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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아저씨의 로그인 생활-161화 (161/259)

릴리아나의 그 모습을 보고 아일라가 놀라 소리쳤다.

하지만 아일라의 구박에도 신경 쓰지 않고 젓가락을 움직이는 릴리아나.

그녀의 입으로 빠르게 들어가는 라면에 아일라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한 건지 급히 젓가락질하기 시작했다.

옆에 있던 루나도 조용히 그리고 신속하게 젓가락질을 했다.

-후르릅. 후르릅.

조용한 야영지에 그녀들의 라면을 빨아들이는 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폭주하는 그녀들에 의해 냄비에 있던 라면은 순식간에 동이 났다.

텅 빈 냄비에 릴리아나가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며 젓가락을 놓았다.

그리고 우아하게 검은 손수건으로 입 주위에 튄 라면 국물을 닦아내며 말했다.

"으흠....맛이 나쁘진 않구나...운호 더 없나?”

릴리아나는 전혀 자기 잘못을 깨닫지 못한 얄밉고 뻔뻔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너는 오늘 설거지 당번이다."

“뭐?! 내가 왜!!"

그녀는 알까.

설거지 정도로 용서해주는 내가 엄청난 대인배라는 사실을.

*

*

*

어둠에 둘러싸인 밀실.

밀실의 불이 켜지고 바닥에 있던 마법진에서 빛이 났다.

그리고 갈색 머리의 평범한 인상의 남녀가 마법진 위에 나타났다.

마이클과 마리.

얼굴은 평범했지만, 그들은 비슷한 행색에 언뜻 보면 남매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 둘은 조직의 엘리트 추적자였다.

상부에서 급한 일이라고, 그들의 적지 않은 추적자 생활하는 동안,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는 그 비싼 텔레포트 마법진을 이용하게 해줬다.

이곳은 에르푸에 있는 조직의 안전 가옥이었다.

둘이 지하 밀실을 올라오자 평범한 가정집이 드러났다.

“각자 정보를 수집하고 이곳에 다시 모인다."

밀실에서 나온 마리가 말했다.

마이클은 조용히 마리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집 밖으로 나갔다.

사라지는 마이클을 보고 마리도 정보수집을 위해 몸을 움직였다.

*

*

*

마리가 용의자의 행방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워낙 인상이 강렬해서 잊을 수가 없습니다. 굉장히 덩치가 큰 기사였습니다. 그리고 일행으로 금발과 은발의 미녀도 있었고요.”

“여자는 둘뿐이었나?"

“네, 그렇습니다.”

마리는 에르푸의 서쪽 문 경비에게서 어렵지 않게 단서를 발견했다.

마리는 상부의 호들갑치고는 쉬운 임무라고 생각했다.

용의자가 체구가 크다 보니 인물을 특정하기도 쉬웠고, 역시나 목격자도 기억을 잘하고 있었다.

그가 본 2미터가 넘는 키를 가진 인간이 흔치도 않았고 아니 한 명밖에 없었다.

검은 갑옷을 입었다면 말할 것도 없었다.

검은 머리.

평범한듯하면서 선이 굵은 남자다운 얼굴.

굉장히 단련돼 보이는 잘빠진 육체.

성문 경비에게 증언을 들은 마리는 도시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159화 > 추적

에르푸는 꽤 큰 도시였지만, 그런데도 초월자로 예상되는 그의 행방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 거대한 기사님 대단한 미인 둘과 묶었습죠. 한 명은 애인처럼 보였습니다. 나중에 일행인지 모르겠지만 또 한 명의 미인이 합류하더군요.”

산들이라는 여관주인의 증언이었다.

“예, 워낙 인상이 강하게 남다 보니 잊으려야 잊을 수가 없죠. 후작님 일행이 엘프를 데려간 후에 얼마 안 지나서 나가는 걸 봤습니다. 여자 셋을 데리고.”

마리는 남문 쪽을 지키는 병사에게서도 그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워낙 그가 튀다 보니 기억하는 인간들이 많았다.

“여자 셋이었다고?"

“네 여자 셋이었습니다. 후드를 눌러썼지만 제 눈을 속일 순 없죠. 누가 봐도 여자였습니다."

'역시 그가 알렉스 후작 일행을 습격한 일행이 맞나? 같이 있던 일행들은 엘프였을 가능성이 크군. 엘프를 도와준 건가? 아니면 엘프를 수집하는 건가….

엘프와 긴밀한 관계에 있었다면 엘프의 숲에 있는 사냥꾼들 쪽이 한바탕 난리가 났어야 한다.

마리는 안가로 돌아와 마이클과 합류해 서로의 정보를 교환했다.

그들이 정보상에 들러 후작 일행을 조사했다는 것과 슬러버에 대해서도 조사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후작 일행을 쫓아 남쪽 성문으로 나간 후에는 행방이 묘연했다.

지도를 펼쳤다.

마리가 에르푸 남쪽 가도의 한 지점을 짚으며 말했다.

습격지점은 이곳이다. 정황을 보면 그가 후작 일행과 같은 목적지였다고 보기 힘들지. 습격을 위해 따라갔을 가능성이 커. 그래도 확인은 해볼 필요는 있어."

마리는 마이클을 쳐다보며 말했다.

“마이클, 넌 후작 일행의 일차 목적지였던 페즈 쪽으로 가봐라. 별 흔적은 없겠지만 전투 현장도 살펴보고, 난 불린 쪽으로 가보지.”

"지원은?"

“넌 페즈, 난 라벤타에서 합류할 수 있게 연락해."

"알았다."

*

*

*

"지팡이?"

내 질문에 릴리아나가 갸웃했다.

“그래, 위치추적 마법이 걸려있다는 지팡이다. 루나는 그 마법을 풀기 힘들다더군.”

