 박찬민이가 정신계 능력자들 불신하는 거야 유명하지. 우리한테 그 중대사를 맡겨 놓고 자릴 비울 리가 없었다니까.”

욕설을 토해 내는 와중에도 김 반장의 얼굴은 어둡지 않았다. 우박처럼 추락한 괴물들이 본디 여왕의 것인 부속지를 지호의 몸에서 완전히 떼어 냈다. 승환은 어린아이 특유의 생동감 넘치는 몸짓으로 나동그라지는 다른 이들을 힘차게 일으켜 세웠다.

박 팀장의 목적은 명확해 보였다. 그렇다고 지호의 머리를 찍어 버리지 않는 것을 보니 지호를 해치기보다는 시간을 끄는 것이 우선으로 보인다. 김 반장 역시 무슨 상황인지 알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였으나, 그는 오랫동안 합을 맞추어 온 동료를 믿었다. 허튼짓은 아닐 터였다.

“그 날개가 떨어지고 놈의 힘이 현저히 줄었다. 제대로 잡아 둘 수 있겠나?”

“해 보지.”

여왕의 힘이 촛불처럼 깜빡였다. 지호의 눈에 붉은빛이 돌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것이 보였다. 처음보다는 훨씬 느려진 준우의 공격은 손쉽게 막혔다. 그러나 그 후속타로 들어가는 다른 괴물들의 공격까지는 예상치 못한 모양이다. 지호는 그의 뒤로 찔러 들어오는 꼬리를 쳐 내며 당황하여 물러났다.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여러 사람의 등장은 지호를 뒤흔들었다. 특히 승환이의 앳된 얼굴이 정말 앳된 상태로 인식되기에 혼란이 몇 배였다. 왜 여기에 있니, 하는 질문은 여왕에게 막혀 튀어 나가지 못했다.

날개뿐 아니라 여왕의 것이었던 신체 부위들이 지호의 몸을 양분 삼아 자라났다. 손마디 아래의 나무줄기 같은 촉수를 떼어 낼 즈음에는 도준우 역시 그 작전의 효용성을 인지했다. 지호의 몸에서 떨어진 부속지들은 산 것처럼 꿈틀거렸으나 곧 다른 헌터들에 의해 마정석으로 형태를 바꾸곤 했다.

괴물의 모습인 생존자들 곁에 서길 꺼리면서도, 헌터들은 끝끝내 그들의 보호를 받아 가며 여왕의 부속지를 제압했다. 여왕에 씌인 이지호 헌터를 상대하는 것보다는 그쪽이 손쉬운 것은 사실이었다.

특수반의 미약한 정신 트랩은 그러는 와중에도 순차적으로 흩어지고 있었다. 좋은 소식이 아니지만, 김 반장은 결코 입을 열 수 없었다. 여기 모여든 괴물들이 곧장 돌변하여 이지호 헌터의 급소를 공격하는 상상만으로도 식은땀이 흐른 탓이다. 그는 여전히 그의 임시 파트너를 신뢰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여왕에게 굽히지 않을 그 또렷한 눈을 다시 볼 수 있으리라 믿었다.

모두가 각자의 일로 분주한 동안, 지호는 갈기갈기 쪼개지며 분열하는 자신의 몸을 관찰했다.

여왕이 보현을 공격하는 순간 그것을 막기 위해 거의 모든 정신력을 소모한 탓에 지호에게 남은 영향력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의 몸이 그 자신의 것임에도 타의로 움직이고 있는 것을, 심지어 부근에 쌓인 이형 에너지를 제 몸처럼 다루며 괴이한 현상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했던 지호는 속이 타는 것을 느꼈다.

도준우 외에도 하늘에서 떨어진 괴물들은 모두 또렷했다. 심지어 승환이까지도 그랬다. 헌터들과 그들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자신이 괴물임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

기묘한 직관이 머리를 스쳤다. 지호는 저도 모르게 가장 선명하고 또렷한 형태를 갖춘 도준우 쪽으로 눈을 돌렸다.

‘언니가 정말로 도준우 헌터의 죽음에 아무 의문도 없이 퀸 패러사이트를 쫓았을까?’

찾을 수 없던 시신. 남아 있던 치유 능력의 흔적. 그가 정말로 남아 있던 이형 에너지를 쫓아가지 않았을까? 그저 자신에게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헌터 협회와 그간 함께했던 동료들을 등졌다고?

지호가 보아 왔던 보현은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누군가 생각을 부추기는 것 같은 인식을 떨쳐 낼 수 없었다. 한번 보현에 관해 생각하자 그 생각에 가속이 붙는다. 지호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목소리를 들은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생각했다. 보현은 어떻게 그 균열에서 되돌아올 수 있었을까?

지호의 눈이 다시 붉은빛으로 차오르자 도준우가 신호하여 괴물들이 각기 전투태세를 갖추었다. 흉포한 부속지와 어느 부위라고 이름 붙이기 어려운 모양의 특정 신체 부위들이 지호를 노린 채 긴장 상태를 유지했다.

“이 상황을 해결하면 우릴 도와주겠다고 했어요. 그 순간 이동하는 아저씨가, 자기가 책임지고 집에 갈 수 있게 해 주겠다고 그랬다고요.”

