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화 〉 1 1 / 존경해 마지않는 마담 윕에게(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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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읍, 읍, 읍…
입술에 입술이 포개어졌다.
살짝 바르르 떨리는 입술은 앙다물어졌고, 다른 입술에서 비어져나온 혓바닥이 그 위, 입술 결 하나하나를 맛보듯이 간질이듯 훑으며 지나갔다.
눈을 꽉 감고, 눈을 덮은 눈동자를 파르르 떨면서 괴로운 듯한 소리를 내었다.
읍, 하고 새어 나온 신음에 잠시 떨어졌다가 다시 맞붙어 포개어지는 입술. 살짝, 눈을 떠 보려고 하자, 짜악 하고 날카로운 채찍소리가 돌바닥을 긁었다.
“이쪽 보지 말랬지. 창녀랑 눈 마주치는 거 안 좋아하는 손님 많다고 몇 번이나 말해.”
대답 대신 다시 눈을 꽉 감고는 부르르, 뺨을 떨었다.
불그레하게 물든 뺨을 채찍을 쥐지 않은 손이 쓰다듬었고, 우우, 하고 콧소리를 억울한 듯 흘리면서 수갑에 감긴 채 위쪽으로 끌어올려져 그대로 고정된 팔을 힘없이 흔들거렸다.
맨들맨들한 겨드랑이에 땀방울이 솟았다.
“입술 쉽게 벌려주지도 마. 손님이 좀 더 너한테 정복감이 들게 행동하라고. 다리는 쉽게 벌려도 입술은 쉽게 벌리는 거 아냐.”
뭔 개소리야!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그 소리를 도로 꿀꺽 삼키면서 읍, 끕… 이어지는 마담의 키스에 괴로운 듯 콧소리를 흘렸다. 참고로 내 첫 키스도 마담이 가져갔다.
젠장, 억울해. 전생에서든 현생에서든 첫키스가 이 여자라니.
츄읍, 쬬옵, 쮸브… 츄. 츗,
자꾸만 자꾸만, 오히려 이쪽이 은근슬쩍 더 원하게끔 하게 만들기 위해서인지 겉면을 간질이는 듯한 키스가 이어진다.
혀끝으로 입가를 간질이고, 다물어진 입술을 조금 벌어진 그녀의 입술이 덮어선 빤다.
고혹스러운 빠는 소리가 사방의 단단한 돌벽에 메아리치는 게 얼굴을 확 달아오르게 했다.
뺨에서부터 이어지는 손길이 천천히, 천천히 턱을 타고 내려간다.
목에 단단히 매인 노예목줄을 의식시키려는 양 한번 당겼다가 퉁, 하고 놓고는 어깨를, 그리고 거기에서 좀 더 내려가…
최대값에 가깝게 풍만하게 만들어놓은 젖가슴을 꽉 움켜쥐었다. 윽, 하고 목 안에서 앓는 소리가 번졌다.
“테크닉만 갈고닦으면 최고가 될 수 있어, 너. 네가 가진 스킬은 신이 내린 재능이라고. 내 경력에 대고 장담할 수 있어.”
창녀로서 최고가 되다니, 뭐냐고 그거.
하지만 그렇게 불만을 토로할 유예는 주어지지 않았다. 채찍마저 놓아버린 마담 윕이, 양손으로 젖가슴을 붙잡고는 꽈아악, 꽈아악… 힘을 주어 주물러대기 시작한 탓에.
…참고로 감도도 설정할 수 있다. 젠장, 변태새끼.
“아, 팟…!”
꽈아아악, 힘주어 젖가슴을 주무르는 손길에 거의 반사적으로 입술이 열리고 소리가 튀어나왔다. 한 손으로 가득하게 움켜쥐어도 기쁘게 여유가 남을 정도로 빵빵한 거유.
볼록하게 젖꼭지가 서오르자 마담의 코에서 콧소리가 새었다. 마음에 드는 건지, 아닌 건지.
입술이 벌어진 틈을 놓지 않고, 마담의 긴 혀가 뱀처럼 스르륵 내 입술을 파고들어 안으로 밀고 들어왔다.
“으읍, 으. 우…!”
처음에는… 조금 혀를 피하면서 약을 올리라고 했지.
이런 와중 마담의 강의내용(?)을 하나하나 떠올리고 있다는 건 그만큼 여유가 생겼다는 반증…인가?
