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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광공 길들이기 (74)화 (74/154)
  • #74

    서의우가 한껏 늦추어 좆을 끄집어냈다. 하얀 정액이 거품으로 변해 좆기둥에 묻어 딸려 나왔다. 쯔걱거리는 소리가 민망할 정도로 크게 들렸다. 서의우가 다시 느릿하게 좆질하자 연속해서 즈거억, 즈거억, 거렸다.

    “으응! 흐으아!”

    재진은 거의 울면서 흐느꼈다. 좆이 들이박힐 때마다 사지가 제각각 놀고 온몸이 붕 뜨는 것 같았다. 힘들어서 진심으로 그만하고 싶은데, 박힐 때마다 내벽이 꾸욱, 꾹 조이고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쾌감에 얼이 빠졌다.

    허리가 멋대로 뒤로 휘어지며 자지 끝에서 말간 좆물이 뚝뚝 떨어졌다. 서의우가 아까부터 계속 좆구멍을 손으로 후벼 놔서 좆물을 쌀 때 앞쪽이 따가웠다. 그런데 그것마저 쾌감으로 느껴졌다.

    “하, 재진 씨, 나 재진 씨 정말 좋아해요. 재진 씨도 잘 알죠?”

    서의우가 연신 재진 씨, 재진 씨 거렸다. 그 헐떡이는 거친 목소리가 너무 당연하게 들려서 더욱 견딜 수 없었다. 뇌에 각인이라도 된 것 같다.

    “재진 씨도, 나 좋아하잖아요. 후으, 큿, 우리 지금 연애하잖아요.”

    “으, 흑, 으흥…… 아!”

    “이거, 지금 이거 연애라고요, 응?”

    서의우가 자꾸만 침대를 기려고 버둥거리는 재진을 잡아 턱을 돌리게 했다. 제 쪽을 보도록 얼굴을 끌어 놓고 입을 맞추었다.

    좀 전까지는 잇자국이 남도록 혀를 깨물어 대거나 입 안 깊게 손가락을 찔러 넣어서 어금니 형태를 반복적으로 더듬어 만지는 둥 이상한 짓거리를 해 댔지만, 이번에는 얌전하게 키스만 했다.

    권재진이 좋아하는 키스. 혀 밑을 설단으로 살살 문질러 주면서 혀도 쪽쪽 빨아 주고, 입술이 잘 맞닿아 부드럽게 눌리도록 신경 써서 입을 맞춰 주었다.

    배 속을 찌르는 허리 움직임도 확실히 다정했다. 과하거나 무리하지 않게, 뭉근한 허리 짓을 이어 가며 안쪽을 살살 들쑤셔 주었다. 혹사당해서 부어 버린 내벽이 보드랍게 감기도록.

    “있죠, 재진 씨가 저번에, 나더러 틀렸다고 해서요. 내가 그 후로 생각을 좀 해 봤거든요?”

    <허, 서의우 씨, 연애가 뭔지는 알고 그런 말 합니까.>

    <결혼 전 단계.>

    <틀렸습니다.>

    <무슨 소리야, 맞잖아요. 일반인들은 연애 활동을 통해서 유전자를 섞을 상대를 물색하고, 결혼 제도를 통해 번식하고 육아하죠.>

    “그랬더니, 의외로 쉽게 답이 나오더라고요.”

    키스하기 좋게끔 서의우가 재진의 몸을 아예 돌려놓았다. 무릎 꿇려 엎드리게 두었던 자세를 일으켜 옆면으로 눕히고, 한쪽 다리를 들게 해서 비스듬하게 좆을 박았다. 박히는 각도가 달라져서 재진이 마구 자지러졌다.

    안쪽이 계속해서 찌르르 찌르르 울렸다. 이번엔 사정하는 것도 아니고, 좆에선 아무것도 싸지 않았는데 사정할 때처럼 쾌감이 끊이지 않았다. 아무 생각도 할 수 없도록 머리가 텅 비어서 바보가 된 것 같았다.

