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돌 이는 방에서 옷을 벗고 다시 밖으로 나와 욕실로 들어간다.
샤워기를 틀고 몸을 씻고 있는데 현관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차돌 이는 곰 처가 잠시 들리러 왔겠지, 그러나 이 시간에 들린 적이 없는데 이상하다 생각하면서도 곧 나가겠지 하고 별 다른 생각 없이 목욕을 한다.
샤워를 마치고 긴 타 올로 몸을 감싼 차돌이가 나온다.
그리고 주방을 살펴본다.
곰 처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차돌 이는 볼일을 마치고 나갔구나 생각하고 평소 하던 대로 방문 앞에서 타 올로 몸을 다시 한 번 닦은 뒤 타 올을 던져버리고 알몸으로 안방을 들어간다.
방으로 들어간 차돌 이는 깜작 놀라고 만다.
침대에 미지가 누워 있었기 때문이다.
엉거주춤 두 손으로 사타구니를 가렸지만 이미 온 몸을 보여주고 말았고 또한 숨기려고 해도 주위엔 아무것도 없다.
방을 다시 나가기도 그렇고 잠시 당황했으나 남자의 호기로 태연한척 하려 애 쓴다.
방안에 있던 사람도 놀라기는 매한가지다.
미지는 차돌이가 옷을 발가벗고 들어오자 눈을 어디에 둘지 몰랐다.
그만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을 뿐이다.
[왜 아직 가지 않았어, 누나....사모님은.........]
차돌 이는 당당했다.
볼 테면 봐 라는 식으로 부끄러운 부분을 숨기지도 않는다.
도리어 아랫배를 앞으로 내밀며 자기의 물건을 자랑이라도 하는 것처럼 앞으로 내민다.
[엄마는 먼저 가셨어, 저보고 조금 있다 와도 된다 하셨어.]
미지는 조심스럽게 부끄러운 듯 말한다.
차돌 이는 일화가 미지를 남겨두고 간 이유를 알 것 같다.
미지에게 자기와 시간을 더 갖게 하려는 마음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자기를 위한 배려라는 걸,....... 일화는 어차피 자기는 나와 시간을 갖기는 틀 린 일이니 미지도 원하는 눈치이고 또한 차돌이도 그간 금욕생활로 여자가 그립지 않겠느냐는 그런 마음이 아닌가 싶어진다.
허긴 어제 밤새도록 여자를 탐한걸 알았어도 오늘 이런 행동을 취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미지는 엄마가 고마 울 것이다.
자기를 나와 조금이라도 같이 있을 수 있도록 해준 엄마가 그 속셈에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소가 들어있어도 미지로서는 이런 시간을 만들어준 엄마가 무척 고맙지 않을 수 없었다.
차돌 이는 미지가 누워있는 침대로 가서 앉는다.
어제와는 다른 여자의 냄새가 코로 흡입된다.
[누나..좋은 냄새가 나는데.........
그런데 왜 사모님이 누나를 남겨두고 갔을까...
이미 우리 관계를 알고 있는 눈치던데 그래서 그런 거야.......]
차돌 이는 속으로 모두 알고 있으면서 모른척하고 묻는다.
[내가 졸랐어. 오빠와 있고 싶어서..]
미지의 말은 차돌이의 말을 수긍하는 것이었다.
[어. 오빠라니.... 누나.........]
차돌 이는 미지가 아까부터 뜬금없이 자기를 오빠라 부르니 민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지의 설명은 타당했고 명쾌했다.
[너와 둘이 있을 때 그렇게 부르고 싶어.
오빠는 나를 가진 주인이잖아......]
[그래서야....그럼 둘이 있을 때 난 미지라 불러도 되겠네.......]
차돌이가 빙그레 웃는다.
마치 그물 속에 든 고기를 보고 어떻게 요리할까 흐뭇해하는 표정과 같았다.
[그래...... 당연히 그렇게 불러야 했어.]
미지는 얼굴을 가린 손을 떼고 차돌 이를 보며 미소를 짓는다.
차돌 이도 마주 미소를 지어보이며 미지의 이마위로 내려온 몇 가닥의 머리카락을 쓸어 뒤로 넘겨준다.
[그런데 미지야. 여기 누워있는 이유가 뭐야......
이런다고 내가 달라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
[알아 오빠.. 난 오빠를 너무 사랑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어.
오빠가 어떻게 날 대하던 그건 오빠 마음대로 해.....
다만 내가 오빠를 싫어하는 날까지 그냥 오빠 곁에서 시중들게 해주면 안 돼.....]
미지는 고백한다.
이미 차돌 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깊기에 현재로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나중일은 생각하기도 싫었고 이 순간만 생각하기로 한 것 같았다.
[미지, 넌 너무 바보다.
어쩜 이런 결정이 네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할 거야......
난 미지한사람으로 만족하지 못하거든..........
솔직히 이 세상 여자들 모두를 안고 싶어 하는 놈이 나야. 능력이 안 돼. 그렇지.......]
차돌 이는 순간 가슴이 아팠다.
자기에게 깊이 빠져들수록 불쌍해지는 건 미지라는 걸 알기에........
나중에 엄마가 자기 품에 안겨 헤롱 거리는 걸 본다면.........이 모든 것이 미지에게 닥칠 불행이기에 어쩌면 빨리 미지와의 관계가 수습되어 자기를 잊고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절실했는지도 모른다.
[오빠, 나 의식하지 말고 오빠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아....
난 그냥 곁에 있는 것으로 만족할게.......]
미지가 차돌이의 품에 파고들며 조용히 말한다.
그런 미지의 음성은 처연하도록 애처로웠다.
[바보, 미지는 바보야.......]
차돌 이도 더 이상 어쩔 수가 없었다.
미지의 마음을 돌릴 수도 없었고 이왕 이렇게 된 이상 나중일은 생각하지 말기로 했다.
차돌 이는 미지가 사랑스러운 듯 고개를 내려 미지의 붉은 입술에 키스를 한다.
싱그러운 샴푸냄새도 나고 처녀의 상긋한 사과향기처럼 향기로운 냄새가 코로 밀려들어 온다.
차돌 이는 키스를 하면서 이불속으로 손을 넣어 미지의 유방을 만지려 든다.
순간 차돌 이가 흠칫 놀라며 고개를 들라하자 미지가 두 손으로 차돌 이의 머리를 끌어당겨 붙은 입술을 떨어지지 않으려 한다.
미지는 옷을 벗고 침대에 누워 차돌 이를 맞고 있었던 것이다.
차돌 이는 키스를 하면서 맨살의 미지의 유방을 손바닥으로 쓸어보며 움켜쥐기도 한다.
차돌 이는 한참을 미지의 가슴을 주무르며 키스를 나누다가 힘을 주어 미지를 떼어내고는 미지 옆에 누워 가만히 있는 다.
[왜. 오빠.......]
그러자 차돌 이는 미지를 보며 빙그레 웃는다.
[나 피곤해..미지가 날 위로해 주면 안 될까........]
[아니. 몰라. 어떻게....난 한 번도 해보지 않았어.]
미지는 차돌 이의 의도를 알아채고는 부끄러움으로 얼굴을 잔뜩 붉힌다.
[잘하면 이러지도 않아......
그리고 미지는 지금도 말과는 틀리 지 않아.
내 시중든다고 하면서 시중받기를 원하고 있잖아....그래서 안 되는 거야. 미지는...]
차돌이가 시 끈 둥해지며 퉁명스럽게 말하자 미지는 금방 사색이 댄다.
[아니 해 볼게, 그렇지만 서툴다고 화내지는 마.......]
미지는 번개같이 몸을 일으켜 차돌이의 발치로 얼굴을 가져간다.
