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남주로부터의 휴대폰의 메일은,
유치원 학부모 모임인 PTA의 다음 번 회합의 장소에 대한 연락이었다.
점심 식사시에 이영하사장, 그리고 다른 사원들은 외출중이어,
사무실내에는 한가로운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FM라디오에서는 비틀즈의 앨범 "아비-로드" 의 특집이 흐르고 있다.
화창한 오후, 오피스내에 흐르는 죠지해리슨의 가성은,
한층 분위기를 안정시키는 것 같았다.
성주는 메일에 답장하지 않고, 직접 전화를 하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응, 무슨일이야, 런치의 장소가 불고기가게 라고 하는 것은?"
성주는 당돌하게, 농담인 체 하며, 남주에게 그렇게 말했다.
"하하하. 그래. 이번 런치, 국도변에 새롭게 오픈한 불고기가게에서
하는 것 같다"
성주의 갑작스런 전화에 놀라지도 않고, 남주는 태연스럽게 대답했다.
"회장님이 추천한 집이야, 값 싼 런치메뉴도 있는 것 같고.
주부가 20명 이상 밀어닥쳐도, 별로 이상하지 않은 것 같아요"
"에 네, 그렇구나···. 아, 남주씨, 괜찮아, 지금 전화하고 있어도"
그 때, 남주는, 주택 신축용으로 구입한 토지에 와 있었다.
아직 기반이지만, 이미 공사가 시작되어 있었으므로,
시간이 있으면, 그렇게 빈번히 방문하고 있는 것이었다.
부실 공사가 되지 않게, 할 수 있는 한 현장을 찾아와 사진 촬영을 하고
기록을 남겨 두고 세세하게 체크를 하는 것은, 집주인으로서는 당연한
의무였다.
"나는 괜찮아요. 성주씨 쪽이야말로 괜찮아?
오늘, 파트 근무가 있는 날이겠지?"
"지금, 점심이니까 괜찮아요. 모두 외출해 버려서"
"좋네요, 그래도 돈을 받을 수 있겠지요"
그렇게 얼버무리는 남주에게 맞추듯이, 성주가 대답했다.
"그래도 괜찮아요. 하하하"
"몇 시까지, 언제 퇴근해요?"
"2시야. 곧 있으면 끝나.
아들 마중에는 늦지 않도록 돌아가야지···"
아들이 튀어 나오듯이 유치원 버스에서 내려 오는 광경이 성주의 눈에
떠올랐다.
최근 유치원에서는 신문 광고를 사용해 노는 것이 유행하고 있는 것 같아,
매일 같이 아들은 그 광고를 접어 구부려 칼이라든지 총이라든지를 만들어,
집에 가지고 돌아 오는 것이었다.
"그래, 그러면, 앞으로 조금"
남주가 그렇게 대답했을 때, 사무실로 전화가 들어왔다.
"아, 미안, 전화 들어가 버렸네. 남주씨 다음에 통화해요··"
"응, 알았다. 일 열심히 해요"
휴대폰을 끊고, 성주는 서둘러 책상의 전화기에 손을 뻗었다.
외선의 착신을 나타내는 랜프를 눌러, 재빠르게 수화기를 들었다.
"네, 이영하 건축설계사무소입니다"
"여보세요, 아, 부인입니까, 혹시····"
성주는 순간적으로 전화의 상대방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박용하의 목소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