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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ep2. Jealousy-- >

 오피스텔 앞에서 한 30분 정도 기다렸을까? 엘리베이터 멈추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그 소리에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그 엘리베이터로 미진이 누나가 검은 봉지에 무언가를 싸 들고는 오피스텔로 오는 것을 발견했다. 

"누. 누나."

"왜 왔니? 더 놀지?"

 싸늘한 목소리. 확 가라앉은 그녀의 목소리에 나는 일단 무조건 잘못했다고 빌었다. 

"누나. 내가. 내가 진짜 잘못했어. 정말 잘못했어. 누나."

"너... 나 사랑하긴 한 거니?"

 내 사과에 이렇게 물어오는 그녀. 

"그럼. 내가 누나 얼마나 좋아하는데. 누나도 그거 알잖아요."

"그.. 그런데 다른 여자랑... 그렇게 희희낙락거리며 놀러 다니고. 나한테는 고향에서 36/44 36

올라온 친구 만났다고 거짓말하고. 키스까지 하니? 넌? 사랑하는 여자가 있는 애가 그런 짓을 하는 게 말이 돼?"

 거의 절규에 가까운 그녀의 목소리. 나는 황급히 그녀의 어깨를 두 손으로 잡으면서 말했다. 

"누나. 여기 말고. 일단 들어가서. 들어가서 이야기해요. 응?"

"이거 당장 놔."

"누. 누나."

"당장 놓으라고."

 평소에 나를 향해 보여주던 다정한 미소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 싸늘한 표정에 나는 손에서 힘이 저절로 빠질 수 밖에 없었다. 

"어... 어떻게 알았어요?"

"뭐. 너 거기 있는 거?"

"네."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그런 나를 보며 입술을 잘근잘근 씹던 그녀가 내게 자신의 스마트 폰의 화면을 열어 던져주었다. 

"이거 봐. 이거. 니가 얼마나 행실을 똑바로 못하고 다녔으면 나한테 이런 문자가 오니. 응? 왜 이런 문자가 오게 해. 흑흑흑."

 결국 참지 못한 그녀가 그 고운 눈망울에서 저 소중한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씨발. 도대체 무슨 문자 말이야. 나는 그녀의 스마트 폰을 열어 확인했다.

[남자친구 간수 좀 잘 하시죠? 지금 그 쪽 남자친구 다른 여자랑 데이트 중이신 건 아세요? 대학가 월드 노래방으로 들어가던데. 모르시나봐요?] 이. 이게 뭐지. 도대체 누가 이런 문자를 보낸 거지? 누나랑 나랑 사귀는 걸 아는 사람도 얼마 없을뿐더러. 이런 내용을 알려면... 내 행적에 대해서 아는 사람만이 보낼 수 있을 텐데. 세.. 세상에. 

"이. 이걸... 도대체 누가."

"이리 줘."

누나는 내가 망연자실해서 멍하니 서있는데 스마트 폰을 뺏어갔다. 그러고는 힘이 빠져있는 나를 확 밀쳤다. 털썩. 다리에 힘이 빠진 내가 누나의 동작에 아무런 대응도 없이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고 말았다.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 누나는 깜짝 놀라 나를 잡아주려다가 입술을 꽉 깨물고 한마디 던졌다. 

"당분간은... 민수... 너. 얼굴... 보기 싫을 거 같아."

 콰앙. 이 말을 던지고서 오피스텔 문을 쾅 닫고 들어가는 누나. 나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내 머릿속에는 도대체 누가. 어떤 죽일 놈이 이런 문자를 보냈는지에 대한 생각밖에 없었다. 그러다 문득. 한지혜가 생각났다. 갑작스럽게 나한테 키스한 것도 그렇고. 그 때 누나가 노래방으로 들이닥친 것도 그렇고. 내 모든 직감이 이 사건의 범인이 한지혜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빌어먹을..."

 겨우 겨우 몸을 추스르며 일어나는데 진짜 빌어먹을이다. 세상에 이런 일이. 그래. 한지혜. 한지혜. 그 애라면 이런 일을 꾸민 동기도 충분해. 나는 재킷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었다. 휴대폰은 꺼져있었다. 이게 왜 꺼져있는 거야. 난 휴대폰의 버튼을 눌러 전원을 켰다. 그리고 켜진 휴대폰에는 미진이 누나의 부재중 전화가 걸려있었다. 

"한지혜구나."

 그 순간 확신할 수 있었다. 누가 이런 짓을 꾸몄는지. 누가 이런 짓을 했는지. 내 휴대폰 전원을 끌 사람도 한지혜밖에 없다. 내가 전원을 끄지 않은 이상. 배터리도 이렇게 많은데. 부들부들. 끓어오르는 분노.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후우. 후우. 이대로 전화를 걸었다가는 그저 쌍욕만 나올 것 같아서 겨우 숨을 골랐다. 그리고 나는 휴대폰을 열어 한지혜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에게 걸리는 전화에서는 오늘 한지혜가 노래방에서 불렀던 행복한 나를. 이라는 노래가 울려나오고 있었다. 씨발. 빨리 받아. 빨리. 

"여보세요."

 한지혜의 목소리가 들렸다. 평소라면 아름다운 목소리라고 생각했겠지만 지금은 가증스럽게 느껴질 뿐이었다. 나는 바로 고함을 지를 거 같았던 마음을 겨우 추스렸다. 그리고는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겨우 억누르며 말했다.

