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대를 뺏겠습니다-24화 (24/92)

24화

레이나는 촉촉한 음성으로 강의 말을 따라했다.

“당장은 그런 관계도 나쁘진 않네. 친구와 연인 사이 어디쯤.”

그리고 손을 뻗어 그의 손을 잡았다.

“오빠. 사람마다 취향이 있잖아. 내 취향은 말이야 아주 극단적으로 자극적인 걸 좋아해. 그저 그런 건 딱 질색이라고.”

“말 안 해줘도 알아. 넌 외모부터 그렇게 생겼어.”

“그런 나조차도 이런 저런 놈들하고 연애 많이 해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날 밤만큼 드라마틱하고 자극적인 밤은 없었어.”

그녀는 강과 처음 만나서 사랑을 나누었던 밤을 떠올렸다.

“다른 여자를 위해 마련한 신혼집, 심지어 내가 그토록 갖고 싶었던 집이 무대였지. 그날 처음 마주친 그 집 주인과 나눴던…….”

강도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면 몸의 깊은 곳에 있는 어떤 버튼이 눌리는 기분이었다. 모든 감각이 쫄깃해지는 기능을 가진 버튼.

“우리 정말 굉장했는데 그치?”

“그만해. 아까 말했지? 이혼 사유가 될 만한 짓은 하지 않을 거라고.”

“흠. 그럼 이 정도는 어때?”

레이나는 부드럽게 상체를 숙여 그의 입술로 다가갔다.

.

.

.

사토시는 부푼 가슴을 안고 한 걸음에 달려왔다.

클래식한 아르마니 슈트에 포마드로 각을 세운 머리, 그리고 송아지 가죽으로 만든 수제 구두까지.

이 정도면 고백하기 부끄러운 모습은 아니겠지?

그는 ‘숙희네 백반’이라는 빛바랜 간판이 달린 식당 문을 열었다.

그런데 낡은 식당 안에 우당탕탕 깨지는 소리가 요란했다.

젊은 남자가 테이블을 발로 차고, 그릇을 던지고 난리법석이었다.

“돈 달라니까, 돈!”

숙희는 말릴 생각도 하지 않고 서글픈 눈으로 행패를 지켜볼 뿐이었다.

“진수야. 엄마가 돈이 어딨어?”

“아빠 병원비 있잖아.”

“그게 쓸 수 있는 돈이야? 그거 없음 아빠 죽는 거 몰라?”

“나 이번에 카드 못 막으면 신불자 된다고!”

“차라리 신불자 돼버려라! 뭔 놈의 옷은 그렇게 사재끼고. 차는 몇 년을 타지도 않고 바꿔대고!”

“엄마. 나 연예인이야. 공인이라고! 품위 유지가 곧 내 생명이라고!”

“호로자식도 이렇게는 안 하겠다. 어디 넘볼 게 없어 아버지 병원비를 넘봐?”

“호로자식?!”

진수가 수저통을 번쩍 들어 던지려고 하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사토시가 그를 막아섰다.

“에이 씨. 아저씨는 왜 또 왔어?”

진수가 노려보았지만 사토시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경찰 부르기 전에 나가.”

“아저씨가 뭔데 이래라저래라예요. 여긴 우리 집인데.”

“여기가 왜 너네 집이야? 네 엄마 가게지.”

“맨입으로는 못 나가겠는데.”

진수는 얄미운 웃음을 흘리며 사토시 앞에 짝다리를 짚고 섰다.

사토시는 이런 상황이 익숙한 듯 지갑을 꺼냈고, 초로의 여인이 끼어들었다.

“아휴, 인철 오빠. 주지 말아요.”

“엄마가 뭔데 훼방이야!”

진수가 역정을 냈다.

사토시는 더 이상 이런 꼴을 보기 싫다는 듯 지갑에서 오만 원짜리 서너 장을 꺼내 건네주었다.

“고마워요, 아저씨.”

진수는 돈 앞에서 비굴하게 허리를 굽히고는 엄마에게 한소리 했다.

“그냥 아빠랑 이혼하고 이 아저씨하고 결혼해. 나도 부자 아빠 덕 좀 보게.”

사토시가 인상을 버럭 썼다.

“자꾸 버릇없게 굴면 다신 용돈 없다. 엄마한테 사과해.”

진수는 못 이기는 척,

“미안해요.”

엄마에게 고개를 주억거리고는 가게 밖으로 나갔다. 동시에, 겨우 버텨내던 숙희가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아이고, 이 사람아. 괜찮은가?”

사토시가 부축해서 의자에 앉히자 그녀는 무안한 표정으로 눈물을 흘렸다.

