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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벼락같은 명석 (1) (6/15)

6. 벼락같은 명석 (1)

다음 날 퉁퉁 부은 눈으로 일어난 운서는 일찍 차비했다. 방을 나와서 여느 때처럼 연진의 시중을 들려 그의 침소로 가자 마침 유덕이 방문 앞에 나와 있었다.

전날 밤에 찬의 소식을 들은 유덕의 안색은 초췌했다.

“운서야, 들어갈 것 없다. 폐하께서 네게 휴가를 주셨으니, 며칠 본가에 다녀오거라.”

“…예, 의부님.”

“그리고 폐하께서 찬이에게 지방 발령을 내리셨다. 부례감으로 승차하여 북정도호부에서 도독을 보좌하며 국경을 지키라는 명이시다. 불행 중 다행으로 목숨은 건졌구나.”

유덕은 땅이 꺼지라 한숨을 쉬었다. 목이 붙어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지방으로 가게 되었으니 언제 황궁으로 돌아오게 될지 알 수 없게 되었다. 종2품직인 부례감으로 승차한 것도 전혀 기쁘지 않았다.

“의부님, 송구합니다. 모두 제 잘못입니다.”

“…네 잘못이 아니라 찬이 그놈이! 어휴, 진짜.”

유덕은 찬만 생각하면 열불이 터질 것 같았다. 운서를 건드리지 말라고 했더니, 그새 건드려서 기어이 쫓겨나는 것이다. 연진의 화가 풀리면 다시 황궁으로 돌아올 수 있겠지만, 찬이 차기 태감이 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유덕에게 본가에 다녀오겠다고 인사하고서 운서는 다시 방으로 돌아가서 옷을 갈아입고 태선각을 나왔다.

운서가 나오자마자 오 내관이 기다렸다는 듯이 그의 팔을 잡고 구석진 곳으로 이끌었다.

“오 내관, 이것 좀 놓게.”

“윤 내관님, 이제 저는 어쩝니까? 저 때문에 이형백호께서….”

오 내관은 눈물을 떨구며 동창의 내관들이 자신을 죽이려고 벼르고 있다며 바들거렸다.

“어쩌겠나. 일은 이미 벌어졌는데.”

“제가 어리석었습니다. 태선각에 이형백호를 그냥 들이면 안 되는데 말이죠.”

“그러게 자네는 물어보지도 않고 칼을 찬 그놈을 왜 태선각에…. 아이고! 내가 정말! 어휴, 정말. 오 내관, 자네만의 잘못이 아니니 너무 걱정하지 말게. 이형백호를 바로 내보내지 않은 내 잘못도 있고, 알면서 칼을 차고 들어온 그놈에게도 죄가 있으니.”

찬은 바로 떠나야 해서 자기가 칼을 찬 것도 잊고 급하게 들어왔을 것이다. 운서는 어쩔 수 없으니 나중에 찬에게 가서 사죄를 구하라고 오 내관을 다독이고 한숨과 함께 현궁을 나왔다.

나중에 찬이 황궁에 돌아오게 되더라도 연진의 눈 밖에 났으니 차기 태감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장사도의 셋째 아들이 권력을 얻기 위해 고환을 제거했는데, 허무하게 모두 잃게 되어버렸다.

‘아무래도 의부님께 다른 후계자를 구해보라 말씀드려야겠지.’

운서는 죄책감으로 마음이 무거웠다. 차라리 자신이 연진에게 사랑한다며 매달렸다면. 연진에게 후궁전에서 침수 들지 말고 자신과 밤을 보내자고 유혹했다면 찬이 쫓겨날 일은 없지 않았을까?

‘아니지. 이미 그와 입 맞추는 것을 폐하께서 보셨는데 그냥 넘어갈 리가 없지. 아무튼, 찬을 위해서라도 동창의 수장 자리만큼은 지켜내야 하는데.’

골똘히 생각에 잠겼던 운서는 바로 본가로 가지 않고 찬이 갇힌 옥사로 찾아갔다. 바로 내일이라도 쫓겨날지 모르는데, 이대로 보낼 순 없었다.

작은 발을 부지런히 움직여 옥사로 간 운서는 간수들에게 돈주머니부터 두둑하게 쥐여주었다. 돈주머니를 감춘 그들은 곤란한 표정을 하면서도 순순히 안내해주었다. 운서는 간수를 따라서 옥사의 좁은 복도로 들어갔다.

“폐하께서 아무도 들이지 말라고 하셨지만, 윤 내관님의 청은 거절할 순 없지요. 대신 빨리 나오십시오.”

“고맙네.”

운서는 문을 열어준 간수에게 인사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어두운 감옥에서 찬은 좁고 딱딱한 나무 침상에 앉아 넋을 놓고 있었다.

“찬아!”

“운서야.”

“…흑, 흐아앙, 찬아!”

초라하고 차가운 옥사에 갇힌 찬을 보자마자 운서는 그에게 안겨 그냥 울기 시작했다. 급기야 철푸덕 주저앉아 눈물을 뚝뚝 떨궜다. 한 번의 실수로 찬이 모든 것을 잃을까 겁이 났다.

“왜 우냐?”

“흐엉, 나 때문에 네, 네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어떻게 안 우냐.”

찬이 울지 말라며 달래는데도 운서는 계속 눈물을 떨궜다. 자신 때문에 찬이 곤욕을 치르게 생긴 것이다.

자신이 입맞춤을 하자고 조르지 않았더라면 연진은 찬을 옥사에 가두지 않고 가벼운 벌로 끝냈을 것이다. 연진은 주변 사람들에게 늘 너그러운 편이기 때문이었다.

“목숨은 건졌으니 되었다. 내가 잘못했으니 어쩔 수 없지. 운서야, 네 잘못이 아니니까 울 것 없다.”

“그래도…. 흐어엉!”

그래도 왠지 미안하고 서러워서 운서는 목놓아 울기 시작했다.

“울지 말라니까.”

“그래도, 그래도….”

“지금 네가 우는 건 폐하 때문이 아니냐. 모든 게 네 잘못이니 나보고 폐하를 미워하지 말라고.”

“…….”

“내가 평야주에서 돌아왔을 때 네 속살이 부어 있었다. 필시 폐하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네가 나와 교접하는 건 좋아하면서도 날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도 모두 폐하 때문이 아니냐.”

찬은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그의 말에는 가시가 돋쳐 있었다. 운서의 얼굴은 온통 화끈거렸다. 찬이 평야주로 간 사이에 연진과 즐긴 것이 들통나버린 것이다. 게다가 속마음까지 몽땅 들켜버렸다.

“…찬아, 너무 미안해. 내가 뭐라 할 말이 없다.”

찬을 안 좋아한 건 아니었다. 다만 연진과 비교할 수 없을 뿐이었지.

“북정도호부는 경치가 좋다고 들었다. 거기서 몇 년간 휴양한다고 생각해야지.”

“폐하께선 잔인한 분이 아니니 곧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거야.”

“그래. 나도 안다.”

찬은 알고 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자신이 언제 황궁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없었다.

운서의 말대로 연진은 제 신하들에게 잔인한 황제가 아니었다. 그러나 운서의 문제라면 달랐다. 어느 사내가 제 정인이나 다름없는 사람을 호시탐탐 노리는 경쟁자를 곁으로 불러들이겠는가.

‘인생은 인과응보라고 했었나? 내가 한 짓을 고스란히 돌려받는구나.’

찬은 자신이 북정도호부로 쫓겨나는 것이 예전에 제가 운서와 교접한 이들을 멀고 먼 지방으로 발령을 보내도록 손을 쓴 결과라고 생각했다.

***

눈물을 떨구며 옥사를 나온 운서는 마차에 올랐다. 운서를 태운 마차는 바로 황궁을 빠져나와서 저잣거리로 향했다. 마차는 금방 요선각이라는 요릿집 앞에 멈춰 섰다. 가게 앞은 이른 시간인데도 사람들로 북적거렸는데, 그곳이 바로 운서의 본가였다.

“윤 내관님, 도착했습니다.”

마차를 몬 하급 내관이 운서를 부르자 그가 마차 안에서 고개를 내밀고 나왔다. 옥사에서 찬을 만나고 온 운서의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

“수고했네. 내가 따로 전갈하면 그때 다시 오시게나.”

“예.”

마차에서 내린 운서는 허리를 한 번 폈다. 그리고 검은 기와를 얹은 5층짜리 건물을 올려다본 후에 작은 발을 총총거리며 요선각으로 들어갔다.

1층과 2층은 주방과 식사를 하는 곳이고, 3층이 서국의 여인들이 좋아하는 차와 다과를 먹을 수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4층부터는 사무실과 점원들의 숙소였다.

가게 안으로 들어간 운서는 차와 간식을 얻기 위해 곧장 주방으로 향했다. 옥사에서 찬을 만나 한참 눈물을 뺏더니 허기가 졌다.

‘이럴 때는 달짝지근한 과자라도 먹고 정신 차려야지.’

운서는 휴가를 마치고 황궁으로 돌아갔을 때 연진에게 어떤 변명을 할지 찬찬히 궁리할 생각이었다. 연진이 화를 낸 이유는 십중팔구 자신과 찬이 입맞춤을 하고 있어서였다.

이번에 제대로 변명하지 않으면 찬은 영원히 황궁으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골똘히 생각에 잠긴 운서가 손님들을 지나치며 부지런히 주방으로 가고 있을 때였다. 누군가가 그를 불렀다.

“아니, 이거 윤 내관이 아닌가?”

운서는 저를 부르는 목소리를 향해 몸을 돌렸다. 풍채가 넉넉한 남자가 탁자에 앉아 운서를 부르고 있었다. 그는 인근에서 비단을 파는 가게의 주인이었다. 운서는 활짝 웃으면서 다른 가게의 주인들과 함께 앉은 그에게로 종종거리며 다가갔다.

