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95 - 백소소 (8)
"내가 너를 품게 해다오."
"네, 기꺼이!"
너무 빠른 백소소의 대답에 살짝 당황스럽다.
아니, 내 명령을 듣고 얌전히 방 안에서 기다리는 시점에서 거절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저건 뇌를 거친 대답 속도가 아니지 않은가.
뭐랄까...
내가 명령을 내렸다기보다는 오히려 이렇게 말하도록 유도당한 느낌마저 들었다.
"정말... 괜찮겠느.."
"괜찮사옵니다!! 서방님께서 소녀를 바라는데 어찌 소녀가 거부하겠습니까!!"
휘릭─!
"...?"
정신을 차리니 이미 백소소는 문을 가로막고 있었고 나는 침대 위에 올라와 있었다.
"... 후후훗... 설마 서방님께서 소녀에게 이리도 열렬하게 구애하실 줄을 몰랐사옵니다... 소녀 어찌 표현할 바를 모르게 기쁘옵니다!"
이윽고 상의를 전부 벗은 백소소.
하지만 가슴만큼은 붕대로 감싸져 있었다.
"... 그건... 상처라도 입은 게냐?"
"아아... 서방님이 소녀의 몸을 걱정해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사옵니다. 허나, 아니옵니다. 서방님께 바칠 육체... 소녀가 티끌만 한 상처조차 낼 리가 없지 않사옵니까?"
"... 그렇다면 그 붕대는."
"그저 유방이 튀어나오지 않기 위한 도구이옵니다."
"...!"
백소소의 말을 듣고 다시 확인해보니, 붕대 틈으로 삐져나온 가슴의 크기가 심상치 않다.
그런 내 시선을 즐기는 듯 요망한 미소를 짓는 백소소가 속삭였다.
"어라라.. 아무래도 서방님께서는 소녀의 가슴이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옵니다?"
압도적 1위인 비비안이나, 그 뒤를 쫒아가는 릴리스, 양호 마망은 예외라고 쳐도...
루시아나 리아나에게는 할 말은 있는 크기였다.
'최종 순위는 5위 정도인가?'
5위라고 하면 얼핏 순위가 낮은 것 같아도 앞서 언급된 사람들이 너무 큰 거지, 이 정도만 되어도 상당한 거유라고 할 수 있었다.
'... 근데 내가 알고 있던 백소소는 이리 크지 않았는데?'
'아카조교사'에서 백소소의 성장하기 전 가슴 크기는 비앙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리고 성장한 뒤의 백소소도 잘 쳐줘야 마르잔이나 멜피사 정도.
절대로 지금 눈앞에 있는 크기는 아니란 말이다.
"하아... 서방님께서 지금 소녀를 앞에 두고 다른 여인을 떠올리고 계시옵니까? 아무리 소녀라 한들 이건 조금 서운하옵니다."
내 생각이라도 읽은 듯, 한숨을 내쉰 백소소가 입술을 살짝 내밀며 삐졌다는 걸 표현했다.
"미안하다. 그러려고 한 것이 아니라..."
"후후훗... 괜찮사옵니다. 소녀, 이 순간이 너무 기뻐 잠깐 앙탈을 부렸사옵니다. 그보다.... 소녀의 가슴은 마음에 드시옵니까?"
채 대답하기도 전에 내 손을 잡아 붕대를 풀지 않은 가슴을 움켜쥐게 하는 백소소.
"흐으읏..!. 하아... 서방님의 손길... 이것만으로도 소녀는.... 흐읏..."
흠칫 몸을 떨어오는 게 가볍게 절정한 듯하였다.
'....'
직접 만지는 것도 아니고 붕대 위로 만졌을 뿐인데 저 정도 민감함이라니.
단순히 가슴의 크기만 키운 게 아니라 얼마나 열심히 관리했는지 알 수 있었다.
"... 서방님...?... 어째서 아무런 말씀이 없으시옵니까...?... 호... 혹시... 소녀의 젖가슴이... 마음에 들지 않으시옵니까?"
잠깐 딴생각을 하느라 대답을 까먹고 있자 눈물이 글썽글썽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백소소.
나는 화들짝 놀라 고개를 저었다.
