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여운 스승님이 사실은 흑의 마왕이었습니다!-1화 (2/158)

(EP.1)회귀

대한민국의 평범한 고등학생.

그러나 조금 온전치 못한 부분이 있다면, 그건 그 소년이 심각한 중2병 말기 환자라는 점일 것이다.

언제나처럼의 일상, 언제나 이어지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일과들.

그렇지만 그 날은 무언가가 조금 달랐다.

생각 이상으로 일찍, 그것도 새벽에 기상하였고.

할 것도 없었기에 방 정리를 시작했더니, 언젠가 감춰두고 잊어버렸던 한때의 비상금을 발견했다.

등굣길에는 길바닥에서 골드 신사임당 1장을 발견했으나, 무언가 꺼림칙함에 줍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그 이외에도 여러 가지 기연들, 우연들, 혹은 해프닝이라 할 만한 일들이 상당히 많이 찾아 왔었다.

……그러나, 그 모든 행운들에는 마땅한 이유가 있었던 것일까.

하굣길.

“──.”

소년이 두 눈을 잠시 깜빡하는 사이.

빠아아아아아앙─!

사나운 경적소리가 거칠게 울려 퍼졌고.

콰앙!

“…….”

그다음 순간에는, 소년의 시야가 거꾸로 뒤집어져 있었으니.

‘─아.’

대형 트럭에 치이고, 소년이 생전 마지막으로 품은 생각은.

‘……이게 그 환생 트럭인가 뭔가 하는 그거냐?’

……그따위의 하찮은 생각에 불과하였으니.

“…….”

서서히 두 눈이 감겨 오는 감각을 확연하게 느끼며.

소년이 한 차례, 마지막으로 손가락을 움찔거렸다.

‘……부모님께는 평생을 사죄해야겠군.’

아니, 어차피 죽어서 그런 것도 불가능하려나?

‘아핫.’

우습게도, 속에서 얕은 웃음이 터져 나왔다.

“…….”

부모님, 그리고 친척, 혹은 친구들.

아무튼 자신의 죽음에 슬퍼할 인물들을 전부 떠올리며, 소년이 속으로 짧게 읊조렸다.

‘미안합니다, 다들.’

괜한 민폐를 끼치게 돼서.

……그렇게.

대한민국의 평범하기 짝이 없던 소년은, 그런 식으로 끝을 맞이했다.

…….

……그리고, 그리고.

새로운 ‘시작’이, 소년을 다시금 찾아 왔다.

*****

“…….”

투둑, 투두둑.

쏴아아아-

무척이나 거센 빗줄기가 연신 쏟아져 내리는 날이었다.

그렇지만.

그따위 빗줄기에는 신경조차 쓰지 못할 정도로, 세계의 풍경은 망가져 있었으니.

그야말로 최악이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극악이라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스승님.”

“…….”

검은 빗줄기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어느 한 청년이 작게 중얼거렸다.

20대 후반, 혹은 30대가 막 넘었을까.

기껏해야 청년이라고 불릴, 평범한 사내에 불과했다.

조금 눈여겨볼 만한 점이 있다면, 그건 청년의 외모가 실로 특별했다는 부분일까.

살짝 길게 늘어진 백금발, 바다를 담은 것처럼 반짝이는 화려한 벽안.

신이 직접 창조하기라도 한 것만 같은 완벽한 이목구비에.

“설마 일이 이렇게 될 줄은.”

조심스레 흘러나오는 목소리마저도, 그야말로 천상의 음색이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그러한 요소들은 지금 하등 중요치 않았다.

지금 현재 오로지 중요한 것은, 청년과.

“……그러게 말이에요.”

그 청년의 앞에 오연히 서 있는, 어느 한 소녀 사이에서 오가는 대화일 터였다.

한 차례 그 검은빛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소녀가 다시금 입을 열었다.

“설마 제자님과 제가 이러한 구도로 시선을 마주하게 되는 날이 올 줄은. 정말 저로서도 상상조차 못 한 일이었다고 해야 할까요, 후후.”

소녀가 얕은 웃음소리를 쿡쿡 흘렸다.

“……아아.”

그러나 이내, 그 웃음을 완벽하게 지워내며.

소녀가 그 금빛 눈동자를 한 차례 살벌하게 번뜩였다.

“…….”

그렇지만.

그러한 소녀를 지그시 바라보는 청년의 두 눈동자에는, 일말의 두려움조차 담겨있지 않았으니.

그건 어째서일까.

청년 그 스스로도 잘 알 수는 없었지만.

어쩐지, 어째서인지.

“……저에게는.”

“……?”

