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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쟈키86♠제21화 ★ 친구의 누나 (2) (88/95)

포르노쟈키86♠제21화 ★ 친구의 누나 (2)

엄격한 의미로 볼 때 혜미와 자신은 섹스 파트너로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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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혜도 혜미의 어색한 표정을 눈치채지 않을 리 없었다. 혜미

가 당황해 하는 표정을 얼른 지우는 것을 보고 괜히 가슴이 울

렁거렸다. 자신은 사랑을 해 보지 않았지만 혜미의 주홍빛 얼굴

은 이성을 사랑하는 여자에게서 느낄 수 있는 그런 표정이었기 

때문이다. 

"좋아, 오빠도 절 반 만 마시는 거다."

혜미는 민규의 눈빛이 이상해지는 것을 느끼며 술잔을 들었다. 

민규의 얼굴을 바라보지 않고 단숨에 비워 버렸다. 그렇지 않아

도 박경장이란 경찰에게 들은 말 때문에 내내 긴장하고 있던 그

녀 였다.

"어머! 그럼 나도 그렇게 마셔야 해."

"그럼 너라고 열외냐. 이 언니도 다 마셨는데."

혜미는 술이 핑도는 것을 느끼며 명랑하게 지껄였다. 혜미의 

그런 목소리를 따스하게 받아들인 다혜는 눈을 질끈 감고 그녀

처럼 숨도 쉬지 않고 술잔을 비웠다.

"이 여자들이 바닷가 오니까 눈에 뵈는 게 없나?"

놀란 쪽은 민규 였다. 그는 두 여자가 약속이나 한 듯이 술잔

을 비워 버리는 것을 보고 기가 막히다 는 얼굴로 번갈아 쳐다

보았다.

"바닥을 비우라고 말 한 사람은 오빠 였어."

혜미는 취기가 아스라하게 밀려오는 것을 느끼며 오징어를 쭉 

찢었다. 그리고 민규가 오징어를 먹을 때처럼 입 밖으로 길게 

늘어 트려 놓고 질겅질겅 씹기 시작했다. 문득 가슴 저 밑바닥

에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파도처럼 밀려오면서 눈물 한 방

울이 삐져 나왔다.

"좋아! 계집애들이 깡을 부린다고 물러설 싸나이 성민규가 아

니지."

민규는 술병을 천장으로 치켜들었다. 입을 아 벌리고 술병 주

둥이를 입안에 집어넣었다. 혜미가 어어어! 하며 만류 할 때는 

이미 술병이 깨끗하게 비워져 있을 때 였다.

"술을 그렇게 무식하게 마시는 사람이 어딨냐?"

혜미가 진심으로 걱정하는 얼굴로 말했을 때, 민규는 할 말이 

없었다. 히죽 웃으며 담뱃불을 붙였다. 담배 연기를 훅 내 품으

며 혜미의 얼굴을 바라봤다. 예전과 다르게 그녀가 사랑이란 이

름으로 와 닿는 것을 느꼈다. 내가 저 여자를 사랑할 수 있을

까? 대답은 불가능하다는 거 였다. 혜미는 대학물을 먹은 대다, 

집안도 중류 이상이었다. 한마디로 잘 나가는 여자 중의 한 명

이었다. 그런 혜미에 비해 자신은 가난한 집을 가출해서 잡초처

럼 살아가고 있는 뒷골목 인생이었기 때문이다.

"후!"

민규는 자신도 모르게 길게 한숨을 내 쉬며 일어섰다. 취기가 

왈칵 밀려오는 것을 느끼며 창문 앞으로 갔다. 창밖으로 보이는 

밤바다는 온통 집어등 투성 이었다. 바다 한 가운데 거대한 도

시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언니, 나 너무 취했나 봐. 먼저 잘래."

뒤에서 다혜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이어서 그래 먼저 자, 난 

오빠하고 할 말이 남았어. 라고 혜미가 대답하며 이불을 까는 

소리가 들려 왔다. 

나에게 할 말이 있다. 일이 원만하게 끝나지 않은 모양이군.....

민규는 취기 때문에 창문을 조금 열었다가 얼른 닫았다. 칼날 

같은 바람이 쉬윅 소리를 내며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혜미가 일

어서는 기척을 느꼈다. 이어서 혜미가 옆으로 와서 섰다.

"오빠, 나도 담배 한 가치 피울래."

혜미의 목소리는 수 천미터 바닷속에서 들려 오는 것처럼 착 

갈아 앉아 있었다.

"무슨 일인지, 나한테 말해 주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일이 

잘 안 풀리냐?"

민규는 혜미의 얼굴을 바라보지 않고 담배를 권했다. 이어서 

라이터를 건네주며 지나가는 말처럼 물었다.

"응."

혜미는 창틀에 팔을 괴고 담배 연기를 길게 내 품었다. 담배 

연기는 창문 유리를 타고 수직으로 상승하다가 천장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또 뭘 도와주면 되겠냐?"

"미안해 오빠, 갈치라는 사람을 만나야 갰어."

"갈치라면......."

"응, 폭력배로 생각하면 틀리지 않을 꺼야. 이어도 란 횟집을 

운영하고 있데."

"그 사람을 만나야 할 이유도 내게 말해 주지 않겠지?"

민규는 그때서야 혜미의 옆모습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혜미도 

민규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걸 알아채고 고개를 돌렸다. 민규

의 얼굴이 쓸쓸한 바람이 기어다니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런 느낌이 드는 순간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키스를 하고 

싶었다. 다혜는 거짓말처럼 빠르게 잠들어 있었다. 

"미안해, 오빠 하지만 그 사람을 만나고 나서, 왜 내가 그 사람

을 만났는지 이야기 해 줄게. 약속해."

"알았다."

민규는 짤막하게 대답하고 얼른 고개를 돌렸다. 무언가 갈망을 

하고 있는 듯한 혜미의 눈빛 때문이었다. 괜히 가슴이 떨려 와

서 피식 웃고 말았다. 엄격한 의미로 볼 때 혜미와 자신은 섹스 

파트너로서의 관계 그 이상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였다.

"오빠, 사랑해 본 적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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