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빌리아에서 바르셀로나까지 항해하는 이틀 동안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유희 프랑디아도 하루가 지날 때 쯤 되자 배멀미에 적응해 랑스를 찾아 일을 치뤘고, 운좋은 베로베구니는 랑스의 배려덕분에 서른명의 여인들과 질펀한 날을 보낼 수 있었다. 부선장 엔리코는 이러한 사실을 모두다 알고 있었지만 이미 예상이나 했다는 듯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
그들을 노리는 붉은 머리의 카탈리나. 또 카탈리나를 주시하는 우칼딘이라는 잠재적 위험이 있었지만 그들은 일단 지켜보자며 철저히 뒤를 노리자는 계획을 품고 있었다. 에스파니아에서 가장 끄트머리를 장식하고 있는 베르셀로나. 이곳은 장인 가우디가 만들고 있는 위대한 대성당의 건축물. 후안 미로, 피카소, 등등의 미술의 거장들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며, 또한 투우경기장과 음악분수, 콜롬버스의 동상까지. 예술이 탄생하기 시작한 빅뱅이라 불리는 곳이다.
또한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곳, 환락의 골목이라는 타락한 밤거리가 있었다.
"예쁜 곳이군."
밤이 되자 랑스와 엔리코, 소수의 선원들이 여자들을 인솔하기 시작했다. 위험할지 모르니 유희는 배에 놔두고 충실한 베로에게 아름다운 유희의 안전과 배의 통솔을 맡겼다. 베로의 충성심어린 목소리가 조용히 울려퍼졌다.
"잘 다녀오십시오. 선장님!"
"오냐."
그들이 걷는 거리는 야릇하고 연한 붉은 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간혹 마주치는 잘 차려입은 놈들. 틀림없는 귀족들이었다. 일행들은 환락의 골목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건물 앞에 걸음을 멈추었다.
"이곳입니다."
랑스가 건물을 바라보더니 엔리코를 바라보았다.
"뭐야... 이 건물은... 알록달록 궁전이잖아?"
"후후후..."
엔리코를 알아본 경비들이 대문을 열어주었고, 긴 앞마당을 거슬러 궁전같은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집사의 안내로 넓은 홀을 가로지르고 2층으로 향하는 나선형 계단을 천천히 올랐다.
"오랜만이군요. 백작의 종이여."
"마녀 이데아. 그 치명적은 유혹을 언젠간 맛보게 해주십시오."
엔리코의 인삿말은 백작의 종치고는 무례한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환락의 골목의 여왕 이데아 앞에서는 이런 인삿말이 당연한 것이었다.
랑스는 이데아를 보며 심장 박동이 증가한 것을 느꼈다.
'엄청난 미인이다...'
검은 차이나드레스를 입은 그녀의 옆트임. 꿀이 흐르듯 흘러나온 허벅다리가 기가막히게 희고 예뻣다. 몽환적인 보랏빛 머리는 폭포처럼 길게 늘어트려 바닥까지 닿아있었고 어깨에 달린 깃털은 까마귀의 풍성한 털로 치장되어 있었다.
가슴이 매우 커다란 탓에 왼쪽팔로는 항상 가슴을 지지하는 버릇이 있었다.
그녀가 배달되어온 서른명의 여자들을 훑어보더니 랑스를 훑어보았다.
"호오... 잘생긴 청년이군요."
"그래. 내가 바로 위험을 무릎쓰고, 귀찮은 여자들을 배달해 온 해적이지."
"후후... 재미있는 분이군요. 이름이 뭔가요?"
"랑스."
이데아가 시종들을 향해 눈짓하자 그들은 배달온 여자들을 데려갔다. 그리고 그들은 다시 무거운 꿰짝을 가져왔다.
"백작에게 전하세요. 사례금입니다."
엔리코가 꿰짝을 열었다. 금괴 30개. 금화 100닢에 금괴 하나로 환산이 된다. 여자 한명당 1백 골드라는 소리였다. 랑스는 속으로 생각했다. 다이아 2개면 여자 한명이군.
그리고 이데아는 종이를 한장 내밀었다.
"이것은 당신에 대한 보수입니다."
"나에 대한?"
랑스는 약간 섭섭함을 느꼈다. 나에게 보수라함은 당신같은 여자면 충분하다고.
무심코 받아든 종이를 보고 랑스는 당황하고 말았다.
"이건...!? 뭐야. 사략해적 허가증?"
랑스는 사실 무슨 말인지 몰라서 놀라는 것이었다. '이게 뭐냐 엔리코.' '아 그건...' 랑스의 당혹한 모습을 보며 이데아가 머리를 귓가로 넘겼다. 해적이라며 사략증서를 모르다니 굉장히 흥미로운 놈이 아닐 수 없었다.
이데아는 설명을 이었다.
"우리 에스파니아에서 당신의 공식적인 해적 활동을 인정하겠다는 내용입니다."
"뭐엇?"
랑스는 머리가 복잡해짐을 느꼈다. 사실 에스파니아라는 나라에 대해서도 굉장히 생소한 것이었다. 랑스는 아는 척 하려했지만, 이데아가 마녀라고 불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차원의 일그러짐이 랑스에게서 느껴졌다. 어느 정도 랑스의 운명과 과거에 대해서 짐작한 것이다. 차원의 틈에서 건너 온 자라면 예전에도 두 명이나 자신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카시아와 류지아라는 여자. 지금은 패자 레이븐에게 사로잡힌 그녀들이었다.
마녀 이데아는 자신이 아는 한도내에서 대륙에 대한 설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이곳은 유럽이라 불리는 대륙입니다.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주요 나라는 우리나라인 에스파니아, 무적함대로 유명한 영국, 바이킹으로 유명한 노르웨이와, 무역국가인 포르투칼, 그리고 이슬람까지. 말로하기에는 힘들 정도로 뚜려한 특징과 넓은 대륙이 자리잡고 있지요."
"뭐가 그리 많아? 그러니까 대륙 이름은 유럽이고, 에스파니아, 영국, 바이킹, 무역국가? 뭐 이런 나라들이 있다는 거지?"
"네. 대충 그렇게 이해하셨으면 잘하신거예요. 하지만 유럽뿐만이 아닙니다 얼마 전대서양에서 인도항으로 넘어가는 정점인 희망봉까지 발견됐지요. 희망봉 너머에는 카리브해. 또 그곳에는 아시아라는 신비한 대륙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중 한국이라는 나라는 아름다운 엘프들이 살고 있다고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랑스는 차마 다 이해할 수 없어 고개만 끄덕이고 있었고, 이데아 스스로도 세계에 대한 이해는 크지 않았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어%26#51780;든 그 사략허가증이란 유럽에 거주하는 국가들, 영국과 노르웨이, 포르투칼, 이슬람... 기타 여러나라들의 함대를 공식적을 공격해도 우리 에스파니아에서는 눈감아 주겠다고 약속하는 증서입니다. 그것을 가지면 나포한 배들을 마음대로 조선소에 팔아넘길 수 있지요. 물론 우리 에스파니아의 함대는 나포해선 안됩니다."
