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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포식자의 의미
"내, 내가 고자라니."
"너 뭐야? 천하의 나를 복속시키고서, 장난해?"
순식간에 수현이 떠밀려, 쇼파의 쿠션이 등에 닿았다. 정하가 고양이처럼 날래게 수현의 아랫배로 올라탔다. 그녀의 새까만 눈동자가 한 치 앞에서 빛나고 있었다. 그보다, 말 그대로 하의실종 상태인 그녀의 부드러운 다리가 몸에 잔뜩 비벼지고 있어서, 정신이 몽롱하다.
"동성애자?"
"아닙니다!"
정하의 엉덩이가(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정하는 하의를 입지 않았다.) 슬금슬금, 발기한 수현의 양물을 짓눌렀다. 숨이 막힐 거 같다. 온몸의 신경이 그곳에 집중되었다. 정하가 흐흥, 하고 웃었다. 놀랍도록 섹시한 표정이다.
"그, 그만……."
"처음엔 갑자기 괴물 같은 꼬마한테 당해서 기분 더러웠는데, 생각해보니까 괜찮은 것 같아. 모자란 아랫것들 데리고 있는 것도 지겨웠고. 너처럼 귀여운 남자애한테 복종하면서 M의 기쁨을 배우는 것도 좀 기대했어. 그런데 너, 지금 누나 놀리니?"
"버, 벗기지 마요!"
"더 찡그려봐. 네가 그런 표정 지으니까 즐거워지잖아."
수현은 절망했다. 이 누나, S다!
"아흣!"
정하가 팬티마저 내려버리자, 남근이 마음껏 제 위세를 떨치며 허공으로 곧추섰다. 거칠 것 없이 하늘을 향해 파르르 떠는 육중한 물건에 정하의 얼굴이 살짝 누그러졌다.
"어머, 짐승. 이렇게 크다니……."
"뭐, 뭐지."
수현도 놀랐다. 자신의 양물은 평범한 한국인 사이즈였는데, 지금 정하가 손끝으로 툭툭 건들이는 저건 동영상에서도 보지 못한 대물이었다. 짐승의 물건이었다. 순간 수현은 자신의 능력이 떠올랐다.
과연 포식자. 정글의 왕. 제왕에게 걸맞는 정력이 깃든 게 분명했다.
자신이 소중히 여겨온 물건, 이제는 처음 보는 흉물이 되었다.
어떤 예감이, 수현의 심장을 빗겨 지나갔다. 이처럼 많은 것들이 수현의 손을 벗어나 변해갈 것이었다. 수현이 얻은 포식자의 이름, 그의 세계는 이제 정글이었다. 매스컴에서 전쟁과 기아와 테러를 말하지만 그래도 세상을 구원하는 건 사랑과 평화라고 믿어온 소년이었다. 알던 것들은 녹슬어가고, 빛 바래고, 그곳에 자리할 것은 짐승의 손톱자국이다.
수현의 심장이 차츰 크게 고동쳐왔다. 정하의 저택에서 진짜 자신을 기억한 이후부터 그가 알던 세상은 이제 낯선 세계였다. 자신조차도, 스스로를 차차 기억해내야 하리라. 신세계에 발을 디딘 것이다.
정하가 수현의 물건을 쥐었다. 딴 생각하던 수현이 벌떡, 허리를 튕겼다. 정하의 부드러운 손길이 고혹적으로 물건을 훑기 시작했다. 수현의 얼굴이 새빨갛게 상기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 이건 멋진 신세계다.
정하가 목 늘어진 티셔츠를 더 당겨, 자신의 낙인을 수현의 눈앞에 들이댔다. 젖가슴 위, 쇄골의 아래에 자리한 낙인이었다. 문신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 바람에 수현의 눈에 가슴이 다 보이려 했다. 옷자락 안으로 그녀의 젖꼭지가 비쳐보였다. 양물은 어서 눈앞의 늘씬한 누님을 어떻게 해보라고 아우성이다.
"난 네 노예야. 명령해봐. 난 따를 수밖에 없으니까."
"으, 싫어요."
"흐응. 그렇게 나오신다 이거지, 주인님?"
예상했다는 듯이 정하의 눈이 휘었다. 정하의 눈웃음치는 얼굴이 수현의 심장을 직격한다.
질척질척. 이미 물건은 투명한 액을 질질 흘려서 정하의 손가락에 스미고, 정하의 손이 수현의 양물을 괴롭힐 때마다 쿠퍼액은 서로 맞부딪쳐 음탕한 소리가 퍼졌다. 수현의 물건은 이제 완전히 단단해져, 정하는 손이 화끈거릴 정도였다.
"아아……."
수현은 견딜 수가 없었다. 조금만 저렇게 더 만져주면 사정할 것 같다. 정하가 돌연 손을 놓자 수현이 안타까운 눈으로 정하를 쳐다보았다.
