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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차 히로인이 조교를 기억함-315화 (315/354)

Chapter 315 - 권력은 이렇게 사용하는 것 (2)

뚝─!!

목에서 1cm도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서 정확하게 멈춘 칼날.

"호오...!! 정말로 사람을 향해 휘두르면 사라지는구나!"

"꺄아아아악!!! 도... 도련님! 괜찮아?! 안 다쳤어!?"

"아... 네... 괜찮아요... 좀 놀라기는 했는데..."

"베를리오즈!!!"

다가와 내 상태를 확인한 트리스티아가 소리를 빽 질렀지만...

"다시 생각해도 신기하구나!! 주인이 아니라 상대를 가리는 무기라니...!! 이거 물건이로다!!"

베를리오즈의 시선은 온통 검에 향해 있었다.

"야! 저러다 도련님이 다쳤으면 어쩔 뻔했어!! 왜 그렇게 위험하게 휘두른 건데!"

"쯧, 다칠 리가 없으니 호들갑 떨지 말거라. 본녀가 고작 검 하나를 못 다뤄 상처를 입힐 거로 생각하느냐? 그리고 명확히 죽일 의도를 가지고 실험해야지 효과가 있는지 알지 않겠느냐?"

"...."

맞는 말이기는 했다.

다만 미리 말하고 휘둘렀으면 더 좋았겠지만...

"뭐... 안다쳤으면 됐죠."

"캬캬캿! 보아라 저 아이도 저리 말하지 않느냐."

"도련님 그렇게 넘어가면...!.. 하아.... 정말... 너, 도련님이 다쳤으면 가만히 안 뒀어. 그리고 효과가 있는 건 당연하지! 누가 만들 물건인데!"

"자자, 트리스티아도 이제 그만화내시고... 마지막으로 한번 말할게요. 정말 수고했어요."

저런 인챈트를 가능하게 하는 건 이 세계를 다 뒤져봐도 트리스티아 뿐일 것이다.

그러자 트리스티아가 살짝 어두워진 얼굴로 말했다.

"... 고마워 도련님.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어."

"뭔데요? 완벽해 보이는데?"

"... 응, 인챈트 자체는 완벽해. 검 말고 다른 병기에도 시험해봤으니까. 심지어 지팡이도 인간 이외의 대상에게는 효과가 높아져. 문제는... 인챈트를 받을 무기의 품질이야."

짧게 한숨을 내쉰 트리스티아가 말을 이었다.

"... 아무래도 마나를 강제로 끌어내다 보니까 웬만한 품질의 무기로는 견디지 못해... 최소한 지금 도련님이 들고 있는 수준의 검은 되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도련님이 말한 기한 안에 수량을 맞추는 건 무리야.."

"...."

트리스티아가 상당히 심각한 얼굴로 말해서 뭔가 했지만 저런 문제라면 전혀 걱정은 없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유진 칼리오페님. 린달라 가문의 가주 벨베르트라고 합니다. 작은 무기상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만나게 되어서 진심으로 영광입니다.'

내가 벨베르트를 파벌에 들인 건 단순히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넸기 때문만이 아니다.

'작은 무기상을 하고 있습니다!'

말이 작은 무기상이지 벨베르트는 무구 업계에서 한 손가락 안에 꼽히는 수준이다.

이번 일을 벨베르트에게 맡기면 충성심과 능력을 제대로 시험 할 수 있을 것이다.

'뭐, 그대로 안되면 돈을 더 풀면 되지.'

내게는 우르엘라 가문의 지원이 있다.

이런 일에서 실패가 발생하는 건 결국 부족한 돈 때문이다.

주어진 자금 이내에서 물건을 구할 방법을 찾아내야 하는 거니까.

하지만...

무한에 가까운 자금이 있다면 해결되지 못할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건 제가 해결 할테니까 걱정마세요."

"... 그래주면 고맙고. 그런데 이제 약속했던... 보상이 필요한데..."

손가락을 세운 채 살살 내 아랫도리를 쓰다듬는 트리스티아.

"... 우리 오랜만에 그 방에서 할까?"

"그 방이라면..."

"응... 도련님이랑 나랑 처음을 교환한 그곳..."

"크흐흐음!!"

둘 만의 세계로 빠져들기 직전, 베를리오즈가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그래서 트리스티아 본녀는 무슨 일로 부른 건고?"

"... 아. 잊고 있었네."

