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바뀌고 다시 날이 밝아오고 태양은 하늘 한가운데 중천에 높이 솟아있다.
뜨거운 여름은 많은 사람을 애간장을 태우게 하고는 속절없이 지나가고 가을도 깊어 지금은 나뭇잎들이 모두다 저마다의 물감을 칠하고는 온 산야를 물들이고 있다. 산속의 길이나 계곡에는 고운 단풍잎들이 휘날리고 떠내려가기도 한다.
그날.
차돌 이는 집 앞 넓은 공터에 나와 있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본다.
공터바닥엔 금색의 잔디가 곱게 깔아져있다.
이 넒은 곳을 모두 잔디로 덮여있어 포근한 느낌마저 일게 한다.
중간에 넓은 인공호수를 만들어 놓았고 한쪽엔 어린아이가 오줌을 누고 있는 천연 덕 서러운 동상도 있다.
그 동상의 아이고추에서 쉬 임 없이 물줄기가 뻗어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호수중앙에서 하늘로 향해 치솟고 있는 물줄기는 그리고 그 물줄기가 내려오며 우산처럼 퍼져 호수전체를 덮을 듯이 덮치는 광경은 너무나 멋졌다.
공터를 둘러싸고 있는 담은 모두 커다란 나무와 그리고 갖가지 야생화와 들꽃으로 마지막 향기를 내뿜고 있었다.
실로 자연적으로는 이룰 수없는 사람이 만들은 아름다운 정경인 것이다.
차돌 이는 이런 광경을 거의 매일같이 둘러보지만 그래도 나날이 다른 면모를 보는 듯 세상은 어제와 오늘이 틀 린 것을 느낀다.
도로 옆으로 많은 집들이 들어서있다.
나무사이로 그 집들이 모두가 곱게 치장을 하고 주인을 맞이하기 위해 서있는 것 같았다.
그 집들은 차돌이가 원하는 식구들의 집이였고 이제 모두 완성되어 입주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다.
오늘 모두는 차돌이가 지은 집에 식구들이 입주하는 날이다.
그날을 기리기 위해 모인 것이다.
차돌 이는 고개를 돌려 또 다른 모습을 본다.
많은 테이블이 공터에 자리 잡고 있었으며 그리고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기주도 와있었다. 허지만 덕만은 축화 화한만 보내고 참석하지 않았다.
차돌이도 원하지 않았고 덕만이 자신도 오기가 거북했을 것이다.
그 대신 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와 지금 덕만의 사업을 도와주고 있는 민수가 참석하여 차돌 이를 부러운 듯 바라보고 있었다.
물론 민수는 미지와는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걸 알지만 자기의 엄마까지 차돌이의 한마디에 이런 자리에서도 옷을 훌훌 벗을 수 있는 그런 여자로 변해있을 줄은 꿈에도 모르지만....
기주는 지금 차돌이의 옆에 수많은 미인들로 북적거리고 자기 딸도 어린아이를 보듬고 행복한 미소를 지우고 있는 것을 보자 부러운 심정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또 지금 성호제약의 부사장으로 있는 막내딸인 희경이도 차돌 이를 사모하는 눈치인 것 같아 뭐라 말할 수 없는 묘한 기분을 느꼈지만 호기로운 사내라 차돌 이에게 자처한 만큼 과연 자기 딸을 어찌 처리하는지 호기심도 가지고 있었다.
또한 그 역시도 도 희가 차돌이의 종을 자처할 정도로 깊이 사랑하고 있음을 모르지만.......
기주는 마치 차돌이가 자신인 듯 호기롭게 웃고 있었다.
또 한사람 한별 이는 전에는 놀라고 그리고 부러운 듯 그렇게 차돌 이를 쳐다보았는데 지금 아쉬운 듯 아마 자기가 일찍 차돌 이를 몰랐다는 게......그리고 이미 기주에 의해 여자로 변한 자신이 너무 한이 되는 듯 어쩌다 기주를 볼 때에는 매서운 눈초리를 보내다가도 그 눈총이 차돌 이에게 돌려질 때면 의미모를 미소와 사랑을 부르는 것 같은 달콤한 표정으로 바뀌며 자기를 쳐다보는 차돌 이에게 아무도 모르게 묘한 시선으로 답하며 심지어 몸까지 비틀어가며 사실적인 유혹의 몸짓을 보내곤 한다.
차돌이도 그런 한별이가 밉지가 않다.
처음 볼 때 이 여자를 기주가 품는다는 게 얼마나 아까웠는가. 그러나 그때 상황은 기주 편이었고 지금 한별의 행태를 보면 내 한마디에 옷을 던져버리리라는 굳은 믿음을 가졌기에 그 역시 묘한 웃음을 보내주곤 했다.
또, 곰을 위시한 외팔이 종 민이 그리고 자기가 데리고 있는 모든 식구들, 그들의 여자들.....
지란의 조카 윤 세은.....그리고 지란이 무슨 생각으로 데리고 왔는지 몰라도 전에 보았던 귀엽고 발랄하던 오연수와 최 진희까지 데리고 와 있었다.
그들은 지란 이에게 무슨 언질을 들었는지 몰라도 놀라지 않았고 단지 호기심에 그리고 자기보다 예쁜 여자들에게 특히 한별이가 꼬리치는 웃음에 묘한 질투를 느끼고 자기들도 질세라 끊임없이 차돌 이에게 추파를 던지곤 한다.
차돌 이는 그런 많은 사람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곤 지금 공터중앙에 나와 뭔가를 하려하고 있다.
차돌 이는 훌쩍 커버린 민 석에게 저만치 가서 서라고 지시한다.
민 석은 아버지가 자기에게 지시하자 큰소리로 대답하고는 차돌이가 알려주는 장소에 가서 서더니 환한 얼굴로 차돌 이를 쳐다본다.
차돌 이는 크게 심호흡을 한다.
그리고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들릴 정도로 제법 큰소리로 말한다.
[오늘은 저곳까지 뛰어보겠어.
그리고, 나서 여러분에게 인사말을 하겠어.
여러분을 거느리는 내가 저곳까지도 뛰지 못하는 사람이 될 수는 없으니.......]
차돌 이는 걷는다.
그리고 걷는가했는데 어느새 뜀박질을 하고 있다.
보는 모든 사람들은 차돌이가 위태위태하지만 뛰어가는 것을 보고 쥐 죽은 듯이 조용하다.
이건 차돌이가 자기의 의지를 시험하는 것이기 때문일 줄 모두 알기 때문이다.
말려도 안 될 일이고 말린다고 안할 사람도 아니기에 모두가 차돌이가 무사히 뜀박질에 성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누구는 주먹을 불끈 쥐고 있고 입술을 앙다무는가 하면 발을 동동 구르기도 하고 있는 것이다.
차돌 이는 민 석을 돌아 본래 위치로 돌아오고 있었다.
처음엔 위태하던 자세가 많이 좋아졌고 제법 속도까지 붙이고 있다.
호흡은 거칠지만 모두는 이제 차돌이가 거의 정상을 찾아간다고 보았다.
차돌이도 지금 자기 몸 상태를 안다.
이젠 됐다.
이젠 시간이 지나면 머지않아 모든 것은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다.
이때까지 오기까지 넘어지고 구르고 다쳐가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끈질긴 집념으로 보다 빨리 정상을 되찾기 위한 노력의 결실을 지금에 비로소 느끼고 있는 것이다.
차돌이가 원위치에 돌아왔을 때 모두는 그의 주위에 몰려들어 박수를 치며 일부는 휘파람을 그리고 큰소리로 환호했고 기뻐해주었다.
차돌 이는 모두를 보며 웃어주었고 그리고 가쁜 호흡을 진정시키려는 듯 모두에게 손짓으로 공터에 자리한 자리에 앉게 했다.
그리고 차돌 이는 누나의 손에 그리고 다가온 민 석에게 손을 잡힌 채 중앙에 자리한 자리에 앉았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린다.
공터한편에 서서 오늘의 자리에 사회를 맡았는지 종 민이 말하고 있었다.
[오늘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많은 것을 알려주게 하는 뜻 깊은 날입니다.
지난날 우리는 실로 밝지 않은 곳에서 살아야했고 그렇게 살수밖에 없는 아주 무능한
사람이었습니다.
모두가 겁내고 무섭게 느껴지는 그런 악의 소굴에서 정의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오직
나만을 위한 삶으로 일관하며 거칠게 살아왔던 것입니다.
그런 우리에게 사람의 삶이 무엇인지 희망이 무엇인지 알려준 분이 있습니다.
그리고 진정 사람으로 살아가게 만들어준 분이 있습니다.
우린 그분을 대장님으로 부릅니다.
우린 그분을 죽을 때까지 이 호칭을 버리지 않을 것이며 그분의 명이 죽음이라도
따를 것이며 평생 존경하고 살 것입니다
또한 그분의 바 램 대로 진정 올바른 삶으로 나의 후대에 아버지의 삶을 자랑으로
느끼게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그분이 바라는 모든 공사가 완료되어 그분의 은혜를 그냥 묵과할 수 없어
그분의 사양에도 불구하고 이런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물론 그분을 거역한 죄는 이 자리를 끝내고 분명히 받을 것입니다.
그런 우리의 대장이며 은인이신 분을 모실까합니다.
바로 저분이십니다.]
종민 이는 눈가를 붉히고 있었다.
그리고 말을 끝내며 손바닥을 펴서 손바닥 끝이 차돌 이를 향하고 있었다.
[짝....짝......짝......]
요란한 박수소리가 터진다.
그 소리는 좀체 끊이질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차돌 이는 이 박수소리를 멈추게 하기위해서는 자기가 일어서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차돌이가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그러자 박수소리는 멈추어지고 주위는 다시 정적에 빠진다.
차돌 이는 모두에게 다시 자리를 앉게 권하고는 좌중을 둘러보며 웃음으로 답해준다.
그리고 뭐라 한마디 해야 할 것 같은데 무슨 말을 해야 할지가 생각나지 않는다.
물론 이런 자리는 차돌이가 마련하고자 했던 자리다.
그러나 아직 몸이 성하지 않아 보류하려했고 먼저 입주부터 하라고 했지만 모두는 이런 자리를 만들어 차돌 이에게 감사의 정을 보답하지 않고는 절대 입주하지 않겠다는 무언의 협박에 양보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런데 자기가 한 조그마한 일에 종 민이가 너무나 큰 은혜를 베풀어준 것 같이 말하자 송구하기도 했고 이들의 이런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게 하기위해서라도 잘해나가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과 또한 그들이 보여준 마음이 너무나 고마워 마음속에 여러 가지 물결이 한꺼번에 일어 말문을 쉽게 열지 못하고 있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난 잘난 사람도 아니고 특별한 사람은 더욱 아닙니다.
여러분과 똑 같은 평범한 사람이고 같은 생각을 가졌으며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입니다.
