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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트레인-350화 (350/519)

350화

최인범은 북경의 가정제는 물론 그곳의 대신들도 혼란을 주기 위해 움직일 생각이다. 마침 대마불이 소식을 전해왔다. 산동반도 남쪽에서 드디어 현난풍이 약탈을 시작했다.

‘흠! 정난정이 잘하고 있군.’

문뜩 사람이란 잘만 부리면 어떤 사람도 쓸모 있다고 판단했다. 정난정은 성품이 독하고 탐욕스러우니 자신의 계획대로 움직일 것이 분명했다. 더구나 비싼 돈을 받고 함정이나 무기를 팔았으니 그녀가 앞으로 어떻게 움직이던 손해는 아닌 상황이다.

그녀가 명나라 동해안에서 휘저을수록 명나라 전체가 심하게 흔들린다고 판단했다. 그에 따라 자신도 크게 흔들기 작전을 구사하기로 했다.

‘반드시 움직이게 교란 작전을 펼쳐야 돼.’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명나라의 혼란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대륙은 완전히 흙탕물처럼 변해 혼란해지면 그 틈에 요동 지역을 완전히 장악할 계획이다.

혼수모어 계책으로 빠르게 영토를 확장하기로 결정했다. 이제는 본래 생각하던 그대로 요하 동쪽지역의 전체를 완전히 복속시키기 위해 움직일 때다.

그러나 군대의 움직임은 항상 조심해야 되고 보안 유지가 제일 중요하다. 그래서 아주 간단한 성동격서 방법으로 적을 교란시키기로 했다.

이런 결심을 혼자서 하고 난 최인범은 제1 함대장에게 명령을 내렸다.

“전 함대를 대련 항으로 집결시켜!”

“폐하, 산동에 있는 위해의 3함대도 포함됩니까?”

“모두 그곳으로 집결시키시오. 산동의 위해지역도 이제 운하가 완성 되었고 화포도 충분하니 방어할 수 있을 거요. 그러니 제 3함대도 모조리 출동하시오. 또한 단동 지역에 있는 민간 선박은 물론 모든 화물선과 조운선도 마찬가지로 총 출동하시오.”

“넷!”

정작 생각은 다른 곳에 있으며 엉뚱한 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함대장, 대련항으로 갈 때는 모든 군선이나 민간인 배들도 최대한 군수품이나 일반 보급품을 싣고 천천히 가도록 하시오.”

“명을 따르겠나이다.”

이제 1. 2. 3함대 모두 판옥선이 30척씩 확보 되었다. 대형화물선이 12척, 조운선이 무려 90척이 황해와 발해에서 활동한다. 결국 100척이 넘는 모든 함정들은 비사성으로 집결시키게 된다.

이런 명령이 떨어지자 해군은 물론 육군도 서서히 서쪽으로 천천히 이동했다. 대규모로 선단이 움직이자 단동은 물론 요동 남부 지역이 술렁이고 있었다.

천일염을 생산하는 염전도 바빠지고 있었다. 측근으로 있으며 이곳에서 다시 염전을 관리하는 척계광도 생산된 소금을 반출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전쟁이 난다는 소문 때문에 소금을 사려는 사람들이 무척 늘었다.

자략이 뛰어난 척계광은 태왕의 명령에 별로 놀라지 않았다.

‘태왕폐하께서 드디어 천하를 손아귀에 올려놓고 마구 흔들기를 시작했어.’

척계광은 화물선을 사략선으로 개조해 남쪽으로 내려 보낸 것을 놓고 이렇게 추측했다.

‘어쩌면 방심한 조선의 남쪽을 점령할 지도 모르겠군.’

남쪽이라고 판단하는 곳은 말이 많은 제주도다. 그곳을 점령하기가 수월하고 손에 넣으면 대륙 공략에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창고마다 소금이 가득해 팔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판국이었다. 그러나 소금의 소비가 늘자 손쉽게 소금은 반출되어 창고가 모조리 비게 되었다.

‘가격도 비싸게 받았으니 큰 재물을 모았어.’