청년이 잔잔한 목소리를 입 밖으로 꺼내 들었고, 그에 소녀가 다시금 시선을 청년에게로 향하게끔 했다.

그런 소녀의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청년이 천천히 말을 이어나갔다.

“그런 스승님의 미소가…….”

……자신에게는.

그런 소녀의, 그야말로 살벌하기 짝이 없는 미소가.

그저.

평범하게.

자신조차도 쉽사리 납득하기 힘들 정도로.

“……그저 안쓰럽게 보일 뿐입니다.”

“…….”

청년이 씁쓸한 기색으로 그리 말을 끝맺었고.

바로 직후, 소녀의 금빛 눈동자에서 빛이라 할만한 것이 그 모습을 순식간에 감추었으니.

콰악!

“……!”

어느새 허공에서 생성된 공간의 균열을 통해, 검은빛의 창날이 날아들어 청년의 허벅지를 꿰뚫었다.

“──!”

“…….”

순식간에 전신으로 덮쳐드는 극악의 고통 속에서 채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는 청년을 앞에 두고.

“제가.”

소녀가 섬뜩한 살의가 담긴 표정을 그 얼굴 위로 띄웠다.

“……제가 만만하게 보였나 보죠? 제자님한테는.”

“…….”

“저는 열둘의 마왕 중, 그 일좌를 차지하는 흑색의 마왕일지니.”

고통에 이를 악물고 있는 청년을 향해 오연한 시선을 내리꽂으며.

소녀가 무기질적인 목소리를 입 밖으로 내뱉었다.

“아무리 제자님이라 해도, 종말을 맞이하는 세계에서 제자님만을 살려둘 생각은 없습니다.”

“…….”

청년이 입을 꾹 다물었다.

고개를 푹 숙이고, 마치 절망에 잠겨 침통한 심정을 속으로만 감추는 듯이.

“…….”

그런 청년을 바라보는 소녀의 표정이 일그러지는 것은 과연 어째서였을까.

으득!

순간적으로 소녀가 거친 소리가 날 정도로 입술을 쎄게 깨물었다.

한 줄기의 핏물이 그녀의 입술을 비집고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소녀의 표정이 다시금 원래의 무표정으로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동요하지 마라.

그래서도 안 되고, 그럴 자격조차도 없으니.

너는, 지금 네 눈앞에 쓰러져 있는 청년에게 일말의 감정조차 품을 수 없어.

그럴 수는 없는 거야.

……그래서는 안 되는 거야.

“……자, 그럼.”

속에서 거칠게 휘몰아치는 상념을 애써 감추어 내며.

소녀가 다시금 입술을 떼어내 말문을 열었다.

“……잘 가요, 제자님.”

촤아악!

소녀의 양손에 어느새 검은빛의 장창 두 자루가 들려 있었다.

스치기만 해도 베일 것만 같은, 섬뜩한 예기를 자랑하는.

그런 검은색의 창이 말이다.

“…….”

스윽-

그리고 이내, 그 두 자루의 창은 청년의 심장에 겨누어지기에 이르렀으니.

“──.”

소녀가 마음을 먹고, 이를 악물며.

창을 찔러넣어, 청년의 심장을 꿰뚫으려 하는, 바로 그때.

“……흐.”

“……!”

청년이 돌연 웃음을 흘린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화아아아악!

“……읏!”

갑작스레 청년의 손바닥에서 터져 나오는 푸른 빛 광휘에, 소녀가 한 차례 몸을 뒤로 물렸다.

콰아아아아앙!

그 바로 직후 거친 폭음이 터져 나왔고, 어느새 청년은 그 몸을 힘겹게 일으킨 상태였다.

“……제자님.”

“왜 그리도 아련하게 부르신답니까, 스승님.”

씨익-

청년이 일그러진 미소를 그 얼굴 위로 띄웠다.

“……제가 이대로 포기할 거라고, 진심으로 그리 생각하셨습니까?”

“…….”

후욱!

그저 입을 꾹 다물며, 아무런 대꾸조차 하지 않은 채.

소녀가 다시금 눈빛을 진중하게 바꾸며 검은빛의 창을 고쳐 잡았다.

“하하.”

그러나 그런 소녀의 살벌한 기색에도 신경 쓰지 않은 채, 청년이 그저 허탈하게 웃음을 흘려댔다.

그건 그야말로, 마치 모든 걸 놓아버린 자의 웃음과도 같은 느낌이었으나.

정작 그런 웃음을 흘리는 청년의 두 눈동자는, 그 이상이 없을 정도로 열정적이게 불타오르고 있었으니.

“당신의 제자입니다. 비록 마지막 순간까지도 몰랐다고는 하지만, 그 흑색 마왕의 제자라고요.”