“아이고, 홍 대인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오랜만이네. 폐하를 가까이서 모시느라 바쁠 텐데, 본가에는 어쩐 일인가? 휴가를 받은 것인가?”

“예, 그렇습니다. 제가 가족들이 보고 싶다고 우울해하니, 폐하께서 선뜻 휴가를 주시지 뭡니까.”

“자네가 황제 폐하의 총애를 한 몸에 받는다는 건 잘 알고 있지. 폐하께서는 여전히 강건하시겠지? 후사는….”

“아이고, 저는 주방에 볼일이 있어서 가봐야 합니다. 홍 대인님께서는 부디 많이 드시고 가옵소서.”

황제의 후사에 대한 말이 나오자마자 운서는 얼굴에서 웃음기를 싹 지우고 급한 일이 있다고 했다.

“아, 알겠네. 많이 먹고 돈도 두둑하게 내고 가지.”

다른 가게의 주인들과도 인사를 나눈 뒤 운서는 다시 주방으로 가려고 몸을 틀었다. 그때 계단에서 누군가가 내려오고 있었다.

사뿐사뿐, 조용한 걸음으로 내려오는 사람 때문에 식사 중인 손님들의 이목이 모두 한곳으로 쏠렸다.

그 사람은 흰옷을 입고 윤기 나는 검고 긴 머리를 하나로 땋아 내린 사내였다. 그는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의 자태처럼 고운 몸짓으로 긴 다리를 사뿐사뿐 움직였다.

그가 걸을 때마다 그의 발아래에 구름이 생기고 그의 주변에 별이 뜬 것 같았다. 단정한 몸짓으로 계단을 내려온 남자는 요선각의 작은 주인이자 운서의 형인 영서였다.

“요선각의 작은 주인은 언제봐도 고운 게 선녀 같단 말이야.”

홍 대인은 영서를 보며 아무리 봐도 자태가 곱고 아름답다고 중얼거렸다. 그는 서국에서 남녀를 불문하고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 영서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주방을 향해 종종 걷는 운서와 선녀 같은 영서를 번갈아 보던 홍 대인은 이상하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가 이상한가?”

곁에 앉은 다른 사람이 물었다.

“요선각의 작은 주인은 키가 훌쩍 크지 않은가. 심지어 이 댁의 아가씨들도 다른 여인들보다 키가 큰데, 어째서 윤 내관만 저리 짤막한 건지…?”

운서는 분명히 이 집의 친아들이었다. 그런데 형과 비교해서 운서의 키가 지나치게 작은 것이다. 심지어 그는 누이동생들보다 작았다.

“이 사람아, 정말로 그 이유를 모르나?”

“하하, 여보게, 홍 대인. 그게 뭐가 이상한가. 윤 내관은 그게 없지 않나.”

다른 가게의 주인들이 각자 자기 다리 사이를 가리켰다. 사내의 알맹이가 없어서 혼자만 키가 작은 거라는 말이었다. 그에 홍 대인과 일행들은 크게 웃었다.

홍 대인과 그의 일행들이 자신을 비웃는 걸 알았다면 운서는 그들이 앉은 테이블이라도 걷어찼을 것이다. 그러나 머릿속에 간식 생각만 가득한 운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열심히 종종거리며 주방으로 향했다.

마침 계단을 내려온 영서가 주방을 향해 부지런히 걷고 있는 운서를 보더니 긴 다리로 성큼성큼 따라왔다.

그가 손님들이 앉은 탁자를 스쳐 갈 때마다 손님들 모두 고개를 꺾어서 멍한 표정으로 영서를 바라봤다. 요선각이 요리도 일품이지만, 장사가 잘되는 이유는 작은 주인의 미모가 출중하기 때문이기도 했다.

“운서야, 본가에는 웬일이냐? 또 휴가를 받은 것이냐?”

“예, 그렇습니다.”

“전에는 내관에게 무슨 휴가냐며 명절에도 보내주시지 않더니, 요즘 들어 휴가를 자주 주시는구나. 이제는 너에 대한 폐하의 총애가 별로인 모양이지?”

“…그런 건 아닙니다. 형님께서는 제가 집에 오는 게 싫으십니까?”

“그런 게 아니라 폐하께선 하루라도 네가 곁에 없으면 힘들어하는 분인데, 휴가를 자주 주시니 신기해서 하는 말이 아니냐. 참, 2층에 왕야들께서 와 계시는데 가서 인사라도 하고 오너라.”

“네?!”

“뭘 그리 놀라냐. 정친왕과 예소왕께선 예전부터 우리 가게에 종종 오신다. 특히 오송주와 방어회를 아주 좋아하시지.”

“아, 네. 그렇군요.”

알겠다고 대답하고서 운서는 커다란 주방으로 들어갔다. 요선각의 주방에서 일하는 점원은 오십 명이 넘었다. 그들은 넓은 주방에서 열심히 요리를 만들고 있었다.

“도련님 오셨습니까?”

“수고들 많네.”

운서는 자신에게 인사를 하는 점원들에게 안부를 묻고는 오송주를 찾았다. 그러다 커다란 돼지의 뒷다리가 걸쭉한 소스에 삶아진 것을 보고는 그것을 한 접시 달라고 했다.

운서는 오송주 두 병과 먹기 좋게 썰린 돼지고기 요리를 쟁반에 담았다. 그때 주방의 뒷문에서 처음 보는 점원이 땔감을 가지고 들어왔다.

그는 커다란 바구니에 가득 쌓아 올린 땔감을 가볍게 들고 있었다. 운서의 눈이 반사적으로 그에게 향했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키는 연진처럼 팔 척이 넘어 보이고 몸도 단단한 것이 아주 실해 보였다. 운서의 눈은 절로 사내의 아래로 향했다. 펑퍼짐한 옷을 입어서 아랫도리의 크기가 가늠되진 않지만, 몸이 좋으니 거시기 또한 어느 정도 실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쟁반에 오송주를 담던 운서는 그에게 슬금슬금 다가갔다. 점원은 운서가 다가오는 줄도 모르고 주방에서 쓸 땔감을 정리하기에 바빴다.

“너는 못 보던 아이구나. 새로 왔느냐?”

운서가 말을 걸자 커다란 사내가 자신보다 한참 작은 운서를 빤히 쳐다봤다. 그러자 주방의 직원 한 명이 그에게 운서가 이 댁 도련님이라고 말해주었다.

“아, 예. 이번 주부터 일하게 되었습니다.”

사내는 도련님이라는 말에 얼른 운서에게 다가와서 커다란 몸을 구부려 인사했다.

“나이가 몇이냐? 이름은 또 뭐고?”

“이제 스물둘이 되옵고, 제 이름은 명석이라 합니다. 저희 부모님께서는 장사도에서 일하는 노비이온데, 주인 어르신께서 이번에 저를 노비에서 면천해주시고는 독립하라고 하시어.”

명석은 운서의 얼굴을 힐금거리며 공손하게 대답했다. 그의 눈동자가 자꾸만 운서의 얼굴을 맴돌았다.

“장사도의 주인께선 노비의 자식들까지 억지로 노비로 삼지 않는다고 하더니, 아주 좋은 분이구나.”

“예, 그러하옵니다. 제가 요리에 소질이 있다고 직접 요선각에 추천도 해주셨습니다.”

“그래그래, 열심히 하려무나.”

명석은 코도 입술도 두툼한 게 아주 실해 보였다. 운서는 명석의 실한 덩치를 눈으로 연신 탐했다. 그러다 두꺼운 팔뚝이 옹골져 보여 손을 뻗었는데, 어느새 영서가 소리 없이 다가와서 그의 귀에 속삭였다.

“운서야, 가게 안에서는 연애 금지다. 아무리 귀여운 동생이라도 내 점원을 건드리면 가만두지 않을 테니 그리 알아라.”

“제, 제가 뭘 했다고 그러십니까?!”

영서의 음산한 경고와 함께 속마음을 들켜 화들짝 놀란 운서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고 펄쩍 뛰었다.

“그래, 그대로 내 가게에서는 아무 짓도 하지 말아라.”

“정말 너무하십니다. 형님! 오랜만에 집에 왔는데 구박만 하시다니, 서러워서….”

운서는 훌쩍거리며 소맷자락으로 눈물을 찍었다. 그러나 연진과 다르게 영서의 눈초리는 싸늘하기만 했다. 운서는 형님의 냉담한 반응에 풀이 죽어서 얼른 쟁반에 술과 고기를 담고 작은 발을 종종거리며 넓은 주방을 나갔다.

“아이고, 다음에는 황제에 장남으로 태어나야지. 서러워서 살겠나.”

투덜거리며 2층으로 올라간 운서는 친왕들이 있는 방으로 찾아갔다. 술과 안주를 들고 장지문을 열자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정윤과 정진이 운서를 보고 눈을 휘둥그레 떴다.

친왕들은 선황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귀비를 닮아 피부가 희고 몸이 늘씬한 미남들이었다. 이목구비도 단정하고 인상은 선한 귀인 같았다. 하지만 운서에게 친왕들은 선한 귀인이 절대 아니었다.

“내관 윤운서가 정친왕과 예소왕을 봬옵니다.”

“헉! 아니, 윤 내관이 아닌가?!”

“…그, 그래. 윤 내관이군. 오랜만이네.”

정윤과 정진은 갑자기 당황하여 자리에서 일어났다가 흠흠, 기침하며 다시 앉았다. 그들은 운서를 보고서 조금 경계하며 뻣뻣하게 인사를 받았다. 반면 운서는 동그란 눈을 얄팍하게 뜨고 두 친왕이 있는 탁자를 살폈다.

탁자 위에는 오송주가 한 병, 그리고 방어회와 소고기 요리가 채소볶음과 함께 놓여 있었다. 오송주는 요선각에서 가장 비싼 술이었다. 회도 값비싼 축에 속하지만, 소고기 편육과 채소볶음은 흔하디흔한 점심 메뉴일 뿐이었다.

