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8화 〉 우유로부터 시작되는 나비효과 (5)
* * *
“선생님!”
“읏...!”
유진의 목소리를 들은 아이리스가 아랫입술을 강하게 깨물었다.
‘...이런건...치사해요.’
자신을 보며 환하게 웃는 유진을 보는 순간 그동안 쌓여있던 원망 덩어리가 한순간에 녹아내리며 가슴 깊은 곳에서 기쁨이 마구 피어올랐다.
그렇다고 기쁜 티를 내고 싶지는 않았기에 아이리스는 애써 새침한 표정을 지으며 관심 없는 척 말하려고 했으나...
“...유, 유진군이 여긴 어쩐 일이에요?”
생각과는 다르게 목소리도 삑 나고 말도 더듬었다.
‘..이 멍청이! 뭐 하는 거예요!’
아이리스로서는 창피해서 죽을 지경이었지만 유진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마차 안으로 몸을 들이밀며 말했다.
“제겐 선생님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한 번을 찾아오지 않더니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예요!”
“...찾아뵙지 못한 건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설명할 시간도 부족합니다. 꼭 선생님이 필요합니다!”
유진의 입에서 자신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자 아이리스의 심장이 미친 듯이 두근거렸다.
하지만 그동안 유진 때문에 가슴앓이한 것을 생각하면 쉽사리 마음을 열 수 없었다.
“...돼..됐요...어차피 또 저를 버리고...”
“저는 선생님을 버리지 않습니다!”
“...읏...!..가..가까워요...”
아이리스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지만, 유진은 듣지 못했는지 양손을 붙잡으며 좀 더 거리를 좁혀왔다.
“선생님! 지금 제겐 선생님밖에 없습니다!”
“...읏...!”
날씨가 추워서 그런 것일까?
오늘따라 유난히 뜨겁게 느껴지는 유진의 체온에 아이리스의 눈알에 뱅글뱅글 돌아간다.
“...그...그거 진심이에요? 저밖에 없다는 거?”
“네! 당연합니다! 선생님은 특별한 존재이니까요!”
특별한 존재...
아이리스의 입꼬리가 잠시 헤벌쭉 올라갔다.
“...흠흠..아..알았어요. 그 대신...조건이 있어요.”
“조건이요?”
“...네. 유진군... 그 동안 사실 저 너무 불안했어요.... 그러니까.... 제가 불안하지 않게 해줘요.”
“...선생님?”
아이리스는 대답하는 대신 눈을 감고 턱을 살짝 치켜들었다.
“...”
온몸의 감각이 얼굴에 집중되어서 그런지 눈을 감고 있음에도 유진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첫 키스는 레몬 맛이라는데 정말 그런 맛일까...
긴장과 흥분으로 심장이 폭발할 것 같다.
‘저, 정말 해요..!’
이젠 코끝에서 유진의 숨결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워졌다.
...물론 키스보다 심한 짓을 유진과 이미 저지르기는 했지만, 그건 키스와는 느낌이 다르지 않은가!
아이리스에게 있어서 키스는 영원히 당신을 사랑하겠다는 맹세와도 같았다.
그렇게 유진과 아이리스의 입술이 포개지기 직전...
─쾅쾅!
“히익!”
마차를 거칠게 두드리는 소리에 놀라 아이리스가 눈을 떴다.
소리가 난 방향을 바라보자 있자 인상을 잔뜩 찌푸린 마부가 팔짱을 낀 채 아이리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갈 겁니까? 아니면 내릴 겁니까? 이제 출발해야 해요.”
그러고 보니 유진이 출발하던 마차를 붙잡고 들어온 것이었다.
한 번 현실을 인식하자, 아이리스는 지금 이 상황이 얼마나 황당한 것인지 인식할 수 있었다.
“...죄, 죄송합니다... 내, 내릴게요.”
아이리스가 새빨개진 얼굴로 고개를 푹 숙였다.
***
운이 정말 좋았다.
