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4화 〉 또다른 아름이 (2)
* * *
"그거 말고는 또? 또 내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자신이 더 해줄 일이 있냐고 물어보는 아름이.
'더 부탁할거...? 생각해 본적이 없는데...'
당황스러운 것도 당황스러운 거지만 지금 빨리 하고 싶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하니 제대로 된 생각이 돌아갈 리 만무했다.
그래도 지금 뗑기는거... 필요한거...
아!
"아름아..."
"응 언니."
"고, 고양이귀... 여기에도 있어...?"
"응 있지. 고양이귀 하고 해줄까? 그런거 좋아해? 아까 자위할 때도 어떻게 찾아서 쓰고 있긴 하더라."
"아니... 그... 으으... 내가 하고 싶어서..."
"아아...♥"
아름이는 이해했다는 듯 신이 난 발걸음으로 옆 방에 다녀왔다.
돌아온 아름이는 커다란 캐리어를 끌며 방 구석에 펼쳐놓았다.
"헉... 그렇게 준비한게 많아...?"
"언니가 기분좋았으면 해서 많이 해뒀지. 어디보자... 저번에 시킨 목걸이랑 귀가..."
캐리어 안의 다른 물건들도 궁금했기에 슬쩍 엿볼까 해서 침대에서 찔끔찔끔 옆으로 몸을 옮겨봤지만, 내가 확인하기 전 아름이가 가방을 콩 하고 닫으며 다시 내 옆에 다가와 앉았다.
"목 내밀어줘 언니."
"응."
가죽이 목을 감싸는 느낌과 함께 머리에 고양이 귀가 꽂힌다.
"저번에 이게 그렇게 좋았어?"
"응..."
"어떤 부분이 좋았는데?"
"이거 하고 있으면... 완전히 아름이 꺼가 된 것 같아서... 좀 안심되고 더 어리광 부려도 될것 같은 그런... 아흐.. 너무 부끄러워... 그냥 해주라..."
이정도 말했으면 알아들었을 것이다.
더 이상의 부끄러움은... 으으 이제 이런건 됐고 빨리 빨리.
조금 더 내려가 침대 끝에 걸쳐 앉은 나. 그리고 그 앞에 무릎을 꿇고 내 다리를 벌리는 아름이.
아름이는 내 팬티를 거칠다 싶을 정도로 벗겨서 던졌다.
"아앗..!"
"가만히 있어. 아 아니다. 소리 잔뜩 내주라. 그게 더 야할거 같아...♥"
"..."
"우리 암고양이, 다리 벌려야지."
"네..."
뜨거운 열기를 숨으로 뱉어낼 수 있었던 가슴과 다르게 한껏 달아오른 채로 여지껏 속옷 속에서 뻐끔거리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던 보지는 아름이에게 보여져 부끄러운 것처럼 입을 다문채 애액만 질질 흘리고 있었다.
"너무 예뻐. 존나 야하고. 언니도 알아?"
"..."
"하아... 이렇게 귀엽고 예민한 보지가 온전히 내꺼라는게... 흐으. 얼마나 흥분되는 일인지..."
"아름이도 변태... 그만 쳐다보고... 빨리...♥"
"언니 아까 못가고 아둥바둥 했던거 내가 다 갚아줄게."
살짝 벌렸다가 빤히 쳐다보는 아름이가 부끄러워 다시 베베 꼬고 있던 내 다리는 아름이가 허벅지에 손을 올리자 마자 무장해제되어 스르륵 경계를 푼다.
츄르릅... 츄릅... 츄릅...
아무 것도 하지 않았는데 이미 흥건해져 이불 끝을 적시고 있던 애액이 아름이 혀를 만나 물기 촉촉한 소리를 낸다.
"하으읏.. 흐으응..!"
따뜻하고 말랑말랑한 아름이의 혀가 위아래로 길게 보지를 훑는 감각에 자꾸 허리가 찌릿하며 튕긴다.
"이거.. 이상해.. 아흐응..!"
기분 좋은데.. 뭔가 자꾸 이상한 꿈틀꿈틀한 느낌에 아름이의 혀에게서 도망치려는듯 골반이 위아래로 자꾸 튕겨오르지만, 다리 아래로 손을 넣은 채 내 보지를 핥고 있는 아름이에게서 도망 칠 수 있는 길 따위는 없었다.
