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방울전-90화 (90/102)

90화

으음…. 율은 잠결에 목이 타들어 가는 갈증을 느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눈을 겨우 뜨고 주위를 둘러보는데 안방 이불 위에 누워 있는 게 아닌가. 곁에는 이불이 따로 펴져 있고 거기엔 이락이 윗옷을 벗은 채 잠들어 있었다.

율은 잠시 긴장하였다가 머리맡에 있는 물 주전자와 그릇을 발견하였다. 이락이 미리 가져다 둔 것인가. 그릇에 물을 가득 따라 단숨에 들이켜니 그나마 살 것 같았다. 율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기억을 더듬었다.

대체 여기까지 어떻게 온 거지. 중간중간 끊긴 기억들을 이어 붙이다 시선이 이락의 몸에 가 닿았다. 넓은 흉통이 숨을 쉴 때마다 오르락내리락하였고 그 아래로 군살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단단한 복부까지…. 한마디로 완벽한 몸이었다.

계속하여 밑으로 시선을 옮기던 율은 흠칫했다. 이락의 바지 가운데가 불룩 솟아 있었다. 아니… 저것이 왜 저렇게… 올라와 있지…. 흉흉하게 생긴 그의 양물을 떠올리자 난데없이 입에 침이 고인다. 예상치 못한 반응에 율은 당황하여 침을 꼴깍 삼키고는 얼른 외면하였다.

이락이 깼다가는 봉변을 당할 것 같아 조심스레 그릇을 머리 위에 내려놓고 멀찍이 떨어져 돌아누웠다. 그런데 우습게도 조금 전 봤던 이락의 몸이 자꾸 떠오르고 신경이 쓰여 잠이 오질 않는다.

희한하다. 이락이 금산에서 웃통을 까고 다닌 게 하루 이틀도 아닌데, 이제 와서 왜 신경 쓰이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눈을 감고 꼼지락거리던 율은 도통 잠을 이루지 못하고 엉겁결에 돌아눕다 헉, 하고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잠든 줄 알았던 이락이 눈을 뜨고 저를 빤히 보고 있는 게 아닌가.

“이락 님…?”

불러도 대답이 없기에 율은 가까이 기어가 눈앞에서 손을 흔들었다. 미동조차 없다. 주무시는 거 맞죠? 순간 이락이 손을 탁 낚아채 잡아당긴다. 졸지에 그의 품에 끌려 들어갔고, 벗어나려고 하니 허리를 단단히 감싼다. 이미 발기한 그의 양물은 율의 허벅지를 사정없이 찔러 댔다.

“잠, 잠시만요. 주무신 게 아니었습니까?”

“그리 뜨겁게 쳐다보는데 어찌 잘 수 있겠어.”

“제가 언제 뜨겁게 봤습니까!”

“내 자지를 보며 입맛을 다신 걸 모를 줄 알고.”

율은 화들짝 놀라 부정했다.

“입, 입맛이라뇨. 아닙, 앗!”

허리를 감싸던 손이 아래로 내려가 율의 엉덩이를 꽉 움켜쥐었다. 떼어 내려고 하자 이젠 아예 대놓고 주물러 댄다. 율은 얼굴이 붉어져 몸을 바둥거렸다. 벗어나려고 하면 할수록 이락은 더 옭아매며 양물을 비벼 댔다. 쉴 틈 없이 자극을 주는 바람에 율 또한 단전 아래가 뻐근해지며 발기를 시작했다. 율은 곤란한 얼굴로 이락의 어깨를 잡았다.

“하… 하지 마십시오….”

이락이 서운한 표정을 한다.

“나를 연모한다고 고백까지 해 놓고 너무하는구나.”

율의 눈이 커졌다. 제가요? 언제요?

“기억 안 나? 취해서 내게 고백했다.”

율은 충격에 말을 잃었고 이락은 태연하게 거짓말을 이어 갔다.

“이락 님 연모합니다. 부디, 제 보잘것없는 몸뚱이를 거둬 주시어요. 그러면 평생 이락 님만 바라보며 살겠습니다.”

“제가… 그랬다고요? 잘못 들으신 거 아닙니까…? 왜 나이를 잡수면 듣는 귀도 어두워지고 그러지 않습니까….”

