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8화 〉 이제 제 차례 맞죠? (3)
* * *
“하아...하아....더....더는...안해..!...아니...못 해...!”
땅바닥에 쓰러진 비앙카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쯔쯧쯧, 나약한지고. 요새 젊은것들은 조금만 힘들어도 앓는 소리를 내는구나. 본녀가 네 나이 때는 며칠 밤을 새워도 말짱했는데. 어쩌다 세상이 요지경이 되었...”
“아이 씨! 그럼 직접 해보던가! 사람을 끌고 와서 이게 뭐 하는 짓인데!!”
비앙카의 불만은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유진과의 달콤한 하룻밤을 포기한 건 가르침을 얻어 강해지기 위해서였지.
지금처럼 무지성으로 나무에 기술을 쏟아내기 위해서가 아니다.
“뭐가 그리 불만인고? 처음 만났으니 어느 정도 실력을 갖췄는지 파악해야지 않겠느냐?”
“하! 그럼 다 꿰뚫어 본 것처럼 말하질 말던가! 말은 무슨 통달한 것처럼 해놓고 사실 하나도 파악도 못 했나 봐?”
비앙카가 비꼬며 말했지만, 베를리오즈는 부끄러운 기색 하나 없이 대답했다.
“본녀의 용안(??)은 많은 것을 볼 수 있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직접 볼 수 있다면 보는 게 훨씬 좋지 않겠느냐?”
생각했던 것과 달리 어른스러운 베를리오즈의 대응에 비앙카가 짧게 혀를 차며 말했다.
“....쯧, 됐고. 그래서 계속하라고?”
“그럴 필요는 없지만 계속하고 싶으면 계속하거라.”
베를리오즈의 말에 비앙카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그럴 필요는 없다고...? 실력 파악을 하게 기술을 써보라며! 근데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건 무슨 소리인데!”
“본녀를 우습게 보는구나. 네 실력 파악은 이미 한참 전에 끝났다.”
비앙카의 눈과 입이 어이가 없다는 듯 커진다.
“그럼 밤새도록 이 짓거리를 하는데 왜 안 말렸어!”
“그야... 아등바등하는 모습이 재미있으니까? 캬캬캿!”
빠직─
이마에 혈관이 툭 튀어나온 비앙카가 소리쳤다.
“...아! 그래서! 계속 놀리기만 할 거냐고! 뭐가 부족한지 가르쳐줘야 할 거 아니야! 아니면 나 돌아갈 거야!”
비앙카가 뒤를 돈 순간 베를리오즈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놀릴 만큼 놀렸으니 말해주마. 제법이구나. 부족한 재능만큼 살의로 보충하겠다는 방향성 자체는 나쁘지 않다.”
“...뭐?”
“제법이라고 했다. 네가 닿고자 하는 영역은 훈련과 노력으로 따라잡을 수 있는 따라잡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뭐, 보통은 포기하는 게 정상이지만... 그럼에도 어떻게든 닿고자 하면 상식을 초월한 무언가로 보충할 수밖에 없지.”
이윽고 베를리오즈의 새파란 동공이 세로로 길게 찢어졌다.
“허나, 살의의 농도가 한참 부족하다.”
그 순간, 숨 쉬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위압감과 함께 ‘되살아난 타락’을 마주했을 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뼛속 깊이 한기가 스며들며, 머릿속이 온통 죽음에 대한 공포로 가득 채우는 감각.
‘...죽...는다.’
살기에 짓눌려 정신을 잃기 직전.
베를리오즈가 살기를 거두자 그때야 비앙카는 숨을 몰아쉴 수 있었다.
“우엑...!...구에엑...!흐에...!!하아...하아...!!”
“이것이 살의다. 잡념을 지워라. 주먹에 살의를 담아라. 반드시 상대를 죽이겠다는 생각만으로 머리를 채워라. 자, 그럼 해보거라.”
베를리오즈의 말에 입술을 꽉 깨문 비앙카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갑자기 하란다고 어떻게 하는데.”
그러자 베를리오즈가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했다.
“할 수 없다는 말이냐?”
“그래! 못해! 애초에 나한테 재능 없다고 말한 것도 너였잖아! 그런데 갑자기 저런 짓을 따라 하라고 해서 따라 할 수 있겠냐!”
“유진 그 아이가 죽는 걸 지켜볼 수는 있으면서, 살의는 품지 못하겠다는 말이지.”
비앙카의 심장을 관통하는 베를리오즈의 말.
“...너.”
비앙카의 이가 까득 갈린다.
베를리오즈는 비앙카의 눈을 바라보며 속삭였다.
“본녀가 했던 말을 벌써 잊은 건 아니겠지? 그 말은 농담도 장난도 아니다.”
“....”
잊지 않았다.
어떻게 잊겠는가.
유진의 생명과 관련된 말을.
‘언젠가 너는 유진이 죽는 모습을 지켜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저주하겠지. 아무것도 하지 못한 너 자신을 말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다.
유진이 위험한 짓을 하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대로 가다가는 유진이 위험해졌을 때 자신은 그의 곁에 있을 수 없다는 것도.
“....씨발.”
비앙카의 굳게 움켜쥔 주먹 아래로 손톱이 파고든다.
“...넌 존나 마음에 안 드는 년이야.”
“너는 입버릇이 참으로 더러운 계집이로다.”
비앙카가 살기가 가득 담긴 눈으로 노려보지만, 베를리오즈는 그저 즐겁게 웃었다.
“캬캿! 좋은 눈이다. 그럼, 선공은 양보하마. 죽일 각오로 덤벼라.”
“닥치고 처맞을 준비나 해!”
말과 동시에 땅이 으스러지게 박차며 달려나가는 비앙카.
그리고....
