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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승자의 권리
"인터넷으로 검색해볼게요. 드래곤들은 몇 없어서 행적이 다 기사로 떠요."
사실 각종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완비한 올가가 컴퓨터를 두들기기 시작했다.
"이런 건 돈 주고 찾아보라고 시키면 돼."
사실 명문대 경영학 석사 학위가 있는 예브게냐가 휴대폰을 들었다.
"그럼 빨랑 찾아요! 당장!"
노답 고딩 수현이 둘을 부려먹었다.
올가가 정글넷을 검색하며 이브린의 행적을 추적했고, 예브게냐는 전화로 돈을 풀기 시작했다. 수현은 정서불안처럼 서성거리다가 이따금 미친척하고 자신의 기운을 도시 전체로 뻗어 주거민을 죄다 검색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대신 힘들어서 혼자 주저앉아 헉헉댄다.
"누나 어떡하지? 정하 누나 되게 예민한데 피는 잘 먹고 있을까? 밥은 먹고 있나?"
"조용히 해! 주인님 지금 진짜 방해야!"
"주인님!"
수현이 뻗은 기운에 숨이 막혔다가 갑자기 혼자 주저앉아 헉헉거리자 옆에서 걱정해주고 징징거리는 걸 들어주던 올가와 예브게냐가 수현을 주먹으로 때렸다.
"어. 잠깐만요."
올가가 무엇을 발견했는지 모니터에 눈을 들이밀었다. 수현이 곁으로 후다닥 뛰어갔다. 모니터에는 희귀한 물건 따위를 거래하는 중고장터 사이트가 표시되고 있었다. 그곳에는 하나의 거래글이 있다.
[이름 : 마법개고수짱]
[제목 : [판매] 초레어 실버 드래곤 비늘]
[내용 : 님들 놀라지 마세요 제가 예전에 영국에 놀러갔다가 잠자는 용을 만났습니다 말도 안되는 일인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스톤헨지 구경하다가 갑자기 하늘을 날고 싶어서 비행마법으로 빙빙 날아다녔는데 구름 위에서 왠 은색 드래곤이 잠을 자고 있는게 아닙니까?
지금 생각하니 생김새가 북해의 지배자라는 그 이브린이랑 닮은 거 같아요 어쨌건 걔 비늘을 몰래 떼왔어요 빨리 사세여 들키면 저 죽으니까 빨리 거래 ㄱㄱ 비늘이 짱 좋은 아이템인건 다 아시죠?ㅎ 저 돈 궁해서 급처함 단돈 천만원에 팜]
[댓글]
이브린77 : 그게 너였구나. 뒤지기 싫으면 내놓고 용서를 빌거라.
└ 마법개고수짱 : ㅋㅋ장난치냐 ㅂㅅ
이브린77 : ㅂㅅ가 무어냐. 여튼 돌려주면 용서하겠다. 전화번호 대거라.
└ 마법개고수짱 : 이 미친넘이ㅋ 너 신고다 쨔샤
옆집웨어도그 : 님 비늘 있으면 저 웨어울프로 진화 가능?
└ 마법개고수짱 : 일반 웨어울프로 바로 진화하기는 힘드시구요^^ 비늘에다가 서리꽃의 정수 구하시고 3급 이상인 연금술사한테 연성해달라고 하샘 그럼 털 하얀 개간지 다이어울프맨으로 진화가능해여 그게 더 쎔ㅋㅋ
└ 옆집웨어도그 : 넵! ㅎ 쪽지 드렸습니다
이브린77 : 감히. 너는 나한테 뒤졌느니라
수현이 미간을 찡그렸다.
"이거 진짜야?"
"이브린77의 아이디로 더 검색해보니 진짜 같아요."
이브린77은 뉴스 기사에도 댓글을 달았는데 환경에 관심이 많고 위대한 존재에 대한 예의가 부족하다고 인간들을 질타하는 글도 작성했다. 어찌나 예의를 차리는지, 댓글에선 키워들과 키배를 뜨다 그들의 패드립과 조롱에 부들부들거리는 게 눈에 선할 정도였다.
"드래곤이 이래?"
"이브린은 인간으로 치면 되게 어리거든요. 저보다 어려요."
"그렇다면 저 마법개고수짱이란 사람을 먼저 찾아서 기다리면 이브린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겠죠? 드래곤은 허언을 안하거든요. 진짜 죽이러 갈 것 같아요."
"빨리 찾자! 추적할 수 있어?"
한편 예브게냐는 전화로 성깔을 부리고 있었다.
"너 죽는다? 당장 찾아내! 돈 줄테니까!"
날카로운 독설을 내뱉는 예브게냐를 뒤에서 수현이 껴안고 진정시켰다.
