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비록 거짓된 운명이라 할지라도 Ⅱ(3) (9/11)

비록 거짓된 운명이라 할지라도 Ⅱ(3)

알렉이 차에 오르자 레너드가 곧바로 리무진 안의 운전석과 뒷좌석의 칸막이를 올렸다.

차의 유리는 차광 유리로 되어 있었다.

더 기다릴 수 없는 듯이 레너드의 입술이 갑자기 알렉의 입술을 덮었다.

“아…, 레너드, 읏.”

알렉은 부끄러웠지만 레너드는 그것까지 미리 염두에 두었는지 운전석이 보이지 않는 차를 선택했다.

그것은 레너드도 알렉을 원하고 있다는 의미이니까 거부할 생각 같은 건 해선 안 된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게 생각해도 수치심이 사라지질 않아 키스를 받으며 뒤로 눕혀진 알렉은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

“싫어…. 잠깐, 레너드… 여기서, 읍.”

“알렉… 알렉, 보고 싶었어.”

“응… 으음… 후….”

믿을 수 없었다. 레너드가 이렇게까지 자신을 원하다니.

여름 내내 서로 그렇게 맨살을 맞댔는데 만나지 못했던 2주 남짓한 시간 동안 알렉은 완전히 잊고 있었다.

레너드의 강한 감정과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에 대한 실감을.

그렇지만 지금, 각도를 바꾸며 입술을 빼앗고 혀를 휘감아 빨아올리는 격렬한 키스에 레너드의 사랑을 새삼 깨닫고 있었다.

간신히 입술이 떨어진 것은 그로부터 5분 이상 지난 뒤였다.

알렉은 숨을 헐떡거렸다.

“이러면… 숨 막혀, 레너드.”

달콤한 말투로 비난하자, 레너드가 쓴웃음을 지으면서 알렉의 머리카락을 쓸어 올렸다.

레너드는 오전에 일이 있었는지 슈트 차림이었다.

평소의 캐주얼한 옷차림도 근사했지만 슈트를 입은 레너드는 그보다 더 강하게 남자의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일할 때 입는 옷이 남자의 전투복이라고 생각하면 평상복보다 섹시하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고도 할 수 있었다.

아니면 그리워하던 마음이 그렇게 보이게 하는 것일까?

“2주간이나 떨어져 있었잖아. 알렉의 모습을 본 순간 참을 수 없어졌어.”

“정말….”

알렉은 입술을 삐죽거렸다.

물론 진심으로 화가 난 것은 아니었다.

이런 식으로 굶주린 듯 달려드는 것은 창피하지만 기쁘기도 했다. 그저 좀 지나치게 격렬해서 숨이 막혔던 것이다.

레너드가 사랑스러운 듯이 알렉의 뺨을 쓰다듬었다.

“이번엔 힘들게 안 할 테니까, 한 번 더 키스해도 될까…?”

“…응, 좋아. 하지만 숨은 쉴 수 있게 해줘.”

이런 달콤한 목소리가 자신의 어디에 있었던 걸까?

알렉은 신기한 생각이 들었다.

레너드의 앞에서만큼은 자신은 특별한 자신이 되는 것이다.

틀림없이.

다가오는 입술을 보면서 알렉은 살짝 눈을 감았다.

“…음.”

쪽 하고 부드럽게 입술을 덮었다. 곧바로 뜨거운 혀가 입술을 가르며 안으로 들어왔다. 알렉의 모든 것을 맛보려는 듯이 레너드의 혀는 천천히 입안을 핥았다.

“음… 응….”

느릿한 키스가 이어지자 키스만으로 넋을 잃을 것 같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셔츠 앞자락이 풀어져 있었지만 알렉은 저항하지 않았다.

“레너드… 여기서?”

조금 무서웠다. 아무리 칸막이로 보이지 않게 되어 있다 해도 바로 앞에는 운전사가 있다.

눈치채는 건 아닐까.

그런 알렉의 불안을 달래듯이 레너드가 미소 지었다.

알렉이 너무나 좋아하는, 알렉만 볼 수 있는 달콤한 미소였다.

“링컨셔의 저택까지는 3시간이나 걸려. 그때까지 못 참을 것 같아서 그래.”

“그런….”

벌어진 셔츠 사이로 레너드의 손이 들어와서 유두를 슬쩍 쓰다듬었다.

격렬한 키스 때문에 이미 그곳은 오똑하게 솟아 있었다.