사실 이것은 굉장한 것이었다. 사실 기사 이상의 작위를 가진 자들만이 왕에게 청원을 하여 힘겹게 얻어내는 증서였다. 그러나 랑스는 꾸깃꾸깃 품안에 찔러넣을 뿐이다.
"알았어. 뭐 좋은거란 말이네."
엔리코가 보다못해 한 마디 건넸다.
"굉장히 좋은겁니다. 해적이... 에스파니아라는 든든한 나라를 얻은 것이지요."
이것은 모두 란디르 백작의 계획이었다. 이렇게 해적들을 자신의 소속으로 끌어들여 언젠가 때가 되면 영국의 무적 함대와 전면전을 시키려는 생각이다. 에스파니아로서는 해군의 병력을 아낄 수 있어서 좋을 뿐더러, 골칫거리인 해적을 아군으로 끌어들일 수 있어서 좋다. 랑스는 이데아를 보며 진중하게 말했다.
"한 가지. 다 좋은데 당신 정체가 뭐야."
"환락의 골목을 운영하는 미천한 여자일 뿐이지요."
랑스는 구미가 땡겼다.
"돈주면... 살 수 있어?"
"후후... 얼마나 주시겠습니까?"
랑스는 주머니를 꺼내 다이아몬드를 손바닥에 %26#50161;았다.
"이거 다 줄게."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58&WTV1471013=496985028&WTV1392781=34384361&WTV1357910=273489&WTV1357911=3125692&WTV246810=159&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잔혹한 음유시인과 신데렐라&WTV9172643= 찬란하게 빛나는 다이아몬드를 보며 이데아, 엔리코 마저도 신음을 뱉었다. 이데아가 몸을 일으켜 랑스에게 다가왔다. 매혹적인 자태가 랑스를 향해 걸어왔다. 짙은 향수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감히 저를 유혹하시는 분이 나타났군요. 후후... 그러나."
이데아는 등을 돌렸다. 긴 보랏빛 머리가 랑스의 뺨을 간질였다.
"제 몸은 돈으로 팔려나가선 안됩니다. 그래선 안 될 몸이지요."
"칫. 비싸게 구는데."
엔리코는 사색이되어 랑스의 옆구리를 찔렀다. 엔리코의 눈치를 살핀 랑스가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녀석이 귀찮게 조르네. 어쨌든 이데아라고 했지? 다음에 다시 올게. 알았다고! 엔리코."
"후후..."
어린애를 보듯 미소를 머금은 이데아. 밖으로 도망치듯 빠져나온 엔리코가 랑스에게 빠르게 속삭였다.
"이데아님이 사략허가증을 내어 주셨소!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까?"
"그게 뭐 어때서? 이딴 휴지조각이"
"이데아님은 왕가의 총애를 받는 분이십니다. 이데아 플로렌스 후작!'
*
"저는 배로 돌아가 있겠습니다. 일은 다 마쳤으니 며칠 머물러도 상관없을 듯 합니다."
"그래. 유희 좀 잘 보살피고 있어. 이틀 후에 출항하도록 할게."
랑스는 바르셀로나 밤거리를 유유히 맴돌았다. 나비아의 추적을 받는 유희와 함께였다면 숨어다녀야 했지만, 날쌘 랑스로서는 들켜봤자 도망가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더군다나 란디르 백작은 지금, 유희를 쫓는 나비유를 멈추기 위해 신전으로 보낼 전갈을 작성하고 있는 중이었다.
환락의 골목을 두리번거리던 랑스는 다시 이데아를 찾아갔다.
"이데아님은 취침중이십니다. 뭐라고 전해드릴까요?"
"흐음. 뭐좀 물어볼려고 했더니..."
"제가 말씀해 드릴 수 있을지 모릅니다."
"옳거니. 좋아. 여기 환락의 골목이잖아? 괜찮은 곳 좀 추천해 달라고 말이지."
"후후... 그런것이란 말이지요. 들어오십시오. 이데아님이 머무는 이곳이 최고입니다."
이번엔 지하실로 안내받는 랑스였다. 긴 통로에 방문들이 줄을 있고 있었다. 방안에선 질퍽 질퍽 울리는 진동과 함께 여자들의 적나라한 신음소리도 섞여있었다.
"아하아앙! 히익!"
랑스가 안내된 방은 통로에서 가장 끝. 금장으로 치장된 문이었다.
"이문은 환락의 골목 중에서도 가장 비쌉니다. 30골드 정도는 받아야 하지요. 괜찮겠습니까?"
"자, 이거면 됐지? 거스름돈은 필요없어."
다이아몬드 한알을 받아든 집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문을 열고 들어섰다. 기막힌 향기가 코끝에 스쳤다. 주변은 어두웠다. 미묘한 조명만이 있을 뿐. 어둠에 가려진 풍만한 여인의 실루엣이 요염하게 드러났다. 몽환적인 전음이 울려퍼졌다.
- 첫 손님이군요... -
랑스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전음을 한다는 것은 유희와 같은 성녀나 가능한 일이었다. 여인은 무릎을 꿇고 랑스에게 다가와 꿇어 앉았다. 어느새 랑스의 바지가 벗겨져 빳빳하게 팽창한 그것이 드러나 있었다. 랑스의 물건을 확인한 여인은 작은 비명을 질렀다.
"이건...!"
랑스와 여인이 서로 얼굴을 마주보았다. 여인의 고운 얼굴이 일그러졌고 랑스는 조소를 머금었다.
"역시 너였구나? 여기서 일하고 있었어!?"
"당신... 당신은...!"
다름 아닌 랑스에게 범해졌던 성녀회의 주교. 비슈누였다. 새로운 여자임을 기대했던 랑스는 약간 실망을 하였지만, 그래도 이정도의 여자는 흔미 맛볼수 있는 대상이 아니었다. 비슈누는 랑스의 성기를 붙잡은 채 멍하니 올려다 보았다.
"소란 피우지 말고 하던 걸 계속 하는 게 어떨까?"
"아..."
비슈누는 분노가 치밀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자신은 이제 성녀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또 한편으로 랑스의 호르몬에 완벽한 지배를 받아 타락해버린 여자가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당신이 날 이렇게 만들... 읍!"
