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빌리아 항구에서 멀지 않은 해안 동굴. 발가벗은 실비아를 품에 안은 우칼딘이 걸어오고 있었다. 선장을 기다리던 선원들이 우칼딘를 확인하고 출항을 준비했다.
우칼딘을 마중나온 여자가 묘한 웃음을 지었다.
"카탈리나?"
"아니. 그년은 이미 떠났어."
우칼딘은 자신을 맞이하는 여자를 힐금 바라보았다. 항상 검은 드레스를 입고 다니는 그녀. 그녀의 이름은... 우칼딘은 실비아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을 눈치채고 피식 웃었다.
"왜 그러지? 네 어린 시절이 생각나는가? 걱정말라고. 이여자는 너 처럼 암울하진 않았으니까."
"그래도 그 여자아이... 처녀 상실인 것 같은데?"
"그래. 그러고보니 참 신기하군. 아직도 넌 처녀니까. 해적치고는 너무 고지식한거 아닌가."
상체가 훤히 드러난 숙녀의 드레스가 달빛에 반짝거렸다. 멀리서 보기에도 매혹적인 유방의 원형이 단순히 크기보다도 매우 아름다운 여자였다. 높은 뒷굽과 화사한 화장. 유혹과 청순의 교차지점에 머물러있는 그녀의 매력은 우칼딘이 아는 여자중 단연 으뜸이었다.
우칼딘은 아직도 처녀를 지키는 그녀의 몸이 몹시 탐났다. 우칼딘이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신데렐라..."
"왜 우칼딘."
"어릴 때 그년들을 먹을 때. 너도 같이 먹어버렸어야 했어. 그랬다면 아마... 오늘 밤도 내게 안기며 비명을 지르고 있었겠지."
"풋. 누가 너 따위에게."
"언젠간 먹어버리겠다고 약속하지. 무참히. 후후후..."
사실 신데렐라는 우칼딘과 불행한 어린시절을 함께 지낸 소꼽친구나 다름 없었다. 계모와 언니들에게 꿀밤맞던 시절.
신데렐라는 우칼딘을 보며 가엽게 혀를 찼다. 어릴 땐 그래도 사람다웠는데... 변했지. 약속된 패자 레이븐에게 충성을 맹세한 순간부터. 비록 복수였다지만 언니들과 계모마저도 처절하게 강간해버린 패륜아. 신데렐라는 동생처럼 아끼던 우칼딘의 충격적인 모습을 보며 자신은 죽어도 남자와 관계를 맺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우칼딘이 여자인 신데렐라를 건들지 못하는 이유 또한 자신을 아껴준 어린시절의 연민이 아직까지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신데렐라는 잘 알고 있었다. 비록 우칼딘이 악마처럼 말해도 사실은 자신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지 헌신할 수 있다는 것을. 신데렐라는 선실로 향하는 우칼딘의 뒤를 또각또각 따라가 말했다.
"우칼딘! 그 여자아이, 죽일거야?"
"그러려고 했지. 하지만 생각이 바꿨어."
"암시장에 팔아넘기게?"
"그것도 아니다."
"후후... 알만한데? 네 침대에 당분간 놔두려고 하는거지? 맛잇었나보네."
"바로 그거야. 생각보다 맛있었거든. 오늘 밤 내 방에 놀러오면 좋은 구경을 시켜주지."
"나도 해적이야. 남자놈들 속사정이야 지겹도록 구경했어. 지겹다고."
"그런가... 보는 게 지겹다면 즐기는 것도 괜찮을텐데."
"닥쳐."
"후후... 네가 내 멋진 행위를 봐주지 않는다면 선원들이나 불러모아야서 구경시켜야 겠군."
"상대방 시선이 없으면 즐기지 못해? 악취미야."
우칼딘은 조소를 머금었다. 물론 당분간 자신의 침실에 놔둘 실비아 였지만 근본적인 목적을 따로 있었다. 우칼딘은 음흉한 계획을 차분히 생각하며 밤을 지샜다.
"크크... 카탈리나 엔시아라고 했지... 반드시 타락시켜주마."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56&WTV1471013=484481330&WTV1392781=34384251&WTV1357910=273489&WTV1357911=3125686&WTV246810=155&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잔혹한 음유시인과 신데렐라&WTV9172643= 큼지막한 로브로 전신을 가린 랑스와 유희는 집시처럼 시장바닥에 눌러앉아 오가는 사람을 훔쳐봤다. 랑스는 혼잣말 하듯 웅얼거렸다.
"그러니까 저 남자란 말이지."
- 응. 맞아. 저 사람 이상한 성물을 많이 갖고 있다니까. -
유희는 눈앞에서 장사하는 뚱뚱한 상인에게서 불길한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한때 성녀였던 유희가 그러한 기분이 드는 것은 틀림없이 대상이 악마 숭배자나 성녀의 신력과 맞지 않는 종교적 성물들을 지니고 있을 때 나타난다. 눈앞의 남자가 악마숭배자로는 보이지 않고, 배불뚝이 상인이라면 추론할 가능성은 하나밖에 없다. 이나라에서 금지하는, 암거래로만 유통되는 반 성녀적 성물을 몸에 숨기고 있다는 것이다.
유희가 남자의 치장을 감나히 살펴보니 모조리 다 암거래 상품들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고급 흑요석 단검. 코끼리의 상아로 만든 뿔피리. 목에 걸린 부두교의 인형. 녀석이 암거래 시장의 상인이든 아니든, 놈은 틀림없이 은밀한 암거래 시장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다.
