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옥사건 더 디파일러-330화 (330/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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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그러면 앱솔루트 모나크녀석의 상판때기나 한번 보러 가볼까."

메카닉로이드 고블린(Goblin)은 인간과 달리 24시간 동안 밤낮없이 작업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달의 신전은 열흘도 채 안되는 시간안에 완공될 수 있었다. 그 사이 나도 놀고만 있지는 않았으니 트롤왕 리쿤다룬이 트웬헤드 오크의 육체와 지구의 현대무기와 관련된 지식에 적응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이바지했다.

사실 이바지라고 하는 단어는 나 김사건이란 인간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성질의 것이였지만, 크림슨 메이든의 신민 제 1호를 육성하는 것이다 보니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 여신마켓에서 주문주작까지 끝낸 크림슨 메이든이 빛좋은 개살구 그러니까 겉만 번지르르하고 속은 형편없는 관짝이 될 수 는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그렇게 트롤왕 리쿤다룬의 부활에 힘쓰는 한편 엔도미야가 내게 준 여신도서관 검색찬스 2개중 하나를 이용해 유니온키네시스에 관한 정보수집까지 끝마친 지금 나는 두려울게 없었다. 설사 달의 여신 디아나가 지구에 강림한다고 해도 싸워 이길 수 있을것 같은 미친듯한 자신감이 끊임없이 샘솟아 올라왔으니 말 다한거지.

물론 유니온키네시스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단서조항이 붙긴 했지만, 운이 좋게도 나는 모든 조건을 이미 충족하고 있는 상황이였다. 이론과 실전에는 분명 차이가 있겠지만, 까짓것 김여령 여사가 헤비메탈 슬라임의 세포를 자기 몸에 이식했던것처럼 무대포로 저질러 보고 보는 것이다.

'역시 피는 못속인다는 어른들 옛말 하나 틀린게 없다니까.'

피식.

나는 앱솔루트 모나크, 미하엘로프 소장이 약속장소로 정한 백월교의 성당을 코앞에 두고 보일듯 말듯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 세상에 나같은 또라이는 또 없을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내 성격을 누구로부터 물려받았는지 쭈욱 보면 나보다 더한 사람이 딱 한명 있었다.

만약 김여령 여사가 몇년전 우연히 VOT(Vaccine Of Things) 온라인에 흥미를 갖고 천외천이 되었다면 과연 어떤 일이 생겼을까? 어쩌면 지금 우주 방방곡곡을 헤집고 다니는게 옥사건이 아니라 그녀가 돼었을지도 모르지. 게다가 잘생긴 남자라면 사족을 못쓰는 엄마니까 색향천월관은 여자가 아니라 남자들로 가득찬 역하렘이 됐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시덥잖은 생각을 하며 미하엘로프 소장을 기다리는데 어디선가 요란한 헬기 프로펠러 소리가 들리더니 신전앞에 화이트 팬텀 슈트를 입은 군인들이 우수수 낙하하기 시작했다. 사실상 한주먹거리도 안되는 전력이란게 지난번 자월도에서 밝혀진바가 있는데 구태여 저렇게 바리바리 싸들고 온걸보면 어지간히도 내가 무서웠던 모양이다.

"으아아아아아앙, 사건아 나 살 수 있는거지? 아직 연애도 한번 못해봤는데 처녀귀신 되는거 아니지?"

"야야 진정해, 왕원희."

화이트 팬텀슈트를 입은 군인들중 한명에게 마치 갓난아기처럼 업혀있던 안경잡이 대학동기가 안전벨트가 해제되자마자 울며불며 내게 달려들었다. 가까이서보니 머릿결도 곱고 몸에 상처도 없는걸 보면 납치된 동안 험한꼴을 당한것 같지는 않았다. 오히려 피부에 윤기가 좌르륵 돌고 살이 더 찐것 같은 느낌이...

"그런데 너 목에 그 개목걸이처럼 생긴 괴상한 디자인의 목걸이는 또 뭐야?"

"어 이거? 날 납치한 러시아 남자가 선물한건데. 나, 나 이런 취향아니니까 오해는 하지마. 안받으면 나한테 해꼬지할것 같아서 착용한것 뿐이니까."

"그것에 관해서라면 내가 대신 설명하지."

드르르르르르륵.

언제 착륙했는지 시끄러운 헬기 프로펠러 소리는 멎고 미역머리의 사내가 휠체어를 끌고 나와 왕원희가 있는곳으로 다가왔다. 본능적으로 그 자가 미하엘로프 소장임을 직감했지만, 내가 알고있는 모습과는 다소 달랐다.

일단 노트북상에서는 다리가 보이지 않으니 그가 앉은뱅이라는걸 몰랐다손 치더라도 이마

부분의 흉칙한 화상과 동공이 희끄무리한게 실명상태로 보이는 왼쪽눈은 소장씩이나 하고 있는 양반이 가지고 있을법한 상처는 아니였다. 아니 캠에 얼마나 포샵질을 했으면 저런 상처들을 가릴 수 있었던거지?

"그 목걸이는 내 심장박동수가 제로가 되면 자동으로 폭발하게끔 되어 있는 원격폭발장치다. 결국 그녀의 목걸이는 일종의 내 목숨줄이라고 할 수 있지."

"힘들게 협상을 해놓고 그런 개수작을 부리다니 죽고싶어서 안달이 난 모양이군, 앱솔루트 모나크."

"글쎄. 그건 오히려 내가 묻고싶은 부분이다, 아크리퍼. 힘들게 지은 달의 신전에 뭐하려 1톤도 넘는 폭탄물을 설치한거지?"