다만 나에겐 여러분보다 운이 좋았고 행운이 일찍 찾아온 것 뿐 입니다.
방금 저 형이 말한 것처럼 훌륭한 일을 하고자 해서 한일도 아닙니다.
지극히 평범하기에 남보다 내 가족을 우선시하는 보잘것없는 사람인데도 마치 영웅이나
되는 것처럼 올려주니 정말 감당키 어렵습니다.
허나 어떻게 던 제가 다른 사람들보다 많은 복을 받아 그 복으로 인해 이런 자리까지
왔고 제가 거느리지 않을 수 없도록 된 현실이니 당부의 몇 마디만 할까합니다.
여러분,
우리는 아직 젊습니다.
우리에겐 아직 갈 길도 많고 넘어야할 산도 많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안주해서는 절대 안 될 것입니다.
더 높은 희망을 가지고 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봐오지 않았습니까,
세상을 비관하는 사람들......
나의 인생이 허무하게 무너지는 것 같은 절망감에 빠져있는 사람들.
그러나 이 세상을 그렇게 허무하게 일장춘몽처럼 한순간의 꿈처럼 보낼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험한 산을 넘어가면 평온한 들판이 나타납니다.
우린 그걸 넘어서는 희망을 가지자는 이야기이지요.
부질없는 욕망과 절망을 떨쳐버리고 한 걸음 한걸음 산을 넘고 강을 건너 당신들이
바라고 원하는 진정한 피안의 세계, 꿈의 세계를 이룩해야 할 것입니다.
곤충이 허물을 벗고 탈바꿈을 하듯이 어두컴컴한 굴속에서 각기 숱한 인고의 세월을
거쳤으니 이제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보라는 것입니다.
고통과 괴로움 그리고 고독을 참고 견뎌냈으니... 그러한 순간들이 내일의 희망을 위해
필요했던 시간이라 여기고 이제는 자유로움 속에 마음껏 창공을 나는 그날을 위해 젖은
날개를 말리고 허물이 벗겨진 피부에 새 살을 입히라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당신들이 하늘을 훨훨 날아다닐 때 날고 싶어도 날지 못하는 병든 새나
어린 새를 보살펴주고 날 수 있게 도와주라는 말입니다.
고통은 희망을 더욱 강하고 견고하게 만들어 준다 했습니다.
비온 뒤의 땅이 더 굳은 것처럼..............
우리 모두는 각기 지닌 목적을 향해 걸어갑시다.
힘들고 고달프고 외로워도 끝까지 헤쳐 나갑시다.
그리해서 언젠가 우리가 바라는바가 전부는 아닐지라도 현재의 모습이 아닌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되면 그때 다시 우리 이렇게 자리를 같이하여 축배를 듭시다.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그리고, 항상 건강하십시오...........]
차돌 이는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는다.
잠시 정적이 맴도는가 하더니 하나둘씩 박수를 치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 박수소리는 순간에 합쳐지더니 우렁차게 공터를 울린다.
더군다나 누군가가 질러대는 함성소리와 섞여 시끄럽기조차 하다.
[와.....대장님 만세...........짝......짝.......]
[주인 수고했어.]
선영이 상체를 기울여 차돌이 얼굴 옆으로 얼굴을 가져오더니 살며시 속삭이곤 환하게 웃어준다.
차돌이도 약간 멋쩍은 듯 마주보며 피식 웃고 만다.
자기가 한말이 너무나 쑥스러워서이다.
차돌이가 언제 이렇게 사람들 앞에서 말한 적이 있었으며 말하고자 한 적도 없었다.
자기도 모르게 제법 아는 문자를 써가며 긴말을 한 것 같아 여간 민망하지를 않았고 그래서 멋쩍은 웃음으로 누나를 보면서 얼굴을 상기하고 말았던 것이다.
이때.
차돌 이와 같이 상석에 앉아있던 기주가 슬그머니 일어선다.
손에 가득 넘치는 술잔을 들고서,,,,,,,,,
[자. 여러분, 오늘 기쁜 날 아닙니까........
여기 여러분이 대장이라 칭하는 분의 건강도 좋아졌고 또 여러분이 이곳에 입주하는
뜻 깊은 날인데 어찌 건배를 하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모두 건배합시다.]
환한 웃음을 얼굴 가득 담고 기주는 손을 앞으로 쭉 내민다.
[그래요, 당신 말이 맞아요. 우리 건배해요.]
도 희가 기주의 말에 맞장구를 쳐준다.
실로 간만에 기주의 말에 환하게 웃으며 호흡을 같이하는 것이다.
기주도 약간은 의아한 듯 도 희를 힐끔 쳐다보고는 역시 환하게 웃는다.
자기 마누라가 아닌가.
자기 말에 손을 들어주는 것은 당연한데....한동안 서먹서먹하게 지내왔다.
언제부터인가 무슨 이유인가는 몰라도 이상하게 서먹하게 지내게 되었는데 오늘 서로를 보며 이렇게 환하게 웃어보기는 실로 오랜만의 일이었다.
[그래요, 회장님...........]
선영이도 따라 일어서면서 기주를 지지하고 나선다.
그러자 모두는 일어선다.
물론 차돌이도 예외는 아니었다.
모두모두 손에 술잔을 들고 가득 넘치게 술을 붓게 했다.
기주가 술잔을 든 손을 앞으로 그리고 약간은 하늘을 향해 치켜든다.
[여러분 대장의 건강과 모두의 앞날에 행운을 위하여....건배.........]
[건배........챙....챙....건배...........]
술잔이 부딪치고 건배라는 소리가 넓은 공터를 울린다.
그리고 하늘로 향해 높이든 손의 술잔을 입으로 가져가 모두는 쿨 컥 쿨 컥 소리를 내며 마신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고 술병은 계속 비워지고 다시 새 술병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차돌 이는 술잔에 입술만 적시고는 술잔을 테이블위에 내려놓고는 기주를 본다.
그리고 찾아온 것에 대해 진정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회장님, 바쁘신 데도 이렇게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슨 소리....그런 말이 어디 있어. 자네와 나 사이에........
자넨 내가 예전에 한말 잊어 먹지는 않았겠지. 지금도 난 변함없어........자네가 좋아..
그리고 내 큰딸도 입주하는 것이 아닌가...
무엇보다 내 성을 딴 손 주 놈의 어미가 여기 와서 살게 되었는데.......안 오다니.......
허허허....사실 그런 일이 아니라도 난 왔을 거야....
난 정말 자네가 내 마누라보다 좋거든..... 하하하.....]
기주는 기분이 좋은지 연신 너털웃음을 짓고 있다.
난 올수밖에 없고 자네가 반기지 않아도 올수밖에 없으니 감사할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도리어 이렇게 축제의 장에 합류하게 되어 기쁘다는 뜻이 가득 담겨있다.
그리고 차돌이의 대한 믿음과 신뢰는 여전하니 옛날 일을 잊지 말라는 말인 것이다.
[아니 회장님도..........그리고 손 주 놈이라니.......]
차돌 이는 기주의 집안을 다 알고 있는데 갑자기 손 주라는 소리에 어리둥절해서 묻는다.
[하하하..언젠가 자네가 내 큰놈과 같이 있었잖아,
그때 바로 생겼어. 자넨 역시 대단한 사람임이 틀림없어.
허허허..그리고 분명 약속은 지키리라 생각하고 내 맘대로 아이를 내 성으로
했네만.......]
기주는 웃으며 차돌 이를 쳐다본다.
얼굴에 약간의 불안감이 스며있는 듯 약간 상기되어있다.
혹시 차돌이가 딴말을 하면 상황은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은 당연하기에......
차돌 이는 기주와의 시선을 물리치고 수경 이를 본다.
수경이도 저만치서 차돌 이를 보다가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숙여버린다.
부끄러운 것 같기도 하고 자기의 아들을 낳았다는 자부심 비슷한 자랑의 표정도 숨어 있었지만 지금 자기 아버지와 차돌이의 대화를 들었기에 어찌할 바를 몰랐던 것이다.
수경이 뿐이 아니었다.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 특히 여자들은 모두가 조용히 침묵하며 차돌이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오는지 궁금한 듯 지켜보고 있었다.
차돌 이는 수경일 보고는 다시 기주를 본다.
[내가 또 한아이의 아버지가 되었는데 어쩌면 그놈도 나를 나쁜 아버지로 알겠지요.
그러나 회장님과의 약속입니다.
난 약속은 내 목숨이라도 걸만큼 철저하게 지키는 놈입니다.
회장님께 맡기겠습니다.
다만 훌륭하게 내가 키우는 것 보다 더 훌륭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셔야 합니다.]
차돌이의 목소리는 쩌렁하지만 측은하게도 느껴진다.
자기자식을 남에게 준 것이니 어찌 마음이 아프지 않으리.
그 일이 어디 이일뿐인가 이상하게도 자기에게 그런 일이 닥치니 마음이 아픈 것이다.
그러나 사나이가 뺃 은 약속이고 처음엔 그걸 원하기 위해 이루어진 정사였다.
물론 남녀관계가 어찌 처음과 같을 수 있겠느냐 만은 자기 자식이 진정한 아버지에게 아버지라 말 못하게 한 것이 모두 자기죄인지라 가슴이 답답하고 괴롭지만 겉으로는 태연하게 당부의 말로 위로를 삼는 것이다.
[하하하. 그럼 여부가 있겠나.........
으하하하...이젠 한시름 놓았네그려.......
사실 난 자네가 딴소리하면 어쩌나 불안했다고..하하하........]
기주는 목에 화통을 단것처럼 큰소리로 웃어댄다.
그만큼 불안했던 심정을 털어버린 기분 좋은 웃음이었다.
기주가 목 터지게 웃자 모두는 다시 웃으며 시끌벅적해진다.
[자... 여러분, 회장님이 손 주를 얻으셨으니 축하건배 한 번 더 합시다.]
곰이었다.
곰은 기주와 비슷한 처지였고 그도 차돌이가 기주에게 어떤 반응을 하는지 궁금했다.
자기도 예전에 남이 자기 마누라로 보았던 여자로부터 눈물에 얼룩진 아기를 얻었고 그 아기는 지금 딴 곳에서 유모의 손에서 자라고 있었다.
그러니 차돌이의 한마디가 어찌 궁금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차돌이가 기주에게 내린 말은 비단 기주에게만 한 소리가 아니란 걸 안다.
차돌이가 기주에게 말을 하면서 자기도 유심히 쳐다보며 기이한 눈길을 주지 않았는가.
이젠 자기의 내심 걱정하던 우려도 말끔히 사라진 것이었다.
그 아이의 아버지는 자기라는 걸 간접적으로 말한 것이었고 잘 키우라는 지시도 분명 자기에게도 국한되는 말이라는 걸 느꼈기에 기쁜 마음에 참지 못하고 건배를 재청한 것이다.
