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패배하는 히로인이 없는 이야기!-5화 (5/37)

〈 5화 〉 이현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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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사인까지 하면서 우리 연애해요~ 라고 티를 내고 다녔는데 열애설이 안터지는건 말이 안되는거다.

{속보!} 청순 탑스타 이현설! 우리 결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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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탑클엔터와의 재계약이 불발된 인기절정 탑스타 이현설의 데이트 현장이 목격되었다. 이는 한두명이 아닌 다수의 목격자로 이루어진 제보로, 사진속 남성과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식사를 먹었으며, 또한 애정을 확인하는 사인까지 발견된 상황이다. 이를 보고 이현설의 열애 사실을 탑클엔터가 미리 알고있어서 의도적으로 재계약을 불발했다는 추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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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LHSlove: 안돼... 내 평생의 연인인 이현설님이ㅣㅣㅣㅣㅣㅣ ㅠㅠㅠ 날 두고 가면 난 어찌 사리오...

ㄴ치킨은 프라이드:우욱... 이새끼 뭐냐? 제발 현실을 사셈 ㅋㅋㅋ 이현설은 너 실존하는지도 모른다.

ㄴ부모님만수무강:닉네임부터 이현설love네 ㄷㄷ 소속사 뭐하냐? 이새끼 예비 스토커인데 ㅋㅋㅋ

ㄴdmdkddkfrdid:이현설 이제 소속사 없음 ㅋㅋ 하지만 열애설 터진 여배우라 해도 매물이 매물이라 금방 소속사 생길듯 ㅋㅋ 솔직히 이현설 연기력,외모 원탑이자나

ㄴ현설학교동창: 나 스캔들 상대랑 같은 과인데 남자도 잘생겼다... x발 끼리끼리 노는게 맞더라... 근데 말하는거 보니까 둘이 전부터 아는 사이 같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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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최기현~ 이새끼 능력있는데~ 이제 이 누님이 깨우러 안와도 되는거 아니냐? 현재 한국에서 가장 핫한 배우분이랑 열애중이신데?”

그러니까 소꿉친구이자 메인히로인인 김별이 그 소식을 듣고 나를 이렇게 놀리는 것도 전혀 이상한게 아니란거다. 혹시 몰라서 일어나자 마자 하트앱을 켜보니 표기되는 김별의 호감도는 41. 딱 베프 그이상 그이하도 아닌 수치였다. 그래도 원작의 진히로인이었기에 혹시나 질투하거나 아니면 슬퍼한다던가 하는 어떤 반응이라도 나올줄 알았는데 그런건 전혀 없이 어제와 별반 다를 것 없는 반응이었다. 아, 참고로 이현설의 호감도는 93이었다.

무려 어제 하루동안 4나 오른거다! 나, 의외로 연애 고수일지도...?

[객관적인 평가를 원하니?]

하지만 장인어른은 나의 자아도취를 내버려두지 않으셨다. 그래도 이정도면 현설이가 행복해지고 있는거겠지?

[음... 글쎄, 난 잘 모르겠는데. 아직 현설이의 불안감의 원인이 뭔지 넌 모르잖아.]

엥? 그 원인은 어제 꽃게탕집에서 해결한거 아니었나?

[에휴... 그러면서 연애 고수라고 하기는]

“이야... 우리 기현이 많이컸어~ 응? 이 누님에게 허구한 날 ‘야, 나 너 좋아해.’ 이 지랄 하던게 아직도 생생한데.”

옆에서 김별이 내 등을 팡팡 쳐대며 깔깔대며 웃었다. 아니, 아무리 불알친구같은 사이라 하더라고 서로 고백한 그런 흑역사 같은건 묻고 지나가ㄴ...

‘아, 혹시 가장 큰 원인이...?’

[응, 니가 생각하는 그게 맞다. 원래 운명으로는 네가 끝없는 고백에도 넘어오지 않는 김별에게 좌절했을 때 이현설이 나타나서 구원해주지. 그러면서 자연스레 이현설의 가장 큰 불안감도 제거 되고. 원래 그럴 운명이었어. 하지만 뭐, 알다시피 원본세계는 주인공 파워로 결국 극복했고, 이 외전은...]

