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옥사건 더 디파일러-422화 (422/599)

"예. 저희는 지금까지 아무런 대가도 받지않고 마왕과 맞서싸운 드래곤 나이트 용사의 행동이 마치 당연한것인냥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그건 정말 동화속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였을 뿐이지요. 모든 일에는 그에 준하는 대가가 필요하다는 것. 그것이 진짜 현실이며 마왕을 무찔러주는 대신 대가를 요구하는 당신의 행동을 마냥 악당이라 매도할 수 만은 없다는걸 저는 이번에 깨달았습니다. 그러니 제 몸을 취하시고 부디 토구 대륙과 하 협회장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시길 바랍니다."00422 vol.12 Oxogan The Dragon Knight Saga ========================= 그 누구보다 이런 상황을 바라 마지않고 은연중에 유도까지 한 나였지만 마치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였다는듯 표정연기를 해내며 말했다.

"진짜 진짜 마지막으로 묻겠어. 내가 고추를 빨라면 빨고, 항문을 햝으라면 햩고, 가랑이를 벌리라면 벌리는 창녀가 될 자신이 있나? 한때는 요정국의 여왕이였던 히야신스 3세 당신이 말이야."

"너무 무리한 요구입니다, 히야신스 여왕님! 부디 체통을 지켜주시길. 설사 어쩔 수 없이 누군가는 저자의 노예로 들어가야 한다해도 그건 여왕님이 아닌 저입니다."

"괜찮습니다, 튜리파. 가장 큰 권리를 지니고 있기에 가장 큰 책임을 지는것이 바로 요정국의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 온 국민이 마왕군에게 목숨의 위협을 받고 있는 이때 아무런 희생도 없이 그저 제 3자의 도움만을 기대고 있는것은 절대 책임감있는 왕족의 태도가 아닙니다. 다른 누군가에게 희생을 전가하는것은 더더욱 아니고요. 튜리파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여기서는 여왕의 이름으로 제 뜻을 관철시켜야겠습니다."

"튜리파, 창녀라는게 뭐야? 하 협회장님처럼 개 흉내를 내는거야? 그거라면 나도 잘할 자신이 있..."

"크흡! 무례를 범해 죄송합니다, 히야신스 4세 공주님. 잠시동안 눈과 귀를 가리시고 있어야 겠습니다."

숏헤어의 요정족 호위기사 튜리파가 세상물정 모르는 히야신스 4세 공주를 끌어안은 순간 나는 반대로 엉덩이를 뻥하고 걷어차 하희빈을 품안애에서 쫓아냈다. 그리고 미리 떼어둔 개목걸이를 히야신스 3세 여왕의 갸날픈 목덜미에 장착하자 딱 내가 원하던 구도가 그려지기 시작했다.

온 국민의 추앙을 받던 일국의 여왕에서 한순간에 마왕의 기쁨조로 추락한 미시 엘프. 그

갭모에라는건 사정한지 일분도 채 안된 내 거시기를 발딱 세우기에 충분한 것이였다. 추가로 바닥에 주저앉아 엉덩이 구멍에선 좆물을 흘리면서 나를 경멸스런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 하희빈은 나를 세계제일의 쓰레기로 만들어주고 있었다.

만약 지금 이 구도로 사진을 찍어 신문 제 1면에 낸다면 사람들은 아무런 기사내용이 없어도 나를 손가락질 하겠지. 하지만 성악설을 지지하는 입장으로서 그조차도 나에겐 명예로운 제스쳐일뿐 만인의 박수갈채를 받는 선인보다 이쪽이 1000배는 이득이였다.

드래곤 나이트 그 병신이 마왕을 무찔러넣고도 따먹지 못한 과실을 나는 마왕의 그림자도 보기전에 따먹는다는게 바로 그 방증이였다. 나는 앞뒤 가릴것 없이 바로 히야신스 3세 여왕의 화려한 드레스를 갈기갈기 찢어버린 다음 그녀의 빨통을 입안에 머금었다.

물컹물컹.

육식이나 화식을 멀리하고 채식위주의 식사를 해온 요정족의 살결은 더없이 부드러웠고 하루종일 빨아재껴도 질리지 않을것 같았다. 허나 진짜 백미는 따로 있었기에 영역표시를 하듯 양쪽 가슴을 침범벅으로 만든 나는 타겟을 바꿔 하반신에 고개를 들이밀었다. 요정족 특유의 고급스러운 머릿결은 음모조차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고 있었으니 브라질리언 왁싱을 하면 대금으로 털뭉치를 지불해도 될 것 같은 느낌이였다.

전쟁통에도 그곳의 청결만은 잊지않은건지 아니면 원래 체취가 그런건지 냄새가 없었기에 부담없이 코를 그곳에 박아넣는데 갑자기 세계수가 요란법석을 피우기 시작했다.

부웅, 부웅, 부웅, 부웅, 부우우우우우우우우웅!

"이, 이건 궁정술법사가 보내온 신호입니다. 아흣!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에요."

"이럴때가 아니긴 뭐가 아니야. 나는 무조건 대금 선불주의니까 얼렁뚱땅 넘어갈 생각 말라고. 세계가 바로 내일 멸망하더라도 나는 오늘 떡을 칠거야!"

-지구의 마왕이여 우리는 처음 토구 대륙에서 지구로 넘어올때 여의주의 마력을 대부분 소모했음에도 제대로 충전을 하지 못했어요. 지금 세계수 공명의 때를 맞추지 못한다면 토구 대륙으로 넘어갈때까지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걸릴지 모릅니다.

