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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쟈키58♠ 제12화 - 아주 짧은 섹스 (1) (58/95)

포르노쟈키58♠ 제12화 - 아주 짧은 섹스 (1)

민규는 시치미를 떼고 객실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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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는 시치미를 떼고 객실 안으로 들어갔다. 혜미는 그 반대 

였다. 간발이 차이로 객실 문이 열렸기 때문에, 막 주먹으로 그

의 등을 후려 갈 길 찰나 였다. 그 탓에 우거지상을 쓰며 치켜 

들고 있던 주먹을 슬며시 손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수많은 승

객들이 이 야생마 같은 혜미 때문에 반듯하게 눕혔던 허리를 번

쩍 일으키며 두 눈을 동그랗게 떴음은 물론이다.

어휴! 두고 보자.

혜미는 이래저래 오늘 운수가 안 좋은 날이었다. 좁은 화장실 

안으로 느닷없이 빨려 들어갔다가, 팔자에 없는 섹스를 하지 않

않었나, 거울 앞에서 뜬금없이 키스를 당하지 않았나. 이래저래 

우거지상을 쓰고, 똥 마려운 강아지 꼴로 해서 민규를 따라 객

실 안으로 들어갔다.

"남자 새끼가 왜 그리 치사 하냐?"

민규는 점잖게 자리에 앉아서 혜미가 창가에 앉을수록 다리를 

들어주었다. 혜미가 일부러 민규의 발등을 힘껏 밟으며 귓속말

로 쏘아 붙였다.

"왜? 또 하고 싶어!"

민규는 감았던 눈을 떴다. 아무리 생각해도 화장실 안에서의 

섹스는 너무 짜릿했다. 그리고 혜미의 성격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았다는 것이 큰 소득이라면 소득이었다. 혜미가 겉으로는 왈

패처럼 굴지만 뜻밖에도 여성다운 부끄러움을 소유하고 있는 여

자라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면, 가능한 안면 몰수하고 막 주접을 

떠는 게 주도권을 잡는 쪽에 서게 된다는 것은 당연한 노릇이

다. 그는 일부로 고개를 삐딱하게 세우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규

의 목소리가 얼마나 컸냐 하면 통로 반대편에 앉아서 지그시 눈

을 감고 있던 다혜가 번쩍 눈을 뜨고 이쪽으로 시선을 돌릴 정

도 였다. 

"뭘?"

당황한 쪽은 혜미 였다. 그녀는 민규의 말이 섹스를 뜻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주변을 의식해서 얼버무릴 수밖에 없었다. 그

러자 속이 뒤집혀 나가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어디 이 놈이 

갈대까지 가나 보라는 식으로 민규의 옆구리를 있는 힘을 다하

여 꼬집어 비틀었다.

"아얏! 왠 여자 손 힘이 그렇게 무식하냐, 된장국 만 먹더니 그 

힘이 다 손가락으로 간 모양이지?"

민규는 눈물이 삐져 나올 정도로 옆구리가 쓰라리는 것을 참으

며 목소리를 조금 전 보다 더 높였다.

"어휴! 이러다 내가 미치고 말지. 참자 참어......."

혜미는 다혜 옆에 앉은 중년 신사의 시선이 자기 얼굴에 와 꽂

히는 것을 보고 얼른 창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하고 싶으면 빨리 말해, 금방 하고 또 하고 싶은 거야?"

신나는 쪽은 민규였다. 그는 혜미를 만난 이후로 처음 주도권

을 잡은 것은 물론이요. 십년 묶은 체중이 내려가는 것 같은 가 

하면, 혜미가 얼굴이 감홍시 처럼 빨개질수록 고소해 죽겠다는 

얼굴로 싱글벙글 거렸다.

"알었어. 너 잘났어. 너 잘났다는 데 왜 자꾸 시비 거는 거니?"

혜미는 민규의 속마음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

서, 너무 속이 상해서 눈물이 삐져 나오려고 했다.

"미안해, 화났어?"

민규는 웃음을 감추지 않고 점잖게 혜미의 어깨를 껴 않았다. 

얼떨결에 안겨 오던 혜미가 발끈 하며 그의 팔을 밀어 붙였다. 

그 통에 들고 있던 캔맥주가 출렁거리면서 쏟아졌다. 

어휴, 재수 없는 년은 뒤로 넘어가도 코가 깨진다더니......

혜미는 민규를 노려보며 바지에 묻은 맥주를 닦았다. 그리고 

나서 벌떡 일어서서 다혜를 불렀다. 다혜가 옆에 앉은 승객에게 

양해를 구하고 민규 옆으로 왔다.

"너, 이 인간하고 자리 좀 바꿔라."

민규가 그렇다고 선선히 자리를 바꿔 줄리 만무했다. 그는 눈

을 감고 팔짱을 꼈다.

"흥. 그럼 내가 바꾸면 되지 뭐."

다혜는 혜미가 화가 나도 단단히 났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군 

말 없이 자리를 바꿔 앉았다.

"너, 다혜 한태 헛소리하려고 일부러 꾸민 거지?"

민규는 혜미가 귓속말로 속삭이는 말에 대꾸도 하지 않았다. 

너는 짖어라, 나는 잠이나 잘란다 하는 표정으로 먼 산을 봤다. 

그런 표정에 혜미는 화가 더 났다. 흥! 하는 코방귀를 남겨 놓고 

다혜가 앉았던 자리로 가서 앉았다.

"오빠, 언니 화 많이 났나 봐요........"

다혜가 민규의 귀에 대고 부드럽게 속삭였다. 민규는 그때서야 

통로 반대편에 있는 혜미를 바라봤다. 혜미는 민규와 시선이 마

주치는 순간 거칠게 외면을 하며 창쪽으로 자리를 돌렸다.

"제가 이만한 일로 화를 냈다면 나는 아예 이 자리에 없을 거

다."

민규는 여유 있는 표정으로 맥주를 깨끗이 비웠다. 서서히 졸

음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아침부터 소주를 

마셨던 탓도 있지만, 화장실 안에서 혜미에게 봉사를 해 주느라

고 적지 않는 에너지를 소비시켰기 때문이다.

다혜는 민규가 더 이상 대꾸 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창문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기차는 이제 막 대구 역을 출발해

서 서서히 속력을 내기 시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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