- 틀림없어. 저 놈만 쫓아가면 되겠는 걸. -
밤이되자 시장의 상인들이 짐을 꾸리고 장사를 접을 채비를 갖췄다. 점포를 닫은 배불뚝이 상인은 항구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늦은 밤이었지만 어둠이 짙게 깔린 항구에는 몇몇 사람들이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등불조차 켜지지 않은 이곳에서 마주친 그들은 일상을 대하듯이 서로를 보며 무언의 눈인사를 건네는 정도였다.
어둠 속에서 낡은 배 한척이 항구를 향해 조용히 다가왔다. %26#46042;도 쳐지지 않았으며 노도 젖지 않는, 온전히 밤깊은 조류의 흐름을 빌려 슬그머니 다가온 낡은 소형선. 말없이 기다리던 상인들이 배위에 올라탔고 랑스와 유희 또한 그들의 틈에 섞였다. 배를 모는 선원들도 대부분 현란한 문신과 알록달록 치장, 날이선 커틀라스를 허리에 매고 있는 걸로 보아 틀림없이 해적들이었다.
- 조용하네... -
긴장한 유희가 랑스에게 전음하며 손을 꼭 잡았다. 유희의 눈배가 복면에 드러난지라 간혹 상인들이 그녀를 힐끔 바라보았지만, 그녀 옆에 바짝 붙어있는 랑스를 보며 아쉬운 한숨을 내쉬었다. 별달리 신경쓸 일은 없었다. 다들 말이 없고 조용한 가운데 칠흙처럼 조용한 밤바다의 조류에 배가 흘러갔다.
곧 은은한 불빛이 랑스의 눈에 비췄고 왁자지껄한 상인들의 소리와 노랫소리가 밤바람에 실려오는 걸 느꼈다.
"도착했소!"
등잔밑이 어둡다더니 세빌리아 항구에서 아주 약간 떨어진 서쪽 해안이었다. 이런식으로 전 세계의 항구에는 암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사실 정부에서도 이들이 시장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에 일부러 눈감고 있는 것이었다. 해적과의 전투, 항로를 개척하기 바쁜 와중에 정상적인 교역품만으로 서민 시장이 돌아가기란 역시 벅찬 탓이다.
등불을 밭은 해안은 몽환적인 즐거움이 가득했다. 희기한 동물과, 새하얀 무명, 동양의 오색의 원단, 고급 페르시아 단검. 무기 갑옷, 술과 마약. 그리고 노예. 노예라는 것을 처음 목격하는 유희로서는 이질적인 기분이 들만했지만 이곳에서는 노예들 마저 예쁘게 치장시킨 탓에 지나치는 사람들보다 훨씬 나아보였다. '뭐, 어때. 성녀나 노예나. 구속받는 건 똑같을걸. 좋은 사람에게 팔려가길.'
랑스는 알지 못 할 향수에 젖어 눈시율이 붉어졌다. 보석을 바꾸기 보다도 정신없이 시장을 돌아다니며 구경과 술, 예쁜 단검과 비단을 사서 유희에게 입혀주려고 했다.
"참 돈이 없구나."
생각해보니 전부 값비싼 보석이었다. 유희가 서둘러 랑스를 잡아끌며 붐비는 암시장의 사람들을 헤집었다.
"랑스 여기! 여기! 보석상인!"
세빌리아 항구에서 보았던 배불뚝이 상인이었다. 그곳에선 잡상인이더니 이곳에선 갖가지 보석, 폐물들을 깔아놓고 차원이 다른 장사를 하고 있었다. 배불뚝이는 복면쓴 유희의 눈매를 알아보고 탄성을 질렀다.
"오호라? 당신들 마을에선 거지 흉내를 내더니 암시장의 고객이었군?"
"보석을 바꾸러 왔는데."
"보여주게나."
"여기."
유희는 눈만 동글동글 뜨며 눈치를 살폈고, 랑스는 다이아몬드 하나를 꺼내 상인에게 내밀었다.
"하나에 50골드."
복면에 감춰있는 유희의 눈동자가 크게 떠졌다.
- 오, 오십골드래! 배 한척 값이야. -
랑스는 그러려니 했다. 기억을 읽었지만 돈에 대해 풍족하던 해적 생활이 몸에 베인 탓이다. 값진 물건을 거래하는 지금의 태도도 자연히 우러나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랑스는 허리에 찬 주머니를 풀어 상인에게 넘겼다.
사실 배불뚝이 상인은 매우 놀란 기색을 애써 숨기고 있었다. 이렇게 값진 다이아몬드라면 자신과 거래를 하는 것보단 귀족들이나 경매장에 팔아넘기는 것이 훨씬 많은 이득을 취할 수 있으니까. 상인은 랑스가 건네주는 주머니를 받아들였다.
"흐어어억..."
애써 표정을 관리하던 상인은 턱이 빠져라 소리질렀다. 그탓에 주변을 오가는 해적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뭘 그렇게 놀라요."
- 후훗. 내 꾸러미에 아직 천개 정도는 더 있는데. -
상인의 표정에 묘한 쾌감을 느끼는 유희였다. 보석상인은 믿을 수 없다는 투로 주머니 안을 살피다 랑스를 보았따. 복면을 가린 탓에 가느다란 눈매만 날카롭게 드러나있었다. 옆의 여자를 살폈지만 아름다운 초록 눈망울만 초롱초롱 빛날 뿐이다.
상인은 짐작했다. 자신이 상대할 평범한 놈들이 아니구나! 상인은 다시 표정을 굳히며 말했다.