“자꾸 이런 꼴 보여서 미안해요.”

“나한테 미안할 게 뭐가 있어.”

사토시는 흐트러진 가게 안을 정리했다. 숙희도 함께 떨이진 집기들을 주웠다.

대충 정리를 마치고야 정신을 차린 그녀는 사토시의 입성을 보고 눈이 휘둥그래졌다.

“어머나. 이게 뭐람? 왜 그렇게 잔뜩 멋을 냈어요?”

“숙희야.”

이름만 불렀는데도 그는 뭉클해졌다.

“하하. 왜 그렇게 그윽하게 사람을 불러요.”

“자네하고 와인이나 한잔할까 하고.”

“뭐요? 와인? 뭔 소리래…….”

“오늘 장사 대충 끝났지? 저녁 시간도 지났잖아.”

아홉시가 가까운 시간이었지만 숙희는 손사래를 쳤다.

“무슨 소리예요. 열시까지는 열어놔야지.”

분위기를 잡던 사토시는 답답한 마음에 짜증을 냈다.

“노친네가 왜 말귀를 못 알아먹어. 그깟 한 시간 더 버텨서 얼마나 번다고.”

“이 오빠 좀 봐. 당신은 어디서 돈 좀 벌었는지 몰라도 난 한 푼이 급해요.”

“숙희야. 우리……”

천문학적인 금액의 투자를 결정할 때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그였지만 마지막 용기를 모아야했다.

“이제 이렇게 살지 말자.”

마침내 말해버렸다. 숙희는 눈을 껌벅껌벅했다.

“그게 뭔 소리예요? 이렇게 살지 말자니?”

“이렇게 피곤하게, 가난하게, 마음 졸이면서 살지 말라고.”

“무슨 수로요?”

“그래. 나 돈 많이 벌었어. 평생 다 쓰지도 못할 만큼.”

“알아요. 이런저런 사업도 하고. 오빠는 늘 부자였잖아.”

“그 정도가 아니라고. 난 더 이상 못 보겠어. 자네가 이렇게 힘들게 사는 거. 시간도 얼마 안 남…….”

사토시는 중간에 말을 끊었다.

“내가 널 늘 좋아했던 건 알고 있지? 우리가 파혼한 뒤에도. 네가 다른 남자와 결혼해 아이를 낳고 살림을 하는 동안에도.”

난데없는 고백에 숙희는 얼이 빠졌다.

“그러면서도 차마 말도 못 꺼냈던 거…… 알고 있지?”

그녀는 힘없이 고개를 떨어뜨렸다.

“자네 결정을 존중해서 그저 가끔 확인만 했어. 어떻게 사는지.”

“확인해보니, 한심하고 불쌍하던가요?”

“그래. 한심하고 불쌍했다. 수십 년을 참았어. 이젠 못 참겠어.”

사토시는 치매 이야기를 꺼낼 수 없었다. 아직 그녀가 자신의 증상을 모르거나, 혹은 알더라도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기에.

“이 오빠 갑자기 왜 이런데.”

“당장 오늘 밤부터 시작할 거야. 자네의 남은 하루하루가 고되지 않도록.”

“그래서 이 꼴로 와인을 마시러 가자고요?”

“가는 길에 옷도 빼입고, 구두도 사고, 화장도 하고.”

“아이고! 됐어요. 그러다 밤새겠네.”

“그럼 내일이라도.”

“내일 장사 안 해요?”

“하지 마! 이제 더 이상 하루 종일 주방에서 생선 연기 마시면서 살지 마. 어쩌면 그 연기 때문에 자네…….”

또 치매 이야기가 나올 뻔했다. 사토시는 격해진 감정을 추스르기가 힘들었다.

“장사하지 마. 장사 안 해도 먹고살게 해줄게!”

그는 오늘 길에 뽑아 온 현금 봉투를 건네주었다.

“이게 뭐래요?”

“돈이야. 이 가게 며칠, 아니 한 달 문 닫아도 먹고살 수 있는 돈.”

숙희는 봉투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이제 가게 그만해.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좋은 데도 구경하고. 멋진 옷도 좀 입고. 세상에 좋은 것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 내가 전부…….”

사토시는 갑자기 울컥 목이 메고 화가 치솟았다.

그녀에겐 시간이 없다. 치매가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지, 속도는 얼마나 빠른 지, 그녀의 삶은 얼마나 남았는지…… 그것조차 알지 못한다.

“동정은 됐어요.”

숙희는 힘없이 돈 봉투를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주방에 들어가더니 정리를 하고, 앞치마까지 벗고 나왔다.

