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건배 @cheers_high5
물에 젖은 셔츠... 이건 귀하군요
뺘뺚뺘 @qqqiii111
하... 호123성아 볼따구 함만 쪼옥. 빨아묵어 보자
세이호 @say_ho_sung
나이트 스위밍 뮤비 너무 좋아서 [email protected]째 돌려보는 중ㅠ 30번까지 세다가 그 후는 포기했어.. 아니 이러다 오늘도 공부 못할듯ㅋㅋㅋㅠ
혜아 @hyeahyeahyeaa
이번 곡은 발매 시기까지 완벽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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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아 @hyeahyeahyeaa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이 계절이랑 너무 잘 어울려 그래서 7집 수록이 아니라 싱글로 뺀 걸까? 잘은 모르겠지만 결론은 최고된다구~~~
순듀부 @s00ntofu
나 왜 저기 없어...? 하5 사이에 껴서 놀고 싶다ㅠ
☆ⓗⓐⓝ☆ @hana1lil
홋엉에게 안 어울리는 스타일이란 존재하지X 리조트룩까지 잘 어울릴 일? 그리고 귀 뒤에 플루메리아 꽂은 거 청순하고 넘 예뻐
아가밤비가세상을지배한다 @Bambi_rules_the_World
(gif.)
헉헉 헉 헉 허헉 헉 허리라인 미쳤 허헉 헉 헉
‘아가밤비가세상을지배한다’는 정성스럽게 gif 파일까지 만들어 올렸다. 한호성이 대형 백조 튜브 위로 올라가는 장면이었다. 원본은 건전하기 짝이 없는데, 허리만 클로즈업하자 어쩐지 야한 분위기가 되었다.
“리프윗은 또 왜 이렇게 많이 됐지.”
우영찬은 짜증스레 중얼거리면서도 ‘좋아요’를 눌렀다. 어쨌거나 사진 자체는 예쁘니 나중에도 감상할 작정이었다.
그 외에도 잘 보정된 사진을 찾아다니던 도중, 우영찬은 누군가의 대화 타래를 발견했다.
김볶밥 @kimbockbab
하시바 나 왜 제논챌린지 이제 봄?ㅋㅋㅋ 강의시간에 몰래 보느라 나까지 웃참챌린지함 주먹쥐고 허벅지 개때리니까 멍든 것 같음ㅋㅋㅋㅋzzz
˪건배 @cheers_high5
그걸 이제 봤다고요? 축하합니다 당신은 제논챌린지를 본 마지막 클랩입니다!
˪김볶밥 @kimbockbab
아 놀리지마욬ㅋㅋㅋㅋ 진짜 너무한다 다들 나만 빼고 이런 재밌는 걸 보고 있었다 이거지
˪건배 @cheers_high5
아니 제논챌린지 지금 위튜브 실시간 1위인데 어떻게 못보셨냐구요ㅋㅋㅋ 볶밥님 와이파이 오늘 터진 편?
“……실시간 1위라고.”
그 웃기지도 않은 영상이 위튜브 1위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우영찬은 다시 위튜브에 들어갔다. 그러고는 ‘실시간’ 탭을 클릭하자마자, 자신의-정확히는 제논의- 얼굴이 큼지막하게 나온 섬네일과 마주치고 말았다.
이곳이 ☆원조맛집☆ 제논이 직접 하는 ‘제논챌린지!’ / JAENON Challenge
“…….”
동영상 제목을 읽은 순간, 우영찬은 없는 쪽도 팔리는 기분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아무리 제 얼굴은 아니라지만 자신이 다 낯부끄러울 정도였다. 이 수치에 비하면 딸기 인형 탈을 뒤집어쓰고 춤춘 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도대체 편집한 사람이 누구냐.’
