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97 - 백소소 (10)
".. 서방님... 후훗..."
백소소는 깨어난 뒤로 계속 생글생글 웃으며 달라 붙어왔다.
"뭐가 그리 기뻐서 웃느냐."
"서방님께서 소녀에 대한 오해를 푸셨으니, 소녀 기뻐하지 않을 도리가 없사옵니다. 후후훗..."
"..."
저렇게 순수히 기뻐하는 말을 들으니 양심이 콕콕 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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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교 된 히로인-
─루시아 우르엘라
─비비안 베아트리스
─비앙카 베아트리스
─레이카 칼리오페
─가르시아 마이샤
─엠마
─트리스티아
─아이리스
─파볼리에 멜피사
─릴리스
─마르잔
─리아나 루멘하르크
─백소소(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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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변명하자면 백소소에 대해서 심각하게 의심을 하던 건 아니었다.
다만, 조교창에 이름이 나타나지 않으니 확신을 하기 위해서는 좀 급하더라도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었다.
"그건 그렇고... 서방님... 좀 전에는... 정말.. 정말... 굉장하였사옵니다!! 물론 예전에도 굉장하였지만... 지금은... 정말 굉장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사옵니다!"
"그렇게 굉장하였느냐?"
"네! 물론이옵니다! 소녀... 오늘을 죽는 날까지 잊지 못할 것 같사옵니다..."
"그래... 그렇단 말이지. 그럼 한 번 더 하자구나."
내가 허벅지를 붙잡으며 말하자 백소소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다.
"... 에?... 그... 그건... 무... 물론... 소녀는... 서... 서방님께서... 바라신다면... 어... 얼마든지.. 할.. 수는.. 있지만... 지... 지금은...."
"농담이다. 오줌까지 지리는데 내가 어떻게 더 하자고 하겠느냐."
"서.. 서... 서방님!!"
오줌이라는 말에 백소소의 하얗게 질렸던 얼굴이 단숨에 붉게 물들었다.
"아... 아무리...! 소... 소녀가 서방님의 소유물이라지만...!! 소... 소녀도... 여인이옵니다!!... 그... 그.. 그리고 서방님도 괜찮다고 하지 않으셨사옵니까...!! 그런데 이제 와서 그러시오면... 소.. 소녀는 어찌하옵니까!!"
"알겠다. 미안하다. 그냥 귀여워서 그랬다."
"으으...! 모르옵니다! 서방님께서는 너무 짓궂으시옵니다!"
백소소가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며 고개를 휙 돌린다.
"미안하다고 하지 않았느냐. 그만 화를 풀 거라."
"... 흐음... 그럼 이제 그 이야기는 금지옵니다...?"
"알겠다... 그런데 그 이야기가 무엇이냐?"
"서방님!!"
재깍재깍 반응하는 백소소에 웃음이 저절로 터져 나온다.
"... 하아... 정말... 서방님도... 장난이 많이 느셨사옵니다.."
잠시 나를 바라보던 백소소가 침을 꼴깍 삼키더니 야릇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 그런데... 서방님... 부족하시다면.... 비록 소녀의 몸이 더 견디지는 못할 것 같아 교접은 무리지만..."
스윽─
백소소가 자지를 손바닥으로 살살 쓰다듬으며 나를 올려다보았다.
"... 읏..."
"소녀의 섬섬옥수로 서방님께 봉사해드릴 수는 있사옵니다..."
이윽고 엄지와 중지로 고리를 만들어 느긋하게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동시에 검지로 귀두를 쓰다듬는다.
스윽─ 스윽─
이건 대딸계의 천재인 아이리스와는 릴리스와는 다른 느낌이다.
그 둘이 음마족의 본능으로 남자의 정액을 짜내는데 최적화된 움직임을 보여준다면 백소소의 대딸은 편안하고도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느낌이다.
... 말 그대로 봉사 받는다고 해야 할까.
그때, 백소소가 내 귓불을 깨물며 말했다.
"하아... 서방님께서는 소녀가 암캐가 되는 것이 그리도 좋사옵나이까?"
"... 소소야?"