‘내가 선 고백을 밖아버려서 자연스레 불안감이 해소 될 기회도 사라졌다...?’

[빙고~ 그리고 지금도 좀 위험할걸~]

지금도 위험하다니...?

도도도도

신의 마지막 문자와 함께 누군가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기현아!! 아...안녕!”

나와 김별사이로 검은색 야구모자와 마스크를 쓴, 스포츠레깅스와 런닝화, 크롭티처럼 배꼽이 보이는 저지를 입은 현설이가 달려들었다. 확실히 이렇게 입으니 우리가 미디어에서 보는 현설과는 완전 다른 인상이라 주의깊게 보지 않으면 현설이인줄 모를 것 같긴하다.

“아... 뭐냐? 아~ 둘이 그런사이라고 질투하는거야? 아하하하, 괜찮아 괜찮아. 현설아, 너 나 알잖아 쟤 고백 몇번이고 거절한거. 이제와서 내가 보는 눈이 바뀔리는 없으니까. 아, 그래도 진정이 안되면 내가 좀 거리를 둘게.”

갑작스레 어깨빵을 당해서 그런지 처음에 표정이 썩어 들어가던 김별의 표정이 범인을 확인하곤 헤실헤실 풀어진다. 그렇다, 김별의 말대로 고등학교 때도 나(최기현),김별,이현설 은 같은학교였고, 그렇기에 우리 서로서로의 관계를 모두 정확하진 않더라도 대략적으로 알고있다.

내가 듣기에도 듣는 방법에 따라 비아냥으로 들릴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현설이의 표정을 보니 내 예상은 빗나가질 않았다.

마스크를 쓰고 있기에 안보이지만 분명 아랫입술을 짓씹고 있을거다. 게다가 그것 말고도 내 팔이 아릴정도로 꽉잡은 두손과 눈빛이 가라앉은 두 눈을 보더라도 현설이의 기분이 무척 언짢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럽코물 애청자로서 이런 고구마 전개를 푸는법을 알지!’

1. 내팔을 꽉 잡고 있는 현설이의 두손을 푼다. 2. 김별을 노려보는 현설이의 시선을 돌려 날 바라보게 한다. 3. 뽀뽀 쪽.

[와... 이새끼 이거 상남자네? 이 시발 고구마 같은것도 있어야 사이다가 맛있는 법인데]

의식하는 상대 앞에서 애정행각을 함으로 내 머릿속엔 지금 너뿐이다, 쟤는 신경쓰지 않는다. 라는걸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것이다.

“와... 진짜 시발 뭐지? 이래서 커플은 죽여야 된다는 건가? 저기요~ 여기 사람 있거든요~“

예상대로 김별은 놀라다 못해 어이가 나가버렸고 현설이는 아까보았던 위협하는 고양이 같은 표정이아닌 헤실헤실한 아기고양이 같은 표정이 되었다.

“현설아. 나 못 믿어? 어제부터 한 네번은 말한거 같은데. 널 향한 내 맘은 변하지 않는다고. 야, 김별 현설이 눈 마주보고 말해줘. 나한테 아무감정 없고, 앞으로도 없을거라고.”

내가 현설이를 어제의 그 안전바 자세로 끌어안고 말하자 김별은 당분간 헛웃음 흘리다 진지한 표정으로 현설을 마주보고 말했다.

“하하... 시발 뭔 어이가 없어서... 그래. 야, 나 김별은 현재도, 앞으로도 이현설의 남자친구 최기현에게 어떠한 연애감정도 품지 않을 것이며 혹여나 생길 빌미도 제공하지 않겠습니다. 됐냐? 하... 너 시발 진짜 나중에 술 한번 ㅅ... 현설이 있는 자리에서 술말고 밥 한번 사라...”

결국 내가 원한대로 다 해준 김별은 크게 한숨을 내뱉고 내게 중지를 내밀며 나와 현설이를 두고 먼저 걸어나갔다.

사실 김별도 말투가 저렇게 상남자 스타일이라 그렇지 배려심도 넘치고 츤데레적인 매력이 넘치는 친구긴 하다.

