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정복하라, 지배하라, 진짜 보스가 되어라-239화 (240/344)

Chapter 239 - 239화- 뒤풀이(여기사 이리스)

다음 상대는 여기사이자, 강철 군단 총사령관인 이리스였다.

"쮸읍, 쮸읍, 쮸읍, 쮸읍!"

강림과 이리스가 진한 키스를 나눈다. 서로의 입술을 탐닉하고, 서로의 혀를 탐닉하며 사랑을 나눈다. 달짝지근한 숨소리가 맞물린 두 입술 사이에서 새어 나오고, 두 사람의 것이 섞인 타액이 바닥에 뚝뚝 떨어졌다.

빠는 소리와 함께 살과 살이 맞부딪치는 소리도 아주 찰지게 들려왔다.

"후읍, 후으읍, 후으으읍, 후으으으읍!"

강림은 서 있고, 이리스는 그의 품에 안겨 있다. 강림은 두 손으로 이리스의 허벅지를 붙잡고 있으며, 이리스는 양팔과 두 다리로 강림을 껴안고 있었다. 그 상태에서 농밀한 키스를 하고 있으며,

하는 것과 동시에 강림은 열심히 허리를 놀려대고 있었다. 균열 속으로 기둥이 파고들고, 끝자락에 있는 입구에 다다르고, 그 입구를 열어젖히기 위해 두들기는 감각에 강림은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갔고,

"푸하아!, 하아, 하앙, 하아앙!"

이리스도 기분 좋은 듯이 교성을 마구 질러댔다.

"하앙, 하앙! 주인님, 주인님! 저, 저!" "그래, 해달라는 거지, 그렇지?"

그렇게 답하면서 강림은 더 세게 허리를 놀려댔다. 부딪치는 소리가 더욱 찰지게 들려오자 여기사의 얼굴은 환희로 넘쳐났다. 얼굴뿐만 아니라 은발도 넘실거렸다. 비취색 눈동자엔 하트 문 문양이 새겨진 지 오래였다.

"하앙, 하앙! 그래요, 이대로 싸주세요, 제발!"

아이를 가질 수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 이리스는 오직 그것만을 원했다. 그것 말고 바라는 일은 없었다. 주인의 노예가 된 이상 임신 말고 더 큰 보상은 어디에 있겠는가? 이것 말고 바랄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이 자명하거늘.

악마에 의해 길들어진 여기사의 머릿속엔 오직 섹스와 임신, 그리고 출산뿐이었다.

그런 여기사를 위해 강림이 해줄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

"조금만 더 참아. 슬슬 나올 것 같으니까."

자신의 정자로 임신시켜주는 것뿐. 사정감이 한계에 다다르자 강림은 아까보다 더 빠르고, 더 힘차게 허리를 놀려댔다. 연속으로 자궁구를 두들긴 끝에,

"하앙, 하앙, 하아앙, 하아아앙!"

사정했다. 싱싱한 정액이 자궁구 너머에 있는 공간을 채우기 시작했다.

“하아아, 하우으으, 후에에엥….”

채워가는 감각에 여기사의 표정을 지었다. 사정이 끝날 때까지 이리스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사정이 이루어지는 동안 이리스는 고개가 뒤로 젖힌 채 부들부들 떨어댔으며, 아랫배가 볼록하게 튀어나오고 나서야 젖힌 고개를 숙일 수 있었다.

"하아, 하아, 하아…고, 고맙습니다. 주, 주인님."

머리를 강림의 어깨 위에 걸친 채로 이리스는 감사 인사를 표했다.

"또, 또다시 임신시켜줘서 고, 고맙습니다." "고맙긴 뭘. 내가 원해서 하는 건데…." "그래도 고맙습니다."

이리스는 뜨거운 날숨을 내뱉으며 고백했다.

"당신이 있었기에 우린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일개 해적 나부랭이였던 저희를 여기까지 끌고 오셨습니다."

앞날을 알 수 없는 삶이었다.

그리드에게 패배하고, 영지가 유린당하고, 가족들과 주민들이 가축으로 전락하고, 그걸 견디지 못한 이리스는 절망했다. 절망하고 망가지고, 부서졌다. 부서진 여기사는 악마의 하수인으로 재조립되었다.

재조립된 이후에 이리스는 악마의 명령에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몸이 되었다. 마음속 한구석에선 이래서는 안 된다고 소리쳤지만, 이리스는 그 소리를 무시했다.