운서는 정윤과 정진을 보며 살포시 웃었다.

“형님께 왕야들께서 저희 가게에 자주 오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 그렇지 않아도 요선각의 음식이 맛있어서 종종 오는 편이네.”

“자주 찾아주신다니 감사하옵니다. 참, 이건 제가 드리는 겁니다. 저희 가게는 돼지고기 요리가 일품이지요. 특별한 양념으로 맛을 낸 것이니, 오송주와 함께 드십시오.”

운서가 술과 안주를 탁자 위에 놓자 정윤과 정진이 또 당황하며 손사래 쳤다.

“윤 내관, 우린 괜찮네. 그냥 점심만 먹고 갈 거니 신경 쓰지 말게나.”

“혈기 왕성한 왕야들께서 겨우 몇 가지 음식으로 배가 차겠습니까. 지금 드시는 음식도 초라하여 아무래도 안 되겠습니다. 점원을 불러서 진귀한 요리를 전부 대접하라고 해야….”

“아, 아니네, 윤 내관은 신경 쓰지 말게나. 우리가 먹을 것은 우리가 주문하겠네.”

그렇게 말하고 정윤은 마침 지나가는 점원을 불러서 요선각에서 가장 비싼 안주를 다섯 가지나 주문했다. 널찍한 탁자에 요리가 가득 채워지는 것을 보며 운서는 더 필요한 건 없느냐고 물었다.

“괘, 괜찮네.”

“그럼 저는 이만 가봐야겠습니다. 참, 내 정신을 보게. 왕야들께서 며칠 후에는 황궁으로 들어오셔야 하는데, 채비는 잘하고 계십니까?”

“당연하지. 준비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게나.”

“나는 벌써 짐까지 다 꾸려놓았다네.”

정윤과 정진은 어서 가라는 듯이 재빨리 대답했다.

“다행이군요. 이번에 태후마마께서 두 왕야를 위해 연회를 여신다고 합니다. 덕분에 좋은 구경을 하겠습니다. 그럼 소인은 물러가옵니다. 황궁에서 뵙지요.”

“…알았네.”

친왕들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운서가 엉덩이를 실룩, 작은 발로 총총 사라지자 그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형님, 저는 윤 내관만 보면 아직도 가슴이 덜컹거립니다.”

정진은 고개를 쭉 내밀고 멀어지는 운서의 뒷모습을 보며 몸서리쳤다. 그의 말에 정진의 형인 정윤도 고개를 끄덕였다.

“왜 안 그러겠냐. 나도 아직 윤 내관만 보면 오금이 다 저리고 그런다. 간악한 놈….”

친왕들은 지난날을 생각하며 몸을 떨었다.

귀비의 아들인 정윤과 정진은 어릴 적에 연진에게 모질게 매를 맞은 적이 있었다. 그건 운서 때문이었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해맑던 십 대 초반의 친왕들은 운서가 귀여워서 종종 놀리곤 했었다.

처음에는 다른 사내들과 달리 아랫도리가 허전하니 걸음이 가벼워서 좋겠다는 것으로 시작했다.

“우리는 그냥 농담을 했던 것이 아니냐?”

“맞습니다, 형님. 윤 내관이 얼굴도 예쁘니 내관으로 있기는 아깝다고 한 것이지요. 물론, 농이 지나쳐서 기루에 가도 잘 나가겠다고 놀리곤 했지만요.”

두 사람은 운서의 얼굴이 예쁘장하고 체구도 자그마해서 귀여워 그랬던 것뿐이었다. 게다가 놀림을 받으면 운서가 울 듯이 부들거리는 것도 예뻤고, 발긋한 눈꼬리에 눈물이 살짝 고이기라도 하면 가슴까지 설레곤 했었다.

“형님, 아무리 생각해봐도 예전에 윤 내관이 저희와 함께 있을 때 일부러 넘어졌던 것 같습니다.”

어느 날부터 운서는 그들과 있을 때 종종 넘어지곤 했었다.

“그래 맞다. 나도 기억이 나. 돌부리도 없는 곳에서 혼자 넘어지고 훌쩍거리며 동궁으로 뛰어 들어갔었지.”

그때 정윤과 정진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넘어지는 건 아랫도리가 가벼워서 그런 거라고 또 놀렸었다. 그럴 때마다 운서는 소매로 발긋한 눈가를 찍으며 동궁으로 달려갔다.

그러기를 몇 달.

그리고 며칠 후, 정원에서 딱 마주쳤을 때 정윤과 정진은 또 운서를 둘러싸고 놀렸다. 연진이 황제가 되면 넌 무엇을 할 거냐고. 얼굴만 예쁠 뿐,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황궁의 밥만 축내니 그냥 우리의 첩이 되는 게 어떠냐고 농담과 진담을 섞어서 놀렸다.

정윤과 정진은 운서가 평소처럼 발긋한 눈으로 훌쩍거리길 기다렸다. 그런데 그날은 달랐다.

운서는 살짝 웃으면서 신기한 걸 발견했다고 그들에게 평범한 돌 하나씩을 쥐여주었다. 그러고는 갑자기 땅바닥을 마구 구르기 시작했다.

옷을 잡아당겨 조금 찢기도 했다. 도대체 왜 그러는지 놀라고 이상해서 정윤과 정진은 그저 가만히 있었는데, 갑자기 운서가 그들이 쥐고 있는 돌에 스스로 얼굴을 부딪치고는 비명과 함께 바닥에 쓰러졌다.

그때, 정원 입구에서 연진의 호통 소리가 들려왔다.

‘네놈들이 지금 무얼 하는 것이냐?!’

황태자인 연진이 다급하게 달려오더니, 바닥에 쓰러진 운서를 보고 창백해져서는 그의 몸을 얼른 안아 올렸다.

‘운서야, 운서야!’

연진이 운서의 이름을 불러도 그의 작은 몸은 축 늘어지기만 했다. 놀란 연진이 수행 내관들을 불렀다.

‘너희는 어서 운서를 어서 동궁으로 데려가라. 그리고 금의위는 정윤과 정진, 두 왕야를 잡아 끌고 오너라.’

그래서 그들은 회초리로 매를 맞게 된 것이다.

아무래도 운서가 자신들 앞에서 넘어진 것도 일부러 그런 것 같았다. 며칠 동안 연진 앞에서 절뚝거리며 아픈 행세를 한 운서가 자신들이 넘어뜨렸다는 말을 살짝살짝 흘렸을 테고, 기어이 그날 일을 벌였을 것이다.

다음 날 친왕들은 황후의 꽃놀이 연회에 운서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참석했다는 말을 듣고 억울함에 이를 갈았다. 운서는 연진의 곁에서 생글생글 웃으며 살랑거렸다.

연진은 자신들은 본척만척하며 맛있는 것만 골라 운서에게 몰래몰래 먹여주었다. 운서는 날름날름 받아먹으면서 연진의 귀에 무언가를 속삭였고 둘이서 신나게 웃었다.

그러다 갑자기 운서가 고개를 획 돌려서 자신들을 돌아봤다. 그와 눈이 마주친 순간, 한 번도 본 적 없는 싸늘한 눈빛으로 씨익 웃는 운서의 모습이 얼마나 소름이 끼치던지. 아직도 그날의 기억이 생생했다.

그날부터 정윤과 정진은 운서만 보면 무서워서 심장이 크게 뛰었다.

“그때는 저희가 잘못했으니 벌을 받아도 싸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날의 윤 내관이 어찌나 무섭던지.”

사실 매를 맞은 것만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운서에게 첩이 되라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황후를 부추긴 연진이 기어이 그들을 출궁시킨 것이다.

연진보다 나이가 한두 살 적은 정윤과 정진은 열다섯 살도 되지 않은 나이였다. 보통 친왕들은 성인이 되기 직전에 출궁하는데 자신들은 연회가 끝나기가 무섭게 출궁하라는 부황의 명을 받았다.

“그때는 황후마마의 진노가 무서웠다고, 어머니도 어쩔 수 없다고 하셨지.”

“…….”

운서는 여전히 자그마하고 귀엽지만, 정윤과 정진은 아직도 그가 무서웠다.

정윤과 정진이 한숨을 몰아쉬고 있을 때, 친왕들이 있는 곳에서 나온 운서는 슬쩍 뒤를 돌았다. 그런데 정진이 고개를 내밀고 자신을 보는 것이 아닌가. 운서는 피식 웃으면서 간식을 가지러 아래층으로 종종 내려갔다.

정윤과 정진. 귀비의 아들들인 저 두 친왕들은 걸핏하면 자신을 놀리며 괴롭혔었다.

‘저놈들 때문에 알맹이 없는 게 얼마나 서러웠는데. 덕분에 거시기에 집착하게 됐다고.’

몇 달을 벼르고 별러 복수를 했지만 사실 성에 찬 건 아니었다. 지금도 탁자가 가득 차도록 비싼 음식을 주문하게 만든 것으로는 부족해서 더 많이 골려주고 싶었다.

‘나한테 첩이 되라고 했었지? 흥! 어린 나이에도 보는 눈은 있어서.’

운서는 계단을 내려가기 전에 친왕들이 있는 곳을 다시 힐금거렸다. 친왕들은 연진처럼 덩치도 좋고 무엇보다 선황과 귀비의 좋은 점만을 닮아 굉장한 미남이었다. 둘의 외모는 잘 다듬은 옥처럼 반드르르했다.

‘어릴 적에 심하게 놀리지만 않았어도….’

정윤과 정진이 지금처럼 자신을 점잖게 대했더라면 저들이 황궁으로 불려 올 때마다 한 번씩 밤을 보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운서는 다시 생각해도 친왕들의 미모가 아깝다고 생각하며 다시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주방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영서가 누군가와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 영서가 싸우는 상대는 그의 정인인 포륜이었다.