미지는 큰 눈을 더욱 크게 뜬다.
[어 맛......이게 뭐야..너무 커.....이것이 전에 내 몸 속으로 들어왔어.
우와. 이것이 입에 들어갈려나 모르겠네........]
미지의 눈앞에 이미 부풀대로 부풀은 자지가 용트림을 해대며 걸 떡 거리고 있었다.
기이하게 구부러진 자지는 어린아이 팔뚝이 무색하리만큼 굵다.
그리고 버섯대가리처럼 생긴 귀두는 그 몸통을 전부 덮어버릴 듯이 몸통을 벗어나 크기를 더하고 있었다.
전엔 당하기만 하고 보지는 않았던 실물을 직접 본 미지는 그 크기와 중압감에 너무 놀랐지만 이미 두 번이나 받아들인 자지라 생각하니 조금은 안도가 된다.
미지는 두 손으로 자지를 보듬어 안고 첨단에 입술을 댄다.
그리고 최대한 입을 벌리고 천천히 자지를 입에 품기 시작한다.
서서히 자지의 첨단이 자취를 감추고 만다.
미지는 숨이 막혀 옴을 느낀다.
가쁘게 입에 문 자지틈새로 공기를 끌어 마시며 얼굴을 움직인다.
입안에 자지를 담고도 아직 자그마한 자기의 두 손에 잡힌 자지기둥이 남아있다.
구부러진 자지가 얼굴을 움직일 때마다 입천장을 긁어대고 있다.
그리고 간혹 차돌이가 흥분을 참지 못하고 허리를 치켜 올리면 자지의 끝이 목구멍을 막으며 밀려들어오는 느낌이 들어 눈물을 찔끔거리게도 한다.
[아.....아학.....이제 못하겠어, 숨이 막혀........아학......]
미지가 호흡을 고르느라 여염이 없다.
차돌 이는 미지를 넘어뜨리고 미지의 다리사이로 얼굴을 가져가 마치 자지를 빨아준 답례라도 하는 양 미지의 신비지처에 입을 가져가 혀로 쓸어댄다.
이미 차돌 이를 향한 마음으로 가득 찬 미지의 비처는 흥건하게 젖어있었다.
근처의 부드러운 털들은 넘쳐나는 액들로 인해 서로 엉켜 붙어 있었다.
연분홍 날개로 살짝 덮인 속살들이 차돌이의 혀 놀림으로 인하여 부들부들 떠는 듯 보인다.
차돌 이는 몸을 일으키고 미지의 다리를 허리에 걸치도록 명하며 서서히 용트림하는 자지를 보지동굴에 갖다 대고 진입을 한다.
[아..오빠..살살....너무 아파요.............아. 오빠........]
미지의 고통의 하소연이 울려 퍼진다.
이미 경험이 있었지만 차돌 이를 받아들이기가 여간 힘들어 보이지 않는다.
차돌 이는 미지의 하소연을 무시하고 진입을 계속한다.
비좁은 속살을 가르고 밀려들어가는 자지의 감각을 느끼며 차돌 이는 자지첨단이 뭔가 벽에 닿는 것 같은 느낌이 올 때까지 밀어 넣었다가 진입을 멈추고 미지를 쳐다본다.
미지는 눈에 눈물을 가득 담고 이빨을 앙 다물고 고통을 참고 있었다.
앙다문 이빨사이로 괴로운 신음이 연신 새어나온다.
[으.......으으...............으........]
이미 각오가 되어 있었지만 우람한 자지를 받아들이기엔 자기의 보지가 아직 성숙되지 않았고 더군다나 기형적으로 구부러진 자지는 보지 속에 들어와 채우는 넓이가 더 했으므로 미지는 힘든 고통을 당하고 있었고 인내로서 참고 견디는 것이다.
차돌 이를 맞으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것이 마음대로 되지 못한 것을 도리어 안타깝게 생각이 들을 정도로 미지는 자기가 고통을 호소하는 것이 차돌 이를 거부하는 모습으로 비쳐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다.
차돌 이는 한동안 미지를 그대로 두고 움직이지 않았다.
질 내부의 압력을 감미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동안 인상을 찡그리고 있던 미지가 천천히 안정을 찾았는지 인상을 풀고 차돌 이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다.
[오빠. 이제 움직여 봐. 나 괜찮아...........]
미지는 차돌이의 자지를 한동안 몸속에 품고 있자 고통이 사그라지고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을 것 같아 차돌 이에게 하고 싶은 데로 하라는 의사를 밝힌다.
[후후후. 그래........]
차돌 이는 움직인다.
눈 아래 미지의 젖가슴이 자기의 율동에 따라 덜렁거리며 춤을 춘다.
차돌 이는 슬그머니 춤을 추는 젖가슴을 잡는다.
[아...오빠..살살.........]
미지가 고통을 호소한다.
물론 처음보다는 고통의 강도가 약하기는 하지만 참기는 어려웠다.
조그만 자기의 보지를 한 치의 틈도 없이 꽉 채운 불덩이 같은 자지가 살을 밀고 나가더니 다시 그 살을 겹쳐 쪼개듯이 하며 짓쳐 밀려들어 오지 않는가.
숨을 쉬기도 어려웠다.
호흡을 멈추고 그 고통을 감내하는 미지의 얼굴엔 작은 물방울이 송 글 송 글 맺히고 있다.
[다. 그런 거야........조금만 참아 봐.........]
미지가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고개를 끄덕여 수긍의 뜻을 나타낸다.
그러자 차돌 이는 천천히 그리고 점점 빠르게 속도와 찔러대는 강도를 더 한다.
미지가 고통을 참고 있음을 차돌 이는 보고 있다.
굳게 입을 다문사이로 끊임없이 신음이 새어나온다.
[으............ 아파........으................]
차돌 이는 미지의 몸 위에서 무차별적인 허리 질을 한다.
서로의 깊은 속살이 맛 물린 그곳으로부터 열차가 달리는 것 같은 괴이한 음향이 터져 나온다.
[치걱.........치걱...척.....척.....]
한동안 맹렬한 속도로 피스톤운동을 하던 차돌이가 입으로 괴로운 신음을 발한다.
[으.........미지야....나. 나오려고 해.........으.....]
[아. 오빠...해버려..마음껏 해버려. 오빠............아.......]
미지는 고통 속에서도 너무나 좋았다.
자기 몸으로 차돌이가 커다란 만족과 기쁨을 표시하는 환호와 신음이 흘러나오자 그 기분을 감당할 수 없어 차돌 이를 켜 안으며 마구 소리를 질러버린다.
[아.....아 학........학....학........]
차돌이가 몸을 부르르 떨며 경직하고 있다.
그리고 뜨거운 정액을 힘차게 미지의 질 속으로 분사하고 있다.
미지는 자기의 질속 깊숙이 뜨거운 정액이 쏟아져 들어옴을 느끼고 온몸의 기운을 풀어버린다.
차돌이의 사출은 한동안 계속 되더니 한차례 경련을 일으키고는 점점 잠잠해지면서 자지를 질속에서 빼더니 미지의 옆으로 나둥그레지고 만다.
[학. 학...좋았어.....학...]
차돌이가 만족을 표시하면서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미지는 다리를 벌린 체 죽은 듯이 그대로 있다.
차돌이의 숨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듯이 보이자 미지의 힘없는 목소리가 들린다.
[오빠. 어제 현영이도 이렇게 했어.]
미지는 천정만 바라보며 힘없는 소리로 묻는다.
아마 미지는 질투가 난 것이 아닌가 보인다.
[왜..그게 궁금해......난 입안에 들어 온 고기는 절대 뱉지 않아......]
우회적인 대답이다.
현영이도 먹었다는 말이다.
[알았어, 오빠......]
