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44화 (243/259)

쉘터에 대한 건 제쳐놓더라도 그녀는 동생인 에드워드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인재였다.

제시카는 지금 캠프에서 환자를 봐주는 일을 하고 있다.

의사가 없는 이 캠프에 의술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필요한 사람이었다.

"네 생각은 어떻지?"

필립이 내게 물었다.

이런 의견도 묻는 걸 보니….

이방인이었던 나의 위상이 많이 올라갔다고 볼 수 있다.

슬쩍 제시카의 얼굴을 봤다.

그녀는 얼굴에 별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조용히 동생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었다.

쉘터야 내 알 바가 아니다.

에드워드를 추방한다면 그녀도 떠난다.

그러려고 고생해서 그녀를 구한 게 아니다.

에드워드 같은 놈 때문에 허무하게 제시카와 헤어질 순 없는 법이다.

"난 추방까지는.....바라진 않는다."

에드워드의 추방에 반대표를 던졌다.

미연시 였다면 제시카의 호감도가 10정도 올라가지 않았을까?

그런 내 행동에 필립이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처음부터 에드워드를 의심하고 배척했으니.....아마도 추방하라고 할 줄 알았나 보다.

필립은 다른 일행의 생각도 물었지만 역시 의견은 추방까지 하지 않는 쪽으로 기울었다.

식량창고도 잃었는데 쉘터라는 보험을 잃고 싶지는 않은 거다. 아니면 도망치면서 봤던 괴물들을 봐서 인지도 모른다.

결국 에드워드는 제시카 덕에 추방당하진 않았다. 그렇다고 해도 무죄방면을 할 순 없는 법이다.

에드워드는 초능력자다.

보통 초능력자는 보급을 담당하고 일반인들은 캠프의 관리를 맡는다.

우린 에드워드에게 보급일과 더불어 캠프에서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힘든 일을 하나 더 시키기로 했다.

일종의 노역이었다.

*

*

*

-삐걱. 삐걱.

그레이스가 붙잡고 있는 낡은 테이블이 흔들린다.

"하악! 하악!"

"훅! 훅!"

그레이스의 거처.

두 남녀의 거친 숨소리로 실내 공기는 후끈 달아올라 있었다.

그레이스와 나.

둘의 바지는 무릎에 반쯤 걸쳐져 있었다.

나는 뽀얀 엉덩이를 내민 그녀의 뒤에 붙어서 잘 쪼개진 근육질의 엉덩이를 흔들었다.

-철썩! 철썩!!

나의 탄탄한 하체가 그녀의 엉덩이에 부딪힐 때마다 요란하게 살 부딪치는 소리가 실내에 울려 퍼졌다.

그녀의 보안관 셔츠 안으로 깊숙이 들어간 손은 말랑한 가슴을 주무르고 곤두선 분홍색 유두를 문지른다.

"흐아앙!"

슬슬 올라오는 사정감에 스퍼트를 올렸다.

-턱턱턱턱턱!!

그레이스의 안에 육봉을 깊숙이 찔러넣고 정액을 쏟아냈다.

-뷰르륵!! 울컥울컥!

"하아악!!"

절정을 맞이한 두 사람은 딱 달라붙어 시간이 멈춘 듯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레이스의 상체가 테이블 위에 널브러진다.

"하아...하아…."

그레이스의 팬티를 옆으로 젖히고 포동포동한 엉덩이 사이로 깊숙이 파고들어 있는 나의 거대한 페니스가 보였다.

그 길고 굵은 살기둥을 그녀의 안에서 꺼냈다.

그레이스가 주섬주섬 옆으로 젖혀진 팬티를 정리하고 바지를 올렸다.

하지만 나는 바지를 내린 채 그대로 서 있었다.

그녀가 날 흘겨보고는 쪼그리고 앉아 익숙하게 내 자지를 입안으로 집어넣었다.

그리고 머리를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쯉쯉쯉.

열심히 청소하는 그레이스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결국 그녀의 입안에 한 번 더 정액을 쏟아냈다.