자신이 제논 챌린지를 허락했기로서니 아주 돗자리 깔고 북 치고 장구 치고 난리가 났다. 섬네일부터가 저러니 영상도 장난이 아닐 것 같았지만, 차마 확인할 엄두가 안 났다. 우영찬은 댓글 창만 살짝 엿보기로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쟤네 원래 이렇게 웃기는 애들이었어?ㅋㅋㅋ
-생긴 건 완전 도도앙큼깜찍 아가고영도련님인데 재규어ㅋㅋㅋㅋㅋㅋ
-보고 싶은데 03:42의 벽을 도무지 넘지 못하겠음
-ㅋㅋㅋ이거 무슨 작가에게 직접 설명 듣는 작품 전시회 같다ㅋㅋㅋㅋ 작품세계 뚜렷하시네ㅋㅋㅋ
웃긴 영상이 으레 그러듯 댓글 창은 키읔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우영찬은 자신을 비롯한 하이파이브가 그날 그렇게까지 재밌는 대화를 했던가, 기억을 되돌아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렇게나 사람들을 웃길 만한 대화는 아니었다. 아마 편집이 절묘하게 들어간 모양이었다.
-제논 멘탈 약한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까 개쎄다 자기 흑역사고 상처받았을 만한 사건인데 웃으면서 언급하다니ㄷㄷ
-왠지 맘이 따수워져 우울한 생각을 떨쳐내고 저렇게 웃기까지 얼마나 보이지 않는 노력을 했을까?
-처음엔 웃느라 눈물났는데 한호성이 마무리 멘트 칠 때 찐으로 울어버리고 말았음...... 와엠아크라잉......... 제논아 행복하자 하이파이브 행복하자.....
어째서인지 감동한 사람도 간간이 보였다. 우영찬으로선 그런 사람들이야말로 이해되지 않았다. 저 사람들이라면 길가에 널브러진 개똥에서도 감동 요소를 찾아낼 수 있을 터였다.
“세상엔 정말 별별 일이 다 있군.”
어제 공개된 ‘Night Swimming’ 뮤직비디오도 못 한 실시간 1위를 제논 챌린지 따위가 차지하다니. 보고도 믿을 수가 없어 댓글 창의 스크롤을 내릴 때였다.
-저 청년 이름이 제논이군요. 올해 초 저희 가게에 방문하여 거울을 사 가 기억하고 있읍니다. 오랜 고민 끝에 육각 양면 거울을 고르는 모습이 참으로 신중해 보였지요. 준수한 얼굴에 수심이 깊게 드리워져 어떤 사연인가 궁금하였는데, 지금은 근심을 잊은 듯하여 안심이 됩니다. 제논 군 잠시 스쳐 간 인연이나마 이 아재가 응원합니다. 항시 건강하십시오.
‘육각 양면 거울’이라는 단어를 읽은 순간, 우영찬은 몸을 벌떡 일으켰다.
‘김제국이 올해 초, 육각 양면 거울을 사 갔다고?’
사실이라면 결정적인 정보였다. 제논의 블로그를 통해 다른 건 얼추 알아냈으나, 딱 한 가지 거울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으니 말이다.
실험할 만한 가치가 있었다. 이 시간에 어딜 가느냐고 묻는 멤버들에게 대충 둘러대고서, 우영찬은 숙소를 나섰다.
***
우영찬은 한호성에게 연락할까, 생각하다가 그만두었다. 한호성은 현재 외갓집에 가 있었다. 내일이 외할머니의 팔순이라, 잔치에 참석하진 못하더라도 얼굴이라도 뵙기 위함이라 했다.
가뜩이나 근래 끼니 챙길 새조차 없이 바빴던 한호성인 만큼, 고작 반나절의 휴식을 방해할 순 없었다. 어차피 조수 역할을 해 줄 사람은 따로 있었다.
“이게 가능하리라고 생각하는 건가.”
“어.”
장소와 필요한 물건을 제공해 준 것과 별개로, 우성한은 아직도 우영찬의 주장을 믿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어차피 모든 건 결과가 증명해 줄 터다. 우영찬은 우성한을 뒤로하고 마법진을 그렸다.
“촛불도 다 켰고, 이제 남은 건 하나뿐이다.”