“괜찮아, 알렉. 내가 부리는 사람들은 전부, 나와 알렉에 대해 알고 있어. 2주일 만에 만난 연인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몇 시간이나 기다릴 수 있을 리 없잖아? 더욱이, 우린 이제 막 사귀기 시작한 연인이니까. ―널 원해, 알렉.”

평소에는 예쁜 제비꽃 색인 눈동자가 욕망으로 뒤덮여 더욱 색이 진해져 있었다. 지금은 마치 자수정 같은 색이었다.

알렉의 숨이 가빠졌다.

자신의 안에 이렇게 음란한 모습이 있었다니 생각해본 적도 없었지만 레너드와 함께 있으면 알지 못했던 자신이 계속해서 나타난다.

부끄러웠다.

하지만 알렉 역시 레너드를 원하고 있었다.

“…다들… 알고 있어?”

알렉은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

여름 방학 때의 분위기를 봐서는 분명 그러리라 생각은 했지만, 확실하게 물어보지는 않았다.

레너드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잖아? 나의 귀여운 연인은 그들에게 있어서도 엄연한 주인이야. 나에게 하듯 빈틈없이 시중을 들어줘야만 해. 안 그래, 알렉?”

“주인… 내가…?”

“그래, 알렉. 만약 네가 여자였다면 나는 주저 없이 랭스턴 백작 부인의 칭호를 너에게 주었을 테니까. 학교 같은 건 바로 그만두게 하고, 신부로 맞이했을 거야.”

“…내가, 레너드의 신부가 되다니.”

알렉의 얼굴이 상기되었다.

“신부야. 오래전부터 알렉을 신부로 맞이하는 게 내 꿈이었어. 알렉이 이렇게 나를 받아들여 줬으니…. 이보다 행복한 일은 없어.”

“아….”

이야기하면서 가슴 위에 천천히 원을 그리듯이 움직이고 있던 손가락이 부드럽게 알렉의 유두를 꾸욱 눌렀다.

찌잉 하고 온몸이 달콤하게 저렸다.

“―알렉, 사랑해.”

그런 속삭임과 함께 알렉의 온몸에서 힘이 풀렸다.

달콤한 애정에 듬뿍 젖어든 그 몸은 이미 레너드를 위해 열려 있었다.

“아, 아… 이런…거, 창피해….”

뒷좌석에서 알렉이 레너드에게 알몸으로 매달려 있었다.

그에 반해 레너드는 바지 앞을 약간 열었을 뿐인 모습으로 무릎 위에 앉은 알렉의 몸속에 침입해 있었다.

“살짝 움직여봐, 알렉. 네가 움직이면 운전기사는 눈치 못 챌 거야.”

레너드가 은밀하게 속삭였다.

아무리 고용인들이 두 사람의 관계를 알고 있다고 해도 행위 하는 중이라는 것을 들키면 창피하다고 알렉이 말하자, 레너드가 이 자세는 괜찮다고 부추긴 것이었다.

덕분에 알렉은 부끄러워하면서도 스스로 레너드의 것을 삼키기 위해 허리를 내렸다.

짜릿한 광경이었다. 귀여운 알렉이 레너드가 시키는 대로 음란한 일까지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참을 수가 없었다.

알렉의 성기는 타월로 덮여 있었다. 슈트를 더럽히고 싶지 않다며 직접 덮은 것이었다.

순종적이고, 레너드만을 걱정하는 알렉.

귀여운 알렉은 레너드의 것이었다.

“우…움직일게….”

“그래… 난 이쪽을 귀여워해 주지.”

그렇게 속삭이고 레너드는 알렉의 가슴에 입술을 댔다.

꿈결 같던 두 달 사이에 알렉의 가슴은 애무에 익숙해져 쾌감을 얻는 기관이 되어 있었다.

“앗….”

허리를 들어 올리려던 알렉이 참을 수 없는지 가슴을 한껏 뒤로 젖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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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돼… 그런 걸 하면, 나… 아아.”

아랑곳하지 않고 레너드는 소리 내어 알렉의 유두를 빨았다.

사랑스러운 소년의 가슴은 조금 진한 벚꽃색이 되어 남자를 유혹하고 있었다. 이것을 빨지 않는다면 죄가 될 것이다.

핥고 빨면서 레너드는 속삭였다.

“괜찮아, 알렉. 움직이지 않아도 너의 여기를 이렇게 하면… 안이 움찔움찔거려서 굉장히… 좋아.”