어차피 다 소용없는 일이었으니까. 놈에게 반기를 들어도 성공할 거란 보장은 없으니까. 그리드가 너무나 강하기에 이리스는 대들 생각을 할 수 없었다. 강함과 더불어 너무나 잔인했기에 아무리 분통 터지는 일이 생겨도 참을 수밖에 없었다.

만약 대든다는 선택지를 고르면 이리스 자신은 물론이요, 가족들과 영지민까지 전부 몰살당할 테니까. 악마는 능히 그러고도 남았다.

그러니 복종하자. 복종하고 따르자. 오직 녀석이 하는 말이 법이고, 녀석이 하는 말이 진리라고 여기자. 녀석에 대한 원한은 버리고 고개만 끄덕이며 살자. 살아남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그렇게 살아가자.

그렇게 이리스는 인형이 되었다. 주인의 말에 ‘네’라고만 대답하는 앵무새가 되었다. 그리드를 위해서라면 어떤 잔인한 짓도 마다하지 않은 병기가 되었다.

그렇게, 악마의 심복이 되어갔다.

"당신이 아니었다면 저희는 진작에 지옥에 갔을 겁니다."

그리드가 명령하면 이리스는 학살을 저질렀다. 그리드가 명령하면 자신의 몸을 바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리드가 어떤 명령을 내리든 이리스는 고개를 숙이고 따랐다.

그렇게 따르면서도 이리스는 불안했다.

만약 그리드가 죽어버린다면? 그리드가 죽어버리고 남은 우리는 어찌 되는가? 그리드에게 원한을 가진 자들이 우리를 살려둘까? 살려두지 않는다면 섬에 남은 가족들은? 주민들은? 그들도 척살 대상이 되지 않을까?

악마의 노리개가 되었음에도 이리스는 섬에 대한 애착은 남아 있었다.

남아 있었기에, 점점 파멸로 향해가는 그리드의 행보가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당신은 저희의 구원자입니다. 당신이 아니었다면 우린 다 죽은 목숨이었을 겁니다."

눈앞의 그리드, 아니 그리드의 육신을 차지한 남자가 다 바꿨으니까.

"당신이 우릴 구해주셨습니다."

이 남자는 그리드와 다른 행보를 보였다.

더는 불필요한 학살을 저지르지 않았다. 진심으로 이 세상을 정복한다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싸우기 시작했다.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 남자는 피를 덜 묻히는 길을 택했다.

가축으로 써먹을 여자라면 죽이지 않고 살려뒀으며, 가능하면 자신처럼 타락시켜 복종하도록 유도했다. 수틀리면 다 죽여대는 이전 주인과는 확연히 달랐다.

그렇게 방침을 바꾼 덕분일까? 해적 함대 <더 퀸즈>는 수인 연합을 멸망시킬 수 있었다. 멸망시키고 그 땅 위에 디자이어 제국이 세워졌다.

그리고 마침내 걸림돌이었던 네치아 왕국을 멸망시켰다. 왕국이 멸망했기에 당장에 이리스가 지키고 싶었던 사람들의 안전을 일단은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해주었는데 어찌 고맙지 않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우리를 위해 헌신한 당신을 위해 평생 몸을 바치겠습니다." "새삼스럽게 그게 낯간지러운 소리를…."

갑작스러운 고백에 강림은 뭐라 허용하기 어려운 감정이 들었다.

'어디까지나 나 살자고 한 짓이었는데….'

원작의 그리드가 개 막장 미친놈이라는 걸 강림은 알고 있었다. 파멸이 확정된 녀석으로 환생했기에 강림은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을 쳤다.

그러기 위한 일환(一環)으로 착하게 산다는 선택지를 골랐다. 보통 이런 작품에선 그게 가장 현명하니까. 그래서 그렇게 살려고 했으나,

역으로 죽을 뻔했다. 착하게 산다고 멍청하게 군 탓에 세상과 영영 이별할 뻔했다.

그때를 계기로 강림은 정신을 차렸다. 악당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이미 악당으로 환생한 이상, 이미 악당으로 악행이 사방팔방으로 알려진 이상 이것 말곤 답이 없다는 걸 깨달았으니까. 답이 없지만, 그리드와는 다른 길을 가겠다고 강림은 맹세했다.

