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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게임-61화 (61/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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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승자의 권리

"예?"

김상호는 번들거리는 눈으로 이브린을 쳐다보았다. 남근은 자신을 죄어줄 육벽을 향해 뛰어들 태세를 갖추었다.

"네 성기를 치우거라."

"아니, 갑자기……."

육욕에 눈이 먼 김상호가 선뜻 치우지 못하고 정하의 질구멍 앞에서 허리를 쉬이 내빼지 못하고 앞뒤로 손톱만큼 왔다가, 갔다가 맴돌았다. 이브린이 팔짱을 끼고 말했다.

"조심해라. 불구가 되느니."

"무슨……."

"궁금하면 앞으로 밀어보거라."

이브린의 말에 김상호가 정하를 내려다보았다. 이 아름다운 육체를 범하기 직전의 고양된 뇌는 지금 그녀를 더럽힐 생각에 마약한 듯 희번뜩이고 있다. 한뼘 밀어넣으면 되는 거리다. 김상호가 이브린을 보았다.

"이브린께서는 금하지 않으시는 것 아닙니까."

"그렇지. 나는 아니지."

"그럼 상관 없습니다."

김상호가 희열에 눈을 충혈시키며 허리를 단숨에 앞으로 내질렀다. 단숨에 질구멍에 진입해 질주름을 죄다 뒤엎어버리며 자궁까지 닿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버릴 허리놀림이다.

하지만 무엇인가가, 서늘하다.

김상호가 급격히 허리를 틀었다. 하체에 통증이 느껴졌다. 늑대인간의 본능이 비집고 나오며 몸에서 털이 솟았다. 몸의 회복력이 피부조직을 잇고 혈관을 복구하는 걸 느꼈다. 몸을 급히 웅크리지 않았다면 정말 성기가 잘려나갔을 것이다.

김상호가 뒤에서 바닥을 뒹굴며 정하를 보았다. 그녀에게서 핏기가 솟아오른다. 이브린을 쳐다보았다. 정하의 모든 힘은 이브린에 의해 제재당할 터였다. 이곳은 이브린이 레어화한 땅이다. 드래곤의 레어에서, 드래곤에게 승인받지 못한 힘은 무엇도 자신을 드러낼 수 없다.

"이건."

"내 사냥감의 피를 빨았구나. 흡혈귀."

정하를 애무하던 중에 생긴 작은 생채기에서부터 흘러나온 피가 김상호를 겨냥하는 것이 보였다.

"어찌나 진한지. 피가 제 스스로 연인을 보호하는구나."

말도 안되는 일이다. 김상호가 입을 벌렸다. 수현이라는 꼬마가 아무리 강해도, 흡혈귀에게 먹인 피를 통해 능력을 행사할 수는 없다. 이곳은 드래곤의 레어다.

"사실입니까?"

"그래. 넌 저 흡혈귀를 취하지 못하겠다. 고작 핏물한테 핍박받다니, 유감이로고."

"이브린께서 저것을 치워주십시오."

김상호가 눈을 이글거렸다.

조금만 있으면 저 건방진 흡혈귀를 깔아뭉개고 자기 아래에서 흐느끼며, 쾌락을 구걸하게 만들 수도 있었다. 그는 수많은 패자들을 승자의 권리로써 능욕했다. 그들을 성노예로 만들어 봉사하게 하는 것은 일상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가 붙잡은 패자를 자기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코앞에서 발가벗고 능욕만 기다리는 저 건방진 흡혈귀를.

"내가 왜 그래야 하지?"

이브린이 김상호를 말끄러미 바라보았다.

루비를 녹여 그 안에 햇살을 담은 듯한, 투명하리만치 아름다운 자홍색 눈동자였다. 그러나 그 안을 인간은 가늠할 수가 없다. 김상호가 이를 악물었다. 드래곤은 허언하지 않는다.

협상의 여지가 없다. 한 번 뱉은 말을 되돌리는 것은 인간에게 불가능하다. 김상호가 고개를 돌렸다.

"방법이 없습니까?"

"있지. 저 피와 싸워 이기거라."

"피 따위와."

