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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차 히로인이 조교를 기억함-319화 (319/354)

Chapter 319 - 컵라면이 익기 전에 가버리는 자위 천재 (2)

몇 년 전, 산키샌 마을

"이미 납부일을 두 번이나 넘기시지 않으셨습니까... 이번에도 넘기시면 곤란합니다..."

"아, 누가 안 준데? 주고 싶은데 위에서 돈이 없다잖아. 아니면 어떻게 해? 마을을 지키는 병사들한테 무기 들지 말고 싸우라고 해?"

"... 그래도 오늘은 꼭 주신다고..."

"그러니까, 돈이 생기면 꼭 준다니까. 내가 언제 안 준적 있었어? 뭐, 그래도 꼭 지금 받아야 겠다면... 일단 내 사비로 내줄 수도 있는데..."

몸을 위아래로 훑는 더러운 눈빛에 들리지 않게 이를 간 벨베르트가 뒤를 돌아 걸어나갔다.

"... 일주일 뒤에 다시 오겠습니다."

"그래? 마음대로 해라."

손을 휘휘 흔드는 경비대장.

문밖을 나서자, 옆에 쭈그려 앉아서 책을 읽고 있는 갈색 단발머리의 소녀가 보였다.

"아리스, 너 뭐하냐? 그 책은 뭐고?"

"아... 아니... 그냥... 그보다... 어떻게 됐어?... 돈 받았어?"

"...."

아리스의 질문에 벨베르트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뭐 저런 쓰레기가 다 있어! 물건을 받아 가놓고 돈은 안 주는 게 벌써 몇 번 째야!"

"어쩌겠어. 여기 마을 경비대장인데. ... 그리고 맨날 늦어도 결국 주기는 하니까."

"늦는 건 문제 아니야?! 내가 더 성공하면 저런 놈들한테는 절대로 무기 안 팔아!"

돈을 못 받은 건 벨레르트지만 오히려 더 화를 내는 건 아리스였다.

그렇게 잠시 날뛰던 아리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야... 벨베르트."

"왜."

"그냥 우리 상회 합칠래?"

"뭐?"

"아니... 널 무시하는게 아니라 우리가 같이 상회를 운영하면 더 커질 수 있을 거 같아서..."

아리스와 성격이 잘 맞지는 않지만, 상인으로서의 능력은 인정하고 있다.

만일 상회를 합치면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줄 수는 있겠지...

"됐어. 혼자 하는 게 편해."

하지만, 몰락해가는 가문을 사업으로 일으키겠다고 진 빚이 한두 푼이 아니다.

괜히 동업해서 아리스에게 짐을 같이 지게 할 필요는 없었다.

"흥, 나도 그냥 해본 소리의 사와."

"사와?"

"아..! 그... 그.. 유행하는 사교계에서 말투라고 해서 연습 중인데... 어때?"

"존나 구려. 그리고 귀족도 아닌 게 뭔 사교계야."

"귀... 귀족이라고 잘난 척은! 나... 나도 언젠가 귀족 될 거거든!!"

"돈으로 산 작위는 귀족으로 안 쳐줘. 그리고 일 안 하냐? 그만 가라."

"사람이 걱정을 해줘도 난리야! 됐어! 나도 이제 안 물어봐!"

씩씩거리며 떠나는 아리스의 모습에 벨베르트가 피식 웃었다.

'... 그럼 부족한 자금은 일단 다른 곳에서 빌려...'

지끈─

스트레스에 머리가 쪼개질 것 같은 고통이 올라온다.

담배... 이럴 때는 담배가 필요했다.

벨베르트가 인적이 드문 골목길에 들어가서 담배를 피우려고 하자.

'아...'

일이 꼬일려면 제대로 꼬인다니 담배조차 떨어졌다.

지끈─ 지끈─

점점 심해지는 두통에 벨베르트가 벽에 기대서 숨을 고르고 있자.

─스윽

"....?"

"보니까... 담배가 다 떨어진 것 같길래... 한 대 피우실래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붉고 아름다운 여인이 담배 한 대를 건네주었다.

평상시라면 이런 걸 함부로 받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두통 때문이라도 받을 수밖에 없었다.

".... 감사합니다."

"뭘요. 별것도 아닌데요."

빨리 피우고 자리를 떠나야겠다는 생각으로 한 모금을 피우는 순간.

"....!"

단숨에 머리를 찌르던 두통이 가라앉은 건 물론이고, 몸 안에 노폐물까지 빠져나가는 상쾌한 느낌이었다.

"후훗... 어때요? 좋죠?"

"엄청... 좋네요. 어디 담배입니까?"

"제가 직접 만든 거예요. 아, 저는 트리스티아라고 불러주세요. 이 근처에서 작은 가게를 하고 있어요.."

"거기가 어디죠? 몇 갑 사겠습니다."