미지는 실망스런 목소리로 말한다.
현재 자기로서는 차돌이의 행동을 막을 아무런 이유도 처지도 안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음속으로 자기만을 사랑하고 품어주길 바랬는데 차돌 이의 욕심을 막을 방법이나 재제를 가할 수 있는 조건이 자기에게 하나도 없다는 것이 서운하게 여겨진다.
그러다 문득 미지는 생각난 것이 있는 듯 차돌 이를 쳐다본다.
[오빠. 솔직히 말해 줘.......
엄마가 오빠에게 너무 신경을 쓰던데 왜 그런 거지.....분명 무언가 있지......]
[미지 넌 궁금한 것도 많다.
그렇게 궁금하면 사모님에게 물어보면 될 것 아냐.....
허나. 난 솔직히 사모님을 안고 싶은 마음이 너무 많아.....
기회가 된다면 죽음을 무릎 쓰고 라도 안아보고 말거야.]
차돌 이는 이미 일화를 자기 손아귀에 쥐고 있음에도 안 그런 척 하면서 미지의 반응을 본다.
언젠가 이 불륜이 미지도 알게 될 것이고 그렇다면 사전에 공작을 해 둘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 것이다.
[안 돼. 그건 안 돼.............]
미지는 기겁을 한다.
그리고 큰소리로 외친다.
차돌 이는 완강히 거부하는 미지가 미워진다.
매몰차게 미지의 말에 반박하고 나선다.
[왜...너는 되고 사모님은 안 되는 이유가........]
[내 엄마야......오빠는 나를 가졌잖아...그러니 다른 사람은 몰라도 엄마는 안 돼..]
미지는 강력하게 반발한다.
그게 어디 있을 수 있는 일이며 할 수 있는 행위란 말인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을 차돌이가 하려하기에 미지는 강하게 반발하는 것이다
[너, 이상하다.....다른 사람은 사람이 아니고 짐승이냐....
다른 사람은 되고 사모님은 안 된다니......]
차돌 이는 미지가 이일을 어떻게 수습하는지 볼 셈인지 계속 물고 늘어진다.
[어떻게 모녀가 한 남자에게 몸을 바칠 수 있어. 안 그래......
그리고 엄마는 유부녀고 아버지가 계시잖아..........
그러니 그런 마음을 버려. 응...제발.........]
미지는 차돌 이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울상을 짓는다.
[싫어, 난 그렇게 못해......
분명히 말하지만 난 내가 탐나는 것이 있다면 가지고 싶어.
난 미지가 그런 기회를 갖게 도와줄 줄 알았는데.....정말 실망이야...
그러고도 날 좋아 한다고. 좋아하는 사람이 무얼 원하고 바라는지 알면서도 남의 집
불구경하듯 하다니.. 정말 실망이야.....
좋아 그렇다면 난 미지를 보지 않고 사모님을 유혹해야겠어.
난 솔직히 미지보다 사모님이 더 좋아..]
미지는 차돌 이가 점점 엄마에게 강한 집착을 보이자 어쩔 줄을 모른다.
어떻게 이해를 시켜야 앞으로 벌어질 난감한 사태를 막을 수 있는지 생각도 나지 않는다.
답답한 마음에 가슴을 치고 있다.
[아. 이일을 어떻게 해.....난 어쩌라고...........]
[난 미지가 조만간에 사모님을 품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길 기대해......
그때까지 난 미지를 본체도 안할 테니 알아서 해..
그리고 지금 일어나서 집에 가...
내 뜻을 어기는 여자는 잠시라도 쳐다보기도 싫은 게 나야.,]
차돌 이는 절교할 뜻을 비추인다.
그것뿐이 아니다.
금방 정사를 마친 자기를 마치 창녀 취급하듯이 쫒아내려 하지 않는가.
눈물이 핑 돈다.
그러나 지금 계속 거부의사를 보이면 차돌이 눈밖에 날것도 같다.
미지는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며 침대에서 일어나 주섬주섬 옷을 입는다.
옷을 모두 입은 미지는 침대에 누워 노한 표정을 지으며 자기를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차돌 이를 바라보고는 시선을 떨어뜨리고 만다.
차돌이가 바라는 욕심이 너무나 어마어마하고 해서는 안 될 천인공노할 짓을 자기에게 행하라고 요구하지 않는가....
이 남자를 위해 살고 싶었는데.....이 남자가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감수하고 살고자 했는데....지금 이 남자가 바라는 것은 차마 해서는 안 될 끔직한 짓을 시키다니....어떻게 하면 이 남자의 마음을 바로잡게 할 수 있는가.....미지는 답답함에 숨이 막힌다.
도무지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 남자 곁에 있으려면 엄마를 유혹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만들어줘야 하는데 그것이 어디 사람이 할 짓이란 말인가.
미지는 울 수밖에 없었다.
[오빠. 정말 미워요. 어떻게 그런 짓을 시킬 수 있나요.
제발 마음을 돌리세요. 으응......오빠.]
미지를 두 손까지 비비며 빌어본다.
한번 마음먹으면 필히 성사하고야 마는 차돌이기에 자기가 그의 뜻을 따르지 않으면 정말 그를 볼 수 없다 여겨지기에 눈앞이 캄캄해진다.
[집에 가....그리고 내 뜻을 따르던지 말던 지 생각해.......
난 너 아니라도 여자는 많아...
그리고 네 도움 없이도 마음만 먹으면 사모님은 간단히 요리할 수 있어.
그렇게 된다면 너와 사모님 입장이 곤란할 것 같아서 미연에 방지하려했지....
너 하기 싫으면 안 해도 괜찮아.......
대신 나하고는 끝이야....잘 가............]
차돌 이는 자기 말을 다한 듯 미지에게 추방령을 내리고 돌아눕는다.
그리고 미지 몰래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차돌 이는 미지가 어떻게 나올 것이다, 라는 것을 이미 짐작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래. 지금은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
오빠가 마음을 바꾸길 진심으로 바랄뿐이야.......]
미지도 더 이상 있지 못하고 어기적거리며 방문을 걸어 나간다.
걷는 모습이 불편한 것을 보면 아직 보지의 고통이 심한 것이 분명하다.
미지는 방을 나오며 생각을 정한다.
만일 차돌이가 마음을 돌리지 않는다면 자기가 차돌 이를 포기하겠다고.........
아무리 내 사랑이 중하다하지만은 어떻게 엄마를 그렇게 할 수 있단 말인가....
다른 사람이라도 자손 심 상 할 텐데 어찌 엄마를 품으려고 할 수 있단 말인가...
차돌이가 쾌 씸 해지고 차돌 이에게 마음을 빼앗긴 제 자신이 불쌍해진다.
그러자 눈물이 마구 쏟아진다.
생전 처음 찾아온 사랑인데 이렇게 마감해야한다는 것도 서럽고 사랑하는 남자가 짐승보다 못한 짓을 행하려하는 것에 더욱 마음이 아파진다.
지금 다리사이의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여겨질 만큼 미지는 마음을 앓고 있다.
가자. 다시는 차돌 이를 찾지 말자..........
미지는 각오를 굳건히 한다.
미지가 차에 올라타고 시동을 걸어 천천히 집 밖으로 빠져 나간다.
문을 열어주던 곰이 이상하게 쳐다보고 있다.
아마 마구 눈물을 흘리고 가는 내 모습이 애처로워 보였을까. 아니면 미친 여자 같이 보였던지 머리를 갸웃거리며 문을 열어주었던 것이다.
.
.
.
무더운 여름도 지나가고 온갖 곡식이나 과일이 영 글은 가을도 거의 지나가는 계절이 왔다.
차돌 이는 요즘 또 다른 공부에 빠져있었다.
불교에서 행하는 선이라는 공부였다.