포륜은 영서의 정인이기 전에 소꿉동무였는데, 저잣거리에서 그릇을 파는 작은 가게의 아들이었다.

‘…저런 개잡놈.’

천하의 개잡놈이란 말은 저 인간을 위해 준비된 말일 것이다. 능력도 없고 집안도 별 볼 일 없고 생긴 것도 느끼한데, 심지어 영서가 저놈을 거둬 먹여 살리고 있었다. 더더욱 화가 나는 건 포륜이 영서에게서 받는 돈을 모두 노름판에서 날리는 천하의 한량이라는 것이었다.

“형님, 이런 곳에서 다투시면 어쩌십니까? 손님들이 봅니다. 싸우시려거든 손님들이 없는 곳으로 가시지요.”

운서는 포륜을 위아래로 훑으면서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 삵처럼 그를 앙칼지게 노려보았다. 포륜은 운서의 사나운 눈초리에 순한 양처럼 고개를 떨궜다.

운서가 유달리 포륜에게 포악하게 굴기도 했지만, 포륜은 그를 무서워하는 게 아니었다. 동생을 건드리면 아무리 순한 영서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 싸우지 않은 것뿐이었다. 더군다나 운서를 건드리면 황제가 나서서 네놈의 모가지를 따버릴 테니 동생과 다투지 말라고 영서가 거듭 말했었다.

“…알았다.”

영서는 포륜의 손을 잡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형님께서 웬일로 가게에서 화를 내시지?”

운서가 혼잣말을 중얼거리자 이제 막 요리를 끝낸 총주방장이 그에게 슬쩍 다가왔다.

“도련님, 얼마 전에 웬 사기꾼 같은 도사가 가게에 온 적이 있었습니다.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도사였는데, 글쎄 그놈이 작은 주인님을 보더니 대뜸 다정한 남편이 두 명이나 생기겠다고 하지 뭡니까.”

“두 명이나?”

“예, 저도 똑똑히 들었습니다.”

총주방장에 이어 양파를 까던 주방 보조도 다가왔다.

“그날은 손님이 너무 많아서 제가 그 손님께 만두를 가져다드렸습죠. 그때 마침 저 개잡놈도 함께 있었는데, 도사라는 손님이 포륜을 보더니… 뭐랬지? 아, 병든 말은 가고 힘찬 종마와 금테 두른 수레가 온다고 했습니다.”

“뭐라? 병든 말은 가고 힘찬 종마와 금테 두른 수레가 온단 말이냐?! 하하,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누군지 몰라도 아주 용한 도사겠구나.”

운서는 배를 잡고 깔깔 웃었다. 주방에서 일하던 직원들도 운서를 따라 웃기 시작했다. 그들도 영서의 정인이라는 이유로 가게로 와서 으스대는 포륜이 싫은 것이다.

“그 후로 포륜이 매일 가게로 와서 진을 치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잘나 보이는 손님이나 부유한 손님과 작은 주인님이 말이라도 섞으면 난리라니까요. 오죽하면 순하디순한 작은 주인님께서 화를 내시겠습니까.”

“그래? 포륜이 제 주제를 아는구먼.”

“그런데 그 도사 말을 온전히 믿을 수 없는 게 그 있잖습니까.”

“뭔데?”

“죽은 거시기도 살려댄다고 하더군요.”

총주방장이 자기 아래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도련님, 이 근방에서 고리업을 하는 육 영감 아시죠? 요전에 애 딸린 과부와 재혼한.”

“알지, 알지.”

“거시기를 살려낸다는 말은 어디서 들었는지, 그 도사가 여기서 밥을 먹는데 육 영감이 제일 먼저 달려왔습니다. 함께 온 그 집 아들이 그러는데, 자기 아버지가 그렇게 빨리 달리는 모습은 처음 본다고요.”

그때 다른 주방장도 슬금슬금 다가와서 말을 보탰다.

“고자도 자신의 약만 먹으면 벌떡, 벌떡 일어나고 황궁 내관들의 사라진 알맹이도 묵직하게 되살아나서 난리가 날 거랍니다.”

“뭐라?! 지금 그자는 어디에 있나?”

운서는 눈이 번뜩이며 주방 보조에게 매달려서 그 도사가 어디에 있느냐 물었다.

“참, 그 도사는 얼마 전에 저잣거리에서 뭘 팔다가 황궁에서 나온 병사들에게 잡혀갔을걸요. 혹시, 도련님은 모르십니까?”

“…뭐어?!”

운서는 입을 쩍 벌렸다. 황궁으로 잡혀간 도사라면… 그 사기꾼이었다. 그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호기심에라도 약을 사본 자들이 효과를 봤을 텐데, 지금까지 그 어떤 소문도 들려오지 않았다.

“아이고….”

운서는 이마를 짚었다. 사내도 임신을 할 수 있다는 둥, 죽은 고환도 살려낸다는 둥. 이놈의 사기꾼이 사람이 혹할 만한 이야기로 간절한 이들을 현혹하는 모양이었다.

“그놈은 사기꾼이니 믿지 말게나. 좋다 말았군. 그나저나 형님은 취향도 이상하시지. 아무리 소꿉동무라고는 하지만 저런 개잡놈이 뭐가 좋으시다고. 밤일이라도 잘하나…?”

운서의 중얼거림에 주방의 모든 점원이 그럴 리가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잘난 사람은 어딘가 티가 나는 법인데, 포륜에게는 그런 기운이 보이지 않는다고. 이내 주방 사람들은 제자리로 돌아가 다시 일을 시작했다.

“하긴, 허리도 부실하게 생긴 놈이 밤일은 무슨. 그냥 형님이 정이 많아서 내치지 못하는 것일 뿐이지. 형님은 얼굴은 천상에서 내려오신 듯 아름다우시면서 사내보는 눈이 없어서야.”

운서는 혀를 쯧쯧 찼다. 자신은 황제와 장사도의 셋째 아들을 사로잡았는데, 자신의 혈육이라면 적어도 귀족이나 번듯한 가게의 주인 정도는 정인으로 두었어야 했다.

그런데 고작 백수에 기루에나 드나들며 노름이나 하는 한량이라니. 운서는 저기 멀리 바다 건너로 포륜을 내쳐달라고 연진에게 매달리고 싶었다.

‘폐하라면 내 말을 들어주시겠지만, 개잡놈에게 정이 깊은 형님이 날 가만히 안 두시겠지. 참, 답답할 노릇이네.’

간식을 얻은 운서는 한숨과 함께 가게 뒤에 있는 본가로 향했다. 간식은 집으로 가서 여동생들과 함께 먹을 생각이었다. 가게 뒤에는 커다란 마당이 있고, 그 마당을 지나면 집으로 들어가는 작은 쪽문이 있었다.

‘힘찬 종마는 어찌 알겠는데, 금테 두른 수레라니? 마차도 아니고 왜 하필 수레라는 거지. 잠깐, 마차는 귀족이나 돈이 많으면 타는 것이고. 굳이 수레라는 거라면 귀족이 아니라 장사를 하는 집안이겠구나!’

금테를 둘렀다면 필시 부유한 상인일 텐데, 장사도의 아들들은 찬을 빼면 모두 장가를 들었으니 거기는 아니었다. 장사도를 제외하고 서국에서 가장 큰 거상이라면 함석장이 있었다.

‘함석장이면!’

운서는 제 형이 부유한 사내와 혼인을 하는 상상만으로도 좋았다.

‘가만, 함석장의 맏아들이 남색이라고 하였는데. 형님께 함석장과도 거래를 트시라 말씀을 드려야….’

곰곰이 도사의 말을 곱씹던 운서는 자신의 행동에 깜짝 놀랐다. 자신이 지금 그 사기꾼의 말을 믿을 뻔한 것이다.

“아이고, 포륜, 그놈이 미운 나머지 사기꾼의 말에 넘어가려 했네. 내가 미쳤구나.”

운서는 스스로를 어리석다 자책하며 마당으로 나왔다. 간식이 가득 쌓인 쟁반을 들고 엉덩이를 살랑거리는데, 마당 한가운데서 아까 본 점원이 장작을 패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는 우람한 팔뚝을 드러내고 땀을 흘리며 장작을 쪼개고 있었다, 그의 도끼질 한 번에 단단한 나무가 반으로 쩍쩍 갈라졌다.

‘…세상에 힘도 좋구나. 이름이 명석이라고 했던가?’

운서는 명석을 빤히 보며 튼실한 몸을 곁눈질했다. 덩치며 키가 연진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었다.

‘좋은 집안에서 태어났으면 장수가 되었을 놈인데, 안타깝군. 아니지, 노비로 태어나서 요선각의 점원이 되었으니 나한테는 좋은 일이 아닌가.’

운서가 본가에 오는 즐거움이 생겼다고 얼굴을 발그레 물들이며 살짝 웃었다. 그때 장작을 패던 명석이 운서의 얼굴과 그가 들고 있는 쟁반을 빤히 보더니 도끼를 놓고 다가왔다.

“도련님.”

“에구머니나, 놀라라. 무, 무슨 일로 불렀느냐?”

“쟁반이 무거워 보이니, 소인이 들어드리겠습니다.”

운서가 들고 있는 쟁반에는 간식거리가 가득 담겨 있었다. 주방에서 과자를 만드는 주방장들이 너도나도 쌓아줬기 때문이었다.

“아니, 괜찮은데….”

“도련님의 팔이 워낙 가늘어서 무거워 보이십니다.”

명석은 다짜고짜 운서의 손에서 쟁반을 빼앗아 갔다. 그의 눈에 운서는 키도 작고 말라서 쟁반이 무척 버거워 보였다. 한 손으로 쟁반을 든 명석은 살림집으로 들어가는 쪽문으로 먼저 성큼성큼 들어갔다.

