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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쟈키 9 ♠♠ 제 1 화 화투 섹스(9) (9/95)

포르노쟈키 9 ♠♠ 제 1 화 화투 섹스(9)

나 같은 놈이 정식으로 키스 할 여자나 있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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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안에 어색한 침묵이 감돌았다. 민규는 잠을 자는 건지, 마는 

건지 벽을 향해 누워 있었고, 혜미는 더러워진 커튼을 올려다보

며 입술을 삐죽거렸다. 침묵을 이용해서 그 동안 들리지 않던 

옆방 의 말소리가 조금씩 흘러 나왔다. 

혜미는 죽여 버릴 꺼라든지, 잘못 했어요. 라는 목소리가 뒤섞

여 나오는 옆방에 잠깐 귀를 기울이다가 민규를 쳐다보았다. 

"오빠. 자는 거냐?"

민규는 혜미의 갈라진 목소리를 못 들은 체 대꾸를 하지 않고 

감았던 눈을 떴다. 

"왜 화를 내고 그래."

혜미는 앉은자리에서 고개만 틀어 벽을 향해 팔짱을 끼고 누워 

있는 민규를 쳐다보며 목소리를 낮추었다.

"밤새도록 그렇게 앉아 있을 거냐?"

민규는 길게 한 숨을 내쉬며 다시 눈을 감았다. 단순히 묵호 

까지만 데려다 준다면 크게 힘든 것은 없었다. 그 지독한 살무

사의 허벅지까지 찌르고 나서, 물 설고 낯 설은 영동이란 땅까

지 흘러 왔다. 이 상황에서 묵호라고 대수 일리는 없기 때문이

다. 그러나 그 다음이 문제 였다. 묵호에 가면 또 어떤 상황이 

기다리고 있을 지도 몰랐고, 그 때 또 다른 부탁을 하게 되면 

도저히 거절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젠장, 정초에 본 토정비결에서 노씨 성을 가진 여자를 조심하

라 더니 족집게 군. 쪽집게 야.......

"날 여기까지 데리고 온 게 그렇게 억울하면, 독산지 살무산지 

그 새끼한테 도로 같다 주면 될꺼 아냐. 남자가 쫌 스럽게 그깟

거 갖고 삐지고 그러냐?" 

혜미는 까닭 없이 눈물이 솟구치려 하는 것을 느끼고 술병을 

찾았다. 비닐 봉지 안에 뚜껑을 열지 않은 술병이 삐죽이 보였

다. 민규가 그랬듯이 술병 째 몇 모금 마시고 나서 오징어 다리

를 신경질 적으로 씹었다. 

솔직히 민규가 묵호까지 따라가 주기는커녕, 이 자리에서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라며 갈대의 순정을 외쳐도 할 말은 없었

다. 하지만 지난 십여 일 동안 지켜 본 민규의 인간성은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는 것, 심성은 고우나 환경 때문에 살무사 같은 

폭력배의 똘마니로 전락해 버리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추

측이 왠지 민규를 타인처럼 보이게 만들지 않고 있었다. 그 점 

때문에 민규에게 도움을 청했고, 생각했던 대로 민규는 위험을 

무릅쓰고 도움을 줬다. 그렇다면 끝까지 도움을 줘야 한다는 게 

혜미의 결론이었다.

"이불은 덥고 자야 할거 아냐?"

혜미는 민규가 잠들었다고 생각했다. 이불 한 채를 들어 민규

에게 덮어 주려고 가까이 갔다.

"오빠 잠들었어?"

혜미가 이불을 덮어 주며 부드럽게 물을 때 였다. 민규는 혜미

의 숨소리가 바로 귓전에서 들려 오는 환각 속에 고개를 획 돌

렸다.

"안.....자고 이......있......"

민규는 순간적으로 혜미를 끌어 당겼다. 샤워를 한 혜미의 머

리카락에서 비누 냄새가 상큼히 풍겨 왔다. 서둘러 입술을 찾으

며 가슴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으.....읍!.....이......이거 놔."

혜미는 민규에게 졸지에 입술을 빼앗기고 나서 도리질을 치며 

젖가슴을 움켜쥐고 있는 손을 뿌리쳤다.

"더 이상 귀찮게 굴면 병을 깨서 칵 죽어 버릴 꺼야."

혜미는 재빠르게 치켜 올라간 티셔츠를 내리며 술병을 거꾸로 

집어들었다.

"더 이상 어떻게 하고 싶은 생각은 애시당초 없었어. 이 짱구

야, 난 네 목소리가 하도 편안하게 들려서, 나도 모르게 뽀뽀를 

하고 싶었을 뿐야."

민규는 처음부터 그럴 의도가 없었다는 얼굴로 이불을 머리끝

까지 뒤집어썼다.

"저.....정말이니?"

무릇 여자란 갈대와 같다. 바꾸어 말한다면 분위기에 약해서 

부는 바람에도 흐느끼는 심성을 소유하고 있다는 말과 같다.

혜미는 민규의 말 한마디가 가슴을 찌르는 것을 느끼며 슬그머

니 술병을 내려놓았다.

"그럼 키스를 하고 싶다는 말을 하고 했어야지. 그 나이가 되

도록 여자하고 키스 한 번 안 해 봤냐?"

"나 같은 놈이 정식으로 키스 할 여자나 있었냐."

"그 말 한국 은행에서 발행 한 거냐?"

"한국 은행?"

"믿어도 되냐고?"

"내 말 믿지 않았으면 뭘 밀고 여기 까지 토꼈냐."

"알았어. 그 대신 입술 만 허락하는 거다."

혜미는 조심스럽게 민규 머리 위로 왔다. 천천히 이불을 걷어

붙이고 민규의 입술 위로 고개를 숙였다.

"야! 정식으로 하려면 내가 네 앞으로 가든지, 네가 내 옆으로 

와야 하는 거 아니냐?"

민규는 혜미가 놀라지 않도록 누운 체 혜미의 어깨를 옆으로 

끌어 당겼다.

"난 정식으로 키스를 많이 해 봤어. 그러니 다른 수작은 부리

지마."

혜미는 민규가 이끄는 대로 옆으로 와 누웠다. 민규가 어이없

게도 떨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그의 품안에 와락 안겨 들

었다.

"우리 이렇게 해도 되는지 몰라."

민규는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혜미의 길고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끌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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