세계수가 기묘한 파동을 발산해 해상 플랜트의 전자시설은 모두 마비되고 살벌한 파도가 몰아닥치는데도 내 관심사는 오직 단 하나, 히야신스 3세 여왕의 은밀한 화원뿐이였다. 그것은 꿀벌이 달콤한 꽃향기에 이끌리듯 지극히 당연한 일이였으나 수룡(水龍), 세류가 특유의 호수처럼 맑은 눈동자를 들이밀며 나를 채근하자 다음 단계로 진행하기가 조금 거시기할 수 밖에 없었다.

색향천월관은 제 1기, 2기 멤버를 모질할때도 그랬지만 나는 관계를 가질때 타인의 시선을 즐기는 타입으로 구경꾼이 있으면 오히려 더 달아오를 수 있었다. 허나 훌라우프만한 눈동자를 지닌 파충류를 구경꾼으로 두는건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였기에 나는 잠시 물러서서 바지춤을 추스렸다.

그래 마왕같은 조무래기따위야 한놈당 1초씩해서 3초만에 쓸어버린 다음 바로 지구로 돌아와서 느긋하게 떡을 치는것도 나쁘지 않겠지. 그런 나의 행동을 허락의 뜻으로 받아들였는지 허겁지겁 옷매무새를 가다듬은 히야신스 3세 여왕이 수룡 세류의 머리위로 올라타며 내게 말했다.

"세계수 포탈로 이동할 수 있는건 세류를 포함해서 3명뿐입니다. 히야신스 4세와 튜리파는 이곳에 두고 갈테니 믿을 만한 동료를 한명 데려가는게 어떻겠습니까?"

"날 어떻게 보고 그런 소리를 하는거냐. 마왕따위 3명이 아니라 100명이 있어도 나 혼자서 처리가능... 하긴 하지만 동료를 데리고 가서 시간을 단축하는것도 나쁘진 않겠군. 어디보자 그러면 누구를 데리고 가볼까?"

나는 턱밑을 매만지며 주위를 빠르게 훑었다. 지금 당장은 세계수가 알람시간을 맞춰둔 자명종처럼 미친듯이 울어대고 있었지만 언제 잠잠해질지 알 수 없었기에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이들중에서 한명을 뽑아야 할것 같았다.

최소한 내가 마왕 두명을 처리할동안 남은 한명을 마무리할 수 있을정도의 무력을 지니고 있어야 하니 일단 황삼은 탈락이다. 황일과 레레는 부하가 있어야 제 실력을 발휘하는 지휘관 타입이였기에 마찬가지로 탈락. 다음으로 프랑케네트라면 충분히 마왕과도 자웅을 겨룰 수 있고 눈을 반짝이는게 내심 이세계로 떠나고 싶어하는 눈치였으나...

"하희빈 너 따라나와. 같이 가서 마왕토벌 좀 하자."

그럼에도 내 입에서 나온건 전혀 다른 이름이였다. 혹여나 밴쉬아쳐 하희빈을 지구에 홀로 남겨두었을때 폭주해서 황삼을 해칠 우려가 있었기에 내린 결정이였다. 앞선 일련의 도발로 맥스치에 도달한 그녀의 분노 게이지를 어느정도 경감시킬 필요도 있고 말이지.

나는 잠시 눈을 감고 하희빈이 상대하게 될 신원미상의 마왕에게 애도를 표한 뒤 세류의 머리위로 냉큼 올라섰다. 하희빈은 뭔가 하고싶은 말이 있는지 입술을 달싹이다가 이내 천공의 아치의 활시위를 팽팽히 하는것으로 무장을 마치고 우리를 따라나섰다. 꼬우면 달님한테 김사건 저새끼 좀 죽여달라고 빌어보시던지. 백날 그래봐여 디아나가 그 소원을 들어줄 일은 없겠지만.

-그러면 출발하겠습니다. 모두 제 여의보주 결계 밖으로 벗어나지 말아주세요. 차원이동의 충격은 단순히 몸이 튼튼하다고 해서 버틸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닙니다.

수룡 세류가 마치 나만 콕 집어서 경고하듯 말했다. 그러곤 마치 하늘위로 승천하는 용처럼 세계수를 감아 오르는데 구름이 떠다니는 성층권에 도달하자 그 주변의 경치가 제법 일품이였다. 물론 이대로 계속해서 올라가기만 한다면 우주미아가 되기 딱 좋은 상황이였지만 대기권을 돌파하기 일보 직전 눈앞의 시계가 완전히 뒤집힌다.

그와 동시에 중력가속도를 받아 올라갈때보다 빠르게 지상으로 하강하는 세류. 주위에 보이는 풍경은 뭉게구름이 가득한게 그 나물에 그 밥이였지만 나는 본능적으로 이 행성이 지구가 아님을 깨달을 수 있었다. 모든건 물밖에 있음에도 물속을 거니는것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고농도의 마력입자때문이였다.

특급 풍수지에서나 느낄 수 있을법한 그 생소한 감각에 나는 잠시 전율을 느꼈다. 만약 황월방도 전원을 이끌고 이 토구 대륙으로 전지훈련을 온다면 십년안에 반갑자의 내공을 쌓을 수 있을정도로 이곳은 천연 마나자원의 보고였다.

내가 마왕따위는 진즉에 머릿속에서 잊고 그런 생각에 부풀어 있는데 지상이 점점 가까워짐에 따라 상황이 급변한다. 상공 1000m쯤부터 마력입자의 질이 급락하더니 오염된 마나 냄새가 코를 찌르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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