‘다만 여주력은 우리 현설이가 더 뛰어난것 뿐이지.’

“....”

멍하니 김별이 멀어지는걸 바라보고 있으니 안전바에서 희미한 진동이 느껴진다.

‘뭐야, 울어...? 설마 김별의 저 강한 말투가 무서웠던 건가?’

걱정되어서 현설의 얼굴을 살피니 예상대로 현설이는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뭐야... 왜 그래 현설아. 내가 미안해, 너 생각은 못하고 너무 몰아붙였나봐. 그... 김별도 너한테 악감정이 있는게 아니라 그냥 원래 말투가 읍...!”

달래보려 위로의 말을 건내려 했지만 그는 현설의 기습공격에 막히고 말았다.

“츄르릅... 하아아♡ “

나는 갑자기 정신이 멍해져 그 기습키스를 가만히 당할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인적이 뜸한 길이라도 등하교길이고, 지금이 3교시 즈음이라 지나다니는 사람이 꽤 있다는 것또한 생각할수 없었다.

[워매 내 피조물이 너보다 더했네. 진짜 그냥 천생연분이다 천생연분이야.]

그 기나긴 입맞춤이 끝나고 나서야 나는 현설의 얼굴을 자세히 볼수 있었다.

그 얼굴은 말 그대로... 울면서 웃고 있었다.

”기현아... 나... 나 진짜 너무 너무 행복해. 니가 내 남자친구란게, 니가 날 선택해 주었다는게.”

나도 현설이가 나를... 아니 기현이를 좋아해줘서 너무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어필해도 자신은 커녕 기현을 이성으로 안보는 여자를 좋아하는 기현을 계속 좋아해줘서. 가장 반짝이는 별이 되고서도 하늘에서 내려올 각오로 기현에게 하나의 별똥별이 되주어서. 현설은 기현에게 있어서 하나의 별똥별이었다. 하늘에서 떨어진 별.

단지 원작에서의 기현은 그 별똥별을 보며 김별과 이어지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었고, 나는 떨어지는 별을 받아내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현설은 계속해서 말을 잇는다.

“근데 그거 알아...? 사실 나 너만나기 전에 꿈 하나를 꿨어. 악몽... 그래 악몽이 맞을거야. 왜냐면 지금의 내가 이렇게 행복하니까... 무슨 꿈이었냐면, 내가 너에게 차이는 꿈이었어. 대신 너는 김별을 선택하고... 하필 약속을 지키기로 결심한 날. 널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날에 그런꿈을 꾼거야.”

‘이... 이 신새끼야...’

[흐음... 이현설이 별똥별이라는 의미까지 파악하다니 너 진짜 참된 독자구나? 내 의도를 정확히 집었어]

“그런데 난 그런꿈을 꾸고서도 너에게 고백할수 밖에 없었어... 왜냐면 나한테도 한계가 왔거든. 날이 지날수록 너를 뺏기는게 아닐까 하며 커져가는 불안감. 스스로 깨닫게된 꺾이는 실력,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 그래서 지금 말고는 기회가 없다고 생각했어. 차인다면 실연을 계기로 연기력의 증진을, 받아들여진다면 행복을..."

말을 이으려 하는 현설이의 표정은 무척이나... 무척이나...

"그런데... 그런데 네가 내 고백을 받아주고 무척이나 행복해진 어젯밤에 나 또 꿈을 꿨다...?”

안쓰러웠다.

‘혹시 이 이야기가 끝나고 내가 원래 세상으로 돌아가면 어찌 되는거지?’

[외전은 외전일뿐. 결말이 난 외전의 세계를 계속 쓰는 사람은 없어. 다시 원래 스토리로 돌아가지.]

“엄청... 엄청 행복하게 일상을 보내던 우리가... 아니... 언제나 날 사랑스럽게 봐주던 네가 갑자기... 변하는 꿈... 아니, 날 좋아하기 이전으로 돌아가는 꿈...”

‘그래... 그랬던 건가... 결국 그냥 한여름 밤의 꿈인거야?’

