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옥사건 더 디파일러-285화 (285/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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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9 Oxogan The Twin Head and Twin Soul

나는 궁기련의 진술로 미루어 이 행성이 사흉성일 확률이 아주 높다고 판단했다. 아직 사람은 커녕 부락을 이룬 원시인류조차 발견하지 못했지만 만약 사흉신교에서 기문둔갑을 이용해 자신들의 아지트를 숨겼다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였다.

우르사티가 개발한 옵티컬로이드 스텔리온은 독수리 뺨치는 시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기계였기에 진법에 의해 숨겨진 무언가를 발견하기란 불가능한 일이였다. 그래도 혹시나 공룡을 식량으로 삼기위해 사냥을 하다가 흔적을 남겼을 수 있었기에 나는 계속해서 옵티컬로이드의 탐색을 지시했다.

아니나 다를까 많이 손상되긴 했지만 자연적인 건축물이 아닌 기계장치가 절벽밑에 널부러진 모습을 옵티컬로이드 한기가 발견했다. 어디보자 이 모양은 어디서 많이 본것 같은데... 아 맞다! 마치 흩어진 퍼즐조각을 되맞추듯 기계장치들을 머리속에서 조립해보니 련이가 수왕성의 무인도에서 탈출할때 사용했던 무영선의 모습과 쏙 닮아 있었다.

잠깐만 그런데 이 행성이 사흉신교의 본단이라는 증거를 저렇게 뻔히 방치했다는건,

"옥사건 저건 함정이야! 스텔스 구축함이 얼마나 귀하고 비싼 물건인데 교에서 저렇게 냅둘리가 없어. 혹시나 피치못할 사정으로 불시착했다고 하더라도 재활용을 위해서 나사 하나까지 회수했을거야."

"나도 막 그렇게 생각했던 참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대로 지켜보고만 있을 수 는 없는 노릇. 호랑이를 잡을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야 한다고 했으니 내가 직접 내려가서 살펴보겠어."

"잠깐만! 옥사건 네가 처음 만났을때에 비해서 비교할 수 없을정도로 강해졌다는건 알겠어. 네말마따라 부교주이신 도철능약을 처치한 장본인이기도 하고 바로 내 눈앞에서 교내서열 6위 수람감찰대주 도올무기를 쓰러트린 전적도 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뻔히 함정속으로 기어들어가는건 반대야. 잊었어? 네가 실패하면 단순히 너 혼자 죽는게 아니라 내 본체는 물론이거니와 명이랑 광이까지 치도곤을 당하게 된다고. 너는 지금 호랑이 굴이 아니라 범의 아가리로 기어들어 가려고 하고 있는거라고!!"

"그러니까 그게 바로 내가 원하는 바라니까. 범의 아가리속으로 들어가서 안쪽 내장부터 찢어발기는게 바로 내 특기라고. 그리고 나도 완전히 대책없이 호랑이굴로 들어가려는건 아니니까 걱정 푹 놓으라고. 아주 어메이징한 덫을 하나 들고갈 생각이니까. 용희야 잠깐 귀좀 빌려줄래?"

"(우우웅, 우웁)"

쯉쯉쯉, 쭈쭙. 내가 궁기련과 심각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와중에도 금용희는 당과 사먹을 VP를 더 벌겠다고 어느샌가 내 앞에 쪼그려앉아 자지를 야물딱지게 빨아재끼고 있었다. 나는 그런 그녀가 너무나 기특해서 VOT 단말기를 이용해 지금까지 누적된 시급을 모두 지급한 뒤, 예의 어메이징한 덫에 대해서 간단히 언질했다.

금용희는 무려 황룡선을 강탈하기 위해(화룡선이 황룡거사의 소유인줄 알았을때) 무임승차한 되바라진 아가씨였지만 VOT 단말기도 다루는법도 서툰 기계치였기에 해당 작전은 모두 황룡선의 인공지능이 인솔하는 것으로 프로그래밍 해뒀다.

금용희는 그저 그런 작전이 앞으로 있을것이란 사실만 알고 있으면 그만이였기에 나는 귓바퀴를 혀로 한번 햝쨕거린 뒤 다시 그녀의 주둥이를 내 고간으로 인도했다. 이제 사흉성으로 내려가면 험난한 전투가 계속해서 이어질것이 뻔했끼에 물을 한번 빼고갈 작정이였다.

뭐든지 하면 할 수 록 느는게 이치인지라 처음에는 어설펐던 금용희의 구강성교도 어느새 직녀루의 기녀 못지 않은 실력이 되어 있었다. 아아 자지 빠는 솜씨는 청실이가 진짜 일품이였었는데. 그 수줍음 많은 얼굴로 볼이 훌쩍 들어갈정도의 진공펠라로 나를 기쁘게 해줬던 청실이를 떠올리며 나는 사정이 임박했음을 느꼈다.

푸슛, 푸슛, 푸슈슛!

마지막 한방울까지 짜내어 금용희의 입속으로 정액을 쏟아넣은 나는 질색하는 표정으로 이곳을 쳐다보는 궁기련을 뒤로하고 격납고로 향했다. 물론 식탁위에 올려둔 내 바지를 챙기는 것을 잊지 않았다. 아무리 내가 후안무치한 인간이라고 해도 하의실종 상태로 적들과 맞설 수 는 없는 노릇이였다.

"자 그러면 바이바이. 다음에 보는건 련이 너를 볼때는 아바타가 아닌 본체가 되겠군. 뭐 그때는 말안해도 알겠지?"

"그냥 꺼져! 이 짐승만도 못한 새끼야!! 그냥 사흉신교의 정예들과 싸우다 죽어버려랏!!!"

