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8화 〉 뉴페리시니 (9)
* * *
다음날 새벽.
마을 이름을 뉴페리시니로 지었음에도 질은 이 마을에 길게 머물러 본 적이 없었어요.
모두가 질리도록 말하듯이, 물자만 건네주고는 바로 돌아가는 것이 일상이었죠.
그야 질에게는 집에서 자신을 기다려주는 아오이와 라피아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번에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아직도 뉴페리시니에 남아있었어요.
새하얀 침대의 옆에 있는 간이 의자에서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새우잠을 자면서요.
이런 질에게 다가오는 사람이 있었는데, 질의 앞에 도착하자마자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높게 들어서는.
그대로 질에게 담요를 덮어주었어요.
“으응…? 케이넨 씨?”
“아, 미안. 깨워버렸네. 새벽에는 춥잖아.”
“아직 어둡네요….”
질은 머리를 긁적이는 케이넨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는 창문 밖을 바라보며 중얼거렸어요.
옆에서 피네가 곤히 자는 것을 보면 그 옆에서 말 상대가 되어주다가 잠들었던 것 같네요.
“날 밝으려면 조금 남았으니까 더 자도 돼. 아니면 산책이라도 할래? 여기, 공기는 좋으니까.”
“산책…? 네에…. 잠, 깨야죠….”
“그럼 나가자. 새벽의 뉴페리시니는 본 적 없지? 엄청 신비한 느낌이야.”
자랑하듯이 말하는 케이넨의 모습에 질은 미소만 지어 보였어요.
겉옷을 대충 걸쳐 입고, 건물 밖으로 나온 질은 병원 안에서 보았던 밖의 풍경이 조금은 밝아진 걸 봤어요.
약간은 어둠이 깔려있음에도 푸르게 밝아오면서 마을과 숲을 비추는 것이 꽤 볼 만했어요.
자욱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안개가 내려앉아 동화에서 보던 다른 세계로 가는 입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하지만 질은 이미 이 광경에 익숙해 보였어요.
“다시 한번 세워진 곳이지만, 여기는 여전하네요.”
“어? 본 적 있어?”
“당연하죠. 그동안은 기회가 없어서 말 안 했지만…. 여기, 제 고향인걸요? 불타고 잿더미밖에 남지 않은 곳을 다시 살려내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는지….”
뉴페리시니가 이름만 따온 게 아니었다니, 생각보다 질은 대단한 일을 해냈네요.
이전과는 다른 모습의 마을이지만 새로운 마을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테니까요.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는 잿더미의 평야에 만들어낸 거잖아요?
물리적으로도 문제가 있었겠지만, 정신적인 문제도 있었을 테고요.
여기에는 케이넨도 감탄할 수밖에 없었어요.
“이름에 뉴가 들어가서 언니 고향에서 따온 이름일 거라곤 예상은 했는데, 설마 지역까지 같은 곳이었을 줄은 몰랐네.”
“예전에는 그저 사라진 마을을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어요. 그런데, 제가 구해낸 사람들이 갈 곳이 없다는 걸 알고 나니까 용도가 바뀐 거죠.”
“아무나 못 할 일이야, 잘 했어.”
“제 미련에서 시작한 일이 이렇게라도 쓰여서 다행이에요. 이 마을이 생기기 전부터 사람을 구하는 일은 계속 해왔는데 다친 모험가는 물론, 노예에서 풀려난 분들도 보호받지 못했었으니까요. 그렇지 않았다면 이 마을은 그저 평범한 난민 수용소가 됐을 거예요. 케이넨 씨가 사용해줘서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언니,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기억나?”
“네? 당연하죠. 그때는 케이넨 씨도, 피네도 심한 모습이었으니까.”
* * *
질이 라피아와 같이 살기 시작했던 과거의 어느 날, 여느 때와 같이 질은 슬리브스터의 거점을 샅샅이 뒤져 아오이를 찾기 위해 노력 중이었어요.
그렇지만 이번 거점은 평소랑 다른 느낌이 들었어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풍겨오는 진득한 피의 냄새가 질을 반겨주었거든요.
질의 직감이 알려줬어요.
이곳의 노예들은 어디든, 몸 한 군데가 성하지 못하리라는 것을요.
게다가 이번 거점은 동굴 속에 지어진 거대한 지하 미궁처럼 되어있어, 릴리아의 도움으로 덩굴을 탈출로프처럼 사용해 헤매지 않게 해야 했죠.
거점의 지하에 내려왔을 때, 질은 코너의 그림자에 숨어 뒤에서 따라오던 흑기사에게 물어봤어요.
“세르디어, 언니의 마나가 느껴져?”