"쯧, 사람을 불러놓고 예의가 없구나."

"글쎄... 도둑질을 한 사람보다 예의가 없을까?"

"도둑질...? 지금 본녀가 도둑질을 했다는 게냐? 본녀는 밥을 굶으면 굶었지 뭔가를 훔쳐 본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럴지도... 그런데 말이야. 처음 네가 여기 온 날은 정신이 없어서 확인을 못 했는데... 딜도 하나가 사라졌더라고?"

"... 그걸 본녀가 가져갔다고? 웃기는 소리다. 어디 손님이 우리뿐이더냐?"

트리스티아의 추궁에도 아무렇지 않은 게 반박하는 베를리오즈.

"흐음... 그렇게 나오겠다...?"

띡─

가슴골 사이에서 리모컨 비슷한 걸 꺼낸 트리스티아가 버튼을 누르자...

'... 저런... 짐승같은 소리를 내다니... 정말 교접이 그리도 기분이 좋단 말이냐...?'

갑자기 가게 안에서 베를리오즈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 너.. 너... 너... 너... 저거?..."

"우리 가게의 전시품은 도난방지용으로 사용 할 때 소리랑 위치가 전송되게 해놨거든."

"... 끄... 끄거라!!!... 어서 끄거라..!!"

휙! 휙!

베릴르오즈가 빼앗기 위해 달려들지만, 트리스티아와의 키 차이 때문에 닿지 않는다.

"기껏 딜도를 훔쳐가서 쓰지는 않았는지 한동안은 아무 소리도 안 들리더라? 그런데. 어머나...! 며칠 전부터 갑자기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거야?"

"제발 그만 두거라...!!! 보... 본녀가 잘못했다!! 인정한다!! 훔친걸 인정할 테니까!!"

"이게 그 소리입니다! 도련님! 박수 주세요!"

트리스티아의 요청대로 손뼉을 치자 엄청난 소리가 들려온다.

'... 흐윽!! ♥... 무.. 무리다!!... 이... 이건... 끄읏!!... 안... 안들어간다... ♥찢어질게다....'

'그... 그래도 이 콩알 같은거에.... 가져다대면... 흐이응이이잇!?!!! ♥♥'

'흐아아앙...!!! ♥♥.. 이... 이건... 못... 못... 멈춘다. ♥..!!.. 기... 기분이...!! ♥너무... 조흔.. ♥흐엑.... 흐게에엑! ♥'

'이.. ♥.. 이런... 걸.. ♥. 모르고... 살았다니...!! ♥!.... 이... 인생의 절반.... 손해봤다!!!... 끄으으으읏!! ♥'

파란 머리카락과는 반대로 얼굴이 완전히 붉어진 베를리오즈가 제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 베를리오즈. 아무리 처음 자위를 해봤다지만 하루에 20시간 넘게 밥도 안 먹고 자위만 하다니.... 꼭 원숭이 같네?"

"..... 그만... 그만하거라... 본녀의 정신력은... 이미... 바닥이다... 잘못했다고.. 하지.. 않았느냐... 보... 보상... 보상할테니.... 제... 제발... 좀... 꺼다오...."

"안돼~ 계속할꺼야. 자, 도련님?"

신나게 베를리오즈를 괴롭히던 트리스티아는 내게 총총 다가오더니 사악하게 웃으며 단숨에 내 바지를 벗겼다.

"도둑질에 거짓말을 한 이런 나쁜 애한테는 벌이 필요 할 것 같지? 자, 가서 그 몽둥이로 혼내줘!!"

"... 읏... 그... 그만두거라!!.... 그... 그런... 휴... 흉악한... 물건으로... 보... 본녀를... 어... 엉망진창으로... 버.. 벌을... 줄... 셈이냐..!!"

기분탓인지 말하는 것과는 반대로 무언가를 잔뜩 기대하며 촉촉한 눈빛으로 내 물건을 올려다보는 베를리오즈.

.... 를 냅두고 나는 그대로 벗겨진 바지를 올리고서는 트리스티아의 엉덩이를 꽉 쥐었다.

"흐읏! 도... 도련님? 내... 내가.. 아니라... 베를리오즈를..."

"트리스티아.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에요?"

내가 살짝 낮아진 목소리로 말했다.

"뭐...?... 뭐가?... 무섭게.. 왜그래... 도련님..."

"하아... 제가 여자만 보면 무조건 따먹을 생각만 하는 사람이에요?"