마음을 다스리는 공부라 여기고 시작했는데 그 선이 추구하는 바가 너무나 광대하고 크기에 그만 매료되어 버렸던 것이다.
그래서 차돌 이는 시간이 나면 산에 올랐고 옛날에 가부좌를 틀고 마음을 다스리면 되는 것인 줄 알았던 좌선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있음을 알고 뭔가 깨닫기 위해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예전에 산에 운동하러 올라오던 알지 못 할 조직 배와 서로 눈인사를 할 만큼 안면을 틀수 있었고 그 장소에 장정들이 없을 때에는 자기의 기력을 연마하기도 했던 것이다.
그러나 아직 누구에게도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지 않고 숨기고 있었다.
또한 사신은 무엇이 바쁜지 가끔 차돌 이를 보고는 급히 사라지곤 했다.
차돌 이는 사신이 예전처럼 자기와 오랜 시간을 갖지 않는 것에 이상한 마음이 들었으나 나름대로 무슨 일이 있겠지 하고 내버려 두고 있었다.
딱히 사신이 자기 옆에서 할일이 없었기도 했고 사신도 나름대로 삶이 있으니 제 맘대로 하도록 내버려 둔 것이다.
오늘도 차돌 이는 늦게야 산에서 내려와 어둑해질 무렵에야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대문에 들어서니 외팔이가 운동을 하고 있었고 곰이 멀 찌 감히 서서 바라보고 있었다.
비록 한쪽 팔이 팔꿈치 근처에서 사라지고 없지만 외팔이의 몸놀림은 운동선수 못지않게 빠르고 파워가 있었다.
벗어버린 상체의 맨몸에 그려진 문신이 화려하게 수놓은 체 그 상체에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외팔이는 그때 땅을 박차고 솟아올라 샌드백을 발로 힘차게 강타하고 착지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착지의 순간 몸을 비틀거리며 허점을 보이더니 금 새 자세를 바로잡는 것이 아닌가...
차돌 이는 집으로 들어가다가 외팔이의 무술을 보고는 빙그레 웃으며 지켜보고 있었다.
운동에 빠진 두 사람은 차돌 이가 서서 보는 줄 모르고 한동안 운동에 열중하더니 우연히 차돌이가 자기들을 보고 있음을 알고는 운동을 접고 멋쩍은 듯 웃는다.
[하하. 대장이 온 줄도 모르고.......]
[이제 오시는가, 대장..........]
두 사람이 차돌 이를 반긴다.
그제 서야 차돌 이는 발길을 안채로 향한다.
몇 발자국 걷다가 차돌 이는 외팔이를 쳐다보며 조그만 소리로 충언한다.
[형, 목표를 공격하고 착지할 때 빈틈이 보이던데....그건 아마 형이 옛날에 하던
그대로의 습성이 몸에 배여 있어서 일거야...
착지할 때 상체의 힘을 아주 조금만 오른쪽으로 이동시켜봐..
한결 착지의 자세도 좋아 질 거고 다음동작의 연결도 더 빨리 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형, 사실 지금 너무 멋졌어.......후후후...]
말을 마친 차돌이가 빙그레 웃어주며 집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외팔이와 곰은 멍하니 차돌 이의 말을 듣고 있었다.
더군다나 외팔이의 놀람은 보통 이상이었다.
한 번도 운동하는 모습을 본적도 없었고 어디에도 운동을 한 표시도 없는 차돌이가 운동의 대가가 하는 말을 자기에게 하면서 지적을 하다니.....
외팔이는 곰을 쳐다보며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곰은 무얼 생각하는지 웃고만 있다.
외팔이는 자손심이 상하는지 아님 차돌이의 말이 진실인지 알기 위함인지 얕은 기함을 지르며 다시 땅을 차고 치솟는다.
[얍..........퍽.........]
다시 샌드백을 차고 차돌이가 지적한대로 오른쪽으로 상체의 힘을 분산한다.
순간 조금 전까지 약간씩 비틀거리던 자기의 몸이 이상하게도 흔들림이 없고 안정된 착지와 다음 자세를 더 빨리 연결할 수 있는 자세가 스스로 잡히는 것이다.
외팔이는 크게 놀랐다 눈을 크게 뜨고 곰을 쳐다본다.
곰도 외팔이의 모습을 지켜보고는 고개를 아래위로 끄덕인다.
[내가 언?� 그랬지....
대장이 솜씨를 보이면 우리 두 사람이 함께 덤벼도 당하지 못한다고.......
난 벌써 대장한테서 그런 예기를 느꼈어. 허허허...]
[형님, 정말 착지가 편해지네요.
그런데 형 말을 믿을 수가 없어요.
나는 그렇다 해도 어찌 형을 당할 수가 있단 말인가요.
농담도 너무 지나치게 하는 게 아니십니까...]
외팔이는 곰의 말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다.
[믿고 안 믿고는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자연히 알아질 거야......
그럼 그때는 네놈이 내말을 믿을 거야.......
대단해. 나도 몰랐던 동작을 한번 보고 지적하여 자세를 바로 잡게 해 주다니.......]
곰은 차돌 이가 들어간 안채를 향하여 고개를 돌리고는 고개를 연신 끄덕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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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고 침대에 옷을 입은 체 누운 차돌이가 머리 뒤에 팔을 끼고 있다.
침대에는 무엇을 적은 메모지가 여기저기 널려있다.
[그래, 내년에 떠나자.......
이왕 하는 공부 중단 없이 해버리자.......]
그렇다. 차돌 이는 그간 유학을 결심하고 어디로 갈 것인가 그리고 무엇을 배울 것인가를 정하였고 그 곳에 가기위한 절차와 그 곳에서의 배움터를 알아보곤 했었다.
차돌 이는 벌떡 일어나 창가로 가서 밖을 본다.
가을 낙엽이 바람에 날려 이리저리 날려 다니는 모습이 보인다.
그 낙엽위로 현영이의 모습이 나타난다.
현영 이는 차돌 이와 밤새 지나칠 정도의 섹스로 3일을 결석하고서야 학교에 나왔었다.
그리고 한동안 차돌 이에게 접근도 못하고 멀리서 원망의 눈초리를 보내고 했다.
그러나 차돌 이는 그런 현영이의 마음을 모르는 듯 한마디 따뜻한 말이나 위로의 인사조차 건네는 법도 없이 다른 여자와 테이트를 하며 즐겁게 보내지 않는가.
현영이의 눈에 불이 날것만 같았지만 그 일은 자기가 원해서 일어난 일이었고 또 한 차돌이의 자유를 구속할 아무른 이유가 없기에 발만 동동 굴리고 있었다.
결국 현영 이는 모든 자손 심을 팽개치고 차돌이의 사랑을 얻기 위해 차돌이의 무릎 치에 무릎을 꿇고 종이라도 좋으니 옆에 두고 사랑을 나누어주길 애원하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받아들인 현영이의 결실은 또다시 찢어지는 아픔과 그 아픔 속에 가득히 정액을 받아들이는 그것 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다만 전처럼 차돌 이가 외면하지 않고 자기를 볼 때면 웃어준다는 점이었다.
현영 이는 그것 하나만으로도 하늘을 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자기가 왜 이렇게 차돌 이에게 집착하는지 몰라 몇 번이나 마음을 돌리려했으나 그럴수록 더욱 머리에 떠오르는 얼굴은 차돌이었고 이제는 차돌이의 한마디에 전혀 반항 없이 하는 순종적인 여자가 되어 있었다.
차돌 이는 그런 현영 이를 생각하며 피식 웃는다.
다시 그 낙엽은 미지와 일화의 얼굴로 이어진다.
미지는 근 보름여를 차돌이 곁에 나타난 적이 없었다.