아무튼, 여기저기 입안을 탐해오는 혀끝으로부터 제 혀를 피해 가면서 때아닌 입안에서 침을 머금은 혀끼리의 추격전이 벌어졌다.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나도 NG는 아닌 것처럼, 혀와 혀가 마주 비벼졌다가 다른 혀가 진로를 막아서고,
그것을 피하려는 움직임이 오히려 밀고 들어온 혀와 접촉사고처럼 엉겨 붙는 끈적한 프렌치 키스.
왜 여자랑 게다가 하필이면 이 여자랑 이런 짓을 해야 하냐고요오. 보험처리해주세요.
“로즈. 표정 관리 바로 해.”
조금 그런 생각이 얼굴에 비쳤던 걸까. 서둘러 표정을 바로 했다.
‘바로’라고 간단한 단어를 썼지만, 이 상황에서의 ‘바로’란
그녀에게 입술을 빼앗겨 분한 오기, 그리고 달아올라버린 몸에 아쉽게 스며드는 욕정, 그리고 가학심과 정복욕을 더 자극하게 하는 옅은 공포를 적절히 칵테일처럼 배합한 것을 말한다.
제기랄, 말이 쉽지. 뭐 아무튼 하면 된다고, 그런 말도 안 되는 주문을 지금의 나는 적절하게 얼굴에 그려 넣어, 마담을 바라보았다… 흡족해하고 있는 건가? 긴가민가하다.
“핫, 아…!”
입술에서 마담의 입술이 떨어져 나갔다. 두 입술 사이에 살짝 걸린 가늘디가는 거미줄 같은 침의 실.
그것이 톡 하고 끊기자, 마담의 초록색 눈에 질투 같은 감정이 어렸다.
한층 더 콱 힘을 불어넣어 물풍선을 터뜨리려는 양 젖가슴을 움켜쥐어 주무르고, 이번엔 바들거리는 목에 제 입술을 대어 쪽, 쪼옥… 입술로 문 채 빨아내기 시작한다.
노예 목줄의 바로 위, 아니, 평소에 손님 쉽게 보는 곳에 그런 흔적 남기지 말라고 한 사람이?!
“아, 크흐응. 잠… 아니, 그런 데 키스마크 남기면 안 된다고 하신 분은, 마담…!”
“닥쳐. 어차피 오늘은 쉴 거잖아.”
“그런 문제가 아니라…!”
평소에도 그런 사소한 것까지 의식하라고 말한 사람도 당신이잖아?!
이쪽의 말을 막으려는 듯이, 마담이 이를 세워 꽈악 하고 깨물어 목에 잇자국까지 내었다.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데?!
발을 동동 구르고 있으려니 마담이 이윽고 침과 잇자국, 키스마크를 만들어놓은 목에서 입을 떼곤 그것을 손끝으로 살살 만져대었다.
이쪽을 힐끔 바라보는 그녀의 눈동자에 비치는 제 모습은 굉장히… 달아오른 것처럼 음탕한 꼴이었다.
“걸리버 주제에…!”
뜻모를 소리를 그렇게 툭 던져놓고는, 마담의 입술이 또다시 가까워졌다… 아니, 키스는 할 만큼 하지 않았나?!
뭐라 더 말을 이어붙이기도 전에 이번에는 교육이니 조교니, 그런 건 내던지고, 그저 범할 뿐인 입맞춤이 시작되었다.
“읍, 읍…! 하, 악. 으읍, 아…!”
거칠었다.
거칠고 거칠게,
거칠고 거칠어서 거칠게,
이쪽을 말 그대로 알을 삼키는 뱀처럼 탐하는 그녀의 입술.
이 키스는 기술을 가르치는 것도 아니고, 자세를 가르치는 것도 아니고, 정신을 가르치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녀는 수갑과 사슬에 매달린 나를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에 흥분하고 있는 것 같았다.
로즈, 로즈. 자꾸만 이름을 불러대면서 초록색 눈동자가 들끓는 감정을 품고 나를 노려보았다. 아니, 나더러 뭘 어쩌라고요.
“암퇘지 같은 년…. 네년은 그냥 내 노예고 창녀야. 내 소유물이라고. 내 손을 떠나서는 아무 가치가 없는 년이야. 그러니까 내가 하라는 대로 울어대기만 하라고!”
가죽장갑으로 감싼 손이 턱을 강하게 붙들었다.
겹친 입술을 벌리게 하여 난폭하게 비벼대는 마담의 기세에 떠밀려 자신도 별수 없이 일단 그녀가 진정될 때까지 어울려줘야만 했다.
읍, 읍… 신음인지 교성인지 애매한 숨소리가 눌어붙는 가운데 힘없이 몸을 뒤트는 것이 자기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저항이었다.