[그래요, 맞아요. 그 또한 기쁜 일 아닙니까.]
이번엔 외팔이가 맞장구를 치며 일어선다.
그 역시 곰의 마음을 알기에.......
그러자 모두는 다시 일어선다.
[회장님과 손 주를 위하여.........건배.....]
[건배......챙.......챙......건배...]
다시 술잔이 오고가고 분위기는 웃음과 시끄러운 잡담으로 덮인다.
준비가 얼마나 철저했는지 음식이 떨어지지도 않고 따뜻한 음식이 식으면 금 새 따뜻한 음식으로 바뀌어 테이블에 올려 진다.
하얀 가운을 입은 젊은 남녀들이 무지 부지런히 움직이며 모두의 수발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모두는 삼삼오오 제각기 같은 소재로 이야기하고 즐기며 마시고 노는 것이다.
차돌 이는 기주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나 기주는 대그룹의 회장이었다.
시간이 넉넉한 사람이 아니었다.
기주는 수경 이와 희경 이를 잘 부탁한다는 묘한 뉘앙스를 풍기는 말을 남기고 축제의 장에서 떠나야했다.
.................
차돌 이는 공터 한편에 커다란 나무아래 곰과 나란히 서 있었다.
[형, 먼저 두 놈을 쥐도 새도 모르게 보내야겠어.
형은 내가 악마라 해도 어쩔 수가 없어. 제비의 복수를 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어.
난 그런 놈이야.... 난 나밖에 모르고 내 식구밖에 모른다고 생각해도 좋아.
허나 형이 말리려 해도 난 역시 그럴 놈이니.........
무랑일 데리고 가서 그놈들이 누구인지만 가르쳐줘.
물론 그놈들도 모르게 해야 할 거야.]
차돌 이는 눈에 살기를 머금고 있었다.
이제 복수할 시기가 왔음을 알리고 자기의 지금 심정을 솔직하게 곰에게 밝히고 있다.
자기를 해한 복수만이 아니었다.
자기로 인해 억울하게 죽어 간 제비형의 복수를 해주고 싶었다.
일전에 맹세한대로 자기를 건드리면 반드시 그 댓 가를 받게 해준다는 것을 확실히 상기시키고도 싶었다.
내가 하는 일이 세상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욕하고 손가락질 하더라도 절대 이일만큼은 그냥 지나치거나 적당히 마무리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럼, 무랑이 제수님이........]
곰은 의아했다.
대장이 복수하려 한다는 것은 진즉에 알고 있었다.
그런데 자기도 아니고 무랑일 보내다니.........
뭔가 믿음이 있어서 그렀겠지만 그는 여자가 아닌가,
자기를 두고 무랑이 에게 일을 맡기려하는 게 의아스러웠다.
[아냐, 무랑인 그놈들 근처에도 가지 않을 거야.
그놈들을 처리하는 것은 다른 것이 할 거야.
형은 짐작하잖아. 예전에 개가 갑자기 죽어 나자빠지는걸........
난 그런 능력이 있는 놈이야..........
그리고 그놈들을 제외한 그놈들의 자식이나 여편네도 모두 작업을 시작해........
하나같이 이 세상을 한탄하고 저주하도록 만들어 버리라고....
물론 자기들도 왜 이렇게 되는지도 모르게.......
이건 내 복수에 국한된 것이 아니야.
조직이란 배반자에겐 어떠한 처벌이 온다는 것을 심어줄 필요가 있어.
난 이걸 기회로 삼는 거야.
철두철미하게 응징하여 다른 놈들도 감히 반기를 들지 못하게 함은 물론이고
또한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을 거느리기가 한층 수월 할 수 있어.
형도 알잖아.
지하세계의 사람들 그들에겐 힘만이 우선하는 것이 아닌가.
난 이번기회에 확실히 보여줄 참이야.
그러니 형은 나의 처사가 너무 가혹하고 잔혹해도 따라줘......]
차돌 이는 아직도 내심 분기가 가라앉지 못하는 모양이다.
차돌이도 사람이다.
어찌 자기를 3년이나 꼼작 못하게 묶어둔 놈들을 용서하고 싶겠는가.
그리고 자기가 아끼는 제비가 죽었지 않았는가.
차돌 이는 이 한을 갚겠다고 전부터 천명하지 않았는가.
이제 그의 한을 푸는 복수를 하려하는 것이다.
그 모든 일은 손바닥 뒤집는 것처럼 쉬운 일이지만 다른 조직에게도 보여줄 심산인지 차돌이 답지 않은 가혹하고 잔혹한 지시를 곰에게 내리는 것이다.
[알았어. 대장, 난 이것보다 수백 수천 배 더 심해도 난 대장을 따라...
그놈들의 주변 놈들을 지시한대로 만들겠어.
아니 내가 앞장서서 그놈들 주변을 아주 처참하게 만들어 버리겠어.
나도 대장과 제비동생의 복수를 해야 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니.......]
곰도 주먹을 불끈 쥐고 복수를 다짐한다.
곰도 지금껏 참아온 복수를 이제 마음 놓고 행하게 되어 속이 시원한 것이다.
[그래, 내일 무랑일 형 사무실에 보낼게.........
그 두 놈은 며칠 후면 이 세상에 없는 놈들이 될 거야............
그리고 민우 형한테 부모가 있는 걸로 알고 있어.
자식을 잃은 슬픔이 얼마나 아프겠어.
그러니 아무른 어려움이 없이 남은 인생 편안히 보낼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 쓰
주고,,,,,,,]
무시무시한 복수가 아니겠는가.
사람의 목숨을 파리채 가지고 노는 듯이 하지 않는가..
그만큼 차돌이의 한이 컸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차돌 이는 민우를 잊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혹시나 하여 곰 형이 잊어먹지 않도록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곰이 물러가고 차돌이 혼자 나무아래 서서 멍하니 나뭇가지사이로 보이는 먼 산의 정상을 쳐다보고 있었다.
,
,......................................
[정말 오랜만에 당신에게 말 걸어보네요.
이렇게 회복하게 되어 정말 무척 기뻐요.]
꾀꼬리 같은 음성이 들리고 그리고 긴 머리를 가진 예쁜 여자가 다가와 차돌 이와 같이 선다.
여자의 몸에서 싱그러운 향기가 풍겨져 나오고 있었다.
차돌 이는 고개를 돌려 여자가 누구인지 쳐다본다.
[어라, 이게 누구신가, 한 별양 아니십니까.
몇 번이나 찾아온 걸로 아는데 한 번도 고맙다는 인사를 못했네요.
난 그런 사람입니다. 받을 줄만 알고 줄 주는 모르는........]
차돌 이는 반가움에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한다.
여전히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루고 있는 아가씨다.
근 3년의 세월이 흘렀는데도 그때의 아름다움이 하나도 가시지 않았고 더구나 여자로써 짙은 색 기마저 풍겨져 나오고 있었으니 실로 옛날에 태어났으면 대단한 여인이 되었으리라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차돌 이는 정말 반가웠다.
언젠가 꼭 한번은 품안에 넣고 마음껏 괴롭혀주고자 했던 아가씨가 아닌가....
비록 기주의 품안에 안기었지만 그것은 자율이 아닌 약물에 의한 행동이었고 그것을 하도록 만들은 이가 자기가 아니었던가.
그런 한별이 하나도 아름다움을 잃지 않고 있어 아까부터 눈 여겨 보고 있었는데 이렇게 다가와 인사까지 하니 마음속으로는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
그러니 어찌 반갑고 기쁘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런 마음은 가슴속 깊이 감쳐두고 일상적인 예로 얼굴에 반가움만 표하며 내심을 숨기며 말을 하고 있는데 한별이 말을 끊는다.
[알아요, 당신이 그런 사람인 줄은.............]
한별 이는 실죽거리며 못마땅한 듯 말을 받는다.
아름다운 여자가 토라진 모습도 앙칼지도록 귀여운 것인가.........
차돌 이는 그런 한별이가 깨물고 싶도록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다.
마음 같아서는 금시라도 품에 안아 가두고 다리사이에 얼굴을 쳐 박고 싶은 충동마저 인다.
그러나 여전히 겉모습은 평정을 이루고 있었다.
[다행입니다. 그런 걸 다 알고 있다니....
그리고 몸은 여전히 그런가 보네요.]
차돌 이도 질세라 냉랭하게 말을 받으며 한별이의 몸 상태가 아직도 예전 그대로 고통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고는 약간은 안타까운 소리로 그녀의 건강에 대해 염려스런 소리로 말한다.
[그래요...댁이 제 몸 상태를 알고 있으면서 고쳐주지를 않았잖아요.
그러니 이제 저도 편하게 살 수 있게 도와주지 않을래요.]
그녀도 숨기지 않는다.
여전히 약간의 고통을 받고 있으며 그걸 아는 차돌이가 고쳐줄 수 없느냐고 묻는 것이다.
사실 한별 이는 차돌이의 말을 반신반의했다.
처음 본 사람이 오로지 손 한번 잡아본 것에 불과한데 자기의 병세를 족집게처럼 알아낸 것이...더군다나 자기보다 몇 살 위이지만 새파랗게 젊은 사람이 배웠으면 얼마나 배웠다고........건방진 것 같다는 마음도 있었다.
물론 처음엔 너무나 놀라고 정확한 진단에 기가 질려 놀라움만 표했지만 설마하고 수없이 병원에 가보았지만 모두의 진단은 거의 비슷했고 가끔 찾아오는 고통은 여자로서는 조금 견디기가 힘들었다.
물론 처음에 차돌 이에게 그런 소리를 듣고 기주에게 부탁하여 만날 날도 잡았지만 갑자기 일어난 불상사에 자기의 병도 어쩔 수없이 그대로 간직해야 했었는데 이제 차돌이가 거의 회복한걸 보고는 자기의 병도 고쳐주었으면 하는 바 램 으로 이야기를 건넨 것이다.
[하하..고칠 수는 있어요. 물론 고통이 조금 따르는 것은 필수고.........
무엇보다 난 댓 가 없이는 아무 일도 하지를 않아요.
더군다나 예쁘고 사랑스러운 여자라면 그러한 규칙을 더욱 지키는 놈이라........
후후후........]
차돌이가 말꼬리를 흐리고 한별 이를 쳐다보고 웃는다.
묘한 웃음이다.
마치 넌 내손에 든 밥이 다 라는 것인지 징그럽기조차 한다.
그러나 한별 이는 아직 눈치를 채지 못하는 모양이다.
차돌이의 음흉한 웃음이 말해주는 것을..........
[고통쯤은 참아보겠어요. 그런데 댓 가라니.... 어떤 댓 가를 원하시는데요.....
돈이라면 얼마든지 드리지요.]