그러다가 나타난 미지의 얼굴은 초체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아마 무슨 고민이 있었는지 식사를 하지 못했는지 얼굴이 많이 상해 있었다.
매끄럽고 윤기 나는 피부는 찾아볼 수도 없었고 퍼석한 피부에 광대뼈가 보일정도로 여위어 있었다.
미지는 차돌 이를 찾아와 다시 빌었다.
그러나 차돌 이는 한마디도 말을 하지 않고 냉소만 뱉은 체 쳐다보지도 않았다.
미지는 차돌 이를 잊을 수가 없었다.
첫 순정을 바친 남자를 못 잊는 것도 있지만 이미 차돌이의 매력에 빠져 버린 터라 아무리 잊고자 노력해도 어린 미지의 마음속에 뿌리박힌 차돌이의 영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결국 미지는 엄마를 유혹하기에 이르렀고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일화와 차돌 이는 미지의 계략에 속아주는 체하여 미지를 꼼작 못하게 옭아매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미지는 자기를 거실에 두고 엄마와 차돌이가 벌이는 섹스를 들어야만 했었다.
미지로서는 그 짓을 엄마에게 하게 만든 장본인이라 아무 변명이나 하소연도 할 처지가 못 되었고 그저 엄마의 명이 하늘의 명으로 여길 만큼 엄마에게 주눅이 들어있었다.
엄마는 차돌 이와 그 짓을 하고도 태연할 만큼 자기에게 너 때문이야 라며 큰소리를 쳤고 미지는 그러한 잘못을 저질렀기에 엄마의 불륜을 옆에서 방관하고 협조하기까지 했던 것이다.
그 일로 일화는 더욱 차돌 이에게 편하게 올수 있었고 조금 더 자유로운 변태섹스를 즐길 수가 있었다.
이제 변태행위는 일화가 더욱 바랄정도로 즐기고 있었고 일화는 남편과의 일관된 자세의 섹스행위에서 변화되고 무한한 여러 가지 체위와 함께 거칠고 남이 하기 어려운 자세와 행위에서 얻어지는 커다란 쾌락에 스스로 나락에 빠져버린 것이다.
다시 보고픈 얼굴이 드러난다.
자기를 거두어준 마음씨 착한 중국집 아저씨와 아주머니....
그리고 민 철 이와 선주......
선주가 생각난다.
떠날 때 짖 궂은 장난으로 선주를 당황스럽게 한 정경이 생각난다.
[후후후. 지금쯤 많이 자랐을 거야.......
참 착한 사람들인데..........]
언제 한번 찾아가 고맙다는 인사를 해야 했음에도 잊고 살았던 사람이다.
유학가기 전에 꼭 한번 찾아보아야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그리고도 많은 사람이 떠오른다.
자기가 주운 물건을 갖다 줄때 그때 사모님의 속이 다 보이는 옷을 입고 있는 모습에 자지를 불끈 세우고 그것을 잠재우기 위해 쫒기 듯 그 집을 나와 버린 일도, 고물상 지은이 누나의 하얀 순백색의 팬티생각도 난다.
그러나 그 모든 생각도 지금 떠오르는 이 사람보다는 그립지 않다.
항상 자기를 염려하고 걱정하며 자기의 불편이 당신 때문인 것처럼 미안해하고 눈물짓던 자기에게 그 무엇보다 귀하고 그를 위하여 살고 죽는 그런 사람이 되기로 한 누나 선영이의 얼굴이 떠오른 것이다.
차돌이의 눈에 금 새 눈물이 고인다.
그토록 보고 싶은 누나를 이제껏 한 번도 찾지 않았으니 지금쯤 누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이 못나고 철면피한 동생을 죽도록 원망하고 있지는 않는지.......
가슴 저리도록 보고픈 누나이기에 누나에게 천인공노할 짓을 지은 죄인이기에 남들이 우러러보는 성공하기 이전에 누나를 찾지 않겠다고 결심하지 않았던가..
그리하여 언제고 성공해서 누나를 찾는다면 그리고 그때까지 시집을 가지 않았다면 평생을 누나의 종으로 살기로 하지 않았던가...
누나는 나의 이런 마음을 헤아리고 있을까.....
혹 시집을 가버리면 어쩌나.........
너무나 궁금하여 당장이라도 옛날에 살고 있던 집으로 달려가고 싶어진다.
그러나 그것도 운명일거고 모든 것은 하늘이 점지할거라 여기고 차돌 이는 누나를 빨리 만나기 위해서도 보란 듯이 성공해야 했다.
지금의 이런 부가 아니고 내 스스로 노력하여 이룬 출세로 누나를 감복하게 하고 싶었고 그리해서 누나에게 잘못을 빌고 영원히 누나와 같이 살자고 청혼할 예정이었다.
차돌 이는 자기의 뺨에 흘러내리는 눈물을 모르는지 하염없이 떨어지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없이 슬픈 표정을 지었다가도 금방 실죽거리며 웃기도 한다.
아마 누나와 지냈던 과거가 떠올랐음이 분명해 보인다.
갑자기 차돌 이는 몸을 돌려 침대에 엎어지고 만다.
그리고 한없이 어깨가 들썩이며 슬프게 울어댄다.
[누나......누나..............]
눈물이 마르지도 않는지 차돌 이는 울음을 그치질 않는다.
창문 밖으로 별들은 아름답게 수를 놓으며 반짝거리고 있는데 차돌이의 울음은 그칠 줄을 모른다.
밤은 그렇게 깊어만 간다.
다시 추운 겨울이 찾아오고 해가 저물고 새해가 오더니 계절은 순식간에 바뀌어 버렸다.
일년이란 세월이 속절없이 지나간 것이다.
일년 전 지금에도 이렇게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곤 하여 옷깃을 추켜 입어야 되었는데 세월은 가도 날씨는 변화지 않는 모양이다.
시끄러운 굉음소리가 시도 때도 없이 들린다.
차돌 이는 일행들과 떨어져 건물창가로 가더니 창밖으로 보이는 조국의 푸른 하늘을 쳐다본다.
비록 날씨는 쌀쌀하지만 하늘은 청명하기만 하다.
[하늘아, 일년 있다 보자.......]
차돌 이는 하늘을 보며 혼자만의 각오를 다지고 있었다.
그때 다시 차돌이 옆으로 일행들이 우 루 루 몰려온다.
차돌이가 아는 많은 사람들이 차돌 이를 환송하고 있었다.
[좌우간 몸 건강하시게.......]
덕만이 차돌이의 손을 잡으며 흔든다.
그 옆에 일화가 얼굴에 웃음을 띠우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슬픈 그런 웃음을 지으며 말없이 차돌 이를 응시하며 웃어주고 있다.
[고맙습니다. 이렇게 신경을 다 쓰 주시니.........]
차돌이가 송구스러운 듯 멋쩍게 웃어 보인다.
[무슨 말인가, 현재는 내가 보호자 아닌가....
알고자하는 모든 것을 배우고 건강히 돌아오길 빌겠네........]
덕만이 말을 마치고 차돌 이와 악수한 손을 풀자 기다렸다는 듯 미지가 나선다.
[졸업식 때는 올 거지.......]
미지가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 같은 표정이다.
차돌 이는 덕만이 있는 곳에서 미지가 눈물을 보이려하자 당황하여 슬쩍 덕만을 쳐다본다.
그러나 덕만은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곁눈질로 딸을 쳐다보고는 일부러 모르는 체 딴 곳을 응시하고 있는 것이다.
[누나...상황이 허락한다면 올 거야......
일생에 한번뿐인데 그 모습을 꼭 보일사람이 있어.
반드시 오도록 노력할게...........]