“……?”

운서는 조금 당황했지만, 얼른 명석을 따라 들어갔다.

요선각 뒤에 있는 살림집은 귀족의 집처럼 크고 넓었다. 곳곳에는 정원이 있고 운서의 부모님과 형제들은 각각 정원이 딸린 다른 전각을 사용했다.

운서의 처소는 작은 연못이 있고 꽃들이 가득한 곳이었다. 운서는 먼저 처소로 들어갔다. 침실에 딸린 작은 응접실로 가자 명석도 그를 졸래졸래 따라갔다.

명석은 동그란 탁자에 간식이 든 쟁반을 내려놓았다.

“고맙구나. 혹시, 일이 힘들진 않으냐?”

“괜찮습니다. 작은 주인님께서 몇 년간 꾹 참고 열심히 하면 주방에서 일할 수 있을 거라고 하셨습니다. 급여도 꽤 많이 주시고요.”

“형님께서 인색한 분은 아니지. 그래, 알았다.”

운서는 명석에게 이만 가보라고 했지만, 그는 그 자리에 서서 운서를 빤히 보고 있었다. 그것도 그렇지만 그의 얼굴이 미미하게 붉어져 있었다.

“왜 그러는 것이냐?”

“그게 예쁘셔서…, 죄송합니다. 사내에게 쓸 말은 아닌데. 아무튼, 저희 나리도 참 예쁘셨는데, 도련님도 잘생기시고 분위기가 왠지….”

명석은 차마 야릇하다는 말은 꺼내지 못했다. 하지만 운서는 그가 무슨 말을 할지 이미 전부 눈치를 챘다.

“너도 앉아라. 간식이 많으니 함께 먹을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구나. 차를 타주마.”

예쁘다는 말에 얼굴이 발긋해진 운서가 엉덩이를 살랑거리며 차를 탔다. 조금 후, 차를 가지고 탁자로 돌아왔을 때도 명석은 계속 운서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계속 상기되어 있었다.

왠지 야릇해진 분위기에 운서도 덩달아 긴장했다. 명석에게 찻잔을 건네준 운서가 그를 자세히 살폈다. 썩 잘생긴 놈이었다. 눈이 크고 순하게 생긴 것이 꼭 말을 잘 듣는 송아지 같았다.

‘입술이 두툼하고 콧대가 높은 것이 정력이 세겠구나. 아이고, 내가 무슨 생각을….’

운서는 명석에게서 눈을 돌리려고 했다. 그런데 욕망에 충실한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잘난 남자에게 시선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본능이 아니던가.

“명석아, 이제 보니 네 몸이 아주 튼튼하구나.”

운서는 저도 모르게 명석의 허벅지를 쓰다듬었다. 그런데 제 생각보다 허벅지가 더 딴딴해서 화들짝 놀랐다. 연진이나 찬도 오래 무예를 수련해서 몸이 단단한데, 명석의 허벅지는 완전히 돌덩이였다.

돌덩이 같은 허벅지가 신기했다. 운서는 저도 모르게 명석의 허벅지를 주물럭거렸다. 그러자 명석의 볼이 점점 더 붉게 물들고 그의 숨이 차츰 뜨거워졌다. 그러더니 갑자기 그의 아랫도리가 벌떡 일어서는 게 아닌가.

“아니…?!”

웬 몽둥이가 사타구니에서 벌떡 서는 걸 보고 운서는 입을 벌렸다. 세상에 실제 몽둥이처럼 커다란 대물은 연진뿐인 줄 알았는데 여기에 또 있는 것이다. 운서는 홀린 듯 그것을 작은 손으로 쥐었다.

“너는 웬 몽둥이를 아랫도리에 달고 다니는 것이냐.”

운서는 제 작은 손으로는 다 쥐어지지 않을 정도의 굵기인 양물을 주물럭거렸다. 명석의 남근은 크기며 길이가 연진 못지않았다.

“읏, 그건 몽둥이가 아니옵니다.”

“나도 안다. 살짝만 주물렀는데도 엄청 뜨겁구나. 이런 대물을 또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운서가 작은 손으로 도발하듯 만지작거리자 명석의 정욕에 불이 붙었다. 명석은 더운 숨을 내뱉으며 운서를 덥석 끌어안았다.

“도, 도련님!”

돌덩이 같은 팔이 자신을 확 끌어안는 바람에 운서가 깜짝 놀랐다. 운서가 고개를 들자 어느새 명석의 입술이 바로 눈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운서는 그것을 가만히 보고 있었다. 그러자 거친 듯한 입술이 닿고 명석의 혀가 순식간에 입안으로 깊게 들어왔다. 뜨거운 혀가 입천장과 목구멍을 핥았다.

“웃….”

운서의 등줄기와 허리가 저렸다. 능숙한 입맞춤에 다리까지 후들거렸다. 입맞춤만으로 정신이 없는데, 운서의 허리를 감쌌던 커다란 손이 여린 몸을 힘껏 더듬기 시작했다.

짧은 비단 상의로 커다란 손이 불쑥 들어왔다. 가슴에서 배를 훑어 내리는 손길에 가슴이 벌렁거리고 하반신에 힘이 바짝 들어갔다.

운서의 얼굴이 화락화락 달아오르는 것과 동시에 명석의 거친 손이 운서의 가는 허리와 작은 엉덩이를 잡았다.

“흣!”

운서의 신음과 함께 그의 몸이 번쩍 들렸다. 명석은 운서를 가볍게 안고 침상을 향해 성큼성큼 걸었다. 둘의 입술은 아직도 딱 맞붙어 있는 상태였고, 운서는 명석의 굵은 목에 매달려서 자신의 입안을 휘젓는 혀를 핥았다.

엉덩이가 부드러운 비단 이불에 닿자마자 운서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저기 잠깐….”

운서는 잠시 명석의 손길을 만류했다. 그러나 명석은 운서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가 힘으로 운서의 바지를 쑥 벗겨내었다. 짧은 비단 상의를 입은 탓에 뽀얀 다리와 사타구니가 전부 드러났다.

“아이고.”

운서가 당황하며 사타구니를 가리는 동안 거친 손바닥이 부드러운 허벅지를 난폭하게 쓸었다.

“아웃!”

살짝 감겨 있는 눈은 순한데, 명석의 입술과 손길은 두툼하고 거칠었다. 운서의 신음과 함께 명석이 그의 입술을 다시 쓰윽 핥고는 쩝쩝거리며 맛을 봤다.

“도련님은 입술도 아주 부드럽습니다. 허벅지도 아주 보드라우신 게 엉덩이 속도 그럴 것 같습니다.”

명석이 자신보다 훨씬 작은 운서의 부드러운 몸을 음욕에 물든 눈으로 훑었다. 그는 입맛을 다시면서 말랑한 허벅지를 커다란 손으로 잡아 쓱쓱 쓸었다.

“읏, 아읏.”

신음을 내는 운서의 가슴이 덜컹거렸다. 입술이 부드럽다면서 씨익 웃는 명석의 표정이 거친 손길과는 다르게 너무 순진해 보여서 운서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저기…, 알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도련님께서 황궁에서 폐하를 모시는 내관 나리라는 건 들었습니다. 그게 무슨 문제라도 됩니까?”

명석은 우직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니, 아니네.”

운서는 아니라고 고개를 저었다. 명석이 자신의 옷을 모두 벗겼을 때 아랫도리를 보고 놀라지 말라고 말을 해주려고 했었는데, 이미 알고 있다니 다행이었다.

명석은 운서의 혀를 쭉쭉 빨면서 말랑한 알궁둥이를 꽉 잡았다. 그는 양손으로 엉덩잇살이 늘어날 정도로 이리저리 만지다가 운서를 비단 이불에 눕히고는 가느다란 다리를 한꺼번에 잡아 올렸다.

그의 다른 손은 여전히 운서의 엉덩이를 거칠게 주물렀다. 명석이 운서의 작은 엉덩이를 잡고 비부가 있는 곳을 슬쩍 벌렸다.

“도련님의 작은 보지가 부어 있습니다. 달리 정인이라도 있으신 겁니까?”

“아읏, 그, 그게….”

“아니, 뭐. 상관없습니다. 원래 나리들은 다 그러니까요.”

“……?”

뭐가 상관없는지, 또 나리들은 뭐가 원래 그런지 묻고 싶은 운서가 고개를 드는 찰나 명석이 그의 몸을 모로 눕혔다. 그리고는 커다란 몸을 구부려서 옆으로 누운 운서의 음문을 핥기 시작했다.

“아응, 거기는….”

“얌전히 있으십시오. 소인의 좆이 생각보다 대물이라 도련님의 귀여운 뒷보지를 적셔드리지 않으면 상처가 납니다.”

“보, 보지라니?! 그런 천박한 말을….”

“천박합니까? 소인이 배운 게 없어서 죄송합니다. 나리께서 이런 걸 좋아하셨거든요. 좆을 받는 곳이 보지라면서요.”

죄송하다고 하면서도 명석은 혀를 날름거리며 살짝 부은 밑구멍을 핥았다. 타액으로 척척하게 적시면서 보지가 붉다는 말도 했다.

할짝할짝.

젖은 소리와 함께 운서의 얼굴과 작은 몸이 시시각각 붉어졌다. 운서는 도대체 그 나리가 누구냐고 묻고 싶었다. 그런데 입을 벌릴 때마다 뜨거운 혀가 아랫구멍을 음란하게 핥는 바람에 말을 꺼낼 수 없었다.

“도련님께서는… 할짝, 쪽쪽, 싫으십니까? 쪽쪽.”

츱츱거리며 살짝 부어 있는 음문을 핥은 명석의 혀가 입구 바로 안쪽을 파고들어서 촙촙 핥았다.

“으읏, 앙, 싫은 게 아니라… 창피해서.”