“오호...그걸 나한테 풀어달라고….”

“그래. 물론 공짜로 해달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대가를 주지.”

“대가라...그거 알고 있나? 나는 비싼 몸이다."

나는 인벤토리에서 C등급 마석을 꺼내 릴리아나에게 보여줬다.

“응? 오....꽤 괜찮아 보이는 마석이구나. 그걸 대가로?”

"그렇지."

“마석도 나쁘지 않지만....너의 피를 조금 채취하게 해주는 것이 어떤가."

“얼마나?"

“싸게 1리터 어떤가. 그대의 체구라면 문제없을 거다.”

릴리아나는 뻔뻔하기 그지없었다.

"......"

"으흠....500mL."

"......"

“아, 알았다 그렇게 노려보지 마라. 200mL 나도 더는 안 된다!"

“그 정도로 용서해 주지."

"쪼잔한 녀석."

릴리아나가 투덜거리며 우산을 살짝 흔들었다.

그러자 주변의 마나가 요동을 쳤다.

"지금 뭘 한거지?"

“바보 같은 질문이군. 추적마법이 걸려있다고 하지 않았나. 네가 지팡이를 꺼냈을 때 추적이 되지 않게 하려는 거다. 이제 그 지팡이를 꺼내 봐라.”

인벤토리에서 알렉스 후작의 지팡이를 꺼내 릴리아나에게 건네줬다.

"오! 미스릴이 엄청나게 들어가 있구나. 마석도 상등품. 음음, 말 그대로 돈을 아주 처발랐구나.”

릴리아나는 지팡이를 이리저리 만져보고 있었다.

"운호이건 네가 쓰기에는 아까운 지팡이다. 조금 어설프지만, 재료만은 최고로 썼군. 분해하면 괜찮은 소재가 나오겠어. 운호 내게 양도할 생각이 없나.”

"......"

그새 지팡이를 보고 탐욕을 드러내는 릴리아나.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추적마법이나 풀어라.”

"쪼잔한 녀석."

설거지한 것을 아직 맘에 담고 있는 건가.

도대체 누가 쪼잔한 건지.

“됐다. 내 장비보다는 못하지만, 꽤 괜찮은 마법이 걸려있더군. 마력 효율도 높여주고, 어느 정도 저장할 수 있고, 앱솔루트 실드도 하루에 한 번 사용할 수 있는 마법도 걸려있다. 그리고 사용자의 마력을 불어넣어 영창 없이 익스플로전을 쏠 수 있는 마법도 걸려있군.”

"익스플로전?"

“익스플로전을 모르는가? 가장 대중적인 폭발마법이다. 전쟁에서 많이 사용되지."

"파이어볼 같은 거?"

“......파이어볼은 화염계 마법이지 않나!!"

“같은 거 아닌가?"

".... 이 이런 무식한 익스플로전은 물리 쪽에 가깝다.”

“아, 그렇군.”

모른다.

하지만 자꾸 말을 걸다 보면 이야기가 길어질 거 같아 적당히 알아들은 척을 했다.

“어쨌든 이 지팡이만 있으면 아무나 마법을 쏠 수 있다는 거군."

“아무나가 아니다. 마나를 다루는 기사나 마법사가 아니면 다루지 못한다.”

"좋군. 시험해 본다."

“지팡이의 마력 회로가 느껴지지? 회로를 따라 지팡이 머리에 있는 코어 쪽에 마력을 불어넣으면 된다.”

내가 마력을 불어넣자 지팡이 머리 부근의 푸른 구슬이 검게 물들면서 회전한다.

그리고 지팡이 끝 조금 떨어진 곳에 검은 마력이 둥글게 뭉치는 게 보였다.

"오..

그 신기한 광경에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익스플로전과 연결된 마력의 통로가 느껴지지? 그걸 차단하면 발사된다. 발사 방향은 지팡이가 향하는 방향이다. 이놈아! 이쪽으로 지팡이를 돌리지 마!! 우리를 다 죽

일 셈이냐!"

".....크흠."

릴리아나에게 혼나고 지팡이 끝의 방향을 돌려 멀리 떨어진 나무에 향하고 구체를 발사했다.

-퉁!

검은 구체가 빠르게 날아가더니 나무에 부딪히며 폭발했다.

-콰앙!!!

생각보다 위력이 상당했다.

반경 10미터 정도가 초토화가 됐다.

“이거 마력 더 불어넣으면 더 위력이 더 세지는 건가?"

"이론상으로 그렇지만 한계는 있을 거다."

날아가는 속도가 조금 아쉽기는 했다.

내가 던지는 마력창보다는 부족했다.

그래도 내게 그럴듯한 광역기가 하나 생겼다.

"어때 아일라. 이젠 나를 더 이상 마법사가 아니라고 못 하겠지?"

"지팡이 빨 이잖아."

내 말에 아일라가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지금 내가 무슨 소리를 들은 거지? 네 녀석이 마법사라고?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 네가 마법사라는 건 마법사에 대한 모독이다.”

"릴리아나 그렇게 심한 말을 해야겠나?"

“이건 심한 말이 아니다. 팩트다.”

“........그럼 마법사는 포기하지."

“봄, 그렇게 실망하지 말아라. 내 제자로 들어온다면 너도 어엿한 한 명의 마법사가 될 수도 있다. 운호 어떤가? 마음이 동하지 않나?”

릴리아나가 내가 포기한다고 하자 조금 미안했는지 위로 아닌 위로를 해준다.

“이제 인정하는 거야?"

반면에 아일라는 아군을 얻어서 그런지 아주 의기양양했다.

“아니, 이제부터 나는 마검사다."

"......"

"......"

*

*

*

마리는 볼런에 도착했다.

“여자 넷이 아니라 둘이라고? 그리고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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