차돌이가 졸업식 때는 오겠다는 의지를 보이자 그나마 안도가 되는지 슬픈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미지다.
[형, 잘 다녀와........]
민수가 손을 내민다.
[자식, 대학가더니 제법 어른티를 내고 있어.
너도 열심히 공부하고 쓸데없이 시간 낭비하지 마. 알았지.......]
[에이..... 형은 여기까지 와서도....알았어, 사부님. 헤헤........]
민수가 차돌 이에게 눈을 흘기며 머쓱한 표정을 짓는다.
차돌 이는 일행을 보며 다시 한 번 정중히 고개를 숙여 마지막 인사를 한다.
[이제 모두 돌아들 가세요.
시간이 다 되었나 봐요......그럼........]
안내방송이 흘러나와 북경 발 비행기에 타는 손님을 출구로 안내하는 멘트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래, 너도 건강히 잘 다녀와......]
덕만이 차돌 이를 어서가라고 손을 흔든다.
차돌이가 몸을 돌려 출구로 향하자 모두는 차돌 이에게 손을 흔들어준다.
차돌이도 출구로 향하며 고개를 돌려보고는 그러한 모습에 마주 손을 흔들어 답례를 한다.
차돌이가 입구를 통과하고 모습을 감춘다.
그제 서야 일행들도 몸을 돌려 공항청사를 빠져나온다.
덕만은 차를 향해 걷다가 일화를 본다.
[당신도 차돌이가 없지만 차돌이 집에 아직 식구가 있잖아,
신경을 가지고 돌봐 주도록 해.....
나도 그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 할 테니........
차돌이의 부탁이 아니라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이고......]
덕만은 일화에게 당부한다.
차돌이가 없지만 차돌이 집에 있는 사람들에게 신경을 쓰라는 이야기다.
덕만은 그만큼 차돌 이를 귀히 여기고 있었던 것이다.
[알았어요, 염려마세요.]
일화가 조금도 거부감을 나타내지 않고 승낙한다.
일화 역시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잘 할 필요가 있었다.
혹 나중에 그 사람들에게 소홀하여 차돌이의 눈에 벗어난다면...........그건 생각조차 하기 힘든 일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덕만은 그런 일화의 대답이 기분이 좋은 듯 환하게 미소를 짓는다.
[어쩜 그놈이 내 사위가 되는 것이 아닌 가 몰라....
오늘 보니 우리 미지가 그놈에게 빠져있는 듯도 하고 말이야......허허허..........]
[당신은 차돌 이에게 미지를 시집보내고 싶으세요.]
일화가 덕만의 마음을 알아보는 듯 조용하게 물어본다.
[그래, 요즘 그놈 같은 젊은이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어.
회사의 중요하고 사활이 걸린 문제도 그놈은 이상하게도 잘 해결하더란 말이야.
실력도 실력이지만 놈은 복덩어리가 틀림없어.
그 놈을 내 옆에 두는데 난 미지 말고 딸이 더 있어도 몽땅 주고 그놈을 맞이하고
싶어, 허허허.....]
덕만은 일화에게 마음을 보인다.
덕만 으로서는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차돌이 만한 사람이 없었다.
업무로서도 남자로서도 차돌 이는 묘하게 사람을 매료시키는 그 무언가가 있었다.
덕만은 그런 차돌 이를 그 누구에게도 빼앗기고 싶지 않았고 할 만 있다면 영원히 곁에 두고 싶었다.
[당신은 차돌이가 그렇게 좋은가 보죠......
그러다가 차돌이가 거절하면 어떻게 하시려고 그래요.]
일화는 묘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금 덕만 에게 묻는다.
[그래서 차돌 이를 잡아두기 위해 묘수를 고민 중이야...
이미 새로 짓는 합작회사에는 놈에게 감투를 쒸 워 놓았지만 그것 가지고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말이야......
놈은 내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포부가 큰 놈이야.......
그래서 더욱 고민이 커..]
덕만의 얼굴이 굳어진다.
자기의 생각에도 차돌 이를 잡을 묘수가 떠오르지 않았는데 오늘 미지가 차돌 이를 대하는 모습이 예전과는 전혀 딴판이라 잘하면 차돌 이를 영구히 잡아둘 수 있는 방법이 미지 손에 달린 것이라 여겨졌고 잘하면 차돌 이를 사위로 맞아 꼼짝 달 삭 못하게 묶어둘 수 있다고 여겨진 것이다.
그래서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던 것이다.
[당신은 주변에 차돌이보다 나은 인재들이 많잖아요.
그런데도 집안도 그렇고 고아이다시피 한 차돌 이에게 미지를 맡길 생각을 하다니
전혀 당신 같아 보이지 않네요.]
일화는 계속 덕만을 물고 늘어진다.
덕만은 일화가 은연중에 그럴 수 없다는 뜻으로 여겼는지 목소리의 톤이 올라간다.
[당신은 세상을 몰라....
요즘 세상에 한번 잘못하면 부귀와 권세는 하루아침에 몰락하는 세상이야.
살아남는 자가 최고야.
내가보기엔 그런 세상을 적절히 대응해가며 절대 손아귀에 들어온 것을 놓치지 않을
놈이 차돌이야...
세상을 뒤져봐...
그런 인재가 흔한지..........
차돌이야 말로 보물 중에 보물이야........]
덕만이 차돌 이를 극에 달하도록 칭찬하고 있다.
아마 미지 들어라 고 하는 의도도 있겠지만 사실은 느낀 대로 말한 것이다.
그러자 일화는 그만 입을 닫아 버린다.
허긴 일화도 몸은 덕만의 곁에 있지만 이미 마음은 송두리째 차돌 이에게 가 있는지 오래아닌가.
다만 덕만의 생각이 궁금하고 어떻게 평가하는지 궁금하여 물고 물어본 것인데 덕만도 남자일 뿐이지 자기와 별반 다를 바 없다고 여겨졌다.
일화는 차돌이가 자랑스러워진다.
비록 하인 같은 대접을 받고 있어도 주인이 다른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으니 흐뭇하기 이를 데 없었다. 다만 표정을 나타낼 수 없어 조용히 침묵하고 있지만 그 느낌은 미지도 매한가지이리라 생각도 든다.
[미지, 넌 차돌 이를 남자로서 어떻게 생각해.......]
덕만이 넌지시 미지의 마음을 물어본다.
[...............................]
그러나 미지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차돌이가 자기의 부군이 된다면 얼마나 좋으련만 이미 그런 상황이 되기에는 물 건너간 상황이니 속으로 아픈 마음을 달래고 있을 뿐이다.
자기가 차돌 이와 있고 싶어 엄마까지 유혹하여 차돌 이의 정액 받이로 만들었는데 지금 아빠의 희망이 한갓 헛수고에 지나지 않으니 말은 못하고 끙끙 앓고 있다.
[그래, 너도 잘 생각해 봐........
그럼 세상에 차돌이 만한 남자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될 거야..허허허.........]
덕만은 마치 차돌이가 이제 사위라도 될 것 같은 기분이 드는지 호탕하게 웃는다.
그러나 덕만은 알고 있을까........
이미 자기의 마누라와 딸은 차돌이의 한마디에 웃고 우는 그런 가련한 신세가 되어버린걸.....
그러나 아무것도 모르는 덕만은 마치 승리지가 된 듯 기분 좋은 웃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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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활주로를 벗어난 보잉707이 육중한 몸체를 뽐내며 하늘을 치솟더니 공항을 벗어나 어디론가 로 향해 날아간다.
그런 비행기를 바라보며 울고 있는 한 여자가 있다.
공항을 끼고 도는 도로변에 빨간 승용차를 주차해놓고 하염없이 금방 사라진 비행기를 쳐다보며 울고 있었다.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을 다듬을 생각도 없는 듯 흐르는 눈물을 그대로 두고 있다.