“아쉽지만 오늘도 허탕인 것 같군.”
아오이가 이곳에 없다는 사실이 흑기사의 잘못은 아니지만, 질의 표정은 그렇게 좋지 못했어요.
사실, 이 거점에 들어왔을 때부터 날카롭고, 화가 나 있는 표정을 하고 있었지만요.
이때만큼은 흑기사는 자신의 얼굴을 가려주는 투구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을 거예요.
“하아아…. 아, 진짜아!! 어디 있는 거야….”
“지르니트, 그렇게 소리 지르다가는….”
“괜찮아, 평소처럼 전부 부숴버리면 돼. 그렇지, 릴리아?”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릴리아는 몸을 떨며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어요.
릴리아는 소환 이후의 상황만을 볼 수 있으니, 지금껏 봐온 질의 모습은 항상 무서운 모습을 하고 있었을 거예요.
흑기사와는 달리 성격도 조용하고 순한 데다가, 릴리아는 크기와 마나의 양으로 보아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정령인 게 분명했으니까요.
“지르니트. 네가 화가 나 보여도 냉정하다는 것은 봐온 것이 있으니 괜찮지만, 너무 열 올리지는 말도록 해.”
“걱정하지 마. 거점만 부수려는 게 아니라는 거, 잘 알잖아?”
질은 자신의 말을 증명해 보이겠다는 것처럼, 이후 눈앞에 보이는 모든 적을 때려눕히면서도 노예들을 한 명씩 풀어주기 시작했어요.
흑기사와 릴리아가 창살을 부수거나 구부리는 것으로도 부족했던 것인지, 스스로 나서서 멀리 있는 감옥에 마법을 사용해 철창을 날카롭게 절단해버리는 것과 동시에 눈앞의 철창을 힘으로 깨부수기도 했죠.
그 모습에 몇몇 노예가 자신을 구해주는 도중임에도 불구하고 겁을 먹기도 했어요.
이에 어쩔 수 없이 질은 표정을 풀고 노예 앞으로 다가가 앉아선 양손을 노예의 목으로 옮기며 말했어요.
“…저기, 너무 겁먹지 마세요. 도와주려고 온 거니까요. 이러면 목도 훨씬 자유롭죠?”
순간 콰득, 하는 소리가 들리며 노예가 움찔했어요.
그렇지만 눈앞의 손에서 흔들리는 빨간 목걸이를 보고는 곧바로 질에 대한 경계심을 풀어버렸죠.
낙인만 제외한다면 자신이 노예란 것을 표시하는 것이 없어진 거니까요.
이제는 슬리브스터의 명령에 억지로 따르지 않아도 되고요.
“여, 여기서 나간다고 해도 어디로 가야 하는데요…?”
“좋은 곳이 있어요. 이제 막 채워지기 시작한 아름다운 마을이 있거든요. 여기, 지도예요. 1층의 출구로 빠져나가면 갈 수 있으니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어 주세요.”
질은 허리 뒤의 리본에 가려진 곳에서 지도를 꺼내 건네주고는 감옥에서 바로 나왔어요.
다른 노예들이 안전하게 탈출하는 것을 끝까지 지켜본 다음에야 거점의 제일 깊숙한 곳까지 갈 수 있었죠.
다시 표정을 굳히면서.
“여기가 마지막인 것 같은데, 정말 없는 거지?”
“그래. 이 앞은, 보다시피 경매장이니 있다고 하더라도 팔리기 직전이나 죽어가는 폐기 직전의 농락당한 노예만이….”
흑기사가 검지로 문 위의 명패를 가리키며 말한 것을 듣자마자 더욱 눈살을 찌푸려 한숨까지 쉬는 질이었어요.
아오이를 찾기 위해서 더 가속이 붙은 일이지만, 이번으로써 슬리브스터의 거점을 찾아온 것은 벌써 7번째.
슬리브스터의 노예상들에게 환멸을 느끼고, 질리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인 거죠.
그래요.
이 문 너머에 노예를 두고 도망쳐버린 노예상들이라거나, 남겨진 노예가 심하게 농락당해 신체 일부분이 없는 상태라면 더욱.
무대의 정중앙에 쓰러져있는 노예.
희다 못해 깨끗하다고 생각될 긴 머리카락과는 정반대로 온몸에 피를 뒤집어써서,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엉덩이 윗부분에는 꼬리가 나 있지만 반쯤 잘려나가, 속살을 보인 채로 바닥에 뒹굴고 있고, 쓰러진 노예의 머리 주변에는 부서지듯 떨어져 나간 무언가가 떨어져 있었어요.
모습을 보아하니 드래고니안인 것 같네요.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되지 않아….”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 그렇지만, 이젠 익숙해져야 할 때야.”
