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화
율은 자신의 양물을 문지르며 울상을 지었다. 아무리 문질러도 사출은커녕 아프기만 할 뿐이다. 훌쩍이면서 문지르고 또 문질러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양팔을 바위에 걸치고 나른한 자세로 앉아 있던 이락은 그 모습을 보면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 멀었어?”
율은 울먹였다.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언제 빼겠느냐. 이리 와 봐라. 내 도와줄 테니.”
율이 머리를 흔들며 고집스럽게 버티자 이락이 피식 웃는다.
“관둬라, 그럼. 대신 그만 탕에서 나가 주면 좋겠구나.”
“왜… 왜 그러십니까?”
“네가 여기서 찢겨 죽으면 온천물이 엉망이 될 것 아니냐. 오장육부도 건져 내야 할 테고, 그럼 내가 얼마나 번거롭겠어? 아니 그러냐?”
“…….”
“자시가 얼마 안 남았다. 미리 인사는 해 둬야지. 잘 가거라. 부디 극락왕생하길.”
율은 번뇌에 휩싸인 채 쥐고 있던 양물을 손에서 놓고는 백정에게 끌려가는 소 같은 표정으로 이락에게로 머뭇머뭇 다가갔다. 그러자 이락이 눈으로 그런 율을 빤히 응시한다. 바로 코앞까지 온 율은 입술을 움직였다.
“…주십…시오….”
“뭐라는 것이냐? 크게 말해 봐라.”
율은 눈물이 그렁하여 더듬더듬 말하였다.
“사출을… 도와주십시오. 죽고 싶지… 않습니다….”
흐흑. 결국 눈물을 터트리더니 어깨를 들썩이며 운다. 이락은 율의 팔을 붙들어 끌어당기고는 허리를 감싸 안았다. 졸지에 몸이 포개졌고 율이 흠칫, 하며 굳는 것이 느껴졌다. 이락은 그런 율의 얼굴을 손끝으로 들어 올렸다.
눈물이 번진 얼굴을 보자 이락의 눈동자가 붉은 기운에 휩싸인다. 흐으윽, 우느라 벌어진 입술을 그대로 물고는 입 안으로 혀를 쑤셔 넣었다. 그러면서 손으로는 율의 양물을 쥐고 위아래로 부드럽게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럴 때마다 품에 안긴 몸뚱이가 움찔거리며 경련했다.
그러다 엄지로 귀두를 누르고 요도 구멍을 후벼 주니 율이 화들짝 놀라서는 떨어진다. 얼굴은 뜨거운 물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인지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 와중에도 이락은 율의 것을 쥐고 놓지 않았다.
“왜 흥을 깨고 그래?”
“아픕니다…!”
이락이 쯧, 혀를 찼다.
“이것도 아프다, 저것도 아프다. 왜 그리 불만이 많은지.”
“진짜 아픕니다. 기분도… 이상합니다.”
“좋은 거겠지.”
반박하려던 율은 입을 다물었다. 그러자 이락의 입술이 슬쩍 올라간다.
“내가 손 안 대고 빨리 빼는 방법을 알고 있는데, 해 줄까?”
율의 눈이 조금 커졌다. 그런 방법이 있으면 진작 말해 주지. 해 달라고 고개를 끄덕이니 이락이 바로 율을 들어서 평평한 바위 위에 걸터앉힌다. 졸지에 알몸이 드러나자 율은 다리를 모으고는 몸을 웅크렸다.
“뭐, 뭐 하시는 겁니까?”
“넣지도 말라, 손도 대지 말아라, 그러니 안 아프게 해 준다고. 내가.”
“그러니까, 왜 여기다 저를, 으앗!”
이락이 그대로 율의 다리를 잡아서 양옆으로 벌렸다. 중심을 잡지 못한 율은 풀이 있는 곳으로 벌러덩 넘어갔고 이락은 그대로 당겨 율의 양물을 한입에 물었다. 누워 있던 율은 고개를 번쩍 치며 들며 이락 님! 하고 비명을 질렀으나 그 외침을 오래가지 못하였다.
이락이 힘을 주어 빨자 율은 히익 소리를 내며 입을 틀어막았다. 발버둥을 치려 하였으나 다리를 붙들려 꼼짝할 수 없었고 결정적으로 양물이 입에 먹혀 있으니 반항을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상체를 일으키려 버둥거려도 일어날 수가 없었고 춥, 춥, 고개를 앞뒤로 움직이는 머리만 눈에 들어온다. 그 입 안이 얼마나 뜨거운지 율은 불이 붙은 것 같은 착각마저 느꼈다. 표피에 이락의 입술 점막이 비벼지고 치아가 살짝살짝 닿을 때마다 배꼽 아래로 찌르르, 이상한 느낌이 자꾸만 퍼진다.
“제, 제발, 그만, 하흣.”
이락이 바지를 입고 위에서 몸을 비벼 올 때와는 완전히 다른 쾌감이 몰려오자 율은 몸부림을 치며 손에 잡히는 풀을 쥐어뜯었다. 으읏. 그만. 그만 빼십시오. 아아, 고개를 겨우 들어 이락을 보는데 그가 율의 양물을 입에 물고는 눈만 위로 치켜뜨고 웃고 있다.
입 안에 들어간 양물이 너무 적나라하게 보였고 그 순간 율은 몸을 파르르 떨며 울컥하고 그의 입에 씨물을 쏟아 냈다. 이락은 입에 있던 씨물을 퉤! 온천 밖으로 뱉어 버리더니 입가에 묻은 것을 손등으로 훔치며 또다시 웃었다.