한별 이는 차돌이가 묘한 미소를 짓고 있자 이상하게 거부반응보다는 야릇한 심사로 바뀐다.
이미 기주로부터 여자가 되었고 이젠 섹스가 뭔가를 알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있는데 차돌이가 보내는 묘한 미소가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별 이는 차돌이가 맺지 못하는 뒷말이 궁금했다.
그리고 댓 가를 원하는 것을 보고 이 남자가 공짜로 무얼 해주지 않는 보기보다 짠돌이라는 느낌마저 들었지만 돈이라면 남부럽지 않게 모아두었으니 요구하는 데로 주겠다고 말한 것이다.
[돈이라........
아가씨가 얼마나 많은 돈이 있는지 모르지만 돈이라면 나도 있을 만큼 있소.
남자가 댓 가를 바라는 것이 꼭 돈뿐이 아니거늘........
눈치가 그렇게 없어서야.........흐흐흐..........]
차돌이가 그 말을 하고 다시 묘한 미소를 보내고는 고개를 먼 산으로 향한다.
결정은 알아서하라는 태도다.
한별 이는 차돌이가 말하는 것의 뜻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것이......
저 남자가 돈 말고 나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본다.
그리고 방금 저 남자가 짓는 음흉한 미소가 뭔가를 알려주는 것 같다.
한별 이는 대뜸 얼굴이 화끈 붉어진다.
그것은 너무나 얼토당토않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요구였다.
한별 이는 저 남자가 내가 누구의 여자가 되었으리라고 짐작할 만도 할 텐데 겁도 없이 나를 요구하는 것 같지 않는가.
그 대담함과 용기에 감복하면서도 어처구니가 없다.
아무리 기주가 좋아하고 어렵게 대해도 기주와는 엄청난 차이를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무엇이 이 사람으로 하여금 세상에 겁도 없이 자기 마음대로 살만큼 지독하게 강한 자존심과 능력을 베풀었는지... 여기 와서 본 것도 처음에는 까 무라 칠 듯 놀랐었고 뭔가가 있는 사람이다 생각했지만 나까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자존심인지 자부심인지 묘한 미소가 그리고 대담한 요구가 사람을 어지럽게 한다.
한별 이는 멍청해지고 말문이 막힌 듯 허수아비가 되어버렸다.
물론 한별 이는 차돌 이에게 호기심을 넘어 이젠 가까이 하고픈 욕망까지도 일고 있었지만 졸지에 대하는 엄청난 말에 제정신이 아닐 지경이었다.
갑자기 차돌 이에게 물러나고 지고 싶지 않은 용기가 솟는다.
과연 얼마나 대단한 남자라서 나를 손아귀에 집어 가지고 노는 듯이 하다니......
쾌심한 생각에 도리어 대담하게 변한다.
그의 요구가 진정 자기를 원하는 것인지 듣고 싶어졌다.
한별 이는 멍청하게 변한 얼굴에서 대담하고 당찬 표정으로 바뀌더니 앙칼진 목소리로 말을 받는다.
[좋아요. 그 요구가 평생 나를 얽어매는 무엇이라도 듣겠어요.
그러니 고쳐주세요.]
한별이가 꼬리를 내리고 무조건 항복 선언을 하고 만다.
차돌 이는 내심 바라고는 있었지만 한별이의 입에서 실로 엄청난 폭탄 같은 말이 나오자 처음엔 약간 당혹했으나 이미 한별이의 눈을 보고 짐작하는바 있어 금방 평정심을 가지고 역시 같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본다.
[후후후.....당신은 오늘 일을 어쩌면 후회할거야.........
난 모질고 독하게 여자를 장난감취급하며 노는 사람인데..........
하여간 치료를 원한다면 난 오늘 선금을 받고 싶은데 그럴 용기나 있을지........]
차돌이의 말은 자연스레 반말로 이어진다.
그리고 빈정거리고 있다.
널 여자로 대하지 않고 장난감처럼 마음대로 가지고 놀겠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들은 한별 이는 더욱 고개가 내려앉는다.
그리고 말을 못하고 있다.
너무나 대담한 말이 아닌가.
그래도 자기를 원한다면 부드럽게 대해주리라 여겼는데. 그런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저렇게 많은 여인들이 죽고 못 사는 것을 보고 호기심도 그리고 자기도 몰래 차돌 이에게 마음이 가고 있어 점잖게 말해주면 봇이기는 척하고 주고도 싶었는데. 이건 기대하고는 정 반대다.
자기는 원할 뿐이고 마음이 있어 자기 품에 안기려면 어떤 수치와 모욕도 감수해야 한다는 말이 아닌가....
내가 누구인데,,,,,,세상의 남자들이 나와 잠시라도 같이 있고 싶어 안달하는 나에게 한낱 창부보다 못한 짓도 해야 하며 그보다도 더한 것도 기쁘게 받아들여야한다는 말이다.
왈칵 눈물이 나려 하는 것을 억지로 참는다..
한별이가 부끄럽고 당혹스러워 말도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 차돌이가 걸음을 옮긴다.
[나 아플 때 그 방에도 왔다고 들었어.
난 직접 못 봐 유감이지만.........다리사이 링이 있 더 구만.......
우리 집 여자들 모두에게도 하라고 할참이야.......
난 그렇게 하고 다니는 여자를 무지 좋아하니......흐흐흐.......]
한별 이는 다시 진저리를 치며 수그러진다.
차돌이가 지나가는 말로 하는 것 같지만 의미심장한 말이 아닌가.....
내 몸이 어떠한지 다 알고 있으니 더 이상 부끄러워하거나 숨길 몸도 아니라는 말이다.
한별 이는 차돌이가 정신을 잃고 있을 때 몇 번이나 망설이다가 지란 이와 몇 번 나신이 되어 그 방에 들어갔고 그러다가 여러 사람과 같이 들어간 적이 있었다.
그때는 여자들뿐이고 차돌 이는 혼미한 상태라 별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 그것마저 알고 있다면 자기의 벗은 몸을 무언가가 기록으로 남겨 차돌 이에게 보여줬다는 말이다.
정말 부끄러워 고개도 들 수 없다.
그걸 강요하고 착용하게 한 기주가 원망스러워진다.
물론 차돌이의 여자들이 호기심어린 눈으로 보았지만 아무도 왜 무엇 때문에 라며 묻질 않았고 그것이 한두 번이 되다보니 예사롭지 않게 되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여자들만이 아는 비밀이라 여겼는데 차돌이가 자기의 말 못하는 비밀을 알고 음흉하게 웃으며 빈정거리며 가지 않는가.
그녀는 문득 지란이가 한 말이 생각난다.
[그분을 조금이라도 우린 거 스리지 못해.
그분에겐 그럴 자격이 있고 우린 그분을 숭배 하는 거야
넌 이해 못해,
우린 그분을 거 스리는 그날이 그분을 보는 마지막이 된다는 걸 알고 있기에
무서워 해....]
지란은 차돌 이를 붙잡아야한다고 생각했다.
이대로 보낸다면 이젠 영원히 저사람 과는 이별일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
한별 이는 자기도 모르게 큰소리로 말한다.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고 있던 머리를 벼락같이 치켜들며 외치는 것이다.
[시키는 대로 할게요.....그러니 제발 가지마세요.]
한별 이는 다시 고개를 숙인다.
처녀의 입으로 부끄러운 말을 스스로 해야 했으니 어찌 고개를 들고 마주볼 수가 있겠는가.
그러나 차돌이의 발걸음은 잠시 멈칫하더니 그대로 가버린다.
[난 받고 싶지만, 그러지를 못해, 여자문제는 전적으로 우리 누나의 결정이 필요해.
누나의 결정이 어떻게 내려질지는 네가 할 일이고 난 그걸 선택할 권한이 없는
사람이야.
적어도 이집에서는........후후후. 잘해 봐..........]
차돌이가 멀 찌기 사라져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고 있다.
한별 이는 혼자 남았다.
그의 눈가에는 촉촉이 이슬이 맺혀 있었다.
힘들고 부끄러운 소리까지도 했는데 그것마저 무시당하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이제껏 살아오면서 이런 꼴을 언제 한번 당해 모았는가.
아니 당하리라고 상상이나 해 보았는가.
그런데 지금 그 상상을 넘어선 상황이지 않는가.
남자에게 부끄러운 소리까지도 했는데 그걸 하려면 자기의 누나에게 승인까지 받아야 한다니 지금이라도 자리를 박차고 가고 싶은데 무엇이 나의 발목을 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지 서럽기만 하다.
왜 내가 이런 망신을 당해야 하는가......
치료 없이 주기적으로 오는 고통 그것은 별거 아니지 않았는가.
살을 에 이도록 심하게 고통이 온 것도 아니었는데.....
치료를 핑계로 날 주겠다는 무언의 언약을 했는데도 내가 별로라는 표정을 보이다니 자손심이 상하고 속까지 부글부글 끓어오르도록 화가 나며 눈물이 스스로를 자제치 못하고 그만 눈을 타고 흘러내리고 만다.
그 자리에 쪼그리고 앉아 울고 있는데 누군가가 어깨를 안아준다.
[봐. 이것아. 저분에게 다가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아....
난 이 나이에서도 했어, 그리고 겨우 그분과 그분주위로부터 인정받았어.
그러니 포기해.
넌 다른 삶을 살아도 행복하게 살 건데 왜 이상한데 관심을 가져서는.. 쯔 쯔 쯧.....]
지란이었다.
지란은 멀 찌기 두 사람을 어찌되나 눈여겨보고 있다가 한별이 눈물을 흘리며 앉는 것을 보고는 살며시 다가와 한별 이를 위로해주는 것이다.
[싫어, 어머니.....난 꼭 알아봐야겠어. 정말 대단한지.........흥..]
한별 이는 눈물이 젖어 범벅이 된 얼굴을 꼿꼿이 치켜들고는 앙칼지게 말한다.
[그래..그건 내 맘이니 내가 어찌할 수는 없지만.....
지금 이런 모습으로는 그분만큼이나 대단한 큰형님을 어쩌지 못하는데.....
그리고 이런 자리에서 운다면 더욱 그러하고.
마음을 모질게 먹지 못하면 어림도 없는 일이야...
어때 이렇게 계속 있을 거야, 화장고치고 저기로 갈 거야.......]
지란이 위로인지 충고인지도 모를 소리로 한별 이를 타이른다.
그리고 지금 울어서는 안 되는 자리란 걸 인식시켜준다.
이렇게 좋은 분위기를 네가 망쳐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어머니...........흑. 흑..........]
한별은 지란의 말을 이해하고 그러고 싶지만 마음과는 달리 눈물이 앞선다.
그만 지란의 품에 안겨 흐느끼고 만다.
지란은 한동안 한별 이를 그대로 둔다.
한별이가 어느 정도 진정이 된 듯하자 지란은 그녀를 밀친다.