존재의 잔해 같은, 흡혈귀가 마신 꼬마의 피 따위를 제압하지 못할까. 김상호가 반 야수화한 몸으로 정하에게 다가갔다. 정하는 정신을 잃은 채 바닥에 축 늘어져 있다. 그녀의 몸에서 뭉클뭉클 피어나는 핏물은 붉은 안개로 화해, 접근하는 김상호를 겨냥한다.

한 걸음.

시위를 당기듯, 피에 맺힌 어두운 기운이 팽팽해졌다. 한 걸음 더 다가가면 공격당한다. 자신은 라이칸슬로프, 웨어타이거였다. 뛰어난 육체적 능력을 지녔다. 저런 찌꺼기 같은 힘의 공격은 능히 피할 수 있다.

라고, 생각했다.

육체만큼이나 기민한 육감이 경고를 울렸다. 다가가지 마라. 한 걸음 더 다가가면 죽을 수 있다. 육체가 망가진다. 뇌의 무의식이, 좀처럼 한 걸음의 움직임을 명할 전기신호를 내보내지 못하고 망설인다. 이성은 앞으로 나가라고 말하는데, 이성보다 발달한 본능이 뒤로 물러나라고 말했다.

김상호가 이를 악물고 내딛으려는 순간.

허리부터 양단당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김상호가 급격히 뒤로 물러난다. 그러자 검은 기운이 정하를 감싸안았다. 뒤에서 이브린이 낮게 웃었다. 무엇이 기쁜지 처음 듣는 밝은 웃음소리다.

김상호가 주저앉는다.

"사냥이 즐겁겠구나."

"빌어먹을."

김상호가 낮게 읊조렸다.

*

정하에게 더 이상 접근할 수 없었다. 이브린의 말에 의하면 정하가 섭취한 피가 다 소진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결국 김상호는 자신의 저택에서 노예들과 즐기기로 했다.

침실의 커다란 침대 위에서 노예 하나를 희롱하면서, 노예를 하나 더 불렀다. 금새 불려와 김상호 앞에 섰다.

한때 김상호의 삭풍 클랜에 대항하며 골치 아프게 했던 소녀, 속칭 검은 칼잡이였다. 그녀는 예전과 같은 블랙진에 검은 티셔츠, 검은 재킷의 검정 일색이었다. 김상호는 정복감을 만끽하려 굳이 예전의 차림새를 강요했다.

그녀는 새까만 칼을 등에 매고 있었다. 김상호에게 조교당했지만 눈빛만은 반항심이 남아 있다.

물론 김상호의 곁에서 그의 남근을 핥고 빠는 노예 또한 그녀와 같이 예전엔 적대세력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온전히 복종하는 노예다.

김상호가 검은 칼잡이의 명찰을 확인했다.

"김희윤? 그게 니 이름이었나?"

"네. 마스터."

"매일 이년저년하니까 이름도 모르겠군. 크큭."

"……."

"뭐해? 여기 네 스승이 빨고 있는데. 빨리 빨지 않고."

김희윤의 눈이 흔들렸다.

김상호에게 봉사하는 노예는 삼십대 초반의 요염한 아름다움을 가진 여인이었다. 그녀는 김희윤에게 검술을 가르친 스승이었다. 하지만 김상호가 그녀를 제압하고 능욕한 이후, 김희윤은 삭풍 클랜에 대항해 산발적인 게릴라전을 펼쳤지만 결국 김상호의 손 아래 떨어져 함께 봉사하는 처지가 되었다.

"버릇이 없군. 니가 직접 니 제자를 다시 가르쳐라."

김상호가 자신의 남근을 머금은 김희윤의 스승이자 검의 달인, 한유희에게 명령했다. 한유희가 머뭇거리자 김상호가 그녀의 머리채를 잡고 그녀를 내동댕이쳤다. 한유희는 발가벗은 몸으로 바닥에서 웅크렸다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목검을 들어라."

한유희가 목검을 들었다.

김희윤은 김상호가 미리 이 상황을 연출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의 유희인 것이다. 그녀는 목검을 든 자신의 스승을 바라보았다. 김상호가 김희윤에게도 목검을 던져주었다.

"이건 그냥 대련이 아니다. 누가 더 훌륭한 노예인지를 가리는 것이기 때문에."

김상호가 씨익 웃었다.

"먼저 상대방의 항문에 목검을 꽂아넣는 쪽이 이긴다."