“창피하다고요? 도련님의 밑구멍이 아주 벌겋고 앙큼하게 벌름거리는 걸 보니 사내들에게 한두 번 빨린 게 아닌 것 같은데요?”

“아니… 그게.”

정말로 창피해진 운서는 허벅지를 덜덜 떨면서 고개를 저었지만, 아니라고 말하진 못했다. 사내들에게 여러 번 빨린 게 사실이었으니까. 그사이 명석은 젖은 속살을 다시 츱츱, 쪽쪽, 촙촙, 핥아 먹었다.

“앙앙, 제발, 하앙.”

수치심을 가득 먹은 운서는 발긋한 눈가를 전부 적시고 훌쩍거리며 앙앙 울기만 했다.

“씨발, 보지가 답니다. 소인의 혀가 닿을 때마다 살살 녹을 것 같아서.”

“하앙, 제발, 창피해!”

얼굴과 목덜미까지 온통 얼룩덜룩하게 붉어진 운서가 눈물을 떨구며 엉덩이를 발발 떨었다. 그런데 창피하다고 울면서도 운서의 양물과 유두는 발칙하게 달아올라서 발긋발긋하게 부풀어 올랐다.

명석이 혀를 날름날름 놀리면서 운서의 은밀한 구멍을 쪽쪽 빨고 핥으며 커다란 손으로는 봉긋한 젖꼭지를 더듬었다.

“항, 아읏, 앙앙.”

유두를 건드리는 것만으로 운서는 아래를 조이며 앙앙거렸다. 명석은 거친 손을 쫙 벌려서 엄지와 새끼손가락으로 양쪽 유두를 동시에 문지르고 짓눌렀다.

젖꼭지가 힘껏 짓눌려진 탓에 운서가 아파하며 여린 몸을 벌벌 떨었다. 운서가 아프다고 해도 명석의 혀는 더욱 안으로 들어왔다. 좁고 음란한 구멍 속이 반들반들하게 젖어 벌써 척척한 소리를 냈다. 질퍽한 소리와 함께 명석의 혀가 휘돌았다.

“흐아앙!”

운서가 덜덜 떨며 울자 혀로 속살을 휘젓던 명석이 젖은 엉덩이에서 고개를 들었다. 운서의 속살을 침으로 질척하게 적신 그가 길게 늘어진 음액을 핥고 쩝쩝 소리를 냈다.

“도련님… 엄청 귀엽습니다. 도련님의 보지도 달짝지근하고요. 소인이 도련님의 보지를 밤새 핥아 먹어도 되겠습니까?”

“아, 안 되네.”

운서는 훌쩍거리면서 안 된다고 했다. 제 밑을 핥기만 하는 건 싫었다. 실한 살 몽둥이로 밤새 박아주는 거라면 모를까. 운서의 마음을 눈치챈 건지 명석이 그의 밑구멍을 벌려서 속살을 확인했다.

젖은 점막을 뚫어지라 보던 명석이 입맛을 쩝쩝 다시며 제 사타구니를 주물렀다. 그의 양물은 아까부터 일직선으로 설 정도로 발기해서 분비액을 질질 흘리는 중이었다.

“도련님은 얼굴도 예쁘지만, 속살이 기가 막히게 맛있어 보입니다. 질척질척 꿈틀거리는 곳이 사내의 좆을 아주 잘 받아먹게 생겼어요.”

명석은 다시 음탕한 음문에 입을 쪽쪽 맞추고는 부드러운 허벅지를 깨물었다.

“아흣, 앙, 아파.”

“맛 좀 보느라 살살 깨물었습니다. 솔직히 도련님의 달짝지근한 보짓살을 깨물고 씹어 먹고 싶은데, 그러면 상처를 입으시니 소인의 좆으로 이 음란한 속살을 뭉개드리죠.”

“읏… 무섭네, 흑, 그런 말은 싫어.”

운서는 엉덩이와 허벅지를 힘껏 조이며 싫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명석은 굵은 손가락 끝으로 젖은 음문을 살살 건드리며 웃기만 했다.

“일단 엎드리십시오.”

명석이 커다란 손으로 운서의 엉덩이를 토닥거리며 엎드리라고 했다.

뒤가 잔뜩 핥아진 운서는 부들거리며 엉덩이를 들어 올렸다. 명석은 여전히 정욕에 물든 눈으로 운서의 엉덩이와 허벅지 안쪽을 깨물었다.

“앗, 아파!”

운서가 아프다고 헐떡이자 명석이 그의 말랑한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운서는 또 아프다고 훌쩍거렸다.

“아윽!”

“엉덩이를 똑바로 드십시오. 그래야 질척거리는 보지에 제 좆을 잔뜩 박아드리죠.”

“흐읏… 잘못했네. 똑바로 들 테니.”

음란한 말에 부들거리는 운서는 얌전히 엉덩이를 들었다. 명석은 잘했다고 뽀얀 엉덩이를 쓰다듬고는 제 손가락을 내밀었다. 두 개의 손가락이 젖은 입술을 문질렀다. 그런 애무만으로도 운서의 아래가 벌름거렸다.

“이걸 입에 넣고 핥으십시오.”

그의 손가락이 운서가 입을 다 벌리기도 전에 작은 입술을 벌리고 푹 파고들었다. 거친 손가락이 입안과 혀를 더듬으며 빙글빙글 돌아갔다.

“우읍, 읍!”

거친 손길에 운서가 신음하고, 명석이 운서의 젖꼭지를 잡아당겼다. 작고 말랑한 돌기가 거친 손가락에 눌리고 만져진 것도 모자라 아프도록 당겨졌다.

운서는 허리를 발발 떨었다. 그는 아프고도 좋아서 헐떡거렸다. 명석이 다시 크고 단단한 손으로 작은 엉덩이를 철썩 때렸다.

“으읍!”

“도련님, 혀를 쓰셔야지요. 제 손가락을 잘 적셔야지요. 안 그러면 도련님의 말랑하고 예쁜 보짓살이 다 터질 겁니다.”

“흐으읍. 읍.”

운서는 대물을 한두 번 받은 것도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손가락을 문 상태라 명석에게 전해지지 않았다. 운서는 매를 맞은 엉덩이를 꿈틀거리며 혀를 움직여서 명석의 굵은 손가락을 핥았다.

“잘하고 있습니다. 도련님.”

잘한다는 칭찬과 함께 엉덩이를 쓰다듬더니 손가락을 쑥 빼냈다. 명석의 손가락은 그대로 운서의 음문에 푹 박혔다.

“아욱!”

운서는 이불을 꽉 쥐고 헐떡거리며 꺼칠한 손가락을 받았다. 명석은 한꺼번에 세 개의 손가락을 꽂았다. 굵고 거친 손가락들이 좁고 붉게 부어 있는 밑구멍의 점막을 벌리고 힘껏 박혔다.

처음부터 깊숙하게 쑤시고 들어온 손가락이 바로 운서의 전립선을 찔렀다.

“흐아앙!”

양물을 바로 꼿꼿하게 세우기 시작한 운서의 엉덩이가 바르르 떨렸다. 거친 손가락에 만져지는 점막이 바들거리면서 굵은 것을 질퍽하게 물었다. 명석은 길고 거친 손가락을 휙휙 거칠게 돌리며 질척한 내벽을 휘저었다.

“힛, 아흣, 한꺼번에 세 개나! 앙앙, 그렇게 돌리면 싫어, 흑… 처음부터 너무 심하네.”

“도련님의 보짓살이 쫄깃하고 맛있어 보여서 마음이 급합니다. 제 손가락을 한꺼번에 넣었는데도 세게 조이는 게 정말 사내의 좆을 많이 받으신 모양입니다.”

“흑….”

“소인의 좆을 넣었을 때를 상상하니 손가락이 절로 거칠게 움직입니다.”

“흑, 아앙, 제발 그런 말은…, 앗, 하앙.”

명석은 손가락으로 운서의 느끼는 곳을 집중적으로 괴롭혔다. 거친 손가락들을 양쪽과 위아래로 크게 흔들어서 좁은 곳을 마구 벌리고 음란한 말을 중얼거렸다. 그는 동시에 운서의 가슴도 다시 건드렸다. 강인한 손가락이 볼록하게 솟은 유두를 짓눌렀다.

“황궁에서 일하시는 나리께는 천박한 말일지 모르지만, 밑구멍을 거칠게 휘저으면서 이런 말을 해드리면 좋아하시지 않습니까. 이것 좀 보십시오. 안쪽을 마구 찌르고 살을 헤집어도 도련님의 보짓살이 꿈틀거리면서 제 손가락을 맛있게도 잘 뭅니다.”

운서의 뽀얀 엉덩이가 질퍽한 소리를 내며 명석의 손가락을 따라 요리조리 흔들렸다. 게다가 거친 손가락을 맛있게 물고 점막을 달달 떨기도 했다.

“읏, 흐앙, 아읏… 제발, 하응, 창피해.”

운서는 거칠게 안을 휘젓는 손가락도, 또 그의 말도 창피해서 눈물을 절로 흘렸다. 운서가 크게 훌쩍훌쩍 흐느껴도 명석은 멈추지 않고 운서의 앙큼한 엉덩이 속을 휘저으며 단단한 손끝으로 전립선을 계속 찔렀다.

계속해서 푹푹 찔리는 탓에, 높게 들린 작은 엉덩이와 뽀얀 허벅지가 계속 부르르 떨렸다. 운서의 음란한 구멍은 거친 손가락을 끈적하게 조였다.

“앙, 거, 거기만 찌르면 싫어…. 앗, 앗.”

성기를 바짝 세운 운서는 명석을 쳐다보면서 싫다고 했으나, 명석은 오히려 운서의 차진 속살에 입맛을 다시며 손가락 세 개를 더 깊숙이 집어넣고 안을 퍽퍽 헤집었다.