“내 너한테 눈이 멀었을지언정 귀는 멀쩡하다. 실은 더 상스러운 말도 했는데, 네가 울 것 같으니 관두마. 나는 네가 그리 음탕한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제… 제가 또 뭐라고 하였는데요?”

“이락 님 양물을 빨고 싶어요.”

“예에?”

율은 기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갈등했다. 전 같으면 아무리 취해도 그런 말을 할 리 없다고 장담했을 텐데, 지금은 다르다. 조금 전에도 이락의 양물을 보며 살짝 동하질 않았던가.

율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으니 이락이 율을 눕히고 그의 가슴 위로 올라탄다. 당황한 율이 입을 벌리고 쳐다보니 그대로 바지를 내려 양물을 꺼낸다. 휘청. 커다란 양물이 위로 솟았고, 율은 제 가슴 위에 올라앉은 이락의 팔을 붙들었다.

“뭐, 뭐 하시는 겁니까!”

“먹고 싶다니까, 소원을 들어주게.”

“제가 언제 먹고 싶다고 했습니까! 빨리 내려가십시오!”

강제로 떠미는데 꿈쩍도 하지 않는다. 반대로 일어나려고 해도 마찬가지였다. 눈앞에서 꺼덕이는 이락의 양물을 보는데 기가 차게도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눈치 빠른 이락은 자세를 기울여 율의 입가에 자신의 양물을 바싹 가져다 댄다. 율은 입을 암팡지게 다물고는 눈에 힘을 줬다. 절대 입을 열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는데 이락이 눈썹을 아래로 내리고 어울리지도 않게 측은한 표정을 한다.

“한 번만….”

으음. 으음. 고개를 젓자 이번에 귀두를 입술 위에 문지른다. 율은 눈 밑을 일그러트리며 버텼는데 이락이 또 측은지심을 유발한다.

“율아…. 넌 내가 딱하지도 않으냐. 이 나이에 새파랗게 어린 너한테 한번 빨아 달라 구걸이나 하고 있잖아.”

율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여전히 이락의 양물 끝이 제 입술 주변에서 맴돈다. 그의 살 내음에 몸이 달아오르며 마음이 흔들렸고 결국은 입을 벌렸다. 그러자 이락이 아랫입술을 슥, 핥으며 악당처럼 웃는다.

“예뻐라…. 조금 더, 옳지. 잘하네.”

뺨을 어루만지며 달래는 바람에 율은 입을 더 벌렸다.

“이제 혀를 내밀어.”

망설이던 율은 두 눈을 질끈 감고 혀를 내밀었다. 뜨거운 살덩이가 혀끝에 느껴진다. 율은 조금 더 용기를 내어 이락의 귀두를 혀로 할짝댔다. 눈을 뜨니 이락이 야하게 웃으며 저를 내려다보고 있다. 얼굴에 만족감이 드러났고, 그것이 율에게 흥분을 불러일으켰다.

더 벌려 그의 양물을 물자 워낙 커서 반도 채 들어오지 못한다. 앞에만 물고 있는데도 이락의 눈동자가 붉은색에 가깝게 변하였다. 후, 하고 숨을 몰아쉰 그는 율의 턱을 쥐고는 허리를 살짝살짝 움직여 입에다 담금질했다.

양물이 안으로 깊게 들어올수록 턱이 아리고 입가로 타액이 흘러내렸다. 율은 어떻게 숨을 쉬어야 할지 몰라 얼굴이 터질 것처럼 빨개졌다. 그러자 이락이 양물을 빼더니 손으로 그러쥔다.

“벌리고 있거라.”

이락은 율의 얼굴을 눈에 새기며 손을 앞뒤로 문질렀다. 그 속도가 차츰 빨라지자 미간이 일그러진다. 욕망에 젖은 이락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턱 막혔다. 큭, 순식간에 이락의 복부가 단단하게 수축하며 멀건 씨물이 율의 입과 얼굴에 뿌려졌다. 하아, 하아, 거칠게 숨을 몰아쉬던 이락은 양물을 쥐고 아래서부터 위로 밀어 올리며 나머지 씨물을 율의 입에 짜 넣었다.

비릿한 것이 입에 들어왔는데도 역겹다는 생각보단 더 먹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다. 내가 드디어 미쳐 가는구나. 입을 다물고 꿀꺽 삼키고 나니 이락이 얼굴에 묻은 것을 다정하게 닦아 주고 율의 입술을 집어삼킨다.