"... 아니었어?"

"아닙니다..."

아니, 내가 무슨 섹스에 미친 사람도 아니고...

나는 여자라면 무작정 따먹고 보는 사람이 절대로 아니다.

그리고 설령 그렇다고 해도 베를리오즈 같은 체형은 취향이 아니다!

아, 당연히 비앙카는 제외다.

왜 제외냐고 묻는다면.... 비앙카는 비앙카니까.

"베를리오즈보다 서방님을 다른 여자에게 넘기려고한 트리스티아가 벌을 받아야겠는데요?"

"서.. 서... 서방님...? 도... 도련님?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뭐에요 트리스티아? 저랑 결혼 안 할 꺼에요? 저랑은 잠만 자는거에요?"

"겨... 겨... 겨... 결혼?!!"

결혼이란 말을 듣자 거의 베를리오즈 만큼이나 얼굴리 빨개진 트리스티아.

"아니, 왜 그렇게 놀라요. 언젠간 할꺼잖아요. 아니면 진짜 다른남자 있어요?"

"무... 무슨 소리에요!... 나한테는... 도... 도련님... 뿐이에요..."

"고마워요."

"... 아... 아니에요..."

다소곳해진 트리스티아를 한 번 안아주고는 물었다.

"그런데 갑자기 저 보고 베를리오즈를 왜 덮치라는거에요?"

"그... 그게... 베를리오즈랑 세트로 있으면 나 한테 좀 더 많이 와줄까해서... 소... 솔직히 도련님 나한테 자주 안왔잖아..."

트리스티아의 발언에 내가 코웃음을 쳤다.

"하, 연인한테 세트가 어디 있어요. 한 명 한 명이 저한테는 다 소중한 사람인데. 앞으로 트리스티아에게 더 많이 신경 쓸게요. 아니, 그보다 이번 기회에 카르네아 안으로 가게를 옮기는 게 어때요?"

"... 뭐?"

"안될게 뭐 있어요. 이제 기억도 되찾았겠다. 여기 있을 필요는 없잖아요."

트리스티아가 오겠다고만 하면, 당장이라도 자리를 하나 내줄 수 있다.

"... 그... 그건... 일단... 고민좀... 해볼게"

"네, 긍정적인 답변기대 할께요. 자, 그럼... 할까요?"

"응.... 빨리... 하자."

트리스티아를 공주님처럼 안아 들고 가게 안쪽에 있는 비밀침실을 향해 걸어가자...

"자... 잠깐 기다리거라! 보... 본녀는... 이... 이대로 놔두고 어디를 가는 게냐!!!"

등 뒤에서 베를리오즈가 소리쳤다.

"... 깜빡했네요. 베를리오즈님은 볼일 끝났으니까 마을 구경 좀 하다가 가셔도 돼요. 용돈 많이 줬다고 단 걸 너무 많이 사 먹지 말아요."

"그래, 베를리오즈 가도 된데. 아, 나갈때 가게 문 좀 닫아줘. 고마워~ 안녕~"

유진에게 안긴 채 싱글벙글 손을 흔드는 트리스티아와 뒤도 안 돌아보고 안으로 들어가는 유진.

".....?"

가게에 혼자 남겨진 베를리오즈는 두 사람이 사라진 곳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

"후후훗... 서방님이라... 서방님..."

침대에 누운 트리스티아가 내 볼을 꾹 누르며 속삭였다.

"그렇게 좋아요?"

"당연히 좋지~ 도련님이 이렇게 먼저 감정 표현한 적은 거의 없잖아."

"... 그럼, 사랑해요. 트리스티아."

"어머! 후후후... 나도 사랑해요. 서.방. 님?"

쪼옥─

가볍게 입술에 키스한 트리스티아가 물었다.

"그런데 무슨 바람이 불어서 이렇게 바뀐거야."

"그냥... 이제는 감정을 표현하면서 살기로 했거든요."

"잘 생각했어. 그 동안 도련님은 항상 행동으로 보여줬지만... 그래도 가끔은 입으로도 듣고 싶은 법이거든."

스르륵─

그렇게 말한 트리스티아가 옷을 한 꺼풀 벗는다.

"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게 좋겠네?"

"좀... 살살 부탁해요."

"안~돼... 지금 도련님한테 사랑한다고 들어서 잔뜩 젖은 상태야♥"

붉은 눈을 반짝이는 트리스티아가 내 위로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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