랑스는 망설이는 비슈누의 머리를 잡고 입안에 귀두를 밀어넣었다.
"읍! 읍읍!"
남자의 사타구니를 밀며 저항하는 비슈누. 귀두를 밀어넣는 남자의 힘앞에서 여자는 무력했다.
"컥! 읍! 커읍! 흡!"
거대한 귀두가 밀려들어와 목젖에 닿을 때마다 여자는 자신의 무력함을 느꼈다. 입안에서 미끌거리는 액체와 요염한 마찰에 눈을 감으며 자신의 머리를 유린하는 손길에 몸을 맡겼다.
"흡! 쭈웁! 울럭! 읍읍! 흐읍!"
랑스는 손을 놓았다. 그러자 잊는 비슈누가 남성의 기둥을 잡고 혀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부비부비적 흐급! 쯔업, 깔짝깔짝.
한손으로는 고환을 어루만지며 다른 한손으로는 표피를 격렬히 왕복했다. 귀두의 아랫부분을 혀로 문질렀다.
"으으! 좋아!"
개방된 성녀의 성욕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음에도 능숙했다. 긴 세월동안 능청떨던 내면속엔 심각한 음욕이 응고되어 있던 탓이다. 음부에서 끈적한 애액이 실처럼 늘어나 흘러내렸다. 랑스는 비슈누의 머리를 붙잡고 바닥에 쓰러졌다. 빙글 몸을 돌려 비슈누의 음부를 찾아 벌려, 크리토리스를 힘껏 빨기 시작했다. 낼름 낼름. 쪼오옥.
"히아앙!"
비슈누의 신음이 터져나왔다. 커다란 유방이 랑스의 사타구니에 사정없이 뭉개지며 입안으로는 귀두가 사정없이 밀려들어왔다.
"흐컥, 읍! 흡! 흡! 으흐컥! 울컥!"
음부에 들락날락 거리는 손가락. 빨려지는 크리토리스에 짜릿한 전류가 감전된 듯 치밀어 오르며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참았던 유두가 바짝 섰고 크리토리스는 한없이 팽창하기 시작했다. 비슈누, 나이 50. 나이에 비례하지 않는 젊은 그녀였지만, 나이에 비하면 너무도 늦게 변해버린 몸이었다.
그녀의 흡입이 더욱 거세졌다.
"으으! 나온다!"
한차례의 사정이 그녀의 입안에서 이루어졌다.
"읍! 으읍! 읍!"
찍찍 터져나오는 정액을 차마 뱉어내지도, 삼킬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너무 길게 이어지는 사정이라 비슈누는 필사적으로 입을 벌려 남자의 성기를 뱉었다.
"으읍, 퉤. 하아... 하아!"
찍 - 찌이이익. 하얀 애액이 입술 밖으로 흘러내렸고, 이후로 길게 %26#50161;아진 한줄기 정액은 그녀의 얼굴을 뒤덮었다.
"후후... 보기 좋군."
"하아... 하아..."
"이제 시작해도 될까? 지고지순한 성녀님."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58&WTV1471013=500111040&WTV1392781=34384394&WTV1357910=273489&WTV1357911=3125694&WTV246810=160&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불타는 바다&WTV9172643=랑스는 성숙한 성녀의 몸을 돌려눕혔다. 둥근 원형이 눈앞에 보기좋게 펼쳐졌고, 하얀 살결의 중심에 갈라진 음부는 실룩거리며 남자를 기다렸다. 무거운 젖가슴이 끈적이듯 늘어지며 흔들렸고, 다리는 미세한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랑스는 그녀의 엉덩이를 양쪽으로 잡고 펼쳤다.
좌아아악. 벌어지는 그곳, 이미 성숙한 돌기가 검은 빛을 띄기 시작했고, 크리토리스는 흥건히 젖어 충혈되 있었다. 랑스는 깊은 뚫린 구멍을 들여다보았다. 자신이 뚫어놓았던 흔적이었다. 다시는 아름다운 그녀를 만날 수 없을 줄 알았다. 그녀의 침이 묻은 귀두를 어루만지며 그녀의 연약한 입구에 갖다댔다.
"한다."
"흐아..."
쑤욱. 물컹.
단숨에 깊게 들어가며 연약한 돌기들이 마찰됐다. 요도가 벌어지며 민감한 속살이 그녀의 자궁에 맞닿아 짜릿한 쾌감이 느껴졌다. 쑤걱쑤걱 쑤걱.
랑스는 쾌감을 음미하며 웃기 시작했다.
"으아아아! 좋아! 아주 좋아! 하하하!"
단순히 살이 늘어지는 느낌보다 달라붙는 점액성 자극과 실룩대는 핑크빛 살결의 반동이 대단한 조화를 이루었다. 과연 성녀의 것이었다. 사타구니에 뭉개지며 출렁이는 엉덩이. 그녀의 양팔을 잡아당겨 가까이에 있는 거울쪽으로 방향을 비틀었다. 비슈누는 거울에 비춰지는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거울속 여자가 자기 자신이라는 걸 보고서도 믿겨지지 않았다. 자신의 거대한 유방이 남자의 손에 짓뭉개지며 유두는 거칠게 꼬집히고 있었다. 높게 솟아오른 엉덩이는 지저분한 남자의 사타구니에 부딪히며 격렬히 물결쳤다. 남자에게 삼켜지는 자신의 육체를 보며 쾌락을 느끼기 시작했다. 핑크빛 살결을 왕복하는 랑스의 기둥에 애액이 거품을 머금어 둥근테를 머금기 시작했다.
"으아아... 안돼! 흐앙! 흐앙!"
짝! 짝! 랑스의 손이 비슈누의 엉덩이를 후려쳤다. 손바닥 자국이 날 정도로 내려쳤지만 그녀는 그런 감각마저 짜릿한 쾌감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다시 자세를 바꿨다. 여자와 랑스는 서로를 바라보며 포개어졌다. 랑스의 팔사이에 비슈누의 다리관절이 끼어지며 엉덩이가 활짝 벌어졌다.
"히이이이익!"
질푸덕. 질푸덕. 귀두 끝까지 완전히 뽑아졌다가 처음부터 다시 깊숙히 삽입되었다. 방망이가 절구를 찍는 것처럼 사정없이 틀여박혔다. 질푸덕, 질푸덕.
"꺄앙! 꺄앙! 흐익! 하윽!"
남자의 기둥에 뒤엉켜 흘러내리는 전직 성녀의 핑크빛 속살. 랑스는 비슈누의 사타구니를 벌려 거울에 비치는 그 모습을 더욱 자세히 관찰하였다. 쑤걱 쑤걱. 질푸덕. 질푸덕.