“알아, 알아…. 알고 있어. 그래서 마을도 급하게 다시 세운 거야. 걱정하지 마.”
질은 무대로 올라가 가방에서 액체가 가득 찬 병을 꺼내 뚜껑을 열었어요.
그리곤, 이전에 알마가 그랬던 것처럼 병 안에 든 것으로 샤워하다시피 온몸에 쏟아붓기 시작했죠.
응급처치치고는 상당히 과격해 보이는 건 여전한 것 같아요.
한 병, 두 병, 세 병째가 되었을까요.
겉으로 보이는 상처는 거의 다 아물었지만, 흠뻑 젖어버린 탓에 걸레짝이 되어있는 노예복이 몸에 달라붙어 분홍빛의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어요.
생명에 문제가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질의 시선은 드래고니안의 몸에 고정될 수밖에 없었던 거예요.
“으윽….”
“앗?! 저, 정신이 들어요?!”
눈썹을 꿈틀이며 신음하는 드래고니안 덕분에 그 시선은 얼마 가지 못했어요.
힘겹게 눈을 뜨면서도 고통에 몸부림치던 드래고니안은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질을 바라보더니, 이내 말없이 손가락으로 무대의 뒤편을 가리켰어요.
그곳에 무엇이 있든 드래고니안에게 있어서, 질에게 있어서 놓치면 안 되는 것이 있는 거겠죠.
그렇기에 질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흑기사를 드래고니안의 옆에 남겨두고 무대의 뒤편으로 향했어요.
커튼을 들추고, 짧은 복도를 지나, 문을 열어서 나타난 곳은 허름해 보이지만, 노예가 노예로서 팔리기 위해 돋보이는 준비를 할 수 있는 장소였어요.
다만, 여기까지 와서도 저항의 기미가 보인다면 ‘벌’을 내릴 생각인지 한쪽 벽면에는 사지를 구속하고 세워두는 형벌대가 놓여있었죠.
그저 평범한 형벌대였다면 질도 그냥 지나쳤을 거예요.
그곳에 구속된 채로 매달려있는 여자아이만 없었더라면요.
“…세, 세상에, 어떻게, 어떻게 이런…!”
지금껏 수많은 노예를 봐 왔던 질이에요.
남녀노소 불문하고 여러 종류의 다양한 종족까지 봐 왔었죠.
하지만 적어도 노예상이 사람이라면, 어린아이에게 폭력을 행사하지는 않았을 거예요.
물론, 노예로 잡아들였다는 것만으로도 심각한 문제이긴 하지만요.
말로 표현하지 못할 수준으로 괴롭힘을 당한 여자아이는 정말 아슬아슬하게 생명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었거든요.
이전에 이만큼 놀랄 장면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인지, 질은 다음에 할 행동을 정하지 못했어요.
어른이 심하게 다친 모습으로 있는 것도 쉽게 적응하지 못해 처음 몇 번은 구토까지 했던 질이었어요.
그런데 자신과 비슷한 나이인 것 같은 여자아이가 이런 모습을 하고 있다면, 진정하는 것이 어려운 게 당연해요.
“아, 으으, 어쩌지? 어떻게 해야…!”
그렇게 당황하던 순간에 자신의 목에 걸려 흔들리는 열쇠가 눈에 들어왔던 것 같아요.
질은 곧바로 자신이 들어왔던 문에 열쇠를 꽂아 넣고 열었어요.
그 너머에 있는 것은 당연하게도, 라피아였죠.
가장 간절한 건 아오이였겠지만, 아오이도 슬리브스터에게 잡혀있는 신세니까요.
“질? 무슨 일이야? 그렇게 급하게….”
“도와, 도와주세요! 위험한 사람이 있어요!”
질의 분위기가 평소랑 다른 탓에 라피아는 겉옷을 걸치지도 못한 채 따라와야 했어요.
그리고는 형벌대에 묶여있는 여자아이를 보자마자 자신을 왜 불렀는지 이해해버렸죠.
“이 아이를 나보고 구해달라고?”
“못하는 거예요…?”
“하아…. 아니, 아니야. 성공할지 실패할지 모르는데, 괜찮아?”
“언니가 최선을 다했을 거라는 거…. 아니까 괜찮아요.”
라피아가 내뱉는 한숨에는 여러 감정이 섞여 있는 것 같아요.
뭐가 됐든 계속해서 자신에게로 꽂혀오는 질의 시선에 라피아는 형벌대에 매달린 여자아이에게 다가갈 수밖에 없었어요.
그리곤 옷 소매를 손끝으로 잡아 손바닥을 가릴 만큼 끌어올려선, 여자아이의 목 주변을 닦아냈어요.
