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4화 〉인지도를 높여보자 (54/85)



〈 54화 〉인지도를 높여보자

“…엉덩이가 얼얼해 공작.”

“밤 새도록 했으니…어쩔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 하지만 스팽킹은 좀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항문보다 볼기짝이 더 아픈데.”

“크흠. 이티아 님도 즐겼잖습니까.”

그건 그렇지.

근데 아픈 건 아픈거야.

내가 계속해서 뚱한 눈으로 바라보자 머쓱해 졌는지 공작은 화제를 돌렸다.

“이티아 님은 어떠십니까?”

“뭐가?”

“구멍을 둘 다 개통했잖습니까.”

말을 왜 그리 꼴리게 하냐? 개통했다니. 이젠 중고 구멍이 된 것 같잖아.

“아팠지. 아직도 얼얼하고 말야.”

“그건 죄송합니다. 하지만 궁금하군요 과연 여신님은 어느 쪽 취향일지.”

“솔직히 말해서…둘 다 좋아.”

“그런 예상 가능한 대답 말고요.”

“뭔 말이 듣고 싶은거야?”

“순수한 지적 호기심이지요. 과연 색욕의 여신은 앞구멍과 뒷구멍 중 어느쪽을 더 좋아할까…하는 말이죠.”

지적 호기심 좋아하네.

근데 정말 둘 다 좋아서 잘  고르겠다.

“으으음…그래도 아직은 보지가 더…좋지 않을까?”

“흐음?”

“아직은 애널섹스를 그리 많이 하지 않았잖아. 뒤쪽이 더 민감한 거 같기는 한데 역시 잘 모르겠어.”

뒤쪽으로도 많이많이 하다보면 정확히  수 있지 않을까?

“그것 참…여신님 다운 답변이군요.”

“그래. 그렇지…근데 지금 뭐 쓰냐?”

“이티아 사용 설명서입니다.”

“뭔데 그게.”

아까부터 뭔가를 끄적이고 있길래 의문을 가졌는데  알 수 없는게 튀어나왔다.

“아시다시피  학자란 말이죠.”

“그렇지?”

“그리고 여신님은 아직 예비이긴 하나, 신이시고 말이죠.”

“그것도 맞지.”

“그럼 당연히 탐구해야 하는게 아닙니까? 탐구를 위한 지적 호기심이 있고, 탐구할 대상이 눈앞에 있는 데 말이죠.”

이건 뭔 개소리야?

“내 의사는?”

“허허허.”

이놈이?

솔직히 살짝 오싹했다. 이놈이랑 친하게 지내면 막 나중에 실험실 같은데 갇히는 거 아니야?

“그리 경계하지 마십쇼.  그대로 매뉴얼일  이니까요.”

“누구를 위한 메뉴얼인데…?”

“우리 모두를 위한…이라고 해둘까요? 한번 보시렵니까?”

그러고는 내게 지금까지 끄적이던 것들을 보여주었다.

그런데…이게 뭐야?

노트에는 내 모습이 대략적으로 그려져 있고,  구석구석의 민감도나 잘 느끼는 부위, 어디를 어떻게 자극하면 좋을지가 짤막하게 쓰여져 있었다.

 앞장에는 내가 한 말들(진짜 쓸모없고 사소한 말들도 다 적혀 있었다.)이 기록되어 있었고,  뒤쪽에는 내가 지금까지 했던 플레이들이 적혀 있었다.

“…이걸 어떻게 쓰려고?”

“따로 배포하거나 하진 않을 생각입니다. 그저 학자의 탐구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쓰는 것이니까요.”

“그렇다면야…”

솔직히 이름도 모를 사람들이 이걸 알아봐야 야설, 그 이상의 가치가 있을까 싶지만 굳이 동네방네 이름이 팔리는  보다는 낫지.

“뭐, 알겠어. 대신 적당히 해.”

“감사합니다.”

내 말을 허락으로 알아들은 공작이 감사하다며 허리를 굽혔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주섬주섬 챙겼다.

“이제 가시렵니까?”

“가야지. 하루 종일 침대에만 있을 순 없잖아. 아! 오늘 하룻밤 까지 해서 창관에 보내놔.”

“물론이지요. 그러면 내일부터 연락을 할까요?”

“내일? 왜?”

“다른 귀족들을 소개시켜 준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벌써 몇몇귀족에게 말을 해 놨습니다.”

“헐…벌써? 

“그럼요. 누가 추천하는 분인데. 벌써 일주일 치 예약은 다 잡혔습니다.”

“좋아좋아. 점점 명성이 쌓이다 보면 알아서 유명해지겠지?”

“이티아 님이 말이십니까?”

“나도 그렇고, 창관도 그렇고. 근데 어디서 한대?”

“내일은…글쎄요. 어디가 편하십니까?”

“일주일간은 지금 내가 일하는 데서 하자.”

요새 공작의 저택에서만 해서 창관에 다른 창녀들과는 친해지기는커녕 말도 못 붙여봤다.