도대체 갑작스럽게 왜 그렇게 마담의 부아가 치민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다만 한 가지, 지금 그녀의 머릿속에 소용돌이치는 감정의 뒤틀림은 여러 가지 감정이 일그러져 뒤엉킨 탓에 일어났을 거라고, 막연히 추측할 따름이었다.
바르르 떨리는 배를 타고 손가락이 거미처럼 스멀스멀 고간까지 밀고 내려왔다.
입술이 달싹거렸다. 반사적으로 살짝 좁혀든 허벅지를 매만지며 입술을 빨아대다가, 무엇인가 마음에 달지 않았는지 초록색 눈동자에 오기가 서렸다.
“다리 벌려.”
“네?”
“다리, 벌리라고.”
짜악ㅡ그녀는 두 번 말할 때 말로만 끝내는 법이 없었다.
채찍질에 익숙한 그 손은 어제의 성기사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맵게 엉덩이를 후려쳤고, 도톰한 엉덩이를 한 번 후린 것만으로 머리가 어질어질해졌다.
학학학, 하고 짧게 헐떡이는 숨을 내쉬는 것에조차, 그 들숨과 날숨까지 제 것이라는 듯이 거칠게 밀어붙이기만 하는 그녀의 일방적인 입맞춤이 이어졌다.
씨발, 화를 낼 거면 화를 내고 예뻐할 거면 예뻐하라고요!
아무튼, 괜히 버티다가 엉덩이가 퉁퉁 부어오를 순 없었다.
으, 하고 입술에서부터 뺨까지, 그녀가 흘려낸 침으로 범벅이 된 채 다리를 천천히 벌리자 부슬부슬하게 짙은 음모 위를 마담의 손이 간질였다. 바들, 바들… 허리가 살살 떨렸다.
“읏…! 아, 으으응, 살살, 살살 쪼옴! 마담…!”
간질이듯이 내려온 손이 음모 한 뭉치를 쥐더니 투두두둑, 뜯어냈다.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아프다!
이놈의 커스터마이징에는 참 악랄하게도 감도는 설정할 수 있으면서 통각을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은 없었다고! 웬즈데이, 듣고 있나?!
투둑, 투둑, 투둑. 세 번 더, 음모를 뜯어내던 그녀의 손이 이윽고 멈추고, 가학적이기 그지없는 얼굴이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고통에 몸을 부르르 떨면서, 그 고통 탓에 민감해진 감각. 발갛게 볼이 달아오른 무척이나… 음란하게 보일지도 모르는 표정이 초록색 눈동자에 얼핏 비쳤다.
“그 표정이야. 그 표정. 잘 기억해둬. 손님들이 보고 싶어하는 얼굴이 그거라고. 딱 너한테 어울리는 천박한 그 표정 말야. 이 마조년.”
히죽, 그녀의 입술이 만족스럽게 곡선을 그리며 휘어졌다. 채찍 끝으로 턱을 살짝 밀어 올리곤 키득거리면서, 내 배를 살살 주물러가던 손이 조금 더 내려갔다.
도톰하게 살이 오른 보지 둔덕을 천천히 두 손가락을 세워 매만져대는데, 흠칫할 정도로 여전히 전혀 익숙해질 수가 없었지만 그래도 음모를 막 뜯어내는 것보다는 낫다.
그런 마음으로 부르르, 몸을 떨며 참아냈다. 제 가장 비밀스러운 곳을 간질이듯, 애태울 듯 만져대는 손길에 다리가 후들거렸다. 속살이 벌렁일 것만 같았다.
“으, 으응. 크흥… 후으, 아응.”
살짝 벌어진 다리 틈바구니를 천천히 파고들어 두 손가락이 도톰하게 살집을 매만지다가 꾹 짚고 좌우로 벌려내었다.
그간의 조교 탓에 살짝 젖어든 것을 만져 확인했는지 흥, 하고 경멸 섞인 표정으로 바라보고는 천천히 손가락이 비집고 들어왔다.
힛…! 살짝 외마디 신음을 흘리며 몸을 부들부들 떠는 바람에 표정을 조금 흐트러뜨리자 마담의 눈이 가늘어졌다.
채찍 끝이 뺨을 톡톡 두드렸다. 어젯밤 성기사에게 범해지면서 뱃속에 남은 정액이 찐득찐득한 살점을 마담의 손가락이 비집고 열어, 훑어대었다.
얼굴이 화악 달아오르고, 신음이 끓인 꿀처럼 달게 끓었다.
“표정. 그리고 숨. 유지해. 유지하지 못할 때까지는 계속 유지해.”