“그, 그런… 레너드, 아…아읏.”

레너드가 유두를 슬쩍 깨물자 알렉의 신음이 더 높아졌다.

미칠 듯이 느끼고 있다고 말하듯 알렉의 안은 음란하게 꿈틀거리면서 레너드를 휘감고 있었다.

―완전히… 나를 위한 몸이 되었군.

알렉의 작은 내벽도 2주 정도로는 레너드의 형태를 잊지 않고 있었는지 성난 욕망을 기쁜 듯 탐하고 있었다.

“아…아…아… 어떻게 해…, 레너드. 나… 나… 아아.”

알렉이 눈을 꼭 감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안경을 벗겨 모처럼 잘 보이던 예쁜 초록색 눈동자가 눈물에 가려져 있었지만 레너드는 불평하지 않았다.

예쁜 눈동자보다 더 기쁜 것이 눈앞에 있었기 때문이다.

남근을 삽입한 채 가슴을 이리저리 만지자 알렉의 것을 감싼 타월이 살짝살짝 떨리고 있었다.

가슴의 애무에 자극을 받고 좀 더 강한 쾌감을 원하고 있었다.

강하게 허리를 쳐올려 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왜 그래, 알렉. 허리가 음란하게 움직이고 있는 걸.”

알고 있는데 굳이 ‘음란하게’라는 말을 해서 알렉의 성감을 부추겼다.

레너드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순진한 알렉은 한없이 음란하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수치심을 느끼면서도 레너드를 위해 음란해지는 알렉이 귀여웠다.

알렉은 흐느끼면서도 물결치듯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좀 더 강한 자극을 원하는 욕정을 거역하지 못하는 것이다.

“나의 알렉…. 최고로 귀여워.”

“싫어…, 보지 마…. 이런 거… 창피해…, 읏, 으응.”

그렇게 말하면서 허리를 돌리듯이 움직여 레너드의 성기로부터 쾌감을 이끌어내고 있었다.

음란하고 뭐라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사랑스러운 모습이었다.

이미 유두에 하던 애무도 멈췄는데 알렉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부끄럽다고 말하면서도 어떻게든 더 강한 쾌감을 찾으려고 허리를 흔들고 있었다.

그런 알렉에게 레너드가 물었다.

“그러고 보니, 학교는 어때? 미즈키와 사이좋게 지내고 있어?”

“읏… 응. 나… 전화만 한 번 걸었을 뿐 다른 건 아무것도 안 했는데… 화내지 않았어…. 아, 아아.”

살짝 레너드가 미간을 찌푸렸다.

―화내지 않았다, 고?

레너드의 계획으로는 여름 방학 동안 거의 미즈키를 무시했던 알렉의 행동에 미즈키의 기분이 상했어야 했다.

레너드는 미즈키가 그럴 것이라 생각했다.

알렉을 걱정해서 몇 번이나 전화를 걸었던 소년이다.

그런데 알렉의 퉁명스러운 태도와 연락 두절에도 절교를 하지 않았다고?

“미즈키와 지금도 친구로 지내는 거야, 알렉?”

“응… 미즈키가, 사과했어…. 몇 번이나 전화해서, 미안하다고… 아, 읏.”

쾌감에 몽롱해진 알렉은 질문에 솔직하게 대답했다.

레너드는 마음속으로 이를 갈았다.

고립된 알렉이 더욱더 레너드에게 의존하기를 바라고 있었는데 이래서야 다 틀렸다.

예상했던 것보다 너그러운 미즈키의 성격 탓에 레너드의 예정이 틀어지고 만 것이다. 알렉의 교우 관계가 어떻게 되었는지 확인해야만 했다.

레너드는 한층 더 다정하게 알렉의 머리칼에 키스했다.

“다행이구나, 알렉. 미즈키는 상냥한 아이야.”

“응… 미즈키는… 굉장해…. 아, 아… 레너드… 읏, 레너드… 제…발, 이젠….”

더 견딜 수 없는지 알렉의 내벽이 경련하듯 떨렸다.

자신의 움직임으로는 감질나는 쾌락밖에 얻을 수 없으니 참을 수가 없어진 것이다.

레너드는 조금만 알렉의 허리를 안아 올렸다.

“앗… 아앗!”

살짝 들어 올렸다가 놓아버렸다.

자신의 몸을 지탱할 수 없는 알렉은 레너드의 수컷을 다시 깊이 삼켰다.