이참에 그쪽에 출근하고 하면서 좀 친해져 봐야지.

“알겠습니다. 앞으로도  쪽으로 가라고 하지요.”

“좋아좋아~. 그럼  이제 가…”

“…? 왜 그러십니까?”

침대에서 일어나 땅을 밟고 서는 순간 하복부가 찌리릿 하고 울렸다.

다리가 쥐가 난 듯이 부들부들 떨렸고, 무엇보다 엉덩이 쪽으로 강한 작열통이 생겼다.

“아흑…!”

결국 버티지 못하고 풀썩 쓰러져서 다리와 엉덩이를 주물렀다.

“흐음…역시 후유증이 있군요.”

“아흐…근육통도 근육통인데, 항문쪽이 뜨거워.  속도 부글부글거리고.”

“깨끗하게 씻어내야 했는데…일단 욕실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공작은 나를 가볍게 안아들고 방에 딸려있는 욕실로 들어갔다.

“생각보다 힘 세네?”

“이 정도야 기본입죠.”

공작이 욕조에 물을 받는 동안 계속되는 부글거림에 손가락을 슥 넣어봤다.

다행히 정액과 장액 외에 다른건 보이지 않았다.

물론 그래도 부끄러운  부끄러운 거라 별로 보이고 싶지는 않았다.

“…물 다 받았으면 나가줄래?”

“왜 그러십니까?”

“별로 보여주고 싶지는 않은데…”

“이미 그쪽으로 성교까지 했으면서 웬 내외십니까?”

“그거랑 이거랑은 다르지!”

“뭐가 어떻게 다른가요?”

“…”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공작에 말에 말문이 막혔다. 그와 동시에  가지 깨달았다.

공작…보고 싶은 거구나.

평소같았으면 적당히 예 하고 나갔을 테지만 이렇게 억지로 남으려는  보니 속마음을 알  같았다.

발기도 안되는 주제에 머리속에는 마구니가 가득 차가지고…

이대로라면 의미없는 말싸움만 계속할  같아 그냥 포기했다.

“…네 맘대로 해.”

“그러지요.”

냉큼 받은 공작은 욕조에 향유도 뿌리며 다시 방으로 나갔다.

지금이다 싶어 딜도를 소환한 뒤 음부에 꽂아넣고는 신체복구를 사용했다.

따뜻한 녹빛이 몸 주위를 감싸더니 이내 사라졌다.

동시에 지금까지 불편하던 것들도  없어졌다.

마지막으로 보지에 꼽혀있는 딜도만 즈륵 빼내면 모든 것이 끝났다.

쾅! 소리를 내며 욕실 밖으로 나온 나는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공작을 향해 베- 하고 혀를 내빼며 놀렸다.

공작은 어리벙벙한 표정으로 안 씻으십니까? 라고 물었지만 대답해 줄 의무는 없으니 무시하고 옷을 입었다.

마침내 옷을 다 입고  밖을 나설 때 까지도 공작은 손에 들고있던 관장기를 놓지 못했다.


집에 돌아오니 이든과 메이, 레아가 다 있었다.

“다들 집합! 할 말이 있습니다.”

거의 3일만에 다들 모이는 거라  반가웠다.

“레아는 짐 다 옮겼어?”

“네. 도와주셔서 쉽게 옮겼습니다.”

“좋아. 그리고 이든은? 일 많이 끝냈나?”

“황실과 거래도 얼추 끝났으니 당분간은 일이 없어.”

“오~ 황실은 어때? 돈 좀 만졌어?”

“걔들도 장난 아냐. 저번 웰링턴 영주랑 비슷하게 가격을 쳤어.”

“어쨌든 납품하는 물량이 훨씬 많을 거 아냐. 그럼 돈 많이 벌겠네.”

“그렇지.”

“음음. 메이는? 어제 보니까 집에 없던데 어디 갔었어?”

“아! 저는 대장간에 가서 요리도구 같은  사오느란 잠시 외출을 했어요.”

“그래? 말 하지. 같이 가줄걸 그랬나?”

“에이! 아녜요. 어차피 의뢰를 맡기고 며칠 있다가 가져가기만 하면 돼요.”

“알았어. 그때 불러. 같이가자. 그건 그렇고, 내가 모두를 부른 이유는…이제 인테리어를 시작할 것이라서 잠시 불렀습니다.”

“드디어 시작하나요?”

“얼마만큼 걸린대?”

“그동안 저희는 어디에서 머물죠?”

“공사 기간은 대략 3일 정도래. 그리고 우리는 1~3층만 창관으로 개조를 할 예정이라 그 위쪽에 머물면 되고. 지금 1층에 있던 짐은 다 4층으로 올려놔. 어차피 마법으로 하는 일이라 소음이나 그런건 없을거야.”

“어떤 식으로 리모델링 할거야?”

대략적인 구조는 다른 창관들과 비슷하게 복도와 그 옆쪽에 방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형태로 만들 생각이다.

