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솔직히, 이렇게 아름다우신 사모님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김종국이 테이블 넘어로 남주를 재차 응시하면서 말한다.
"그런····"
종국이 정면에서 응시하고 있어 남주는 조금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어
고개를 기울이고 미소를 띄울 수 밖에 없었다.
"이번 계약건에서는 사모님이 큰 일을 적극적으로 어프로치를 하셨다고
사장으로부터 들었습니다. 그 덕분에라고 해야하는지,
뭐, 이쪽도 포기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만,
솔직히, 더 호쾌하고 덩치가 큰 그런 여성을 상상하고 있었어요"
결코 가시가 있는 말투는 아니었지만,
드디어 토지 계약의 건이 화제가 되었던 것에,
남주는 내심으로 조금 불안하게 되었다.
"그런, 적극적이라니·····"
남주는 변명할 말이 없어 주춤하며, 종국에게 말한다.
"아, 김종국씨. 뭐, 내가 사모님에게 졌습니다.
이 아름다운 외모로는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만,
사모님은 할 때는 큰 일도 적극적으로 하시기 때문에.하하하"
사장의 그 표현에, 남주는 뒤에 숨겨진 의미를 감지했다.
분명히, 그날 밤의 일을 사장은 은근히 내 비치고 있었다.
"이런 예쁜 사모님이니까.
사장님이 그 쪽을 우선으로 했던 것도 알아요"
"정말로, 김종국씨에게는 폐를 끼쳤습니다.
저희쪽도 그 땅이 꼭 필요해서··"
식사를 하던 손을 내려,
남주는 종국에게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아니, 괜찮습니다, 부인. 오늘 밤, 이렇게 같이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 나는 그것으로 괜찮아요., 자..술이나 마십시다.
오늘 밤은 부디 즐깁시다"
김종국은 화제를 바꾸려는 듯이 프랑스 산이라고 쓰여진 와인병을 손에 들어,
남주에게 한잔 더 할 것을 권했다.
"네, 예"
남주는 어쩔 수 없이, 와인 글래스를 손에 들어, 와인을 마셨다.
그날 밤이래 처음으로 알코올을 입에 대어, 남주는 희미하게 취기를 느꼈다.
남편 이외의 남성 2명에 둘러싸여 이렇게 술을 마시고 있는 자신이,
어딘가 이상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식사가 끝 나가는 가운데, 남주는 몇번이나
"정말로 이번 일로 김종국씨에게 폐를 끼쳐 버려···"
라고 반복했지만,
그 때마다 김종국은,
"아니, 좋습니다, 그 이야기는 이제 그만 합시다,
오늘은 그냥 즐겁게 술이나 마시죠...."
이렇게 말하며, 화제를 돌리려고 했다.
김종국과 사장은 빠른 페이스로 글래스를 비워서 가며
"자, 부인도 부디, 아무쪼록"
하며, 남주에게도 게속 술잔을 채워주며, 마시기를 권 해왔다.
술이 약한 남주라도 와인이라면 전혀 마실 수 없는 것은 아니었다.
오늘 밤은 어쨌든 김종국씨의 기분을 맞춰주어야 한다, 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도 조금씩 글래스를 비워갔다.
"아무쪼록, 김종국씨도..."
그의 비위를 맞추려고 호스테스로서의 역할을 열심히 해 갔다.
나이가 마흔을 넘고 있지만, 자신과 동갑이라고 해도 괜찮을 정도의
김종국은, 호감이 가는 청년이라고 생각될 정도였다.
결혼과 동시에 퇴직한 남주는,
그런 남성과 함께 술을 마시는 것은 정말로 오랜만의 일로,
결코 싫지만은 않았다.
글래스를 서로 기울이는 가운데 , 문득 남주는
"저, 가족들은 오늘은 안 계시나봐요?"
라고 물어 보았다. 처음부터 조금 신경이 쓰이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 사실은, 지금 친가 쪽에 가 있어요, 가족들은··"
일순간의 침묵의 뒤, 김종국은 말하기 어려운 듯이 , 그렇게 고백했다.
"··미안해요, 이상한 일을 물어 버리고, 나도 참"
남주는 당황스러운듯, 김종국의 글래스에 와인을 따라주었다.
"사실은 그 토지계약 건으로 조금 아내와 서로 싸움이 되어 버려서요.
부끄러운 이야기입니다만"
"그 토지 건으로, 입니까···?"
남주에게는 기분 좋게 오르던 취기가 단번에 깨는 한마디였다.
"그렇습니다, 부인. 사실은 김종국씨,
그 토지를 마음대로 포기해 버린 것 때문에,
꽤 사모님에게 질책 된 것 같아서 말입니다"
이미 상당히 맥주가 진행된 모습의 사장이 설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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