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99 - 299화- 괴로워하는 복수귀를 보며 악마는 즐깁니다
"쉽게 끝나지 않을 거라고 봤는데, 너무 싱겁게 끝났네."
강림은 그렇게 중얼거렸다. 중얼거리면서도 허리를 흔드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살과 살이 맞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올수록 야릇한 숨소리가 강림의 귀를 간지럽혔다.
"아비에 대한 기억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낼 줄 알았는데, 역시 어미랑 다를 게 없구나."
지금 강림이 있는 곳은 실험실 외부. 아르웬이 조교를 받는 실험실 바깥에 있다. 실험실 벽은 특수 재료로 만들어졌기에 내부에서는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확인할 수가 없지만, 외부에서는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렇기에, 강림은 볼 수 있었다.
-우끕, 우끄읍, 우끄으읍, 우끄으으읍!
분만대에 사지가 결박당한 아르웬을, 그 상태로 촉수에 농락당하는 아르웬의 모습을 강림은 볼 수 있었다.
-후끙, 후끄응, 후끄으윽, 후끄으으윽!
수많은 촉수 가락에 음부가 농락당하고, 수많은 촉수 가락에 항문이 관장 당하는 아르웬을 강림은 볼 수 있었다.
-흐끅, 흐끄으, 흐끄으윽, 흐끄으으응!
수많은 촉수 가락이 젖통을 크게 틀어쥐고, 틀어쥐는 바람에 새하얀 분수를 뿜으며 몸부림을 치는 아르웬의 모습을 강림은 볼 수 있었다.
-푸끅, 푸끄읍, 푸끄으윽, 푸끄으으읍!
수많은 촉수 가락에 입이 농락당하는 바람에 눈물을 흘리는 아르웬의 모습을 강림은 볼 수 있었다.
-꾸륵, 꾸르릅, 꾸르르륵, 꾸르르르릅!
수많은 촉수 가락을 통해 나오는 정액을 입으로 받아먹는 아르웬의 모습을. 수많은 촉수 가락을 통해 나온 정액이 아르웬의 자궁을 가득 채워지는 모습을. 수많은 촉수 가락을 통해 창자가 정액으로 채워지는 모습을 강림은 볼 수 있었다. 다 들어가지 못한 정액이 바닥에 흘러내리는 것 또한 강림은 볼 수 있었다.
-우윽, 우으윽, 우으으응, 우으으으윽!
수많은 촉수 가락이 토해내는 정액에 임신하고, 만삭이 되고, 끝내는 출산하는 아르웬의 모습을 강림은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하아, 하아, 어, 언니, 그만해, 그만해에에에에!
한바탕 능욕이 끝난 직후 언제나 들려오는 언니의 노래에 괴로워하는 아르웬의 모습을 강림은 볼 수 있었다.
아르웬이 고통스러워하는 이유는 한 가지뿐이었다.
-제발 그만해, 그만하라고! 더는 아버지의 기억을 지우지 말란 말이야아아아!
언니 카르디안의 노래가 아르웬의 기억을 봉인하니까. 친아버지의 기억만을 봉인하니까. 자신의 머릿속에서 아버지의 모습이 사라져가니 천하의 아르웬도 절규할 수밖에 없었다. 소중히 여겼던 어머니와 언니가 악마의 하수인이 된 것만으로도 정신적으로 위태로운 상태였는데, 아버지의 기억마저 잃는 것은 아르웬에게 있어 사형 선고나 다름없었다.
기억이 완전히 봉인된다면 아르웬은 재기 불능 상태에 빠질지도 모른다.
-하지 마, 하지…우으으윽?
당연하게도 아르웬의 절규를 제대로 들어주는 사람은 없었다.
-우끅, 우끄읍, 우끄으윽, 우끄으으읍!
아르웬을 빨리 굴복시키기 위해 쉬질 않고 그녀를 농락하는 촉수 더미와,
"라아아아아…."
