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오, 그런 속사정이 있었을줄은 몰랐군. 그러면 어디 한번 새로운 생식 기관 모듈이 전자두뇌와 잘 호환되고 있는지 확인해볼까?"00392 vol.11 Oxogan The Injured Angel or Fallen Angel ========================= 러브돌이 인간 여자보다 나은 점이 하나 있다면 단연코 별다른 전희가 필요없다는 점일 것이다. 그저 똘똘이를 보지 둔덕 근처로 가져갔을뿐인데 모션 센서가 그걸 감지하고 러브젤을 분비해 삽입하기 좋은 상태로 만들어준다.
쭈우우우우우욱.
어느때보다 손쉽게 좆을 조그마한 보지구멍으로 밀어넣은 나는 명품 보다 진짜같은 짝퉁처첨 진짜 질주름 보다 섬세한 돌기 때문에 신세계를 맛보았다. 누가 백신마켓에서 이런 러브돌을 판매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예술작품에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린건 예술계에대한 억압이나 다름없는 짓이였다.
처음에는 퀼레뮤츠를 골려주려고 시작했던 섹스가 점점 스스로의 쾌락을 탐하기 위한 좆 풀무질로 변질되 나는 발정난 짐승처럼 전자빗치를 범했다. 섬광의 레이오네의 그곳이 야생의 동굴이라면 퀼레뮤츠의 그곳은 마치 인간이 인공적으로 건설한 정교한 터널같았다.
각자 장단점이 있었지만 이쪽의 두드러진 이점중 하나는 시시각각 보지 안쪽의 온도, 탄성 그리고 모양이 변한다는 점이였다. 직접 나사를 풀어 뜯어보기전에는 어떻게 이런 기묘한 조화가 가능한지 알 수 없었지만 한번 깊게 박아넣을때마다 색다른 느낌을 선사하는게 여간 즐거운게 아니였다.
딱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공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신음소리를 들려주었던 레이오네와 달리 퀼레뮤츠는 씩씩거리며 버둥거리기만 할 뿐이라는 것이였다. 이때쯤이면 다리로 내 허리를 감싸면서 뜨거운 키스를 퍼붓고 귓가로는 달콤한 말들을 속삭여줘야 하는건데 말이다. 라는 생각을 한 순간 놀랍게도 전자빗치가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것처럼 그대로 위의 행동을 답습했다.
쪼옥.
-아앙♥ 오빠 오늘 안전한 날이니까 내 안쪽에 마음껏 싸줘.
"뭐, 뭐라고? 퀼레뮤츠 너 방금 뭐라고 씨부렸냐."
"이런 빌어먹을! 불필요하게 에너지를 소모하는 생식기관 모듈로도 모자라서 이딴 음성기관 모듈까지 설치해놓다니 돌아가면 제작자놈을 죽여버리겠어!!"
키스까지는 좋았지만 무슨 복화술도 아니고 퀼레뮤츠의 평소 말투와 전혀 다른 일본 애니메이션의 성우같은 목소리가 튀어나오자 나는 몹시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반사적으로 격렬히 움직이던 허리놀림도 멈췄지만 정지 신호를 감지한 모션 센서가 보지 내부를 격렬하게 진동시키며 억지로 내 불알에서 정액을 갈취해갔다.
위이이이이이이잉!
기분은 똑같이 좋았지만 뭔가 개운치 못한 뒷마무리에 나는 재삽입을 시도해 보려했으나, 바로 코앞으로 부상을 입은 드래곤 한마리가 대리석 바닥을 긁고 지나가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이마를 비롯한 각종 부위에 박힌 푸르스름한 비취 보석이 붉게 물든걸 보아하니 부상이 보통 심각한게 아닌 모양.
하여 나는 사정 직후임에도 불끈불끈한 거시기를 서둘러 바지 앞섭안쪽으로 갈무리하고 전면으로 나섰다. 드디어 옥사건님이 나설 차례인가. 앙그릿사에게는 미안하지만 원래 주인공은 가장 나중에 등장하는 법이라서 말이야.