“…….”

콱!

청년의 말에 소녀가 아랫입술을 콱 깨물었다.

“그렇게 자꾸 피 흘리지 마시죠. 불초 제자, 실로 마음이 아픕니다.”

“……헛소리.”

소녀의 두 눈이 분노의 빛으로 이글거리기 시작했다.

“이 순간이 되어서도 그런 농담이 나오나요, 제자님은?”

……서서히, 그녀의 목소리에 감정적인 기색이 담겨지고 있었다.

“저는 마왕이고, 지금 막 세계를 멸망시킨 참입니다.”

과연 그녀는, 그 자신의 목소리가 점차적으로 거칠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을까.

아마 그건 아닐 것이라고, 청년이 속으로만 생각했다.

“……저 또한 그저 공허한 의미를 담아 제자라고 칭했을 뿐이지, 당신이 아직까지도 나를 스승으로 모실 이유 따위는─!”

“─있습니다.”

“……읏!”

즉각적으로 되돌아오는 청년의 반문에, 소녀가 한 차례 몸을 움찔거렸다.

그런 소녀를 정면으로 마주 보며, 청년이 옅은 미소를 그 입가에 걸었다.

서서히 청년의 양손에 마나의 푸른 빛이 담기기 시작했다.

“다시 돌아가죠, 스승님. 처음으로.”

“……무슨, 말을.”

의미심장하기 짝이 없는 청년의 말에, 소녀가 떨리는 목소리를 뱉어냈다.

‘……세계는 이미 멸망했는데.’

그녀의 두 눈동자가 슬며시 요동치기 시작하고 있었다.

……세계는 멸망했고, 돌이킬 방법 따위는 없었다.

─그런데, 그럴진대.

어째서, 자신의 제자님은.

“……하하.”

……저리도 환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을 수 있다는 말인가.

‘……제자님은, 정말.’

소녀의 표정이 아련한 기색으로 일그러졌다.

어딘가 쓸쓸한 듯이, 혹은 씁쓸한 듯이.

……그리고 그런 소녀를 향해, 도전적인 시선을 한 차례 던지며.

“제가 당신을 구원하겠습니다.”

“──.”

청년이 결연한 의지를 담아 그렇게 내뱉었다.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믿어도 좋아요.”

그에 소녀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멍하니 바뀌었으나, 그런 소녀가 무어라 반응하기도 전에 청년이 말을 이어나갔다.

“처음으로, 시작의 순간으로 돌아가서. 제가 당신을 구할게요. 한 번 믿어보시죠, 당신의 제자를.”

“…….”

“……자, 그럼.”

소녀가 무슨 대꾸조차 하기도 전에.

아니, 일부러 반응할 틈조차 주지 않으며.

청년이 얼마 남지 않은 마나를, 있는 힘껏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콰아아아아!

비록 얼마 남지 않았다지만, 그 사용자가 남달랐으니.

한 줌의 마나일지라도, 9서클을 넘어선 대마도사 급의 마법사가 사용한다면.

그 결과물도 한결 남다르리라.

그리고 그런 마나의 사용자인 청년은, 대륙에 몇 존재하지 않는 대마도사 급의 마법사임이 틀림없었으니.

“저를 여기까지 이끌고, 키워낸 건 바로 당신입니다. 스승님.”

청년이 입매를 비틀며 일그러진 미소를 지어 보였다.

쩍.

……서서히, 청년의 마나가 움직이며.

“판타지 소설, 그리고 라이트노벨로 단련된 제 중2병의 결정체입니다. 이 마법은.”

쩍, 쩌적.

그 움직임에 따라 공간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막아볼 테면 막아보시죠, 어디 한 번.”

……막을 수 있다면, 말입니다.

우웅-

공간이 한 차례 묘한 울림을 내뱉으며, 천천히 한 마법진을 그려가고 있었다.

“……그, 마법진은.”

“하하.”

그리고 그러한 마법진을 두 눈에 담자마자, 소녀는 그 정체를 꿰뚫어 볼 수 있었으니.

애초에 마법의 정점에 오른 흑색의 마왕이 바로 그녀의 정체가 아닌가.

모를 수가 없는 일이었다.

“시간에 간섭한다고요……?”

소녀의 두 눈동자가 거칠게 흔들리며, 목소리에는 경악의 기색이 담기기 시작했다.

있을 수 없었다.

공간에 간섭하는 마법은 수도 없이 많았지만, ‘시간’만큼은 예외였다.

인간의 마법으로는 불가능한 일, 동시에 가능할 리가 없는 경지였다.

