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파멸의 늪-10화 (10/40)

chapter 10

#10

커다란 손이 두 개의 알을 가볍게 쥐고 흔들자 쌀 것 같았다.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범익은 가운을 열어 그의 페니스를 꺼냈다. 이번에는 그의 한 손에 두 개의 페니스를 잡고 흔들었다. 눈앞에서 섬광이 터졌다.

“아읏-. …아읏.”

다른 이가 제 성기를 만지고 있는 것이 무척이나 강렬하게 느껴졌다. 페니스가 뽑힐 것처럼 강하게 당기는 힘에 효원은 저도 모르게 허리를 튕겼다. 남자로 태어나 허리를 흔들고 싶은 욕구는 자연스러운 행동이었다.

“으윽. 읏, 응… 읏…….”

입술을 반쯤 벌린 채 목덜미가 살짝 뒤척였다. 페니스를 흔들며 유두를 비트는 서범익의 애무에 몸이 움찔움찔 떨렸다. 한 손은 부드럽게 페니스를 주무르며 한 손은 집요하게 유두를 비틀었다.

서범익의 입은 뜨겁고 축축했다. 호흡이 점차 거칠어지며 효원의 입에서는 거침없이 신음이 쏟아졌다.

‘아, 아, 아, 어떡하지. 너무 강렬해…….’

효원은 제 손으로 입을 틀어막다 손을 뻗어 서범익의 목을 휘감았다. 그리고 그의 움직임에 맞춰 허리를 떨었다. 고양된 신음에 즐거워하는 웃음소리가 들렸다. 물결처럼 소용돌이치는 쾌감에 유두가 도톰하게 솟았다.

“윽-!!!!”

피욱, 피욱-.

좁은 귀두를 타고 급류처럼 빠져나간 정액이 힘껏 솟구쳤다. 정액은 사방으로 튀어 서범익의 얼굴과 입술에도 묻었다. 놀란 효원은 서둘러 티슈를 빼 서범익의 입술에 정액을 닦으려고 했으나, 그는 제 혀로 정액을 핥아 삼켜 버렸다.

“헉! 더, 더러워요!”

그는 효원의 정액을 삼켰으나 찡그리지 않았다. 그런 서범익을 보며 효원은 얼굴을 새빨갛게 붉혔다.

“안 더러워.”

그는 후끈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효원을 그대로 침대에 눕혔다. 그리고 귓가에 입술을 바짝 붙여 바람을 불며 속삭였다.

“정액이 진한 걸 보니 그동안 쌓였던 욕구가 많았나?”

“그, 그게…….”

그가 혀로 귓바퀴를 살살 핥았다. 그러다 농밀한 시선으로 효원의 표정 하나하나를 살피는 통에 심장마비가 걸릴 것 같았다. 심장을 압박하듯 거칠게 뛰는 심장은 효원만은 아니었다. 맞닿은 두 개의 가슴에 동시에 울려 댔다. 한 번으로 만족할 수 없다는 듯 효원의 페니스가 다시 고개를 세웠다.

효원은 안절부절못했다. 그러자 서범익이 다시 효원의 페니스를 만졌다. 그에 효원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서범익의 손이 몸 여기저기를 만지고 혀는 목덜미를 핥기 시작했다. 전신을 애무를 하겠다는 듯, 목덜미를 지나 배꼽, 발가락까지 입 안에 넣고 혀로 핥았다.

효원은 다시 올라오는 흥분감에 손에 힘을 꽉, 쥐었다. 능숙하게 애무를 하는 서범익의 행동에 까무러치기 일보 직전이었다. 효원은 제 온몸이 성감대가 된 것처럼 느껴졌다. 서범익의 손길이 닿는 곳곳이 불꽃처럼 활활 타올랐다.

서범익은 효원의 위로 올라와 효원과 눈을 맞췄다. 물기 어린 촉촉한 눈빛이 그의 뜨거운 눈빛과 섞였다.

그러다 다시 혀를 깊숙이 집어넣고 혀뿌리를 삼키며 키스가 시작되었다.

놓치기 싫다는 듯 집요하고 집요한 키스에 호흡이 막혔다. 잠시 숨을 떨어지는 곳에는 젖은 입맞춤 소리가 어김없이 흘러나왔다. 룸 안에는 두 남자의 젖은 소음이 크게 울렸다. 효원은 정신이 없었다. 그저,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서범익의 섹시한 입술을 보며 저도 그의 입술을 빨았다.

서로의 입술에서 내뱉는 호흡, 뜨거운 숨결에 녹아내리는 기분이 들었다.