"이 겁대가리를 상실한 악마놈아 하느님이 예언하신 그때가 왔다. 네놈의 여섯 뿔로는 녹용을 달여 마시듯 한약을 해먹고, 네놈의 여섯 날개로는 닭날개를 튀기듯 염지를 해서 튀김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네놈의 여섯 꼬리로는 24시간 푹 재워서 꼬리곰탕을 해 모든 신도들을 배불리 먹일 날이 왔단 말이다!!!"
"시끄럽다! 나는 이대로 별의 심장을 박살내 성토전의 승리를 거뭐쥐고 세라푸스는 물론 여신칼날단, 반신타락자 가리지않고 내 앞에 굴복시킬 것이다!!"
화르르르르륵!
대악마 루시페르가 세상에서 제일 매운 고추라는 부트 졸로키아라도 먹었는지 입에서 불을 뿜으며 3차 장승배기가 있는 곳으로 달려들었다. 그러고는 잠시 끙끙거리며 안간힘을 쓰더니 장승배기를 무처럼 뽑아 용암이 분출되고 있는쪽으로 던져버리는 루시페르. 마치 밭에서 산지직송된 재료로 스튜 냄비로 투하하는것 마냥 자연스러운 행위였다.
그 잠깐 사이 장승배기가 공격을 하지 않은것은 아니지만 엔트 디파일러 폰들에겐 기관총같던 녀석들이 루시페르 앞에선 비비탄 총 마냥 가소롭기 그지없었던 것. 실질적으로 루시페르가 1, 2, 3차 장승배기를 돌파하면서 입은 데미지가 제로에 가깝다는걸 파악한 나는 콧노래까지 부르며 흥겨워했다.
그래 이 정도는 되야 긴장감 넘치는 싸움이 성립할 수 있지. 다가올 싸움이 선사할 흥분감에 지레 전율하며 내가 미리 계획했던 대로 인벤토리에서 본체를 보관할 용도로 구입한 보통의 관짝을 꺼내드는데, 예상치 못한 아니 익히 예상했던 변수가 루시페르의 발목을 붙잡았다.
본래 3차 쟁승배기가 함께 있었던 자리에 홀로 남은 고치의 실이 주르륵 풀려나가더니 루시페르를 휘감았던 것이다. 루시페르의 완력을 고려하면 1초나 버틸 수 있으면 다행일까 싶은 속박기였지만 본격적인 전투에 돌입하기전 숨을 고를 여유정도는 생겼다고 봐야겠지.
"뚠뚜루 뚠뚠뚠! 신이 내린 작사솜씨, 신이 내린 작곡 솜씨 그리고 신이내린 연주 솜씨까지. 신은 공평하다는 명제의 대표적인 반례인 아티스트 자폰님께서 드디어 전장에 합류했... 으랴랴랴랴럇!"
"죽어라, 이 벌레같은 놈!"
화르르르르르르륵!!
아니나 다를까 1초도 아니고 0.5초만에 실을 끊어버린 루시페르가 고치에서 빠져나온 엔트 디파일러 아크비숍, 자폰에게 무차별적인 화염세례를 퍼부었다. 나는 0.5초 나마 시간을 끌어준 자폰이란 녀석에게 가볍게 애도를 표한 뒤 본체가 잠들어있는 관을 열어 재꼈다.
유니온키네시스(精神體化) ~데모고르곤의 너와 나~
자기 자신이 죽은듯 잠들어 있는 모습(그것도 관짝안에서)을 보는건 몇번을 반복해도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였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낯선건 세번째 눈, 두번째 심장 그리고 뼈가 근육바깥으로 튀어나온 현재의 모습이였다.
"요슈아 이 자식 또, 또 전 주인인 벨제붑이랑 닯았다고 해봐라. 눈깔을 확 찔러버릴라."
'에고고고. 그,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주인님. 그것보다 다른 대마신의 눈을 흡수할 기회가 왔으니 이건 절호의 기회입니다. 어쩌면 잃어버린 주인님의 왼쪽 사령안을 재생시킬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왼쪽 사령안을 재생시킨다고?"