[핸드폰을 한번 켜보지 그래? 얘기했다 시피 난 초보 신이고 힘을 얻는중이지. 뭔가 바뀐게 없나?]

“다시 김별에게 가버린 네 모습이 보이다가... 갑자기 어두워졌어... 그리고 은발의 양복입은 남자가 나타나 말했지.”

[“만약 꿈을 현실로 바꿀수 있다면 어떻게 할거지?”]

그래... 결국 내가 현실로 돌아가게 된다면 이 외전은 여기서 끝나버리는 거다. 그냥 끝. 셰익스피어의 희극처럼 한여름밤의 꿈일 뿐인거다. 다만 이건 존나게 비극일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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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도

김별:39%

이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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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 (NEW)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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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앱을 실행시키니 새로운 항목이 나타났다. 저장... 그리고 맥락상 이는 분명 현설이를 현실로 데려갈수 있는 열쇠일것이다.

[그것도 정답 그렇다면 조건 또한 알겠지. 시간 끌지 않겠다. 넌 이현설이 너를 향한 호감도가 몇이라고 생각하지?]

“기현아... 아니, 누군지 모를 분... 저, 지난 이틀간 되게 행복했어요. 이감정이 기현이를 향한건지, 아니면 당신을 향한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런건 나도 모른다.

"아마도... 오늘이 지나면 다시 이 꿈이 깨어나겠지만, 아니면 당신은 기현이 일 뿐이고 내가 꿈에 과하게 집착해 헛소리를 내뱉는 그런 사람일 뿐일지도 모르겠지만...”

신은 결국 인간과는 다른 존재였다. 불멸과 필멸, 창조주와 피조물. 주인과 애완동물... 고작 한낱 여흥거리로 날 이용한건가?

[아니, 나는 그런게 아니다. 나는 만물을 꾸짖는 아버지요, 품어주는 어머니이니]

“그런데 그거 아시나요...? 기현이는요... 김별에게 절대 소리치지 않아요. 아까 당신과는 달리... 분명 단 하루의 꿈이었더라도... 전 아마 당신에게 꽤나 빠졌던 것 같아요. 아니, 당신을 꽤나 많이 사랑했어요..."

나는... 과연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했는가? 그냥 그녀의 감정을 이용해 가지고 논건 아니었는가?

“누군지 모를 분... 당신은 저를 사랑하셨나요...? 저는 과연 누구를 사랑했던건지 아시나요...?"

이현설의 마지막 질문에 나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쉽게 답할수 없었다. 사랑... 나는 분명 사랑이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녀에게도 그렇게 느껴질까?

아니, 애초에 내가 한게 사랑이 맞는건가? 이게 흔해빠진 최면물 에로 만화랑 다를게 뭐였지? 난 최기현이라는 가면을 쓴채 그녀의 감정을 가지고 논건 아니었나?

[고민하고, 또 고민하여라 길잃은이여. 잘 닦인 도로만이 길이 아닐지어니.]

그래... 솔직해지자. 그녀에게 나에 대해서 알려주고 사과하는거야. 근데, 그러면 이현설은 어찌되는거지? 결국 다시 이어지지 못하는 채로 끝나는거야?

“제 이름은 차수현... 다른세상의 독자이며... 당신을 사랑했는지는 몰라도, 진심으로 당신이 행복하길 바랬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감정을 가지고 논 것 같아 죄송합니다..."

[무릇,부모란 죄를 뉘우치는 아이들에게 관대할 지이며, 반성하지 않는 아이들에겐 엄할 것이니.]

고개를 숙여 사과하니 내 양볼에 두 손이 얹어 지는게 느껴졌다.

내 뒤통수에서 자그마한 소나기가 떨어지는게 느껴졌다.

그녀의 감정이. 슬픔들이. 느껴졌다.

"네... 수현씨... 당신은 이렇게 생기셨군요, 절 위해 울어주시는 분이셨군요... 아, 이제서야 알 것 같아요."

"전 아마 당신을..."

위이이이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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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도

$%:zX%

이현설:M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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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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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된 자로서 진심으로 뉘우치는 길 잃은 아이를 어찌 그저 방치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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