"당신들... 음. 솔직히 말해보시오. 워, 원하는게 뭐요."
"응... 배랑 숙련된 선원들."
"배랑 선원? 교역상인이오? 정체를 제대로 말해보시오."
랑스는 말을 끌다 거짓을 이야기하기 보단 허심탄하게 말했다.
"훔. 나는... 상인이라기 보단 해적이 되보려고 해."
상인은 추측했다. 다이아몬드를 한주머니씩 가지고 다니는 자들이라면 틀림없이 높은 귀족이었다가 나라에 큰 죄를 저질러 해적으로 전향하려는 자들이 틀림없다고. 상인은 이런 거물이라면 자신의 마스터에게 보고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
"나를 따라오시오."
유희는 긴장했지만 랑스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상인을 따라나섰다.
.
상인과 그들은 다시 배를 타고 세빌리아를 향했다. 달이 중천에 뜬 새벽이라 인적은 드물었고, 상인이 은밀한 골목길을 잘 알았기 때문에 복면쓴 그들이 경비병과 마주칠 일도 없었다.
"이곳이오."
도착한 곳은 거대한 저택이었다. 한눈에 봐도 귀족가가 분명했으다. 유희가 걱정스럽게 랑스를 보았지만 랑스는 무엇을 믿는지 걱정말라며 생긋 웃을 뿐이다.
"누구십니까?"
"베로입니다. 대단한 손님을 모시고 왔습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저택은 훤하게 밝혀져 있었다. 문이 열리고 내부에는 잘 차려입은 집사 한명이 생글생글 사람좋은 웃음을 지으며 일행을 안내했다. 집사의 안내를 받으며 상인 베로는 랑스를 둘러보며 빠르게 설명했다.
"에스파니아의 란디르 백작의 저택이오. 사실 우리 암시장은 이분의 관할에 소속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암시장의 실력있는 자들을 고용하기도 하고... 귀족의 이름을 걸고 하기 힘든 어려운 일들을 부탁하기도 하오. 당신들은... 음, 다이아몬드를 보아하니, 또 해적이 되겠다고 하니, 백작님과 친밀히 지내도 서로 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모셔가고 잇는 중이오. 행여라도 거북하시다면 그냥 돌아가도 좋소."
유희는 그 고상하다고 소문난 란디르 백작이 암시장의 뒤를 봐준다는 사실로 적잖은 실망을 했고, 랑스는 무슨 말인지도 잘 모르며, 무조건 좋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란디르 백작은 이런 밤중인도 손님을 맞이할 예우를 갖추고 있었다. 귓가에 짧게 쳐올린 금발이 아름다운 남자였고, 소년 시절부터 모험에 물든 눈빛이 별처럼 반짝였다.
란디르는 배불뚝이 상인 베로를 맞이했다.
"어쩐일인가 베로."
"손님을 모셔왔습니다. 이 다이아몬드는 이들이 가져온 것입니다."
다이아몬드를 건네받은 란디르는 자못 놀랐다.
"오호... 서른 개의 3캐럿 다이아몬드라... 거상이시군. 당신들이 얼굴을 가린 이유는 꽤 유명한 자들이라는 것일 테지. 당신들의 눈매를 보아도 보통 귀족은 아니었던 모양이지. 그래... 무슨 죄를 지었는지 모르겠지만 해적이 되고 싶은 것이오?"
랑스는 피식 웃었다.
"응. 배하고 선원 좀 부탁하려고 왔지."
"후후. 그렇습니까. 이 정도의 다이아라면 최고급 겔리온이라도 만들어 드릴 수 있지. 하지만 그보다 먼저... 당신들에게 부탁을 하고 싶소만."
"음...?"
"이런 다이아몬드라면... 별 의미 없겠지만 배와 선원은 공짜로 드리겠소."
유희는 눈을 크게 떴고 랑스는 단순히 고마워라고 말했다.
"대신 당신에게 공급할 배안에... 우리들이 거래하는 중요한 물건이 있소. 그것을 바로셀로나까지 배달해 주시오."
"무슨 물건인데요?"
대뜸 튀어나온 유희의 목소리에 란디르는 눈을 빛냈다. 굉장히 격식있는 억양과 아름다운 목소리였기 때문이다.
"호오... 역시 아름다운 목소리군요. 후후..."
란디르는 이미 복면안에 가려진 여자의 얼굴을 짐작했다. 최근 타락한, 아름다운 귀족 여인이라면 짐작가는 바가 아주 없는 게 아니었다.
"당신들이 운반해야할 물건은 아름다운 여자들이오."
"여자...?"
"그래. 여자. 귀족의 깃발을 가지고는 함부로 옮길 수 없는 물건이지 않소?"
유희는 조소를 머금었다. 자신이 성녀였던시절 그러한 제보를 접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당시 그녀는 행여 그러한 인간의 타락한 행위가 벌어지고 있는지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탓이다. 란디르가 말하는 여자라는 것은, 어딘가에서 불법적으로 납치되고 사들인. 결국 창녀로 전략하게 될 여자들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유희는 성녀가 아니었다. 남자를 갈급하고 원하는. 스스로 음부를 펼쳐보이는 음란한 여자였다. 고개를 끄덕이려던 그녀는 황급히 말을 바꿨다.
"싫은데요."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57&WTV1471013=487607484&WTV1392781=34384295&WTV1357910=273489&WTV1357911=3125689&WTV246810=156&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잔혹한 음유시인과 신데렐라&WTV9172643= 대뜸 튀어나온 유희의 말에 랑스는 입술을 빼쭉 내밀었고, 란디르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이유 때문이오?"