"히익! 아흑! 아흐으윽! 힉! 아흑!"
성녀의 신음이 더욱 커지며 절제를 벗어났다. 속살을 헤집는 남성의 움직임이 더욱 더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점점 짜릿한 감각이 강해지더니 전신을 엄습하기 시작했다. 비슈누의 온몸이 경련이 일어나듯 바들바들 떨렸다. 랑스는 그런 비슈누를 보며 더욱 달음질 쳤다. 이내, 갈라진 귀두 끝에 무언가가 맺히기 시작했다.
"오오옷! 나온다!"
"히이이이잉!"
"으아아아아아아악!"
찌푹, 푸푸푹. 마치 바람 바지듯 여성의 음부에 삽입된 기둥의 틈사이로 하얀 정액이 흘러내렸다. 찌뿍 찌뿍 뿌우욱.
"히이잉...! 나와! 흘러내려....!"
"웃짜..."
랑스는 떨리는 성기를 뽑아냈다. 피식, %26#50161;아져나오는 액체. 이내 주루루루루룩 흘러내리는 하얀 액체는 랑스의 흔적이었다.
"하악... 하아... 으읏..."
아직도 쾌감의 여운이 남아 간간히 떨리는 비슈누의 몸. 사지가 늘어져 멍한 눈빛으로 천정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음부를 뿌듯하게 바라본 랑스는 피식 웃으며 그녀옆에 누워 잠이 들었다.
*
카탈리나는 어둠속에 더 있는 선박을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제법인걸. 다들 경계가 능숙해."
그도 그럴것이 랑스는 여자들을 운반하며 자신이 믿을 만한 사람에게 선박을 위임했다. 출항날 만났던 선원 베로를 일등항해사로 승급시켜준 것이다. 선장이 없는 해적선은 항상 잠재된 위험요소에 방치되어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파악했던 랑스. 더군다나 자신이 아끼는 유희가 선박에 머물러 있는 상태였다. 때문에 랑스는 집사 엔리코와 소수의 인원만으로 일을 보러 나간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랑스를 제외한 모든 인원들이 선박에 돌아와 경계와, 란디르 백작에게 돌아갈 출항 준비를 하고 있었다.
카탈리나는 예상이나 했다는 듯이 예쁘게 미소지었다. 그녀의 안색을 살피던 부선장 채부랄이 어깨에 메인 장총을 쓸어만지며 말했다.
"선장님 언제 공격할까요?"
"지금은 안돼."
"그러믄요?"
"저들이 출항 직후. 아마 일을 다 마친 그 시점에 경계가 느슨해질테지."
"오호라. 그렇군요. 역시 똑똑합니다요."
카탈리나는 밤바람을 맞으며 섬에 내려섰다. 멀리 반짝이는 불빛을 보며 지금쯤 환락의 골목에서 치졸한 행위를 하고 있을 해적놈에게 이를 드러내보였다.
"그렇겠지? 나도 여자니까. 나도 예쁘니까... 그러니까 나도 너희들의 먹잇감이 되는거겠지? 거지같은 해적놈들!"
카탈리나는 어린시절을 회상했다. 바다에서 상처를 입은 아버지는 어머니의 시신도 찾지 못한 채 울부짖었다. 아직도 그 비명소리가 귀에 선하다.
'으아아아아악.'
엔시아 가문의 아름다운 여주인은 해적의 손에 죽었다.
'서른명에게 겁탈당했다지?'
'겁탈당한게 아니라던데?'
'약에 취해있었데.'
'원래 창녀기질이 있었나보지.'
어린 카탈리나는 그들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단순히 해적들 손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점을 알았을 뿐이다. 그후로 집사 벤의 양육을 받아오며 자라왔다. 아버지와 오빠는 해적을 뒤쫓으러 바다를 항해했다. 머리가 붉은 탓에 왕은 '해적을 뒤쫓는 붉은 기사들'이라는 칭호까지 엔시아 가문에 내려주어 사기를 돋궜다.
카탈리나 12살. 무르익을 때 쯤이었다. 아버지의 사늘한 주검이 카탈리나의 눈앞에 드리워졌다. 항상 해적을 뒤쫓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였기에 카탈리나는 특별한 아버지의 정을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아버지의 죽음에 그리 큰 충격을 받지 않았다. 대신 자신이 장차 해야 할 일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바로 아버지의 일을 물려받는 것. 어머니와 아버지를 죽인 해적. 그들에게 복수를 취하는 일. 그녀의 오빠 카빈은 말했다.
'카탈리나. 그런 생각 하지마. 그 악몽같은 위업은 내가 물려받았어. 넌 그저 예쁘게만 자라면 된단다. 성녀회라는 곳이 있어. 그곳에 가보는 게 어떠니?'
어린 카탈리나의 어금니가 꽉 다물어졌다. 성녀회 같은 곳은 절대 돌아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오빠. 오빠마저 잃게 된다면 난... 난...
"으음..."
카탈리나는 문득 신음소리가 들려와 과거에서 벗어나 눈을 떳다. 하얀 해변. 그곳에 잔득 헝크러진 노란 머릿결이 보였다. 카탈리나는 대번에 소녀를 알아보았다.
"너!? 실비아!"
우칼딘에게 치욕스런 일을 당한 실비아. 그녀가 카탈리나 앞에 나타났다.
*
독과 바늘, 환영, 총과 세검술, 약재에 조예가 깊은 카탈리나 였다. 카탈리나는 온갖 향초와 약을 섞어 실비아를 간호했다. 아침이 되자 실비아는 다행히 눈을 떴다.
"실비아!"
"어... 카탈리나 언니... 여, 여긴..."
"실비아! 어떻게 된 일이니!"
실비아의 눈에 반가운 기색이 스치며 눈물이 스멀스멀 맺혔다. 카탈리나를 껴안으며 펑펑 울기 시작했다.
"언니! 언니이!"
실비아는 그동안 있었던 일을 말하였다.
"술집에서... 한밤중에 누군가의 습격을 받았어요."
"뭐? 세빌리아의 술집이!?"
"예. 흑발을 늘어트린 어느 남자였는데... 그 사람 혼자서... 술집의 많은 사람들을 학살했어요..."
실비아는 끔찍한 광경을 상상하듯 고개를 저으며 이내 말을 이었다.
"전 그 자에게 붙잡혀서... 흑... 농락을 당하다가..."
"뭐...? 설마...!"
"그러다가 바다로 저를 집어 던졌어요...... 언니... 이제 전 처녀가 아니에요."
"헉... 지못미... 실비아..."
실비아가 이불을 걷고 자신의 치마를 들춰올렸다. 그곳에 속옷은 없었다. 갈라딘 살결사이로 요부처럼 늘어난 음순이 보였다. 실비아가 멍하니 중얼거렸다.