그리고 조그마한 백을 건넨다.
[여기 있다. 네 가방에서 꺼내온 것이야.
빨리 고쳐. 모두가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잖아......]
[치 이. 쳐다보려면 보라지..........]
한껏 토라지고 비틀어 진 목소리다.
그러면서 한별 이는 지란에게서 조그마한 백을 건네받고 그 속의 내용물을 꺼내더니 화장을 고친다.
지란은 그런 그녀를 보고 있다.
지란은 마음속으로 너도 그분의 종이 되려하는구나....
너도 알 수없는 그분의 매력에 일생을 그분의 종으로 살려하는구나....
같은 여자의 입장으로 이해도 되지만 무언가 안타까운 마음도 드는 것은 왜일까..
지란은 화장을 하고 있는 한별이가 대단하게 보이다가도 측은하게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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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돌 이는 지금 낯선 여자들과 인사를 나누고는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두 분 형수, 우리 형님들을 잘 보필해야하는 건 알죠.
그리고 이 세상 다할 때까지 우리 모두 함께 삽시다.]
차돌 이는 두 여자가 외팔이와 종 민이의 처라는 것을 듣고 손수 찾아와 인사하고 정담을 나누는 것이다.
실로 아파 누워 아무것도 모르는 세월 속에서 많은 일이 생겨났던 것이다.
차돌 이는 두 형이 결혼하여 가정을 가지게 되어 조금은 편안하게 안주할 수 있겠구나 여기니 마치 자기 일처럼 반갑고 기뻤던 것이다.
[호호. 아주버님이 우리 저 양반들을 바로 살게 해 주셨는데.........
우린 이 은혜를 잊지 않을 거 에요.]
나이가 약간 든 여자 외팔이의 처가 말을 한다.
토속적인 미모였다.
정말 편하고 누구라도 쉽게 친하고 싶고 말을 나누고 싶은 그런 미모를 갖춘 여자였다.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입술을 가리고 웃으며 말을 하는 모습이 여간 예뻐 보이지 않는다.
[무슨 말씀을....난 해준 것이 없어요.
그리고 아주버님이라니 당치도 않습니다.]
차돌이가 놀란 눈을 하고는 두 여자를 쳐다본다.
내가 형수라 불러야하고 마땅히 도련님이나 삼촌으로 칭해야 옳은데 아주버님이라니 그 말은 자기남편의 손위 사람이라는 뜻이다.
[호호호... 저 이가 그랬어요.
아주버님이 뭐라 하건 뭐라 부르건 그렇게 해야 한다고.
우린 그렇게 할 거 에요.
그렇게 하는 것이 맞는 것 같고 같이 지내려면 그게 편할 것 같아요......호호호......]
역시 여자의 관찰력은 예민했다.
외팔이의 처는 차돌이의 여자들 중 자기보다 손위이고 어마어마한 배경을 가진 여자도 있는데 괜히 윗사람을 자처하다가는 그 여자들의 눈총을 받기 십상이라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하하하.......더 이상 두 분을 종용하진 않겠습니다.
그러나 멀리하려해선 절대 안 됩니다.
우린 가족입니다.
어렵고 괴로운 일, 남이 모르는 것도 가족은 알아야하고 서로 보살피고 도와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난 외로운 사람이고 또 그렇게 지내기 위해 이일을 한 것입니다.
그러니 두 분 형수가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야 합니다.]
차돌이도 환히 웃으며 더 이상 호칭에 관해서는 토를 달지 않는다.
두 형수가 그러는 이유를 알 것 같고 무엇보다 자기보다 나이 많은 사람을 아랫사람으로 보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또한 남편이 죽음도 마다않고 모시는 사람을 함부로 대하기도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았고 대신 두 형수가 여기 와서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가족의 화목을 다지는데 앞장서달라는 말로 대신한 것이다.
[물론이에요, 죽으면 없어질 몸.... 아끼지 않을래요.
그리고 저분이 사람다운 일을 하면 난 무엇이든 저분을 따르기로 했어요.
난 지금 하늘을 나는 것 같이 기분이 좋아요.
최선을 다할게요, 그러니 염려 놓으세요.]
외팔이처가 웃으며 기운차게 대답한다.
입가엔 미소로 잔뜩 그려져 있지만 어느새 그녀의 편안하고 맑은 눈망울엔 촉촉이 물기로 번지고 있었다.
아마 외팔이가 어두운 세계를 청산하고 사람다운 일을 하며 산다는 것이 좋은 모양이다.
허긴 왜 그러지 않겠는가. 배운 것 없고 오로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어릴 때부터 주먹질과 욕설뿐이었는데 지금 그 모든 것을 극복하고 점잖은 옷차림에 만나는 사람 모두가 점잖은 사람 아니면 자기보다 어렵고 불쌍한 사람들 아닌가.
그 사람들을 위해 뭔가 할 일을 만들어주려고 애쓰는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도록 감동을 받은 것이다.
그것뿐인가, 자기처럼 어두운 세계에서 허덕이는 사람들을 한사람이라도 밝은 곳에 끌어내어 사람답게 살게 해주려고 불철주야 뛰어다니는 것이 그녀에겐 감동 그 자체였던 것이다.
그런 남편이 되게 만들어준 사람에게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 마음인데 부탁이라니 얼토당토 되지도 않다는 뜻을 밝혀주고 그만 감격에 모습은 웃고 있지만 어느새 눈물이 맺혀지는 것을 막지 못하고 있었다.
[허허허. 이런 내가 괜한 기우를 했네요.
좌우간 오늘은 기쁜 날입니다. 마음껏 마시고 놀도록 해요.
그리고 며칠 후면 우리 가족 모두가 한자리에 앉아 식사할 수 있겠지요.하하하........]
차돌 이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외팔이의 처가 눈물을 떨어뜨리는 장면을 보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기분이 좋아 잘하자고 말한 것이었는데............
저 멀리 힐끔거리며 쳐다보는 외팔이와 종 민이의 눈치도 있었다.
그건 자기를 나무라는 눈빛이 아니었고 행여나 자기마누라가 실수라도 할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라는 건 지각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눈치 챌 정도로 둘은 좌불안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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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돌 이는 거실 한복판 넓고 둥그런 침대에 홀로 누워 있었다.
두 눈을 껌벅이며 천정만 바라보고 있는 그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가끔 히죽거리며 빈정대는 웃음을 짓고 있었다.
아무것도 덮지 않고 누워있는 그는 실오라기 하나 없는 발가숭이다.
시커먼 털 오라기로 덮인 가슴이 그 동안의 병고에 야윈 몸 뚱 아리를 감추고 있었다.
그리고 배를 타고 일직선으로 내려뻗은 털 선을 따라 배꼽 아래로는 역시 가슴과 같은 시커멓고 긴 털로 밀림을 이루다시피 하고 있다.
마치 그곳만 보노라면 원숭이라 해도 좋을 만큼 많은 털이 차돌이의 상체와 허리아래를 덮고 있다고 표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허리아래 원시림 속에 힘차게 뻗어 나온 거대한 나무가 있다.
모진 풍상과 비바람에 시달리고 괴롭힘을 당하였는지 한껏 휘어진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고목이 있었으니 지금 그 고목은 바람이 없는데도 마구 꿈틀거리고 있다.
가는 털 숲들은 움직임도 없는데 그렇게 큰 거목이 마구 움직이고 있으니 마치 어린아이가 젖 달라고 보채는 것 같다.
차돌 이는 고개만 옆으로 돌려 창을 본다.
주위는 어둑어둑해 있었다.
아무른 천도 걸쳐있지 않는 창은 보통크기를 한참이나 넘은 큰 것이기에 주위의 환경을 보다 넓게 볼 수 있었다.
밖에선 안을 볼 수없는 특수유리로 만든 문이라고는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모두를 노출시켜놓고 살아도 괜찮을지 문득 의문이 든다.
그리고 그의 귀에 천정 한편에 달린 환풍구 같은 곳에서 말소리가 들려온다.
이집은 완전 방음이라 새어나갈 소리도 없지만 들리는 소리도 없을 것인데 천장의 환풍구처럼 해 놓은 곳에서 말소리가 들리는 것은 본채에서 하는 말을 이곳을 통하여 들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다.
모든 것은 이곳을 위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거실뿐인 것 같이 전부 노출되어있지만 유리로 만든 칸막이가 있었고 그 벽면에는 여러 대의 tv도 설치되어 있는 것도 보인다.
이것은 차돌이가 보고자하면 본채의 어디라도 볼 수 있게 설치해놓은 장치였다.
이곳의 모든 것이 차돌이의 것이고 그렇다면 우리의 주인은 우리의 일상생활까지 보는 것은 당연하고 그렇게 함으로 우리가 그를 믿는 믿음을 확고하게 보여주는 것이라 믿었기에 모두는 그런 설치를 하는 것에 조금도 이의를 달지 않았고 이것 외에도 여러 가지 장치를 해서 차돌이가 원하면 아방궁에서 자기들이 본채에 있어도 마치 옆에서 보는 것처럼 느끼도록 만들어 놓은 집이였다.
차돌 이는 그 장치의 하나로 본채에서 재잘대는 여자들의 소리를 약하게나마 듣고 있었다.
지금 이방의 정적 속으로......간간이 웃음소리와 더불어 보람 없이 들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잠잠해진다.
조금 있으니 통로현관 자동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긴 그림자가 이는 것이 느껴진다.
그림자를 드리운 주인공은 유리문을 들어서서는 잠시 머뭇거리는 것 같다.
그리고 천천히 발자국소리가 들리며 그 소리는 점점 가까워 온다.
차돌 이는 소리 나는 곳으로 귀를 쫑 곳 세운다.
길 다란 그림자가 차돌이의 몸을 천천히 잠식하더니 그 그림자의 주인이 차돌이가 누워있는 침대에 살 짜기 앉는다.
차돌 이는 그때서야 고개를 돌려 그림자의 주인을 쳐다본다.
꽃처럼 화사하고 언제나 가슴 뭉클하게 하는 그리운 얼굴, 항상 품에 넣어 다녀도 뭔가 아쉬움이 남는 자기의 영원한 사랑이자 모두인 누나 선영이가 벌거벗은 몸으로 풍만한 가슴을 들어낸 체 자기를 쳐다보며 미소 짓고 있었다.
[아......누나........]
차돌 이는 덥석 누나를 안는다.
그리고 번개같이 누나의 풍만한 가슴 가운데 매달린 제법 굵은 앵두에 입을 갖다 대고는 허겁지겁 빨아댄다.
[아야....아파..살살............]
선영 이는 차돌 이를 밀치지 않는다.
그런 동생의 머릿결을 쓰다듬어 주면서 동생이 자기가슴을 보다 편하게 빨 수 있도록 허리를 뒤로 제켜주기까지 한다.