"진정해요."
"……이 모자란 놈들."
예브게냐가 수현에게 기대서는 한숨을 쉬었다. 수현은 예브게냐의 날씬한 아랫배에 팔을 걸고는 뒷덜미에 키스했다. 예브게냐가 낮게 콧소리를 낸다. 수현은 예브게냐의 아랫배를 문지르며 불안해졌다. 어젯밤에 정하 누나 임신시켰는데. 그것 때문에 데려간 걸까.
"여하튼 괜찮은 녀석들 고용했으니 곧 결과가 나올 거야. 드래곤은 딱히 종적을 숨기지 않으니까."
"고마워요. 누나."
"……흥. 정하는 마음에 안들지만, 주인님 얼굴 봐서 도와주는 거야."
수현과 예브게냐가 가볍게 키스하는데, 예브게냐의 휴대폰이 울렸다. 예브게냐가 짜증내며 휴대폰을 받았다.
"뭐? 찾았어?"
수현이 귀를 가까이 댔다.
"잠깐…… 너 당장…… 뭐? 장난해? 이익……."
"왜요. 뭐래요?"
"돈 들고 직접 오래. 알려준다고."
"그럼 가요. 싸울 시간 없잖아요."
올가는 여전히 추적을 계속하고, 수현과 예브게냐는 그 사설탐정의 사무실로 향했다.
들어선 곳은 시내의 허름한 빌딩의 사무실이다. 평범한 회사 사무실 간판을 달고 있지만, 능력을 가진 이들은 간판 위로 덧씌워진 마력을 눈치챌 것이다. 정글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유서희 탐정 사무소라고 은은하게 빛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수현과 예브게냐가 문을 열고 들어갔다.
"여어. 왔니?"
유서희는 젊은 여성이었다.
낡은 집무용 책상 너머에서 담배연기 사이로 웃는 얼굴이 보였다. 달라붙는 청바지에 늘어난 티셔츠를 걸치고 있다. 담배를 얼마나 폈는지 담배 연기 자욱하고, 재떨이에도 꽁초가 그득했다. 갸름한 얼굴에 눈이 살짝 치켜뜬 것이, 여우처럼 생긴 미인이었다.
"너가 이비의 애인이구나."
나른하게 말하며 책상에서 일어나 걸어왔다. 늘어난 티셔츠는 한쪽 쇄골을 다 내보였다. 서 있는 가녀린 실루엣이 제법 섹시하다. 하지만 세 미녀를 매일 끼고 사는 수현에겐 감흥이 없다.
"돈 가져왔으니 정보 주시죠."
"돈? 난 돈만으로 된다고는 안했는데?"
"돈 가져오라며."
옆에서 예브게냐가 날카롭게 말했다.
"니 애인 데려오라고 했잖아."
"데려왔잖아!"
"저 꼬마가 직접 나한테 대가를 줘야지."
그리고는 수현에게 윙크했다.
"예브게냐가 클랜도 접고 졸졸 따라다니는 꼬마라길래 기대 많이 했어."
"……."
"이비의 소중한 사람을 내가 가지고 놀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해서 말야."
"너……."
유서희가 가늘게 웃었다. 수현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입에 머금은 담배연기를 수현에게 가득 내뱉는다. 수현이 얼굴을 찡그리며 뒤로 물러났다. 유서희가 킥킥 웃으며 수현의 가슴께에 손을 얹는다.
"귀엽게 생겼네. 오늘 누나가 너 좀 가지고 놀아야겠다."
"……이브린이 어디 있는지는 알아요?"
"물론이지. 대가는 확실해."
유서희가 웃었다.
"자. 우선 내 앞에서 네발로 기어봐. 귀여운 꼬마."
"유서희! 너……!"
"누나. 나가 있어요."
수현이 말했다. 예브게냐가 수현의 손목을 잡았다.
"주인님…."
"방법이 없잖아요. 괜찮아요."
"아니. 이비는 여기 있도록 해."
"……!"
"네 주인님이 나한테 노예처럼 봉사하는 모습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라고."
그리고는 다시 깔깔 웃었다. 예브게냐나 이 여자나 성질이 똑같네. 수현이 한숨을 쉬었다.
"무슨 일 했길래 저래요?"
수현이 속삭여 물었다. 예브게냐가 꾸물거리다 대답했다.
"……내 차의 그거 있잖아. 운전수 그거. 걔가 얘 남자친구였거든."
"……."
에라이.
*
정하의 턱이 붙들렸다. 알 수 없는 힘이었다. 정하가 눈을 들자 이브린이 층계에서 둘을 쳐다보고 있었다.
"인간들이란 어쩔 수 없도다."
"이브린 님. 이건……."