"너무 위험한 일이라 생각되요."
그도 그럴것이 지금 유희는 나비유가 이끄는 장미결사대에게 추격받는 입장이었다. 이런 불순한 일에 가담을 하기 시작하면 위험부담을 더욱 커질 것으로 생각했다. 란디르는 거절하는 그녀를 보며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쫓기고 있기 때문인가?"
유희는 눈을 크게 뜨며 이를 깨물었다. 유도심문. 그녀는 함정에 빠졌다.
"아마 장미결사대의 나비유가 당신을 뒤쫓고 있는 탓이겠지."
유희는 미스틸테인을 꺼내들었다. 랑스도 투명하게 흔들리는 스탐블링거를 민감하게 감지했다.
"걱정말게나."
란디르의 낮은 울림에 랑스와 유희는 약간 긴장을 놓았다.
"이번일만 자네들이 잘 수행해 준다면 나 란디르 훅스턴 백작이 자네들을 아낌없이 후원해 드리겠네. 장미결사단 정도야 내가 어떻게든 견제해 드릴 수 있어."
란스는 훅스턴이라는 가문이름을 듣는 순간 상대에게서 알지 못 할 호감을 느꼈다. 훅스턴 클란츠. 아주 우연히 란디르 백작의 가문의 이름이 아버지의 이름과 같았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유는 어쨌든 필요없었다.
"응. 할게!"
유희가 랑스의 옆구리를 쿡 찔렀지만 랑스는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란디르는 자리에서 일어나 랑스에게 손을 내밀었다. 랑스는 부담없이 손을 맞잡고 반갑게 흔들었다.
"에헤헤헤. 훅스턴이라고 했지? 너 마음에 드네."
"후후. 나도 당신이 마음에 드오. 훅스턴이 아니라 그냥 란디르라고 부르시오."
란디르 백작은 노예와 암시장의 뒤를 봐주며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그리고 그렇게 모은 재력은 사실, 모조리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중이었다. 란디르는 영국의 무적함대를 견제하기 위해 함대를 만들고 있는 중이었으며 불법적으로 끌어모든 돈은 모조리 전투함선들을 만들기 위해서 였다.
그렇기 때문에 나라에서도 란디르 백작의 타락상을 눈감아 주고 있는 것이었다. 상인이든, 범죄자든, 해적이든, 편견없이 한 사람이라도 더 끌어모아 돈을 벌어야한다. 그 귀한 다이아몬드를 아무렇지 않게 거래하는 녀석들이라면 틀림없이 도움이 되겠지.
"저들에게 환락의 배를 내주어라. 집사 엔리코. 자네가 저들을 돕도록."
"예."
란디르 훅스턴은 랑스와 유희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여자는 틀림없이 유희 프랑디아... 남자는... 전혀 모르는 놈이다. 하지만 눈매만 봐도 알 수 있어. 랑스라... 결코 평범한 놈이 아니야.'
.
카탈리나는 어둠 속에 배를 뛰우고 출항하는 배를 지켜보았다. 정보를 제공한 선원 채부랄을 보았다.
"불랄, 저 배에 노예들이 타고 있다고?"
"푸허허허. 예. 저배가 틀림없습니다요. 제가 한년 잡아서 저 배에 태웠걸랑요. 아마 바로셀로나에 숨겨진 환락의 골목으로 팔려가게 될 겁니다요."
"그러니까 저 배를 운영하는 놈이..."
"예이. 맞습니다요. 란디르 백작놈은 직접 자신의 사람을 쓰지 않습니다요. 해적이나 국가에 위법한 범죄자 같은 놈들을 고용해서 노예선을 운영하집요."
"더러운 놈이네."
"아닙니다요. 란디르 놈, 저래뵈도 영국의 무적함대를 견재할 수 있는 유일한 놈입니다요. 저렇게 번 돈을 모조리 전투선을 만드는 조선소에 지급하지요."
"뭐야. 그럼 우칼딘이라고 필요하면 고용하겠네?"
"아니요. 꼭 그렇지만도 않을겁니다. 우칼딘 놈은 너무 악명이 유명해서 만약 고용하면 비밀이랄 것도 없이 소문이 자자하게 퍼지지 않겠습니까?"
카탈리나는 조소를 머금으며 출항하는 노예선박을 노려보았다. 백작의 사정이야 어찌됐든 저 배를 운영하는 선장은 놈에게 고용된 해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저 배의 선장을 사로 잡아서 우칼딘의 행방을 묻는다는 계획이었다.
"마침 안개도 꼈고 조류도 그쪽 방향이구나. 먼저 바로셀로나에 숨어있자."
.
카탈리나의 함선을 노려보는 남자가 있었다. 생기가 없는 백안이 번뜩였고, 치렁한 백발이 안개에 뒤섞여 아름답게 휘날렸다.
"크크크큭."
안개속에 숨어서 비웃는 남자 우칼딘. 그자 옆에서 아름다운 신데렐라가 또각또각 구두굽 소리를 내며 걸어왔다. 상의가 파헤쳐진 검은 드레스. 속이 아련하게 비치는 실크가 더없이 고혹적이다. 그녀의 몸을 탐내는 우칼딘이 혀를 낼름거리며 중얼거렸다.
"너 대신 저 여자나 먹어야 겠군."
"내가 대주면?"
"그럼 저 여자는 포기하지."
"후후... 그렇다면 할까?"
