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옥사건 더 디파일러-352화 (352/599)

'그래 어디 한번 실컷 고민해봐라. 제 아무리 머리를 짜내봐야 내 손바닥 안이겠지만서도 말이야. 크크크킄.'00352 vol.11 Oxogan The Injured Angel or Fallen Angel =========================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밴쉬 아쳐(Banshee Archer), 하희빈을 뒤로하고 나는 색향천월관에서도 유달리 아케인 쉴드가 겹겹이 쌓여진 트레이닝 룸으로 향했다. 어차피 하루, 이틀가지고 그녀를 포섭할 수 있으리라 생각치않았기에 적당히 간만보다 노선을 바꾼것이다.

이 륭 사부 전용 트레이닝 룸은 트롤왕 리쿤다룬이 자신이 만든 화약무기를 테스트하는 시험장보다 오히려 내구성이 튼튼하게 설계되어 있었는데, 그 이유는 륭 사부의 주먹 한방한방이 웬만한 폭탄보다 위력이 강하기 때문이였다.

콰과과과과광!

콰아앙!!

쾅!!!

"륭 사부 저왔어요. 잠시 쉬었다가 하세요."

"후우후우. 그 목소리는 연자인가? 안그래도 육체수련을 통해 얻은 심득을 명상수련을 통해 녹여내려던 참인데 잘 됐군. 여기 앉아서 잠시 기다리게."

구십번대의 유물에 봉인된 기인이였던 륭 사부는 독배를 들이키고 밴쉬 그래플러(Bansh Grappler)로 탈바꿈하면서 잉여 생명력을 기반으로한 무투술 마샬아츠 더 비타의 힘을 잃고 말았다.

허나 밴쉬 그래플러의 육체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영력을 실체화하는 힘을 새롭게 익힌 그녀는 팔륜성의 장문인들조차 무시못할 새로운 무의 경지를 개척해 나가고 있는 중이였고,

여덣개의 아케인 쉴드를 겹겹이 설치했음에도 간간히 물리적 외벽손상이 보인다는게 바로 그 증거였다.

나는 륭 사부가 월석을 직접 손날로 가공해 만든 돌의자에 걸터앉아 그녀가 명상을 하는 모습을 잠시동안 가만히 지켜보았다. 일전에 같이 중국으로 MT를 갔을때 즐겼던 거리싸움꾼2에서 옥단예가 입었던 복장이 마음에 들었는지 영력 입자로 챠파오를 형상화해 입고 있는 그녀의 몸매는 천의무봉이란 사자성어가 절로 떠오르게 만드는 수준이였다.

본래 키가 크면 클 수 록 볼륨감있는 바디라인이 되기가 쉽지않은데 정확히 177.7cm의 신장인 륭 사부는 신이 빚은듯한 비율의 바스트, 웨이스트, 히프가 절묘한 삼박자를 이루고 있는 느낌이랄까? 거기다 이보다 적절할 수 없을정도로 태닝이된(물론 륭 사부는 태닝을 한게 아니라 라의 일족 본연의 피부색을 지니고 있는것 뿐이였지만) 연한 커피색 피부는 내 아랫도리를 연신 불끈불끈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내가 륭 사부를 덮치지 않는 것은 마샬아츠 더 비타를 전수해준 스승에 대한 존경도 없잖아 있었지만, 진짜 내 주니어를 멈칫하게 만드는건 다름아닌 륭 사부의 주먹이였다. 지금껏 나와 잠자리를 가진 여인들이 육체는 내줄지언정 마음은 꺾이지 않겠다는 느낌이라면 륭 사부는 일단 육체적으로 나를 압도한 다음 주먹으로 내 주니어를 꺾어버릴 기세였기에 가벼운 스킨쉽조차 쉽지가 않았다.

'예전에 젖꼭지를 건들였다가 하마트면 손가락이 부러질뻔 했으니 말다했지.'

륭 사부는 하희빈과는 다른의미로 굴복시키가 쉽지않은 하수인이였던 것이다.

"기다리느라 수고했네. 내가 오늘 연자를 부른것은 지금껏 이론상으로만 구상해오던 기술을 완전히 이 몸에 흡수하여 그대에게 전수할 준비를 마쳤기 때문일세."

"마샬아츠 더 비타 권묘결의 새로운 베리에이션인가요? 그거 듣던중 반가운 소리네요. 진즉에 말씀드릴려 했습니다만 제가 유니온키네시스란 사이킥 기술을 통해서 한시적으로나마

아무런 제약없이 권묘결을 사용할 있게 됐..."

"아니. 마샬아츠 더 비타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세. 이 밴쉬의 몸으론 잉여 생명력을 다룰 수 없으니 권묘결 기술을 발전시킨다는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지. 머릿속으로 아무리 오만가지 응용 기술을 생각해낸다 한들 직접 몸으로 펼쳐보일 수 없다면 망상에 불과할뿐. 지금껏 내가 연자에게 연무실까지 빌려 단련한 기술은 다름 아닌 마샬아츠 더 에테르라고 하는 신 무예일세."

