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그것이 당신의 정의입니까?
아무래도 내가 베갯머리 송사…, 그 비슷한 걸 한 것 같았다.
효과는 예상보다 더 좋았고.
가뜩이나 토할 정도로 가득 들어찬 녀석의 좆이, 배 속 안에서 더 크게 부푸는 것이 느껴졌다.
“여기서 더 커지면 어쩌자는 건데…!”
육안으로 보기에도 뱃가죽이 불룩 튀어나왔다.
그 기괴한 실루엣에 기겁하며 녀석의 어깨를 잡아챘다.
“박아 달라며. 아직 반도 다 안 넣었어.”
녀석의 성기가 끄트머리만을 남기고 쑤컥 빠져나갔다 내벽 어딘가를 치댔다.
살덩이가 녀석의 성기에 휘감겨 밀려 나갔다가, 한꺼번에 쑤셔박히는 감각에 눈앞이 번쩍거렸다.
‘이 새끼는 뭐만 하면 좆부터 들이밀어!’
크기라도 괴물같이 크면 말랑하기라도 하든가.
도저히 익숙해질 수 없는 단단함에 신물이 날 지경이었다.
흉흉하게 부푼 귀두가 점막 어딘가를 슥슥 그었다.
그때마다 입가에 고였던 타액이 눈물처럼 줄줄 흘렀다.
아랫도리 사정은 더 참담했다.
분명 창백하게 질렸을 얼굴로 녀석을 올려다보니 불빛을 등진 채 눈을 번뜩이는 짐승 새끼가 나를 씹어 삼키기 직전이었다.
“하스칼 잠깐만!”
다급하게 녀석을 부르자, 하스칼이 비틀린 웃음을 지으며 허리를 물렸다.
“으윽!”
기겁할 만한 양감이 빠져나가는 거야 반길 일이지만, 윤활액조차 감당할 수 없이 팽창한 좆이 꾸구국 마찰하며 밀려나자 온 육벽이 경련하기 시작했다.
그 정신 나간 감각에 상체를 비틀어 시트를 잔뜩 그러잡았다.
굵고 기다란 좆에 꿰인 채 몸을 비틀어본들 다리 하나 제대로 넘기지도 못했다.
“아, 제발 그만 좀…!”
“제발 그만이 네 이름은 아닐 거고.”
내 비명이 긴급해질수록 녀석의 허리는 조금씩 더 멀어졌다.
거대한 성기가 점막을 밀어 내며 빠져나가는 감촉에 절로 진저리가 쳐졌다.
뜨거운 불덩어리가 식도와 내장을 삼킨 듯 속이 바짝 타들어 갔다.
허벅지가 아릿하고 아랫배가 조여들자 머리랑 몸이 따로 노는 감각에 스스로를 한 대 치고 싶었다.
“남은 반을 다 넣으면 알려주는 건가?”
“미쳤…!!”
녀석의 표정 위로 알 수 없는 색기가 흐르는 순간.
어떻게 해서든 앞으로 기어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녀석의 좆이 빠져나가는 건, 나를 위한 게 아니었다.
유격 범위가 넓어질수록, 어떤 끔찍한 일이 벌어질지 너무나도 빤했다.
“개새끼야! 대체 어디에 꽂혀서 이 지랄인 건데!”
“글쎄. 네 구멍?”
“하, 씨발….”
헛소릴 하는 걸 보니 정신이 완전히 나가 버린 게 틀림없었다.
미친놈보다 무서운 게 없다더니.
서늘하게 내려앉은 위기감에 목덜미 솜털까지 뻣뻣해졌다.
겪어 보지 못했어도 두려웠을 상황이지만, 뇌가 녹아내릴 정도로 몰아붙여져 봤던 경험은 생각보다 사람을 필사적으로 만들었다.
나는 무릎으로 녀석의 가슴팍을 밀어 내고 정강이뼈로 복근을 퍽퍽 쳐 댔다.