"장난하지 마라. 신데렐라."
"후후후후... 화내지마 우칼딘. 이래서 넌 너무 재미없다니까."
우칼딘의 허리에 흔들리는 두 개의 머리. 석어가는 사람의 머리는 카탈리나에게 줄 선물이었다. 신데렐라가 고개를 저었다.
"선물은 그것 뿐만이 아니잖아."
그렇다. 우칼딘은 실비아를 죽이지 않았다. 카탈리나가 도망갈 곳은 결코 없었다. 붉은 머리가 아름다운 그녀 또한, 곧 우칼딘 아래 벗겨진 채로 처참히 범해질 것이다. 패자의 충성스런 해적. 우칼딘을 노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러한 대가는 당연한 것이었다.
"그래도 방심하지 않는 게 좋지 않겠어? 너 처럼 환영술에 능한 여자야. 레이피어도 잘쓴다고 들었고..."
"환영술 따위야... 크크큭. 나의 아름다운 노랫말이라면 어떠한 환영술이라도 충분히 대항할 수 있다."
"인정할게. 결국 네 뜻대로 되겠지."
"당연히."
잠시 침묵.
"레이븐님은? 아직이야?"
"그래. 아직 엘도라도에 계시지. 패자의 증표는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니니까."
"완성되면 끝이지?"
"그렇겠지. 그때가 되면 그분와 함께 우리는 세상을 지배하겠지."
"벗어나보는 건 어때? 죽더라도..."
우칼딘이 사늘한 눈매로 신데렐라를 노려보았다.
"네가 그토록 좋아하던 팬피터처럼 말인가? 후후... 패자의 증표를 그가 손에 넣은 순간부터 세상의 운명은 정해져 버렸다. 결코 벗어날 수 없어."
"네 말은 모순인 걸."
"모순?"
"꿈과 환상에 기대지 말라는 네 말은 일리가 있어. 하지만 스스로의 손으로 삶을 개척하겠다는 사람이... 그런 상대의 운명을 믿고 무릎 꿇고 있다니. 모순 아닐까?"
"아니. 그가 내게 직접적으로 명령을 내린 적은 없다. 그는 단지 나에게... 우리에게, 함께 자신이 이뤄낼 세상을 지배하자고 제안했을 뿐이지. 우린 여지껏 그에게 아무런 관섭도 받지 않은 채 해적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그는 나에게 올바른 길을 제시했을 뿐, 그의 방식을 나에게 주입시킨 적은 전혀 없어."
신데렐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뒤돌아서는 우칼딘의 뒷모습을 보며 어린시절을 회상했다.
.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받던 시절.
꼬마 왕자님처럼 신데렐라에게 웃음을 주었던 남자가 있었다. 팬피터.
그러나 그녀를 지켜보던 우칼딘은 그러한 팬피터가 달갑지 않았다. 현실은 확고하지만 팬피터라는 녀석은 자꾸만 어이없는 꿈과 환상을 말해주며, 고약한 현실을 극복할 책임과 방법을 제시 안하고 단순히. 자신을 따라 현실에서 도피만 하자고 권유했다.
'난 돈많은 왕자야. 너희 가난한 집안이 어떻게 되든 네가 먼 상관이니. 나만 믿고 따라와. 우리 즐겁게 하늘을 날아다니며 놀아보자.'
신데렐라는 팬피터가 제안했다면 정말 몸이라도 내어줄 판이었다. 그 당시 신데렐라와 함께 노예로 함께 지내던 우칼딘은 그런 팬피터가 증오스러울 만큼 싫었다.
'어린애 같은 놈! 뺀질뺀질 해가지고'
그러던 중, 어느 날 밤이었다. 우칼딘에게 누군가 찾아왔다. 박쥐처럼 날개를 펼친 여자. 피부가 푸르스름 했지만 굉장히 음란하고 매혹적인 여자였다. 그 여자는 우칼딘에게 자신의 이름이 베나로즈라고 말했다.
'이야. 잘생긴 꼬마구나? 우칼딘이라고?'
베나로즈는 어린 우칼딘의 바지를 벗겼다. 그리고 정신없이 빨아대기 시작했다.
'흐익! 흐익! 으아아악!'
찍 - 찌익 흘러나오는 정액. 그것을 삼킨 베나로즈가 우칼딘에게 말했다.
'역시 맛있네. 넌 역시 어른스럽구나? 패자의 충성스런 부하가 되어보지 않겠어?'
우칼딘의 몸에 엄청난 기운이 맴돌았다. 그 동안 억눌러왔던 분노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내가... 내가 왜 이렇게 살고있지? 생긋 웃던 베나로즈는 우칼딘의 손에 작은 과도하나를 쥐어주며 말했다.
'그렇지? 현실은 스스로 극복해야지. '
우칼딘은 당장 신데렐라의 방안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보고야 말았다. 신데렐라의 옷을 벗겨내는 팬피터. 아랫도리를 껄덕대며 나의 신데렐라의 아름다운 몸을 쟁취하려는 썩어빠진 개새끼.
'죽어!'
팬피터는 그렇게 죽었다. 두려움에 떠는 신데렐라는 자신의 하얀 몸을 감추며 우칼딘을 원망했다.
'신데렐라...'
'꺼져! 나쁜새끼! 네가 어떻게 팬피터를...!'
우칼딘은 조소를 머금었다. 마침 계모와 언니들이 소란을 듣고 달려왔다.
'어엇! 우칼딘! 너 살인을...'
'빌어먹을 꼬마자식. 콩밥 좀 먹겠구나.'