“……그러한 경지에 올랐다고요? 제자님이?”

“어때요, 이제 좀 자랑할 만한 제자가 된 것 같습니까?”

청년이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

그러고는, 바로 직후.

쩌어어어엉!

어느새 완성된 마법진의 정중앙을 향해 청년이 손바닥을 내질렀으니.

콰아아아아아!

마나의 푸른빛이 사방으로 거칠게 퍼지며 격한 파동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아.”

……그리고, 그러한 광경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는 소녀의 표정은.

어째서인지, 그야말로 복잡하고도 오묘하기 짝이 없는 빛을 띄우고 있었으니.

소녀의 가냘픈 손이 달달 떨리고 있었다.

그런 소녀를 향해, 그 벽안을 오롯이 향하게끔 하면서.

청년이 잔잔한 미소를 입가에 걸었다.

“기다려요, 스승님.”

“…….”

“……당신이 폭주하기 전에, 제가 어떻게든 당신을 구해내고 말 테니까.”

……그러니까.

제발 기다려줘, 아셰라.

나를 버리지 말라고, 스승님.

“구해낼 거라고, 반드시.”

……그건 소녀에게 내뱉는 말임과 동시에, 그 자신에게 확실한 결의를 심는 한마디이기도 했다.

“나를 믿지 못하겠다면, 내 중2병을 한 번 믿어봐요.”

“…….”

“……내 중2병은 정말이지 심각할 정도로 악화되서, 결국은 이따위 말도 안 되는 마법진을 만들어낼 정도까지에 이르렀으니까.”

그 정도면, 어디 한 번 믿어보아도 좋지 않겠나.

당신을 뛰어넘고, 동시에 당신을 구원할 수 있는 존재로서.

파아아아아아-

……세계가, 점차적으로 푸르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그건 무척이나 아름다우면서도, 동시에 경외심을 품게 만들 정도의 광경이었다.

“……나를 구원하겠다고요.”

“……!”

소녀가 꾹 다물고 있던 입을 다시금 연 것은 그쯤이었다.

청년이 놀란 감정에 두 눈을 크게 떴고, 그런 그를 향해 소녀가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건, 지금까지의 미소와는 한층 그 결이 달랐다.

어딘가 쓸쓸하지만, 동시에 어째서인지 기대와 희망이 느껴지는 듯한.

그런─

“─한 번 믿어볼게요, 제자님.”

“……스승님?”

“……제자님께 구원받을 수 있다면, 그 시간대의 저는 무척이나 운이 좋은 거겠죠.”

“무슨 말을.”

청년의 되물음에도 불구하고, 소녀는 그저 오롯이 할 말만을 이어나갔다.

“……나의 제자님께 구원받는 미래가 있었다면, 어쩌면, 저도.”

─조금은 다른 선택을 내릴 수도 있지 않았을까.

……조금은 다른 미래를, 맞이할 수 있지도 않았을까.

뒷말은 내뱉지 않았다.

굳이 입 밖으로 꺼내고 싶지 않았다.

그건 굳이 말하자면, 자존심의 문제랄까.

……나의 사랑스런 제자님께, 그런 약한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았다.

“……아하하.”

소녀가 얕은 웃음을 한 차례 흘렸다.

‘지금에 와서는 의미가 없는 가정에 불과하죠.’

……그저 쓸쓸한 표정을 얼굴 위로 띄운 채로.

마법진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청년을 향해, 소녀가 유려한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부디, 과거의 제가 제자님께 구원받을 수 있기를.”

“스승님.”

“……저는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스승님!”

묘하게 격해지는 감정에 청년이 소리를 내질렀으나.

화아아악!

“……이런!”

이미 때는 늦었다.

마법진이 환한 푸른빛을 발하며, 그 존재 이유를 실행하기 시작했다.

쩍, 쩌적.

공간이 일그러지고.

종말이 내려앉은 세계가, 무너지는 세계가.

그런 세계의 시간이, 점차적으로 멈춰지며.

──.

이윽고는.

끽, 끼긱.

마치 톱니바퀴가 맞물리는 듯한 소리와 함께, 역으로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한다.

과거로, 과거로, 과거로.

아득한 저 너머로 밀려난, 오래전에 사라진 가능성의 세계로.

세계의 ‘시간’이 밀려나며.

끝내는.

정확하게 십 년 전.

청년이 아직 공작가의 자제이던 시절.

굳이 표현하자면, 소년이라 불러야 할 적으로.

동시에 흑색의 마왕이라 불리던 소녀가 아직은 평범한 공작가의 자제의 마법 스승이던 시절로.

‘시간’은.

그렇게.

끝내, 되돌아가기에 이르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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