그러면서도 어떻게든 침대 헤드를 잡기 위해 마구 허우적댔다.
내 반항이 거세지자 놈은 거추장스럽다는 듯, 저를 밀어 내는 발목을 잡아당겼다.
그 바람에 애써 비튼 허리에 힘이 빠져 벌러덩 뒤집힌 채 질질 끌려갔다.
“쓸데없는 짓 하지 마.”
녀석의 목소리가 한층 더 낮아졌다.
그 고막을 긁는 울림에 배꼽 아래와 척추를 내달리는 저릿저릿한 전류가 흘렀다.
“싫다는 악마를 끝내 자극시켜 놓고 도망치겠다는 건 아니겠지?”
“아읏, 잠깐만!”
“나를 그 정도로 쉽게 보진 않았을 거 아냐.”
기다랗고 유려한 손가락이 흉이 가득한 발목을 완전히 감쌌다.
그러더니 뾰족하게 선 아킬레스건을 뭉근하게 어루만지는 게 꼭, 고양이 털을 쓰다듬는 양 온화했다.
하지만 높은 곳에서 언제 떨어질지 몰라 불안한 것처럼 녀석이 무언가를 고민하는 지금, 어떻게 해서든 벗어나야겠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나는 비교적 자유로운 쪽 다리를 들어 크게 휘둘렀다.
“하나로는 부족해 보여서 또 하나를 내준 거야? 정말이지 인간의 이타심에 감탄하겠어.”
그마저도 놈의 손에 잡히고 말았다.
하스칼은 자신이 쥔 손가락 모양대로 눌린 허벅다리가 마음에 들었는지, 천천히 안쪽 어딘가를 문질렀다.
정확하게 대동맥을 지나는 자리였다.
“그렇다면 슬슬 궁금해지네. 인간들의 용사는, 궁지에 몰리면 뭐를 더 내놓을 수 있을까.”
양쪽 다리를 잡은 채 나를 굽어보고 있는 녀석의 눈동자가 사납게 섰다.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날카로운 모서리에 살갗이 찔리는 기분이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궁지에 몰리면’이라는 말에 가슴 한편 어딘가를 찍힌 것 같았다.
내게 이 이상의 여력이 남지 않았다는 걸 녀석이 눈치챈 게 아닐까.
끝도 없는 불안감에 머릿속이 술렁거렸다.
이러는 중에도 인간계의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있어서 더 조급해졌다.
“너, 대체 뭐에 화가 났냐…?”
“화? 내가 지금 화가 난 것 같아?”
“내고 있잖아, 지금!”
표정에는 변화가 없지만 제 수중에 놓인 발목을 꺾어 놓을까 고심하는 듯한 행태에 녀석이 심히 빡쳤음을 알 수 있었다.
“그게 아니지. 건방지게 주인에게 이름을 새기겠다고 하니, 나 역시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받아 내겠다고 말하는 거야.”
하지만 끝내 녀석은 내 말을 부정했다.
“왜 사람을 쥐어짜 내려고 해! 밖에 내보내주겠다고 하면 이름 따위 순순히 말해준다니까!”
그 모습에 나는 거의 비명처럼 내지르며 녀석을 밀쳐 냈다.
분명 밀쳐 냈는데, 오히려 한껏 부푼 살덩이가 무지막지하게 밀고 들어왔다.
큼직한 귀두가 구멍 끄트머리에 다다를 만큼 물러났던 터라 그 괴물 같은 좆이 뿌리까지 모두 치고 들어오는 감각에 상체가 절로 덜컥대며 허리가 붕 떠올랐다.
“…커, 흑!”
식은땀에 젖어 든 목덜미 위로 힘줄과 근육이 쥐가 날 정도로 불룩 솟은 게 느껴졌다.
딸꾹질처럼 온몸이 흠칫흠칫 튀어 올랐다.
“우욱, 헉…. 아, 아프…!”
“아직도 말장난할 만큼 내가 만만한가 본데.”