다만 아주 조금뿐이었다.

어중간한 자극에 알렉이 부르르 몸을 떨었다.

확실히 좀 더 강한 자극을 바라고 있었다.

그러나 주지 않는다.

레너드는 알렉을 끌어안고 귓불을 핥듯이 물었다.

“미즈키 말고 다른 애들은 어때? 아직도 알렉의 친구야?”

젖은 눈을 크게 뜨고 알렉이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초점이 맞지 않으니 아무것도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자신이 받고 있는 질문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이성이 날아가 버린 채, 알렉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친해…. 공부도… 봐 주… 아, 흣.”

“공부? 자습 시간에?”

“…읏, 맞아…. 난, 정말 바보인데도… 끈기 있게… 가르쳐주고… 성적이 좋아지면 분명 아버님이나 어머님이 나한테 상냥하게 대해주실 거라고… 다들 친절해서… 나… 아앗… 음, 좀 더…, 싫어… 부끄러워….”

“그래…, 가족까지 걱정해주고 있구나…. 좋은 친구들이네.”

자상하게 대답하면서도 레너드는 혀를 차고 싶은 심정이었다.

―쓸데없는 짓을…!

알렉에게는 친구도 가족도 필요 없다.

레너드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 교묘하게 가족들과 알렉의 사이를 갈라놓았다.

그런데 참견하기 좋아하는 녀석들의 도움으로 가족들과 다시 사이가 좋아지기라도 하면 지금까지의 고생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는가.

아주 조금 쓸쓸한 듯이 레너드는 알렉을 떠보았다.

“…역시 알렉도 부모님의 애정이 필요하겠지.”

레너드보다 부모가 더 소중할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기면서 알렉의 귓가에 속삭였다.

순간, 알렉이 번쩍 정신을 차렸다.

“그렇지 않아…! 이제 와서 그 사람들이 날 사랑해준다니, 말도 안 돼. 그런 기대 안 해, 레너드.”

필사적으로 부정하는 알렉을 레너드는 더욱 몰아붙였다.

“하지만 세인트 올즈리의 두 분을 위해 알렉은 친구들과 공부하고 있잖아? 괜찮아. 자식이 부모를 따르는 건 극히 자연스러운 감정이니까.”

그렇게 말하면 알렉이 레너드의 애정이 식을까 봐 불안해한다는 것을 알고서 레너드는 일부러 덧붙였다.

예상대로 알렉은 말도 안 된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냐! 난 그런 걸 위해 공부를 하는 게 아니야…!”

“그럼, 어째서? 알렉은 공부를 별로 좋아하지 않잖아.”

“그건….”

알렉이 말끝을 흐렸다.

아무래도 레너드에게는 말할 수 없는 이유가 있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꼭 알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

레너드는 다정하게 가슴을 손가락으로 어루만졌다.

미묘하게 유두만 피해서 손끝으로 원을 그렸다. 순간, 알렉의 어깨가 부르르 떨렸다.

“그거… 안 돼…. 아.”

“왜? 알렉이 힘들지 않게 유두는 건드리지 않고 있는데.”

살살 쓰다듬으면서 레너드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일부러 성감대를 피하는 애무에 알렉은 오히려 더 강하게 느끼고 있을 것이었다.

“그…만…, 읏.”

부끄러운 듯이 고개를 숙이면서 만지지 말라고 애원했다.

그러나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손가락의 움직임은 멈추지 않은 채 레너드는 알렉을 추궁했다.

“그보다 알렉, 왜 공부를 하는 거야? 친구의 친절을 거절할 수 없어서? 알렉은 상냥하구나.”

“읏…읏, …맞아… 다들 참견하기 좋아해…, 힉!”

레너드는 알렉의 유두를 꾹 짓눌렀다.

갑작스럽게 덮친 강한 자극에 알렉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유두를 두 손가락으로 꼬집으며 레너드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안 돼, 알렉. 나한테 거짓말은 하지 마. 참견쟁이의 성화에 못 이긴 것뿐이라면 아까 말끝을 흐릴 필요는 없었잖아.”

“읏… 으읏… 아파, 레너드… 아파….”

유두를 힘주어 잡아당겨 알렉에게 벌을 주었다.

“말해, 알렉. 왜 공부를 하는 거야?”

“별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아.”

조금 전까지 잡아당겼던 유두를 이번에는 끈적하게 핥아 올리자, 알렉의 몸이 흠칫 떨렸다.