'후히히히. 신데렐라 저 년은 왜 벗고 있어? 혹시 우칼딘이 널 먹으려고 한거니?'
'와와! 보여줘 우칼딘! 남자답게 먹어버려!'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57&WTV1471013=490733330&WTV1392781=34384317&WTV1357910=273489&WTV1357911=3125690&WTV246810=157&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잔혹한 음유시인과 신데렐라&WTV9172643=그들의 비아냥거림이 정신없이 우칼딘을 때렸다. 콩, 콩,콩. 꿀밤 대리는 소리. 우히우히우히, 비아냥. 어서 처 먹어! 식욕이라는 기본적인 욕구를 대접하는 예우마저도 밑바닥에 추락해 있었다. 멍청한 자식! 부모가 누구니. 노예가 그럼 그렇지.
우칼딘은 고개를 숙인 채 몸을 기괴하게 갸우뚱 거렸다.
'아기돼지 삼형제. 꿀꿀꿀. 그곳에서 짓밝히는 미운오리 새끼 덩달아 꿀꿀꿀~ 이히히히.'
'뭐래는 거야 저 새끼? 갑자기 돌았나?'
'미운오리 새끼 털이 자랐네. 알고 보니 검은 늑대의 발톱. 냄새! 빌어먹을 돼지 삼형제.'
천천히 웅얼거리던 우칼딘이 노래를 뚝 맺었다. 묘한 분위기가 느껴져 계모와 언니들은 뒷걸음질 쳤다. 어쨌든 놈은 살인자였으니까.
우칼딘이 눈을 떴다.
'헉...'
우칼딘의 왼쪽 눈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손에 잡고 있던 과도로 자신의 눈을 찌른 것이다. 우칼딘이 말했다.
'너희들이 내게 보였줬던 세상은 모조리 버렸다. 개새끼들아.'
계모와 언니들, 심지어 신데렐라 마저 움직일 수 없었다. 그동안 잠재되었던 우칼딘의 능력이 눈을 뜬 것이다. 그것은 노래. 누구도 알 수 없었지만 우칼딘은 전설적인 음유시인의 후손이었던 것이다.
조소를 머금은 어린 우칼딘 아직 채 성숙하지도 않은 성기를 빼들고 계모와 언니들 앞에 다가섰다. 그들의 옷을 차례차례 벗기며 흥얼거렸다.
자신을 학대했던 세명의 가족들을 모조리 벗긴 후, 엉덩이를 나란히 치켜들게 만들었다. 하나하나 사타구니를 쫙 벌리며 아직 작은 성기를 쑤셔 넣었다. 질푸덕 찌쿵, 찌푸덕, 십덕, 떡떡 오덕오덕, 쿵떡 , 항가항가
밤새도록 범해진 여자들은 완전히 실신해 버렸지만 우칼딘은 그 다음 날에도 그녀들을 범했다. 우칼딘의 노래에 취해버린 그녀들은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다. 신데렐라는 그 광경을 모조리 지켜보며 공포에 치를 떨었다.
삼일 밤이 되던 때, 우칼딘은 주방에서 식칼을 가져왔다. 쓰레기처럼 버려진 그녀들의 목을 잘라 테이블 위에 진열했다.
'후... 후...'
신데렐라에게 다가섰다. 그때, 놀랍게도 신데렐라는 우칼딘의 뺨을 때릴 수 있었다. 우칼딘은 차마 그녀에게 손을 댈 수 없었던 것이다.
'신데렐라.'
'우칼딘... 흑... 흐윽...'
'현실은 이렇게 변했어. 앞으로 우리를 방해할 건 없지. 스스로 삶을 개척하면 돼.'
우칼딘은 마음을 정했다. 자신을 찾아갈 사람. 베나로즈가 알려주었던 사람. 장차 세상을 지배하게 될 패자 레이븐을 찾아가기로.
*
세빌리아와 베르셀로나 항은 그리 먼 거리는 아니었지만, 항해를 하려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것이 많이 있었다. 선원, 배, 그리고 무기. 선장은 자신이 맡기로 하였고, 잃어버린 항해술을 채워줄 사람으로는 란디르 백작이 붙여준 엔리코라는 노인네라면 충분하였다. 나침판, 육분위, 망원경, 또. 아직 완선되지 않은 에스파니아 인근의 어설픈 지도.
지도를 살핀 랑스는 엔리코를 불렀다.
"지도가 그려지다가 만것 같은데...?"
"당연하지요. 지금은 신 항로 개척시대이니까."
잘 떠오르지는 않았지만 현재 지도에 새겨진 땅덩어리가 자신이 살던 세계보다 수십배나 크다는 걸 알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러한 놀라움의 정체성을 또 다시 찾아헤메다 결국 표정을 굳혔다. 랑스를 살핀 유희가 말했다.
"왜 그래 랑스?"
"아냐. 지도가 큰 것 같아서..."
어쨌든 출항.
배는 출항했고 랑스는 익숙한 향수를 느꼈다. 딱히 지도가 없더라도 나침판을 보고 바로셀로나까지의 조류를 대충 파악했으며, 가장 먼저 바람의 강도를 추측했다. 선원들을 돕던 부선장 엔리코는 벌써 랑스가 가야할 방향으로 충실히 배를 몰고있다는 사실에 대견함을 느꼈다.
"역시 백작님이 사람을 잘 봤군. 능숙한 항해술이야."
"부선장! 키 좀 잡아줘!"
"아, 예. 그러지요."