“나와요. 가게 문 닫게.”

사토시는 봉투를 집어 들고 가게 밖으로 나왔다. 비록 돈을 거절했지만 그녀와 함께 외출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흐뭇해졌다.

그런데 가게 문을 닫고 나온 그녀는 어디론가 혼자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무척 빠른 걸음이라 사토시가 놀라서 쫓아가야 했다.

“아 어디 가?”

숙희는 걸음을 뚝 멈추더니 뒤돌아서서 사토시를 쏘아보았다.

“서방한테 갑니다. 왜요?”

사토시는 너무 속이 상해 폭발해버렸다.

“그 서방이 뭐가 좋다고! 펴엉생! 속만 썩인 서방! 그것도 서방이라고!”

숙희도 맞서 소리쳤다.

“그러게요. 그것도 서방이라고 내가 이러고 사네요! 그 인간 병원비 대느라 코딱지만 한 주방에서 매일 생선을 굽고요!”

사토시는 봉투를 다시 쥐어주었다.

“그러게 이 돈 받으라고! 궁상 그만 떨고!”

“글쎄 난 일없어요. 가져가세요.”

숙희는 돈 봉투를 끝까지 뿌리쳤다.

“왜 안 받아? 천하에 쓸데없는 남편 뒤 닦아줘야지! 망나니 아들 새끼 돈 쥐여줘야지! 지 얼굴에 바를 로션 하나 없게 생겨가지고 왜 안 받아. 돈도 없는 주제에!”

옥신각신하다가 돈 봉투가 땅에 떨어져버렸다.

정적이 흘렀다. 숙희의 눈에 그렁그렁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화를 버럭 냈던 사토시도 당황했다.

“어…… 그러니까 내말은 그게. 그게 아니고.”

숙희는 눈물을 꾹 참고 돈 봉투를 주워 인철의 손에 쥐여주었다.

“그래도요. 천하에 쓸데없는 남편, 망나니 아들 새끼…… 그것들이 제 인생이에요. 이제 와서 부정하면 제 인생은 아무것도 아닌 게 되잖아요. 그러니까 동정하지 마세요.”

“숙희야. 난 네가 지금까지의 인생이 아니라 앞으로 남은 인생을…….”

“왜 곧 죽을 사람처럼 말해요? 내 점이라도 봤어요? 얼마 안 남았대요?”

사토시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저 갈게요. 멋지게 꾸미고 오셨는데 같이 와인 못 마셔줘서 미안하네요. 나중에 밥이나 드시러 오세요.”

숙희는 오랜 세월 고된 노동으로 불편해진 다리를 끌고 멀어졌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사토시의 심장은 두 조각, 세 조각, 쪼개지는 기분이었다.

숙희야. 너 할 만큼 했어. 이젠 좋은 것들만 누려야 해. 그러기에도 시간이…… 이 바보 같은 사람아…….

.

.

.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난 참…….”

숙희는 조용히 옛날 노래를 읊조렸다.

식당에서 그리 멀지 않은 요양병원.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그녀는 터벅터벅 병원 복도를 걸었다.

매일 같이 들르는 그녀를 알아본 간호사들이 반갑게 인사해주었다.

“오늘 또 오셨어요? 정말 지극정성이시다. 할아버지는 좋겠다.”

그러면 꼭 웃으며 인사를 받아주는 숙희였다.

“아유, 우리 간호사 선생님들이 고생이 많아요. 노인네 수발 들어주느라. 항상 고맙고 미안해요.”

그러나 병실에 들어설 때면 미소가 사라졌다.

평생 술 마시고, 바람피우고, 폭행을 일삼은 남편이 누워 있다.

이미 사형선고를 받았다. 간암 말기. 손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요양원에서 지내다 어느 시점에서는 안락사를 선택해야 한다.

“저 왔어요.”

숙희는 남편 옆 간병인 의자에 앉았다.

남편은 의식이 가물가물하다. 그녀를 알아볼 때도 있고, 눈도 제대로 못 뜨고 반수면 상태일 때도 있다. 오늘은 후자인 것 같았다.

“당신이 그렇게 싫어하던 인철 오빠가 오늘 식당에 왔어요.”

의부증이 심한 남편이 평소 같았으면 경기를 일으켰을 텐데, 이젠 그럴 힘도 없었다.

“나보고 이렇게 비참하게 살지 말라고 하는데. 이미 다 살았는데 어떡하겠어요?”

“으으으…….”

남편 성국은 의미를 알 수 없는 신음을 흘렸다. 이러다가 또 제대로 얘기를 할 때도 있었지만 오늘은 입술을 열지 않았다.