더는 학살을 저지르는 악마가 아닌, 모든 걸 지배하는 악마가 되겠다고. 멍청하게 살육만 저지르다 자멸한 그리드와 달리 자신은 그리되지 않을 거라고 맹세했다. 오직 악마가 주인이고 그 이하는 전부 노예로 취급하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맹세했다. 세상이 자신의 존재를 용납하지 않는다면 자신이 세상의 지배자가 되는 것이 옳으니까.

어찌 보면 그리드보다 더한 놈일 수도 있다. 자기 외엔 전부 노예로 삼는다는 건 그냥 거대 망상증 환자가 꾸는 꿈이나 다름없으니까.

그래도 강림은 멈출 생각이 없었다.

이제 오직 앞으로 가는 것만 유일무이한 정답이니까.

"그보다, 이리스. 너는 원하는 거 없니?" "원하는 거요?" "그래, 너도 큰 공을 세웠으니 바라는 거 있지 않겠니?"

페르포네와 탈리아가 아르웬을 몰락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 담당했다면, 이리스는 마지막이라는 도장을 찍은 역할을 담당했다. 만약 이리스가 마무리 일격을 날리지 않았다면 참극이 벌어졌을 거다.

그런 이리스에게 강림은 포상을 주고 싶었다.

“저기, 저는 이것 말곤 원하는 게….” “진부한 소리 말고 다른 것도 말해 봐. 난 황제인데 부하 하나 소원조차 못 들어주겠어?” “….”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설마 이런 식으로 질문을 받을 줄은 몰랐는지 이리스는 당혹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뭘 빌어야 하지?'

지금까지 명령에만 복종하느라 이런 것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주인님의 입에서 그런 소리가 나올 줄은 진짜 몰랐다.

그냥 거절하는 게 좋을까? 아니, 그냥 기절해도 계속 아이 만들기를 하자고 바라는 게 어떨까? 아니, 주인님이 진부하다고 하셨는데 굳이 그래야 할까? 하지만 자신이 바라는 건은 아무것도 없….

'맞아. 잊고 있었어.'

하마터면 잊을 뻔했다. 자신이 바라는 것을. 예전에는 무서워서 입 뻥긋할 수 없었지만, 지금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주인님이 지금 하는 말이 허풍이 아니라면,

이런 부탁을 해도 괜찮지 않을까?

"저는요…."

●●●

그 이후로도 광란의 섹스는 계속되었다.

"후읍, 후읍, 후읍, 후읍!"

진하게 키스를 나누고,

"하으으윽? 저, 저는 괜찮으니까 계속 드세요오오오!"

텅텅 빌 때까지 강림이 이리스의 모유를 빨아먹었으며,

"호옥, 호오옥! 온다, 온다, 온다아아아!"

잠시의 휴식 시간도 없이 정사를 나누었다. 강림은 끊임없이 정액을 싸질렀고, 이리스는 받아들였으며,

"아악, 아아악, 아아아악!"

끊임없이 출산했다. 머릿속 새하얘질 때까지 계속 반복했다.

"에헤, 에헤헤, 에헤헤 좋아, 좋아…."

그렇게 반복한 끝에 이리스의 두 눈은 흰자위로 변했다. 온갖 잡것으로 섞인 웅덩이에 엎어졌다. 입안으로 잡것이 섞인 물이 들어와도 여기사의 입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

"좋아, 이걸로 이리스도 끝."

이리스를 아트리아 곁에 눕힌 강림은 이제 마지막 여자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이제…."

그곳에는 남색 머리의 모녀가 있었다.

한 사람은 글랜디. 남색 장발에 자주색 눈동자를 지닌 유부녀는 강림이 이쪽을 향하자 환하게 웃고 있었다.

다른 사람은 카르디안. 어머니 글랜디와 마찬가지로 머리가 남색이었고, 눈동자는 자주색이었다. 차이점이 있다면 말총머리를 했다는 것 정도다. 그녀도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웃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두 사람 사이에는 남색 단발머리의 여자가 있었다.

"우윽, 우으읍, 우으으읍!"

사지가 구속당하고 입도 막힌 상태에서 삼각 목마에 강제로 앉아 있는 여자. 앉은 자리에 있는 톱니바퀴가 쉴새 없이 움직이고, 쉴새 없이 음핵을 건드는 바람에 터지기 일보 직전인 여자.

강림에게 복수하고 싶었으나, 끝내 패배하고 노예가 되어버린 여자.

"아르웬을 먹어볼까?" "우으으으윽!"

아르웬을 먹을 차례가 드디어 찾아왔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