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화 〉프롤로그
(1/301)
〈 1화 〉프롤로그
(1/301)
〈 1화 〉프롤로그
곧 40살인 학원 강사 김준수.
어렸을 땐 꿈과 열정으로 가득했던 문학 소년이었으나 밥 먹고 산다고 현실에 치여서 살다가 뒤돌아보니 어느새 그렇게나 본인이극혐하던 꼰대가 되어있다.
남 앞에서 무언가를 설명하고 떠드는 것을 좋아하던 나는 언젠가 본인만의 소설로 월억킥을 찍으며 한국의 헤밍웨이가 되고 싶었으나 현실은 학원의 배고픈 소크라테스다.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 내가 따라가야 하는 길은 누구나가 걸어 다닌 길. 나는 독자는 되었지만, 작가는 될 수 없었다.
와이프는 부모님 등쌀에 밀려 맞선 결혼. 결혼에 사랑은 필수가 아니라고 했건만 그게 아니었다.
우리는 정신을 차려보니 섹스리스 부부가 되어있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이제 곧 40대에 들어설 여자가 이렇게까지 외형에 신경 쓰고 꾸미고 다닐 일이 없다고...
중소기업 과장인 그녀가 이렇게까지 출장이 빈번할 일도 없을 것이란 것도…. 도대체 어디부터 잘못된 걸까?
그런 내가 학원에서 강의하던 중 여성이 쓴 것이 아닐까 싶을정도로 섬세한 감정표현, 마치 실제로 중세시대에서 살고 왔나 싶을 정도의 세밀한 묘사와 전투씬에 긴박함이 살아있는 왜 굳이 웹소설작가를 하는지 알 수 없는 소설을 만나는데...
알고 보니 그 작가는 본인이 다니는 학원에서 강의를 듣는 고3 여고생이란다.
이것은 7300일의 잿빛 인생을 걸어왔던 김준수가 겪는 7200시간의 일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