"대답해주시옵소서... 서방님께서는... 서방님의 몸 아래에 깔려서... 그저... 자비를 간청하는 소녀를 보면... 흥분되시옵니까?"
백소소가 가는 목소리로 속삭일 때마다 뇌가 짜릿하게 울린다.
"... 소녀는... 서방님의 장난감이옵니다... 소녀가 어떠한 존재이든.... 서방님에게는 마음대로 사용 할 수 있는 그런 장난감일 뿐이옵니다... 그러니... 서방님이... 가지고계신 욕망을 소녀에게 전부.."
"하아.. 소소야... 잠깐 멈추거라."
"... 어... 어째서입니까 서방님... 소녀의 손놀림이 기분 좋지 않았사옵니까...?"
멈추라는 말에 백소소의 어깨가 축 내려가고 목소리가 가라앉는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런 것이 아니다. 다만 한가지 확실히 말해둘 것이 있어서 그렇다."
"... 무엇이옵니까? 소녀, 서방님의 말씀이라면 무엇이든지 듣사옵니다."
백소소의 눈을 바라보며 나는 확실하고도 또박또박하게 말했다.
"... 리아나에게 손을 대지 마라. 절대로."
백소소가 어째서 리아나를 혐오하는지 나는 모른다.
나의 기억으로는 백소소와 리아나는 아무런 접점이 없어야 했으니까.
허나, 어떠한 이유에서든 내 여자들이 죽고 죽이는 건 두고 볼 수 없다.
이건 나의 욕심이다.
하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나는 단 한 명도 빠짐없이 함께 이 세계의 해피엔딩을 볼 것이다.
"... 허나 서방님... 리아나는..."
"반론은 듣지 않는다. 이건 어떠한 상황에도 예외는 없다."
"... 알겠사옵나이다. 소녀, 서방님의 말씀 마음속 깊이 명심하겠나이다."
백소소가 숙였던 고개를 다시 들며 말했다.
"... 그럼 서방님... 이제 소녀가 다시 봉사해도 되겠사옵니까?"
"... 그래."
내가 리아나를 옹호한 것에 대해서 화가 났는지 좀 전보다는 미묘하게 거칠어진 손놀림.
하지만 아플 정도는 아닌 데다 부드러운 움직임에 약간의 난폭함이 더해져 오히려 더 기분 좋게만 느껴질 뿐이었다.
"... 서방님께서는... 이렇게... 크고... 뜨거운... 물건으로... 소녀의... 작은.. 몸을... 유린하셨사옵니까?"
다시 백소소가 끈적한 목소리로 음담패설을 내뱉는다.
"하아... 소녀의... 순결을... 취하시고... 소녀가... 아무리... 울고불고... 애원하더라도... 서방님께서는... 결단코... 멈추지... 않으셨지요.... 그렇게 서방님께서는... 소녀를.. 암캐로... 만드셨사옵니다... 이제... 소녀는... 영원히... 서방님의... 암캐이옵니다..."
탁탁─
백소소의 손놀림이 점점 빨라지고 쾌락이 타고 오른다.
"후훗... 서방님의 자지가 움찔거리옵니다... 소녀를 임신시킬 듯이 자궁을 가득 채우셨던 것처럼 또다시 소녀에게 씨를 뿌리시고 싶으십니까...?"
백소소의 속삭임에 그녀의 자궁을 가득 채웠던 감각이 떠오른다.
"... 후훗... 임신이라는.. 말에... 자지님이 움찔거리옵니다. .. 하아... 네에... 서방님... 소녀의 자궁은 서방님만의... 것이옵니다... 서방님에서... 말씀하시면... 소녀는.. 언제든지.. 서방님의... 아이를 낳겠사옵니다."
임신이라는 남성의 본능을 자극하는 말에 소름이 등골을 타고 오른다.
".. 소소야.... 이제... 슬슬.."
"네에... 서방님... 참지... 말고... 소녀에게... 전부... 뿌려주시옵서서... 부디... 소녀를... 서방님의.. 씨로 더렵해주시옵서서..."
탁-! 탁-! 탁-! 탁-!
백소소의 손놀림이 한계까지 빨라진다.