"헤으응...!"
결국 끓어오르는 쾌감은 절정이라는 문을 거칠게 노크하다 아름이가 클리토리스를 일부러 이로 꾹 누름과 동시에 온몸을 꿰뚫었다.
"허억.. 허어..."
반사적으로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로 바들바들 떨고 있는 내게 아름이가 말을 건다.
"언니."
"후으... 응...♥"
"예쁜 얼굴 가리지 마. 한번만 하는 경고야. 한번더 그러면... 돌아가야지 헤헤..."
"아... 미안, 미안 아름아. 제발 그러지 말고..."
"그러니까 앞으로는 야하게 찌푸리는 얼굴 다 보여주기"
"응..."
아름이는 내가 얼굴을 가리는 걸 싫어했다. 사실 나는 내 얼굴을 못보니까 내 얼굴을 보고싶어하는 심리가 정확히 이해는 안가지만...
지금 나를 보고있는 아름이의 이런 야한 얼굴을 못보면 그거대로 섭섭할 것 같기도 하다.
"계속할게."
아름이는 나를 진정시키듯 내 아랫배를 스윽스윽 쓰다듬으면서 다시 입술을 질구에 갖다댔다.
더 게걸스럽게 애액을 탐하는 아름이의 혀놀림에 안그래도 절정 후 민감해져있던 보지는 고장난 라디오처럼 찌릿거리는 신호를 뇌로 보낸다.
'이거.. 이거.. 뭔가 위험한 느낌♥"
익숙하지 않다는, 미지가 주는 공포가 함께하면서도 지금까지 못겪어본 쾌락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그 모든 걸 덮어줄 만큼 거대했다.
움찔거리는 내 몸을 꾹 누른 채 아름이는 혀를 질 안으로 밀어넣어 질 벽의 주름 하나하나를 핥듯 혀를 놀렸다.
"후으흥.. 아름아.. 이거.. 이거..!"
아름이는 야시시한 눈웃음으로 내게 답할 뿐 멈춰 줄 생각이 없어보였다.
아름이의 손가락 외에는 다른 뭔가의 침입을 허용해본 적 없는 내 보지 속이 보들보들한 아름이의 혀의 촉감에 조였다 풀었다를 반복하며 끊임없이 쾌락을 재생산했다.
얼굴을 가리려던 걸 겨우 떠올라 참고 허리부터 손까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겨우 이불 옆을 꽉 잡은 채 쾌락을 견뎌낸다.
아까와는 다른, 마찰이 만들어내는 쯔븃 쯔븃거리는 소리와 내가 내고 있다고 믿기지 않는 절규와도 같은 신음이 고요했던 방안을 가득 채운다.
쯔븃 쯔븃
"또.. 또.. 갈 것 같아.. 아름아..! 흐윽..!"
이불을 꼭 잡은 손에 힘이 빠지면서 넘치는 쾌감에 허리와 등을 휘며 몸부림 치는 나.
아름이는 내가 이불을 놓치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 두 손에 깍지를 끼며 나를 바라본다.
'이럴때 그렇게 다정한 눈맞춤은 반칙이자나... 흐으응...'
"가... 진짜 페흐읏...!!"
허리가 활처럼 휘며 아름이의 얼굴에 보지를 박는 것 같은 자세로 한참을 파르르 떤 후 다시 침대에 풀썩 눕는다.
애액이랑 같이 아름이가 직전까지 쓰다듬던 아랫배 안쪽이 찌릿거리며 땡기는 느낌이었는데...
몸 안의 뜨거운 열기와 기력을 한꺼번에 뽑힌 것만 같아...
"허어... 허어.. 허어..."
머릿 속에 가득했던 절정에 대한 공포와 기대, 흥분 등 여러 감정이 새하얀 절정의 충격에 덮여 얼어붙는다.
"에헤... 헤에..."
큰 거울로 되어있던 천장에는 임시 반장으로 반을 인솔하던 청순한 여대생은 어디가고 발정기에 젖어 절정의 여운에 달뜬 숨을 뱉어내는 암고양이가 비쳐보인다.
"좋았어?"
어느새 내 옆에 누워 나를 쓰다듬어주는 아름이.
아름이에게 한껏 절정한 뒤 받는 쓰다듬은 안정감과 황홀감을 함께 채워준다.