승환은 두려움을 떨쳐 내려는 것처럼 중얼거리며 발톱을 날카롭게 세웠다. 인간처럼 말하는 것조차 잊은 것들도 있는 모양인지 그르렁대는 울음이 응답하는 것처럼 돌아온다. 인간의 모습을 잃은 괴물들 한가운데에서, 도준우는 피로감 가득한 얼굴로 갈퀴 같은 손톱을 세웠다. 그에게서 유일하게 인간의 것이 아닌 부위를 찾으라고 하면 지목할 수 있는 바로 그것. 도준우는 듣기 싫은 소리가 나도록 바닥을 긁으며 중얼거렸다.

“나도 그럴 수 있으면 좋겠구나.”

박 팀장이 괴물로 변한 생존자들을 회유할 방법이라곤 그런 것 정도뿐이었을 것이다.

어떤 신호도 없이 전투가 시작됐다.

보다 생존을 위한 전투에 익숙한 괴물들이 먼저 헌터들 앞을 가로막았다. 부딪친 충격에 밀려난 괴물들이 헌터들의 방벽에 재차 부딪쳐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손발을 맞추고 협력할 겨를이 없었다. 여왕의 거뭇한 형체가 보는 것만으로 사람을 지치게 하고 있었고, 정신계 능력에 저항할 힘이 부족했던 괴물들부터 차례로 무릎을 꿇었다. 김 반장은 이를 악물었다.

“그물 유지해. 절대 풀면 안 된다!”

김 반장은 비틀거리는 괴물들 쪽으로 힘을 쏘아 보냈다. 필요한 만큼을 적절히 계산했고, 빗나가지 않도록 주의했음에도 힘의 소모는 막기 어려웠다. 갑자기 몸이 편해짐을 느낀 괴물들이 어리둥절해하며 주변을 살피다 가까이 온 헌터와 눈이 마주치곤 제 꼬리 보며 놀라는 새끼 고양이처럼 펄쩍 뛰어올랐다. 물론 김 반장은 거기에 일일이 반응해 줄 여력이 없었다.

비슷하게 괴로워하던 승환 역시 김 반장 덕분에 편해지고 나자 곧바로 위로 뛰어오른 지호를 포착했다. 아이는 몸을 던져 김 반장을 낚아챘고, 그는 억 소리도 내지 못하고 끌려갔다. 김 반장을 비롯한 일부 괴물들이 있던 위치로 유성 같은 에너지체가 묵직하게 내리꽂혔다.

“아저씨, 괜찮아?”

혀를 깨문 모양인지 피를 뱉어 낸 김 반장은 손만 펴 보이며 괜찮음을 피력했다. 특수반 헌터들이 온 힘을 다하고 있었으나 지호는 점점 더 그물을 벗어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형 에너지의 밀도가 높아지는 것도 한몫했다. 여왕은 외부 에너지를 자신의 것처럼 다루며 헌터들과 괴물들을 농락하고 있었다. 김 반장은 입가를 거칠게 문지르며 가까스로 일어났다.

“망할, 여기서 죽거나 저놈 못 막아서 죽거나 둘 중 하나야.”

“아저씨 죽어?”

“아니다, 꼬마야.”

김 반장은 거의 다 쓴 것이 분명한 힘을 집중하기 위해 밑바닥을 훑었다. 이상한 일이다. 여왕의 공격에 휩쓸리기 전에는 거의 모든 힘을 퍼부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여유가 있었다. 이유로 추측되는 것이 하나뿐이라, 김 반장은 승환의 팔을 덥석 붙잡았다. 차오르는 에너지.

“치유 계열이냐?”

“그게 뭔데?”

“그 뭐냐, 게임 같은 데서 힐러 같은 거 말이야.”

아이의 시각에 맞추려면 이렇게 설명해야 하지 않을까 하며 말을 얹은 김 반장은 여전히 고개를 갸웃하는 승환을 보며 혀를 찼다.

“됐다. 구해 준 건 고맙다. 놈에게 너무 가까이 가지 마.”

“하지만 작은 헌터 구해야 하는데……. 그래야 형 다시 보러 갈 수 있어.”

“네가 가까이 간다고 구해지는 거면 말을 않하악!”

김 반장은 또 짐짝처럼 낚아채졌다. 거의 목이 빠질 뻔한 그는 바닥에 내동댕이쳐지기 무섭게 버럭 소리쳤다.

“난 신체 계열 능력자가 아니라고! 살살 다뤄!”

“어? 어, 미안. 안 튼튼해지고 뭐 했어?”

앞으로 날아오는 금속 파편을 쳐 내며 김 반장을 보호한 승환은 그가 뭘 하는지는 정확히 몰라도 다른 괴물들이 움직이는 것을 돕고 있는 것까지는 예측해 냈다. 어설프고 어색하게 사람들 근처에 서 있던 괴물들은 점점 여왕의 공격을 쳐 내거나 막아 내고, 가끔은 뒤에 있는 헌터들을 위해 버티는 것에 익숙해졌다. 집에 갈 거야, 하고 중얼거리는 누군가의 중얼거림에 김 반장은 이를 악물었다.

‘박찬민 이 새끼 무슨 말도 안 되는 약속을 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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