말이 되는 소릴 좀.
후우, 후우, 후우… 그래도 억지로라도 숨을 느릿느릿하게 이어갔다.
으, 가슴 무거워 죽겠네.
찔걱, 찔걱… 안쪽을 살살 매만지는 손길에서 느껴지는 감촉과 소리가 마치 남의 살을 휘젓는 마냥 현실감 없이 귀에 스며들었다.
앗, 아앗, 아응.
안쪽을 후벼내는 손길에 허벅지가 바들거리고, 그 허벅지 위를 축축한 습기가 타고내려가면서 호흡이 자꾸만 가빠졌다.
푹푹푹, 비집고 휘젓고 돌려대는 손가락은 점점 더 빨라지고 거칠어져 안쪽을 집요하리만치 때려댔지만 팔이 위로 들어올려져 어찌할 수도 없다.
말갛게 드러난 겨드랑이에 온몸을 감도는 열락이 땀으로 솟아올라, 주르륵 하고 옆구리로 타고흘렀다. 입술에서는 칠칠치 못하게도, 침 한 방울이 턱으로 비어져나와 흘러내렸고.
인정하기 싫지만, 마담의 손장난은 능숙했다. 어디를 매만지면 속살이 반응하는지, 기분 좋아하는지, 아파하는지 그 모두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프로의 손놀림이었다.
기분 좋, 아.
으, 크흥. 콧소리가 점차 비음이, 교성이 되어 부글거리다가 거품처럼 녹아내리는 것을 어찌할 수가 없었다.
거, 기. 거기 좋아. 스스로 다리를 벌리고, 좀 더 벌어진 보지에 마담의 손가락이 하나 더 푸욱 하고 밀고들어와 속살을 후벼판다. 훑어댄다.
윽, 하고 목안에서 자꾸만 울려 튀어나가려는 쾌락의 한숨이 아까부터 간헐적으로 입 안을 맴돌다가, 튕기기를 반복했다.
후아, 후아… 숨을 고르면서, 안타까워 어찌할 도리를 모르는 얼굴로 허덕였다. 조금 더, 조금 더 깊은 곳까지 만져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머릿속을 스쳤다.
"마, 담… 아아앗! 저, 저어어…! 응, 앗…"
읏, 슬…슬, 한계, 라고 생각한 찰나, 꾸우욱 하고 속살이 강하게 손가락에 조여붙었는지 마담이 입꼬리 한쪽을 비틀더니 그대로 손가락을, 투두둑 뽑아내버렸다.
진하게, 손가락에 내 보지에서 맺힌 물기가 야릇한 냄새를 풍겼다. 그것을 더럽다는 양 털어내고는 그 손이 턱을 텁, 하고 붙잡았다.
“여전히 갈 것 같은 타이밍은 알기 쉽네. 로즈.”
“하아, 하아, 하아…”
아니, 그렇게 알 것 같으면 마저 좀 가게 해 주지 그러셨어요.
조금즈음은 눈에 원망을 담고 흔들거리며 마담을 바라보곤 입술을 삐죽이자 마담을 키득 웃고는 손목에 달린 족쇄의 열쇠를 풀어주었다.
얼얼한 팔에서 비명처럼 호소하는 뻐근함을 느끼며 털썩, 바닥에 주저앉았다.
“오늘 교육은 끝. 마저 해결하고 올라가서 쉬어. 그 오르가즘 타이밍 좀 그만 들키고.”
슥 내밀어진 발등. 한숨쉬고는 천천히 입술을 가져가서 그 발등에 쪼옥, 입술을 댔다.
어쩌겠어. 이거 안 하면 삐져서 처음부터 다시 하려고 하는데. 나도 참 성질 많이 죽었다. 아니면 익숙해졌거나.
발등에 잠시 입맞춤한 채 숨을 내쉬고 올려다보려니, 그녀는 이내 발을 내리곤 손으로 내 머리를 흐트러뜨려 놓듯 쓰다듬은 뒤, 등을 돌려 조교실을 나갔다.
…정말 알기 어려운 양반이라니까. 그래도 이 정도에서 끝난 게 다행이라면 다행인가.
그나저나… 천천히 감각을 찾기 시작하는 제 손을 잠시 내려다보고는, 얼굴을 확 붉힌 채 그 손을 벌어진 다리 사이로 가져갔다.
이대로 끝내면 괜히 들썩들썩해서, 찜찜하단 말야.
“후으, 으으응…, 아, 으응…. 마담, 진짜… 이 도S…”
…아무래도 페리링은 조금 더 기다리게 만들 것 같다.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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