특히 산동의 제태국에서 대대적으로 구입해가게 되자 많은 금괴와 은괴가 들어왔다. 그렇게 벌어들인 자금은 군대로 보내져 군수품을 제작하거나 또는 황궁 건설 자금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던 그에게 태왕께서 연락을 했다.

“단동으로 빨리 오랍니다.”

“알았어.”

어차피 창고에 쌓인 소금도 다 판 입장이라 척계광은 급하게 무장하고 말에 올라 단동으로 달려갔다.

단동의 남북 항구에서 많은 보급품을 싣고 서쪽으로 배들이 떠나자 사람들은 항구에서 구경하며 놀랐다. 해안에는 수많은 배로 가극했다.

“와! 배가 저렇게 많았나? 끝도 없이 많군.”

이렇게 많은 배가 일시에 이동하는 광경은 처음이라 다들 전쟁이 터진다고 판단했다.

“드디어 명나라를 치러 가나?”

“설마? 북경을 공격하기는 아직은 무리가 아닌가? 허약해졌어도 북경에는 5만명 이상의 부대가 있는데. 혹시 제태국을 공격하려는 것은 아니겠지?”

“무슨 소리야 100척이 넘는 배를 모두 집결시키는데. 아마도 크게 한판 할 것 같아.”

“우리가 이기겠지.”

전쟁이 임박한 느낌이 들자 대상인들을 자신들이 보유한 민간선박에 많은 생필품을 서쪽으로 이동시켰다. 전쟁이 터지면 소비되는 물자가 엄청나니 기회에 돈을 벌어볼 요량이다.

“전쟁이 터지면 식량이 제일 필요하지?”

“당연하지. 그곳에 군마도 많으니 다른 곡물도 가져가면 돈을 벌 거야.”

이렇게 판단한 대상인들은 쌀을 물론 콩, 조, 감자 또는 고구마 기타 옥수수 등도 배에 싣고 서둘러 서쪽으로 이동했다.

태왕은 주로 적의 허점을 노려 기습공격을 좋아하는데 이번에는 의외로 대규모 부대를 집결시키자 지휘관들은 다소 어리둥절했다.

“태왕폐하께서 드디어 자신감이 생기신 건가?”

“하긴 북경도 이제는 전과 많이 다르다고.”

“그래도 아직 병력도 명나라에 비해 충분하지 않은데 너무 시기상조가 아닌가?”

“전쟁이 어디 숫자로만 하나?”

“맞아 우리는 화포가 좋고 기마병들도 많으니 한 번 해볼 만하지.”

지휘관들은 휘하의 부대 장병들을 서쪽으로 천천히 이동시키면서도 다들 조금씩은 이상하게 생각했다. 군대의 고급 지휘관들도 구체적으로 어디를 공격하기 위해 해군이나 육군을 비사성으로 집결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의문이야 있었지만 군인이니 이동 명령에 충실 하는 수밖에 없었다.

봉황성에서 왕궁 건설도 하고 한창 행정업무에 바쁜 내무장관인 이황도 소식을 듣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이지함 국방장관에게 물었다.

“국방 장관은 혹시 폐하께서 어디를 공격하실지 혹시 아시오?”

“아닙니다. 폐하께서 구체적으로 지시가 없었습니다. 다만 봉황성에 있는 보병사단을 서쪽으로 이동시키라는 명령만 받았습니다.”

“해양부 장관도 모르오?”

“내무장관님 저도 잘 모릅니다. 폐하께서 모든 군수품을 해군함정이나 또는 민간 선박을 이용해 서쪽의 대련으로 이동시키라는 명령만 받았습니다.”

“허! 이상하군. 도대체 무슨 생각이신지 알 도리가 없군.”

장관이나 군대의 지휘관들도 알 수가 없으나 일단 명령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지휘관들은 북경을 치기위해 천진을 공격하거나 또는 제태국의 등주에 상륙 작전을 펼친다고 짐작하고 준비를 서둘렀다.

봉황성으로 소식이 전해지자 봉황성의 주민들도 술렁였다.

“드디어 전면전을 시작하는군.”

“태왕께서 드디어 천진으로 간다고 하네.”

전쟁을 벌이다 패할 수도 있으니 주민들은 서둘러 봉황성 건설에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

“빨리 황성을 완성해야 돼.”