선영인 가슴알갱이 젖꼭지가 빠져나가는 아픔을 느낀다.
차돌이가 너무나 힘차게 흡입했기 때문에 야릇한 흥분보다는 살이 떨어져나가는 고통을 느낀다.
허나 선영인 여전히 웃고 있다.
넓고 단아한 이마아래 우뚝 선 콧날 아래 있는 입은 여전히 미소를 머금고 있으나 이마아래 두 눈만은 이슬이 영글고 기쁜 듯 애처로운 듯 알 수없는 빛을 담고 그렁그렁 눈물이 맺히고 있었다.
[그래, 나의 모든 것은 전부 네 꺼야.....
진즉 이렇게 했으면..........그런데 주인, 내 가슴이 흉하지 않아.
더 커지고 늘어지고 했는데..........]
선영인 얼마만인지 몰랐다.
차돌이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여자의 몸을 탐 한지가........이건 차돌이가 모두 회복되었다는 이야기도 된다.
동생이 회복되어 기쁘기도 하지만 회복되자말자 오늘 이상한 경우를 당한 선영이고 그걸 허락하고 나서는 동생이 얄미워지기까지 하는 것이다.
그러나 동생이 자기에게 집착해있는 지금 모습은 쾌락을 위해 가슴을 애무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어머니의 젖을 빠는 아이의 순진무구한 표정이었기에 그 모습이 안타까워 동생이 추구하는 상대역을 조금이라도 대신하고파 자식을 돌보는 어머니의 눈동자가 되어 있었으며 손은 한없이 차돌이의 머리와 온몸을 쓰다듬어 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자식을 낳은 몸이라 볼품없이 변한 것 같은 자신의 젖가슴에 불안을 가지고 슬며시 차돌 이에게 자기의 마음을 비쳐 보인 것이다.
한참을 애무하던 차돌이가 누나의 가슴에서 입을 뗀다.
그리고 누나의 몸을 당겨 자기 옆에 눕도록 하더니 몸을 모로 하고 누나의 눈동자를 주시하며 웃어준다.
[피 이...누나도 사람이야......
자식이 있는 엄마이니 그렇지.
사실 난 누나도 소영이도 가끔은 미워.
이 가슴은 내 것인데 언제부터 소영이것이 되어있더라고....
누난 왜 모유를 고집하는지 알다가도 모르겠어.]
차돌 이는 불만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의 얼굴은 어디에도 불만은 없다.
아무리 입을 삐죽거리고 불퉁하게 말해도 눈빛은 속이지 못하는 법이다.
[호호호.....그랬어. 그래 난 주인도 그리고 소영이도 내겐 모두 소중해......
더군다나 소영인 특별한 아이야.
어쩜 커서 엄마아빠를 원망하며 세상을 비관하며 살지도 모를 아이야.
난 그 아이에게 변명할 아무것도 없어.
다만 그렇게 되기 전에 내가 할 수 있는 무엇이든 해주고 싶을 뿐이야.....
그게 네겐 불만이었는가 봐. 호호호.........]
선영인 웃고 있지만 눈은 울고 있다.
아이가 자라 나중에 어른이 되어 자기의 뿌리를 알고서 만약 괴로워하고 비관한다면 어찌 엄마가 되어 그걸 볼 수 있으리.
차라리 낳지 말았어야 할 아이라 느껴지면서도 그렇게 보고 싶어 했던 아이가 아닌가.
나중에 어떤 변고가 닥쳐오더라도 지금은 후회하지 않으리라 여기고 행한 일이지만 아이를 생각하고 그 아이가 장차 커서 자기가 세상에 태어나선 안 될 아이라며 비관하여 무서운 일이라도 저지른다면. 아.....상상도 하기 싫은 생각이 아닌가.
그러나 지금은 차돌이가 회복하고 축배를 든 날이다.
오늘만은 차돌 이를 편하게 해주고 싶었고 무엇이든 마음대로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소리 내어 웃으며 행복한 표정을 지은 것이다.
[치 이. 누난 울어야할 일을 웃고 있어.
우린 그때까지만 살자 누나..
소영이가 자기를 비관한다면 우리먼저 저세상으로 가버리자고.....
차라리 무슨 말로도 변명 못할 죄인인데............에이..괜히 울적해지네.......]
차돌 이는 누나의 말에 동의하면서도 그만 서글픔에 짜증을 낸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잊으려는 듯 한손을 내려 수 부덕하고 긴 그리고 꾸불꾸불한 누나의 아랫배아래 밀림으로 손을 내려 그곳을 쓰다듬는다.
손바닥으로 까칠까칠하고 그러면서도 부드러운 촉감에 아까부터 달아있는 자지에 힘이 가중되어 주체할 수가 없게 됨을 느낀다.
차돌 이는 상체를 세우고 누나를 덮칠 자세를 갖추려고 한다.
그러나 선영 이는 재빨리 몸을 일으키고는 차돌 이를 보며 묘한 미소를 보낸다.
[피 이.....넌 오늘 우리보다 더 가지고 싶은 사람이 있잖아.......
오늘은 너도 모두도 좋은날이라 별식을 넣어줄게....
잘해봐........늑대... 악마... 변태... 말미잘...
그리고 사실 우리는 앞으로의 각자 분담을 의논해야해.........
그러니 오늘은 별식으로 하고 내일은 누나를 잊으면 안 돼.......알았지, 변태아저씨.......]
선영 이는 그런 말을 남기고 번개같이 통로로 향하여 달려가더니 재빨리 사라진다.
차돌 이는 닭 쫒던 개가 된 꼴 이였다.
잠깐 멍하니 해 있던 차돌 이는 누나가 말하는 별식이란 소리에 무언가 생각난 듯이 음침한 미소를 그리며 흥얼거리며 웃고 있다.
아마 차돌이의 머릿속에 오늘 미녀를 어떤 식으로 수치와 쾌락을 줄지 그리고 고통스러워하거나 수치에도 어쩌지 못하는 잘난 얼굴을 그리며 빈정거리듯 웃고 있는 것이다.
차돌이의 생각대로 오늘 그가 생각하는 사람이 온다면 가히 천하의 음 적을 맞는 불행한 여자가 생겨나는 것일 텐데.......한별이가 아닐는지............
차돌 이는 세웠던 상체를 다시 눕히고는 아까처럼 멍한 표정으로 돌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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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오래 걸리지도 않았다.
통로의 유리문이 열리는 기척이 들리고 다시 그림자가 일렁이더니 여러 개의 발자국이 들린다.
그 발자국은 차돌이가 누워있는 널따란 침대부근에서 멈추더니 꼼짝을 앉는다.
차돌 이는 누군가가 다가와 침대 옆에 서더니 더 이상 움직임이 없자 슬그머니 고개를 옆으로 하여 들어온 사람이 누구인지 살펴본다.
차돌 이는 들어온 여자들을 보고 순간 흠칫했으나 재빨리 그런 표정을 감추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무뚝뚝하게 말한다.
[어라, 너희들도 왔어.
오늘은 정말 별다른 날이네. 연예인이라는 여자를.....그것도 한꺼번에 세 명이나......
분명히 말하지만 난 섹스엔 변태고 이방에서는 내가 못할 짓도 없어.
아가씨들도 보았거나 지금 보지만 이방엔 내 여자들의 나신상과 오직 섹스에 필요한
물건 말고는 별로 없다시피 한 곳이야.
그러니 내가 원하는 바대로 행하지 못한다거나 주저하겠다면 기회를 주지.
지금이라도 여기서 나간다면 세상에 다시없는 고통과 수치를 면할 거야........
아가씨들이 선택해, 선택의 시간은 일분이야.........]
그렇게 말한 차돌 이는 고개를 바로하고는 슬며시 눈을 감는다.
차돌이의 귓전에 한숨소리와 이상한 신음소리가 약하게 들려온다.
그 소리는 여자들이 내는 갈등의 소리일 것이다.
자의로 들어왔건 타의로 들어왔건 이미 발가벗고 들어와 금방 자기가 볼 것은 이미 보았고 또한 자기가 한말의 진의가 얼마만큼의 강도를 나타내는지 몰라 겁도 날것이다.
남자를 알건 모르던 간에 아직 나이는 어리지 않는가.......
이미 남자관계가 있다손 치더라도 누가 이런 여자를 함부로 대했으리........
그런데 자기가 너희들은 여기 있으면 엄청난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엄포 아닌 엄포에 겁을 집어먹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머뭇거리는 것은 자기에게 관심이 있다는 증거일 것이고.....
차돌 이는 그들이 나가지 못할 것이라 자신하고 있었다.
여자가 발가벗고 들어와 이미 남자에게 몸을 바치려하였고 더군다나 하나가 아닌 세 여자를 안는다는 것에 처음엔 서로를 마주보기가 민망하고 부끄럽기도 했지만 동료의식을 느껴서인지 어느새 위안이 되기도 했을 것이다.
차돌 이는 일분이 지났음을 알고는 다시 고개를 옆으로 돌린다.
그리고 벼락같이 고함을 지른다.
[이런 섞을 것들이......지금부터 너희들은 내 하인이며 종이야.
내가 기회를 주었음에도 행하지 않았다는 것은 내 종이길 자처했음이니 이제부턴
각오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아직까지 손바닥으로 잘나지도 않은 사타구니를 가리고 있다니......
정말 모진 벌을 받아야 정신을 차리겠어.
그래도 손 안올려.......이것들이.........]
차돌이가 얼굴에 분기를 띠고는 벌떡 일어난다.
세 여자는 깜작 놀라며 자기도 모르게 두 손을 높이 들고 만다.
세 여자 그들은 한별 이를 위시해서 오연수와 최 진희였다.
여자들은 여기 들어오기 전에 몇 번이고 여길 들어가는 걸 포기하라는 언질을 받았다.
하지만 한별 이는 이미 각오한바있어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나중에 자기도 식구로 받아들여달라고 오히려 간청까지 했었다.
그러나 연수와 진희는 너무 겁이 났고 부끄러웠다.
혼자 아무도 모르게 남자에게 안긴다면 몰라도 같은 여자가 둘이나 같이 있으니 얼마나 민망하고 황당했는가.
그러나 이집의 여자들은 그것이 예사 화 되어있었고 또 자기보다 미모나 인기가 하늘같은 한별 이와 같이 행동한다는 것에 커다란 결심을 하게 된 것이다.
한별이가 저렇게 한다면 차돌 이에게는 정말 알지 못 한 매력이 있을 것이다.
예전에도 그러한 마음을 품었고 오늘 지란을 따라와서 보니 얼마나 근사하였던가.
지란이 살며시 부추기는 것도 있었고 이집 여자들의 우두머리인 선영이가 그렇게 겁을 주는데도 이방에 용기를 내어 들어온 것은 호기심도 있었고 차돌이의 매력을 알아내기도 할 겸 한번 자기의 남자로 만들어 나만을 그리게 만들어 보겠다는 그런 속셈도 있었다.