세 개의 손가락들이 부어오른 점막을 마음대로 헤집고 휘젓고 쑤셨다. 손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좁고 부어오른 점막이 미끄덩하게 움직이며 안을 열고 다시 오므라들었다.

“흐아앙, 앙.”

운서는 허리와 엉덩이를 흔들면서 사정을 했다. 음수를 질펀하게 싸는데, 그때 갑자기 뒤에서 명석의 손가락이 빠졌다.

“거 보십시오. 보지라고 하면서 헤집어주니 내관 나리라도 벌써 지리는 게 아닙니까.”

명석의 손바닥이 운서의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명석은 아프지 않게 살살 때린 거였지만, 둘의 체격이며 힘의 차이가 너무 극명해서 운서의 몸이 크게 흔들렸다.

“아흑, 힝, 잘못했네.”

“높으신 나리라고 침상에서 점잔 빼지 마시고 아까 제 좆을 덥석 잡으신 것처럼 요 귀여운 엉덩이를 앙큼하게 흔들어보십시오.”

침상 밖에 서 있던 명석은 운서를 가까이 끌어당겼다. 운서의 몸이 침상의 끝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졌다. 명석은 다시 운서의 가느다란 발목을 잡았다. 그러고는 운서의 발목을 어깨에 올리고 얇은 허리를 잡아 벌어진 엉덩이에 자신의 육봉을 가져다 댔다.

김이 오를 정도로 열을 내는 명석의 대물은 운서의 속살을 잡아먹고 싶어서 분비액을 질질 흘리는 중이었다.

“힛, 뜨거워….”

그 뜨거운 열기에 운서가 아래를 내려다봤다. 정말 연진의 대물처럼 커다랗고 성긴 성기가 제 속살을 엉망으로 헤집기 위해 울퉁불퉁하게 솟아 있었다.

‘에구머니나, 뭐 저렇게 큰 놈이 또 있어?’

진정한 살 몽둥이에 깜짝 놀란 운서가 엉덩이를 움찔거리는데, 명석이 그의 엉덩이를 쫙 벌렸다.

“이놈으로 비명을 지르실 정도로 마구 박아드릴 테니, 도련님은 구멍이나 잘 대고 있으십시오.”

뱀의 머리처럼 꿈틀대는 대물을 보고 씩 웃고서 명석은 운서의 허리를 한 손으로 잡았다. 그는 열을 내는 흉흉한 육봉을 운서의 말랑한 엉덩이 속으로 콱 박았다.

거의 일직선으로 박히는 것에 운서가 벌벌 떨며 울기 시작했다.

“아윽, 앗, 너무 커… 뜨거워! 악, 흐앙.”

몸 안을 한껏 벌리고 깊게 밀려 들어오는 뜨거운 것에 힘들다고 눈물을 뚝뚝 떨궜다. 그러나 대물에 익숙한 운서의 아랫구멍은 제 속살을 짓이기며 박히는 것을 부드럽게, 야금야금 잘 받아먹었다.

“읏! 소인의 대물을 아파하지도 않고 부드럽게 삼키다니. 도련님 정말 굉장하십니다.”

“앗, 앗, 아니, 너무 커! 하앙, 아프네.”

“소인이 보기에는 아파하시는 것 같지 않습니다. 보지가 보드랍고 촉촉하고…. 씹, 정말 끝내주십니다. 소인이 더 먹여드립지요.”

“…뭐, 뭐라고?!”

더 먹여주겠다는 명석의 말과 함께 운서의 허리가 아래로 쑥 내려가고 뜨겁고 커다란 양물이 내장을 밀면서 콱콱 박혔다. 뜨거운 대물이 운서의 속살을 긁으면서 뿌리 끝까지 들어갔다.

“아욱, 악!”

“아…, 도련님.”

명석은 제 물건을 삼킨 뜨거운 밑구멍을 느끼며 딱딱한 허벅지를 부들거렸다. 운서의 비부가 하도 좁디좁아서 아파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제 귀두가 입구에 딱 맞붙도록 욕심껏 삼킨 것이다. 게다가 벌써 발발 떨면서 육봉을 야무지게 조이고 있었다.

“흐앙, 허리까지 박힌 거 같아. 힛, 아파….”

울기 시작한 운서는 이불을 꽉 잡고 이대로 미끄러지지 않도록 버텼다.

“정말 굉장해…. 으읏, 역시 도련님이 제 앞에서 엉덩이를 살랑거리실 때부터 보짓살이 맛있어 보이더라니! 질척질척, 쫄깃쫄깃합니다. 이렇게 음탕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으흣, 흑. 거칠어, 꼬챙이에 꽂힌 거 같아. 히잉, 창피해. 그만 좀….”

침상의 끝에 허리를 걸치고 있는 운서의 엉덩이는 명석의 성기에 일자로 꽂힌 상태였다. 그래서 뜨거운 꼬챙이에 꽂힌 기분이었다. 왠지 아프고 더 창피해서 눈물을 떨궜다.

명석의 육봉은 크기도 크기지만 핏줄이며 살갗이 이상하게 성긴 느낌이었다.

“뭐가 창피하다고 하시는 겝니까? 제 좆을 한 번에 삼키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도련님의 음탕한 아랫입은 몽땅 삼키셨네요. 그뿐입니까? 도련님의 보짓살이 박아달라고 제 좆을 쫄깃쫄깃하게 씹고 있다는 거 아십니까?”

명석은 너무 음탕하다며 운서의 엉덩이를 거친 손으로 토닥거렸다. 명석은 살살 두드리는 것이었지만, 침상에 간신히 매달려 있는 여린 몸은 크게 흔들렸다.

“힝… 창피하다고 하지 않았더냐. 가뜩이나 뜨겁고 커서 힘든데, 제발!”

운서가 눈물을 뚝뚝 떨구며 창피하다고 훌쩍거리자 명석이 눈물에 젖은 그의 뺨을 길게 핥았다.

“도련님처럼 귀엽고 음란한 분은 제 좆으로 잔뜩 울려드려야지요.”

명석은 입술을 양쪽으로 쫙 찢어 웃었다. 성기는 흉악하면서 웃음은 또 순진했다. 그 웃음에 흥분한 운서가 안을 바짝 조이자 명석의 숨이 거칠어졌다.

명석은 운서의 가는 허리를 잡고 성기를 길게 뺐다. 핏줄을 불끈거리는 거근의 기둥을 타고 타액과 분비액이 줄줄 흘러내렸다. 이윽고 귀두만 남기고 아슬아슬하게 빠졌던 거근이 퍽 하고 꽂혔다.

“아으윽!”

좁은 속살을 긁으며 난폭하게 박혔다. 크게 흔들린 운서가 비명을 내질렀다. 다시 명석의 딴딴한 허리가 움직이자 거의 반으로 접혀 있던 운서의 작은 몸이 크게 들썩였다.

명석은 허리를 더 흔들었다. 철퍽철퍽, 철썩철썩, 몸이 세차게 부딪쳤다. 젖은 성기와 속살이 마찰하는 질척한 소리와 함께 운서의 엉덩이가 명석의 육봉 위에서 들썩들썩 춤을 췄다.

“아윽, 아악, 하읏… 너무 거칠어…! 앗, 제발.”

운서는 정신없이 비명을 질렀다. 명진은 거칠다고 우는 운서의 허리를 놓고 오로지 허리와 성기만 흔들었다. 그의 굵고 탄탄한 허리가 유연하게 움직이고, 운서의 내장을 찌를 것처럼 육봉이 박혔다.

울퉁불퉁하고 성긴 성기도 모자라서 명석의 커다란 고환까지 운서의 구멍을 범할 기세였다. 뜨거운 것이 내장 속으로 파고들 정도였다.

“아욱, 윽, 아읏!”

배 속까지 범하려는 커다란 남근에 운서는 연신 신음을 내지르며 허겁지겁 몸을 지탱할 곳을 찾았다. 그의 작은 손이 침상의 천장을 잡은 순간, 명석의 허릿짓이 더 빨라졌다.

철썩철썩, 쓱쓱쓱, 퍽퍽퍽.

젖은 소리와 함께 대물이 밑구멍을 뚫을 기세로 박혔다. 젖은 소리와 함께 운서의 허리 아래가 위아래로 빠르게 흔들렸다. 좁은 구멍의 점막이 헤질 것처럼 비벼졌다.

“아흐흑, 흐앙, 제발, 제발!”

운서는 급기야 눈물을 펑펑 쏟았다. 빠듯한 동통과 안쪽이 전부 헤집어지는 쾌감에 몸부림쳤다. 운서의 양물은 완전히 발딱 서서 터질 듯 부풀었는데, 명석이 다시 허리를 움직여 여린 속살을 거칠게 비벼주자 바로 사정했다.

“아흐흣….”

“도련님, 아프십니까?”

“하앙, 앙, 아파… 거칠어, 흐앙, 너무… 해.”

눈물이 뚝뚝 흘러나왔다. 운서는 속살이 아프다고 여린 몸을 달달 떨었다. 그러나 금세 사정한 몸은 명석의 거근을 뜨겁게 품고 빨 듯이 음란하게 조이고 있었다.

“소인이 보기에 아픈 게 아니라 좋아하시는 것 같습니다만. 도련님의 보짓살이 녹아서 제 좆에 달라붙어 있지 않습니까? 지금도 좆기둥에 살살 녹은 살들이 철썩 달라붙어서 제 물건을 빨아먹고 있습니다요.”

“힝, 싫다고 그런 말… 창피하단 말이네.”

침상의 천장에 아슬아슬 매달린 채 운서는 창피하다고 울었다. 명석은 눈물을 떨구는 운서를 홀린 듯 바라봤다. 발긋하고 야한 눈가가 다 젖고 입술도 발개서 더욱 색스러웠다.

“도련님은 역시 우는 게 참 예쁘십니다.”

“…….”