"그는 하얀 눈동자를 번득이며 자신을 우칼딘이라고 말했어요..."
우칼딘이라는 이름과 함께 당차게 몸을 일으키는 카탈리나.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무사해서... 아니, 죽지않아서 다행이야. 실비아."
"저도 언니를 만나서 다행이에요..."
다시 침착을 되찾은 카탈리나가 실비아의 가려린 손을 잡았다.
"실비아. 괜찮아. 너도 앞으로 나와 함께 항해를 하자. 우칼딘. 그놈에게 멋지게 한방 먹여주는거야!"
"네... 언니."
"괜찮아 실비아. 곧 웃을 수 있을거야."
"예. 언니만 믿을게요..."
씁쓸하게 웃을 수 밖에 없는 실비아였다. 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58&WTV1471013=503237056&WTV1392781=34384427&WTV1357910=273489&WTV1357911=3125696&WTV246810=161&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불타는 바다&WTV9172643= 격렬한 밤을 보낸 랑스가 눈을 떴다.
"일어나셨군요..."
무명천으로 몸을 덮은 비슈누의 모습은 어젯 밤 요염하게 경련하던 때와 달리, 사뭇 성숙하고 서정적인 이미지를 풍기고 있었다.
랑스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다시 아랫도리가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또 하자!"
그러나 비슈누는 침착하게 손을 들어 랑스의 가슴을 가로막았다.
"더 이상 안되요."
"왜? 난 이곳 손님이라고."
"당신이 치룬 값은 어젯 밤 하루 뿐입니다."
아직도 어젯 밤 %26#50161;아낸 정액이 비슈누의 음부에 머물러 있었다. 뿐만 아니라 카자파흐의 호르몬은 범해진 성녀의 몸을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괴롭히고 있었다.
그러나 성녀는 성녀였다. 50살이란 인고의 세월과 지순했던 성녀의 수양은 그러한 욕망을 거절하고 있었다. 이미 창녀의 삶으로 전략한 그녀였지만, 철저한 격식과, 자신의 품위에 맞는 대접이 아니라면 누구도 몸을 허락하고 싶지 않았다.
랑스는 그러한 그녀가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오늘이 아니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자신에게는 사략허가증이 있으며, 앞으로 후작 이데아를 만나러 자주 바로셀로나에 올 것이다.
"잘 알겠어. 무슨 말인지."
"감사합니다."
"하지만 오늘 치룰 돈은 또 충분하다고."
랑스는 주머니에서 다이아를 한알갱이 꺼내어 내밀었다. 미처, 이렇게까지 돈이 넉넉할 줄은 예상도 못했던 비슈누는 다시 안색이 하얗게 변했다.
"오늘 밤도... 또 하자는 말씀입니까..."
랑스는 창백히 변한 비슈누의 얼굴을 보며 피식 웃었다.
"걱정 마. 이건 팁이니까. 나도 알고보면 바쁜 몸이라고."
랑스는 생각했다. 아직 자신의 해적선을 구하지 못했다. 지금 운영하는 배는 란디르 백작에게 위탁받은 것일 뿐. 곧 이것을 반납하고 다이아를 금괴로 바꾼 후, 배를 만들 계획이다. 그때 다시 비슈누를 데리고오자고 마음먹는 랑스였다.
비슈누는 사늘한 눈매로 뒤돌아서는 랑스를 지그시 노려보았다.
'사실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어. 이제 끝장이야...'
*
건물 밖으로 나오자 환락의 거리는 적막했다. 밤에는 활기가 넘치지만 역시, 해가뜨고 나면 밤의 족속들은 모습을 감춘다. 환락의 거리를 지나쳐 마을의 중심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름답게 %26#50161;아지는 분수. 아름다운 조각가들이 수놓은 건축물. 오페라 극장과 거대한 투우 경기장. 경치가 좋은 언덕위에선 이젤을 펼친 화가들이 예술적인 손놀림으로 배경을 새기고 있었다.
랑스는 화가들에게 흥미를 느끼고 그림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아름다운 작품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예쁘군..."
"예?"
소녀는 자신의 그림을 평가한 것인 줄 알고 얼굴이 붉어졌다. 실제로 그녀의 그림은 인근에 있는 화가들 중에서도 가장 으뜸이었다. 그러나 랑스가 그림에 대한 조예가 있을리 만무하다.
"예쁘다고요."
"예...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아서 그래요."
"음, 난 그림이 아니라 당신의 모습을 말한건데..."
더욱 더 붉어지는 소녀의 얼굴. 붓을 잡은 손을 잠시 내려놓았다. 예술가가 부끄러움을 느끼기 시작하면 손에 아무일도 잡히지 않는 법이었다. 얼굴이 붉어진 소녀는 피식 웃어버렸다.
"제가 예쁠리가요. 그림을 보고 한 소리죠? 제 그림이 예쁜 건 아버지 영향 때문이죠."
"아버지요?"
"예. 굉장히 유명한 화가인데... 한번쯤 들어보셨을걸요."
"흠? 아버지 존함이 뭡니까?"
"피카소요."
굉장히 청순한 여인이었다. 항해 첫 날 엔리코에게 전해들은 이야기를 떠올렸다.
'해적이든 누구든, 이세계는 발견되지 않은 유적, 보물들이 아주 많습니다. 그것을 찾아보는 것도 배를 모는 재미 중 하나이지요.'
'보물? 여기도 그런게 많아?'
'얼마든지요. 신대륙을 찾아나서는 이유도 그 세계에 간직된 유적과 보물들을 들춰내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유적은 크잖아. 그걸 보고하려면 들고오기 힘들텐데.'
'그러니까 화가를 한명 고용하는 게 좋습니다. 유적의 그림을 그려서 귀족들에게 팔아 넘기는 것이지요. 우리가 지금 향하는 바르셀로나에는 예술의 도시라고 불립니다. 화가들이 아주 많지요. 기회가 되면 한명 고용해 보는것도 좋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 여자라면 일석이조다. 변태적인 행위와 유적의 발견을 충족시킬 여자로서 마땅했다.
"아버지 이름 말고, 당신 이름은요?"
"피치요."
"피치... 예쁜 이름이군요."
하늘색 원피스와 양갈래로 묶은 분홍색 머리, 때묻지 않은 초롱초롱 초록색 눈망울, 붓을 잡은 연약한 손목, 태양에 반짝이는 투명한 피부. 단순히 아름다운 성녀의 아름다움보다도 새싹처럼 풋풋한 소녀의 매력이 물씬 풍기는 그러한 여자였다.