“인철 오빠가 돈도 주더라고요. 당신 병원비 하고, 나보고 예쁜 옷도 사 입으라고.”

숙희는 피식 웃었다.

“그 돈 안 받고 그냥 왔네요. 잘했지요?”

성국은 숙희를 알아보는지 못 알아보는지, 그저 눈만 껌벅거렸다.

“왜 안 받았냐고요? 병원비도 세 달이나 밀렸으면서?”

숙희는 남편의 축 처진 손을 잡고 쓰다듬었다.

“아직은 신랑이 살아 있으니까. 이 손으로 날 그렇게 괴롭히고 힘들게 했지만 그래도 아직 서방이잖아요.”

“으으으으으으…….”

“정신 좀 차려 봐요. 당신 정신 차렸을 때 할 얘기가 있으니까.”

숙희의 목소리가 파르르 떨렸다.

“나 당신하고 이혼할 거야. 이미 오래 전에 말했어야 하는데, 내가 너무 구식이었어. 그 얘기해야 하니까 정신 차려봐요.”

숙희의 눈이 천천히 젖어들었다.

“장성국 씨. 말해봐요. 나 어떡하면 돼요?”

병실 창밖으로 눈물 같은 빗줄기가 스치기 시작했다.

.

.

.

같은 시간, 와인 바 ‘세르반테스’.

레이나의 입술이 강의 입술에 닿기 직전이었다.

“여기까지.”

강은 손가락으로 그녀의 입술을 막았다.

“아 진짜 뭐야!”

레이나는 거절당하고도 까르르 웃었다.

“딱 일 센티 앞까지만 허락하겠어.”

강의 입장은 단호했다.

“와 리버 오빠 진짜 대박. 사람 안달 나게 하는 기술이 대단해.”

“의도적으로 그런 건 아닌데, 기술로 인정해줘서 고맙군.”

강도 키득거리며 와인을 마셨다.

그가 빈 잔을 내려놓자 와인 병을 들어 채워주려던 레이나가 멈칫했다.

“다 마셨네? 한 병 더해도 괜찮죠?”

그녀는 약 올리듯 덧붙였다.

“술 취해서 가면 와이프 님이 싫어하실라나?”

“헛소리하지 말고 시켜.”

“오케이!”

레이나가 경쾌하게 손을 들어 웨이터를 부르려던 순간, 마치 기다렸다는 듯 웨이터가 나타났다. 그런데 그의 손에는 이미 와인 병이 들려 있었다.

“마르케즈 드 리스칼에서 특별 생산된 게리 와인입니다.”

웨이터는 한눈에 보기에도 특별해 보이는 와인을 테이블 위에 올렸다.

“저희 와인 리스트 중에서 가장 훌륭한 와인임을 자랑스럽게 말씀드립니다.”

“응? 뭐지? 저희 아직 와인 안 골랐는데.”

놀란 레이나에게 웨이터는 친절한 미소를 보여주었다.

“저쪽에 앉은 손님께서 두 분께 선물로 보내셨습니다.”

웨이터가 손을 뻗어 방향을 가리켰지만, 워낙 넓은 와인바인데다 사람들이 꽉 차 있어서 누군지 보이지 않았다.

“누군데요? 저희를 아나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만…….”

웨이터가 말을 끄는 사이, 마침 열린 공간으로 와인을 보내준 손님의 정체가 드러났다.

완벽한 슈트 차림, 늠름한 자세로 앉아 있는 남자는 한해였다.

레이나와 눈이 마주치자 그는 멀리서 와인 잔을 들어 건배하는 시늉을 했다.

“뭐야? 누군데 그래?”

강도 몸을 기울여 의문의 사내를 확인했다.

사람들을 가로질러 한해와 눈이 마주친 그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오빠 아는 사람이야? 난 초면인데?”

레이나의 말은 들리지도 않았다. 강은 주먹을 꽉 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가?”

레이나에게 설명도 하지 않고 그는 뚜벅뚜벅 걸음을 옮겼다.

마침내 두 남자가 맞닥뜨렸다.

강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이 촌뜨기가 어떻게…….’한해가 혼자 차지한 테이블은 ‘세르반테스’에서도 가장 좋은 창가 코너 자리였을 뿐 아니라 최고급 와인이 두 병이나 있었다. 푸짐한 안주는 물론이고.

한 끼에 백만 원은 거뜬히 나올 차림인데…….

“형. 여기서 뭐하는 거야?”

강은 일그러진 기분을 숨기지 못했다.

한해는 능글맞아 보이기까지 하는 미소를 머금고 되물었다.

“너야말로 뭐하냐? 유부남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