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샬아츠 더 뎀프시롤(Dempseyroll) 백호패왕권 권묘결 연축(年蓄)00393 vol.11 Oxogan The Injured Angel or Fallen Angel ========================= 콰과과과과과과과광!!!!!
불칸이 좋아하는 사나이들간의 주먹 대결이 사위를 흙먼지로 가득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흙먼지가 가라앉았을때 드러난 장면은 딱히 누구의 승리라고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였다. 대리석 바닥이 허리춤까지 파였지만 무릎을 굽히거나 하지않고 루시페르의 주먹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었기 때문이였다.
하지만 주먹을 맞대고 있는 당사자의 입장으로서 말하자면 방금과 같은 정면충돌은 다신 있어선 안되는 구도였다. 전신의 근육세포가 진동벨처럼 울리는 감각은 아무리 유니온키네시스(精神體化) ~데모고르곤의 너와 나~ 모드라도 견디기 어려운 것이였다.
안그래도 합체 이후 간헐적으로 토악질이 올라오는걸 애써참고 있는데 이건 완전히 우는얘 뺨대리는 격이였다. 그나마 언옥타늄으로 이루어진 뼈가 외골격 형태의 갑옷 역활을 해준덕분에 이정도지 만약 아바타 상태였다면 결국엔 재생한다손 쳐도 당분간은 운신이 힘들정도의 데미지를 입었겠지.
나는 슬그머니 완전히 평형상태를 이룬 힘싸움에서 손을 턴 다음 자폰의 초록망토를 잡아당긴채로 루시페르의 사정권에서 벗어났다. 그렇게 간신히 죽을뻔한 녀석을 구해놓으니 망가진 보따리 타령을 하는 배은망덕한 개미놈.
"으갸갸갸갸갸갹! 형씨 제 망토 찢어지지않게 조심 좀 해주세요. 이거 보통 망토가 아니라 저희 여왕님께서 하사하신 완전 비싼 아티팩트란 말이에요. 방금 불의 세례도 이 망토 덕분에 피할 수 있었던건데 형씨 차라리 제 더듬이를 당기세요."
"이게 개미 똥구멍이 노래하는 소리하고 자빠졌네. 기껏 살려놨더니 망토 조금 늘어난거 가지고 지랄이야. 어서 썩 꺼져! 싸우는데 방해되니까."
"그, 그 응원곡은요?"
"필요없어, 임마. 지금 주먹 한방에 생사가 왔다갔다 하는데 바이올린 연주나 듣고 있게 생겼냐? 스타팅 포인트는 절대불가침 지역이니까 거기나 가서 쭈구려 않아있어."
"예에... 띵가띵가링, 링가링가딩."
뒤로 물러나면서 얄미울정도로 발랄하게 바이올린 연주를 하는 자폰때문에 나는 전투중이란 사실도 잊고 녀석을 뒤쫓아가서 뒤통수를 휘갈겨주고 싶었으나 간신히 참아냈다. 루시페르는 당연히 벌레처럼 밟아버릴 수 있을거라 확신했던 우리 둘이 멀쩡히 살아서 잡담까지 나누자 몹시 모멸감을 느끼고 있는것 같았다.
하긴 지금의 루시페르는 그냥 대마신도 아니고 1000%의 강화보정을 받고 있는 일종의 치트 캐릭터였다. 평범하게 공방을 주고받는것 자체가 동네방네에 자신이 약하다고 광고하는거나 다름없는 일이였다. 그렇다고 야미도엔에게 자신에게 걸린 강화보정을 풀어달라고 할 수 도 없는 노릇이였기에, 갈곳 잃은 분노는 땅으로 퍼져나가 화산폭발로 이어졌다.
신의 권능: 화산(Power Words: Volcanic Eruption)
루시페르라는 치트 캐릭터가 저래도 되나 싶을정도로 걸핏하면 남발하는 필살기. 나는 순간 자폰을 따라 스타팅 포인트로 잠시 대피할까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다행스럽게도 3차 장승배기 안쪽의 대리석 지역에는 루시페르의 권능이 통하지않는듯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용암은 커녕 연기하나 피어오르지 않았다.
나는 이번만큼은 야미도엔의 밸런싱 능력에 박수를 보내며 어떻게 루시페르를 요리할지에 대해서 고뇌하기 시작했다. 단 한번 공격을 가했을뿐이지만 느낄 수 있었다. 디아나 여신의 신격결계(Dvine Shied)가 캐쥬얼 여성잡지라면 루시페르의 신격결계는 두툼한 전화번호부쯤 된다는걸.
노쿨 귄묘격 연축으로 신나게 때리다보면 언젠가는 신격결계를 뚫어낼 수 있겠지만, 루시페르가 샌드백처럼 맞아주고 있을리도 없고 디아나 전때처럼 서있기도 힘들정도로 극심한 멀미가 찾아오면 그걸로 게임오버였다. 결국 단기전으로 끝내야한다는건데 그럴려면 자존심이 상하더라도 밴쉬아쳐를 부르는 수 밖에 없었다.
'뭐 요슈가 말했듯이 내 본질은 강령술사니까 구태여 1:1을 고집할 필요는 없겠지.'
결심을 굳힌 나는 영혼의 표식으로 연결된 하희빈에게 말을 걸었다.
'야 하희빈 지금 뭐하고 있어?'