동생을 무너뜨리기 위해 저주로 가득 찬 노래를 부르는 카르디안이 있을 뿐.
"라라라라, 라라라라라, 라라라라라라…."
오페라 공연에 나온 성악가가 입는 드레스를 입은 채로 카르디안은 계속 노래를 불렀다. 자신의 키 높이에 맞춘 거치대 앞에서, 그 거치대에 설치된 마이크를 향해서 카르디안은 계속 노래를 불렀다. 부른 노래는 실험실 내부에 있는 거대한 스피커를 통해 흘러 들어갔으며,
-우끄윽, 우끄으읍, 우끄으으응!
흘러들어온 노랫소리에 아르웬은 어김없이 몸부림을 쳤다. 친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완전히 봉인될 때까지, 봉인되어서 아르웬이 아버지에 대한 그 어떤 것도 떠오르지 못할 때까지 카르디안은 노래를 멈추지 않을 거다.
‘봉인이 완료되면 내 것으로 채워야지.’
어머니 글랜디에게 그랬던 것처럼 봉인되어 사라진 자리에 자신의 기억을 주입한다. 자신이 친아버지이고, 친아버지인 자신에게 봉사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라는 사실을 주입한다. 언젠가 글랜디처럼 아르웬도 거짓을 참이라고 여기게 될 거다.
그렇게 여기는 순간, 봉인을 해제한다. 해제해서 정신 붕괴를 유도한다. 붕괴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아르웬은 속절없이 무너질 거다.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까?’
그때가 되어도 아르웬은 복수귀로 남을 수 있을까? 아니면 복수가 다 무의미하다는 걸 깨닫고 복종을 택할까? 벌써 강림은 결말을 다 본 사람처럼 기분 좋다는 듯이 웃었다.
"정말 심술궂은 남자야…."
그런 강림에게 안겨 있는 여자가 있었다.
"그냥 세뇌해버리면 그만이거늘, 뭐가 좋다고 저렇게 괴롭히는데?"
검은색 더벅머리에 퀭한 회색 눈동자. 본래는 흰색 가운을 입고 있어야 하나, 지금은 전부 다 벗은 상태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로 여자, 연구 주임 탈리아는 강림에게 안겨 있었다. 그 상태에서 강림은 허리를 세차게 튕겼고,
"흐이익, 히이이익, 히아아아악!"
귀두가 자궁구를 밀치는 감각에 탈리아는 저절로 교성을 내질렀다. 너무 기쁜 나머지 눈가에 눈물까지 맺혔다.
“그야 내가 하고 싶으니까.”
탈리아의 물음에 강림은 그리 대답했다.
"저렇게 자존심이 센 여자를 조교 하는 게 재밌거든. 그래서 하는 거야. 다른 이유는 없어." "그럼 왜 글랜디처럼 하지 않는 거야?"
바닥에 널브러진 남색 머리의 여자에게 눈길을 주며 탈리아는 물었다.
"이헤헤헤, 에헤헤헤, 에하하하…."
글랜디는 전신이 땀에 젖은 채로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강림과 격하게 몸을 섞었으며, 너무나도 거친 강림의 떡방아 질에 결국 실신하고 말았다. 정액을 잔뜩 받았기에 아랫배는 약간 볼록 튀어나왔으며, 보지 입구에는 정액과 애액이 섞인 혼합물이 조금씩 나오고 있었다.
글랜디가 일어나봐야 알겠지만, 아마 이번에도 임신했을 거다.
"글랜디는 세뇌까지 다 하며 노예로 만들었잖아. 그럼 아르웬도 그래야 하는 거 아냐?" "그게 맞는 말이긴 한데…."
강림은 대답했다.
"그러기가 싫더라." "싫다고?" "난 자발적으로 무너지는 여자가 좋거든."
세뇌를 통해 강제로 복종하게 하는 것은 별로 맛이 없다. 자발적으로 무너져서 복종하는 것이 가장 맛이 좋다.