"걱정하지 마라. 마음에 드니까."
"아아... 다행... 다행이옵니다... 서방님께서 만족하신 것 같아 기쁘옵니다. 그동안 이 가슴을 기르기 위해 얼마나 어찌나 노력했던지..."
아스란 제국에는 내가 모르던 풍유환이라도 존재하는 것인지 고민하고 있자 백소소가 귓가에 속삭였다.
"서방님... 기억하시옵니까... 전생에 소녀의 가슴이 어땠는지?"
"...."
백소소의 질문에 나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서방님께서는 그러한 소녀조차 사랑해주셨지만.... 소녀로서는 그런 비루한 몸을 또다시 서방님께 보여드릴 수 없었사옵니다. ... 그렇기에 매일 같이 콩과 우유를 먹고 스스로 유방으로 통하는 혈맥을 문질러 이렇게 만들었사옵니다."
놀랍게도 백소소는 유전을 노력으로 극복한 케이스였다.
"... 그래, 힘들었겠구나. 수고했다."
"아아, 서방님께서 칭찬해 주시니 그간의 고생이 보답 받는 느낌이옵니다. 흐하아..."
내가 가슴을 움켜쥘 때마다 야릇한 숨을 내쉬는 백소소.
"흐읏... 소녀의 몸매가 이렇게 변하니 음심을 품던 사내가 한두 명이 아니었지만... 아, 물론 걱정하지 마시오서소. 조금이라도 소녀에게 음심을 품은 게 보인 집안의 쓰레기들은 죄다 눈과 성기를 뽑아버렸으니."
"...."
백소소의 오싹한 발언.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당하기에는 심한 처사였지만...
백사 가문이 백소소를 어떻게 대했는지 아는 나로서는 함부로 말을 꺼낼 수 없었다.
"허나, 서방님께서는 얼마든지 맛보셔도 좋사옵니다. 으음... 맛봐주시길 바라옵니다. 소녀의 몸은 전부.... 전부 서방님을 위해 길러 온 것이오니...."
스르륵─
마침내 백소소의 유방을 감싸던 붕대가 풀리고 새하얀 나신이 드러났다.
"자... 서방님... 부디... 소녀를... 마음껏 탐해주시옵서서...."
***
"... 그럼, 만지마."
"네... 서방님... 부디..."
마침내...
이제야 겨우 다시 서방님과 이어지게 되었다.
'서방님...'
도대체 얼마나 긴 시간을 참아왔던가.
단 하루도 서방님을 떠올리지 아니한 날이 없었다.
그렇게 서방님을 떠올리다 보니, 자연스래 성욕이 몸에 불을 지펴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적도 많았다.
허나, 혀를 씹어가며 참을망정 결단코 몸에는 손을 대지 않고 인내하고 인내했다.
이유는 하나였다.
처음 서방님과 맺었을 때처럼....
자위조차 해본 적 없는 가장 순결한 육신을 다시금 서방님께 맛보게 해드리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 하으응응! ♥"
"괜찮으냐?"
"고... 괜찮사옵니다...! 그... 그냥... 기뻐서!... 흐앗..!... 그런 거니... 서방님의 바람대로... 흐으흣...!!"
성욕을 억누르는 건 고통스럽고 힘들었지만, 그 결실은 이처럼 달콤했다.
서방님의 손길이 가슴에 닿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불타는 것 같다.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다리 사이에서 애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 기쁘... 옵니다..'
서방님께서는 소녀의 흐트러지는 모습을 즐기는 것 같으나, 사랑하는 사내에게는 언제나 아름다운 모습만을 보여주고 싶은 게 여인의 마음이다.
물론, 잠자리에서 서방님을 이길 수 있다고는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노력인지는 전생에 지독하게 경험했으니까.
'... 그래도... 오늘만큼은... 소녀가 주도권을 잡겠사옵니다...!!'
여인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첫날밤.
아직 육체가 서방님의 것에 익숙하지 않은 오늘만큼은 제정신을 붙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흐읏. ..!.. 하흑...!... 하아... 서.. 방님..!.. 흐엣... 흐흐엣..!!"
이게 무엇이란 말인가!