빠아악─!
예상치 못한 공격에 얼굴을 제대로 얻어맞은 비앙카가 멀리 굴러나갔다.
“....에?”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었다 차린 비앙카가 줄줄 흐르는 코피를 닦으며 소리쳤다.
“거, 코뼈가 부러진 모양이구나! 치료는 나중에 해주마!”
“으아아아아아!! 야!! 선공은 양보한다며!! 근데 왜 먼저 때리는데!!”
마구 삿대질을 하며 소리치는 비앙카를 보며 베를리오즈가 허리에 손을 대고 광소를 터트렸다.
“캬캬캿! 죽일 각오로 싸우는데 상대의 말을 믿는 멍청이가 어디 있는고? 속는 게 잘못한 거다.”
“...이...개같은...!!”
베를리오즈의 도발에 비앙카는 이성을 잃은 듯 달려들었다.
“처음이랑 너무 똑같지 않으냐? 이래서야 백번을 해도 달라지지...”
똑같은 공격 방식에 베를리오즈 역시 똑같은 방법으로 반격하려는 찰나.
촤악—!
비앙카의 손에서 모래가 뿌려지며 시야를 빼앗겼다.
“....캬캿! 제법 배우는 속도는 빠르구나.”
등 뒤로 날아오는 주먹을 막으며 베를리오가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
***
“....우욱...♥케..케흐!...♥욱..!..읏..!”
마르잔의 혀 놀림은 확실히 서툴렀다.
누구와 비교 할 것도 없이 처음이라는 게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그런 서투름이 오히려 더욱 흥분을 더 해주었다.
마치 남자를 모르는 여사친의 입을 억지로 범하는 느낌.
퍼억─ 퍼억─
나는 마르잔의 머리카락을 마치 손잡이처럼 붙잡고 허리를 깊숙이 밀어붙였다.
“..으...끄윽..!!..흐헤..!..읍...!!겟!...끄윽...!!”
처음에는 어떻게든 견뎌보던 마르잔이었지만 한계는 금방 찾아온 것 같았다.
“...흑...헤...끄읏...!!♥”
마르잔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새하얀 손이 제발 살려달라는 듯 내 다리를 애처롭게 두드렸다.
‘...슬슬 뺄까.’
사실 좀 더 쑤셔도 생명에 지장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마르잔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약해진다.
주우욱─
목구멍 깊숙이 박혀있던 자지를 빼내자 거세게 기침하며 숨을 고르는 마르잔.
“콜록...!!...케헥...!..흐이....히끄으...♥....하아..♥...하...흐아..!!”
마르잔이 정신을 차릴 때까지 기다린 나는 침과 쿠퍼액으로 온통 코팅되어 번들거리는 자지를 얼굴에 들이댔다.
“꿀..꿀...♥”
그러자 다시 자지를 삼키려는 마르잔을 제지하며 말했다.
“힘들잖아. 이제 손으로 해줘.”
“....꿀...”
마르잔은 아쉬움과 안도가 반씩 섞인 얼굴로 자지를 흔든다.
─탁탁탁
서툴지만 정성 어린 손길.
거기에 음란한 낙서가 잔뜩 적힌 마르잔의 몸을 보고 있자 서서히 사정감이 올라온다.
“슬슬 쌀 거니까 눈 감아. 마르잔.”
“꿀...♥”
명령대로 조심스럽게 눈을 감고 정액을 받아내기 위해 얼굴을 들이대는 마르잔.
"...싼다..!"
나는 불알 가득 쌓여있던 정액이 솟아오르는 게 느끼며 마르잔의 얼굴에 사정했다.
울컥─ 울컥─
“...하아..에...꿀...♥”
방금 사정했지만, 얼굴이 정액으로 범벅된 마르잔을 보자 자지가 가라앉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래도, 1번만이라고 했으니까.’
여기서 더 했다가는 루시아가 삐질지도 모른다.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해 나는 곧바로 욕실로 향했다.
“그럼 씻고 올 테니 옷을 준비해줘.”
“꿀...”
“아, 그리고 얼굴을 닦는 건 금지야. 삼키는 것도 금지고.”
“꿀...!?”
갑작스러운 명령에 마르잔이 놀란 것 같았지만 봐줄 생각은 없다.
“잠자던 사람을 따먹었으면 벌을 받아야지. 대신 정액을 머리에 바르는 건 허락할게.”
“...꿀...”
이윽고 재빨리 샤워를 마치고 나가자 코트차림의 마르잔이 몸을 꼼지락거리며 기다리고 있었다.
“그럼, 확인해볼까.”
마르잔의 정수리에 코를 가져다 대고 킁킁거리자 진한 밤꽃 향기가 올라온다.
“냄새나.”
“...꿀...”
부끄러운 듯 새빨갛게 얼굴을 붉히는 마르잔을 뒤로하고 옷을 갈아입는다.
‘생각해보면 꽤 오랫동안 루시아랑 못했지.’
리아나를 공략하기 위해서 루시아와의 불화를 연기한 걸 생각하면 이제 슬슬 루시아의 참을성도 한계일터.
오늘은 루시아의 성욕을 제대로 풀어줘야겠다.
“가자.”
“...꿀...”
머리에서 정액 냄새를 풀풀 풍기는 마르잔을 데리고 당당히 길을 걷는다.
물론, 사람들에게 냄새가 퍼지지 않을 정도의 거리는 유지하고 있지만 마르잔에게는 신경 쓸 여유가 없을 것이다.
그렇게 안절부절못하는 마르잔의 모습을 즐겁게 관찰하며 걷고 있을 때.
“어라~?♬”
등 뒤에서 봄날의 햇살처럼 부드럽고 따듯한 목소리가 귓가를 파고들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