'아크 리퍼인가? 지금 하단공격로에서 진즉에 2차 장승배기를 밀고 3차 장승배기를 압박하고 있는중이다만 도대체 이 게임은 뭐하는 싸움이길래 허구한날 석상이나 쏘고 있어야하고, 적들은 뭐하는 놈들이길래 본진이 침략당하고 있는데도 코빼기도 비추지 않는것이냐?'
'그건 네 알바아니고 당장 그 모드를 사용해서 이쪽으로 튀어와. 해로운 악마들중에서 끝판왕인 그야말로 곱등이급의 선 오브 비치가 여기 있으니까 같이 협공 좀 하자.'
'협공이라니... 네녀석과 그런걸 하게될 날이 올줄은 몰랐군. 3차 장승배기의 피가 얼마남지 않았으니 이것만 처리하고 바로 가겠다.'
'그래 피가 얼마안남았으면 그렇게 해가 아니라 당장 사격 중지, 중지! 3차 장승배기를 부수면 이상한 놈이 튀어나온단 말이닷!'
'이상한 놈? 그러고보니 확실히 다른 장승배기완 달리 중앙에 고치같은게 붙어있었군. 네말대로 더 이상 피를 깎지않고 그 모드로 네가 있는곳으로 가겠다.'
휴우. 나는 입으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눈으론 루시페르의 동태를 살폈다. 3차 장승배기를 파괴하면 아주 짭짤한 CP를 한명도 아니고 팀원 전원에게 선사할테지만, 그 대가로 강화보정을 받은 디파일러 로열나이트 같은게 튀어나와 전선을 휘저으면 이래저래 곤란했다.
자폰처럼 베짱이 코스프레를 하는 한량이 튀어나오면 상관없지만 상대측 고치에 잠들어있는 롬은 쿠자르나 낑캉과같은 싸움광이라고 했으니. 내가 그렇게 3차 장승배기를 파괴했을때의 이득과 손해를 저울질하고 있는 사이 루시페르는 여섯날개를 활짝피고 날아올라 벌레를 낚아채는 참새처럼 고공질주를 준비하고 있는중이였다.
허나 그 장면을 코앞에서 똑똑히 지켜보고 있던 나는 흉흉한 기세에도 아랑곳않고 열손가락을 들어올려 카운트를 시작했다. 10, 8, 6, 4, 2! 마지막 카운트는 특별히 가운데 손가락을 써주마, 이 퍽킹 지저스 크라이스트야!! 나는 가운데 손가락을 교차해 십자가를 그린 뒤 반복해서 외쳤다.
"예수천국 불신지옥, 예수천국 불신지옥, 예수천국 불신지옥, 예수천국 불신지옥, 예수천국 불신지옥, 예수천국 불신지옥, 예수천국 불신지옥, 예수천국 불신지옥."
"크르르르르르! 벌레놈 주제에 나를 능멸한 대가를 치루리라!!"
"흐음. 그렇다면 그쪽은 악 속성에 비행 속성까지 추가한 대가를 치루겠군."
"뭣이라고... 크아아아아악!!!"
휘이이이이이이잉!
루시페르의 여섯 뿔이 내 몸을 관통하기 직전 어디선가 토네이도가 몰려와 녀석을 덮쳤다. 자세히 살펴보면 그 토네이도는 자갈이나 모래먼지가 아닌 화살로 이루어진 기묘한 종류의 것이였다. 그리고 그 기묘한 토네이도의 발원지는 다름아닌 찬란한 흰색 날개를 두쌍이나 달고 있는 밴쉬아쳐 아니 아크엔젤 하희빈쪽이였다.
태초의 사자를 윤허한 자 오시리스의 축복을 받은 하희빈이 잠시나마 VOT 온라인때의 영광을 재현한 것이다. 물론 개과천선(Valkyrja Mode) 상태의 유지 시간은 극히 제한적이였다. 날개 하나당 1분씩이니 다합해도 4분밖에 채 안되는 대다가 마지막 60초는 날개가 하나밖에 남지않아 하늘을 날지도 못한다.
그럼에도 이미 독배를 마시고 밴쉬라는 언데드가 된 하희빈이 신의 종복인 천사가 되어 싸울 수 있다는건 그야말로 기적 그 자체였다. 관짝으로 들어간 시체가 다시 쌩쌩하게 살아돌아와도 이보다 놀랍지는 않으리라. 나는 직접적인 전투와 관련된 권능이 없다고 오시리스를 구박한것에 대해 미안함을 느끼며 전방으로 뛰어올랐다.
"대마신 루시페르에게는 디아나 여신의 것보다 강한 신격결계가 존재한다. 내가 선제타격을 가하면 그쪽으로 집중사격을 퍼부어라, 아크엔젤."
"다 좋은데... 저런 역겨운 악마놈과 디아나님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지 말란 말이닷!"
피융!(x100)
그리고 발퀴랴 모드인 하희빈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AFG(Archery Finger Glove) 없이도 천공의 아치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였다. 하늘을 날 수 있다는것도 충분히 좋은 이점이지만 기관총 보다 빠르게 화살을 사출할 수 있는 천공의 아치에 비할바는 아니였다.
마샬아츠 더 풋프린트(Footprint) 용린삼재보 권묘결 일축(日蓄)
타아아아아앗!
그런 그녀와 템포를 맞추기 위해 나는 무려 보법에다 권묘결 일축을 가미했다. 용린삼재보의 단순하지만 오묘한 걸음걸이따윈 개나 줘버리고 작용, 반작용의 법칙으로 순식간에 추락한 루시페르의 곁에 도달한 나는 지체할것 없이 용린검가의 기수식을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