잠시 침묵. 랑스는 그림을 그리는 그녀의 손놀림을 보며 본론을 꺼냈다.
"저기, 제는 그러니까 이름은 랑스. 배를 타는 사람입니다."
"예? 배요!? 그럼 선원인가봐요?"
"아니요. 어쨌든 선장입니다."
"와! 정말요?"
"예. 그런데 화가가 필요하거든요."
화가들은 자신들의 꿈이 있다. 대항해시대라 불리는 이 시대는 당연 배를 타는 것이 화가들의 로망이었다. 눈망울을 크게 뜬 피치는 단숨에 고개를 끄덕이려고 했다. 그러나...
"아, 죄송해요..."
"예!? 왜요?"
"아버지가... 허락을 안해주실거예요."
그도 그럴것이 피치는 아직 15살.어린 나이였다. 엄한 예술의 집안에서 그것도 여자인 그녀를 섣불리 뱃사람에게 맡겨놓을 양반이 아니었다.
"피치라고 했지요?"
"네."
"갑시다."
"예? 어딜요? 전 아버지의 허락이 떨어지지 않는 한 그림을 그려야해요..."
"그러니까 가자고요."
"자꾸만 어딜요!"
"당신 아버지께 허락받으러요."
"예에에!?"
*
그림 그리던 피치는 이젤을 정리하고 랑스를 안내했다. 처음엔 완강하게 저항하려 했으나, 랑스는 주머니에서 보석을 하나 꺼내든 것이다. 귀족이 아닌 피치는 보석의 이름을 채 알아보지도 못하고 감탄을 내뱉었다. 랑스는 말했다.
"보석으로 당신을 현혹시키는 건 아니에요. 저는 이러한 보석을 수백개나 가지고 있습니다."
현명한 피치는 이미 랑스의 말을 이해했다. 그는 평범한 항해사들이 아니었다. 이러한 보석을 얻기까지 보다 모험적이고 진취적인 성과를 이룬, 보석처럼 영롱한 빛을 지닌 아름다운 바다 사람일거라는 환상을 품게 된 것이다. 차라리 다른 귀족처럼 돈을 보여주었더라면 관심도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사람이라면 함께 배에 타서 그림을 그려도 괜찮을지 몰라.'
피치가 안내한 곳은 거대한 경기장이었다. 사람들이 빼곡히 모여앉아 시끌벅적한 곳이었다. 피치는 그 많은 사람중에 아버지가 섞여 있다고 확신하는 듯 사람들을 정처없이 둘러보기 시작했다.
"여기가 어디지?"
"어머, 에스파니아에 살면서 이곳을 모른다고요?"
커다란 원형경기장, 사람들의 환호성이 이어졌고 곧 이어 경기장에 거대한 황소 한마리가 등장했다. 랑스는 사람들을 헤집는 피치를 따라가면서도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흥미롭게 관람하였다.
거대한 황소는 여기저기 창에 찔려있었서 피를 흘리며 잔득 흥분한 상태였다. 그러한 황소앞에서 붉은 카포테(capote)를 들고 나타난 남자. 물흐르듯 춤추는 자세로 겁없이 황소를 약올리고 있었다. 경기를 위해 24 시간 동안 어둠에 잠겨있었던, 상처까지 입은 황소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투우사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투우경기에 한껏 빠져든 랑스를 눈치채고 피치가 말했다. 말투와 생김새, 지금의 상태를 미루어 봤을 때, 랑스가 바로셀로나 현지 사람이 아니라는 걸 눈치 챌 수 있었다.
"먼 지방에서 왔나봐요? 저 경기는 투우라는 거죠. 오늘이 투우 축제 날이라서 아버지도 경기장을 찾았을 거예요."
"어어... 조심!"
숫소의 뿔이 투우사의 옆구리를 스치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투우사는 교묘하게 몸을 비틀며 붉은 천을 옆으로 빙글 돌렸다. 황소는 붉은 천을 뒤쫓듯 투우사의 허리를 빙글 맴돌다 엉뚱한 곳으로 방향을 잃고 한참 달려갔다. 이내, 표적을 잃은 황소가 정신을 차리고 몸을 비틀어 투우사를 노려보았다. 투우사는 반짝이는 검을 허리에서 빼들었다. 다시 황소가 돌격해왔다.
"와아아아!"
사람들의 엄청난 함성소리. 황소는 투우사의 검에 급소를 찔리고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멋진 경긴데..."
"위험한 경기죠. 왜 저런 야만적인 내용에 사람들은 스릴을 찾는 지 모르겠는걸요."
랑스는 뜨끔한 기분이 들었다. 야만적인 내용... 해적들은 더, 노골적이고 야만적이다. 랑스가 무안해하던 참에, 피치의 표정이 밝아졌다.
"아빠!"
가까이에서 열렬히 환호하는 남자가 있었다. 중절모를 쓴 화가. 다리 사이에 끼워둔 미술 가방에는 붓과 유화물감, 캔버스가 가득하다.
"안녕하세요. 피카소. 처음뵙겠습니다."
"아빠... 저기 있잖아요."
피치의 설명을 들은 피카소가 눈을 부릎떴다.
"뭣이? 항해를?"
"예. 항해요."
말없이 하얀 턱수염을 쓰다듬던 피카소가 말했다.
"딸아"
"예?"
"네가 미쳤구나!"
어이쿠 깜짝이야. 사람이 놀랄 정도의 억양이라면 결과는 뻔했다. 피카소는 단호했다.
"네버!"
"님아 젭라!"
랑스의 간청은 싸그리 묵살한 채 경기장만 보고있는 예술가였다. 예술가는 투우 경기에 우러나는 철학적 요소를 발견하고 한껏 영감을 받고있는 중이었다. 뱃놈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피치가 랑스의 얼굴을 안타깝게 보면서 중얼거렸다.
"히잉... 랑스라고 그랬죠? 안돼겠어요. 그냥... 이대로 살래요..."
랑스는 대답하지 않고 묵묵히 피카소를 보았다. 그리고 한참 진행되는 투우경기를 보았다. 투우가 벌어지는 축제날은 총 6마리의 황소가 제물로 바처진다. 랑스가 관람한 것은 3번째 경기. 지금 4번째 경기가 시작되고 있었다.
말은 탄 기수가 흥분한 황소를 유린하며 창을 던지고 있었다. 황소의 등에 네개의 창이 박혀야 본 경기가 시작된다.
세번째 창이 날아가 황소의 등에 박혔다. 그리고 네번째 창이 박힐 무렵 돌발사태가 벌어졌다.
"으아아악!"
기수를 태운 말이 거친 푸레질을 하며 기수를 낙마시켰다. 그리고 기수는 황소에게 처참하게 짓밝혔다. 랑스가 조소를 머금고 비웃었다.