빳빳하게 발기한 두 개의 페니스가 커다란 손에 함께 잡혔다. 그리고 그가 허리를 가볍게 퉁퉁 튕겼다. 쾌감이 넓게 퍼졌다. 동시에 강렬한 성욕에 몸부림을 쳤다.

* * *

굳이 러트사이클이 아니라도 기본적인 성욕은 있었다. 다만, 그 성욕을 여자가 아닌 남자한테 느꼈다는 건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다.

서범익은 지쳐 곯아떨어진 효원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이상한 기분이었다. 처음에는 러트사이클이 절정에 달한 상황에서 그를 안았기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러트사이클이 아닌데도 같은 남자의 페니스를 잡고 유사 섹스를 했다는 건 놀라운 일이었다.

남자 오메가라면 치를 떨었던 자신이 다른 남자의 페니스를 잡고 흔들었다. 그것도 아주 능숙하게 말이다.

‘미친 걸까? 아니면, 오메가의 페로몬에 유혹된 걸까? 그런데 왜, 유독 이 녀석에게만 이러는 거지?’

지금 순간 서범익의 머릿속을 차지한 유일한 질문이었다. 서범익의 주위에는 알파 이외에도 오메가가 꽤 있었다. 간혹 고의로 저를 유혹하기 위해 히트사이클 시기에 주위를 기웃거리던 오메가도 한둘이 아니었다.

그들의 페로몬은 역했다. 이유도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그들과 섹스를 할 수 없었다. 차라리 베타랑 관계하는 게 편할 정도였다. 그런데 효원은 달랐다.

왜일까? 왜 그의 페로몬에서는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걸까.

모르겠다. 생각하면 할수록 이해할 수 없었다.

서범익은 아랫도리에 혈류가 뭉치게 하는 유일한 사람, 바로 제 팔 안에 갇혀 있는 이효원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확실히 저를 끌어당기는 녀석이었다. 역하게 느껴지지 않는 페로몬 때문인지 알 수 없었지만 우선 몸은 끝내주게 잘 맞았다. 억압할 수 없는 성욕이 계속해서 서범익을 충동질하고 있었다. 순간 서범익은 그와 섹스를 하고 싶었다. 유사 섹스가 아니라 그의 좁은 구멍에 넣고 허리를 흔들고 싶었다.

‘하… 정말, 내가 짐승인가?’

서범익은 어이없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머릿속에 그려지는 건 그의 구멍에 제 페니스를 넣고 흔드는 모습이었다. 문뜩 그가 흥분해 얼굴을 찡그리는 게 환상처럼 다가왔다. 그러자 놀랍게도 욕망의 불씨가 확 당겼다.

어쩐지 이 모습을 어디선가 본 것 같았다.

누구지? 어디서 봤지?

기억은 없으나 이와 비슷한 얼굴이 스치다 사라졌다.

서범익은 죽은 듯 잠이 든 효원의 얼굴을 만지려다가 손을 멈췄다. 딱딱한 모양으로 커지는 자신의 페니스를 보자 기분이 확 나빠졌다.

‘녀석이 히트사이클이라 그런 거야. 그래… 오메가의 히트사이클에 유혹 안 될 알파는 없지…….’

서범익은 효원의 얼굴을 뚫을 듯 훑어보았다. 그리고 어이없게도 효원의 얼굴에 감탄했다. 단아하다고는 생각했는데, 훤한 불빛 아래에서 보니 새삼 굉장한 미인이었다. 이렇게 예쁘장한 오메가니 주위에 알파들이 바글바글하겠지…….

문뜩 유준태가 떠올랐다. 효원을 먹이로 노리는 것이 확실했다.

‘하필, 놈이 이 녀석 교수일 게 뭐람?’

서범익은 효원의 근처에 유준태가 있다는 것이 신경이 쓰였다. 빠득, 이가 갈릴 만큼 싫었다.

효원에게 단단히 약속을 받았지만, 강제로 덮치기라도 한다면? 효원은 꼼짝없이 당하고 말 것이다. 유준태의 소문은 지독했다. 한 번 찍은 상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원나잇이라도 해야 직성이 풀렸다. 놈의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놈은 오메가 사냥꾼이었다.

곰곰이 생각에 잠겼던 서범익은 남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 네. 대표님.

“효원이 다니는 미대에 믿음직스러운 학생 몇을 찾아봐.”

-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이왕이면 고액 알바가 필요한 학생들을 추려서 찾아. 효원의 강의실과 작업실, 어디든 좋으니 알바를 구해서 효원의 곁에 접근하라고 해. 그리고 학교 근방에 경호원 몇 명 심어 놔.”

- …네? 저기… 제가 잘못 들은 것이 아니라면, 지금 효원 씨를 경호하라는 것입니까?