“황성뿐인가? 해자도 파야 하잖아.”

나라 전체가 전운이 감돌자 백성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전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성곽 축조나 또는 운하용인 해자 공사에 달려들어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예정에 없던 전쟁이 터지게 생기자 공장에서 생산하는 무기들의 수량도 전보다 많아졌다. 인부들의 손길이 전보다 빨라진 것이다. 가정에서는 화살대를 다듬는 여인들의 손길도 바빠지고 있었다. 여자들은 군복을 만드는 일에 동원되어 군복이나 또는 다른 옷을 만들기 바빴다.

“품삯은 주겠지?”

“당연하지. 우리나라는 공짜로 일시키는 경우가 없어.”

대부분 천진으로 진격한다고 믿고 또 그럴 가능성이 제일 높았다. 대운하 지역으로 제태국이 계속 침범하자 남쪽에서 올라오는 물자는 거의 막혀 버렸다. 물론 대운하가 아닌 더 서쪽의 내륙을 통해 공급되고 있지만 북경의 사정은 매우 힘들었다.

모든 함정은 운항에 지장이 없는 한도에서는 최대한 군수품을 싣고 천천히 서쪽으로 이동했다. 이런 대진국 해군의 움직임은 조선의 의주 부윤도 알고 대진국으로 와 있는 명나라나 제태국의 첩자들도 알 수 있었다.

의주 부윤은 급하게 한양으로 파발을 보냈다.

“주상 전하께 신속하게 알려. 드디어 대진국이 군대를 서쪽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넷!”

국경에는 비상이 걸리고 경계를 강화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대진국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매우 조심해서 병력을 배치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런 대진국 군대의 움직임은 빠른 속도로 명나라의 북경이나 제태국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진국의 많은 함정들이 일시에 서쪽으로 이동하자 산동반도의 제태국도 상당히 긴장했다. 요동 반도 북쪽의 상륙하기 좋은 지점으로 부대를 보냈다. 비밀스러운 밀약은 했지만 난세에 그것만 믿을 수는 없었다. 대진국의 해군이 어디를 공격할지 모르니 등주 지역을 방어하기 위해 움직이기로 했다.

“노리기는 등주가 여건이 좋습니다.”

“그럼 등주로 군대를 보내시오.”

“넷!”

제태국은 나름 이번에 대진국과 명나라가 전쟁을 벌이면 기회에 대운하 지역을 완전히 장악할 꿈이 있었다. 그렇게 해서 황하 남쪽을 완전히 수중에 넣을 요량이다. 제태국이 서쪽으로 병력을 집중시키자 명나라는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제태국과 대진국이 협력한다면 북경은 매우 위험한 위치다. 북쪽으로야 북원이 포진해 있으니 그쪽으로 도망칠 수도 없고 그저 북경에서 결사 항전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명나라의 북쪽 지역을 온통 혼란하게 만드는 해군의 이동을 명령한 최인범은 단동에서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아주 단출하게 일부 경호원들만 데리고 사라진 것이다.

최인범은 염창에서 척계광이 오자 단동을 조용히 떠났다. 조운선 4척에 경호원들을 타도록 하고 압록강을 거슬러 천천히 오르고 있었다. 대부분의 경호원들은 말을 타고 퉁화 쪽으로 이동했다.

이창수 경호실장이 전혀 방향이 달라 다소 이상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폐하! 어디로?”

“집안으로 가자!”

“넷!”

최인범은 집안으로 통해 통화로 가서 군사를 움직일 생각이다. 서쪽과 달리 동쪽은 대외적으로 전혀 전쟁의 분위기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이 퉁화에 주둔하고 있는 군사들을 움직여 목표를 점령하기에 제일 좋은 시기라고 판단했다.

최인범이 통화로 가기 위해 비밀리 조운선을 타고 이동하는 중. 멀리 북경에서는 대진국의 해군이 대련항으로 총 집결한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명나라 조정은 벌집을 건드린 것처럼 왕왕 거렸다. 북경에서는 이미 피난 보따리를 싸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자금성의 건청궁에서는 많은 대신들이 모여 대진국의 움직임 때문에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최인범의 흔들기가 벌써 먹혀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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