"저런 뒤지셨네요."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59&WTV1471013=506363400&WTV1392781=34384482&WTV1357910=273489&WTV1357911=3125700&WTV246810=162&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불타는 바다&WTV9172643= 피카소가 대뜸 화를 냈다.
"아악! 떠오르던 내 영감이여!"
"네놈 때문이다!"
"전 구경밖에 안했습니다."
"어쨌든 네놈이 나타나서 재수가 없었던 탓이야! 뱃놈들은 재수가 없으니까!"
랑스의 미간이 꿈틀거리는 게 피치의 눈에 보였다. 지켜보는 피치의 입장에서도 피카소의 입담이 너무 거칠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원래 그러려니 하며 무안해 할 뿐이다. 투우사를 죽인 황소 한 마리가 경기장을 이리저리 날 뛰고 있었고, 곧 이어 경비대들이 창을 꼬나뒤고 몰려들었다.
랑스는 피식 웃었다. 흥미있는 게임이었지만 이따위 경기에서 영감을 얻으려는 예술가들이 하찮게 보였다.
"제가, 재수없는 뱃놈이 위대한 예술가인 당신의 영감을 떠오르게 해드릴다면 따님을 제게 주십시오."
"뭣!?"
"저기... 전, 아직 시집갈 준비가... 아이..."
피카소의 얼굴에 네놈따위가 정도의 표정이 드러났다. 딸을 달라는 말에 피치의 얼굴을 붉어져 더듬거렸고, 피카소는 호통을 치려했지만 워낙 당돌하게 예술가의 자존심을 건들이려는 통에 화를 억눌렀다.
"네놈이 고상한 내 영감을 떠오르게 한겠다고? 건방진 놈. 그래 어디 한번 듣고나 보자."
"제가 죽어버린 투우사 대신 저 황소를 죽여드리겠습니다."
"뭣...?"
"물론 보시는대로 저는 맨손입니다. 아니, 당신에게 보이지 않는 마법검이 하나 있지만 맨손으로 싸우겠습니다."
"허... 죽으려고..."
아직 피카소는 허락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차후에도 허락하지 않으려는 것이 분명했다. 아무리 성격이 고약해도 멀쩡한 젊은 놈을 황소의 밥으로 던져주긴 찝찝했기 때문이다. 지켜보던 피치가 말릴 틈도 없이 랑스는 경기장 내로 뛰어들었다.
관중석에서 경기장까지는 꽤 높은 위치였으나 가볍게 착지하는 랑스.
웅성거리던 관중들이 갑작스런 상황에 입을 다물었고, 경비대들은 청년이 경기장 내부로 난입하자 어찌 대처해야 할지 몰라 당혹한 표정을 지었다. 랑스는 피카소를 향해 소리쳤다.
"어이 이봐요. 피카소. 잘보라고!"
푸악하게 날뛰던 숫소가 랑스를 노리고 달려들었다. 랑스는 가볍게 황소의 몸을 간단히 뛰어넘었다. 관중들이 탄성을 질렀다. 오오오오! 저 용자가 나타났다!
랑스는 황소를 노리지 않았다. 황소를 지나쳐 곧바로 눈앞에 보이는 철문으로 달려가 잡고 열었다. 경비들이 눈을 부릎뜨며 비명을 질렀다.
"으아앗! 거기 열지 마!"
다음 경기를 대기하던, 황소 2마리가 갖혀있는 우리였다. 자물쇠가 당겨짐과 동시에 두마리의 숫소가 미친듯이 뛰쳐나왔다. 잽싸게 공중으로 도약하며 물러나는 랑스. 그리고 세 마리의 황소가 서로 대치하기 시작했다. 경비병은 미친 남자의 목숨따윈 일찌감치 포기하고 물러나버렸다.
"와아아아아!"
관중들은 새로운 자극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뜬금없이 나타난 남자가 황소 세 마리와 유유히 대치하기 시작한 것이다. 황소의 착시를 일으키는 붉은 천도 쥐어져 있지 않았다. 짐승들의 표적은 오로지 한 남자 뿐이었다. 랑스는 피카소를 돌아보았다. 경악으로 물든 표정. 여린 마음의 피치는 아예 랑스를 죽은 사람 취급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훅... 훅... 잘 보라고."
남들이 보기에는 놀라울 정도로 심각한 자신감에 충만해 보였다. 그러나 사실 랑스는 한편으로 두려웠다. 이 힘은 어떻게 생긴 것일까. 나는 누구일까. 나는... 잃어버린 기억이 괜찮다고 여겨왔지만 남들과 다른 자신의 모습을 되뇌이며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느낄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욕망을 갈망했다. 여자는 닥치는 대로 범해버릴 것이다. 그런 원초적인 행동에, 자연스런 충동에 몸을 맡기다보면 언젠가 예전과 이어지는 본능의 끈을 잡고 기억을 되살릴 수 있을지 모른다.
그래서 이렇게 경기장 안으로 뛰어들었다. 날봐! 날 아는 사람은 내가 누군지 가르쳐 줘! 내가 누구지?
랑스의 마음 속에서 괴수가 비웃고 있었다.
'크크크. 그런다고 기억이 쉽게 돌아올까? 크크큭. 어떠냐. 날 봉인한 대가가.'
랑스는 마음 속에서 울리는 괴수의 이름을 충분히 기억할 수 있었다.
"카자파흐... 네 놈..."
'봐라. 넌 망가지고 있다고. 해적이라고? 웃기는군. 점점 해적의 자부심은 변절되어 갈 것이다. 결국 너 스스로 타락하고, 파멸하게 될 뿐이라고. 너는 나보다 더 더러운 존재가 되어가는 것이다. 크크크크크크'
랑스의 오른쪽 눈동자가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만화경에 봉인된 카자파흐가 랑스의 의문에 발버둥을 치고있는 탓이다. 혼미한 정신에 현기증이 느껴졌다.
그때 랑스의 오른쪽 옆구리에 거대한 힘이 충돌했다.
"꺄악!"
피치의 가냘픈 목소리가 끔찍하게 터져나왔다. 황소의 뿔이 랑스의 옆구리를 들이받은 것이다. 그러나 의외의 일이 벌어졌다.
"어...!?"
남자의 옆구리를 들이받은 황소가 정지된 듯 움직이지 않았다. 곧 이어 '우어어엉.' 하는 울부짖음과 함께 뒤로 나자빠졌다.
"말도 안 돼!"