-꿀꺽. 꿀꺽.

"후우…."

-쪼옥! 쪼옥!!

그레이스는 내 육봉을 볼이 움푹 팰 정도로 쭉쭉 빨아당겨 요도에 있는 정액까지 깔끔하게 뽑아내고 팬티와 바지를 올려 입혀줬다.

"어휴....진짜 대낮부터…."

그레이스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그러면 내가 찾아오지 않게 밤에 찾아오던가."

"그건…."

그녀는 내 거처에 오길 꺼렸다.

그레이스의 입장에서는 친구의 남자와 외도하는 셈이다.

그게 마음에 걸리는 모양이었다.

"어서 가봐."

그레이스가 축객령을 내렸다.

그녀는 내가 이곳에 오래 있길 바라지 않았다.

사람들이 우리 관계를 의심하지 않게....비밀스러운 관계를 유지할 생각인 거 같았다.

그녀가 원한다면 이런 관계도 나쁘진 않았다.

다소 짧은 섹스이긴 했지만, 상쾌한 기분으로 그레이스의 거처를 나섰다.

그리고 필립과 딱 마주쳤다.

"네가 왜…."

"왜긴...그레이스에게 볼일이 있어서 왔지."

"......그렇군."

"......"

"......"

둘 사이 어색한 침묵이 흐른다.

날 훑어보던 필립의 시선이 내 대물이 숨겨져 있는 은밀한 부위를 보고 눈을 부릅떴다.

나도 뭔가 싶어 자연스레 시선이 아래로 간다.

바지의 지퍼가 열려있었다.

이놈이 나를 노리나 싶어 순간 발끈해 주먹이 나갈 뻔했지만, 다행히 그건 아니었다.

내 바지는 그레이스가 올려줬다.

'그레이스 녀석.....일부러 지퍼를 안 올렸군.'

귀여운 장난이었다.

"흠, 흠.....볼 일을 보고 안 올렸나 보군…."

-지익….

어색한 변명을 하며 지퍼를 올리고, 그렇게 필립을 지나치려 할 때였다.

"잠깐."

필립이 나를 불러 세운다.

"......무슨 일이지?"

"너.....설마…."

그는 말이 떨어지지 않는지 입술이 들썩이다 말을 이었다.

"설마...그레이스하고...어떤 관계에 있나? 오해였다면 사과하마."

"......"

두루뭉술하게 묻긴 했지만….

당연히 남녀관계에 대해 묻는 것일 거다.

아주 눈치가 없는 놈은 아니었다.

이것도 보안관의 감인가?

잠깐 고민했다.

시치미를 뗄까. 

아니면.....사실대로 말할까.

그러나 고민은 짧았다.

다른 인간이면 모를까.

이놈은 그레이스에게 마음이 있다.

어영부영 여지를 주면 안 된다.

탈출하면서 조금이나마 올라갔던 필립의 호감도가 바닥으로 내리꽂히겠지만….

어쩔 수 없다.

뭐...남자의 호감도 따위....관심 밖이었다.

미련을 갖지 않게 사실대로 말하는 것이 녀석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나도 조금은 배려심이라는 것이 생긴 거 같다.

"그레이스는......내 여자다."

"뭐....라고?"

"못 들었나? 내 여자라고."

필립이 다리가 풀린 듯 비틀거린다.

현기증인가?

허약한 녀석이었다.

"으득.....박운호....캐리.....캐리는 어쩔 셈이지?"

"필립. 난 내 여자를 버리지 않는다. 그레이스는 물론, 캐리도 내가 잘 보살펴 줄 테니 걱정하지 마라."

날 믿으라는 듯 필립의 어깨를 툭툭 두들겨주고는 내 거처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 미친 개자식아!!!"

왜인지 화가 난 필립이 뒤에서 달려들었다.

몸을 돌리자 필립의 주먹이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그렇지만 하품이 나올 정도로 느렸다.