다만 방 크기를 조금 조정하고, 지금은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중앙 홀에 하나만 있었지만 이걸 저택 사이드에도 하나씩 만들 계획이었다.

1층은 방 크기를 지금과 비슷하게 만들고 2층, 3층으로 올라갈수록 방 크기를 키울 생각이었다.

그리고 방마다 욕실 하나씩은  만들도록 할 거고…입구에는 카운터까지 만들면 대략적인 창관의 형태를 띄겠지?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복지라고 생각해.”

그냥 내 창관에서 일하는 직원이라고 생각하면 그냥 돈만 주면 되지. 하지만 그들은 모두 내 사제가 될 것이었다(예정이지만).

내 사제들을 위한 복지에 쓰는 돈이 아까울 리가 없다.

“그래서 말인데 혹시 좋은 아이디어 있는 사람?”

빈 방은 많으므로 어지간해선 공간이 모자랄 일이 없었다.

 모자라면 밖에 정원을 갈아엎어도 되고.

“저요저요!”

먼저 메이가 스타트를 끊었다.

“저는 다 같이 식사를  수 있는 식당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식당…오케이 그런데 식당은 좀 떨어져서 지을 생각이야. 3층 이상에도 하나 지을거고.”

“그러는 이유가 있어?”

“개인적인 공간은 4층부터니까 우리끼리 밥을 먹으려면 그 위쪽이 좋지. 그 아래층에 식당을 지으면 신음소리와 함께 식사를 해야 할걸?”

“으음…아니면 정원에다 식사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은 어때요?”

레아가 명안을 내었다.

“그거 괜찮다. 어차피 정원은 계속 방치하고 있었는데 천장도  달고 하면 좋을 것 같아.”

“저도 좋아요! 그런데…정원에서 그런 짓을 하지는 않겠죠?”

“하하하…에이 설마…”

사실 정원이라고 할 정도도 아니고 그냥 뒷마당 정도지만 식탁 하나쯤 놓을 공간은 있다.

“좋아. 정원에 식탁을 놓고, 천장을 달면 되겠다. 그럼 다음!”

“저 있습니다.”

“오! 레아! 좋아. 말해봐.”

“일하는 창녀들의 개인적인 공간이 있으면 합니다.”

“개인적인 공간? 주로 어떤…?”

“저야 이티아 님의 배려로 저택에서 함께 살게 되었지만 다른 사제들은 그렇지 않을 지도 모르잖아요. 그래서 그들도 개인적인 공간이 필요할 겁니다.”

하긴…그래도 한 반나절은 저택에서 일할텐데 혼자 있을 시간도 필요하겠지.

“일단 방은 1인당 하나씩 배정을 해줄거야. 개인적인 공간은 그곳을 쓰게 하려고 생각했는데…어때?”

“아…그럴줄은 몰랐습니다. 보통 방은 공용으로 쓰기 때문에…”

“내 사제들이니 믿고 방 하나씩 배정해줄 수 있지. 그러면 개인적으로 쉬고 싶을  자기 방에 있으면  거야.”

그리고 홀 쪽에는 쉼터를 마련할 계획이다.

그곳에서 쉬다가 지명을 받으면 방으로 가는거지.

“또 뭔가 건의할 사람?”

이번엔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뭐, 당장 생각나지 않으면 나중에 말해줘도 좋아.”

“그런데 청소 같은 부분은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요?”

청소? 하긴… 이 넓은 저택에 사람들이 많이 들락거리면 청소할 사람도 따로 구해야 할 테다.

보통의 경우라면 말이지.

“여긴 내 신전이야. 그리고 신전에는 내가 축복을 내릴 수 있지.”

축복이란 내 권능을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일종의 버프랄까?

내가 신전에 매혹 버프를 걸면, 이곳에 들어온 모든 존재가 발정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가진 권능중에는 청결함이라는 권능도 있지.

즉, 내가 신전에 청결의 축복을 내리면 청소따윈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그럼 안 씻어도 깨끗해지는 건가요?”

“아니. 그건 아냐. 이건 무생물에게만 적용되는 권능이라서.”

이불 같은  묻은 흔적은 지워지겠지만 몸에 달라붙은 것은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 엄청난 권능이 있었나요?”

메이가 깜짝 놀라서 물었다.

그러고 보니  권능을 직접 말하는 건 처음이었나?

아티에게 배울 때에도 자잘한 권능이라 신경쓰지 않았는데 이런데서 쓸모를 발견할 줄이야...

뭐, 좋은  좋은거지.

빨래? 청소? 그런건 청결 하나면 끝이다.

“전 뭘 하면 좋죠…”

본의 아니게 천직이 메이드인 메이의 일거리를 빼앗는 일이 되었지만 메이에겐 다른 할 일도 많다.

“괜찮아. 네가 할 일은 다른 종류니까. 그건 나중에 차차 알아가기로 하자.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나도 이따가 나가봐야 하기 때문에 좀 쉬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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