그런데 처음 인사가 욕설이고 고함이라니...잘못 들어왔구나, 그런 생각이 불같이 들었지만 이미 호랑이굴속에 들어온 몸이라 이젠 도망칠 곳도 없지 않는가.
그러니 차돌이의 호통에 어찌 놀라고 겁이 나지 않으리.........세 여자는 마치 벌 받는 어린아이처럼 두 손을 높이 쳐들고 두 다리에 힘을 주어 사타구니를 최대한 감춰보려는 모션을 취한 것이다.
[하나도 마음에 들지 않는 군.........
오늘 말고는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는 사타구니를 해 가지고는......
쯧쯧....이방의 여자 사진도 보지 못했나.........
하여간 내 취향은 아니지만.....너희들이 날 잡수시오하고 주고 나도 아쉬우니 넘어간다.
다음에 행여 날 보고자한다면 저 정도 이상으로 만들지 않고는 못 볼 줄이나 알아......
하긴 보고 싶지도 않겠지만 흐흐흐.......
자........이젠 이리와 날 황홀하게 만들어봐......최선을 다해서 말이야.
특히 한별이 네년은 더욱 신경 써야 할 것이야...흐흐흐...]
차돌 이는 빈정거리고 있었다.
마치 모욕을 주지 못해 안달한 사람 같았다.
세 여자는 차돌이의 말에 얼굴이 시뻘겋게 변하고 만다.
수치라도 이런 수치가 어디 있을까........
남들이 못 봐 안달하는 우리 몸을 마치 창녀의 몸을 보듯 경멸하고 있으니........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방의 왕은 차돌이고 지금 자기들의 입장은 종이였을 뿐이니.........
세 여자는 발갛게 변한 얼굴로 서로를 마주보더니 슬며시 고개를 돌리고는 추 춤 추 춤 차돌 이에게 다가온다.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차돌이의 몸에 손을 갖다 댄다.
차돌이의 몸 한가운데 자기들의 손목보다도 굵고 휘어진 요상한 자지가 눈에 걸리고 그것을 피하려고 고개를 돌리다보니 서로의 민망한 표정이 자주 마주치기도 한다.
[어라.....이것밖에.......정말 이 정도밖에 못해........
연기하는거야..... 지금........나 지금 무지하게 성질 참고 있어.
씹할 년들, 오늘 처음 나 머리털 나고 두 번 말해본다.
정말 이런 식으로 하면 너희들 우리식구들 숙소에 던져버리고 말겠어.........
그 곳에서 여러 사내들에게 기술을 전수받게 만들어서 데리고 놀아야지..씹 년들..]
차돌이가 이런 사람이 아닌데 이상하게도 욕설을 가미하여 여자들을 협박하고 있다.
그렇다.
지금 차돌이의 마음 심리에 인기를 먹고사는 여자들에 대한 묘한 반감을 가지고 있었다.
너희들이 잘나면 얼마나 잘났으리.... 남자에게 결국은 매달리고 아양 떨 수밖에 없는 동물일진데.........
지금 잘난 체...다른 여자보다 특별난 체 하는 그 얼굴이 이상하게도 반감을 일으켜 일부러 수치와 모욕을 주고 있었다.
그리해서 너희들도 한낱 남자의 정액을 받는 도구일 뿐이라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함인지.......
하여간 차돌이의 공갈에 여자들은 또다시 겁을 집어 먹었다.
누군 이 남자의 사랑을 얻기 위해 명예도 자손심도 모두 버리고 이남자의 오물이라도 이 남자가 원하면 스스럼없이 먹을 자신이 있다고 했는데........이 남자의 무엇 하나 거슬릴 수도 없다고 했는데....그리고 이 남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수천 배의 위력을 지닌 남자라 이 남자를 거슬리고도 살아남을 사람은 이 지구상에는 없을 것이 다 라고 했는데 이 남자가 정말 화가나 그런 마음이 생긴다면 진정 그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던 것이다.
여자들은 갑자기 동작이 빨라졌다.
머뭇거리는 손길이 대담해졌고 매끄러운 피부를 접촉하여 비비기도 하였다.
심지어는 풍만한 가슴으로 허벅지를 누르는가 하면 예쁜 입술로 털이 무성한 가슴의 꼭지를 찾아내 담기도 하기 시작한다.
처음이 망설여지고 어려운 법이다.
일단 용기를 가지고 대담한 행동을 하기 시작하니 행위는 서로를 의식하는지 점점 과열되고
대담해지는 것이다.
차돌 이는 자기의 자지가 누구의 부드러운 손에 잡혀지고 쓰다듬어지며 그리고 첨단에 까칠한 혀가 닿더니 어느 샌가 좁은 입안으로 함몰되는 것을 느낀다.
.
한별 이는 알 수없는 공포감에 떨었다.
차돌이의 엄포에 순간 겁에 질려 그에게 몸을 밀착시켜 눈을 감고 있는 차돌이의 입에 키스를 하였지만 차돌이의 입은 열리지 않았다.
그녀는 입술에서 볼로 이마로 눈두덩으로 귀로 얼굴전체를 혀로 쓸고 다니면서도 일말의 불안한 공포심을 지울 수가 없었다.
나 말고 연수와 진희도 열심히 차돌이의 몸에 손과 입을 동원하여 애무하고 있지만 그녀들의 얼굴에도 무언가 불안한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한별 이는 차돌이의 얼굴을 애무하면서 신에게 빈다.
신이시여........도대체 신은 무얼 하시기에 끔직스럽고 한결같은 이 위기를 평온으로 바꿔주지 않는단 말인가.
내가 아는 저 남자는 이런 사람이 아니었다.
지금 저 남자의 마음속에는 안기를 먹고사는 우리들에게 뭔가 반항 심리로 괴롭히고 있는 것 같지 않는가.
우리도 여자이고 남자에게 사랑받으며 부드럽고 다정스런 대접을 받고 싶은데......선배의 결혼생활이나 남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전부다 무지하게 괴롭히고 싶어서 안달하지만 차마 못하고 억지로 자제하며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주려 애쓴다 하지 않았던가.....
왜 우리 대중의 인기를 먹고사는 여자들은 남자에게 더한 괴롭힘을 당해야 하는지.......
지금 내가 애무하고 있는 이 남자는 어쩌면 진심으로 내가 사랑하고픈 남자인 것 같았는데 이토록 나를 힘들게 괴롭히려 하는지. 진정 그는 나의 사랑을 받는 것이 겁이 나는 것인지, 아니면 진정 미워 날 괴롭히려 드는 것인지.......어찌하건 지금 불안하고 민망한 이런 분위기를 다소나마 평온하고 부드러워지게 해달라고 신에게 빌고 있었다.
신은 인간의 모든 것을 조종하지 않는가.....
인간의 온갖 꿈이 이루게 할 수 있는 능력도 그리고 죽음도...그러니 하잘것없는 육체로부터 피어나서 가래침처럼 그의 몸 위에 떨어진 더럽고 추잡한 욕정의 비애로부터 이 사람을 구제해서 다른 여인들과 마찬가지로 대접받으며 부드러움 속에 오늘 정사를 치룰 수 있게 도와달라고 빌었다.
그리하여 이렇게 얽혀진 우리와 그의 육체에서 위안과 해방을 찾고 미소와 사랑 속에서 이 밤을 같이할 수 있도록 하게 해달라고 빌었다.
비록 일반인이나 다른 사람들이 들었거나 우리들의 이런 행위가 드러나면 우리가 지금껏 갈구하고 살아온 지난 세월에 오점은 물론 앞으로의 살아갈 세월도 검은 암흑과 같이 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지만 우린 악마의 소굴에 스스로 찾아왔고 지금 그 소굴의 왕 앞에서 한낱 꼬리 내린 강아지 꼴이 되어 왕의 명을 기다리며 충실히 따라야만 하는 철저한 종이 아니던가.
허지만 나는 이 단순하고도 끔직한 비밀을 누군가와 공유하며 행하는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내가 원했고 나의 피 속에 무엇이 있어 그런 용기를 가지게 했는지는 몰라도 어쩜 모두가 나에게 쩔쩔매는 모습과는 정반대인 이 남자에게 조금씩 진한 매력이 스며온다.
그러나 지금껏 살아오면서 배우고 행해야하는 도덕과는 진정 내가생각한 모든 것과는 틀 린 실로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자기를 슬프게 했으며 이럴 수도 있는구나하는 남자의 위대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도 같이 생겨나 묘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한별 이는 또 다른 생각이 고개를 든다.
정말 이 남자가 나를 세상에 다시없는 창녀로 생각해 끔직하고 소름끼치도록 괴롭히고 다스려주길 바라는 마음이 일어난 것이다.
누가 있어 나를 함부로 할 수 있으리.........
여자는 남자에게 존속되는 법이거늘 지금까지 누가 있어 나를 함부로 대할 용기를 가지고 덤벼 든 이가 있었는가.
이 남자 진정 진정한 사내가 아닌가.
차라리 이 남자의 진정한 노리개가 되고 싶어졌다.
그래서 남자의 한마디가 세상의 무엇보다 우선하여 그 남자의 명에 죽고 사는 여자기 되고 싶어졌다.
지금까지 가꿔온 미모와 명예는 이 남자를 만나기 위한 도구였을 뿐 이 남자를 만나고 난 뒤에는 그런 것이 아무른 도움도 될 수 없다고 느껴진다.
오로지 순종하고 그의 기분을 맞춰가며 그리해서 같이 즐거움과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한별 이는 그런 마음이 마음한구석에서 아주 잔잔히 일어나더니 급기야 겉잡을 수없는 심정이 된다.
그녀는 진정 종이 되길 바라는가.
표정이 점점 화사해지고 요사하게 변모한다.
입을 스치는 차돌이의 살갗에 힘이 가해지고 빨아들이는 압력도 가중된다.
한별 이는 몸을 움직인다.
그리고 재빨리 상체를 아래로 내려 연수가 물고 있는 평소 더럽다고 인정되는 곳 차돌이의 남성에 입을 갖다 댄다.
순간 연수도 흠칫 놀라는가 하더니 눈웃음을 치며 반겨준다.
연수는 아마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네년이 우리보다 인기가 많고 미모가 뛰어나지만 한낱 남자 앞에서 꼬리치는 모습은 우리랑 틀 린 게 없다는 그런 생각을.........
연수는 물고 있던 자지를 한별에게 내어준다.
한별 이는 사양치 않고 연수의 타액이 칠해져 번뜩이는 자지를 입에 품는다.
입안이 아리하게 느껴질 만큼 엄청난 압박이 가해진다.
숨이 막히고 눈물이 날 정도로 호흡이 곤란해지고 입천장을 가르며 밀려온 살덩이가 목구멍에 걸려 더 이상 들어가지 못하고 멈춘다.