"뭐? 뜬금없이 뭔 개소리야. 내가 달의 신전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증거있어? 증거있냐고!"

"우리 KGB가 크로스데일 한국지부를 습격했을때 아주 교묘하게 감시카메라를 설치했지. 그런데 놀랍게도 의약시설인줄 알았던 크로스데일 한국지부의 지하에서 대량의 다이너마이트가 운송되는 사진이 위성을 통해 전송됐고, 이 목걸이는 그 다이너마이트에 대한 나의 답일야."

뜨끔.

나는 앗차싶어서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필요하면 얼마든지 다른 곳에서 폭탄을 공수할 수 있었지만 아야사가 바가지를 써가며 무기브로커에 구입한 폭탄들이 아까워서 재활용을 한게 실수였다.

기야스로 정밀스캔 한번만 했으면 그딴 감시카메라따위는 얼마든지 무마시킬 수 있었을텐데 이래저래 이번 왕원희 납치 사건은 나의 어설픔이 쓸데없이 일을 키웠다는 느낌을 지울 수 가 없었다. 색향천월관에서 개최한 제 1회 수영복 섹스파티가 이렇게까지 사람을 무르게 만들줄이야.

역대 백제, 고구려, 신라, 조선의 왕들중 주지육림에 빠져살던이들이 괜히 나라를 망친게 아니였다. 섹스와 일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다는게 생각처럼 쉽지가 않은 것이다. 후우. 나는 짜증이 섞인 한숨을 내뱉은 다음 목걸이의 정체를 듣고 패닉상태에 빠진 왕원희를 들쳐업었다.

"포, 폭탄이라니.... 으아아아아앙! 나 그렇게 끔찍하게 죽긴싫어!!! 나 좀 살려줘, 사건아. 뭐든지 할테니까 제발, 제발!"

"조금 닥치고 있어봐. 구해줄테니까. 이봐 앱솔루트 모나크 여기서 잠시만 기다리고 있어봐. 왕원희의 몸에 상처가 있는지 확인좀 해보고 올테니까."

"마더 러시아에 맹세코 왕원희의 몸엔 털끝하나 건들지 않았다. 그녀가 스트레스성 폭식을 하는걸 막지 못했다는게 흠이라면 흠이겠지만 그렇다고 굶길 수 도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어쩐지 피둥피둥 살이쪘더라니."

"혹시나 싶어 말하지만 그 목걸이는 강제로 해체하거나 파손했을때도 폭발하게 되어 있어. 섣부른 짓을 했다간 아크리퍼 너야 괜찮아도 그녀는 고깃덩어리가 되고 말거야."

나는 말로 대답을 하는 대신 뒤돌아선채로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어주었다. 그정도야 말을 하지않아도 뻔한 얘기였다. 근처의 상가건물 여자화장실로 왕원희를 데리고 들어간 나는 다짜고짜 그녀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뭐, 뭐하는거야. 사건아?"

"처녀귀신으로 죽기싫다며 그래서 내가 봉사정신을 발휘해서 섹스 상대가 한번 되줄려고."

"아, 아무리 그래도 첫 경험이 화장실에서라니 너무 무드없잖아. 나는 최소한 3성급 호텔에서가 아니라 그보다 내가 왜 너랑 세, 섹스를 해야하는데."

"목숨만 구해주면 뭐든지 한다며? 그냥 입바른 소리였어? 뭐 정그러면 평생 그 폭탄 달린 목걸이를 차고 살던가. 안타깝게도 그 러시아 남자는 삼십대 후반이고 너는 이십대 후분이니까 수명이 10년은 줄어들겠군. 혹시 또 모르지. 러시아는 날씨가 너무 추워서 어느날 갑자기 그 남자에게 심장마비가 찾아올지도."

"안돼, 안돼. 나는 무병장수하고 싶단 말이야. 그래서 요새는 좋아하는 라면도 잘 안먹는데... 흐윽흐윽. 알았어, 할게. 그 대신 상냥하게 해줘야돼?"

"싫어. 너같이 살집이 차오른 암퇘지는 거칠게 몰아붙이는게 제맛이란 말이야."

결국 좁은 화장실안에서 왕원희를 알몸으로 만드는데 성공한 나는 한동안 그녀의 몸매를 감상했다. 과연 모델이나 요가강사처럼 빼어난 몸매라고 할순 없지만 살짝 육덕진게 제법 따먹을만한 맛이 있을것 같았다. 물론 왕원희를 맛보는건 지금이 아닌 나중이 되겠지만 말이다. 지금은 그저 먹기전에 눈으로 시식을 한번 해본것 뿐이랄까?

나는 내 옷까지 벗어재낀 다음 WAV(Wearable Archane Vest)를 벗어서 그녀에게 입혀주었다. 아케인 쉴드가 없어도 그저 수많은 자기보호수단중 하나를 나눠준것 뿐이였으니 큰 부담은 없었다. 애시당초 본체에게는 륭 사부의 딱밤도 견뎌년 환수갑옷 그레이트 쟈칼이 떡하니 버티고 있었다.

"지금부터 내말 잘들어. 그건 웨어러블 아케인 베스트라고 해서 웬만한 총격에는 끄떡도하지않는 방탄복이야. 설사 폭탄이 터진다고 해도 조금 때꼼할 수준일테니까 안심해. 하지만 그 미역머리를 한 러시아 남자앞에서는 네가 안전하다는 티를 내지마. 무슨 말인지 알겠지? 모든 일이 해결되고 나면 3성 호텔이 아니라 특5성급 호텔에서 첫 경험 하게 해줄테니까 연기 잘해라."                         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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