"음... 담배는 서비스용이라 직접 판매는 하지 않지만... 뭐, 좋아요. 잠깐 구경하시고 가겠어요?"

트리스티아의 말에 시간을 확인하려던 벨베르트가 손목을 내렸다.

어차피 경비대장에게 돈을 받기 전에는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 그러죠."

"이쪽이에요."

트리시티아의 뒤를 따라가서 나온 건 정말 작은 가게였다.

가게의 이름은 [마녀의 만화점]

그녀의 외모에 어울리는 가게 이름이기는 했다.

"들어오세요."

"... 안에 아무것도 없군요."

"오늘 막 열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손님은 운이 좋아요. 첫 손님이니까. 서비스를 잔뜩 드릴 예정이거든요."

그렇게 말한 트리스티아가 책상 위에 담배 몇 갑과 검은 천에 꽁꽁 쌓인 물건을 올려놓았다.

"자, 제 추천 품이에요. 스트레스 해소에는 이게 담배보다 더 좋을 거예요."

"... 제가 스트레스를 받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

"얼굴을 보면 알죠."

그때, 갑자기 머리를 스친 생각에 벨베르트가 인상을 찌푸렸다.

수상 할 정도로 머리가 맑아지는 담배도 그렇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인이 건네준 스트레스 해소제...?

"... 혹시... 아까 담배도 그렇고 이거 마약 같은 겁니까?"

"하... 하하핫...! 마... 마약..!.. 하하하하..!!.. 아뇨. 그런 거 아니에요. 마약은커녕 약초를 넣어서 만들었는 걸요. 아까 피우니까 몸이 개운해지는 거 같지 않았어요?"

"확실히... 아니라면 실례했습니다. 그래서 이건 뭐죠?"

벨베르트가 천에 감싸진 물건을 들고 묻자 입꼬리를 올린 트리스티아가 다가와 속삭였다.

"딜도♥"

"....!!"

트리스티아의 음란한 속삼임에 벨베르트가 화들짝 놀라서 뒤로 물러났다.

"어머, 뭘 그렇게 놀라요? 그쪽도 자위 정도는 할 거 아니에요."

"아.. 안합니다!"

자위 경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담배를 배우기 전, 자위가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고 몇 번 해본 적은 있다.

하지만 들이는 시간에 비해서 효율이 지극히 떨어졌다.

자위가 아니라 섹스라면 다를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적당한 남자를 만나서 연애를 하고 관계를 맺기에는 일을 할 시간도 부족했고,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아무 남자에나 안기기에는 처녀성의 가치를 알고 있었다.

"좋아요. 그럼 더 잘됐네요. 엄청 효과 좋을 테니 한 번 써봐요."

"... 안 쓸 거니 필요 없습니다. 담배만 계산해주세요."

"안돼요. 어디까지나 담배는 서비스라고 했잖아요. 아, 처음이라고 했으니 이것도 필요하겠다. 쓰기 전에 딜도에 이 윤활액를 발라서 써요."

"글쎄, 안 쓴다니까요."

"그럼 담배도 안 줄 거에요."

"...."

트리스티아가 제시한 가격을 확인하니, 담뱃값으로만 쳐도 충분할 정도였다.

'저건 가져가서 버리면 되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돈을 내밀자 트리스티아가 생글 웃으며 말했다.

"가져가서 버리면 안 돼요?"

계속 마음을 읽는 게 아무래도 마녀가 맞는 것 같다.

저주를 받기는 싫으니 저 상태로 보관만 해두겠다는 생각을 하며 벨베르트가 딜도를 챙겼다.

"... 이만, 가겠습니다."

"네, 다음에 또 와요~."

"...."

한숨을 푹 내쉰 벨베르트가 가게를 나서며 담배를 물었다.

**

늦은 밤, 편지를 읽던 벨베르트가 소리쳤다.

"그 개새끼!... 또 납부일을 어겼어!"

자기는 고작 몇 주 늦어질 뿐이라고 생각해도 우리 쪽은 생계가 달린 문제다.

이런 소형 무기상에서는 실수 한 번에 까딱하면 파산이니까.

"이번에 가면 또 지랄하겠지..."

지끈─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두개골 안쪽을 못으로 긁어내는 듯한 고통이 일었다.

그나마 트리스티아의 담배를 피운 이후로 상당히 사라졌지만, 완치된 것은 아니다.

일단 두통을 가라앉히기 위해 담배에 손을 뻗어보지만...

"뭐야... 벌써 다 떨어졌어?"

트리스티아에게 받아온 담배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지끈─ 지끈─

담배가 없다고 생각하자, 두통이 더욱더 심해진다.

이 상태로는 도저히 일에 집중할 수가 없다.

'큭... 지금은 마차도 없을텐데...'