정하가 일어났다. 쇼파에 누워 양물을 드러낸 수현의 허리 양쪽에 자신의 다리를 딛고 일어선 모양새였다. 당연한 말이지만 수현의 눈에 그녀의 하얀 다리와, 발그레한 비처가 환히 보였다. 처음 만났을 때 의도치 않게 정하의 노팬티를 보기도 했었지. 그건 하나의 복선이었을지도 모른다.
수현의 심장이 세차게 뛰기 시작했다. 정하의 균열이, 젖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소년의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뛰는 것이다.
즉, 이 누님도 자신을 원한다는 거였다. 여자 같아서 싫어하는 자신의 외모를 정하는 계속 귀엽다, 예쁘다고 해주었다. 사실이었을까. 나와 관계하고 싶을까. 상대 또한 자신에게 욕정했다는 사실이, 동정소년 수현을 흥분시켰다.
……오늘 이 누님에게 동정을 바쳐도 괜찮을지도.
그 순간, 정하가 살짝 뒷걸음질 치더니, 발로 자신의 물건을 밟았다.
"흡!?"
"자, 울어봐."
"아, 아흣, 그렇게 하면…… 흐윽……."
"귀여워라."
수현의 얼굴이 쾌감에 일그러졌다. 정하의 늘씬한 다리로 이어지는 모양새 좋은 발이 자신의 물건을 밟고 있었다. 그 배덕한 쾌감에 수현은 소파를 손톱으로 긁으며 몸부림쳤다. 발놀림으로 수현을 애무하면서 정하는 손가락을 자신의 균열에 파묻었다.
"흐응……."
정하의 애액이 허벅지 안쪽을 타고, 주르륵 흘러, 종아리 아래, 발목을 따라, 수현의 양물에 이르렀다.
정하의 발이 수현의 양물을 짓밟아, 아랫배에 밀착되었다. 그대로 양옆으로 비벼댔다. 정하 자신의 애액과 쿠퍼액이 뒤섞여 살갛이 미끌거렸다. 성감이 고조된다. 정하 또한 자신의 꽃잎에 손가락 두 개를 밀어넣고 헤집으며, 자위에 열중했다.
"그, 그만…… 으읏, 그만……!"
수현이 정하의 발목을 잡고 치우려고 했지만, 수현에게 패했다 할지라도 엄연히 낙인의 주인, 악몽 정하였다. 힘을 사용하지 않고선 그녀를 완력으로 이길 수 없다. 정하의 발놀림이 빨라졌다.
"흐, 흐읏…… 아아아……!"
결국 수현은 정하의 풋잡에 의해 사정했다. 거대해진 양물만큼이나 힘도 좋아져, 정액이 튀어올라 수현 자신의 턱과 뺨에 이를 정도였다. 상체를 뒤덮고 얼굴에까지 튄 정액을 내려다보며 정하가 달콤한 한숨을 내쉬었다.
정액냄새가 물씬, 풍겨났다. 농도 깊은 향이다.
"이, 이럴 수가……."
수현은 겨우 발에 의해, 그리고 타인이 보는 앞에서 강제로 사정 당했다는 충격에 눈물을 글썽였다.
"후후. 좋았어?"
"비겁한……."
정하가 살포시 무릎을 꿇고 수현의 몸을 타고 기어오더니, 수현의 얼굴에 묻은 정액을 혀로 핥았다. 수현의 얼굴이 다시 붉어진다. 눈을 내리깔고 교태롭게 웃으면서 혀로 얼굴에 묻은 정액을 핥는 정아는 색기로 가득했다.
이렇게 얼굴이 가까이 닿으니까 왠지 어색해서 눈을 피하고 만다.
문득 정하가 수현의 입술을 핥았다.
달콤하다. 자신의 위에 걸터 누운 정하의 무게가 온몸으로 느껴졌다. 가볍다. 악랄한 누님인데, 이렇듯 몸을 맞대보니 가냘프다. 늘씬한 만큼 가느다란 것이다. 수현이 저도 모르게 허리를 안자, 정하가 키스해왔다.
어른의 키스였다. 혀가 수현의 입술을 비집고 들어오는 순간, 서로의 혀가 정신없이 얽혔다. 수현은 혀가 얽히는 것만으로 이렇게 기분 좋을 줄은 몰랐다. 케인의 바에서 했을 때보다도 진하다. 그녀의 입술을 열고 점막을 계속해서 비빈다. 타액이 섞였다. 혀를 좇고, 그녀의 혀뿌리쪽 보드라운 부분을 집요하게 탐했다.
양물은 다시 커졌다. 정하도 허벅지로 슬쩍슬쩍 양물을 희롱했다. 수현의 가슴에 정하의 가슴이 얹히며, 그녀의 가슴이 그대로 느껴졌다. 티셔츠는 얇아서 그녀의 살갛을 그대로 느끼는 것만 같다.