아픔 뒤에 이어진 애무에 더 강렬하게 느끼고 있는 게 분명한데 그래도 말하지 않고 계속 버티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것도 친구 따위가 생긴 탓이야.

레너드는 마음속으로 내뱉었다.

용서할 수 없었다.

“별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니라면 나한테도 말할 수 있겠지. 응, 알렉?”

“마…말 못해…. 미안… 레너드… 앗.”

고분고분한 알렉이 이렇게까지 거부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레너드는 어금니를 악물었다.

극히 작은 균열이 알렉을 변하게 할 것이다.

레너드에게 비밀을 만들고 혼자서만 행동하려고 하다니, 예전의 알렉이라면 절대로 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이것도 관대하고 인내심 강한 미즈키라고 하는 소년 탓이었다.

그전의 녀석들은 알렉이 무시하면 화가 나서 애초에 돌아서 버렸을 텐데.

―반드시 말하게 하겠어.

레너드는 쪽, 하고 키스를 하고 가슴에서 얼굴을 들더니 이번에는 알렉의 허리를 두 손으로 안았다.

조금 전보다 성기의 절반가량이 빠져나올 만큼 허리를 들어 올렸다가 놓았다.

“앗… 아아아아…!”

알렉은 새된 비명을 지르며 레너드의 욕망을 삼켰다.

그것을 몇 번 반복했다.

“아, 싫어… 싫어, 레너드… 아, 아… 싫어어…!”

직접적인 내부의 자극에 알렉은 울면서 호소했다.

너무 강하게 느껴서 무서운 걸까.

그러나 이것은 레너드의 벌이 아니었다.

몇 번 느릿하게 찔러 넣어 정신을 차리지 못할 만큼 녹아내릴 때를 기다렸다가 알렉의 안에서 자신을 불쑥 빼냈다.

“…앗!”

결합이 풀어지자 알렉이 놀랐다.

아직 끝까지 가지 않았다. 그런데 왜 레너드가 행위를 멈춘 건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레너드는 알렉을 시트에 눕혔다.

체구가 작은 알렉이 누워도 될 만큼 충분히 넓은 시트였다.

그러고 나서 한쪽 다리를 들어 올려 알렉의 하반신을 열었다.

애처로운 봉오리가 드러나면서 흠칫흠칫 떨리는 것이 보였다. 끝까지 해주길 바라고 있는 것이다.

레너드는 열기를 원하는 음란한 꽃잎에 성기 끝만 살짝 밀어 넣었다.

“아… 읏.”

알렉이 안타까운 듯이 신음했다. 한창 달아올라 있던 중에 불씨가 빠져나가 버렸으니 어쩔 줄 모르는 것이다.

눈물이 고인 눈으로 레너드를 올려다보았다.

레너드는 미소 지었다.

“―알렉, 우리 둘 사이에 비밀은 없어야 해. 안 그래도 떨어져서 지내야만 하니까, 불안해서 견딜 수 없거든.”

“레…레너드… 아.”

알렉의 입구를 성기로 꾹 누르며 레너드가 말했다.

어서 깊숙이 들어오기를 바라는 듯 알렉의 허리가 씰룩거렸다.

그것을 레너드가 붙잡아 눌렀다.

“안 돼, 알렉. 나를 원한다면 나를 불안하게 만들지 말아줘. 비밀을 만들지 말아줘, 알렉.”

“아…아… 레너드… 그렇지만… 아, 읏.”

다시 파고들어 온 성기를 알렉의 내벽이 허겁지겁 빨아들였다. 그러나 레너드는 주륵 허리를 빼버리며 알렉이 바라는 것을 주지 않았다.

알렉이 옆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어서 해달라고 응석을 부리는 것이다.

물론, 레너드는 들어줄 생각이 없었다.

알렉의 안으로 아주 살짝 밀어 넣었다가 얼른 다시 빼냈다.

조바심이 난 안쪽이 질척한 소리를 내면서 조여들었다.

가련한 꽃잎은 음란한 붉은색으로 익어서, 안쪽까지 깊숙이 휘저어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다시 한 번, 이번에는 조금 전보다 조금만 깊게 성기 끝을 맛보여 주었다.

알렉의 내벽이 기쁜 듯이 남근을 삼키려 했다.

그러나 또 한 번 도로 빼버렸다.

“앗, 으응… 레너드!”

애가 타서 괴로움에 몸부림치며 알렉이 안타까운 듯 소리쳤다.