"야. 한지혜. 너... 지금 어디야."

"나... 지금... 아직도 그 노래방이야."

"너....... 한 발짝도 움직이지 말고... 거기 딱 들어가 있어. 알겠냐?"

"알.. 았어."

 씨.

팔. 전화를 끊고 나서 치밀어 오르는 욕지기를 겨우 삼킨 나. 왜 이렇게 침착한 건데. 한지혜. 그녀의 침착한 목소리마저 불만이었다. 나는 굳게 닫힌 누나의 오피스텔 문을 

잠시 쳐다보다 발걸음을 옮겼다. 월드 노래방으로. - - - 내가 다시 노래방에 도착했을 때. 지혜는 어떤 남학생 둘 한테 시달리고 있었다. 그들은 지혜보고 혼자 놀러왔으면 같이 놀자고 말하고 있었고 지혜는 혼자 온 거 아니라고 실랑이가 붙은 상황이랄까? 

"야. 이 시발. 너희들 뭐냐?"

 평소라면 절대로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 나지만 지금은 이미 꼭지가 돌아있는 상황이었다. 

"뭐야. 이 새끼는."

"디질라고. 넌 뭔데?"

"나? 그 여자한테 용무 있는 사람이다. 왜?"

"민수야."

 내가 나타나자 황급히 자신의 손을 잡고 있던 남학생의 손을 뿌리치는 지혜. 그제서야 그 새끼들은. 에이 뭐야. 남자랑 같이 왔네. 에이. 씨발. 하면서 중얼거리다가 잠시만 생각해 봐. 저 새끼. 시발 놈이. 시비트네. 라면서 내 멱살을 잡아왔다. 

"근데. 시발. 너가 얘랑 같이 온 것 알겠는데 왜 초면에 욕질인데."

 아오. 이 개새끼들. 나는 가뜩이나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는데 계속 지랄하는 이 새끼들 때문에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훽. 내 멱살을 잡은 새끼의 손을 온힘을 다해 뿌리쳤다. 

"이 새끼가."

 한 놈이 나한테 욕을 쳐 왔다. 이 새끼들을 어떻게 하지. 도대체. 

"이 개새끼들아."

난 그 새끼들한테 고함을 지른 다음에. 벽으로 다가가서 머리를 벽에 꽝 찧었다. 정말 큰 소리가 날 정도로 꽝 찧은 머리. 골이 울렸지만 이미 극도로 흥분한 나한테는 신경 쓸게 없었다. 

"나. 지금..."

 꽝. 

"무진장 화 났거든?"

 꽝. 

"제발. 시발. 그냥 내버려둬."

 꽝. 세 번을 더 벽에 머리를 찧었을 때. 이마에서 뭔가 따뜻한 것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난 멈추지 않았다. 한 두 번을 더 찧고 있는데. 그 새끼들이 내 그런 모습에 질겁을 하고 돌아섰다. 

"야. 야. 저 새끼 미쳤다. 그. 그냥 가자."

"에이. 씨발. 별 미친 놈을 다 보내."

 내 난동에 그 새끼들은 노래방에서 나가고. 그 큰 소리에 노래를 부르던 사람들마저 방에서 뛰쳐나와 날 보고 어머머. 왜 저래. 하면서 호들갑이었다. 노래방 주인 아줌마까지 와서 학생. 왜 그래. 라고 말하고 있었으니. 그 때 지혜가. 

"민. 민수야. 머리에서 피나. 어떡해. 응?"

 하며 나를 걱정해 오는 것이 아닌가? 걱정? 이런. 개 같은. 지혜를 바라보는데 도저히 화밖에 나지 않는 것을 느꼈다. 

"걱정해주는 척 하지마. 이 가증스러운 년아."

 내 입에서는 독설이 터져 나왔다. 지혜는 민.

민수야. 라며 나를 보고 말하고 있었고. 그 옆에서 주인아줌마가 학생. 왜 그래. 진정해. 하면서 내게 티슈를 건네주었다. 나는 티슈를 뺏다시피 해서 받아 든 다음에. 노래방 값 보다 더 많은 돈을 그녀에게 전하고는 지혜의 손을 확 끌어 잡고는 노래방 밖으로 나갔다. 노래방 주인아줌마는 하. 학생. 거스름 돈은 챙겨가야지. 라며 나를 불렀지만 멈추지 않았다. 막상 지혜를 끌고 올라왔는데 막상 지금 당장은 너무 화가 나서 그녀에게 무슨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이마.. 치료해야지..."

 그 와중에 지혜가 나를 향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해왔다. 도대체. 이게 무슨. 병 주고 약주는 건가. ============================ 작품 후기 ============================ 참... 너무 뻔한 스토리라는 말에는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음. 작가 꼴리는 대로 좋아하는 내용대로 막 진행하다 보니. 그렇게 되는 거 같음 워낙 작가가 아침 드라마 같은 신파극에 익숙해졌나 봄. ㅋㅋ그래도 주인공 놈이 조만간 깨닫고. 변화가 오지 않겠나 싶음. ㅠㅠ여하튼 봐주시는 분들 감사하고. 뿌잉뿌잉.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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