김희윤과 한유희의 눈이 마주쳤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이기는 쪽은 헤븐에 취해 내게 안길 권리를 주겠다."

헤븐. 둘을 이렇게 만든 마약이다. 최음효과가 있으며 엄청난 중독성에, 약에 취한 채 성행위를 하면 극락의 쾌감을 맛보게 된다. 한 번 맛보면 끊을 수 없는 최악의 마약이었다. 정글에서도 최악의 악당들이나 사용하는 지독한 약이다. 오랫동안 약에 의해 조교된 둘은, 헤븐이라는 단어를 듣는 것으로도 이성이 흐려지고 아랫도리가 젖어들어왔다.

김희윤 또한 이미 김상호에게 수많은 조교를 당한 몸이다. 헤븐을 듣는 순간 심장이 가쁘게 뛰기 시작했다. 중독된 몸은 어서 빨리 해치워버리고 약을 타라고, 그리고 김상호에게 다리를 벌리라고 종용한다. 자기혐오와 절망이 뒤섞인 채, 그리고 은밀하게는 앞으로 다가올 쾌락을 기대하며 그녀가 목검을 꼭 잡았다.

"잠깐. 그래도 스승이 강하니까 핸디캡을 줘야지."

그러더니 바이브레이터를 한유희에게 건냈다.

"이걸 구멍에 박고 하도록."

"……!"

한유희는 복종했다. 말대꾸라도 했다간 가혹한 처벌이 기다린다.

"김희윤 너도 옷을 벗어. 네 스승도 발가벗고 하잖아?"

김희윤 또한 군말 없이 김상호의 말을 따라 탈의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그림처럼 늘씬하게 쭉 뻗은 하체가 다 드러났다. 거뭇거뭇한 터럭과 분홍색 꽃잎도 보인다. 김상호가 히죽 웃는다.

"자. 이제 싸워봐."

둘은 잠깐 서로를 살피다가, 김희윤이 먼저 찔러들어갔다.

헤븐이라는 단어를 들은 순간 둘은 진심이었다. 이겨야, 그들의 주인님에게 안길 수 있다. 그간 헤븐을 취하지 못해 금단증상으로 목검을 쥔 손이 덜덜 떨려온다.

한유희는 자신의 질에 꽂힌 바이브레이터가 약하게 진동하여, 자꾸만 애액이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렸다. 하지만 검술로는 명백히 그녀가 우위다. 김희윤의 찌르기를 걷어내며 물흐르듯이 자연스럽게 그녀의 허벅지를 후려쳤다.

"흐읏!"

김희윤이 비틀거렸다. 허벅지에 목검자국이 새겨지며 멍이 들었다. 한유희는 이 우위를 유지하려 계속해서 목검을 휘두른다. 김희윤이 어렵게 막아냈지만 결국, 한 번 맞았던 허벅지의 안쪽 사타구니를 다시 한 번 맞고 말았다.

"아흑!"

김희윤이 비틀거리자, 한유희가 뒤로 물러났다. 김희윤이 두 방을 맞고 힘이 풀리는 한쪽 다리를 절뚝거리며 자세를 잡았다.

그 사이, 한유희가 몸을 낮추며 깊숙이 찔러들었다. 표홀한 동작으로 갑작스레 길쭉히 찔러들자 둘의 거리는 급작스레 좁혀지고, 김희윤은 마치 다가오는 목검이 길어진 느낌이었다. 김희윤은 얻어맞은 허벅지 중앙을 이번엔 목검에 찔리고 말았다.

"아악!"

결국 한쪽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다.

몇 번의 타격으로 허벅지 전체가 멍이 들어 피가 거멓게 죽어 있었다. 자비 없는 공격이었다. 퉁퉁 부어올라 멀쩡한 다리의 두 배는 되어 보였다.

한유희는 미소지으며 김희윤에게 칼을 겨누고 다가갔다.

"내 승리인 것 같네."

바이브레이터가 진동하는 것을 느끼는지 한유희가 잠깐 눈을 감고 으응……, 하고 신음했다.

"얌전히 엉덩이를 대. 부드럽게 해줄게."

"아직…… 안끝났습니다."