“근데 도련님의 몸이 음란한 것에 비해서 아직 사내 좆 맛은 변변히 못 보셨나 보죠?”

“…뭐?!”

“보지도 굉장히 야들야들하고, 소인의 좆으로 비비고 박아줄 때마다 아직 아파하니 그런 거 아닙니까? 도련님의 밑구멍에 좆을 박고 들락거려본 놈들이 영 변변치 않았나 봅니다.”

명석은 이제까지 거쳐 갔던 사내놈들이 크기나 기술이 썩 좋지 않았던 거라고 운서를 동정했다.

“아니….”

운서는 뭐라고 말을 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명석은 지금 병부의 사내놈들과 장사도의 셋째 아들 그리고 황제 폐하까지 자기 좆 밑으로 깔아뭉갠 것이었다.

‘폐하, 죄송합니다. 이놈이 무식하여 그런 것이니 용서하십시오.’

운서는 명석 대신 용서를 빌었다. 방금 모가지가 날아갈지도 모를 말을 했던 명석은 또 순한 표정으로 씨익 웃었다. 그러면서 오늘은 좆 맛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며 운서의 입술을 핥았다.

“흐응, 아응.”

명석은 운서의 입술을 살살 빨다가 다시 허리를 쳐올렸다. 젖은 살 몽둥이와 질퍽거리는 속살이 마찰하는 야한 소리가 생생하게 울렸다.

침상을 잡고 몸을 버티는 운서의 가느다란 팔이 부들부들 떨렸다. 운서는 다시 앙앙 울었다. 그러나 그만두라는 말 대신, 오히려 깊게 안을 찌르는 흉기를 반기며 헐떡거렸다.

“앙, 거칠어. 아읏, 앗, 제발…. 아읏.”

명석도 제 성기를 완전히 감싸는 뜨거움에 이를 악물고 안을 쑤셨다. 요망한 구멍이 제 물건을 맛있게 쪽쪽 빨고 있었다. 퍽퍽 하는 사나운 마찰음과 함께 운서의 울음소리가 더 커졌다.

운서의 양물이 다시 발딱 일어서고, 명석도 헐떡이는 숨을 내쉬며 허리를 더 강하게 흔들었다.

“도련님, 소인의 좆 맛이 어떠십니까?”

울퉁불퉁한 육봉을 박으며 사내다운 성기 맛이 어떠냐고 물었다.

“하앙, 아파… 아니, 좋아. 제발, 거칠어, 앗, 아니… 좋아!”

거칠다고 대답하면서도 운서는 거근이 안쪽 살을 콱콱 짓이기며 내장까지 박히는 것에 좋다고 헐떡거렸다. 운서의 속살은 명석의 성기를 녹일 듯이 뜨거웠다.

또다시 양물을 꼿꼿하게 세운 운서가 안을 더 헤집어달라는 듯 커다란 손에 잡힌 허리를 꿈틀거렸다. 그에 명석이 허리를 더 세게 흔들어 울퉁불퉁한 육봉을 박았다. 그는 질퍽하게 젖은 남근을 길게 빼냈다가 운서의 점막을 뭉개며 난폭하게 박았다.

“흐아앙….”

운서가 덜덜 떨며 다시 사정했다. 뒤로도 음탕한 쾌감을 맛보면서 허리를 바르르 떨고 불처럼 뜨겁고 거친 성기를 조였다. 그런데 헐떡거리며 거근을 조이느라 그만 손에 힘이 빠져서 간신히 붙잡고 있었던 침상 천장을 손에서 놓치고 말았다.

운서의 여린 몸이 비단 이불에 쓰러졌다. 운서는 허겁지겁 이불을 꽉 쥐었지만, 더 빠르고 정신없이 흔들렸다.

“흐아앙, 앙, 그만, 아윽, 앗! 제발!”

뜨거운 살덩이에 비벼지는 아래에서 불이 나는 것 같았다. 쾌감과 동통을 함께 느끼는 운서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지고, 벌어진 입에서는 타액이 질질 흘렀다.

명석은 계속 운서의 허리를 잡고 그의 내벽과 전립선을 한꺼번에 뭉개며 박았다.

“히잇! 아우욱!”

배 속까지 박히는 살 몽둥이에 정신이 없었다. 운서는 척추를 뚫고 올라오는 쾌감과 동통으로 엉엉 울었다. 그리고 또 깊게 박히자 다시 앞과 뒤로 느끼며 더 크게 울었다.

“흐앙, 제발…. 아흐흑, 흑, 그, 그만… 살살, 흐엉.”

“읏, 그만이라니요? 제 좆을 맛있게 받아먹으면서 엄살떨지 마십시오. 거칠게 박을 때마다 좋아하시는 거 다 압니다. 도련님의 귀여운 젖꼭지도 다 서서 터질 것처럼 부풀었는걸요.”

명석은 헤실헤실 웃으면서 운서의 유두를 날름날름 핥았다. 양쪽을 번갈아 핥을 때마다 운서의 아랫구멍이 쫀쫀하게 그의 남근을 조이고 발발 떨렸다.

뜨겁게 녹은 운서의 밑구멍이 성기에 달라붙은 것도 모자라 잘 조이자 명석은 그의 입술에도 입맞춤을 쪽쪽 했다.

“착하게도 잘 조이십니다. 도련님이 보지 속으로 절정을 느끼다 못해 기절하실 때까지 박아드립죠.”

“흐읏… 안 돼.”

안 된다고 해도 명석은 탄탄한 허리를 깊게 흔들었다. 그의 튼튼한 몸이 거세게 움직일 때마다 운서의 작은 몸도 크게 덜컹거렸다.

“흐앗, 흐악, 앙, 흐아앙!”

정말 꼬챙이로 몸 안이 찔리는 것 같았다. 굵고 울퉁불퉁한 기둥으로도 점막이 사정없이 비벼지는 통에 운서는 그냥 울기만 했다.

그리고 다시 깊게 찔린 순간, 운서가 새된 비명을 내지르며 엉엉 울었다. 앞과 뒤로 절정을 느낀 운서가 작은 성기로 음수를 토하자 명석도 그의 뜨거운 속살에 씨물을 잔뜩 싸질렀다.

“아읏! 도련님, 씨발, 읏, 보지가 끈적거려서….”

명석은 제 육봉을 완전히 삼키고 끈적끈적하게 빨아먹는 운서의 속살에 허리를 부들거리며 사정했다. 뜨거운 정액이 운서의 안을 적시자 작은 몸이 축 늘어졌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난 게 아니었다.

명석은 낮은 숨을 한 번 내쉬더니 운서의 여린 몸을 그대로 휙 돌렸다.

“흐아앗! 아앗!”

커다란 꼬챙이 같은 성기를 품고 그대로 몸이 돌려져 녹진녹진하게 익은 운서의 음란한 점막이 성긴 양물에 전부 긁혔다.

“싫어, 더는….”

운서는 제 엉덩이 안에서 빠르게 부피를 키우는 명석의 살 몽둥이를 느끼고 도망가기 위해 이불을 잡았다. 그러나 그의 몸은 이미 명석의 손안에 있었다.

엉덩이엔 커다란 대물이 푹 박혀 있고, 부들부들 힘없이 떨리는 허리는 커다란 손에 힘껏 잡혀 있는 상태였다. 게다가 상체는 비단 이불에 엎어져 있지만, 그의 하반신은 침상 밖에서 명석의 성기에 꽂혀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얌전히 있으십시오. 소인의 좆 맛을 제대로 보여드린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하, 하지만….”

운서는 울먹거리면서 너무 거칠다고 했다.

“그거야 도련님의 보지가 좆 맛을 제대로 못 봤으니 그런 겁니다. 하여간, 황궁의 사내들은 요렇게 예쁜 엉덩이를 아작내지도 못하고 아주 부실한가 봅니다요.”

“…….”

방금 그 발언은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말이었다. 운서의 상대가 누군지 모르는 명석은 운서의 뽀얀 엉덩이를 주물럭거리며 그냥 웃기만 했다.

‘폐하께서 아시면 경을 칠 텐데, 이놈은 양물이 성성한 만큼 앞뒤가 없구나.’

뇌가 머리가 아니라 성기에 달린 놈 같았다. 생각은 없고 힘만 넘쳐흐르는 종마 같은 놈이었다.

‘뭐, 때로는 이런 놈도 좋지. 힘도 좋고 무엇보다 대물이니까.’

운서는 여러 번의 쾌감으로 살살 녹아내리는 제 속살을 움찔거리며 크게 발기한 명석의 대물을 야금야금 조였다. 야금야금 조여대는 속살의 애무에 명석의 것이 힘차게 꿈틀거리며 뜨거워졌다.

“윗입으로는 싫다 하시면서 아랫입으로는 박아달라고 노래를 하십니다.”

“아니, 나는….”

“도련님의 야한 보짓살이 살살 녹아서 소인도 미치겠습니다.”

운서는 다음 말을 잇지 못했다. 그냥 화끈거리는 얼굴로 명석을 돌아볼 뿐이었다. 눈물에 젖은 귀여운 얼굴이 그를 돌아보자마자 명석이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뜨거운 성기가 점막에 비벼지자 운서의 작은 몸이 부들거리며 거친 살 몽둥이를 쭉쭉 삼켰다.

“하응, 앗, 더… 안쪽으로, 앙, 박아줘. 아읏, 아읏, 앙.”

“아읏, 도련님!”

명석은 운서의 조름에 커다란 손으로 잡은 가는 허리까지 흔들면서 거친 대물을 콱콱 박았다.

“윽, 아흐흣, 너무 거칠어. 흐앙, 앙.”

배 속까지 박히는 것에 운서는 또 한 번 거칠다고 울며 애원했다. 그러나 뒤로는 명석의 타액과 분비액 그리고 정액까지 질질 흘리면서 대물을 맛있게 먹어 치우고 있었다.

3권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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