한별 이는 있는 데로 입을 벌리고 갑자기 온 충격에 답답함과 고통에 눈물이 돋았으나 용감하게 자기를 지켜보고 있는 연수에게 눈빛을 주고는 자지를 위아래로 천천히 움직여준다.
[어머.....너무 잘한다. 한별양은 경험이 많나봐.........
안 해보고는 저렇게 못할 텐데...보기보다 남자 경험이 많은가봐...어쩜.....]
연수가 놀리듯 눈을 크게 뜨고 말한다.
조금 전에 자기가 하던 것과는 엄청 틀 린 것이다.
차돌이의 자지를 목구멍에 담는 깊이도, 들썩이는 얼굴의 속도도 자기는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을 한별이가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별 이는 아니라고 큰소리로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입에 담긴 힘찬 살덩이가 그렇게 말 할 자유를 주지 않는다.
그리고 자기를 구속하고 있는 거대한 살덩이를 뱉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이왕 여기까지 온 일, 못들은 척 하고 계속 그 짓을 하고 있던 한별 이는 자기의 하체가 들려지고 그리고 움직이더니 다리사이의 질퍽한 그곳에 뜨거운 느낌이 들고 무언가 이물질이 갈라진 살을 후비듯이 하는 것을 느낀다.
그것뿐이 아니었다.
굵고 뭉툭하게 느껴지는 두 손가락이 깊은 속살 속에 감쳐진 동굴을 무차별로 침입하더니 거칠게 드나들고 있다.
또 있었다.
할 일을 잊은 진희가 앙갚음이라도 하려는 듯이 그녀의 엉덩이 쪽에 입을 내리더니 혀로 계곡을 타고 내려와 국화꽃[항문]을 터치하곤 그리고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 터치하곤 한다.
연수도 그들과 합류했는지 부드러운 손이 풍만한 가슴으로 오더니 도드라지게 살찐 가슴의 살집을 거칠게 움켜쥐며 마치 떡 주무르듯 하는 것이다.
이젠 차돌 이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공격당하고 있는 느낌이다.
전신에서 야릇하고 끔직한 아픔 속에서 스물 스물 기어오르는 그 무엇이 한별 이를 괴롭힌다.
[아.......안 돼..............나 이상해........아....]
결국 한별 이는 물고 있는 자지를 뱉어내곤 몸속에 전달되어 사지로 퍼지는 전율에 그만 하소연을 하고 만다.
[이년은 이미 남자랑 빠구리 한 경험이 있어선지 하는 게 틀리군.
씹할 년 일어나. 네년 보지 맛을 봐야겠으니.. 얼마나 맛있어 회장님이 안달을 하는지
내가 직접 네년 보지를 확인해야겠어.,,,,,,,]
차돌 이는 한별 이를 일으켜 앉히더니 발치를 보게 한다.
그리고 다시 무서운 명을 내린다.
이미 수치를 주기위한 언행을 하기로 마음먹은바 말하는 게 망설임이 없었다.
[네가 네 씹에 내 좆을 넣어.]
한별 이는 차돌이가 내리는 명을 주저 없이 수행한다.
더 이상 내숭도 체면도 통하지 않음을 그의 말투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이미 나는 남자를 알고 있고 가끔 이상한 느낌에 진저리를 치며 그 느낌을 영유하려 애쓴 적도 있었다.
어쩜 이 남자는 그 느낌을 내게 그걸 줄 것도 같았다.
그가 지금 온갖 쌍욕으로 자기를 대해도 무식하거나 천박하게 보이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
중의 하나였고 또 그렇게 듣기가 싫지도 않았다.
나에게 이런 음탕한 피가 흐르고 있음을 어쩜 깨닫고 있는지도....
한별 이는 배 천정에 붙어 요동치는 차돌이의 자지를 일직선으로 세워 사타구니 숲속의 동굴에 살며시 맞추고는 허리를 내린다.
그러나 이내 한별 이는 고통을 호소하고 움직이지를 않는다.
[아..아악........너무 아파.....아............]
차돌이의 귀두만 겨우 삽입하고는 그 처절한 아픔에 움직이지를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한별이가 차돌 이를 품는 모습을 고개를 아래로 하여 쳐 다 보는 연수와 진희는 한별이가 자기의 보지에 이렇게 어마어마한 물건의 대가리를 심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는 한별 이를 쳐다보는 것이다.
[이야......대단하다. 이걸 품다니. 이렇게 큰걸..............
그렇지만 아직 이네, 전부 들어가지도 않았어. 나머진 우리가 도와주자.......]
진희가 놀란 듯 아니면 신기한 듯 그러면서도 놀리는 듯 어눌한 말로 몸을 일으킨다.
아마 자기보다 인기가 많고 예쁜 한 별 이를 시샘하며 다른 뜻으로 그녀를 놀리는 것이다.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크게 놀라고 있었다.
도무지 이렇게 큰 자지를 조그만 그녀의 보지로 담는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았는데 별 무리 없이 자지를 수용하는 것을 보니 어이가 없기도 했다.
[그래.....네 말이 맞아...호호호......]
그러자 연수도 진희의 뜻을 알아차렸는지 몸을 일으킨다.
그녀 역시 진희랑 같은 마음이었기에....
둘은 고통에 얼굴을 찌푸리고 있는 한별 이를 양옆에서 부축하는 듯 몸을 잡는다.
도도하고 그리고 같은 연기자지만 그처럼 화려한 조명을 받지 못하는 그녀들에게 지금이 그를 한없이 추하게 민망하게 만들어 버릴 좋은 기회라 여겼다.
그리고는 숫자를 헤아린다.
[하나, 둘 셋................]
두 여자가 힘차게 한별 이를 잡아 아래로 몸을 내려앉힌다.
[아악....엄마야.....................엉엉.......안 해...안할래........]
한별이가 순간 울부짖으며 고통에 엉덩이를 들고 차돌이의 살덩어리에서 벗어나려한다.
그러나 어림도 없었다.
그걸 알기나 하는지 연수와 진희는 양쪽을 힘대로 누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한다고........씨 이 펄...정말 네년이 날 약 올리는 것인가.........
얼마나 빠구리를 많이 했기에 네 것이 이렇게 수월하게 들어가다니..
정말 믿지 못 할 일이네,,, 얼굴은 도도하게 생겨가지고 보지는 창녀처럼 굴렸으니..
아마 이년은 보지로 인기를 끌었을 거야.. 야, 이년아, 빨리 움직이지 못해]
차돌이의 경고성 고함이 등 뒤에서 터져 나온다.
평소의 차돌이가 아니었다.
그녀를 수치스럽게 만들려 작정을 했기에 온갖 쌍말과 음탕한 소리로 그녀를 윽박지른다.
[제발..잠깐만 그곳이 너무 아파요...정말 내 그곳이 다 찢어진 것 같아요......
그러니 제발 조금만 이대로 그냥 있게 해 주세요...........제발..........]
한별 이는 자기가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입 밖에 내길 부끄러워해야할 소리를 지금 엄청난 고통의 파급 속에서 나오는 대로 지껄이고 있다.
[흐흐흐.... 그곳이라니...이년아 보지라거나 씹이라 해라.
한번만 더 그곳이니 하는 말 따위로 분위기 망친다면 정말 밖에 있는 개를 불러다
씹을 시킬 테니..알아듣겠어..
그리고 벌써 이것 가지고 지랄을 떨어.........난 네년의 똥구멍도 가질 참이야...
그러니 빨리 움직여.......날 힘들게 하지 말고...........썅.....
그리고 너희들도 저년을 그냥 두지 말고 알아서 해봐
난 네년들이 저년을 어찌하는지 기대가 커..흐흐흐.............]
차돌 이는 한별 이를 무시한다.
지금 이것은 별것 아니다 조금 있다, 네년은 진정 무서운 경험을 해야 하는데 남자의 살덩이가 이미 들락거린 이곳이 고통스럽다니 웃기고 가소롭다는 듯이 빈정대며 말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동조하던 두 여자에게도 그년을 음탕하게 만들어보라는 명을 내리고 있다.
[호호호....호호호.....예, 그럴게요.]
연수와 진희는 신이 났다.
여자란 질투의 화신이 아닌가.
자기보다 우월한 한별이가 처참하게 당하며 울부짖는 모습에서 통쾌한 무엇이 생겨났는지 조금 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밝은 모습으로 차돌이의 명을 수행한다.
자기들도 조금 후에 당할 것이란 것은 잊어버린 것 같다.
연수와 진희는 한별이의 가슴에 입을 가져오며 한별 이를 잡고 있는 손에 힘을 나눈다.
즉 엉덩이를 들썩이게 할 목적으로 한별이의 몸을 올리고 내리게 할 심산으로 힘에 요령을 심어 한별 이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아악...엄마야..너무해..엉엉.........아파요..제발............제발 살살........]
한별이가 다시 부르짖는다.
가만히 있을 적엔 참을 것 같았는데 엉덩이를 들썩이자 보지 속살에 들어있는 살덩이가 연한 살을 마구 가르고 생살을 찢을 듯이 마구 요동치는 바람에 거의 실신할 지경이었다.
그러나 여자의 신체구조란 묘한 것이다.
그토록 괴롭히던 살덩이가 거북하고 아픔만 주는 것이 아니다.
커다란 아픔은 점점 사라지고 자지가 들락거리는 것이 그다지 아프지도 않는다.
조그만 아픔 속에서 뭔가 야릿한 전율도 함께 전하여 오고 있었다.
[아 항...아야.............아..........아.....아 항.........]
눈물을 흘리며 고통에 우는 모습이 아니다.
얼굴은 눈물범벅이 되어 있었지만 표정은 묘하게 일그러져있다.
입에서는 연신 아픔을 호소하는 소리 외에도 달작 지근한 비음도 섞여 나오고 있었다.
그렇다 한별 이는 고통 속에서도 그토록 무언가 알고 싶었고 갖고 싶은 것이 저만치서 자기에게 달려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이젠 자기를 향해 달려오는 그것에 매달리고 싶었다.
[아...기분이 좋아져요, 조금만 빨리,,,,아 몰라요. 아...... 아 아 학.........]
자기를 움직이게 하던 여자들의 손이 물러간 지가 오래였지만 한별 이는 스스로 엉덩이를 아래위로 옆으로 또는 회전하면서 다가오는 그것을 잡으려 발광을 하고 있었다.
미칠 것 같았다.
내 앞에 온 것 같아 손을 내밀면 아직도 거리가 있다.
저것을 잡아야 하는데 조금만 더 움직이면 저것을 잡을 수 있으리라.
그럼 저것을 타고 붕붕 하늘을 날수가 있으리라.......
아니 나를 태우고 세상의 화려하고 끝없는 낙원으로 날 데려다 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