예전에 사과하면서 은혜를 갚는다더니...이게 이 녀석의 은혜 갚는 방식인가?

슬쩍 고개를 틀어 필립의 주먹을 피했다.

그와 동시에 내 주먹이 녀석의 복부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퍼억!!

"크억!"

필립이 배를 움켜쥐고 비틀거린다.

고통을 참느라 붉게 물든 얼굴. 그 이마에는 혈관이 튀어나와 있었다.

-툭.

그런 녀석의 턱을 주먹으로 가볍게 건드리자 눈자위가 위로 올라가며 그대고 꼬꾸라졌다.

필립의 질투는 추했다.

하지만 이해는 했다.

캠프의 3대 미녀….

아니....이젠 제시카까지 포함, 4대 미녀 중 3명이 내 여자가 됐으니 부러울 만했다.

나는 필립 녀석을 넓은 마음으로 너그럽게 이해해 주기로 했다.

기절한 녀석을 뒤로하고.

나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캐리의 거처로 향했다.

그레이스뿐만 아니라 공평하게 캐리도 예뻐해 줄 필요가 있었다.

*

*

*

<공격대원 이그니스가 상급 침식체를 처리했습니다. 스킬 포인트 5를 획득합니다.>

이그니스가 꽤 큰놈을 처리한 모양이었다.

그 덕에 이제 육체 강화를 다음 단계로 올라가기 위한 발판은 마련됐다.

이제 모은 스킬포인트는 131포인트.

여기까지 오는 데는 이그니스와 수니의 힘이 컸다.

....까망이도 가끔...1포인트씩 벌긴 했다.

마지막에 딴 길.....여자에 빠져서 이그니스에게 거의 다 맡긴 격이 됐다.

그녀야 이 사실을 모르겠지만….

그래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목표도 달성했으니 그녀에게는 충분한 휴식을 줄 생각이었다.

아니, 이건 악성종양 놈이 문제였다.

가치로 따지면 그놈은 최소 스킬 포인트 50은 되지 않았을까?

놈이 스킬 포인트를 줬으면 이그니스에게 어깨 좀 펼 수 있었을 텐데….

촉수 괴물 놈은 내게 딸랑 두 번의 레벨업을 선사해 줬다.

그리고 14레벨이 됐다.

레벨이 두 개 오를 정도면 상당한 경험치를 준 것이긴 했지만….

그래봐야 스킬 포인트 2개였다.

새로운 스킬이 나온 것도 아니고….

이제 와서 레벨 자체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당장 필요한 것은 스킬 포인트였다.

<128포인트를 사용해 육체 강화 스킬을 강화하시겠습니까?>

"올려."

<육체 강화 스킬을 강화합니다.>

대량의 스킬포인트가 사라짐과 동시에 육체 강화가 시작됐다.

9레벨의 육체 강화였다.

-쿵.

처음에는 심장이 터져 구멍이 뚫린 줄 알았다.

폭발적으로 확장하는 마력과 더욱 단단하게 강화되는 육체.

-으드드득!

육체를 비집고 터져 나오려는 마력을 강하게 붙잡았다. 심장에 자리 잡은 마력 코어의 크기를 늘리고 육체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주변이 마나가 빠르게 심장에 자리 잡은 마력 코어로 빨려 들어온다. 일부는 흡수되고 나머지는 다시 주변으로 흩어져 나간다.

그전과는 다른 새로운 현상이었다.

내 마력 코어가 외부의 마나가 순환하는 통로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의지를 일으키자 순환하던 마력이 내 생각에 따라 손으로 끌려오더니 작은 마력검을 만들어냈다.

공짜 마력이었다.

이거 사기 아냐?

외부에서 끌어들일 수 있는 마력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러면 거인화에 대한 부담도 확 줄어든다.

주변을 둘러봤다.

풍경은 같다.

그러나 세상이 고요했다.

정지된 듯한 시간.

같은 세상이지만 완전히 다른 세상에 진입한 기분.

육체 강화로 인해 고양된 의식의 효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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