정하가 어서 이 미친놈을 치우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턱이 묶여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인간이 본능을 못이기는 동물인 건 알고 있느니라. 하지만 여자가 자살하면 안되니 재갈을 물리고 하거라. 근데 흡혈귀가 혀 깨문다고 죽었던가?"
정하는 이브린을 정말 죽이고 싶어졌다.
"예. 이브린 님의 지혜는 미천한 인간을 일깨워주십니다. 존경합니다."
정하의 둔부를 쑤시던 애액투성이의 몰골이었지만 김상호는 큰어른을 대하듯 고개 숙이며 인사했다. 이브린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좋아했다. 저 단순한 꼬마에게 후일 반드시 복수하리라 정하는 다짐했다.
"흐음. 인간들의 생식행위를 자세히 관찰하는 건 처음이구나. 참관해도 되겠느냐?"
김상호가 히죽 웃었다.
이브린은 아름답다. 말하자면 김상호가 범해버리고 싶은 상대인 것이다. 하지만 힘의 차이가 명확하니 기분을 맞춰준다. 이렇듯 그녀가 스스로 나서자, 김상호는 그녀를 간접적으로나마 음란한 행위에 동참시켜 더럽히고 싶었다. 김상호가 씨익 웃으며 손가락을 다시 정하의 꽃잎에 쑤셔박았다. 정하가 흡, 하고 허리를 튼다.
"영광입니다. 이브린님께 새로운 지식을 알려드리게 되어 기쁩니다."
"드래곤들은 배움에 인색하지 않다. 자. 알려주거라."
"우선 재갈을 좀 물리겠습니다."
김상호가 정하의 입에 재갈을 물렸다. 다른 이들을 이것으로 얼마나 범했는지, 이빨 자국이 선명하다. 정하의 입에 재갈을 채우며 김상호가 눈을 빛냇다. 음욕으로 번들거린다. 김상호가 정하의 귀에 속삭였다.
"기대하라고."
"읍……! 흡……!"
그리고는 이브린과 김상호가 정하의 뒤에 섰다. 김상호가 강제로 정하의 엉덩이를 치켜올리고, 둔부가 잘 보이게 만들었다.
"이것은 기분이 좋을 때 나오는 체액입니다."
"마치 오줌 같구나."
"잘 보십시오. 제가 잔뜩 흘리게 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정하의 비처를 벌렸다. 속살을 내보이게 된 꽃잎이 움찔거렸다. 이브린이 호오, 하며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어 관찰한다. 둘의 시선을 느끼며 정하는 수치심에 눈물이 났다.
"만져보십시오."
"더럽지 않겠느냐?"
"인간들에 대해 배우시려면 그정도는 감수하셔야 할 것입니다."
"오오…… 그렇군. 그대에겐 배울 것이 많도다. 인간은 생이 짧은 만큼 진취적이지."
이브린이 머뭇거리다가, 손가락을 정하의 꽃잎에 갖다댔다. 소녀의 손가락이 자신의 비처에 닿자 정하는 약기운으로 잔뜩 예민해진 그곳에서 자극을 느꼈다. 엉덩이를 뒤틀었지만 김상호의 힘에 제압당했다.
"넣어보십시오."
이브린이 손가락을 쑤욱 밀어넣었다.
"흐읍……!"
정하가 신음했다. 손가락 여러개를 단숨에 넣은 것이다.
"물고 놓아주질 않는구나."
어느새 애액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뜨끈한 액체에 이브린은 묘한 표정으로 액체를 정하의 속살에 비벼보았다. 그 자극에 정하가 흐느끼면서 다리를 떨었다. 자신을 이렇게나 민감하게 만든 수현의 얼굴이 생각나며, 그 얼굴을 괜히 한 대 쳐주고 싶어진다.
"이 암컷이 음란해서 쉽게 물을 흘리는 것입니다."
"음란하다는 건 생식행위를 좋아한다는 것인가?"
"그렇습니다. 지금도 제가 성기를 자신의 성기에 넣어주길 바랄 것입니다."
"호오…… 그렇구나. 수치를 모르는 미물이로고."
"제가 당장 보여드리겠습니다."
김상호가 바지를 벗었다. 그 웅대한 남근의 위상에 이브린이 놀란 듯 입술을 모았다. 그 남근을 정하의 꽃잎에 갖다댔다.
정하는 자신의 꽃잎 겉을 비비는 뜨거운 육봉의 느낌이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머리와는 달리, 하체는 멋대로 애액을 토해내며 반사적으로 남근을 받아들여 씨앗을 짜낼 준비를 한다. 김상호가 히힛, 하고 소리 높여 웃는 게 느껴졌다.
김상호가 허리를 들이밀려는 순간이었다.
"잠깐 멈추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