마샬아츠 더 에테르(Martialarts the Aether)

나는 뜬금없이 생소한 단어가 튀어나오자 어리둥절 할 수 밖에 없었다. 여태까지 내가 륭 사부에게 전수받고 맹연습을 해온건 다름아닌 마샬아츠 더 비타였다. 인간이 먹고, 자고, 싸는중에 누수되는 잉여 생명력을 일순간 모아 타격력을 비약적으로 강화시키는 이 기술은 지금까지 아바타에 비하면 햇병아리에 불과한 본체가 강대한 적(독룡 팔타로스, 슈퍼로이드 퀼레뮤츠, 태초의 마수 레비아탄)들을 차례차례 쓰러트리는 과정에서 매번 키카드가 되주었다.

유일한 단점이였던 긴 쿨타임도 유니온키네시스를 체득하면서 활로를 찾은 마당에 구태여 새로운 무투 기술을 익힐 필요성을 느끼기란 쉽지않은 일이였다. 뭐 륭 사부가 가르쳐준다면 배우기야 하겠지만서도 그 시간에 3대 강령술서를 연구하는편이 더 이득일거란 생각은 지우기 힘들었다.

"마, 마샬아츠 더 에테르요?"

"그렇다네. 어디까지나 라 일족의 전통무예와는 거리가 있음에도 내가 마땅한 이름이 생각나지않아 임시로 정한 것일뿐이지만 말일세. 혹시 연자가 좋은 이름을 생각해둔게 있다면 언제든지 바꿀 용의가 있다네."

"아뇨아뇨. 모름지기 무예의 작명은 창시자가 하는게 바로 전통인거죠. 그런데 마샬아츠 더 에테르라는게 정확하게 어떤 기술인거죠? 이름만 들어선 잘 짐작이 가질않네요."

"일전에 내가 연자 앞에서 격투게임이란 전자오락의 기술을 현실에서 시현해 본적이 있었지?"

"아아 물론 기억하고 있죠. 중국에 MT를 갔을때의 일을 말하는거죠? 퀼레뮤츠란 깡통로봇과 꽤 힘겨운 싸움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륭 사부의 도움이 없었다면 훨씬 더 고전했겠죠."

"사실 그때 이미 마샬아츠 더 에테르의 기반은 마련된 셈이였네. 아주 기초적인 단계라 고작해야 주먹질에 타격력이 전무한 환영 주먹을 섞어넣는 정도에 불과했지만, 그 퀼레뮤츠라고 하는 상대는 허초를 분간할 능력이 없는지 그 환영 주먹에 일일히 반응하더군.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당시의 전투는 나의 패배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네. 허초를 분간하는 안목과는 별개로 퀼레뮤츠의 반사신경과 스피드는 인간을 아득히 초월해 있었으니까."

"그말인즉슨 마샬아츠 더 에테르의 기초단계만 이수해도 깡통로봇들을 상대로할땐 제법 쓸만하다는 뜻이네요?"

"그렇지. 하지만 나는 연자가 수박 겉햛기로만 마샬아츠 더 에테르를 익히길 바리진 않네. 최소한 마샬아츠 더 비타와 동등한 수준의 수련을 쌓은 후 균형있게 두 무예를 발전시켜 나갔으면 하네."

"저 륭 사부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저는 제 전공분야를 익히기도 벅찬 상황인데요?"

아닌게 아니라 앞서 말했듯이 현재 나는 3대 강령술서의 10분지 1조차 온전히 습득하지 못한 상태였다. 틈틈히 술법을 익히고 있다곤 하지만 100일간의 폐관수련동안 백귀야행(이매망량들을 정예화시키는 데모닉 그리모어의 술법)과 자잘한 부적술 몇가지만을 건진걸 생각해보면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모될지 짐작키 어려운 상황이였다.

그런 와중에 새로운 강령술법도 아니고 기존에 익혔던것과 완전히 다른 성질의 무예를 익힌다? 소화불량은 예약된거나 다름없었고 이미 먹었던걸 토해내지 않으면 다행인 일이였다. 허나 진중한 눈빛의 륭 사부를 보아하니 나의 완곡한 거절에도 물러날 기색이 조금도 없어보였다.

"물론 연자에게는 연자 나름대로 익혀야할 지식과 기술이 산처럼 쌓여있음을 모르지않네. 당연히 만사 제쳐두고 마샬아츠 더 에테르에 올인하라는 얘기는 아니야. 다만 우선순위 상으로 제 2 순위 아니 제 3 순위라도 좋으니 배움의 끈을 놓지만 않기를 바랄뿐이야. 마샬아츠 더 에테르는 생명력이 아닌 영력을 기반으로 한 무예. 나보다 훨씬 더 뛰어난 영력을 지니고 있는 연자가 그 재능을 썩히기엔 아깝지 않겠는가? 씨앗을 뿌리기만 해도 풍년농사가 예정될 질좋은 토양을 농부가 그냥 지나칠 수 없듯이 말일세."

"륭 사부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한번 진지하게 배워보져 뭐."

"잘 생각했네. 그러면 마샬아츠 더 비타를 가르칠때와 마찬가지로 기술의 구동원리부터 시작하도록 하지. 연자의 소울웨폰 글래셜투스가 있다면 설명이 편할듯 하네만 잠시 그 무기를 소환해줄 수 있겠는가?"

"아... 죄송한데 그 무기 어떤 아저씨한테 삥뜯겼어요."

"삥을 뜯꼈다? 연자가 누군에게 소울웨폰 글래셜투스를 강탈당했다는 뜻인가? 연자의 성격에 절대 가만히 있었을것 같지 않은데 신기한 일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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