“그래.”

- …….

남 비서는 답이 없었다. 그의 표정이 눈앞에 선했다. 아마도 이 사실을 회장님께 보고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혼란스러운 것이다. 서범익은 낮은 톤으로 음산하게 입을 열었다. 그리고 남 비서에게 으름장을 놓았다.

“남 비서, 앞으로 JK 그룹을 누가 이끌어 갈지 그것만 생각해. 어디에 줄을 서야 하는지 확실히 하라고.”

- 네!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효원이 옷 좀 사 와.”

서범익은 전화를 끊고 테라스로 나갔다. 담배를 빼 입에 물고 짙은 하늘을 올려다봤다. 석양이 지는 하늘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지는 태양 주변은 지글지글 타오르는 용광로와 같다.

아름다운 붉은 노을을 보니 효원의 얼굴 같았다. 입가에 설핏 미소가 번졌다. 저도 모르게 효원을 생각하며 웃었다.

“나쁘지 않았어. 생각보다 느낌이 좋고.”

서범익은 피식 웃으며 재만 남기고 타 버린 담배를 바닥에 비벼 껐다. 텁텁하다. 이런 날은 술이나 한잔하는 게 좋은데… 술보다는 이효원의 입술이 생각나다니. 확실히 미쳤나 보다.

* * *

효원은 낡은 이동식 이젤 앞에서 한숨을 푹 쉬었다.

“미쳤지. 미쳤어! 내가 어쩌자고 그런 짓을…….”

효원은 급기야 제 머리카락을 쥐어뜯었다. 하필 히트사이클에 서범익을 만나 유사 섹스를 하다니, 회장님 귀에 들어가면 펄펄 뛰실 것이 분명했다.

효원의 어깨가 축 늘어졌다. 그날 두 시간만 잔다는 것이 아침에 일어났다. 다행히 잠에서 깼을 땐 서범익이 없어서 망정이지, 창피해 죽을 뻔했다.

그날 효원은 서범익이 남기고 간 쇼핑백에서 옷을 입었다. 슈트 주인은 또 어떻게 알았는지 서범익이 세탁된 슈트를 유준태의 집에 퀵서비스로 보냈다. 효원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유준태의 메신저를 보고 기겁을 했다. 덕분에 얼굴도 안 보이고 덜렁 슈트만 보낸 버릇없는 학생이 되어 버렸다.

[죄송해요. 교수님.]

메신저에 ‘1’자가 사라져도 유준태는 답이 없었다. 한참이 흐르고 나서야 그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그래, 괜찮아. 부담스러웠다니 내가 더 미안하다. 학교에서 보자.]

그 후, 며칠 만에 학교에서 만난 효원은 유준태와 서먹서먹한 관계가 되었다. 그와 저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긴 것 같았다. 물론 서범익이 단단히 못을 박았기에 효원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려고 했다. 그래도 여전히 제 주변에는 알파 남자들이 많았다.

모두 다 멀리할 수는 없었다. 최근 친해진 오메가 친구들이 몇몇 있지만, 평소에는 저에게 그다지 호감이 없던 동기들이었다.

효원은 깊은 한숨을 쉬며 물감을 쥐어짰다. 그리고 그제야 물감이 거의 다 떨어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유화 물감이 죄다 급 다이어트를 했다. 유화 물감은 워낙에 고가인지라 출품작 작업을 하는 등 특별한 경우에만 썼다. 효원이 쓰는 유화 물감 세트의 가격은 28만 원 정도였다. 그 금액은 효원에게는 무척이나 부담되는 금액이었다.

매달 아버지의 약값과 생활비를 제외하면 효원의 개인 용돈은 30만 원 안팎이었다. 용품을 넉넉하게 사기에는 터무니없이 적은 용돈이다. 그러나 가정 형편을 고려해 봤을 때 불평할 주제가 못 되었다.

“물감 정도는 내 힘으로 사야 하는데… 다른 알바를 찾아야 하나?”

다음 달에 미술 공모전에 출품할 작품을 그릴 시간도 부족한데, 알바는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이다. 한 번 작품에 몰두하게 되면 효원은 식사조차 거르고 밤을 새워 그림을 그렸다. 효원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은 오직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고 그 안에 저만의 색채를 입힐 때였다.

효원은 앞으로 50일을 앞둔 미술 공모전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야 했다. 국내에서 열리는 공모전 중에서 가장 큰 공모전이였기에 반드시 입상을 해야만 한다. 유학을 떠나기 전 하나라도 더 스펙을 쌓아야 했다.

그는 몽당연필처럼 작아진 AnB 이글 연필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돌돌 굴렸다.

이것저것 용품을 정리하다 보니 필요한 미술용품이 많았다.