소리를 죽여 우는 여자의 마음이 얼마나 고통스런 것인가는 당해본 사람이면 알 것이다.
[잘 다녀오세요. 당신말대로 더욱 예쁘게 그리고 당신이 원하는 그런 몸과 마음을
가지도록 할 테니 건강하게 돌아와 주세요.]
현영이었다.
공항에 나가 직접 만나고 작별인사를 하려했으나 그곳에 미지와 미지의 부모가 올 것은 뻔한 이치고 친구 간에 이상한 모습을 그 부모에게나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어 호기심을 일으키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공항청사에 가 직접 작별인사를 못하고 아까 전화로 간단히 작별인사를 하고는 못내 떠나는 비행기라도 보아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아 이렇게 비행장 주변 도로에서 마냥 눈물을 흘리며 이별을 슬퍼하고 있는 것이다.
실로 여러 사람의 가슴에 고통을 남겨두고 차돌 이는 자기의 목적달성을 위하여 과감하게 이별을 강행했던 것이다.
비행기 안의 차돌이의 씁쓸한 것은 마찬가지다.
이제껏 맛본 호강은 오늘로써 끝이다.
마음만 먹으면 온갖 음식이나 또한 여자들의 시중을 맘껏 받을수 있는 그런 멋진 시간이 없어진 것이다.
이제 새로운 문화와 인종들 사이에서 나 혼자 지키고 살아가야 한다.
어떤 나라건 이방인에 대한 배척은 있기 마련이라 그것을 극복하고 내 것으로 만들려면 남보다 더한 각고의 노력이 따라야 한다는 것을 안다.
차돌 이는 주먹을 불끈 쥔다.
해내고야 말리라....그 무엇하나라도 더 배우고 말리라........
차돌 이는 마음속으로 굳게 결심하고 전의를 불태운다.
비행기는 구름위에 떠있는 듯 창가에 보이는 것이라곤 하얀 구름덩어리뿐이다.
차돌 이는 그 포근한 정경을 봐서인지 한꺼번에 피곤이 전신을 업 습 한다.
눈을 감은지 오랜 시간이 걸릴 필요도 없이 잠시 후 차돌이의 코에서 얕은 코고는 소리와 함께 높은 상공에서 그렇게 잠이 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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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고 아늑한 호텔객실
차돌 이는 창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창가에 비치는 도시의 풍경은 웅장하기 그지없었다.
북경의 거리가 한눈에 들어올 듯이 높고 웅장한 건물들이 열을 지어있었다.
저 멀리 자금성의 자락도 보이고 있다.
뒤쪽 창가로는 산야가 병풍처럼 둘러져있었고 돌과 나무가 조화를 이뤄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었다.
한참을 물끄러미 밖의 정경을 바라보고 있던 차돌이가 몸을 돌려 소지품을 확인하고 무엇인가를 꺼내 전화를 건다.
그리고 유창한 중국어로 무슨 말인가를 주고받더니 얼굴이 환해진다.
차돌 이는 전화를 끊고 주먹을 꽉 쥔다.
[됐어, 배우는 거야..무엇이든 하나라도 더 많이 알아가지고 가야 해..]
차돌 이는 침대에 벌렁 드러눕는다.
긴 시간이 걸려 당도한 곳은 아니지만 낯 설은 곳이고 내일 일을 생각하는지 차돌이의 얼굴은 굳은 표정이 역력했다.
...............................................................
다음날
차돌이가 택시를 타고 어디론 가를 향했고 차돌이가 택시에 내려 얼마 있지 않아 예쁘게 생긴 처자가 차돌이 앞에 나타나더니 생긋 웃는다.
[혹시 손 차돌이란 분이 아닌지........]
차돌 이는 예쁘게 생긴 여자가 자기에게 다가와 말을 걸자 반갑게 웃어준다.
[예, 그렇습니다.]
차돌 이는 말을 하고는 여자를 다시 한 번 살펴본다.
긴 머리에 뒤로 묶은 끈을 한 모습이 실제 나이를 짐작하기 어렵지만 더 청순해 보인다.
키는 크고 오목구비가 뚜렷하고 통통하다 싶을 정도의 볼 살이 여간 보기 좋은 것이 아니었다.
약간은 까무잡잡한 얼굴색이지만 긴 목은 시리도록 하얘보인다.
그 목 아래로 고전 중국옷을 화려하게 차려입었고 몸에 달라붙은 옷이라 그런지 가슴이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잘록한 허리선 아래 펑퍼짐한 히프가 엄청난 탄력이라도 보여주는 듯 팽팽하게 옷 속에 감추어져 있는 것이다.
허벅지 사이로 터진 옷 속에서 드러나는 살갗에 스타킹을 신었고 그 다리는 곧게 뻗어 대지를 밟고 서 있었다.
[호호호. 전 양양이라고 해요.
할아버지가 모셔오라고 하셔서..........]
양양은 차돌이가 자기를 살펴보자 조금은 부끄럽기도 했지만 더욱 자신의 몸매를 자랑하기라도 할 셈인지 허리를 비틀어가며 살 짜기 웃으며 말을 건넨다.
[아 그러세요, 초면에 수고를 끼칩니다.]
차돌이도 마주 보며 수고를 하게함을 미안해한다.
그런 차돌이의 눈에 번뜩 광기가 비쳐 나오더니 번개같이 사라지고 원래의 표정을 유지한다.
양양은 차돌이의 눈빛을 보지 못했다.
슬쩍 몸을 돌리며 차돌 이를 이끈다.
[절 따라오시죠.
여기서 조금 걸어야 할 것이에요.]
[네, 감사합니다.]
차돌 이는 양양의 한발 뒤에서 따라간다.
차돌 이는 걸으면서 양양을 살펴보며 몸에 전류 같은 것이 흐름을 느낀다.
엉덩이를 실쭉거리며 걷는 양양의 모습이 사내의 욕정을 충동질하고도 남을 만큼 뇌 살 적으로 걸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차돌 이는 바지속이 꿈틀거리며 홍두깨가 염치없이 자꾸 부풀어 오름을 느낀다.
종내에는 걷기도 힘들만큼 한껏 부풀어 걸을 때마다 천에 시달리며 자제하지 못하는 자지를 달래어야 했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 커다란 중국 고풍의 저택에 도착한다.
양양은 그 집 앞에 서더니 차돌 이를 바라보며 다시 생긋 웃어준다.
[다 왔어요, 여기에요.]
[아..예..예.........]
차돌 이는 무슨 말인가를 하려했지만 말이 나오지 않는다.
바지 속에 꿈틀거리는 자지에게 온통 신경이 가 있어 양양에게 할 말을 잊어버리고 만 것이다.
[들어가세요.]
양양은 대문을 밀고 들어간다.
차돌 이는 양양을 따라 대문 안으로 들어가 집안을 살펴본다.
넓은 정원에 싱그러운 나무가 담을 둘러치다 시피 심어져 있었고 군데군데 뜰에는 이름 모를 식물이 나 있었다.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
높은 담장에 가려져있어 밖에서는 볼 수 없었지만 집안 마당에 군데군데 작은 하우스가 있었고 그 속에서도 이름 모를 식물들이 자라고 있었다.
양양은 걸음을 천천히 하며 차돌이가 집안을 살펴보느라 늦어진 걸음에 보조를 같이 하여준다.
[어떻게 할아버지를 아셨는지 모르겠군요.
국내에서도 몇 분을 빼놓고는 할아버지를 잘 모르시는데 한국에서 어찌 알고
할아버지를 찾게 되었는지 궁금하네요.
더군다나 할아버지는 남에게 자신이 가진 것을 좀체 가르치려 드는 분이 아니신데
손님에게 허락을 하셨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요.