유희가 배를 타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처음 출항할 당시에는 들떠 갑판과 선상을 뛰어다니며 분주한 선원들을 방해하더니 이제는 고약한 배멀리를 경험하며 선실에 틀여박혀 있었다.
"유희. 뭐해?"
"우웨웨웨웩."
"헉. 드러."
"랑스! 나, 나가! 저기 가! 웁!"
쾅, 위속 내용물을 간직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
적재품을 실은 배의 창고로 내려가 보았다.
"오우, 괜찮네."
대부분 발가벗다 시피한 여자들이었다. 대충 삼십명 가량의 팔려가는 여자들이었다. 다들 몽롱한 미약에 취한 것인지 하얀 피부를 내 놓은 채, 서로 뒤엉켜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그 앞을 지키는 선원이 말했다.
"이곳은 물품을 보관하는 창고입니다. 백작님의 명령이 떨어지지 않으면 누구도 안으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랑스는 녀석의 어깨너머를 힐끗 넘어다 보았다.
"오우... 다들 여자들이네? 옷은 왜 벗고 있는거야."
"그야... 다들 약을 먹어서 제정신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곧 바로셀로나의 환락의 골목으로 가면 하는 일도 평생 그 일이 될 것이기 때문에 미리 변태적인 욕구를 키워둘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쯤이면 아마... 다들 남자에 환장하고 있을 겁니다."
"그럼 나 좀 들여보내죠."
"절대 안됩니다."
"흐음..."
랑스는 못내 아쉬웠다.
"같이 들어가서 즐겨보지 않을 래?"
"안됩니다."
"다이아몬드 줄게. 이거."
창고를 지키는 선원은 마음이 크게 흔들렸지만, 선장이 자신을 시험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고개를 흔들었다. 행여 선장의 이런 황당한 제안이 진심이고, 다른 누군가에게라도 보고된다면 자신은 꼼짝없이 사형에 처하게 될 것이다.
"아, 안됩니다. 더 이상 저를 시험하지 마십시오 선장님."
"후움... 그래. 그럼 어쩔 수 없네."
랑스는 사람좋게 선원의 어깨를 툭 짚으며 몸을 돌렸다. 그리고 오른쪽 손을 살며시 주먹쥐며 남모를 음소를 머금었다.
"하앗!"
쾅!
방심하던 선원은 그대로 OPG의 괴력에 머리를 맞아 일말의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사지를 늘어트렸다. 랑스를 룰루랄라 휘파람을 불며 창고 안으로 들어섰다.
"오오... 천국이다. 하하하."
"음아... 아음..."
"하암... 하... 누, 누구..."
그중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누군가가 랑스를 알아보고 고개를 돌렸다. 랑스는 어느새 옷을 벗어던지고 있었다.
"누구긴. 너희들을 잡아먹을 낭군님이지!"
랑스의 거대한 성기가 꿈틀거렸다. 서른명의 여인중 대부분 정신을 잃고 바닥을 뒹굴고 있었으나 그중 랑스를 눈치 챈 한명이 몽롱하게 기어와 성기를 부잡았다.
"으음..."
랑스의 다리사이로 기어온 여자가 거대하게 실룩대는 랑스의 기둥을 요염하게 붙잡았다. 뱀처럼 끈덕진 혀가 남자의 성기를 휘갑았다.
미끌. 주룹.
표피를 잡아당겨 귀두의 적나라한 모습을 감상하는 여자. 귀두를 양쪽으로 벌려 민감한 요도를 세로로 쓸어올렸다. 랑스의 다리가 일순간 부르르 떨릴 지경이었다.
"우우우웃!"
어느새 다른 한명이 랑스의 뒤편으로 다가왔다. 앞이 혀에 휘감겨지는 이때, 랑스의 둔부가 벌어지며 항문에 뜨거운 것이 닿았다. 곧이어 혀가 뒷구멍 깊숙히 파고들기 시작했다.
"웁! 우웁! 쪽! 웁!"
귀두를 농락하던 여인이 그것을 통째로 삼켰다. 뜨거운 입구가 기다란 육체를 들락날락하며 미끄러운 윤기를 묻혔다. 곧이어 두명, 세명의 여인들이 합세하며 랑스의 몸을 바닥에 쓰러트렸다.
"히잉! 히이이잉!"
"%26#54997;! 울컥, 흡! 컥! 흐컥!"
랑스의 입에 닿은 어느 여성의 크리토리스, 양쪽 고환을 하나씩 물고 애무하는 두명의 여인, 성기를 빨아들이는 흡입력, 항문의 근육을 후펴파는 움직임까지. 극도로 쾌감이 치민 랑스는 한번의 사정을 뱉어냈다.
찍, 찌익, 찌이이익.
성기를 탐하던 여자들의 얼굴이 정액으로 범벅되었다. 그들이 먼저였다. 이제야 시작이라는 미소와 함께 랑스의 하복부에 여인의 육체가 삽입됐다.
"히이잉! 좋아!"
찌걱 찌걱 찌걱 찌걱. 다리가 M자로 들려진 채, 엉덩이가 격렬하게 랑스의 사타구니에 닿았다. 곧 속도가 빨라지며 마찰 소리는 커져만 갔다. 퍽퍽퍽퍽!
한명, 두명, 세명. 여자들이 만족할 때까지 편안히 누워 그녀들의 떡실신 시켰으나 드래곤의 호르몬이 몸에 뒤섞인 랑스는 멍쩡했다.
"다들 차례로 엉덩이 벌려!"
"흐아아앙!"