“어떠냐, 내 솜씨가.”
사정을 마친 율은 탈진하여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뒤늦게야 벌리고 있던 다리를 오므리고는 겨우 일어나려고 하는데 이락이 손을 잡아당겨 주니 몸이 그쪽으로 맥없이 끌려간다. 그러다 그의 가슴에 얼굴을 푹 묻고 안겨 버린 꼴이 됐다.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제대로 서지도 못하고 눈도 마주치지 않자 이락은 그런 율을 붙들고는 고개를 들게 하여 시선을 맞추고 눈물을 닦아 줬다.
“이제 겨우 한 번 뺐는데 이렇게 지쳐서야…. 버틸 수 있겠어?”
율은 숨을 몰아쉬며 겨우 두 다리에 힘을 주고 섰다.
“자시까지는… 얼마나 남았습니까?”
“일각.”
“다른 방법은 없습니까? 입은… 싫습니다.”
“손도 싫고, 입도 싫다? 그럼 뭐, 남은 건 하나네.”
이락이 율의 어깨를 붙들고 돌려세우더니 바위를 짚고 서게 한다. 뒤로 와서 바싹 붙어 서자 단단하게 발기한 이락의 양물이 엉덩이를 찔렀다. 율은 기겁하여 뒤를 돌아봤다.
“넣, 넣지 마십시오!”
그러자 이락이 율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귓가에 속삭인다. 누가 넣는다고 했어, 왜 지레 겁을 먹고 그러느냐. 마음 아프게. 그러더니 율의 고환 아래로 양물을 집어넣는다.
“다리에 힘을 주어라. 그래야 하는 맛이 하지.”
“이, 이것은 이락 님이 좋은 것 아닙니까?”
“서로 즐겨야 사출도 빨라진다. 그러니 너는 다리에 힘을 주고 가만히 있어. 내 다 알아서 할 테니.”
그는 율의 상반신을 꽉 끌어안고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체격이 차이가 나니 율은 바닥을 딛지 못하고 자꾸만 물 위로 떠 올랐다. 회음부 아래에서 이락의 단단한 양물이 왔다 갔다 비벼지는 게 고스란히 느껴졌다.
아까처럼 적나라하게 입으로 빠는 행위는 아니었으나 이건 이것대로 꽤 자극이 컸다. 율은 이번엔 신음을 내지 않으려 입을 꼭 다물고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이것은 살기 위해 하는 거다. 찢겨 죽임을 당하는 것보다 차라리 나으니까. 그러니 부모님께 죄송하게 생각해서도, 미래의 부인에게 미안해해서도 안 된다.
어떻게든 좋은 쪽으로 생각을 하려는데 때마침 이락이 율의 목덜미를 핥으며 가슴을 쥐어짜듯 움켜쥔다. 그러고는 손끝으로 더듬어 문지르고 엄지와 검지 사이에 끼고는 잡아당긴다. 으음. 율은 입을 더 꾹 다물었다. 퍽, 퍽, 퍽, 물속에서 쳐 대는 속도가 점점 빨라졌고 조금 전 사정으로 힘을 잃었던 율의 양물도 덩달아 반응을 보이었다.
양물이란 것은 어찌 이리도 간사하단 말인가. 주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기 멋대로 반응을 보이다니. 억울한 마음이 들었으나 이락이 귀를 핥으며 깨무는 순간부터는 다른 것을 떠올릴 수가 없었다.
이락이 귓구멍 안으로 혀를 넣어 거친 숨을 쏟아붓자 율은 저도 모르게 허벅지에 힘을 주고 이락의 것을 압박했다.
“하, 그렇지. 잘 조이네. 더 조여 봐라. 응?”
“이락 님… 아… 아아, 그, 그만,”
이락이 율의 귀와 뺨을 게걸스럽게 먹어 치우다 입술을 삼켰다. 가뜩이나 더운 탕 안에서 짐승처럼 붙어 헐떡거리고 있으려니 현기증이 날 정도로 머리가 핑 돌았다. 율은 정신이 점점 아득해져 가고 있었다.
퍽퍽퍽, 이락은 이제 율을 포박하듯 껴안고 물이 사방으로 튈 정도로 거칠게 들이박았고 율은 머리로 피가 몰리는 느낌을 받으며 입술을 깨물고 신음을 참아 냈다. 물에 둥둥 뜬 채 뒤가 범해지는 느낌을 받는 것이 꽤 나쁘지 않다는 게 충격이었다. 눈앞이 하얘지고 배 속에서 시작된 간지러운 느낌이 온몸을 타고 돌아다녔다.
아아, 분명 싫어야 하는 게 마땅한데 어째서….
그러다 갑자기 이락이 꽉 껴안으며 움직임을 멈춘다. 숨이 턱 막혔고, 동시에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더니 울컥하고 두 번째 파정을 맞이했다. 몸을 움찔움찔 떨면서도 여운이 쉽사리 가시질 않는다.
이락도 마찬가지였는지 등 뒤에서 들려오는 숨소리가 차츰 잦아들더니 율의 목덜미에 입술을 지그시 찍어 누른다. 벗어날 기운 따윈 남아 있지 않아 율은 그대로 몸을 축 늘어트렸다. 그러자 이락이 율을 끌어안은 채로 귓가에 속삭인다.
“내게 또 신세를 졌다. 덕분에 살았으니 은혜는 꼭 갚아라.”
하지만 율은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 가뜩이나 뿌옇던 시야가 점점 흐려지더니 의식이 멀어진다. 그리고 나중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