수현이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어, 정하의 엉덩이를 쓰다듬는다.
"훗후. 처음이니 누나가 알려줄게."
그렇게 티가 나나. 수현이 상기한 얼굴로 숨을 토해냈다.
정하 또한 평소의 거만함과 여유로움을 잃고 조급해진 얼굴이다. 그녀의 얼굴에 열기가 피어올랐다. 자신의 허리를 띄워, 수현의 양물 위에서 멈추었다. 그녀가 힘을 풀어 앉는 순간 서로의 성기가 결합할 것이다. 수현은 첫경험의 기대감에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양물은 어서 속살을 달라고 파르르 떨었다. 이제 곧 여자의 몸에 파묻힌다.
"……누나는 남자친구 없어요?"
수현이 불쑥 물었다. 그래도 첫경험 상대다. 그녀의 과거에 질투가 생기고 만다.
정하가 쿡쿡 웃었다. 속내를 들킨 것 같아 부끄럽다. 성격 되게 나쁜 여자지만 저렇게 웃을 때는 귀여웠다.
"사실은…… 나도 오랜만이야."
"얼마나요……?"
"한 오십 년?"
수현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전혀 그렇게 금욕적으로는 보이지 않는데. 아니, 그 전에 몇 살이야, 이 여자.
"나이 들면 그만큼 메마르는 법이지. 널 보고 이렇게 되버린 내가, 나도 이상해."
수현은 포식자의 능력을 각성했다.
정글에서 강한 수컷은 그 자체로 암컷의 구애대상이다. 그 정점에 선 포식자에게, 욕정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수현이 가진 힘, 포식자의 일종의 특성인 것이다.
"그래도 처음은 아니네요."
수현이 툴툴댔다.
둘의 속살은 이제 아귀가 들어맞기 직전이다. 말을 나누면서도 서로의 얼굴은 조급해져 어서 하나가 되길 바라고 있었다. 정하가 야릇하게 웃으며 얼굴을 갖다댔다. 서로의 코끝이 닿는다. 서로의 숨결이 이어졌다.
"질투하는 거야?"
"글쎄요."
"쿡. 귀여워. 그럼 이 누나가……."
정하가 조금 자세를 뒤틀었다.
"다른 쪽의 처음을 줄게."
"네?"
그리고는 정하가 곧바로 허리를 내렸다. 빡빡한 구멍의 압력이 수현의 양물에 느껴졌다. 그러나 강한 힘으로 속살을 꿰뚫고 나아갔다. 정하가 고통 섞인 비명을 흘렸다. 수현은 정하를 끌어안았다. 성행위의 쾌락은 정말 정신이 나가버릴 것 같았다.
어떻게 되었는지 서로가 조금은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 둘은 쇼파에서 우당탕, 떨어져 바닥에서 몇 번 서로를 껴안고 뒹굴었다. 정하가 깔리고, 수현이 올라탄 자세가 되었다. 수현이 본능적으로 허리를 마구 흔들었다.
"흐읏, 하…… 하앙…… 하아, 아흐응……!"
수현은 허리를 움직이며, 자신이 꿰뚫은 곳이 그녀의 항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쪽의 처음을 준다는 말은 그런 뜻이었다.
뒷구멍을 범한다는 생각에 오히려 기이한 욕정이 치달았다. 수현은 허리를 흔들어 그녀의 속살을 헤집고 꿰뚫었다. 물건이 워낙 커서, 삽입의 고통이 컸지만 흡혈귀의 체력으로 극복하고 나자, 오히려 기대하지 않은 기이한 쾌락이 터져나왔다. 수현의 몸이 닿은 곳이 모든 곳이 성감대로 변하는 것 같았다. 특히 양물이 지나치는 모든 신경들이 미쳐 날뛰었다.
"아아앙……!"
수현의 허리놀림에 정하가 수현을 끌어안고 허리를 비틀어대며 쾌감에 울어댔다. 성행위가 이정도의 쾌락이었나. 수현과의 관계는 이상할 정도로 쾌락에 미치게 만들었다. 그리고 욕정하게 만드는 이 체취. 향기. 정하는 저도 모르게 수현의 입술을 탐했다.
서로 키스를 나누었다. 수현의 허리놀림이 빨라진다. 곧, 사정이 눈앞이었다.
수현은 정하를 끌어안고 한껏 밀어넣은 채, 그녀의 직장에 정액을 사정했다. 정하는 자신의 뱃속을 때리는 뜨거운 정액을 느끼며 축 늘어졌다.
정하는 쾌락의 여운에 하체를 경련하며, 입가로 타액이 흘러내리는 것도 어찌 하지 못했다. 자신의 온몸을 수현이 먹어치운 기분이다. 쾌감에 뇌가 진탕되어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희미해지는 이성을 그러모아 정하가 중얼거렸다.
"이것이…… 포식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