'예, 예. 그렇습죠. 사실 그 주인님이 자주 쓰시는 용어중 영력 랭크라는게 언제 오를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그쪽으로 투자하는건 좀 그렇지 않습니까? 마안 전문가인
제 소견으로 보자면 차라리 온전한 사령안 두짝을 갖고있는게 이득으로 보입니다. 원래 마안은 두개일때 100%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나는 아직도 사령안의 진짜 능력을 쓸줄 모르는데 능력을 100% 발휘해서 뭐해. 아무튼 그건 나중에 얘기하고 일단 루시페르놈부터 쳐부셔 보자고."
'암요, 암요. 일단 그게 우선이지요. 루시페르 저녀석 벨제붑님이 살아있을땐 같이 맞담배도 못피던 놈입니다. 아주 그냥 혼구녕을 내주세요.'
'근육과 근육이 맞붙음이야말로 진정한 사나이들의 대결이라고 할 수 있지. 계약자여 가서 그대의 사나이다움을 마음껏 과시하도록하게!'
'불칸 이 녀석이 또 지랄이네. 주인님의 근본은 강령술사란 말이다. 절대 근육에 메인이 될 날은 없을테니 꿈깨시지.'
나는 요슈아와 불칸이 투닥거리는 모습에 실소를 머금을 수 밖에 없었다. 확실히 내 근본이 강령술사라는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 하지만 이번에는 이 두 주먹에 모든걸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쉐도우 브레스처럼 음에너지(蔭energy)를 활용하는 류의 공격이 악마들에게는 상성상 좋지 못했기 때문이였다.
마샬아츠 더 풋프린트(Footprint) 용린연환각 권묘결 연축(年蓄)
그렇게 루시페르가 자폰을 직화 구이 하느라 정신없는 사이 나는 하늘높이 뛰어올라 대악마의 목젖을 노렸다. 루시페르의 화염 브레스가 술법이 아닌 호흡기관 본연의 힘이라면 그걸 무력화 시킬 요량이였다. 권묘결 연축을 가미한 용린연환각 을(乙) 초식의 위력은 기본 무공이라고 무시할바가 아니였지만 반투명한 막이 내 발끝을 가로막았다.
'이건 설마 신격결계?'
"날벌레 한놈이 또 날뛰는구나 죽어라!"
쒜에에에에엑!
달의 여신, 디아나에게 신격결계(Dvine Shield)가 있다면 대마신 루시페르에게도 당연히 신격결계가 있으리란걸 예측했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한 내 실수였다. 그리고 그 실수의 대가는 제법 비싼 것이였다. 루시페르의 꼬리치기를 정면으로 얻어맞은 나는 그대로 대리석 바닥에 쳐박혔다.
얼티밋 언데드 폼에겐 그리 대수롭지않은 데미지였지만 골이 얼얼한게 자칫 방심했다간 추가타를 얻어맞을것 같아 나는 옆으로 굴렀다. 하지만 어디선가 4개의 손이 다가와 나의 회피기동을 방해했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그으른 녹색 망토를 두른 개미로 엔트 디파일러 폰보다 가는 팔다리를 오들오들 떨며 내게 목숨을 구걸하고 있었다.
"혀, 형씨 나도 좀 데려가. 나 아직 죽고 싶지않아. 내 머릿속에 은하계를 감동시킬 악상만 몇십개라고! 나중에 저작권료 조금 때줄테니 제발!!"
"헛소리하지 말고 떨어져 이 새끼야! 나는 지금 도망치는게 아니라 저 못생긴 악마녀석을 뚜드려 패러가는 길이라고!!"
"저, 정말? 형씨 생각보다 엄청 대단한 사람이였구나. 그러고보니 덩치만 작지 생긴거는 저 악마한테 딱히 밀리질 않네. 그럼 내가 응원곡을 연주해줄테니... 으갸갸갸갹!"
"벌레 두놈을 한꺼번에 한줌 핏물로 만들어주마!!!"
엔트 디파일러 아크비숍 자폰때문에 시간이 지체된 사이 내가 우려했던대로 루시페르가 추가타를 준비하고 있었다. 하늘 높이 들어올려진 대악마의 주먹이 마치 별똥별처럼 이곳을 내려꽂으려 하고 있었기에 나는 감히 피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백호문의 기수식을 취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