레너드는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귀여운 연인의 쾌락을 교묘하게 컨트롤하면서 원하는 것을 알아낼 생각이었다.

“가르쳐 줘, 알렉. 그러면 원하는 만큼 이걸 넣어줄게, 응?”

“너무해….”

알렉의 초록색 눈동자에서 아름다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콧물을 훌쩍거리며 레너드에게 변명을 했다.

“하지만… 말하면 분명… 레너드가… 화낼 테니까…, 으.”

여전히 저항하는 알렉을 성난 욕망의 끝부분으로 장난치듯 찔러주었다.

너무 느껴서 이상해지기 일보 직전인 입구를 찔러대자, 알렉은 부들부들 떨었다.

“아…아, 그만… 제발….”

“내가 화낼 만한 비밀인 거야? 그렇다면 더더욱 알아야겠는걸. 왜냐면 난 알렉의 연인이잖아? 비밀이라니, 용서할 수 없어. …말해, 알렉.”

“…읏, 흐윽….”

알렉이 눈물을 뚝뚝 흘렸다.

겁먹은 눈동자가 레너드의 가학심을 부채질했다.

레너드에게 거역한 알렉이 잘못한 것이다.

아랫배의 타월을 치우고 흠뻑 젖은 성기를 거칠게 움켜쥐었다.

“아앗…!”

“나쁜 아이는 벌을 받아야 해. 알고 있지, 알렉?”

레너드는 넥타이를 풀어 알렉의 것에 감았다. 뿌리를 꽉 묶고 나서 명령했다.

“말해, 알렉. 무엇을 위해 공부하고 있는 거지?”

기둥을 슬슬 문지르자 가엾은 성기가 파르르 떨리면서 이슬을 주륵 흘렸다.

허리가 흠칫 흔들렸다.

“흐윽… 레너드… 그건….”

알렉은 어린아이처럼 입술을 떨면서 울기 시작했다.

드디어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울면서도 부끄러운 듯 허리를 흔들어대는 동작을 멈추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도 원하던 쾌락이 주어지지 않자 그제야 입을 열었다.

“그건… 성적이 좋아지면… 아버님도 어머님도 미즈키를 다시 보고 친구로 지내는 걸 허락해주실지 모르니까… 그렇게 되면, 집에서 전화할 수도 있고….”

간신히 고백한 이유에 레너드는 한쪽 눈썹을 치켜들었다.

미즈키와 친구가 되는 것을 세인트 올즈리 부부에게 허락받고, 거기다 집에서 바로 미즈키에게 전화를 걸고 싶었다고?

시커먼 노여움이 레너드의 몸속에 끓어올랐다.

알렉과의 우정을 얻어냈을 뿐만 아니라 레너드의 눈을 피해서 전화를 걸도록 하게 만들다니.

그렇게나 미즈키가 소중한 걸까?

“미, 미안…해… 용서해줘… 레너드…. 비밀로 한 건, 레너드가 기분 상할까 봐….”

울면서 알렉이 사과했다.

귀여운 알렉―.

미즈키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는 나중으로 미루고, 우선은 이 귀엽고 가련한 연인에게 자신이 얼마나 엄청난 짓을 저지르려 했는지 분명하게 가르쳐주지 않으면 안 되었다.

레너드는 달콤하게 미소 지었다.

“안 돼, 알렉. 나는 질투가 심하다고 그렇게나 말했잖아.”

“시…싫어어어어―…!”

레너드를 원하며 수축을 반복하고 있던 입구를 단숨에 뚫고 들어갔다.

뿌리를 묶인 상태에서 강렬하게 파고들자 알렉이 절규했다.

간절히 원하고 있던 삽입은 난폭하면 난폭할수록 알렉에게 더 큰 쾌감을 줄 것이다.

그렇지만 봉인된 채로는 사정까지 다다를 수가 없었다.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벌린 채 알렉은 움찔움찔 떨고 있었다.

“아…아…아….”

“알렉, 집에 도착하기 직전에는 가게 해줄 거야. 그때까지는 내 것으로 듬뿍 안을 적셔줄게. 미쳐버릴 정도로 느껴봐.”

“시…싫, 어… 용서, 용서해줘, 레너드… 아앗!”

발작처럼 경련을 일으키는 몸에 레너드가 다시 허리를 밀어붙였다.

비명 같은 교성을 지르는 알렉을 계속 난폭하게 흔들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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