유독 높은 내 행운 스텟이 도운 것일까?
만일 조금이라도 깨닫는 게 늦었던가, 아니면 양호 마망이 다른 마차를 탔으면 그걸로 계획은 끝이었겠지만 어쨌든 양호 마망을 데리고 양호실에 돌아오는 데 성공했다.
왜 하필 양호실이냐고 묻는다면 기숙사에는 루시아가 남아있고 구 교사에는 비앙카가 감금되어있어 이곳밖에 남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양호 마망은 양호실에 있어야 양호 마망이 아니겠는가.
‘이럴 때가 아니지.’
나는 고개를 짧게 흔들어 잡념을 털어냈다.
메인 이벤트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까지 앞으로 세 시간.
모유를 짜서 트리스탄에게 가져다주고 이벤트를 준비하기에는 빠듯한 시간이다.
“선생님.”
“네..넵.”
내가 양호 마망을 부르자 잔뜩 긴장한 채 대답한다.
“그럼 시작해도 될까요?”
“여...여기서 하나요?”
“네.”
“아,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됐는데... 그, 그리고 저 오늘 속옷도 대충 입었고... 오, 오해하지마요 평소에는 이렇게 입는 건 아니니까. 오늘은 짐을 챙기느라 남는걸….”
“괜찮습니다. 어차피 벗길 거니까요.”
“읏...! 그.. 그렇죠.. 벗길 거죠. 지..직설적이네요.. 유진군은..”
당연한 말이지만 착유를 하는데 옷을 입고 할 수는 없다.
“그럼, 제가 벗길까요?”
“아, 아뇨! 스스로 벗을게요.”
길게 심호흡을 한 양호 마망이 큰 결심을 한 표정으로 치마를 벗는다.
스르륵─
치마가 바닥에 떨어지고 회색빛 팬티와 함께 늘씬한 다리가 나타났다.
평소라면 이 광경을 감상하는데 제법 시간을 쏟았겠지만….
“...선생님?”
“...창피하니까 그렇게 보지 말아요. 저, 저도 알아요...제 몸이 안 이쁜 거,”
“아닙니다. 너무 아름답습니다.”
“저, 정말요? 정말로 유진군이 보기에는 이뻐요?”
“네... 정말로.. 아니, 이게 아니라. 선생님... 왜 치마를 벗고 있습니까?”
“유, 유진군이 벗으라면서요!”
양호 마망이 잔뜩 붉어진 얼굴로 내게 소리쳤다.
분명 내가 벗으라고는 했지만 그건 하의가 아닌 상의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상의만 벗어도 될 것 같은데요.”
“...상의만요?”
“네.”
“그... 상의만 벗고 어떻게 하나요?”
“네?”
“그러니까...상의만 벗고..아...그 유진군이 입히고 하는 게 좋다면...그것도...나쁘지 않지만...”
양호 마망이 하는 말을 듣고 있자 뭔가 이질감이 느껴졌다.
“...그, 그래도 처음은...정석대로 하는게 좋지 않을까...”
....아무래도 양호 마망과 나 사이에 오해가 있는 것 같았다.
“...선생님. 지금부터 뭘 할 거로 생각하고 있나요?”
“뭐, 뭐, 뭘 하다뇨! 그, 그걸 할 생각 아닌가요?”
“그러니까. 그게 뭘까요?”
“...그걸 굳이 말하게 해요?”
“...부탁드립니다."
”읏...! 이번만 특별이에요...세...세....세..섹스요!”
섹스라는 단어를 말하는 것만으로도 저렇게 창피해하는 양호 마망을 보고 있자니 저게 과연 나보다 연상이 맞는지 의심이 갔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
‘...섹스?’
내가 언제 섹스를 한다고 했던가?
아무리 기억을 되짚어 봐도 그런 적은 없다.
“저...선생님. 무언가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오해요..?”