머릿속으로 사야 할 목록들을 쭉 생각해 보았다. 전문가용 미술 연필, 아트 시크릿 포스터 칼라, 좌식 이젤도 필요했고, 유화 아크릴 사선 붓도 사야 한다. 유화 물감을 제외하고도 어림잡아 50만 원은 더 필요했다. 두 달에 한 번씩 이렇게 목돈이 들어가는 것은 늘 부담스럽다.

“후…….”

JK 그룹이 등록금을 후원해 주지만, 미술에 필요한 재료는 효원이 알아서 사야 했다. 비싼 등록금을 지원받는데, 그림 재료값까지 지원을 받으면 칼만 안 들었지 도둑이나 마찬가지다. 효원은 그동안 저를 믿고 투자한 회장에게도 그럴듯한 성적을 보여 드리고 싶었다. 계약은 계약이고, 후원은 또 다른 문제니까…….

그때, 우혁이 효원의 등을 툭 쳤다.

“왜 이렇게 한숨이야?”

“엇-!”

등 뒤에서 목을 끌어안는 행동에 깜짝 놀랐다. 하지만 그는 효원의 반응에도 아무렇지 않은 듯 효원의 밑그림을 찬찬히 살폈다.

“밑그림 완성했네? 훌륭한데? 가을 낙엽이 지는 울창한 숲에, 노루 한 마리, 그리고 높은 가을 창공과 바다까지 이어진 강이라… 좋은 작품이 될 것 같아.”

“고마워요.”

“그런데 뭐가 고민이야?”

“…….”

효원은 우혁의 질문에도 그저 고개를 푹 숙이며 꾹꾹 짜 더 이상 짤 게 없는 물감을 만지작거렸다. 그런 효원의 모습에 우혁은 눈치를 챘는지 웃으며 말했다.

“아, 내가 말 안 했던가? 잘 아는 화방이 있는데, 그곳은 시중보다 30% 저렴해. 이따 강의 끝나고 함께 갈래? 나도 살 것도 있고.”

“3… 30%나요?”

“어. 그곳 사장님이 거의 도매가에 파시거든. 사장님도 그림을 그리는 분이라, 장사보다는 화가들이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도와주시는 분이지.”

우혁의 말을 들은 효원은 뜨거운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 들었다. 시무룩해하던 효원의 어깨가 활짝 펴지고, 굽었던 등이 바로 세워졌다. 우혁이 밝게 웃는 효원의 볼을 가볍게 쥐고 흔들었다.

* * *

강의가 끝나고 둘은 거리로 나왔다. 화방은 홍대 근처에 있었다. 우혁과 지하철을 타고 홍대에 도착한 효원은 마음이 들떴다.

이곳은 그의 말처럼 미술용품을 파는 가게가 아닌 화실이었다. 한 곳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여럿 있었는데 다들 그림에 몰두하느라 방문객에게 시선조차 돌리지 않았다.

그리고 필요한 물건을 시중가보다 무려 30%의 할인가로 구입했다. 그리고 운 좋게도 유화 물감까지 후원을 받을 수 있었다.

화방 주인이 효원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효원은 중학교 때 청소년 공모전에서 입상한 경력이 있었는데, 그때 공모전 심사에 참가했더란다. 그는 그중에서도 효원의 그림이 제일 기억에 남았다고 했다. 공모전에 얼마나 많은 작품이 나오는지 알기 때문에 유독 제 작품만 기억난다는 말에 기분이 좋았다.

“고민 끝?”

“고마워요, 우혁 선배!”

“자식, 겨우 이 정도로, 뭘. 하하하”

“그런데 선배는 안 사요?”

“어? 그런가?”

정작 빈손으로 화방을 나오는 우혁을 보고 효원은 그가 저를 도와주려고 같이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고마웠다. 그때, 우혁의 휴대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우혁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응? 뭐가? 야, 나 오늘 홍대 나왔다니까. 너희들끼리 먹어. 누구? 효원이? 함께 있는데 왜? 뭐?”

우혁이 통화를 하며 효원을 돌아봤다. 선약이 있었나? 효원은 먼저 가겠다고 손을 흔들다 그만 그의 손에 손목이 잡혔다.

“같이 가자.”

“에? 어디를?”

“어차피 너도 밥 먹어야 하잖아. 애들이 너 데리고 오래. 교수님이 모두 집합시켰대.”

“네? 어…….”

효원은 유준태가 있다는 말에 머뭇거렸다. 물론 히트사이클이 아니니 부러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괜스레 신경이 쓰였다. 그러나 이유도 없이 학과 사람들을 피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조심하면 되잖아… 그래, 특별히 조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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