"... 간다!"
"하아... 하아... 네... 서방님!... 싸주십시시오... 제발... 제발... 소녀에게! 잔뜩..!!..."
울컥-! 울컥-!
꼬리뼈에서 시작된 쾌락이 전신으로 퍼져나가고 천장에 닿을 기세로 정액이 뿜어졌다.
"꺄앗..!"
동시에 귀여운 비명을 지르는 백소소.
쏟아져 나간 정액은 소소의 얼굴, 머리카락, 가슴 등 전신을 가리지 않고 뒤덮었다.
"하아... 하아... 후후훗... 소녀가 서방님의 정액으로 물들었사옵니다."
할짝─
백소소가 손으로 얼굴에 묻은 정액을 모으더니 혀를 길게 내밀어 핥는다.
"하아... 흐읏... 서방님의 냄새와 맛이... 머리를... 하아... 하아...."
그리고는 몽롱하게 소소의 붉은 눈동자가 나를 바라보았다.
"서방니임.... 소녀도... 기분좋아지고 싶사옵니다..."
"... 좀 전에는 더는 무리라고 하지 않았느냐."
"아앙.... 그치만... 이런.. 걸 맛 봐버리면.... 여인이라면... 누구든지... 발정나버리옵니다..."
허벅지를 어쩔줄 몰라 비비적거리면서 자지에 얼굴을 가져다 대고 깊게 냄새를 들이마시는 백소소.
그리고는...
"쓰으읍...... 멍♥"
이건 못 참는다.
"꺄아앗...!.. 서... 서방님...! 소녀는... 도망가지.. 않사옵니다!!... 그... 그러니까... 조금만... 천천히... 흐아앙!!"
그 뒤로 8번 더 했다.
***
나는 거울을 바라보며 손톱을 다듬고 머리를 정리했다.
"후우..."
백소소와 하룻밤을 꼬박 보내고, 아침에 일어나 죽은 듯이 기절한 백소소를 씻겨주고 나왔다.
관계를 맺던 중간에 백소소가 숨을 안 쉬었을 때는 진짜 식겁했다.
물론, 곧바로 자궁마사지로 살려내기는 했지만...
'... 자제해야지.'
최근 너무 쾌락에 익숙해진 여성진만 상대하다 보니 지나쳐버렸다.
외모 정돈을 마친 나는 잘 다려진 셔츠를 꺼내 하나하나 단추를 잠그고 몇 번이고 옷차림을 점검했다.
"음... 괜찮네."
내가 봐도 흠잡을 곧 없이 완벽한 모습.
이 정도면 루시아를 맞이하러 가기에 충분할 것이다.
"그럼... 가볼까."
루시아가 내게 부탁한 1주일.
그건 루시아를 위한 시간만이 아니었다.
나...
유진 칼리오페의 비밀을 고백할 준비를 할 시간이기도 하였다.
***
똑똑-
"나다."
루시아의 방문을 두드리자 조심스럽게 문이 열렸고 아름다운 은발이 눈에 들어왔다.
"오랜만이구나. 루시아."
"... 주인님."
"들어가도 괜찮겠나?"
"아, 네... 물론이에요."
방안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자 어색한 침묵이 감돈다.
"...."
"...."
침묵을 깨기 위해 내가 애써 농담을 던졌다.
"말이 없구나. 반갑지 않은 거냐?"
"아.. 아니에요... 죄송해요.. 단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시간을 더 줄 수도 있다."
"... 아니요."
그러자 고개를 젓고는 똑바로 나를 바라보는 루시아.
"지금이 아니면 앞으로도 말하지 못할 것 같아요."
"그래... 그럼 네가 말하기 전에 내가 고백 할 것이 있다."
"... 네?"
왠지 모르게 내가 꺼낼 말을 두려워하는 루시아의 눈빛.
하지만 이곳에서 두려워해야 할 사람은 루시아가 아닌 나였다.
나는 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나는 기억이 없다."
필사적으로 냉정함을 가장한 채 나는 다시 한번 루시아에게 말했다.
"... 나는 네가 알고 있는 '나'에 대한 기억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