녀석이 허리를 슬쩍 물렸다가 몰아붙이듯, 퍽하고 치받자.
배 속에 고여 있던 체액이 울컥 쏟아져 나와서는 엉덩이골을 타고 척추 위를 기었다.
“하으읏! 헉!”
나는 녀석에게 다리를 잡힌 채, 거의 반쯤 허공에 얼어붙은 상태로 덜덜 떨었다.
끈끈한 체액이 움푹 파인 등 골짜기 위를 기더니 흉추에 고여 들다가 시트 위로 후드득 떨어져 내렸다.
그 끈끈한 액체가 전도체가 된 것처럼 새파란 전류가 쾌감이 되어 등골을 지지고 지나갔다.
한계까지 벌어진 내벽은 이완과 수축을 반복하며 희뿌연 체액을 꿀럭꿀럭 쏟아 내고 도저히 익숙해질 수 없는 절정감에 호흡조차 덜덜 떨렸다.
앞뒤로 뿜어낸 정액 탓에 시트가 축축하게 젖어서 흥건할 지경이었다.
하지만 하스칼은 조금의 자비도 없이, 허벅지를 틀어잡고 제 쪽으로 강하게 당겼다.
“마왕을 상대로 거래하려면 네 전부를 걸어야지. 눈알에 딴생각이나 품고 감추는 시늉도 안 하면 속아줄 맛이 나겠어? 성의가 없어도 너무 없잖아.”
그러면서도 남은 밑천까지 모두 털어 가겠다는 지독한 욕심을 드러냈다.
그 욕심이란 게 참 정직해서 내장이 찢어질 만큼 버거웠다.
“악!”
“누구보다 악마의 습성을 잘 알고 있는 인간의 용사가, 이름까지 내걸 만큼 자애롭다면.”
“어윽, 헉!”
“그것조차 내가 가져야겠거든.”
거대한 육봉으로 다시금 아랫배를 얻어맞고.
그 감각에 익숙해지기도 전, 녀석의 성기가 뽑히듯 빠져나갔다가 더 깊은 곳으로 파고들었다.
흉흉하게 선 선단 끄트머리가 구부러진 내장 어딘가를 집요하게 찔러 댔다.
척척 맞붙는 소리에 말초 신경이 타는 듯한 작열감이 느껴졌다.
그 날카로운 쾌감이 흡사 폭력처럼 느껴질 지경이다.
“나는 꽤 집요해. 그러니 전부를 걸겠다면, 머리카락 한 톨까지도 내게 종속되는 거야. 그 정도는 각오 되어 있겠지?”
“윽!”
“내 인내심이 바닥나기 전에 마음 정리하는 게 좋을 거야.”
지독한 쾌감에 머리채를 잡힌 채 강제로 절정에 도달했다.
감당할 수 없이 쏟아지는 오르가슴에 이리저리 휘둘렸다.
한번 고조된 성감은 내려앉는 법을 모른 채 더 강하고 높은 곳으로 자꾸만 밀쳐졌다.
아주 약간 정신이 나갔던 것 같았다.
귓속이 먹먹하고 지독한 어지럼증에 멀미가 날 듯했다.
그때마다 뾰족한 귀두가 내장을 들쑤시며 더한 쾌감으로 찍어 눌렀다.
이러다 복상사를 당하겠다는 위기감에 무심코 입술을 깨물자 단단한 것이 잇새를 파고들더니 송곳니에 걸렸다.
처음 인지한 건, 비릿한 혈향이었고.
뒤이어 느껴진 건 입술을 누르는 녀석의 손가락 감촉이었다.
“허으….”
저 마왕 놈이 뭣 때문에 자기 손가락을 물어뜯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녀석의 엄지손가락이 입술을 뭉개자 시스템 창이 불쑥 튀어나왔다.
※주의! 마왕 하스칼의 ???을 삼켰습니다. 저주-침식이 일정 이상 다다르며, 신체와 동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