*    *    *    *

나는 황룡선에 비치된 구축함급 수송선을 타고 사흉성으로 향했다. 똑같은 구축함급이라고 해도 무영선은 은신정찰의 성격이 강했기에 크기가 꽤 차이났다. 하여 만에 하나 반파된 무영선이 사흉신교의 함정이 아니라면 이 수송선에 무영선을 통채로 싣고 돌아와 추적에 필요한 단서를 분석할 요량이였다.

대기권을 돌파하고 함체가 안정상태에 돌입했을때 나는 적과 싸우러 간다는 사실도 잊은채 주위의 풍광을 넋놓고 구경할 수 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영화 백악기 공원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생생한 공룡들의 생태계가 펼쳐졌기 때문이였다.

가끔씩 수송선에 호기심을 느끼가 날라드는 익룡을 처음 봤을때는 한주먹거리도 안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심장이 철렁 내려 앉았다. 그만큼 화석으로만 남아있는 과거의 존재를 실제로 영접하는 경험이 어썸하다는 소리였다.

이대로 지상에 내려가 애완용으로 공룡을 납치해 산책을 한다고 해도 누가 뭐라할 사람은 없었지만, 나는 아직 궁기련의 본체가 사흉신교의 손아귀에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고 서둘러 무영선의 잔해가 널부러진 절벽으로 향했다.

아직 그녀의 아바타가 멀쩡한걸 보면 도올무기를 비롯한 수라감찰대원들의 죽음이 아직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은듯 했지만 언제 상황이 급변할지 몰랐다. 그렇게 주위에 날아드는 익룡들을 경고사격으로 쫓아보낸 뒤 쏜살같이 절벽에 도착한 수송선은 나를 절벽 위에 떨군 뒤 빠르게 자율주행모드로 물러났다.

앞으로의 싸움에 혹시나 휘말릴까봐 내가 명령한 것이였다. 무영선의 잔해를 싣는건 어디까지나 이것이 사흉신교의 함정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을때의 일이였다. 서슬퍼런 바람이 몰아치는 절벽이였지만 이매망량의 물결을 타고 내려가니 후름라이드를 타고 내려가는 것만큼이나 안락하기 그지 없었다.

"이런 장소에 정체모를 구축함이 널부러져 있다니 정말 신.기.한.걸? 하.하.하! 여기에만 정신이 팔려서 누군가 습격해오면 저항한번 못해보고 당.하.겠.어."

나는 구태여 이 무영선이 미끼임을 모른척하고 싶지 않았기에 어색하기 그지 없는 발연기를 펼쳤다. 이리저리 무영선의 잔해를 뒤져보는척 했지만 모두 무의미한 짓거리였다. 생명공학이라면 모를까 기계공학에 관해서는 나도 까막눈이나 다름없었다. 뭐 슈퍼로이드를 개발한 천재로봇공학자 우르사티라면 또 모를까.

그렇게 한참을 고철줍는 동네 아저씨처럼 무영선의 비싼 부품들을 해집고 다녔으나 사흉신교의 정예세력이 매복을 풀고 나타나는 일은 없었다. 어쩌면 사흉신교 내부에서 부품 납부 비리가 일어나서 정말로 무영선이 고장을 일으켜 절벽으로 추락한걸 지도.

흐으음, 꽤 신빙성 있는데? 부품 납부 비리를 숨기기 위해서 고위간부가 이 무영선의 추락사고 자체를 묻어 버렸을지도 모르잖아. 내가 그런 엄한 생각을 하며 긴장의 끈을 놓는 순간 나는 마치 전신은 포크로 찌르는듯한 살기가 덮쳐오는걸 느꼈다.

빠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사흉신언(四凶神言) 역천혼돈기문 개진(開陣)

뭔가 시커먼 거대 몽둥이가 나를 덮쳐옴과 동시에 무영선 주위로 보랏빛 반구형 결계가 피어오른다. 솔직히 말하자면 갑자기 너무나 많은 사건이 일어나서 내 머리속은 완전 뒤죽박죽이였다. 잠깐만 그런데 지금 내 몸이 어디 있는거지?

나는 뒤늦게서야 반격을 꾀할 틈도 없이 내 몸이 땅바닥에 두더지 마냥 쳐박혀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이 사건의 주범은 아마도 내 머리에 피상적인 정보로 남아있는 거대 몽둥이겠지. 아니 다시 보니 왠 머리 두개 달린 녹색괴물이 들고 있는 것은 무슨 전봇대만한 크기긴 했지만 엄연히 대검의 형태를 띄고 있었다.

그리고 일전에 한번 본적이 있는 이 보랏빛 원진의 주범은 아마 사흉신교의 교주이자 사흉수의 일인인 혼돈 본인이겠지. 목까지 땅속에 쳐박혀 고개를 돌려 볼 수 는 없었지만 마치 강령한 전자석에 끌리듯 내 목걸이에서 빠져나가려 하는 혼돈자령을 보니 모를래야 모를 수 가 없었다.

그밖에도 여러 그림자가 나 하나를 잡겠다고 죽일듯이 노려보는게 느껴졌지만 땅속에 쳐박힌 내 시야각은 극히 제한된 상태.

'이야이야 이거 나 생각 이상으로 핀치에 몰린걸지도.'

"참나 이런 약해빠진 수수깡 허수아비놈을 잡기 위해 반신타락자가 2명 아니 따지고 보면 3명 아니 4명인가? 아무튼 소잡는 칼로 닭잡는것도 정도가 있는데 말이지. 그렇지 않나, 시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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