    “재진 씨가 이미 답을 알려 줬잖아요. 연애는…… 키스하고 섹스하는 거예요.”

    “므, 뭐……? 흐웃, 무슨, 히으윽……!”

    “그게 일반인들 애정 표현이잖아요. 각성자들 가이딩과 흡사하지만 다른……. 애인 사이엔 그런 거 하는 거죠? 나한테 분명 그렇게 말했잖아. 그렇죠?”

    <일반인들에게, 이런 식으로 생식기를 몸에 넣거나 하는 행위는, 섹스라고 하는 겁니다. 가이딩이 아니라…….>

    <입, 맞추는 거…… 서의우 씨가 혀 빨아 주는 거, 그걸 일반인들은 키스, 키스한다고 말합니다.>

    <비각성자, 일반인들이 애인을 사귀면, 사귀는 상대와 하는 행동입니다……. 전 그게 좋습니다.>

    서의우가 촉촉해진 눈을 휘면서 권재진에게 다시금 키스해 왔다. 입술을 물고 우물거리면서 재진의 허리를 계속 쓸어 만졌다.

    지친 몸을 달래 주듯 옆구리를 매만지고, 깊게 박힐 때마다 볼록하게 들뜨는 배꼽 밑부분을 애틋하게 문질러 줬다.

    “나, 재진 씨한테, 잔뜩 애정 표현하고 싶어요.”

    낮고 거친 목소리가 꿈결처럼 멀게 들렸다.

    “키스하고 섹스해. 쉬지 않고. 내 좆 불어 터질 때까지 계속 섹스만 해 줄게요. 재진 씨가 먹고 잘 때도 섹스해 주고 싶어요.”

    뺨을 분홍빛으로 물들인 서의우가 권재진을 잘 추슬러 품에 안고 느른하게 속살거렸다. 보기 좋게 미소 띤 낯이었다. 단정한 뺨에 팬 볼우물이 시선을 빼앗았다.

    권재진은 넋이 나가서 서의우의 속살거림을 들었다.

    “섹스해 주면서 씻기고, 섹스해 주면서 TV 보고, 구멍에 자지 넣고 양치질해 줄 거예요. 밤에도 자지 넣은 채로 재진 씨 재울 거야. 자장자장. 나 잘할 수 있어요, 연애.”

    ……미, 미친놈.

    이제는 서의우가 손 쓸 도리 없는 정신 나간 또라이 짐승 새끼처럼 보였다.

    “아, 아니, 그거 아니…….”

    “재진 씨랑 나, 우리 정말, 제대로 사귀어 봐요.”

    서의우가 다시금 안을 깊게 찔러 왔다. 흠씬 젖고 말랑해진 내벽이 살짝 누르기만 해도 흐무러져 줄줄 녹아내렸다. 안이 가득 차는 느낌에 중독될 것 같았다. 몰아치는 열락에 손끝 발끝까지 죄다 잠식당했다.

    권재진은 끙끙대고 앓으면서 계속 고개를 내저었다. 그게 아니라고, 섹스하고 키스만 한다고 연애인 게 아니라고, 말을 했지만 둥글게 말린 신음에 문장이 잡아먹힐 따름이었다.

    “하아으, 아니야, 그딴 건, 힉, 연애, 아, 아니…… 응으!”

    “네? 잘 안 들려요. 재진 씨, 이리 와요.”

    서의우가 권재진과 눈을 맞추었다. 어른거리는 회색 눈동자에서 오갈 곳 없는 열띤 감정이 듬뿍 넘쳐 흘러나왔다.

    그건 막 맺어진 설렘 가득한 연인의 눈빛이라고 말하기에는 턱없이 어둡고, 무지하고, 음험하고, 불안과 음욕이 뒤섞인, 질척한 혼돈의 총체였다.

    사귀자는 말을 듣고 수줍게 얼굴을 붉히던 들뜬 스무 살짜리 서의우도 서의우지만, 이 돌아 버린 정신 나간 개새끼도 서의우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서의우는 통상적인 연인 관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고…….