양호 마망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양호 마망과의 섹스는 분명 상황이 급하지 않았더라면 당장이라도 시작하고 싶을 정도로 나도 바라는 일이었지만 지금은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선생님. 제가 선생님을 필요로 한 것은 선생님의 모유를 얻기 위해서....”
잠시 후, 간략하게 요약한 상황을 들은 양호 마망의 상태가 이상해졌다.
“...하...하하..하하하! 어, 어차피 그럴 거로 생각했어요! 그래요! 제 주제에 무, 무슨! 실망 안 했어요! 다 예상했다고요!”
“...선생님 화났습니까?”
“아니요! 화 안 났어요! 제가 왜 화를 내요!”
“...화난 거 같은데요.”
“화 안 났다고요! 화 안 났다는데 왜 자꾸 물어요!”
확실하다.
양호 마망이 화가 났다.
...그것도 좀 많이.
양호 마망이 화가 난 모습은 처음 보기에 당황스럽기도 하고 좀 미안하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다.
화를 풀어주는 것은 나중에도 할 수 있지만 일단 젖을 짜지 않으면 이졸데가 죽는다.
“선생님... 오해하게 만든 건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젠 시간이...”
“알아요! 나도 안다고요! 됐으니까! 빨리 젖이나 짜요! 아이가 죽어가고 있다면서요!”
양호 마망은 뭔가 포기한 표정으로 당당하게 셔츠를 벗더니 브라마저 휙 던진다.
탐스러운 양호 마망의 젖가슴이 눈앞에 나타났지만, 평소와 같은 야릿한 기분은 느껴지지 않았다.
“...”
나는 이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바꿔 보려고 주제를 돌렸다.
“선생님 젖꼭지가 함몰되어 있군요.”
“몰라요! 지금은 흥분 안 했나 보죠!”
양호 마망의 젖꼭지는 흥분해야만 튀어나오는 모양이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보던 양호 마망의 젖꼭지는 항상 튀어나온 상태였다.
‘그렇다면 지금까지는 항상 흥분한 상태였다는 말인가?’
─양호 마망은 쉽게 흥분하는 체질이다.
양호 마망에 대한 상식이 한 가지 늘었지만 그걸 이 상황에서 입 밖으로 꺼낼 정도로 눈치가 없지 않았다.
“...제가 빼내 드리겠습니다.”
“됐어요! 직접 할거에요!”
양호 마망이 볼을 부풀리며 거절하지만 이건 제법 중요한 일이었기에 물러설 수 없었다.
“아뇨, 유선을 자극해서 모유를 좀 더 짜내려고 하는 것도 있으니 제가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괜찮다니까요!..제가..흐읏....!”
─쪼오옵
양호 마망의 거절을 무시한 채 가슴에 한 입 깨어 물며 젖꼭지를 혀로 파고들었다.
“흐읏...하으...!..괜..찬다고..했는뎃..!...”
혀끝에 느껴지는 돌기를 살살 굴리며 자극하자 양호마망의 젖꼭지가 점점 단단해지며 부풀어 오르는 게 느껴진다.
“...하아...흐읏...유..진..군...그렇게...핥으면..!”
가슴을 핥을 때부터 내 등을 붙잡고 있던 양호 마망의 팔이 서서히 위로 올라오더니 내 머리를 꽉 누르기 시작한다.
부드럽고 커다란 가슴에 파묻혀 숨이 막혔지만 양호마망의 가슴이라면 이 정도 고통을 감내할 수 있었다.
“흐읏...읏....하으...유...진군...”
나를 부르는 양호 마망의 목소리에 애처로움이 깃든다.
나는 단단해진 젖꼭지를 혀로 빙글빙글 돌리며 괴롭히다 일순간 빨아들였다.
“흐으으읏...나..나와요..읏..!”
숨겨져 있던 젖꼭지가 툭 튀어나옴과 동시에 입안에서 달콤한 모유의 맛이 느껴졌다.
푸슈우우
입을 뗐음에도 양호마망의 젖꼭지에서 모유가 흘러내린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착유를 시작하겠습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