"앗... 얼굴..."
"아... 내 고양이가 조금 물이 많아야 말이지..."
내가 뿜어낸 애액과 시오후키의 흔적에 젖어있는 아름이.
놀리듯 웃는 아름이를 꼬옥 껴안으며 머리맡에 있는 수건으로 꾹꾹 눌러 닦아준다.
"미안..."
"아냐, 좋았어?"
"응.. 진짜진짜... 너무 좋았어."
역시 아름이가 아니면 안되게 돼버린 몸이...
"흐읏...! 가, 갑자기..! 아르마아.. 왜애..."
이대로 안은 채로 잠들 줄 알았는데 갑자기 내 보지를 쓰다듬는 아름이의 손길에 흠칫 놀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따졌다.
"이대로 끝낼꺼야? 아직 발정난거 다 못풀었잖아."
"아,아니... 나는 괜차는데에...!"
말을 제대로 이어가는 것도 겨우인 나는 제대로 반항도 못하고 아름이가 세개 쓰다듬으면 더 크게 떨고 부드럽게 만져주면 힘이 풀려 꼬옥 안기는 것 밖에 못하는 상태로 한참을 만져진다.
"변태년. 암캐년. 동생 티셔츠 냄새 맡으면서 딸이나 치는 발정난 년."
"너.. 너무해앳..!"
"말로만 그러고 좋아하잖아 이런 말."
"..."
"또 고양이 흉내 내주라."
"그치마안..."
뚝
아름이는 내가 거절하려는 말을 꺼내자 나를 어루만지던 손길을 멈춘 채 나를 바라본다.
"싫으면 말고. 이제 잘까?"
"..."
이런거 시키는 아름이가 나쁜데...
아름이가 기분좋게 해주는 걸 인질로 걸고 협박을 하니까아...
나는 어쩔 수 없이, 그래 아름이한테 대들었다가 어떻게 될 지 모르니까아...
몸이 달아오르며 혈액순환이 빨라진 탓인지 아까보다 취기가 더 오른 느낌이고, 금방 자기합리화를 마친 나는 아름이의 가슴에 뺨을 비벼대고 있었다.
"냐앙... 냐아옹...♥"
"그래. 이래야지."
"냐아...♥"
아름이는 한쪽 손으로 속옷 위의 유두를 살살 괴롭히며 다시 질구 주변을 천천히 쓰다듬어줬다.
아까는 부끄럽게 보였던 거울 속 풀어진 표정의 내가 이제는 오히려 야하게, 흥분되는 배덕감을 자극하는 요소일 뿐이다.
인간 이하로 다뤄지며 기꺼이 복종하는 쾌락의 노예.
원래 남자였었다는 거부감따위는 간질간질한 답답함을 해소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못했기에 버린지 오래.
"손... 암컷 즙때문에 축축해..."
몸에 힘을 푼 채 앙앙대고 있던 내게 미끌거리는 손을 건넨 아름이.
거울로 봤던 매끈한 분홍빛 보지가 아름이의 손길에 이만큼 젖었다는걸 확인한 것 같아서 흥분감이 커진다.
"깨끗하게..."
"츄릅. 핥짝. 핥짝. 헤헤...♥냐아..?"
"시키지 않아도 잘하네. 마지막 상줘야겠다."
상이라는 말에 움찔하며 보지가, 자궁이, 아니 온몸이 기대하는 것이 느껴진다.
게다가 아름이도 그런 나를 눈치챘는지 갑자기 내 입에 넣었던 손가락을 더 입안에 밀어넣으며 혀에 비빈다.
"우음.. 으읍.."
"됐다..."
"푸하아..."
숨이 막힐 정도로 혀를 괴롭히던 아름이의 손을 오히려 내가 핥기 시작할 때보다 반짝거리며 젖어있었다.
"이정도면 될것 같아. 언니가 일어나서 여기에 넣어줘."
"...?"
이해가 되지 않아 눈을 꿈뻑이는 나를 둔 채 아름이는 옆 의자에 앉아서 무릎 위에 얹은 손의 중지와 약지만 치켜든다.
"냐아...?"
"왜이래~ 알면서."
씨익 웃는 아름이는 가느다란 손가락만 까딱까딱하며 나를 기다렸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