    어떤 정서적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니까…….

    아직 제대로 가르쳐 준 적 없으니 별수 없다.

    “일반인들은, 원래 다들…… 이러고들 사나요? 당연하게 이렇게? 하아, 부럽네……. 죄다 행복하겠어요.”

    권재진을 품에 꽉 끌어안은 서의우가 연신 입 맞추고 허리를 쳐 댔다. 말한 것처럼 키스하고 섹스하고, 두 가지만 반복적으로 해 댔다.

    혼이 빠진 권재진이 끝내 까무룩 정신이 끊어져 기절했는데도, 박아 넣은 좆을 빼 주지 않고 그대로 잠재웠다.

    축 늘어진 권재진을 품에 안고 있으니, 그를 집에 혼자 두고 초조해서 긴장했던 마음이 이제야 좀 놓이는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서의우도 아주 조금 선잠이 들었다.

    서로 한데 엉겨서 이어진 채, 빈틈없이 몸을 맞대고 혼곤한 정신으로 잠에 빠지면서, 서의우는 깨어나자마자 권재진을 씻겨 주면서 또 섹스해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커다란 욕조에 말랑말랑 아기 권재진 조심스레 넣고 뜨거운 물과 거품으로 정성껏 온몸을 닦아 주면서 입 맞추고 자지 넣어 줘야지, 가이딩 효과 전혀 없더라도 하등 상관없이…… 그런 생각을 했다.

    ***

    도가 지나치게 피곤하면 꿈을 꾸지도 않는 모양이다.

    이쯤이면 우주 속 토성과 위성 꿈을 꿀 때가 된 것 같은데 재진은 별다른 일없이 잠에서 깨어났다. 얼마나 잠들었는지 모르겠다만 아랫배가 답답했다.

    벌려진 엉덩이가 지끈지끈 아렸고, 배 속에 가득 찬 것 때문에 방광이 짓눌려 요의가 느껴졌다.

    ‘으…… 뭐야.’

    달라붙은 눈을 꿈질거려 겨우 실눈을 뜬 재진이 고개 숙여 아래쪽을 확인해 보았다.

    일단은 서의우가 씻겨 놓았는지 몸이 깨끗해 보였다. 피부에 질척하게 들러붙었던 정액 따위 전부 닦여 있어 쾌적했다. 좋은 향기도 풍겼다. 힐링 팩터도 놓아 주었는지 몸 상태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울긋불긋했던 흔적들 전부 사라졌고 잇자국도 없어졌고 다 괜찮았다. 허리에 서의우의 팔뚝이 단단히 감겨 있는 것까지도 자연스럽고 괜찮았다. 서의우가 권재진을 뒤에서 끌어안고 잠들어 있는 건 무척이나 당연하게 느껴졌으니까.

    다만, 한 가지 문제는…….

    ‘배 안쪽이, 뭔가…… 무겁다만.’

    재진이 느릿하게 팔을 들었다. 서의우와 자신의 몸을 덮은 이불을 조금 걷어 보니 하반신 상태가 어렴풋이 보였다.

    권재진의 엉덩이에 잠든 서의우의 하체가 바로 밀착해 있고, 그의 중심이 안쪽에 들이찬 모습이었다. 곧고 긴 분홍빛 자지가 재진의 배 속에서 늘어져 있었다.

    그제야 퍼뜩 정신이 들었다.

    ‘하.’

    기절하기 직전에, 서의우가 무언가 듣도 보도 못한 희대의 미친 소리를 했던 것 같긴 했다. 다만 당시엔 정신이 흐려서 정말 그 일이 벌어졌던 것인지 아니었는지 좀 혼동됐다.

    쉬지 않고 키스하고 섹스해 주겠다니. 그게 연애라니.

    ‘이, 이, 이 정신 빠진 새끼가…….’

    설마, 그 발언을 진심으로 내뱉은 거였나? 아니, 서의우라면 분명히 진심이었겠지만……. 이렇게 곧바로 실행에 옮기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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