엉덩이에 목검을 꽂는다는 건, 결국 상대를 완전히 제압하거나 패배를 시인하게 만들어야 가능하다. 한유희가 목검을 치켜들었다. 그녀의 제자는 순순히 항복하지 않는다.

"좀 아플 거야."

그때, 김상호가 리모콘으로 바이브레이터의 진동을 강하게 바꾸었다.

"아흣……?"

한유희가 움찔하며 파르르 떠는 사이 김희윤이 목검으로 한유희를 공격했다. 발목을 가격당하여 한유희가 곧바로 넘어졌다. 김희윤이 놓치지 않고 한유희의 몸뚱이를 내리쳤다. 계속해서 때렸다. 검도(劍道) 따위는 없이, 몽둥이를 마구잡이로 휘두르듯 두 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힘껏 휘두른다. 한유희의 알몸 여기저기로 매질자국이 생겨났다.

"꺄악! 아흐읏! 아악!"

"헉, 허억, 헉."

김희윤은 숨까지 헐떡이며 미친듯이 목검을 때렸다. 한유희가 몸을 웅크리고 부들부들 떨었다. 김희윤이 다시 목검을 치켜들자, 한유희가 화들짝 움츠러들며 두 손을 모아 그만 때리라고, 싹싹 빌기 시작했다.

김희윤이 목검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엉덩이 벌리시죠."

"……."

한유희가 우물거리자, 김희윤이 다시 목검을 들어올렸다. 한유희가 고개를 급하게 내저으며 엉덩이를 치켜올렸지만 김희윤은 그대로 목검을 내리쳤다.

"아학! 아흐윽!"

김희윤은 한 대로 끝내지 않고 계속해서 내리쳐 한유희를 만신창이로 구타한다.

한유희는 이제 몸조차 가누지 못하고 쭉 늘어진 채 몸을 경련한다.

김희윤이 뒤로 다가가, 한유희의 뒤에서 그녀의 항문에 목검의 칼끝을 갖다대었다.

"잘 들어가게 벌려주시죠."

한유희가 황급히 양 손을 뒤로 돌려 엉덩이를 벌렸다. 혹여나 다시 때릴까봐 눈치를 보며 덜덜 떨었다. 단련되어 잘 익은 육체의 뒷구멍이 드러난다. 김희윤이 항문에 목검을 억지로 쑤셔넣었다.

"흐, 흐으읍……!"

항문에 목검이 들어오는 감촉에 한유희가 파들파들 떨었다. 그 모습을 내려다보며 김희윤이 희미한 미소를 짓는다. 그 웃음은 그들의 마스터, 김상호를 닮아 있다.

김희윤이 김상호를 쳐다보았다. 그녀의 뺨이 살짝 달아올랐다.

"제가…… 이겼습니다."

"잘했어. 이리 와."

김희윤이 다가갔다. 김상호의 손이 그녀의 허벅지를 쓰다듬다가 엉덩이를 주무른다. 김상호의 두툼한 손이 엉덩이를 주무르는 것만으로도 꽃잎에서 애액이 흘렀다.

김희윤이 김상호의 손짓을 따라 그에게 키스했다. 김상호의 두툼한 혀가 김희윤의 혀를 휘감고 빨아댔다. 그의 손가락은 이미 김희윤의 꽃잎에 쑤셔박혀 희롱한다. 김희윤이 김상호에게 복종하며 허리를 흔들었다.

김상호가 김희윤을 떼어내고는, 헤븐을 꺼내어 바닥에 뿌렸다. 김희윤이 개처럼 머리를 바닥에 박고 혀로 날름날름 핥았다. 그녀의 눈이 풀리며 몽롱해진다. 그녀는 한톨도 남기지 않겠다는 듯 바닥을 개처럼 기었다.

김상호가 그런 김희윤의 뒤로 가 단숨에 우람한 남근을 찔러넣었다. 이미터에 가까운 근육질 김상호에게 안긴 가느다란 몸매의 김희윤은 애처로워보였으나, 그녀 스스로 엉덩이를 흔들며 호응했다.

"그 꼬마가 죽으면 정하를 안을 수 있겠지. 그동안 기다려주자고."

김상호가 미친 듯이 허리를 움직이며 중얼거렸다. 김희윤은 쾌락에 질려 엉덩이를 흔들며 신음했고, 한유희가 곁에서 김상호에게 안겨 키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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