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 후 큰 상처를 입고 세상에 은둔하는 노팅엄 백작. 매들린은 오만하고 냉정한 그에게 고통받고 있다, 남자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밀회를 꾸며낸 그녀는 후회 속에 죽음을 맞이하고 말지만, 눈을 뜨니 다시 열일곱 살로 돌아와 있었다. 큰 전쟁을 일 년 앞둔 그때로 말이다.
다시는 남자와 엮이지 않겠다고 다짐한 것도 잠시, 전쟁과 시대의 격랑 속에 두 사람의 운명은 속수무책으로 얽히기 시작하는데….
남자는 그나마 유지해오던 평정을 완전히 잃고 말았다. 그 모습에서 매들린은 익숙함을 느꼈다. 자신을 붙잡던 백작을 떠올렸던 것이다.
역겨워해야 할 것 같은데, 어찌 이리 슬픈 걸까. 인간은 결국 자신의 굴레 속에 갇혀, 벗어나지 못하는 걸지도 모른다. 백작이 자신의 감옥이었듯이, 자신 역시 어쩌면 백작의 감옥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스터 노팅엄.”
매들린이 저도 모르게 슬픈 표정을 지었다. 그 얼굴이 남자를 얼마나 동요시킬지, 알지 못하는 채로 말이다. 그녀가 조곤조곤 말을 이어나갔다.
“당신과 저는 같이 있으면 안 돼요.”
대륙과 시공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 과연 둘은 서로를 구원할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