사람들이 의자에서 몸을 벌떡 일으켰고, 뒷굽으로 땅을 요란하게 긁던 두 마리의 황소 마저도 엄청난 위압감을 느끼고 뒷걸음쳤다. 랑스의 옆구리를 들이받은 소는 opg를 낀 오른손에 머리가 붙잡혀 있었던 것이다. 손가락에 힘을 줬다.
"으랏차!"
우드드득. 황소의 두개골이 으깨지는 진동이 전해져왔다. 이목구비에서 피를 흘리며 바닥에 쿵 쓰러지는 숫소. 동료의 죽음을 바라본 두 마리의 황소가 달려들었다. 랑스가 방위를 짚으며 오른쪽으로 몸을 비틀었다. 앞서 달려오는 황소의 뿔을 잡고 거대한 몸체를 그대로 한팔로 들어올렸다.
퍼어어억! 부웅 날아오른 황소가 뒤이어 달려드는 동족에 부딪혀 나둥굴었다. 뿌연 먼지가 자욱하게 일어났고, 먼지에 가려진 랑스의 실루엣이 드러날 때 쯤, 관중들이 믿어지지 않는 눈으로 비명을 질렀다.
"괴, 괴물이다..."
서로 부딪힌 황소는 척추와 갈비가 으스러진 채, 허공에 다리를 휘저으며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 랑스는 씁쓸한 눈빛으로 황소를 바라볼 뿐이었다. 얼마 전에 카린소 섬에서 자신을 찾아온 악마, 베나로즈를 떠올렸다.
"나는 약해..."
자신을 찾아온 악마는 이 세계를 지배하려는 패자가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운명처럼 이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고 했다. 방해할 요소는 차원의 틈을 건너온 세 사람. 랑스와 카시아, 류지아라는 여자에게만 패자를 막아 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카시아와 류지아는 놈들에게 붙잡혀 있다고 한다. 패자를 막아 낼 가능성이 있는 단 한명. 남아있는 자신은...
랑스는 부르르 주먹을 쥐었다. 기억을 잃었을 뿐더러 약해빠진 자신은 그들의 관심조차 끌지 못하는 존재였다. 기억을 되찾아야 한다. 강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내 본능이 알려 준 대로 해적이 되어야만 한다. 그것이 내 길이다. 랑스는 자신을 기다리는 피치를 찾았다. 그런데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
- 유흥은 거기까지. -
전체성을 확립해가는 이때 랑스의 마음에 전음이 들렸다. 유희의 것과 비슷했지만 그것보다는 조금 더 엄격하고 차가운 느낌이 들었다. 랑스의 주변으로 검은 형상들이 빠르게 모습을 드러났다. 어느새 열명의 인원들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었다. 랑스의 원맨쇼에 넋이 빠졌던 관중들은 또 다시 기대에 벅차올랐다. 이쯤되자 대부분 사람들은 지금 펼쳐지는 모든 게 행사의 일부분이라 여기기 시작한 것이다. 굉장한 연출이야!
랑스가 주변을 경계하며 말했다.
"뭐지? 너희들은. 난 이제 피치를 받으러 갈 차롄데.."
다들 새까만 복장에 붉은 복면을 쓰고 있었다. 대부분 눈매가 화사했고 작은 체구를 가지고 있었다. 굴곡이 아름다운 그들은 모두 여성들이 틀림없었다. 그중, 눈동자가 새까만 단발머리의 여자가 앞으로 나오며 말했다.
- 수배자. 랑스 클란츠. -
"뭐?"
- 타락한 1급 성녀 유희 프랑디아와 음란한 행위를 나누고 대주교, 비슈누님을 겁탈한 파렴치한 남자. -
붉게 충혈된 랑스의 오른쪽 눈이 반짝였다. 그리고 눈앞에 있는 여자의 생각이 읽혀지기 시작했다.
오늘 아침, 랑스와 헤어진 비슈누가 누군가를 만나고 있었다. 얼굴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짧은 단발머리의 여자. 지금 눈앞에 있는 여자가 틀림없었다.
- 비슈누님! -
- 널 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나비유. -
- 당신이 어떤 일을 하던 간에 비슈누, 당신은 영원한 저의 어머니 입니다. -
- 널 부른것은 다름이 아니다. 그 남자를 만났다. -
더 이상 환영을 지켜볼 필요도 없었다. 랑스는 이를 드러냈다.
"비슈누라... 그년이 고자질 했구나? 아, 그럴줄 몰랐는데 뒤통수 제대로 맞았네."
나비유는 전음을 멈추고 입술을 움직였다.
"유희 프랑디아는 어디있지."
"이럴 줄 알고 집에 놔두고 왔지."
"흥!"
나비유가 콧김을 내뱉는 동시에 검은 무리들이 점멸했다. 열개의 은빛이 랑스를 향해 날아오기 시작했다. 랑스는 스탐블링거를 발검했다. 좌좌좌좌좍! 스탐블링거의 검신이 번쩍이며 푸른 방전이 은빛과 충돌했다. 검은 그림자들이 순식간에 거리를 벌렸고 랑스를 향해 날아오던 은빛 암기는 바닥에 후두둑 떨어졌다. 나비유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 검...? 번개? -
랑스가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눈동자로 검을 쓸어만졌다.
"이건 기억하고 있어. 아버지의 유품. 스탐블링거."
- 좋은 전리품. -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59&WTV1471013=509490567&WTV1392781=34384592&WTV1357910=273489&WTV1357911=3125709&WTV246810=163&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불타는 바다&WTV9172643= 열개의 그림자. 너무 재빠른 탓에 그들의 모습을 차마 다 둘러볼 수도 없었다. 어느새 주변을 소용돌이 처럼 휘감으며 좁혀오는 그들의 전술은 마치 맹수가 거대한 멋잇감을 노리듯 은빛 발톱을 세웠다. 날카로운 은빛이 어지럽게 엉켜들었다.
랑스는 눈을 감았다. 이들은 이곳에서 처음 만나보는 강자였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본능에 몸을 맡겨야 승산이 있었다.
다행히 스탐블링거는 기억을 잃지 않고 전류를 머금었다. 랑스는 표적을 잡고 검을 휘둘렀다.
"피했다."
랑스의 움직임은 그들에 비해 매우 느렸다. 마치 새를 쫓는 사람의 손길처럼 아련할 뿐이다. 어느새 랑스의 뒤로 돌아온 그림자가 목을 노렸다.
"훗... 단순하긴."
사실 랑스가 검을 휘두른 것은 일부러 빈틈을 노출시켜 함정을 파놓은 것이었다. 준비하고 있던 오른손으로 무기를 잡은 적의 손목을 꽉 잡았다. 소용돌이 치듯 몰려드는 적들을 향해 손에 잡힌 적을 빙글빙글 풍차처럼 회전시켰다.
- 산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