이제 끝났다고 안도한 찰나 그의 손이 아래로 내려가 바지와 다리속곳을 벗겨 냈다. 빈틈없이 빠른 동작에 율은 당황하여 이락의 팔을 잡아 제지했다.

“방… 방금 사정을 하셨지 않습니까….”

“그래서.”

“다시… 주무셔야죠….”

“네가 토끼에 대해 모르는 게 있는데, 토끼는 원래 한 번의 사정으로 끝나지 않아. 밤새도록 할 수 있는 게 토끼다.”

“토끼가 언제부터 그런 흉측한, 아아…!”

율이 허리를 들어 올렸다. 이락이 양물을 쥐고 엄지로 앞부분을 쑤셨기 때문이다. 그만! 하지 마십시오. 말릴 새도 없이 거침없이 목을 빤다. 평소와 달리 그 세기가 강하여 피부에 소름이 돋았다. 이로 깨물고 핥고, 마치 자신을 먹어 치울 듯이 구는 바람에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락 님… 이락 님….”

“보채지 말아라. 천천히 다 먹어 줄 테니.”

“그것이 아니라, 으읏… 그렇게 세게 하시면, 아….”

이번엔 아래로 내려가 젖꼭지를 괴롭힌다. 찌릿찌릿한 통증과 쾌감이 동시에 몰려오면서 머릿속은 점점 하얗게 변해 갔다. 가슴을 빨아 주는 것이 원래 이리 기분 좋은 것인가. 저절로 허리가 들썩였다. 그만하라고 밀어내야 하는데 이젠 몸이 달아올라 그가 뭐든 해 줬으면 바라게 된다. 그러는 사이 사정감이 몰려왔고, 그의 손에 멀건 액을 토해 냈다.

이락은 물고 있던 젖꼭지를 뱉고 자신의 손을 적신 율의 씨물을 보며 소리 없이 웃었다. 율은 기운이 쏙 빠져나가 다리를 벌린 채 숨만 쌕쌕 몰아쉬었다. 이락은 손에 묻은 씨물을 율의 구멍에 대고 문질렀고 이어서 그의 손가락이 살을 헤집으며 안으로 들어왔다.

“음….”

율이 입술을 깨물며 신음을 참자 이락이 아래를 유심히 관찰한다.

“그거 알아? 네 젖꼭지 색과 여기 구멍 색이 같다는 거.”

“읏. 이락 님….”

“그리고 둘 다 맛이 기가 막히지.”

“입 좀 제발….”

“아쉽구나. 거울이 있으면 직접 보여 줬을 텐데.”

“보고 싶지, 아!”

이락이 손가락을 구부려 바깥으로 긁어낸다. 율은 야릇한 신음을 내며 허벅지를 움츠렸다. 이락 님. 이락 님…. 애타게 부르니 이락이 다리를 도로 벌리고 곧바로 자신의 양물을 가져다 댄다. 율이 겁먹은 얼굴로 애원했다.

“부, 부탁이 있습니다…. 제발 살살 해 주십시오….”

“살살?”

“예… 살살….”

이락은 선뜻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러지.

율이 안심하는 순간 그는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를 꺼냈다.

“대신, 내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

“예…? 갑자기 무슨….”

“기진하고 내가 물에 빠지면 넌 누굴 구할 거냐.”

율은 당황하여 할 말을 잃었다.

“말해 봐라. 궁금해서 그런다.”

“질문이 이상합니다…. 기진 마마는 물에 사는 분이 아닙니까.”

이락이 흡족하게 웃었다.

“그럼 나를 구하겠다는 소리구나. 기진이 뒈지든 말든.”

“아니, 그건 아니고요…. 기진 마마는 제가 모시는 분인데, 신하 된 도리로 어떻게 그분을 모른 척….”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이락이 양물을 가차 없이 쑤셔 넣는다. 입구가 강제로 벌어졌고 율은 비명과 신음을 함께 터트리며 이불을 움켜쥐었다. 몸이 덜덜 떨리고 배 속이 저릿하였다. 눈물이 그렁하여 원망 어린 눈빛으로 이락을 쳐다보는데 그가 서늘하게 웃는다.

“아직 반도 안 들어갔다. 다시 물을 테니 잘 생각해서 대답해.”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