서방님께 가슴을 조금 만져지는 것만으로도 암캐처럼 신음을 헉헉거리고 있다.
'아... 안되옵니다!... 흐읏..!... 자... 자극이.. 너무... 강하여..!!..'
이대로 가다가는 서방님을 받아들이기도 전에 굴복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몇 년을 기다려온 첫날 밤이다...
그때처럼 앙앙거릴 수만은 없다!
"... 하으... 하으... 서... 서바... 니임... 흐읏..... 소녀.... 더는..... 참을... 수가.... 없사옵니다..."
애무로 몸이 더 민감해지기 전에 서방님의 남근을 집어넣어야 한다.
"... 그래, 알겠다. 이제 넣으마."
"하아... 하아... 소녀에게.... 말하실 필요는 없사옵니다... 그저... 서방님서... 바라시는대로... 움직여주십시오."
육체는 숫처녀의 것이라지만 머릿속으로는 셀 수도 없이 서방님과의 관계를 복기하고, 예습하였다.
'... 물론. 서방님도 제가 없는 사이 많은 여인을 품었느니 성장하셨겠지요.'
백소소는 기억한다.
전생에 서방님을 덮쳐버린 첫날 밤을.
신체능력의 차이대로라면 서방님을 마음대로 홀려 버릴 수 있을 거로 생각했지만...
'히으으읏! ♥... 서... 서방님... 하아... 하아... ♥... 소... 소녀가.. 잘못했사옵니다..!! ♥'
홀리기는커녕, 영혼까지 전부 복종해버리던 감각을.
하지만...
'이번에는 그 정도는 예상하고 있사옵니다!'
백소소의 더욱더 완벽해진 신체조정능력은 이제 질 내부의 주름 하나하나를 움직일 수도 있다.
아무리 서방님이라고 한들 첫날밤에는 소녀에게 쥐어짜 내질 것이다.
쯔으윽─!
"....!!"
그러나 한 가지 백소소가 예상하지 못한 것이 존재했으니...
바로 '침대 위의 황제'의 여부였다.
'.. 끄흐읏..!.. 하아... 하아... 지... 지금!... 무... 무슨일이... 흐읏?!'
겨우 귀두만 들어왔거늘 백소소의 입이 크게 벌어지며 허리가 붕 떠오른다.
전생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침대 위의 황제'는 이미 유진과 완벽하게 하나가 되어있다.
'침대 위의 황제'가 곧 유진이고, 유진이 곧 '침대 위의 황제'란 말이다.
쯔저억─
그간의 노력을 비웃듯 전생의 기억을 한 순간에 덧씌우려는 듯한 서방님의 괴물 같은 자지.
"흐으아아아아으아앙!! ♥♥"
불에 달군 철 꼬챙이로 내장이 밀어 올려지는 감각에 백소소가 참지 못하고 비명을 내질렀다.
"... 하... ♥흐하... ♥흑.. 서... 서방.. 님..."
"왜 그러느냐?"
서방님의 이 몸을 탐해주는 것이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 그러나 동시에 두렵다.
귀두만으로도 이런데 서방님의 남근을 전부 넣게 되면 어찌 될지.
"그.... 그러니까..."
조금만 천천히 해달라고 하려던 백소소는....
움찔─ 움찔─
질 안에서 귀두가 움찔대는 감각에 입을 다물었다.
'... 흐으♥... 서... 서방님께서... 소.. 소녀를... ♥... 하아... 하아..'
지금 서방님이 필사적으로 욕망을 억누르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꼴깍─
백소소가 침을 삼켰다.
일생에 한 번뿐인 처녀 상실의 순간.
백소소는 유진에게 이 순간을 배려가 아닌 완전한 정복감으로 가득 채워주고 싶었다.
입술을 꽉 깨문 백소소가 애써 공포심을 숨기며 말했다.
"소녀를... 마음... 껏... 범해주시.. 옵서서.... 소녀... 또한.. 그것을... 바라고... 있사옵니다..."
"... 그래, 그렇게 말하면 알겠다."
쯔으윽─
그 말과 동시에 허리를 살짝 뒤로 뺀 유진은...
푸우욱-!
단숨에 자지를 끝까지 밀어 넣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