설령 개인 마차를 끌고 나간다고 해도, 한밤 중이니 트리스티아의 가게가 닫혀있을 것이다.

지끈─ 지끈─ 지끈─

심각해지는 두통 속에서 문뜩 트리스티아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스트레스 해소에는 이게 담배보다 더 좋을 거예요.'

그때 받은 딜도는 여전히 포장도 뜯지 않은 채 내버려 뒀다.

"... 속는셈 치고."

어차피 두통이 가라앉기 전까지는 일할 수 없으니, 그동안 잠깐 사용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질척, 질척.

트리스티아가 말한 대로 딜도에 윤활액을 듬뿍 바르고 곧바로 보지에 밀어 넣는다.

쯔즈즉─!

지금까지 자위했다고 한들 어디까지나 클리토리스와 젖꼭지를 사용했을 뿐, 무언가를 안에 넣어본 적은 없었다.

".... 큿..."

예상대로 이물질이 몸 안에 들어오는 느낌은 쾌락을 주기는커녕 불쾌함에 가까웠다.

"역시 별거 없...!!"

그러나 딜도를 빼내는 순간...

벨베르트의 시야가 하얗게 물들었다.

"흐잇....?! ♥"

자신에게 일어난 현상에, 깜짝 놀란 벨베르트가 다시 한 번 똑같이 넣었다가 빼보자.

".... 읍..!!! ♥"

딜도를 뺄 때마다 머리에 분홍색 안개가 가득 차며, 입에서 침이 뚝뚝 떨어진다.

태어나 처음 느낀 진짜 쾌락에 도무지 손이 멈추지 않는다.

"히잇!!. ♥.. 히익..! ♥.. 끄읏!!. ♥.. 히윽....!! ♥ ... 저.. ♥... 저아♥.. 더어!!... 깊.. 게에에!!... 너.. 너허져... ♥"

찌꺽─ 찌걱─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흘러나오는 음란한 말들.

"더어어!! ♥.. 조... 좀더.. 쌔게... 해!...!!! ♥히이이이익!! ♥♥"

그때 지금까지와 차원이 다른 무언가를 느낀 벨베르트의 발이 쭉 펴지며 발가락이 제멋대로 움츠러들었다.

"히이익!!. ♥.. 오... 온다... ♥♥!! 끄 으앗!. ♥.. 으히익.. ♥!! 앗.. 머.. 머가..!! ♥ ... 커... 커다란게..!!! 와아..!! ♥ 아아앗!! ♥♥끄히이잇!!!! ♥"

그것이 벨베르트의 첫 절정이었다.

***

아침에 눈을 뜬 벨베르트가 이마를 짚었다.

"... 미친년... 이걸 어쩌자고."

결국 일은 조금도 끝내지 못하고 밤새도록 자위만 했다.

지금이라도 어떻게든 처리하기 위해 책상에 앉은 벨베르트가 위화감을 느꼈다.

"... 응...? 머리가 안 아파?"

트리스티아의 담배를 피워도 두통을 억누른다는 느낌이었지, 완전히 사라진 적은 없었는데...

지금은 전혀 두통이 없었다.

슥─ 스슥─

말끔해진 머리로 서류를 다시 보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해결책이 쉽게 보였다.

"벌써 끝났어...?"

평소에 걸리는 시간에 반의반도 안돼서 끝난 일.

심지어 어제 못한 일까지 다 처리하고 한참 시간이 남았다.

설마 이게 자위의 효과란 말인가...

"그럼..."

꼴깍─

천천히 고개를 돌린 벨베르트가 딜도를 슬쩍 바라보았다.

***

띠링─

"어서오... 어머? 이게 누구야. 우리 가게 첫 손님이네? 담배... 드릴까?"

다 알고 있다는 듯한 트리스티아의 표정에 벨베르트가 고개를 푹 숙이며, 반으로 부러진 딜도를 책상에 올려놨다.

"... 디... 딜도를... 이... 이거랑 똑같은 걸로... 하나... 더..."

"어머... 이게 망가질 정도면 상당히 거칠게 했나본데. 후훗... 잠깐 기다려봐. 여기 더 좋은 게 있으니까..."

"아... 아니... 그냥... 이거랑... 같은게... 좋은.."

"후훗... 여기 있는 건 전부 내가 직접 만들고 사용 한 거니까 믿어봐. 그러니까... 음, 이름이 뭐지?"

"베... 벨..."

아무래도 이런 가게에서 본명을 말하는 건 창피했기에 별명을 말했다.

"그래, 벨. 자, 그건 초급자용이었으니까 이번 건 중급자용으로 좀 더 굵지만 그래도 훨씬 기분이 좋을 거야."

"아... 아니... 정말... 그거하나면..."

"아, 이것도 괜찮겠다. 이건 젖꼭지 용인데..."

결국... 트리스티아가 추천 한 건 전부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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