아마 손님은 한국에서 대단한 모양입니다. 호호호.........]
양양은 얼굴에 온통 의아심을 드러내고 있었다.
자기 할아버지를 아는 사람도 드문데 더군다나 누구의 소개로 온 젊은이였고 그런 젊은이를 할아버지는 거절하지 않고 받아준 것이다.
도대체 이 젊은 사람에게 무엇이 있기에 그토록 완고하던 할아버지도 별 말없이 받아들였는지 모든 게 궁금하여 속으로는 미칠 지경이었다.
[아. 그러십니까....전 사실 지인에 도움을 받았지 할아버지가 절 맞아주시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어요.
아가씨께서 많이 도움을 주세요.]
차돌 이는 양양에게 도움을 원하는 인사를 하고는 다시 허리를 굽힌다.
사실 차돌이도 지금 만나려는 사람이 어떠한 사람인지 알지는 못했다.
대단한 분이니 잘 모시라는 말만 들었을 뿐이다.
[호호호. 전 도움도 되지 못해요.
할아버지 고집이 왕고집이라....하여간 모든 것은 손님에게 달렸어요.]
양양도 더 이상 묻지 않는다.
차돌 이를 보니 그 역시 할아버지를 모르는 것 같았고 구태여 질문을 던져보았자 돌아오는 대답은 뻔 한 것이기에 궁금증을 접어두기로 했다.
차돌이가 양양을 따라 방으로 들어간다.
방 안쪽 벽 한가운데 비쩍 마른 노인한분이 입에 곰방대를 물고 눈을 감고 계신다.
차돌 이는 급히 노인의 앞으로 다가가 큰절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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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온 손 차돌이라 합니다.]
노인은 절을 하는 차돌 이를 실눈을 뜨고 차돌이의 전신을 한차례 살펴본 후 다시 눈을 감는다.
그런 노인의 눈에도 섬광이 이는 듯 가늘게 떠 있지만 날카롭기까지 한다.
차돌 이는 절을 하고 노인의 앞에 무릎을 꿇고 하문을 기다린다.
그러나 노인은 아무 말도 없이 그대로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차돌이 역시 노인의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자세에서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그대로 있다.
마치 무슨 기 싸움이라도 하는 것 같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다.
차돌 이는 무릎이 시 끈 거리며 아픈 것을 극도의 인내로 참고 견디고 있다.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그의 이마에서 땀방울이 맺히고 그것이 뭉쳐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고 있었다.
그런 시간이 한참을 더 흘렀다.
이윽고 노인이 눈을 뜨더니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차돌 이에게 머리를 끄덕이며 만족을 표시한다.
[흐흠....대단한 젊은이군....
그래....사내라면 어쩜 그런 기질이 있어야하고말고.........
허허허.....우리나라에도 없는 젊은이가 타국사람이라 조금 섭섭하지만 어차피 모든 것은 젊은이하기에 달린 것이니 내일부터 우리 집에서 3개월만 묵도록 허락하겠네.....
허허허..............]
노인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차돌 이를 맞아들이겠다는 승낙을 하고 손녀를 쳐다본다.
[양양아..먼 길을 오신분이다.
오늘 이 젊은이와 같이 저녁을 먹었으면 한다.
그리고 젊은이 짐도 가져와야겠지.......네가 좀 도와주려무나..허허허...]
[어르신, 허락을 해 주시니 영광입니다.
모쪼록 많은 가르침을 베풀어주시고 행여 라도 게으름을 피운다면 서슴없이 담금질로
저를 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차돌이가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
차돌이 역시 말없는 대면 속에 앞에 있는 영감이 예사로운 분이 아니다 라는 것을 느꼈다.
허름하지만 알 수 없는 뭔가가 자기를 움쩍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이한 힘이 있었다.
차돌 이는 영감이 기를 풀자 자기 역시 기를 거두며 최대한 공손하게 대답하며 예의를 다하여 노인을 공경한다.
[할아버지, 알겠어요.......]
양양도 무거운 분위기가 사라지고 할아버지가 생각 밖으로 손님을 맞겠다는 뜻을 밝히자 의아한 모습을 잠깐 보이더니 곧 바로 화사한 얼굴로 바꾸며 기뻐한다.
[허허허..네가 좋은 모양이구나.
허나 이 젊은이도 사내라는 걸 잊으면 안 돼.....허허허......]
[어머머...할아버지도........]
양양은 얼굴을 붉힌다.
그런 양양을 바라본 노인은 다시 차돌 이를 바라보며 조용히 충고한다.
[시간이 많지 않으니 열심히 해야 할 거야..
모든 것은 하는 것만큼 얻는다는 게 내 철칙이야.
자네가 타국사람이라 서운하지만 내 석 달간은 자네가 알고자 하는 것이 내게 있다면
비록 그것이 무엇이든 내 기꺼이 가르쳐 주겠네. 허허허............
오늘은 짐도 가져와야 할 것이고 내일부터 당장 시작하도록 하지.]
노인은 차돌 이에게 매료되었다.
몸에서 풍겨 나오는 정기가 예사가 아니었고 정신을 수양하는 기마저 자기를 억누르려 하지 않았던가.
이런 대단한 젊은이가 타국사람이라 서운했지만 인재를 보고 이런 자를 제자로 두게 되었음을 흐뭇하게 생각이 들었다.
[감사합니다, 어떻게 주어진 기회인데 소홀할 수 있겠습니까.....
정말 이 은혜 잊지 못할 것입니다.]
차돌 이가 다시 머리를 조아린다.
그러나 노인은 한차례 너털웃음으로 대신하더니 방에서 일어나 먼저 자리를 나가 버린다.
차돌 이는 그제 서야 무릎을 펴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한차례 비틀거린다.
[어머. 왜 그러세요.]
양양 이 일어나서 쓰러질 듯 비틀거리는 차돌 이를 보며 잽싸게 달려와 팔을 잡으며 놀란 소리로 부르짖는다.
[아...괜찮습니다. 잠시 머리가 어지러워서.]
차돌 이는 무릎이 떨어져 나갈 듯이 아픈 몸을 끈기로 참아낸 것이다.
그렇게 한동안 꿇어있던 자세에서 일어나니 갑자기 어지러움이 몰려와 비틀거린 것이다.
아직도 무릎의 통증이 가시지 않았지만 조금씩 원래대로 되어 감을 느낀다.
차돌 이는 놀라서 자기를 부축하는 양양에게 고마운 웃음을 지어준다.
그리고 아직 못 미더웠는지 팔을 잡고 있는 손을 놓지 않는다.
차돌 이는 그런 양양에게서 들판의 야생화에서 풍기는 듯한 그러한 냄새를 맡는다.
싱그럽고 청초한 향수냄새가 아닌 그런 부드럽고 아늑한 냄새였던 것이다.
사람을 편하고 기분 좋게 만드는 듯한 냄새였다.
차돌 이와 양양도 그러한 자세를 유지하며 방을 나온다.
그리고 거실 소파에서 물을 한잔 마시고 두 사람은 호텔의 짐을 가지러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간다.
저쪽 제법 큼직한 하우스 안에서 노인이 약초인가 뭔가 인지는 몰라도 휘 귀하게 생긴 식물을 살피고 있었다.
차돌이가 인사를 하기위해 가려고 발걸음을 옮기려는데 양양 이 팔을 잡아끌어 제지를 한다.
[할아버지는 인사해도 쳐다보지도 않을 거 에요.
그러니 그냥 가요..]
차돌 이는 양양에게 제지당하고 양양에게 밀려 대문을 벗어난다.
그런 차돌이의 얼굴엔 인사를 드리지 못하고 가는 것에 대한 민망감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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