차례차례 욕망이 채워져 뻗어있는 그녀들이 뒤로 엉덩이를 내밀며 살을 벌렸다. 유희에 비하면 한참 떨어지는 여자들이었지만, 그래도 에스파니아에서 일급으로 손꼽히는 붉은 집. 환락의 골목으로 가는 여자들이라 몸매는 평균 이상이었고, 얼굴은 서른명 가까이 되는 터라 일일이 살필 겨를이 없었다.
갈라진 핑크빛에서 주루루룩 흘러내리는 하얀 정액. 높이 솟은 엉덩이는 경련하다가 이내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초반엔 한명을 상대하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두명을 포개어 넣고 번갈아 가면서 삽입했다.
"히익! 히익! 커! 너무 커!"
"하으아항. 좋아! 좋아! 더더! 히이이익!"
찌퍽, 찌퍽, 찌풍! 푹! 찌푸덕.
어깨위로 다리를 높인 자세. 짐승처럼 엎드려 음부를 벌린자세. 랑스위에 올라와 헐덕대는 여인도 있었으며, 허공에 안겨 삽입되어 튕겨지는 여자들도 있었다. 온갖 음란한 자세를 취하며 남성에게 범해지는 그녀들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이 약은 해적들 사이에서나 거래되는 엑스터시라는 극악한 마약류였다. 악명높은 우칼딘이 주로 교역하는 약이었다.WTVSUCCESS=TRUE&WTV382229=1267328657&WTV1471013=493859178&WTV1392781=34384339&WTV1357910=273489&WTV1357911=3125691&WTV246810=158&WTV2571219=173&WTV124816=fantasy&WTV987904=1&WTV491322=잔혹한 음유시인과 신데렐라&WTV9172643= 어느새 기절에서 깨어난, 창고를 지키던 선원 베로베구니는 벗겨진 랑스와 여자들의 음란한 행위를 확인하고 입을 쩍 벌렸다.
"어... 허..."
말도 안 돼! 저 여자들을 모조리!?
랑스는 어느덧 서른 명째 여자의 방아를 마무리 하는 중이었다. 찌푸덕! 찌푸덕. 쿵떡 쿵떡.
"으으! 또 나온다!"
찌이이이이이익. 주루룩 흘러나오는 정액을 마지막으로 여자들은 신음소리가 낮아지기 시작했다.
"후아... 맛있다."
"으, 으아아... 어떻게 이런 일이..."
평범한 남자였다면 두 세명이라면 지쳐서 넉다운 되고 말았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서른 명이나 되는 여자들 모두 음부에서 정액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엔 딱 한 사람. 랑스만이 존재하고 있었다. 랑스는 믿어지지 않는 눈으로 멀뚱멀뚱 서있는 베로 베구니에게 말했다.
"후후. 다 봤나보군."
"으으... 당신... 아니, 선장! 아무리 그래도 이건... 이 여자들을 모조리 다...?"
"자. 받아."
랑스는 주머니에서 다이아몬드 몇개를 꺼내며 튕겼다. 그러면서 말했다.
"이름이 뭐지?"
"베로베구니... 입니다."
베로베구니는 자신은 기절시키고 사고를 쳐버린 랑스에게 반감보다도 인간같지 않은 묘한 분위기를 발견했다. 그리고 일단 그것에 복종해야 한다는 것까지 얼핏 눈치채고 있었다. 베로베구니는 어느새 팽창한 자신의 것을 생각하며 랑스의 사타구니를 바라보았다. '저놈의 존슨님은 도저히 인간의 것이 아니다!'
베로베구니의 것도 평범한 남자치고는 거대한 편이었으나 카자파흐의 영향으로 거대화 되어버린 랑스의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크기보다도 오묘한 흑빛과, 표피에 두드러진 울퉁불퉁한 종기. 혈관이 뛸 때마다 꿈틀거리는 귀두의 모습은 과히 경악을 금치 못할 것이었다.
"이봐 베로. 넌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지?"
"예. 예? 그야 물론... 선장님입니다."
"틀렸어."
"예?"
"난 해적이다."
"아..."
알고있는 사실이었다. 백작에게 이런 일을 위임받는 자들은 보통 평범한 바닷놈들이 아니다.
"압니다요."
"그러니 이 창고안에 있는 것도 내것이란 말이지. 넌 아무런 문제가 없어."
"억지스러운 논리입니다."
"훗... 억지라고? 너야말로 억지 부리지 마. 나 해적이라니까? 누구의 명령도, 누구의 소유도 없어. 내가 맘에 드는 것 하고 싶은 것이 명령이고, 내 소유다. 분명히 말하건데 난 백작의 부탁을 받은거야. 명령을 받은게 아니고. 행여 부탁을 들어주는 중에도 놈의 것이 내 마음에 들었다면 물론 그것은 내것이 되. 알겠어?"
"으..."
원조 해적의 억지스러운 논리였지만 이해가 안가는 것도 아니었다. 해적들의 누군가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조차 모순이었다. 그러니 랑스의 말도 충분히 일리가 있었다.
"베로"
"예. 예?"
"내 선원이 되어라."
"예?"
"나랑 같이 해적이나 해먹자."
랑스의 말을 제대로 이해못하는 그였다. 랑스는 피식피식 웃으며 창고의 문을 열고 베로를 집어넣어 버렸다.
"베로. 먹을 만큼 먹어. 망은 내가 봐줄테니까."
발가벗은 서른 명의 여인들을 보며 어린 해적에게 충성을 다짐하는 베로베구니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