우영찬이 손을 내밀자, 전 비서가 큼지막한 육각 양면 거울을 가져왔다. 우영찬은 그것을 받아 들고서는 잠시 들여다보았다.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한 거울에 자신의, 아니 김제국의 얼굴이 선명히 비쳤다. 우영찬은 낯선 듯 익숙하고, 익숙한 듯 낯선 그 얼굴을 보며 물었다.
‘너는 이대로 살고 싶은 거냐.’
물론 아니었다. 우영찬에겐 우영찬만의 인생이 있었다. 그러나 이 상태로는 그 인생을 살아갈 수 없었다. 한호성과 키스할 수 없는 건 덤이었다.
우영찬은 망설임 없이 거울 속 남자에게 주먹을 날렸다.
퍽, 흡사 전구가 터지는 듯한 소리와 동시에 거울이 부서졌다. 깨어진 거울 파편에 우영찬의 모습이 비쳤다.
이내 우영찬은 눈을 감고 소원했다.
‘내 몸을 되찾고 싶다.’
마법진을 에워싼 아홉 개의 촛불이 흔들거렸다. 모든 창이 닫혀 바람 한 점 들어오지 않는데도, 촛불의 흔들림은 점점 커져만 갔다.
이상을 알아차린 우성한과 전 비서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런다고 영문을 알아낼 수 있을 리 없었다.
촛불은 이제 열정적인 무희처럼 흔들렸다. 불이 확 솟구치더니 일시에 꺼져 버렸다.
“……아…….”
사리사리 흔들리는 연기 사이로, 남자가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아, 안, 돼…….”
크게 뜨인 눈이 우성한과 마주쳤다. 검은 눈동자가 공포에 질려 잘게 떨렸다. 우영찬이라면 결코 짓지 않을 표정이었다.
“네가 김제국이군.”
우성한의 단언에, 남자는 사형 선고라도 받은 듯한 얼굴이 되고 말았다.
***
“오빠, 나랑 사진 한 번만 찍어 주면 안 돼?”
“당연히 되지. 열 번도 돼.”
“정말?”
사촌 동생이 냉큼 핸드폰을 꺼냈다. 그는 한호성의 팔을 꼭 끌어안고 사진을 찍어 댔다. 한호성은 관광지의 조형물처럼 가만히 서서, 사촌 동생이 만족할 만큼 사진 찍을 때까지 기다렸다.
“나 이거 프사 해도 돼?”
“응.”
“SNS에 올리는 건?”
“너만 괜찮다면 난 좋아. 그런데 세연아,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거지만 네 얼굴까지 캡처되어 인터넷에 퍼지게 될지도 모르는데……. 정말 괜찮겠어?”
“어, 상관없어!”
인터넷상에 자기 사진이 퍼지는 게 어떤 일인지 알기에, 한호성은 내심 사촌 동생이 사진을 올리지 않길 바랐다. 하지만 본인이 괜찮다고 하니 더 말리기도 뭣했다.
그때, 한호성의 어머니가 넌지시 물었다.
“세연이가 올해 열여덟 살이던가?”
“이모, 저 열아홉 살이요. 설날에도 헷갈리셨으면서.”
“그렇구나. 그럼 이제 고등학교 3학년이겠네?”
“네.”
“공부는 잘되어 가고?”
“그럼요.”
사촌 동생은 자신 있게 대답했다. 아닌 게 아니라, 그는 전교에서 손꼽는 성적의 학생이었다. 이변만 없다면 원하는 대학의 원하는 학과에 합격할 터였다.
“세혁이는?”
“이세혁도 못 하지는 않을걸요.”
“그래. 하긴 우리 집안 애들이 옛날부터 머리는 비상했지. 혹시 자소서나 면접 준비하면서 궁금한 거 생기면 이모한테 물어보고.”
“네! 나중에 자소서 쓸 때 여쭤볼게요.”
화제가 금세 대입으로 옮겨갔다. 외삼촌까지 합세해 요즘 입시의 경향에 대해 늘어놓았다. 그 틈을 타 한호성은 도망치듯 작은 방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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