그래서 세뇌당한 스텔라와 암살단 대원들을 자유롭게 풀어줬다. 풀어주는 대신 자발적으로 복종할 때까지 능욕했다.
"글랜디는 바빠서 세뇌할 수밖에 없었지만, 아르웬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 자신에게 빠져나갈 길이 없다는 걸 깨닫게 해서 나한테 고개를 숙이게 할 거야. 어차피 당장 전쟁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니 해도 문제없을 거야."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취향이네."
탈리아는 그리 대답했다.
"그리드였다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꼭두각시로 삼았을 텐데…." "미안하게도 난 그리드처럼 되지 않을 거야." "흐이이익?"
강림이 더 깊숙이 자지를 박자 탈리아는 두 눈이 크게 떠졌다. 허리가 약간 휘어졌다. 아까보다 애액이 더 많이 흘러내렸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강림은 허리를 더 빠르게 놀렸다.
"놈과 달리 나는 여자의 의사는 존중해주는 사람이니까." "조, 존중은 개뿔, 그냥 강간하고 싶어 좋아하는 주…후이이익?"
이제 슬슬 쌀 것 같다. 강림은 막판 스퍼트를 내기 위해 더 빨리 허리를 놀리기 시작했다.
"흐야악, 하아악, 하오오오, 호꼬오오옥!"
퍽퍽 박힐 때마다 탈리아는 온갖 괴성을 질러댔다.
그리고 잠시 뒤,
"흐꺄아아아악!"
정액이 사출되는 소리가 들려왔다. 걸쭉한 정액이 탈리아의 자궁 안으로 들어갔다. 순식간에 자궁은 정액으로 가득 찼다. 따뜻한 정액이 들어오는 감각에 탈리아는 몸을 파르르 떨었다.
"흐아아아, 아아아, 아후으으으…."
정액을 받아들이면서 생긴 쾌락에 탈리아는 바로 표정이 풀렸다. 풀린 채로 고개를 숙였다. 강림을 껴안은 사지도 풀렸으나, 강림이 그녀의 허리를 붙잡은 덕에 탈리아가 바닥에 쿵 떨어지는 일은 없었다.
"그러고 보니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는데…."
탈리아의 등을 토닥이며 강림은 물었다.
"자료 복구는 어디까지 진행되었냐?" "4, 40%…."
탈리아는 흥분을 간신히 참아낸 목소리로 간신히 대답했다.
"처, 처음부터 시작해야 해서 그 정도가 한계야…." "음, 그렇구나."
괴도 아르바에 의해 지금까지 얻은 연구 자료와 결과물이 모조리 다 도둑맞았다. 복사본들도 전부 훼손되었다.
따라서 잃어버린 연구 자료들을 다시 복구하기 위해 탈리아와 연구원들이 밤새가며 연구 중이다. 맨땅에 지도부터 그려야 하는 중노동이었으나, 40%까지 해댔다는 걸 보면 정말 대단할 따름이다.
그러면, 선물을 주는 게 나을 거다. 강림은 오른손으로 탈리아의 머리를 붙잡았다.
그리고, 마기를 주입하기 시작했다.
"흐끄으윽? 무, 무슨 짓을…." "좀 더 똑똑해지라고."
마기를 주입하면서 강림은 대답했다.
"자료 복원하려면 머리를 더 빨리 회전해야 할 것 같냐? 그러니 힘을 줄게. 꽉 막히는 일 없이 자료 술술 복구할 수 있을 정도로." "주, 주려면…."
탈리아는 말했다.
"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줘. 그래야, 효 효율적이니까." "알았어."
강림은 바로 받아들였다. 가능하면 빨리 자료를 복구시키고 싶으니까. 복구해서 탈리아를 어서 써먹고 싶으니까 말이다.
"자, 그럼. 2차전 한 번 가볼까?" "그, 그래…하앙, 하앙, 하아아앙!"
실험실 내부에선 복수귀의 처절한 비명이, 외부에선 연구 주임의 교성이 한데 어울려서 하모니를 이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