“설마 흡혈하려는 거예요?! 그건 위험한 게…!”
“흡혈에는 피를 빠는 목적만 있는 게 아니야. 전에 너한테도 말했었지? 조절을 잘못해서 실수로 너를 내 권속으로 만들 뻔했다는 거.”
“권속으로 만들면 살릴 수 있어요?”
“권속으로 만들면 어느 정도 뱀파이어의 특성을 공유하니까,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상처의 자연 회복 속도가 조금은 빨라지겠지. 마음먹고 하면 완전히 권속으로 만들 수도 있겠지만, 그랬다간 이 아이가 죽을 테니까. 이전에 네가 그랬던 것처럼 일시적인 권속이 될 거야. 됐지? 급하니까 이제 말 걸지 말고.”
“…부탁할게요, 언니 꼭 살려주세요.”
질의 간절해 보이는 목소리 때문인지 자신의 신경을 긁는 소리에도 화를 내지 못하는 라피아였어요.
여자아이의 목에 송곳니를 박아넣어도 아무런 반응이 없어 이미 늦은 건가 싶었지만, 1초, 2초, 3초….
약 8초가량이 되었을 때, 라피아가 흡혈을 그만뒀어요.
“언니…?”
“괜찮아. 일단 성공은 했어. 그래도 저 구속은 풀지 말고 놔둬. 괜히 억지로 풀어주다간 상처가 벌어질 만한 곳이 한두 개가 아닌 거 같으니까.”
“네, 네에….”
그렇게 아이가 어느 정도 회복되는 것을 보고 난 뒤, 거점을 완전히 청소해낸 질은 구해낸 사람 중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들만 모아 어느 마을로 향했어요.
맞아요.
질이 언젠가 다시 한번 보고 싶은 마음에 건설의뢰를 맡겨 제작 도중에 있는 마을, 뉴페리시니였어요.
모든 게 불타버렸던 그때와 비교하면 다시 풀도 깔리고, 거대한 건물이 하나 생긴 모습이에요.
아직 미완성인 데다가 5층짜리의 큰 요양원 겸 회관이 드넓은 대지에 외롭게 서 있을 뿐이라, 마을이라 불리기에는 어려운 느낌이 있지만요.
적어도 질이 구해낸 사람들을 수용하기에는 충분해 보이는 크기의 건물이었어요.
질이 구해온 드래고니안과 여자아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천천히 회복해 갔어요.
회복 속도에는 차이가 있어서 4주 만에 드래고니안이 먼저 병상에서 일어났지만요.
질은 어째서인지 몰라도 여자아이를 구해달라고 했던 드래고니안이 마음에 걸렸었는지, 정신을 차렸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그녀에게 가서 물어보았죠.
“저어, 안녕하세요?”
“어? 어어! 언니가 날 구해준 사람이었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네…. 여하튼 고마워, 가 아니라…. 고맙습니다.”
드래고니안은 질을 보며 멋쩍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어요.
오랜 기간 쓰지 못한 몸을 깨우기 위해 산책 도중이었을 텐데, 갑자기 말을 걸어온 질을 보고 놀라지도 않네요.
“지르니트 페어차일드에요. 10살이라서 언니라고 불릴 나이는 아닌데….”
“뭐?! 그 키와 외모로 10살이라고?! 돼, 됐어! 내가 언니라고 생각했으면 언니인 거지! 그으…. 피네도 구해줬잖아.”
“피네?”
“그날 정신이 없어서 손가락으로 가리킬 수밖에 없었는데, 은빛 머리카락의 여자아이를 말하는 거야.”
이제야 질은 자신이 구한 아이의 이름을 알게 됐어요.
“피네라는 이름이었구나, 피네, 피네…. 저는 사람들을 전부 구하고 싶으니까 구한 거예요. 저와 같은 사람들이 생기지 않게, 더 괴롭지 않게.”
“지르니트 언니도 복잡한 사연이 있나 보네.”
“아하하…. 그, 저는 뭐라고 불러야….”
“아, 내 정신 좀 봐! 미안해, 나는 케이넨! 케이넨 듀네스라고 불러줘!”
케이넨과 피네를 이런 식으로 만난 것이었네요.
하지만, 케이넨을 만났을 당시에는 정말로 마을이라 부르기 어려웠던 것 같아요.
원래라면 질의 마을 중 일부가 될 뻔했던 요양원 하나밖에 없었으니까요.
“그럼 케이넨 씨, 피네는 어쩌다가….”
“음…. 좋은 이야기는 아닌데, 조금 걷자. 이번에도 지르니트 언니가 지켜줄래?”
“아, 네! 괜찮아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